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최근 국내 일부 지역 수돗물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이 큰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2020년 7월 인천시 서구의 한 주택가에서 수돗물 속 소형 생물 유출 관련 민원이 처음 제기된 이후, 제주와 경기도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유사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2020년 8월 31일까지 전국에서 3,077건의 민원이 접수되었다. 환경부는 전국 49개 고도 처리 정수장에 대한 긴급 점검을 실시한 결과, 7 개 정수장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깔따구 유충 발생을 제어하기 위한 방안으로 모래 여과, 활성탄 여과, 또는 모래-활성탄 혼합 여과와 같은 물리적 방법과 소독제를 이용한 화학적 처리 방법이 고려되고 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물리적 여과 방법은 단기간 동안 깔따구 유충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데 유효했지만, 장기적인 제어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aek et al. 2020). 대표적인 소독제로서 염소 (Cl2)가 주로 사용되고 있으나, 깔따구 유충 제어에 있어서는 제어 효율성이 낮다고 보고되었다 (Lim et al. 2010). 또한 염소 소독 처리 시 발생하는 소독 부산물 (disinfection byproducts)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어서 (Zhong et al. 2019),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이산화염소 (ClO2) 소독 처리가 주목받고 있다 (Taylor et al. 2000;Sun et al. 2007;Lim et al. 2010). 이전 연구에 따르면, 20°C에서 murine norovirus를 99.9% 억제하기 위한 CT[C: 소독제 농도 (concentration), T: 접촉 시간 (contact time)]값을 비교한 결과, ClO2와 차염소산의 CT 값은 각각 0.055 min·mg·L-1과 0.179 min·mg·L-1로, ClO2가 염소보다 3.3배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Lim et al. 2010). 이는 ClO2가 염소보다 효과적인 미생물 억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ClO2의 소독능력을 이용해, Lin et al. (2014)과 Sorlinin et al. (2014)은 정수 처리 시스템에서 zooplankton을, Lénès et al. (2010)은 바이러스를, Wen et al. (2017)은 곰팡이 포자를 제어하는 데 성공적으로 적용하였다.
현재 ClO2는 한국의 정수 처리장에서는 사용되지 않고 있지만, 유럽, 미국, 중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는 소독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Miller 1978;Jeong et al. 2012). ClO2를 정수 처리장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수 처리 환경에 따른 ClO2의 화학적 안정성 (분해되지 않고 화학 특성 유지)과 반응성을 평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정수 처리장 환경에서 ClO2의 화학적 안정성과 반응성을 실험적으로 분석하였다. 실험 조건으로는 빛의 종류와 세기, 온도, 수처리용 응집제 및 타 소독제와의 반응성, 그리고 활성탄과 같은 흡착제로 인한 흡착제거반응을 포함 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사용 화학물질
ClO2 농도 분석에 사용된 시약 (순도)은 다음과 같다: Sodium hydrogen citrate (99%), lissamine green B (60%), peroxidase from horseradish 150~250 units mg-1, sodium chlorite (83.0%), sodium chlorate (99.0%), sodium perchlorate (98.0%)은 Sigma Aldrich (St. Luis, USA)에서 구매하였고, citric acid, trisodium salt dehydrate (99%), chloroform (99.8%)은 삼전순약 (Pyeongtaek, Korea)에서, glycine (99.0%), sodium hypochlorite solution (6.0%)는 덕산약품 (Ansan, Korea)에서 구매하였다. High 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y 분석에 필요한 이동 상인 methanol (99.9%)과 formic acid (98.0%)는 각각 대정화금 (Siheung, Korea)과 Sigma Aldrich (St. Luis, USA) 에서 구매하였다. 연구에 사용된 ClO2는 국내 제품을 활용하였다 (이해관계로 인한 업체명 미표기).
2.2. ClO2 농도 분석 방법 확립
ClO2 농도 분석을 위해, 저농도 분석을 위한 EPA Method 327.0 방법과 고농도 분석을 위한 농도-흡광도 분 석법을 확립하였다 (EPA 2005). EPA Method 327.0 방법의 원리는, 633 nm 파장에서 흡광성을 가지는 lissamine green B (LGB) 염료가 ClO2에 의해 산화됨으로써 발생하는 흡광성 감소 정도를 분석하는 원리이다. EPA 분석법은 0.2~2 ppm 농도 범위의 ClO2만을 정량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서, 고농도 ClO2를 효율적으로 분석 할 수 있는 방법을 확립하였다. 이를 위해, EPA 분석법으로 정량화된 ClO2 샘플들을 이용해, 분광광도계 (UV-vis spectrophotometry Mega 800; Scinco, Seoul, Korea) 360 nm 파장에서 ClO2의 농도와 흡광도에 관한 선형 관계를 분석하였다. 선형회귀식은 Eq. (1)과 같으며, 분석 결과는 Fig. 1 (R2=0.99)에서 보여주고 있다.
