1. 서 론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침엽수림 36.9%, 활엽수림 31.9%, 혼효림 26.5%로 구성되어 있다 (KFS 2023). 그러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미래 임상 (2055년)은 침엽수가 28.5%로 감소하고 활엽수는 38.8%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되었다 (Kim et al. 2022;Song et al. 2023). 또한 탄소흡수원 역할로 침엽수림보다 활엽수림이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면서 주요 활엽수 용재수종에 대한 조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Noh et al. 2020).
조림목의 초기 생육은 조림목 특성 (소묘, 대묘 등), 식재 밀도 (소식, 밀식 등) 등의 인위적 조절 요인과 기후, 지형, 토양 등의 조림지 환경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Arias- Aguilar and Valverde 2020). 식재 당시 조림목 특성과 식재 밀도는 조림지에서 초기 생육공간 확보와 자원이용효율에 영향을 미친다 (South and Mitchell 1999). 일반적으로 크기가 큰 묘목이 작은 묘목에 비해 초기 자원이용과 하층식생 경쟁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우수한 생존율과 생장을 나타낸다 (Tsakaldimi et al. 2013;Andivia et al. 2021). 반면, 조림지 토양 환경에서 수분과 양분 가용성이 충분하지 못 할 경우에는 크기가 큰 묘목은 양분 요구량이 크기 때문에 생장이 불리할 수도 있다 (Johansson et al. 2007). 이와 같이 조림지의 입지 환경과 수종별로 필요로 하는 양분 요구량이 다르기 때문에 적정 조림목의 초기 크기는 특정하기 어렵다 (Ivetić et al. 2016).
조림지에서 식재 밀도 변화는 한정된 공간에서 조림목의 생육공간, 조림목 간 자원경쟁 구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Bai et al. 2020; Kim et al. 2023). 적절한 식재 밀도는 조림목 간에 수광 경쟁을 유도하여 수고 생장을 증가 시키고, 가지발달 억제를 통한 조림목의 통직성, 지하고 상승 효과를 통한 목재적 가치를 증가시키기도 한다 (Wang et al. 2018;Farooq et al. 2019). 반면, 과도한 밀식은 초기 충분하지 못한 수분과 양분 확보에 의해 저해한 생장을 나타내기도 한다 (Kang et al. 2013).
우리나라 활엽수는 주로 수종에 따라 용기묘 1년생 또는 2년생을 식재하며, ha당 3,000그루 밀도로 조림지를 조성하고 있다. 식재 묘령과 밀도는 위에서 제시한 것과 같이 초기 생육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조림 비용이 달라지고 조림 이후 무육, 솎아베기, 벌기령 등의 사후 관리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산림 경영 측면에서 중요하다 (Halbritter and Deegen 2015). 본 연구는 온대 활엽수종이자 목재적 가치가 높은 용재수 물푸레나무 (Fraxinus rhynchophylla)를 대상으로 식재 묘령과 밀도에 따른 조림목에 따른 초기 생육 특성을 분석하여 적정 기준을 구명하고자 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연구 대상지 및 조림지 조성
본 연구 대상지는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37°34ʹ 58.03ʺN, 128°48ʹ47.18ʺE)에 위치하며, 조림지 평균 고도는 824 m, 경사는 10~23°, 사면 방향은 서사면 또는 북사면에 위치하고 있다 (Fig. 1). 연구 대상지의 연구기간 (2017~ 2022년) 동안 연평균 기온은 14.3°C이고 평균 연강수량은 1,474.4 mm이다 (KMA 2024).
2017년 3월, 연구 대상지에 물푸레나무 2가지 묘령 (용기묘 1년생, 용기묘 2년생)과 2가지 식재 밀도 (3천 그루, 5천 그루 ha-1)에 따라 총 4가지 처리 (1년생×3천 그루, 1년생×5천 그루, 2년생×3천 그루, 2년생×5천 그루)로 각각 0.5 ha씩 총 2.0 ha로 조성되었다. 식재 당시, 물푸레 나무 조림목의 평균 수고와 근원경 (평균±표준오차)은 용기묘 1년생이 11.9±2.4 cm, 4.76±1.01 mm, 용기묘 2년생은 65.4±14.1 cm, 9.03±2.14 mm로 묘령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식재 밀도는 3천 그루 ha-1에서 1.8 m×1.8 m 간격으로, 5천 그루 ha-1에서 1.4 m×1.4 m 간격으로 조성하였다.
