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생물다양성 (biodiversity)은 생물종의 풍부도 (richness)와 균등도 (evenness)를 나타내는 종다양성 (species diversity), 생물종 및 개체군 내 분자 수준에서의 유전적 변이를 의미하는 유전적 다양성 (genetic diversity), 그리고 생물이 분포하는 서식처와 생태계의 다양성을 포함하는 생태계 다양성 (ecosystem diversity)으로 구성된다 (Gaston and Spicer 2004;Swingland 2013). 이와 같이 생물다양성이란 생명체의 모든 생물학적 수준에서의 변이 정도를 포괄하며, 생명체와 그 서식처 생태계, 모든 생명체 간의 상호작용에서 나타나는 다양성을 의미하며, 계통 (phylogenetic) 및 기능적 (functional) 관점에 따라 종 내, 종 간 및 생태계 간의 다양성이 포함된다 (Colwell 2009;Feest et al. 2010;Díaz and Malhi 2022). 종다양성은 특정 생태계 내에 얼마나 많은 종이 분포하는지를 나타내는 분류학적 다양성 (taxonomic diversity)의 의미를 가지며, 종다양성이 높을수록 생태계 군집의 안정성 (community stability) 및 생태계 기능 (ecosystem functioning)이 온전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McCann 2000). 하지만, 최근에는 생물다양성의 요소로서 기능적 다양성 (functional diversity)과 계통학적 다양성 (phylogenetic diversity, PD)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단순한 종풍부도보다 기능적 다양성과 계통학적 다양성이 생태계 기능을 결정짓는 데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 (Thomson et al. 2015; Gumbs et al. 2020;Mammola et al. 2021).
종다양성을 측정하는 일반적인 기법으로는 표본추출 (sampling)을 기반으로 특정 군집 내에 몇 종이 서식하는지를 추정하는 종풍부도와 각 종들이 얼마나 군집 내에서 균등하게 분포하는지를 추정하는 종균등도를 산출하여 평가하고 있다 (Lawton et al. 1998;Clarke and Warwick 2001;Gotelli and Colwell 2001;Heo et al. 2010;Blowes et al. 2022;Choi et al. 2023). 하지만 이 방법은 현장에서 확인된 종 수와 각 종의 개체수를 기반으로 한 산술적 평가 방식이므로, 조사 대상이 되는 분류군에 따라 조사에 요구되는 시간이나 범위가 달라질 수 있는 한계가 있다 (Gotelli and Colwell 2001). 또한 기존의 생물다양성 평가 방법은 모든 종을 동등하게 간주하고 생태계에서의 특정 기능적 역할, 연관성, 진화적 역사가 반영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으며, 분류군별로 조사 방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종다양성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표준화된 평가 방법 구축이 필요하다 (Pellens and Grandcolas 2016).
계통학적 다양성은 군집 내 서식하는 모든 종의 진화 과정을 반영하며, 이는 계통수 (phylogeny)에서 분류군을 연결하는 데 필요한 모든 가지의 총합으로 정의된다 (Faith 1992). 계통수에서 나타나는 계통학적 유연관계 (phylogenetic relationship)는 생물종들의 진화경로와 생태적 특성을 반영하며, 이러한 관계는 종 간의 분화 시점을 통해 생활사 형질의 차이 또한 반영된다. 군집 내 서식하는 생물 종들의 계통발생학적 거리 (phylogenetic distance)의 총합은 종들의 생태적 지위 (ecological niche) 차이를 고려한 평가 방법으로 군집 내 서식환경에서의 생물다양성의 수준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Faith 1992;Yun et al. 2021). 계통학적 거리가 클수록 계통도에서 진화적으로 서로 먼 종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반대로 거리가 작을수록 진화적으로 가까운 종들이 분포하는 것을 의미한다 (Faith 1992).