2.3. 각 환경조건에 따른 이산화염소 (ClO2) 안정성 평가
ClO2의 안정성을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정수처리 환경 조건 (i.e., 수질, 빛의 세기, 빛의 종류, 온도, 무기물질 등)에 따른 영향을 실험적으로 분석하였다. 모든 실험은 3번 반복하였으며, 실험 조건에 따라 열린계 (open system) 또는 닫힌계 (closed system)에서 시간에 따른 ClO2의 안정성과 반응성을 분석하였다. ClO2 안정성은 시간에 따른 농도 (Ct)와 초기농도 (Ci)의 로그 비율[ln (Ct/Ci)]에 대한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Eq. 2). ClO2 안정성 관련 실험된 요인들과 실험 조건들은 Table 1에 정리하였다.
kt 값은 기울기로 저감속도 (h-1)를 의미하며, c는 상수 [dimensionless]를 의미한다.
또한 Eq. (3)을 이용하여, kt와 ClO2 농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ac 값은 기울기로 ClO2의 농도와 저감속도 (kt) 간의 상관관계 (L·mg-1·h-1)를 의미하며, c는 상수[dimensionless] 를 의미한다.
2.3.1. 순수 물에서 휘발성 분석
순수 물 조건으로 3차 증류수를 사용하여, 서로 다른 4개 농도 (27.8, 59.2, 90.0, 120.9 ppm) ClO2를 50 mL conical tube에 10 mL씩 넣고 25°C, 암조건하에서 ClO2 농도 저감 속도를 측정하였다. Tube 반응기는 열린계 형태로 유지하였다. 온도조절을 위해 항온 incubator (VS- 1203P4S-0; Vision Bionex, Korea)에서 실험을 수행되었다. 샘플링은 0~8시간 동안 15~60분 간격으로 수행하였다.
2.3.2. 수질 영향
수질 조건에 따른 ClO2의 안정성 분석을 위해 3차 증류수, 1차 증류수, 수돗물, 0.2 μm 필터로 처리된 폐수 (광주 제2 하수처리장 최종침전지)로 4개의 수질 조건을 설정하였다. 실험된 ClO2 농도는 1차 증류수에서 10.6, 21.9, 31.5, 40.0 ppm, 수돗물에서 9.9, 21.3, 30.8, 45.4 ppm, 최종침전지 폐수에서 9.8, 21.4, 31.8, 40.5 ppm, 3차 증류수 에선 27.8, 59.2, 90.0, 120.9 ppm ClO2 농도를 이용하였다. 샘플링은 8시간 동안 15~60분 간격으로 수행하였다. 각 조건에서 ClO2의 농도 변화를 분석하였으며, 실험은 25°C 암조건, 열린계 (open system)에서 수행되었다.
2.3.3. 온도 영향
온도 조건에 따른 ClO2의 안정성을 분석하기 위해, 서로 다른 4 농도의 ClO2를 50 mL conical tube에 10 mL 넣고, 암조건하에 5가지 온도 (0°C, 10°C, 25°C, 40°C, 50°C)에서 농도 저감 속도를 측정하였다. 반응 tube는 열린계 형태로 유지하였다. 실험된 ClO2 농도는 0°C에선 11.2, 20.9, 28.4, 38.7 ppm, 10°C에선 15.0, 30.1, 42.3, 45.1 ppm, 40°C 에선 15.3, 32.6, 50.2, 64.5 ppm, 50°C에선 11.2, 25.9, 42.1, 50.8 ppm이었고, 25°C에선 27.8, 59.2, 90.0, 120.9 ppm, 농도로 수행되었으며, 샘플링은 15~60분 간격으로 수행하였다.
