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지속적인 개발, 기후변화 등으로 생태계가 훼손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야생생물들의 서식처가 감소함에 따라 멸종, 절멸의 위험에 처한 종들을 보호하고자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5년마다 멸종위기종위원회 등 분류군별 전문가의 심의를 통해 지정 및 해제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2012년 246종, 2017년 267종, 2022년 282종이 지정되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MOE 2023). 이에 환경부에서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6조 2항 야생생물 등의 서식실태 조사에 의거하여 인위적, 자연적 요인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거나 보호 및 관리가 필요한 종을 관찰종으로 지정하여 서식 실태를 정밀하게 조사·관리함으로써 멸종위기종 지정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현재 환경부 지정 관찰종은 포유류 3종, 조류 5종, 양서· 파충류 4종, 어류 5종, 곤충류 및 무척추동물 10종, 식물 19종으로 총 56종이 지정되어 있다 (MOE 2023). 관찰종 곤충류 중에서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 (Boyeria karubei)는 계통학적으로 잠자리목 (Odonata)에 속해 있으며, 대부분의 잠자리목은 수변식생이 풍부한 정수환경을 선호한다 (Kwon et al. 2024). 잠자리목이 포함된 OHC (Odonata, Hemiptera, Coleoptera) group은 정수 생태계의 건강성을 대변할 수 있는 지표생물로서의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Sareein et al. 2019;Han et al. 2022). 일부 잠자리목은 특정한 미소서식처에서만 발견되는데, 대표적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한국꼬마잠자리 (Nannophya koreana)는 고산 습지 및 묵논 등과 같이 제한된 서식처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ae et al. 1999;Kim et al. 2009).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는 하천 생태계 내에서도 정수환경을 나타내는 미소서식처의 고사목, 관목식물 등과 같은 특정 기질에서 성충과 유충이 주로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Cho 2021). 이는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 성충이 주로 고사목과 목본식물, 뿌리 등이 분포하는 지점 인근에서 주로 산란하는 특성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사료된다 (Cho 2021). 그 외 국내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 개체군의 양적 풍부성, 분포 및 동태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며, 국가적색목록자료집 (NIBR 2023)에서도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를 정보부족 (Data deficient, DD)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외에서도 Boyeria의 계통발생학적 연구 (Kohli et al. 2014), Aeshnidae 속의 계통 연구 (Schneider et al. 2023) 등 대부분 분류학적 연구만 이루어져 해당종에 대한 분포 및 서식지 등 생태학적 특성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또한, 국내 서식하는 한국개미 허리왕잠자리는 근연종과의 무늬 형태 및 색 차이에 근거하여 최초 신종 (B. jamjari sp. nov.)으로 간주되었다 (Jung 2012). 하지만 정기준표본이 지정되지 않는 등 국제동물명 명규약을 따르지 않아 현재 B. karubei의 동종이명으로 인정되고 있으며 (Cho 2021), 향후 유전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계통분류학적 정립이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문헌자료를 통해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가 발견된 지점을 대상으로 서식유·무를 검증하고 국내 분포 현황 및 서식지 특성을 파악하여 향후 관찰종 및 멸종 위기 야생생물 지정·해제 연구의 기초자료로 이용하고자 수행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조사지점 및 조사시기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적색목록자료집 (NIBR 2023) 제작을 위해 수집된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 출현 자료를 이용 하여 29개 조사지점을 확보하였다. 조사를 수행한 지점은 개체군 및 서식지 보호를 위해 정확한 위치는 표시하지 않았으며, 국토지리정보원의 1 : 25,000 도엽 약자로 구분하였다 (Table 1, Fig. 1). 동일 도엽 내 다수의 서식지가 있는 경우에는 도엽 약자에 번호를 부여해 구분하였다.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우화 전 시기인 2024년 5~6월에 지점별로 1회씩 현장검증을 실시하였다.
2.2. 조사방법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유충을 Hand net (diameter 30 cm, mesh 0.5 mm)을 이용하여 정점을 기준으로 상·하류 반경 200 m 내에서 다양한 미소서식처를 대상으로 50분 동안 정성채집하였다. 채집된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는 현장에서 사진 촬영 및 동정 후 방생하였으며, 동정은 Jung (2011, 2012)을 참고하였다. 물리적 서식처 환경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수심 (D, cm), 유속 (U, m s-1), 하상 입도를 측정하였다.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가 채집된 정점에서 막대자를 이용하여 수심을 측정한 후, Craig (1987)의 방법을 참고하여 유속을 산출하였다 (Eq.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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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gravitational acceleration (981 m 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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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Maximum water level when the ruler is parallel to the river f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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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 Maximum water level when the ruler is perpendicular to the river flow
Cummins (1962)의 방법을 이용하여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가 출현한 정점의 하상 입도를 Boulder, Cobble, Pebble, Gravel, Silt/Sand 5단계로 구분하고 상대적인 비율을 측정한 후 파이 (phi, Φ)값으로 변환하였다 (Kong and Song 2023).