이처럼 계통학적 다양성은 종 간의 계통학적 차이를 의미하는 생물다양성 척도로서 이 수치를 활용한 생태계 연구는 최근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Gumbs et al. 2020;Yun et al. 2021;Qian et al. 2023). Chun and Lee (2018)는 백화산의 고도 경사면을 따라 목본 및 초본 식물의 군집의 종 및 계통학적 다양성을 평가하였고, Han et al. (2022)은 해양 플랑크톤 군집에서 계절에 따른 변화를 계통학적 다양성을 통해 분석하였다. Lee et al. (2022)은 백두대간 내 금강산과 설악산의 조류 군집을 대상으로 계통학적 분석을 수행하여 두 지역 간 조류의 생태적 유사성과 차이를 평가하였다. 이처럼 여러 분류군에서 기존의 생물 종다양성 평가를 위하여 계통학적 다양성 기법이 적용되면서, 생태적 특성과 군집구조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생태 진화적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설악산국립공원과 오대산국립공원 내 서식하는 담수어류와 수생태계 지표로 사용되는 수서곤충 EPT-group [하루살이목 (Ephemeroptera), 강도래목 (Plecoptera), 날도래목 (Trichoptera)] 분류군을 대상으로 기존의 생물다양성 평가 지수 (종다양성, 종균등도, 종풍부도, 우점도)와 계통학적 다양성 지수를 비교·분석하여 계통학적 다양성 기반의 생물다양성 평가 가능성 및 유용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더 나아가 계통학적 다양성이 서식지 보호 우선순위 결정을 위한 도구로서 효용성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효과적인 서식지 관리를 위해서 국립공원 내 우선 관리 대상 지역 선정 및 보존 관리를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국립공원 보호지역 생태계 생물다양성 평가를 목적으로 계통학적 다양성 지수를 산출하여 이용한 최초의 국내 사례연구이다.
2. 재료 및 방법
2.1. 연구 대상 및 지역
본 연구 대상 지역은 2023년 5월, 설악산국립공원과 오대산국립공원 내 각 3개의 지점에서 조사를 진행하였으며, 지점별 유전자 분석을 위한 담수어류와 수서곤충 시료를 확보하였다. 담수어류는 출현한 모든 종 (19종)을 유전자 분석에 사용하였으며, 수서곤충은 수생태계 지표로 사용되는 하루살이목 (Ephemeroptera), 강도래목 (Plecoptera), 날도래목 (Trichoptera), 즉 EPT-group (49종)을 대상으로 유전자 분석을 수행하였다. 설악산국립공원 내 3개의 지점은 설악1 (SA1: 백담지구, 북한강 수계), 설악2 (SA2: 장수대지구, 북한강), 설악3 (SA3: 설악동지구, 동해유입)이며, 오대산국립공원 내 3개의 지점은 오대1 (OD1: 계방산지구, 북한강), 오대2 (OD2: 월정지구, 남한강), 오대3 (OD3: 소금강지구, 동해유입)이다 (Fig. 1, Table 1).
2.2. 시료 확보
2.2.1. 어류시료 확보
설악산국립공원과 오대산국립공원 내 각 3개의 지점에서 어류 군집구조를 파악하고 종다양성과 계통학적 다양성 지수를 비교 분석하기 위해 2023년 5월에 실시하였으며, 투망 (망목, 7×7 mm)과 족대 (망목, 5×5 mm)를 이용하여 정량조사를 실시하였다. 투망을 이용한 정량조사는 지점 내 각기 다른 장소에서 12회, 족대를 위한 정량조사는 40분 동안 실시하였다. 채집된 어류는 도감 (Kim 1997;Kim and Park 2002;Kim et al. 2005)을 참고하여 사진 촬영 및 동정, 유전 분석용 시료 채취 후 모두 방류하였다. 종 목록은 Nelson (2006)의 분류체계에 따라 실시하였으며, 채취한 꼬리지느러미는 99.9% 알코올이 담긴 1.7 mL 튜브에 넣어 유전자 분석을 위한 시료를 확보하였다.
2.2.2. EPT-group (Ephemeroptera, Plecoptera, Trichoptera) 확보
수서곤충의 조사는 2023년 5월에 수변부와 중앙부를 나누어 조사를 수행하였다. 수변부는 드렛지 (dredge net, 40×20 cm, mesh size=1.0 mm)를 이용하여 하상 0.5 m에서 2회씩 긁어서 정량채집을 수행하였으며, 중앙부는 포나 그랩 (ponar grab, h33×w42×d16 cm)을 이용하여 정점에서 3회씩 채집하였다 (Jung et al. 2022). 정량채집된 샘플은 현장에서 96% 알코올에 고정한 후 실험실로 운반하여 동정하였다. 동정된 시료 중 EPT-group은 계통학적 다양성 지수 산출을 위해 유전자 분석에 이용하였다.