2.3.4. 빛의 종류 영향
빛의 종류에 따른 ClO2 안정성을 조사하기 위해 UV-B 또는 UV-C 빛을 공급하였다. 실험 온도는 25°C로 유지하였고, 0.150 mw cm-2 광량에서 실험을 수행하였다. 빛의 종류와 광량 조절을 위해 항온 incubator (VS-1203P4S-0) 에서 실험을 수행하였다. Tube형 반응기는 열린계 형태로 유지하였다. 실험된 ClO2 농도는 UV-B 조건에선 11.0~100.9 ppm, UV-C 조건에선 10.5~95.7 ppm이었고, 샘플링은 4시간 동안 15~30분 간격으로 수행하였다.
2.3.5. 형광광도 영향
형광 빛의 세기 (500~2,800 lux)에 따른 ClO2의 안정성을 확인하였다. 실험 batch는 50 mL conical tube (open system)에서 서로 다른 4개 ClO2 농도를 10 mL 주입하여 실험하였다. 광량 (light intensity)을 조절하기 위해 incubator (VS-1203P4S-0)를 사용하였다. Tube형 반응기는 열린계 형태로 유지하였다. 실험된 ClO2 농도는 500 lux에서 27.0, 36.9, 56.5, 76.9 ppm, 1,000 lux에서 27.1, 38.3, 60.9, 79.1 ppm, 2,000 lux에서 29.3, 40.7, 60.3, 78.2 ppm, 2,500 lux에서 18.1, 30.1, 47.9, 61.5 ppm, 2,800 lux에서 10.1, 20.7, 29.4, 36.0 ppm이었고, 샘플링은 6시간 동안 15~60분 간격으로 수행하였다.
2.3.6. 활성탄 영향
활성탄의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50 mL conical tube 에 0.01, 0.05, 0.1 g의 활성탄을 넣고 45 ppm 수준의 ClO2 를 50 mL 첨가하여 닫힌 반응기에서 수행하였다. 실험된 ClO2 농도는 45.0, 43.7, 43.3 ppm이었고, 실험은 24시간 동안 수행하였다. 반응기는 항온 인큐베이터에서 25°C, 70 rpm, 암조건에서 시간에 따라 ClO2의 농도 감소 속도를 측정하였다.
흡착량은 Eq. (4)을 통해 계산하였다.
여기서, Ci는 초기 ClO2의 농도 (mg L-1), Ct는 시간에 따른 ClO2의 농도 (mg L-1), V는 실험 용액의 총 부피 (L), M은 흡착제의 양 (g)을 의미한다. 얻어진 결과는 Pseudo first order 모델 (Eq. 5)을 적용하여 속도 상수인 k1를 구하고, 활성탄의 양에 따른 흡착 속도를 비교하였다.
여기서 qe는 평형상태에서 흡착량 (mg g-1), qt는 시간에 따른 흡착된 양 (mg g-1), t는 반응시간 (hour), k1는 1차 반응 속도 상수를 의미한다.
2.3.7. 차염소산 영향
차염소산 10 ppm과 ClO2 3개 농도 (5.2, 9.5, 18.4 ppm)를 15 mL conical tube에 가득 채우고, incubator 내에서 25°C, 70 rpm 암조건하에 0~24 h 동안 반응시켰다. 실험된 ClO2 농도는 5.2, 9.5, 18.4 ppm이었고, 0~24 h 동안 차염소산과 반응시킨 후 시간에 따라 ClO2 농도를 측정하였다. 반응은 닫힌계에서 진행되었다.
2.3.8. 응집제 영향
응집제와 ClO2의 반응성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하였다. 정수처리장에서 사용하는 응집제 농도인 20 ppm으로 설정하였으며, 동일하게 15 mL conical tube에 응집제 20 ppm과 ClO2 용액을 가득 채워 0~24 h 동안 닫힌계 형식으로 반응시켰다. 이후 시간에 따라 ClO2 농도를 측 정하여 반응성을 평가하였다. ClO2 농도는 5.2, 9.5, 18.4 ppm에서 수행하였고, 0~24 h 동안 응집제와 반응시킨 후, 응집제와 ClO2의 반응성을 평가하였다.
2.4. 통계분석
실험 조건에 따라 얻어진 실험값이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SPSS 통계프로그램을 활용하였다. 3개 이상의 집단을 비교하는 경우, 일원배치분산분석 (oneway ANOVA)을 수행하였고, 2개의 집단을 비교하는 경우, 독립표본 t-test를 수행하였다. 본 연구에서 일원배치 분산분석은 ClO2 농도, 수질, 온도, 빛의 종류와 형광세기에 따른 ClO2 안정성을 비교하는 데 적용되었다. 독립표본 t-test 분석은 차염소산과, 응집제 존재 유무에 따른 ClO2 안정성을 평가하는 데 적용되었다. 유의확률 (p)이 0.05보다 작은 경우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음을 의미한다.