2.3. 서식지 특성
이·화학적 수질 현황은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서식이 확인된 조사지점과 최인접한 동일 수계에 위치한 수질측정망 (https://water.nier.go.kr)의 자료를 이용하였다. 물리적 서식처 특성인 고도와 토지이용현황 자료는 v-world (https://www.vworld.kr)의 수치표고모형 (Digital elevation model, DEM), 토지이용현황도를 이용하였다. 토지이용현황은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 조사지점을 기준으로 반경 200 m의 정사각형 버퍼 (buffer)를 설정하여 확인하였다. 고도, 토지이용현황 등의 공간정보분석은 QGIS (v3.34.92; QGIS Development Team 2024)를 이용하였다. 토지이용현황과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 개체수의 상관 관계 (correlation)를 파악하고자 R (v 4.4.1; R Core Team 2024)의 Hmisc (Harrell and Dupont 2024) 패키지를 활용 하였다.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물리적 미소서식처 유형 평가는 유속, 수심, 하상 자료를 Kim et al. (2017)의 방법에 적용하여 하상기질의 평균 입경 (Φm)을 산출하였다 (Eq. 2, Tabl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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Φm : the mean value of grain size in streamb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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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 : the areal ratio of grain size i inter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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Φi : the median Φ value of grain size i interval
2.4. 공동출현종 분석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주요 공동출현종을 파악하고자 조사를 수행한 29개 조사지점을 대상으로 동일 수계 반경 500 m 이내에 있는 전국자연환경조사 (2019~2022)의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문헌자료 (https://www.nie-eco bank.kr)를 이용하여 연관 규칙 분석 (Association rule analysis)을 실시하였다. 연관 규칙 분석은 장바구니 분석 (market basket analysis)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물건을 구매할 때 함께 구매될 가능성이 높은 물건을 파악하여 재고 물품 관리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Lim and Do 2024). 이후 Huang et al. (2020), Xu and Luo (2021), Gao et al. (2023)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생태학에서는 생물종이 동시에 발견되는 패턴을 분석하여 공동출현종 파악에 유용한 분석으로 이용되고 있다 (Samecka-Cymerman et al. 2010;Leote et al. 2020). 연관 규칙 분석의 지지도 (Support)는 항목이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를 의미하고, 신뢰도 (Confidence)는 항목 X가 주어졌을 때 항목 Y가 발생할 조건부 확률로 1에 가까울수록 항목 X와 Y 사이의 연관성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Lim and Do 2024). 본 연구에서는 지지도 0.1, 신뢰도 0.9 로 설정하였고, 공집합을 포함하는 의미없는 규칙을 제외 하고자 규칙의 최소 길이 (minlen)는 2로 설정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나타나는 향상도는 연관된 종이 함께 나타날 확률을 나타내는 지표로 1.5보다 크면 대상종과 유사한 이·화학적 특성을 나타내는 환경에 서식할 가능성이 높은 종으로 예상할 수 있다 (Leote et al. 2020;Lim and Do 2024).
이를 바탕으로 서식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과 연관 규칙 분석을 통해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공동출현종 및 서식처 환경을 간접적으로 분석하였으며 (Kim et al. 2016;An et al. 2020;Lim and Do 2024), 분석은 R (v 4.4.1; R Core Team 2024)의 arules (Hahsler et al. 2005), arulesViz (Hahsler 2017) 패키지를 이용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분포 현황
문헌에서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서식이 확인된 20개 도엽 총 29개 지점을 대상으로 조사를 수행한 결과, 4개 (CP, MG, UC, DN) 도엽 7개 지점에서 총 41개체가 확인 되었다 (Fig. 1).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는 CP 도엽에서 총 4개 지점 (CP-1, CP-2, CP-3, CP-4)으로 가장 많이 확인되었으며, MG, UC, DN 도엽은 각 1지점에서 확인되었다. 출현 개체수는 MG 도엽에서 13개체로 가장 많이 출현하였고, CP 도엽의 CP-3 지점에서 1개체로 가장 적게 확인 되었다 (Fig. 2). MG 도엽의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는 고사목 및 수중에 잠겨있는 수변식물의 가지에서 주로 발견된 반면, 하상기질의 공극이나 낙엽 더미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Fig. 3a). Cho (2021)의 연구에서 한국개미허리왕 잠자리의 서식환경을 산기슭의 중간크기 하천으로 제시하고 있어, 향후 조사지점 및 정점 선정에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CP-3 지점은 MG 도엽에 비해 수변식생이 빈약하고, 산림보다 주거지 및 상업지의 면적이 넓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Fig. 3b). 