2.3. 유전자 추출 및 PCR 증폭 및 염기서열 정렬
확보된 어류 유전자원은 꼬리지느러미 일부 (~3 mm), EPT-group은 조직 일부를 이용하여 G-spinTM Total DNA Extraction Mini Kit (Intron, Korea)와 DNeasy Blood & Tissue Kit (Qiagen, USA)를 이용하여 프로토콜 가이드 라인에 따라 genomic DNA (gDNA)를 추출하였으며, 추출된 gDNA는 NanoDrop One (Thermo Scientific, USA)을 이용하여 농도를 측정하였다. 추출한 gDNA는 PCR (Polymerase Chain Reaction) 유전자 증폭 실험 전까지 -20°C에 냉동 보관하였다.
각 시료의 유전자 분석을 위해 확보된 어류 및 EPTgroup의 미토콘드리아 부위 [어류-COI (cytochrome c oxidase I; 623 bp), cyt b (cytochrome b; 933 bp), EPT-group- COI (586 bp), 16S (16S rRNA; 421 bp)]를 이용하였다(Table 2). 확보한 염기서열은 NCBI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 USA)의 BLAST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종 동정을 수행하였으며, 염기서열이 미확보된 종과 outgroup은 NCBI에서 다운로드 후 분석에 이용하였다. 확보된 염기서열은 Geneious Prime® 프로그램을 통해 편집 및 정렬하였다.
2.4. 계통학적 다양성 분석
정렬된 염기서열을 이용하여 JModelTest v2.1.7 (Darriba et al. 2012) 프로그램으로 최적의 모델 (GTR+I+G)을 선택 후, PhyML (Guindon et al. 2010)을 이용하여 계통수를 작성하였으며, FigureTree v1.4.2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ML (maximum likelihood) 계통수를 시각화하였다. 계통학적 다양성 분석은 R과 R package ‘Picante’ (Kembel et al. 2010)를 이용하여 산출하였다. 계통학적 다양성 (phylogenetic diversity, PD)은 계통도에서 종 간의 모든 가지 (branch)의 합으로, 이 값이 클수록 계통도에서 거리가 먼 종들, 작을수록 계통도에서 거리가 가까운 종들이 서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계통학적 다양성의 계산식은 Eq. 1 과 같다.
2.5. 군집 생물다양성 지수 분석
군집 생물다양성 분석을 위해 각 지점별 출현 종과 개체 수 데이터를 이용하여 종다양성지수 (Hʹ, Shannon Index; Shannon 1949), 종균등도지수 (Jʹ, Pielou Index; Pielou 1966), 종풍부도지수 (RI, Margalef Index; Margalef 1958), 우점도지수 (DI, Index of Dominance; McNaughton 1967) 를 계산하였다 (Table 3). 계통학적 생물다양성 지수와 생물종다양성 지수를 이용하여 국립공원 간의 다양성 비교를 위해 통계분석 프로그램인 IBM SPSS Statistics (v21)를 이용하여 모집단의 정규분포와 등분산 가정 여부를 확인하였고, 모수 또는 비모수 통계 방법으로 데이터 분석을 수행하였다. 국립공원 간 다양성 평균 비교 분석은 비모수 통계 방법 (Mann-Whitney U test)을 이용하였고, 계통학적 생물다양성 지수와 다양한 생물종다양성 지수 간 상관성 분석 (Pearson correlation analysis)을 수행하였다. 상관성 분석과 결과 시각화는 R 4.3.2 (R Core Team 2023)를 이용 하였다.
3. 결 과
3.1. 군집구조
2023년 5월 설악산국립공원과 오대산국립공원에서 실시된 현장 조사에서 출현한 담수어류는 총 5목 9과 19종 이었으며, 설악1 2목 4과 7종, 설악2 2목 3과 8종, 설악3 2목 2과 2종, 오대1 5목 6과 8종, 오대2 2목 4과 9종, 오대3 2목 2과 7종으로 확인되었다 (Table 4). EPT-group은 총 3목 49종이 채집되었으며, 설악1 21종, 설악2 23종, 설악3 12종, 오대1 26종, 오대2 25종, 오대3 22종으로 확인되었다 (Table 5).
3.2. 진화계통수
어류는 미토콘드리아 COI, cyt b, EPT-group은 미토콘-드리아 COI, 16S rRNA의 염기서열을 확보하였으며, 계통 수 분석에서 어류의 외군 (outgroup)으로는 도다리 (Pleuronichthys comutus; GeneBank accession number: JQ639 071), 줄가자미 (Clidoderma asperrimum; accession number: MK210570), EPT-group은 좀목 (Ctenolepisma vilosa; accession number: MK301436, Thermobia domestica; accession number: AY639935)을 이용하였다 (Fig. 2).