3. 결과 및 고찰
3.1. ClO2의 휘발성
ClO2의 휘발성을 분석하기 위해, 3차 증류수, 25°C 조건에서 ClO2를 각각 서로 다른 4개 농도로 설정하여 휘발성을 측정하였다. 시간에 따른 ClO2 감소 현상을 선형 분석하였고 (Fig. 2a), Eq. (2)을 이용하여 감소 속도 상수 (kt)를 계산하였다 (Fig. 2b). 농도에 따른 저감 속도를 확인해 본 결과, 저감 속도는 27.8 ppm에서 0.38±0.03 h-1, 59.2 ppm 에서 0.39±0.01 h-1, 90.0 ppm에서 0.37±0.01 h-1, 120.9 ppm에서 0.39±0.01 h-1로 분석되었다. 농도에 따른 감소 속도 평균 차이가 관찰되기는 했지만, 통계분석 결과 농도에 의한 휘발성의 차이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F=0.651, p=0.604).
3.2. 수질 영향
수질에 따른 ClO2 안정성을 평가하였다. 연구된 수질 조건은 3차 증류수 (deionized water), 1차 증류수 (distilled water), 수돗물 (tap water), 최종 침전지 폐수 (wastewater)를 활용하였다. 실험 결과, 3차 증류수에선 0.38±0.01 h-1, 1차 증류수에선 0.41±0.02 h-1, 수돗물에선 0.38±0 h-1, 폐수조건에선 0.37±0.02 h-1의 감소율로 측정되었다 (Fig. 3). 통계분석 결과, ClO2 감소 속도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F=1.237, p=0.308). 하지만 ClO2 는 물속에 존재하는 유기물질과의 반응성이 높을 수 있기 때문에 (Jeong et al. 1995) 유기물의 종류 및 양에 따라 ClO2의 환원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어 추가 연구가 요구된다. 실제로, ClO2는 다양한 유기/무기물질들과 반응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ClO2는 bisphenol a와 빠르게 반응하였고 (Wang et al. 2023), phenolic compounds와 반응하여 차염소산을 부산물로 생성한다고 보고하였다 (Jütte et al. 2023). 또한, sulfate, iron (II), arsenic (III), hydrosulfide 등과 같은 무기물질들과 반응하며 그에 따른 부산물이 생성된다고 보고되었다 (Gan et al. 2020). 따라서, 폐수 속에 존재하는 유기물/무기물의 종류에 따라 ClO2의 반응성과 안정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수질 조건에서 ClO2의 안정성에 대한 실험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3.3. 온도 영향
수질 온도는 ClO2의 안정성에 민감한 환경 요소 중 하나이다. ClO2는 수중에 용존된 가스 형태로 존재하는 데, 가스 용해도는 온도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ClO2의 농도를 서로 달리하여 온도 (0°C, 10°C, 25°C, 40°C, 50°C)에 따른 ClO2의 농도 저감 속도를 분석하였다. 실험결과, 0°C부터 50°C까지 ClO2의 감소율은 각각 0.09±0.01, 0.16±0.01, 0.38±0.01, 0.76±0.03, 0.91± 0.03 h-1로 측정되었고, 이는 온도가 상승할수록 ClO2 의 저감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계적 분석 결과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F=1,769.5, p<0.05). 이러한 감소현상은 온도가 상승할수록 ClO2의 분자 운동이 활발해져 용해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Fig. 4). 따라서, 수질의 영향은 ClO2의 소독 효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선행연구에서 온도차에 따른 미생물 소독 능력을 분석해 본 결과, 고온 (25°C)보다 저온 (15°C)에서 ClO2의 소독력이 더 높고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Park and Kang 2018). 따라서, ClO2 를 정수 처리장에 적용 시 수온 영향 및 수질의 오염 상태를 고려하여 ClO2 주입 농도 및 주입 위치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3.4. 빛의 종류 영향
정수 처리장 시스템에서는 다양한 빛이 공급되어 ClO2 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빛 조건들을 다양화하여 ClO2 안정성을 평가하였다. 실험 결과, UV-B 조건에서 2.06±0.53~1.01±0.1 h-1의 감소 속도가 측정되었고, UV-C 조건에선 0.94±0.16~0.59±0.02 h-1 감소 속도를 보여, 빛에 의한 차이점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원배치분산 통계분석 결과에서도 빛의 조건에 따라 ClO2 안정성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음을 나타냈다 (p<0.0001). Eq. (3)을 이용하여 농도와 감소율의 상관관계 정도를 나타내는 ac 값을 계산해 본 결과, 농도 변화에 영향이 없는 암조건 (ac=0.0001)과는 다르게 UV 조건에서는 ClO2 농도에 따른 감소율 차이가 확연히 목격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빛의 조건들이 ClO2의 안정성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 기존의 연구 결과와 일치하였다 (Lee et al. 2015). 