이는 비점오염원의 유입 등 수질오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MG 도엽에 비해 상대적으로 서식지 수질 환경이 불리한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장기적인 수질 측정 결과를 기반으로 한 정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3.2. 서식지 특성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가 출현한 지점을 대상으로 물리적 서식환경을 분석하였다 (Table 3). 하상기질의 입경 평균은 - 2.1 (Φm)이었으며, 수심은 평균 63.0 cm, 유속은 평균 0.2 m s-1였다. 일반적으로 하천 생태계에서 유속이 느려지는 구간에서는 입자크기가 작은 모래가 퇴적되며, 이는 Boyeria 속이 유수역의 퇴적구간에 주로 서식하는 특성과 일치하는 결과였다 (Merritt et al. 2008). Kim et al. (2017)은 하천의 물리적 미소서식처를 9가지로 유형화하고 있으며, 본 연구에서 측정된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환경요인별 (하상, 유속, 수심) 평균값을 적용한 결과 지점별 서식처 유형은 ‘흐름’ 또는 ‘소구간’으로 평가되었다 (Table 3). 이는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가 선호하는 서식처의 물리적인 특성이 유속이 느린 세립질 구간임을 방증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고도 39~244 m에서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서식이 확인되었으며, 고도가 낮아질수록 개체수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중 244 m에서 최대 개체수가 출현하여, 향후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분포에 고도 또는 수온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수질은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서식이 확인된 지점 인근 수질측정망 데이터를 활용하였으며, 5~6월 동안 벽계천, 벽계천-1에서 월 4회, 하궁저수지, 유동천에서 월 1회 측정된 자료를 바탕으로 평균(±SD)값을 확인하였다 (Table 4). 수온은 9.00(±1.13)~22.40(±6.22), DO는 6.15 (±4.88)~10.90(±0.42), BOD5는 0.70(±0.28)~1.25 (±0.21), COD는 2.05(±0.21)~5.20(±0.85), SS는 1.50(±0.14)~5.05(±1.91), T-N은 1.64(±0.50)~4.60 (±0.06), T-P는 0.01(±0.00)~0.04(±0.00)였으며, 물환경 정책기본법의 수질환경 기준에 따라 매우 양호한 수질 상태를 나타내었다. 이 중 UC-4 지점은 조사기간 동안 가장 낮은 수온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이는 수질측 정망의 위치가 조사지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류에 위치한 결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수질환경요인은 서식지 일대의 일반적인 특성으로 향후 조사정점을 대상으로 장기적이고 정기적인 측정값을 기반으로 정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가 출현한 지점을 대상으로 지점별 토지이용현황 및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Table 5). 다른 항목에 비해 자연성이 높은 산림면적을 지점별 비교한 결과 MG 지점 112,891 m2 (70.56%), DN-2 지점 71,646 m2 (44.79%), CP-2 지점 61,294 m2 (38.31%), CP-1 지점 55,555 m2 (34.72%), CP-4 지점 53,538 m2 (33.46%), UC-4 지점 43,384 m2 (27.12%), CP-3 지점 34,236 m2 (21.40%)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는 산림면적이 넓은 하천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Cho 2021), 본 연구에서도 유의한 양의 상관성 (p<0.01)을 나타낸 산림면적이 가장 넓은 MG 지점에서 최대개체수가 확인되었다 (Table 6). 또한 상관관계 분석에서 교통시설이 유의한 양의 상관성 (p<0.05)을 나타내었는데, 이는 최대개체수가 확인된 MG 지점과 도로가 인접한 결과로 판단된다. 최소개체수가 확인된 CP-3 지점은 유의한 음의 상관성 (p<0.05)을 나타낸 주거지 및 상업지 면적이 51,401 m2 (32.13%)로 가장 넓은 것으로 분석되어 비점오염원 및 이·치수 목적에 의한 교란의 빈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염원 유입 등의 인위적 교란은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군집 및 민감종의 분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Power et al. 1988;Baeg et al. 1996;Kwak et al. 2004). 또한 농지, 주거지 및 상업지 인근 지역에서 장마철 수해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자 제방공사가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인위적 환경조성은 수변식생 및 고사목과 같은 자연구조물이 훼손된다 (Tockner et al. 2006;Jähnig et al. 2009). 특히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는 고사목 및 수변식생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Cho 2021), 하천 제방 공사로 인한 고사목의 제거, 수변식생의 단순화는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서식 및 분포에 높은 위협요인 중 하나로 생각된다.