3.3. 국립공원 및 세부지점별 계통학적 생물다양성
국립공원별 어류의 계통학적 다양성은 오대산국립공원 (평균 PD: COI=5.184±0.99; cyt b=4.297±0.88)이 설악산국립공원 (평균 PD: COI=3.779±1.63; cyt b=3.663± 1.28)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Mann Whitney U, COI: p=0.127; cyt b: p=0.513) (Fig. 3). 미토콘드리아 COI, 16S를 이용한 EPT-group의 계통학적 다양성 지수도 오대산국립공원 (평균 PD: COI= 4.963±0.31, 16S=4.741±0.14)이 설악산국립공원 (평균 PD: COI=4.063±1.02; 16S=4.249±1.03) 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유의하지 않았다 (COI: p=0.127; 16S: p=0.827) (Fig. 3).
국립공원 세부지점별 생물다양성 평가 결과, 어류의 미토콘드리아 COI 계통학적 다양성 지수는 오대2 지점 (PD=6.007)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cyt b 계통학적 다양성 지수는 오대1 지점 (PD=4.930)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두 분자마커 모두 설악3 지점 (PD: COI=2.067; cyt b=2.299)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EPT-group의 경우, 미토콘드리아 COI 계통학적 다양성은 오대1 지점 (PD=5.186) 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었으며, 16S는 설악2 지점 (PD=4.928)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Table 6, Fig. 4).
다른 계통학적 다양성 지수 계산 결과, 어류는 설악3 지점 (어류: COI=1.870; cyt b=1.848)의 평균 계통학적 거리 (mean pairwise distance, MPD)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EPT-group은 설악 2지점 (COI=0.565; 16S=0.710) 의 MPD가 두 유전자 마커 모두에서 높게 확인되었다. 평균 최연접 분류군 거리 (mean nearest neighbour distance, MNND)는 어류 (COI=0.561; cyt b=0.550), EPT-group (COI=0.377; 16S=0.317) 모두 설악3 지점에서 두 마커 모두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Appendix Table 1).
3.4. 생물종다양성 지수를 이용한 생물다양성 평가
어류의 군집 생물종다양성 지수 분석 결과, 종다양성 (Hʹ)은 각각 0.947 (설악1), 1.553 (설악2), 0.305 (설악3), 1.245 (오대1), 1.743 (오대2), 1.314 (오대3), 종균등도 (Jʹ)는 0.456 (설악1), 0.747 (설악2), 0.439 (설악3), 0.599 (오대1), 0.793 (오대2), 0.675 (오대3), 종풍부도 (RI)는 1.653 (설악1), 1.724 (설악2), 0.324 (설악3), 2.265 (오대1), 1.946 (오대2), 1.422 (오대3), 우점도 (DI)는 0.768 (설악1), 0.414 (설악2), 0.909 (설악3), 0.682 (오대1), 0.279 (오대2), 0.588 (오대3)로 나타났다 (Table 6, Fig. 5). 종다양성 지수와 종균등도 지수는 오대2 지점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Hʹ=1.743, Jʹ=0.793), 종풍부도 지수는 오대1 지점이 가장 높게 확인되었다 (RI=2.265). 설악3 지점은 종다양성 지수 (Hʹ=0.305), 종균등도 지수 (Jʹ=0.439), 종풍부도 지수 (RI=0.324) 모두 가장 낮게 확인되었으나 우점도 지수 (DI=0.909)는 가장 높게 나타났다 (Table 6, Fig. 5).