또한, UV-B와 UV-C 조건 모두 ClO2의 농도가 낮아질수록 감소율이 증가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UV-C와 UV-B 영향 비교 시, UV-C (ac=0.0033) 조건보다 UV-B (ac=0.0083) 조건에서 감소율이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Fig. 5). 이는 UV-B가 UV-C보다 상대적으로 물 속 투과도가 높아서, UV-B가 UV-C보다 수중 속에 용존 되어있는 ClO2와 반응이 높게 일어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3.5. 형광 세기 영향
실온 (25°C) 조건에서 형광 세기에 따른 ClO2의 안정성을 분석하기 위해, 형광 세기를 100~2,800 lux로 달리하여 ClO2의 안정성을 평가하였다. 실험 결과, 500 lux에 서 0.38±0.01 h-1, 1,000 lux에서 0.49±0.02 h-1, 2,000 lux에서 0.63±0.04 h-1, 2,500 lux에서 0.60±0.01 h-1, 2,800 lux에서 0.86±0.11 h-1의 감소율이 측정되었다. 결과적으로, 형광 세기가 증가할수록 ClO2의 감소 속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Fig. 6). 일원배치분산분석 결과, 계산된 p 값은 0.05 미만으로 빛의 세기에 따라 ClO2 농도 감소 속도가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후 검정을 통해 조건별로 비교해 본 결과, 2,000 lux와 2,500 lux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p=0.880). 하지만, 나머지 조건들에서는 서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47.6, p<0.05). 광도에 대한 영향은 선행연구에서도 관찰되었다. UV-A와 형광 광도를 높게 공급하였을 때, ClO2의 감소 속도가 증가 되는 것을 관측하였다 (Lee et al. 2015). 이렇게 빛에 대한 ClO2 분해는 ClO2의 소독 능력을 저하하는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반면에 빛 공급은 정수처리공정 후 잔류하는 ClO2 제거 공정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3.6. 활성탄의 양에 따른 영향
활성탄 양에 따른 ClO2 흡착반응 속도를 분석하였다. 실험 결과, 활성탄의 양이 증가할수록 ClO2 농도가 빠르게 감소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Fig. 7), pseudo-firstorder 모델 (Eq. 5)을 적용하여 속도 상수 (k1)를 계산할 수 있었다. 활성탄 양이 많을수록 흡착 평형이 빠르게 도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Fig. 7). 이러한 제거현상은 흡착제의 흡착에 의한 영향과 활성탄 표면의 환원반응에 의한 것으로 예상된다. 활성탄은 환원제로서 ClO2를 ClO2- 형태로 변형시킬 수 있고, 환원에 의해 생성된 ClO2-는 추가로 환원되어 ClO-의 형태로 변할 수 있다 (Voudrias et al. 1983;Gonce and Voudrias 1994). 하지만, 활성탄의 환원력은 제한적이어서 ClO2- 제거 능력이 저하된다고 보고 되고 있다 (Gonce and Voudrias 1994). 활성탄은 소독처리 후 잔류하는 ClO2를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활성탄 표면의 환원력 저하되어 다른 종류의 오염물질 처리 효율에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3.7. ClO2와 차염소산과의 반응성
차염소산은 정수 처리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소독제로서, ClO2를 정수 처리장에 적용했을 시, 차염소산과 접촉 될 수 있기 때문에 두 물질의 반응성을 측정하였다. 반응 실험 결과, 차염소산 존재 유무에 따른 실험 결과를 비교 했을 때, ClO2 농도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Fig. 8). 독립표본 t-test를 활용한 통계분석 결과에서도 차염소산 유무에 따른 ClO2 안정성에 대한 유의미한 차이는 관측되지 않았다 (t=0.785, p=0.990). 현재까지 ClO2 와 차염소산과의 직접적인 반응에 대한 연구 결과를 찾아보기 힘들지만 ClO2는 쉽게 ClO2-로 환원되어 차염소산과 반응을 가질 수도 있다. 실제 선행연구에 의하면 차염소산과 ClO2-와 반응하여 ClO3- 형태의 부산물을 생성 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Angyal et al. 2023). ClO3- 는 혈액 내 용혈과 메트헤모글로빈 형성에 따른 글로빈 (globin)의 불활성화 원인이 될 수 있는 물질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Steffen and Wetzel 1993) 고농도의 ClO3- 생성은 안전한 식수 확보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차염소산과 ClO2의 반응성에 대한 실험은 다양한 조건에서 생성되는 부산물 연구와 함께 진행될 필요가 있다.