2.2. 토양 특성 분석
2017년 (식재 당시)과 조림 6년 경과인 2022년, 연구 대상지 내 임의의 12개 지점에서 토양 깊이 20 cm까지 시료를 채취하였다. 채취한 토양 시료는 실험실에서 풍건시키고, 풍건된 토양은 토양 채 (2 mm)를 이용하여 석력을 제외하였다. 토성은 비중계법, 토양 pH는 1 : 5 증류수법, 유기물 함량은 Tyurin법, 전질소는 Kjeldahl 증류법, 유효 인산은 Lancaster법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치환성 양이온 Ca2+, Mg2+, K+, Na+ 농도는 Brown법에 따라 추출하여 이온분석기 (ICP-OES, Optima 8300; PerkinElmer, Singapore)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2.3. 조림목 생육 특성 조사
물푸레나무 조림목의 생존율, 수고 (Height, H), 근원경 (Root collar diameter, RCD)을 측정하기 위해 4개의 식재 밀도 처리에 각각 조사구 3개를 설치하고 조사구별 30본의 조림목을 선정하였다. 2017년 3월에 식재 당시 초기 조림목의 수고와 근원경을 측정하고, 2017~2022년까지 (2021년 제외) 매년 9월에 생존율, 수고, 근원경을 측정하였다. 수고와 근원경은 절척과 전자식 캘리퍼스를 이용하여 측정하였으며, 측정된 값을 활용하여 H/D율 (H/RCD ratio)과 수간재적 (수고×근원경2×π/6)을 산출하였다 (Pinto et al. 2011).
2.4. 통계분석
각 측정연도마다 식재 묘령과 밀도가 물푸레나무 조림목의 생존율, 수고, 근원경, H/D율, 수간재적에 미치는 영향은 이원분산분석 (Two-way ANOVA)을 이용하여 분석하였고, 유의성을 보인 처리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일원 분산분석과 Duncan의 다중검정 테스트를 이용하여 분석 하였다. 또한 조림목의 수간재적과 초기 묘목 크기 (근원경, 수고)와의 관계는 선형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모든 통계 분석은 SAS 9.4 software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토양의 물리·화학적 특성
물푸레나무 조림지의 토성 (미사질 양토)과 토양 pH (4.8)는 조림 당년 (2017년)과 조림 5년 경과 후 (2022년)에 변화는 없었는데, 이는 두 개의 특성이 조림 후 초기에는 변화가 크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선행 연구 결과와 유사하다 (Yang and Cho 2019) (Table 1). 토양 유기물함량과 전질소 함량은 조림 당년 10.0%와 0.44%에서 5년 경과 후 13.1%와 0.60%로 각각 1.31배와 1.36배 증가하였다. 반면 유효인산 (mg kg-1)은 7.1에서 4.3으로 감소하였다. 일반적으로 조림 초기 유기물 유입이 제한됨에 따라 토양 양분과 관련되는 유기물함량, 전질소함량, 유효인산 등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일 수도 있는데 (Han et al. 2022; Noh et al. 2023), 이와는 일부 반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3.2. 생존율
물푸레나무 조림목의 생존율은 묘령과 식재 밀도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Table 2). 식재 6년차, 생존율은 1년생×3천 그루에서 97%로 가장 높았고 2년생 ×3천 그루에서 가장 낮았으나, 모두 90% 이상의 생존율을 보였다 (Fig. 2). 이러한 결과는 물푸레나무를 대상으로 우리나라 온대북부 지역에서 유사한 식재 밀도 처리를 한 선행 연구 결과인 생존율 79.2~94.8%와 유사하였다 (Han et al. 2022). 일반적으로 생존율 80% 이상을 조림 성공지로 판단하기 때문에 생존율 측면에서는 어떠한 처리도 조림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조림지에서 생존율은 초기 지하부의 양분 경쟁과 기후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는데 (Will et al. 2010), 본 연구지의 묘령과 식재 밀도 처리는 물푸레나무 조림목 간 경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3.3. 생장 특성
물푸레나무 조림목의 근원경, 수고, H/D율, 수간재적은 모두 묘령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나 식재 밀도에 따라 차이를 보이진 않았다 (Table 2). 조림 당년 (2017년)부터 조림 4년차 (2020년)까지는 근원경과 수고 모두 2년생 식재 처리구가 1년생 식재 처리구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Table 3). 근원경 및 수고 생장에 있어서 2020년 묘령이 5년생이 된 용기묘 2년생의 경우, 4년생이 된 용기묘 1년생에 비해 빠른 생장을 보였다. 이는 2년생의 식재 초기 묘목 크기가 하층식생과의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하고 생육공간에 있어 밀식효과를 보여 더 빠른 생장률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Wang et al. 2018;Han et al. 2022). 조림 6년차 (2022년)에는 1년생×3천 그루에서 빠른 생장을 보이면서 용기묘 연생 간에 차이가 미미해졌다. 조림 6년차 근원경 (mm)과 수고 (cm)는 2년생×5천 그루에서 30.7과 197.3으로 가장 높았고 1년생×3천 그루 (27.7, 187.0)와 2년생 ×3천 그루 (27.9, 174.3)가 유사하였으며 1년생×5천 그루 (25.4, 161.1)에서 가장 낮았다 (Table 2).