EPT-group의 군집 생물종다양성 지수 산출 결과, 종다양성 (Hʹ)은 각각 1.997 (설악1), 2.502 (설악2), 2.171 (설악3), 2.629 (오대1), 2.495 (오대2), 2.376 (오대3), 종균등도 (Jʹ)는 0.656 (설악1), 0.798 (설악2), 0.874 (설악3), 0.807 (오대1), 0.775 (오대2), 0.769 (오대3), 종풍부도 (RI)는 4.030 (설악1), 4.788 (설악2), 2.812 (설악3), 4.723 (오대1), 4.465 (오대2), 4.308 (오대3), 우점도 (DI)는 0.371 (설악1), 0.323 (설악2), 0.200 (설악3), 0.241 (오대1), 0.171 (오대2), 0.267 (오대3)로 나타났다 (Table 6, Fig. 5). 종다양성 (Hʹ) 지수는 오대1 지점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Hʹ=2.629), 종 균등도 지수는 설악3 지점 (Jʹ=0.874), 종풍부도 지수는 설악2 지점 (RI=4.788)이 가장 높게 확인되었다. 설악1 지점은 종다양성 지수 (Hʹ=1.997)와 종균등도 (Jʹ=0.656) 지수에서 가장 낮게 확인되었으나 우점도 지수 (DI=0.371)는 가장 높게 나타났다 (Table 6, Fig. 5).
3.5. 계통학적 다양성과 생물종다양성 (군집분석) 비교
어류의 계통학적 다양성과 생물종다양성 지수 비교 분석 결과, 설악산국립공원 내의 종다양성 (Hʹ)은 설악2, 설악1, 설악3 순으로, 종풍부도 (RI)는 설악2, 설악1, 설악3, COI 계통학적 다양성은 설악1, 설악2, 설악3, cyt b 계통학적 다양성은 설악1, 설악2, 설악3 순으로 나타났으며, 오대산국립공원 내 종다양성 (Hʹ)은 오대2, 오대3, 오대1 순으로, 종 풍부도 (RI)는 오대1, 오대2, 오대3, COI 계통학적 다양성은 오대2, 오대1, 오대3, cyt b 계통다양성은 오대1, 오대2, 오대3 순으로 나타났다 (Table 6, Fig. 6).
EPT-group의 계통학적 다양성과 생물종다양성 지수 비교 분석 시, 설악산 국립공원 내 종다양성 (Hʹ)은 설악2, 설악3, 설악1 순으로, 종풍부도 (RI)는 설악2, 설악1, 설악3, COI 계통학적 다양성은 설악2, 설악1, 설악3, 16S 계통학적 다양성은 설악2, 설악1, 설악3 순으로 나타났으며, 오대산국립공원 내 종다양성 (Hʹ)은 오대1, 오대2, 오대3 순으로, 종풍부도 (RI)는 오대1, 오대2, 오대3, COI 계통학적 다양성은 오대1, 오대2, 오대3, 16S 계통학적 다양성은 오대3, 오대1, 오대2 순으로 나타났다 (Table 6, Fig. 6). 두 분류군 모두에서 계통학적 다양성과 생물종다양성 비교 분석 결과 서로 상의한 양상을 보였다.
계통학적 다양성과 생물종다양성 지수 간 상관성 분석 결과, 어류에서 COI, cyt b를 이용한 계통학적 다양성 지수는 종 수 (COI: p<0.013; cyt b: p<0.025)와 종풍부도 지수 (COI: p<0.014; cyt b: p<0.012) 간 유의한 양의 상관 관계가 나타났다 (Fig. 7).
어류와 유사하게 EPT-group 결과에서도 COI, 16S 계통학적 다양성 지수는 종 수 (COI: p<0.000; 16S: p<0.018)와 종풍부도 지수 (COI: p<0.001; 16S: p<0.008)간 유의한 상관성을 보였다 (Fig. 7).
4. 고 찰
4.1. 계통학적 다양성 지수를 이용한 국립공원 어류, EPT-group 군집 생물다양성 평가
본 연구에서는 설악산국립공원과 오대산국립공원의 3개 지점을 대상으로 담수어류와 EPT-group의 계통학적 다양성 (PD)과 생물종다양성 지수를 산출하여 생물다양성을 평가하였다. 계통학적 다양성은 종들 간의 진화적 거리를 기반으로 생물 군집의 진화생태학적 분화를 반영하는 지표로서, 생태계 내 기능적 다양성 및 생태적 지위를 보다 포괄적으로 반영하여 평가할 수 있다 (Faith 1992). 어류와 EPT-group은 계절적 변화, 온도, 유량 등 다양한 환경 요인에 따라 군집구조가 크게 영향을 받는다 (Pope and Willis 1996;Álvarez-Cabria et al. 2010;Choi et al. 2023). 하지만, 본 연구는 1회 조사를 통해 수행되었기 때문에 계절적 변화와 환경적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향후 계절별 또는 분기별 조사를 수행함으로써 신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본 연구 결과, 오대산국립공원이 설악산국립공원보다 전반적으로 더 높은 PD 값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Mann-Whitney U, COI: p=0.127; cyt b: p=0.513). 이는 조사지점의 수와 단일 조사로 인한 표본 크기의 제한이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향후 조사지점과 조사 횟수를 확대한다면 더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Button et al. 2013).