3.3. 공동출현종 분석
현장 조사지점에 서식하는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과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를 대상으로 연관 규칙 분석을 통해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가 포함된 상위 50개 규칙을 추출하여 공동출현종을 확인하였다 (Fig. 4). 지지도 (support)를 기준으로 물잠자리 (Calopteryx japonica), 일본가시날도래 (Goera japonica)가 연관성이 높았고, 향상도 (lift)를 기준으로 참다슬기 (Semisulcospira coreana), 꼬마줄날도래 KUb (Cheumatopsyche KUb), 세갈래하루살이 (Choroterpes (Euthraulus) altioculus), 강하루살이 (Rhoenanthus coreanus), 동양줄날도래 (Hydropsyche orientalis), 네점하루살이 (Ecdyonurus levis), 두점하루살이 (Ecdyonurus kibunensis), 실지렁이 (Limnodrilus gotoi)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Tables 7, 8). 물잠자리와 실지렁이는 유속이 느리고 세립질의 하상이 풍부한 정수환경을 선호하며 상대적으로 다양한 서식환경에 높은 적응도를 보이므로 (Kil et al. 2010;Son and Choi 2021)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와 연관성이 높게 분석된 것으로 판단된다. 참다슬기, 일본가시날도래, 두점하루살이는 하천 생태계의 대표적인 유수성 종이며 (Kim et al. 2018), 이는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서식지 환경이 유수역이라는 점에서 공통된 결과라 할 수 있다 (Jeon and Lee 2014). 특히, 참다슬기는 국내 중·북부에 주로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한국개미허리 왕잠자리와 서식 범위가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 (Kim et al. 2012).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분포는 인위적·자연적 교란에 따른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많은 연구에서 서식환경을 간접적으로 파악하는 생물학적 지표종으로 이용되고 있다 (Ro and Chun 2004;Han et al. 2022). 이를 바탕으로 공동출현종의 주요 서식지를 종합한 결과, 유수 환경에서 수변식생 및 세립질의 하상이 발달한 구간이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미소서식처 특성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향후 이·화학적 서식처 특성과 함께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조사지점 선정에 참다슬기, 두점하루살이 등과 같은 공동출현종의 서식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본 연구의 연관 규칙 분석은 과거 문헌자료 (2019~2022)를 이용하였으므로, 현장 조사시점에 서식하고 있는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과 상이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향후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 현장 조사 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에 대한 군집조사를 병행하여 공동출현종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의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향후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신규 서식지 발굴 및 개체군·서식처 변화를 추적하기 위한 추가 조사를 수행할 계획이다. 특히, 물리적 서식환경 특성 및 수질환경 요인에 대한 장기적이고 정기적인 자료가 축적되어야 하며, 이를 이용한 정밀한 생태학적 서식처 특성 연구가 필요하다.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는 서식처 내에서도 개체밀도가 매우 낮아 직접조사 시 어려움이 있으므로 종 특이 마커 개발을 통한 환경유전자 검출기법 개발 등 다각적인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일부 문헌지점 중에는 형태학적으로 유사한 개미허리왕잠자리 (B. maclachlani)가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로 오동정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문헌지점에 대한 면밀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적 요
본 연구는 문헌자료를 바탕으로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서식지를 조사하여 향후 관찰종 및 멸종위기 야생생물 지정·해제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수행하였다. 문헌 및 본 조사에서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 서식이 확인된 지점은 개체군 및 서식지 보호를 위해 국토지리정보원의 1 : 25,000 도엽으로 표시하였다. 총 20개 도엽에서 29개 지점을 조사한 결과, CP, MG, UC, DN 도엽의 7개 지점에서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 41개체가 관찰되었다. 그중 MG 도엽에서 13개체로 가장 많았고, CP 도엽의 CP-3 지점에 서 1개체로 가장 적었다. 토지이용분석 결과, 최대개체수가 확인된 MG 지점은 산림면적 (70.56%)은 넓고 농지면적 (12.63%)은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개체수가 확인된 CP-3 지점의 경우 농지면적 (26.47%)은 좁았으나 주거지 및 상업지 면적이 19,616 m2 (32.13%)로 가장 넓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서식이 확인된 지점에 대한 물리적 서식처 환경 측정 결과 하상기질의 평균 입경 (Φm)은 - 2.1, 수심은 평균 63.0 cm, 유속은 평균 0.2 m s-1였다. 연관 규칙 분석 (Association rule analysis)을 통한 공동출현종 분석 결과 유수성종은 참다슬기, 일본가시날도래, 두점하루살이, 정수성종은 물잠자리, 실지렁이가 가장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이를 종합하면 한국개미허리왕잠자리의 미소서식처는 수질이 양호한 유수역의 세립질 하상이 퇴적되는 흐름 또는 소구간에 서식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