물푸레나무 수간재적도 수고와 근원경 생장과 유사하게 조림 4년차까지는 2년생 식재 처리구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으나, 조림 6년차에는 2년생×3천 그루에서 1년생 식재 처리구 (3천 그루, 5천 그루)와 통계적 유의한 차이가 없어졌다 (Fig. 3). 조림 6년차에 수간재적 (cm3 tree-1)은 2년생×5천 그루에서 1001.8로 통계적으로 가장 높았으며, 1년생×3천 그루 (749.8), 2년생×5천 그루 (711.1), 1년생× 5천 그루 (578.6) 순이었다.
한편, 조림 4년차 수간재적은 식재 당시 근원경 (R2= 0.8646; Fig. 4a) 및 수고 (R2=0.8317; Fig. 4b)와 밀접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많은 선행 연구에서도 식재 당시 묘목의 크기는 식재 초기 생존율 및 생장을 예측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나타났다 (Tsakaldimi et al. 2013). 특히, 초기 근원경은 클수록 가뭄 조건에서 생존에 유리하며 더 많은 탄수화물과 양분을 저장하여 생장을 촉진한다고 보고되었다 (South et al. 2001; Jacobs et al. 2009). 그러나 조림 6년차에는 수간재적과 초기 묘목 크기 간의 유의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p>0.05).
식재 밀도에 따른 차이는 물푸레나무 1년생 식재 처리구와 2년생 식재 처리구에서 달리 나타났다 (Table 3; Fig. 3). 조림 4년차까지는 묘령과 상관없이 식재 밀도 차이가 없었으나, 조림 6년차에는 2년생 식재 처리구에서 식재 밀도가 높은 5천 그루 ha-1 처리구에서 3천 그루 ha-1 처리구보다 수고와 수간재적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는 물푸레나무가 일정 크기에 도달해야 밀식에 따른 수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육 촉진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Kerr 2003; Wang et al. 2018). 선행 연구에서도 물푸레나무 조림 7년차 수간재적이 3천 그루 ha-1와 5천 그루 ha-1 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7천 그루 ha-1에서 높게 나타났다 (Han et al. 2022). 또한 본 연구와 동일한 실험설 계로 수행된 느티나무 (Zelkova serrata) 조림지에서 조림목 수간재적이 1년생 식재 처리구에서는 식재 밀도에 따른 차이가 없었으나, 2년생 식재 처리구에서 조림 4년차부터 5천 그루 ha-1에서 3천 그루 ha-1보다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Noh and Cho 2020).
지상부와 지하부의 비율을 의미하는 H/D율은 조림 2년차 (2018년)까지는 2년생 식재 처리구가 1년생 식재 처리구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조림 3년차부터는 H/D율이 모든 처리구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H/D율은 묘목 품질 및 환경내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는 데, 낮을수록 우수한 묘목으로 판단한다 (Jobidon 2000;Grossnickle 2012). 본 연구에서 나타난 조림 6년차 H/D율 (62.5~67.5)은 산림청 예규 (제702호) 내 종묘사업실시요령에 기재된 물푸레나무 용기묘 2년생의 적용 H/D율이 80 이하인 것과 비교하면 안정적으로 판단된다 (KFS 2022).
식재 묘령과 식재 밀도는 묘목을 생산하는 기간과 생산량을 결정 짓기 때문에 조림계획 수립 시 매우 중요하다 (Halbritter and Deegen 2015). 또한 상대적으로 큰 대묘를 식재할 경우 풀베기 기간 또는 횟수를 감축할 수도 있으며, 반대로 식재 밀도가 높을 경우 풀베기 작업 소요시간이 늘어나면서 관리비용이 증가할 수도 있다 (Noh and Cho 2020). 본 연구에서는 물푸레나무 2년생 묘목을 5,000 그루 (ha-1) 식재한 곳이 우수한 수고 및 근원경 생장을 보였으나, 향후 초기 조림 비용 (묘목, 운반, 식재)과 관리 비용 (풀베기 등)을 고려한 적정 식재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묘나 고밀도 식재는 가지발달 억제를 유도하여 목재 품질 (형질, 수형 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향후 단순 생장뿐만 아니라 이러한 특성들에 대한 분석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
적 요
본 연구는 식재 당시 묘령과 식재 밀도 처리에 따른 물푸레나무 조림목의 초기 생육 특성을 연차적으로 분석하였다. 물푸레나무 조림목은 묘령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특히 조림 6년차에는 2년생×5천 그루 식재 처리구에서 가장 우수한 생장 특성 (근원경, 수고, 수간재적)을 보였다. 이는 묘목의 크기가 크고 밀식할 경우 수광 경쟁이 유도되어 생장이 촉진된 것으로 판단된다. 식재 밀도에 따른 조림목 생육 특성은 2년생 식재 처리구에서만 조림 6년차에 밀식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제시된 묘령과 식재 밀도에 따른 생육 특성에 대한 정량적 분석자료는 향후 물푸레나무 조림 확대를 위한 양묘-조림이 연계된 적정 시스템과 조림 후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