담수어류 군집 분석 결과, 오대산국립공원 오대2 지점은 COI를 이용한 PD (6.007)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cyt b 에서는 오대1 지점이 가장 높은 PD (4.930)를 나타냈다. 반면, 설악산국립공원의 설악3 지점은 COI PD (2.067), cyt b PD (2.299)로, 두 유전자 모두에서 가장 낮은 계통학적 다양성을 나타냈다. 이는 설악3 지점에서 나타난 낮은 PD 값이, 동해유입천이라는 지점 특성상 어류 군집의 진화적 다양성이 제한적이며 구성이 단조롭기 때문임을 시사한다. EPT-group 군집에서는 COI은 오대1 지점 (5.186)이 가장 높은 PD를 나타냈고, 16S는 설악2 지점 (4.928)에서 가장 높은 PD 값을 나타냈다.
종다양성 (H′) 지수 분석에서는 담수어류의 경우 오대2 지점이 가장 높은 종다양성 (H′=1.743), EPT-group의 경우 오대1 지점이 가장 높은 종다양성 (H′=2.629)을 나타냈다. 가장 높은 계통학적, 종다양성을 나타낸 오대2 어류 군집과 오대1 EPT-group 군집의 결과는 이 두 지점이 진화적으로나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hotspot” 서식지임을 시사한다. 종다양성 지수는 생물군집의 분포와 종구성을 반영하며, 이처럼 계통학적 다양성 결과와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해당 오대산국립공원 지점에서 진화적 다양성뿐만 아니라 산술적 종다양성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Faith 1992;Pellens and Grandcolas 2016).
4.2. 계통학적 다양성을 이용한 생물다양성 평가 활용 방안
본 연구에서는 생물 군집 내 생물종들의 진화적 분화 정도를 나타내는 계통학적 다양성 (PD)과, 종수와 균등도를 반영하여 군집 생물다양성을 평가하는 가장 일반적인 지표인 종다양성 (Hʹ), 종풍부도 (RI) 지수를 비교 분석하였다.
계통학적 다양성은 단순히 종의 수를 넘어서 진화적 깊이를 고려한 평가 방법으로, 생물 군집 내 생물종들이 얼마나 분화되어 있는지를 반영한다 (Faith 1992). 이는 생물다 양성 평가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환 경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호주에서는 계통학적 다 양성 평가를 통해 종다양성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생태계의 중요한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전 전략을 수립한 사례가 있다 (Miller et al. 2023). 또 다른 사례로, 호주 빅토리아 지역의 유칼립투스 속 식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계통학적 다양성을 활용하여 기존 보호 구역 대상으로 보전 정책을 설정한 사례 (예; 보호구역 내 보전관리 공간적 우선순위 설정)가 있다 (Pollock et al. 2015). 이러한 접근은 생태계의 기능적 다양성과 진화적 역사를 보전하는 데 중점을 두며, 국립공원의 보호와 관리에서도 진화적 차이를 고려한 보존 전략 수립에 필수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계통학적 다양성은 동물 군집뿐만 아니라 식물, 미생물 등 다양한 분류군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실제로, 계통학적 다양성 평가를 통해 식물 군집의 진 화적 차이와 생태적 기능을 평가한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었으며 (Pio et al. 2011;Rosauer et al. 2016;Gumbs et al. 2020;Lee et al. 2022), 이러한 접근은 생태계 전반의 다양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평가 방법으로 발전하고 있다. 다양한 분류군에 걸친 계통학적 다양성 평가는 생태계 내 진화적 기여도와 생물종 간의 기능적 관계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생태계 보전 정책 수립에도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시사된다.
상관성 분석 결과, PD와 종다양성 (H′) 간의 상관관계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으며, 이는 종다양성 지수만으로는 군집을 구성하는 생물종 간 진화적 관계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Thomson et al. 2015). 반면, PD와 종 풍부도 (RI) 지수 간에는 높은 상관관계가 확인되었다. 오대산국립공원의 오대2 지점에서 담수어류의 COI PD 값은 6.007, 종풍부도 (RI)는 1.946로, 두 지수 모두 높은 값을 나타내었다. 이는 진화적 거리가 먼 다양한 종들이 함께 서식할 가능성이 크며, 생태계 내 기능적 다양성이 높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Gotelli and Colwell 2001; Thomson et al. 2015).