3.8. ClO2와 응집제 간의 반응성
정수 처리장에서 입자/유기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되는 응집제는 poly aluminium chloride (PAC)와 poly aluminium hydroxy chloro sulfate (PAHCS)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응집제와 ClO2의 반응성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하였다. 실험 결과, 시간에 따라 ClO2 농도가 줄어 들긴 하였지만, 응집제가 없는 control 상태와 유사한 감소 속도를 보이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이는 응집제와 ClO2와 반응에 의한 것이 아니며 ClO2 휘발에 의한 감소로 보인다 (Fig. 9). 독립표본 t-test 통계분석 결과에서도 PAC 응집제 유무에 따른 ClO2 농도 변화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t= - 0.632, p=0.517), PAHCS 존재 유무에 따른 안정성 결과에서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t= - 0.632, p=0.442).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정수장 환경조건에서 ClO2의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한 실험을 수행하였다. 실험 결과, 환경조건에 따라 ClO2의 안정성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중에 용존된 ClO2는 높은 휘발성을 보였으나, 이러한 휘발성은 ClO2의 용존 농도와는 독립적으로 비슷한 속도로 휘발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수질에 따른 ClO2 안정성에서도 유의미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반면, 광원의 종류에 따른 ClO2의 안정성 변화에서는 뚜렷한 차이점이 관측되었다. UV-B를 공급하였을 때, 형광 및 UV-C 조건보다 더 빠른 ClO2 저감 속도가 관찰되었다. 또한, 온도가 상승할수록 ClO2의 용존 농도는 급격히 감소되는 경향을 보였고, 형광 광도가 세질수록 ClO2의 안정성이 감소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활성탄과의 반응에서는 활성탄의 양이 증가함에 따라 ClO2가 흡착되거나 환원되어 감소되는 경향을 관측하였지만, 차염소산 및 응집제와의 반응성실험에서는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본 연구 결과는 정수 처리장에서 ClO2를 소형 생물 제거를 위한 소독제로 사용할 시, 다양한 환경조건을 고려 해야할 필요성이 있음을 암시한다. ClO2는 휘발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여 적절한 투입량과 투입 지점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소독 효과를 장기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온이 낮고 광도가 낮은 환경에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ClO2는 활성탄 표면에 흡착되거나 환원되어 제거될 수 있으며, 이는 안전한 정수를 공급하는 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ClO2의 환원 반응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에 대한 생성 및 제거 메커니즘에 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적 요
정수처리 과정에서 미생물/병원성 바이러스의 제거를 위해 소독제 사용은 필수적이다. 다양한 소독제 중 이산화 염소 (ClO2)는 소형 생물 제어에 효과적인 소독제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ClO2를 정수 처리장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환경 내에서 ClO2의 화학적 안정성 및 반응성에 대한 정보가 필수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온도, 빛의 종류, 형광 강도, 수질 등 여러 환경적 요인이 ClO2의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활성탄, 응집제, 차아염소산과의 반응성을 실험적으로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ClO2의 안정성은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ClO2는 일반적으로 휘발성이 높은 물질이지만, 그 휘발 속도는 ClO2 농도와 무관하게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온도와 형광 강도가 증가할수록 ClO2 농도는 급격히 감소 하였으며, 빛의 종류에 따라서도 농도 감소 속도가 달라지 는 것이 확인되었다. 활성탄의 흡착 등 표면 반응에 의해 ClO2 농도는 상당히 감소하였으나, 응집제 및 차아염소산과의 유의미한 반응성은 관측되지 않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정수처리 시설에서 ClO2 적용 시, 투입 시점 및 투입량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또한, ClO2의 소멸 속도를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이를 보완하기 위한 설비 개발이나 적합한 환경조건을 설정하는 데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