EPT-group의 경우, COI 마커와 16S 마커를 이용한 PD 분석에서 각각 다른 지점에서 높은 PD 값이 확인되었다. COI 마커는 오대1 지점 (PD=5.186), 16S 마커는 설악2 지점 (PD=4.928)에서 PD 값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두 마커의 기능적, 진화적 특성 차이 또는 유전자 단편 길이 차이 (COI: 586 bp, 16S: 421 bp)로 인한 DNA 염기서열 정보 해상도 차이에서 기인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COI 부위는 빠른 돌연변이율로 근연종 간의 변화를 민감하게 탐지할 수 있으며, 16S 마커는 높은 보존성으로 상대적으로 더 오래된 진화적 관계를 반영하는 데 적합하다 (Feng et al. 2011). 이에 따라, 향후에 두 마커를 함께 사용하여 계통학적 다양성 분석을 추가적으로 수행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또한, 유전자마다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 점을 고려하여, 생물다양성 평가에 있어서는 이들 데이터를 표준화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EPT-group의 경우, 분류군에 따라 유충의 발달 초기 단계에서는 형태학적 종 동정이 명확하지 않을 수 있어, PD 분석에서 community 분포 데이터를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PD 분석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형태학적 종 동정뿐만 아니라 유전자 분석 기반 계통학적 종 동정 방법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설악산국립공원과 오대산국립공원을 대상으로 담수어류와 EPT-group을 이용하여 계통학적 다양성 및 종다양성을 평가하였다. 계통학적 다양성 (PD)은 생물다양성 평가에서 종다양성 (H′)이나 종풍부도 (RI)와는 다른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군집 내 서식종의 생태적 지위 (ecological niche) 차이를 파악하고 진화적 관 계를 반영하여 다양성을 평가하는 데 기여한다. 또한, 국립 공원 내 서식지 보호 및 우선순위 설정에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적 요
생물다양성은 특정 서식지 내에 분포하는 생물종 수를 나타내는 종풍부도와 균일도를 의미하는 종다양성을 포함하며, 높은 종다양성은 군집의 안정성과 생태계 기능의 유지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물다양성 평가에 주로 사용되는 종다양성 지수는 특정 군집에 분포하는 각 종별 개체수 자료가 반드시 요구되는 한계점이 있다. 계통학적 다양성은 군집을 구성하는 생물종 간의 계통학적 거리를 기반으로 평가되며, 생태·진화적 분화와 생태적 지위의 차이를 반영하고 개체수 정보가 요구되지 않는다. 본 연구에서는 설악산국립공원과 오대산국립공원 내 각 3개 지점에서 담수어류 (19종)와 수서곤충 (49종)을 대상으로 계통학적 다양성 지수를 계산하여 생물다양성을 평가하였다. 수서곤충은 수생태계 지표로 활용되는 하루살이목 (Ephemeroptera), 강도래목 (Plecoptera), 날도래목 (Trichoptera)으로 구성된 EPT-group을 대상으로 하였다. 담수어류는 미토콘드리아 cytochrome c oxidase subunit I (COI)와 cytochrome b (cyt b)를, EPT-group은 COI와 16S ribosomal RNA (16S rRNA)를 분자마커로 사용하였다. 두 분류군 모두 오대산국립공원이 설악산국립공원보다 높은 계통학적 다양성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세부지점별로는 담수어류의 경우 오대2 (월정지구) 지점이, EPT-group의 경우 COI은 오대1 (계방산) 지점이, 16S는 설악2 (장수대) 지점이 가장 높은 계통학적 다양성을 나타냈다. 계통학적 다양성과 종다양성 (H′)을 비교 분석한 결과, 담수어류는 오대2 지점이, EPT-group은 COI 기준 오대1 지점이, 16S는 설악2 지점이 가장 높았다. 계통학적 다양성 지수는 종다양성보다 종풍부도 지수 (RI)와 더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 본 연구는 계통학적 다양성을 활용한 국립공원 서식지 생물다양성 평가를 위한 표준화된 방법 구축을 목표로 한 시범 연구로서, 앞으로 국립공원의 생물다양성 등급 체계와 보호지역 설정 등 다양한 정책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