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김속 (Pyropia)은 홍조식물문 (Rhodophyta)에 속하는 해조류로 염분 적응성이 강하고 전 세계의 열대해역에서부터 한대해역에 이르기까지 널리 분포한다 (Lee and Kang 2002). 우리나라에서는 25종이 자생하고 있으며, 방사무늬김 (Neopyropia yezoensis), 모무늬돌김 (Neopyropia seriata)과 잇바디돌김 (Neopyropia dentata)이 주로 양식되고 있다. 김의 양식 생산량은 2023년 기준 약 53만톤 (생산금액은 6,308억)이었으며, 수출금액은 7억 9백만 달러로 수산물 중 가장 높았다. 방사무늬김은 우리나라 김 양식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양식종으로 자웅 동주이고 만기산으로 저온에서 생장이 좋으며 재래김이나 일부 김밥용 김으로 제조되고 있다 (MOF 2018;KLIA 2019). 잇바디돌김은 자웅이주이고 방사무늬김에 비해 맛과 식감이 더 좋다고 알려져 있다 (Hwang 1994;Kikuchi 2006;Lee and Yoon 2006;Kim 2011). 또한 방사무늬김보다 상대적으로 수온이 높은 10월부터 양식이 시작되어 12월까지 짧은 기간 동안 생산되며 재배지역이 제한적이다. 우리나라 주요 양식품종인 방사무늬김과 잇바디돌김은 단순식품 외의 가공식품과 기능성 물질의 원료로 활용되어 경제적 가치가 매우 높다 (Sasuga et al. 2018).
최근 기후변화로 해수 수온이 상승하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변화는 양식 김 생산성에 영향을 미친다 (Le et al. 2018;Tulandi and Tumangkeng 2021).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을 평가한 결과, 양식어업 중 해조류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김은 수온에 민감해 기후변화에 취약한 품종으로 분류되었다 (Kim et al. 2021). 김 생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환경 요인으로는 수온, 염분, 조도, 일조시간, 영양염 등이 있으며 이런 환경의 변화는 생장 및 성숙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이다 (Ada et al. 2010;Kim et al. 2012;Cui et al. 2015;Ma et al. 2020;Yin et al. 2022). 김 양식초기 수온이 지속적으로 하강하지 않고 상승하면 싹녹음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로 인해 김의 채묘시기는 안정적인 수온하강시기까지 점차 늦어지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방사무늬김보다 빨리 양식이 시작되는 잇바디돌김은 양식 초기의 수온상승 등 해양환경 변화로 채묘 불안정과 질병 피해가 발생하였다 (Han et al. 2021).
방사무늬김과 잇바디돌김 관련된 연구는 양식시기에 따른 색소 변화, 아미노산과 광합성 성분 분석, 스트레스에 따른 생장과 영양염 소모, 양식 어기 환경에 따른 종별 포자 형성과 생장 특성 등이 수행되었다 (Kim 1999;Kim et al. 2012;Jung et al. 2016;Choi 2018;Han et al. 2021;Li et al. 2021). 그러나, 환경스트레스에 따른 주요 양식대상 종인 방사무늬김과 잇바디돌김의 초기 생장특성에 대한 연구결과는 미비한 실정이다. 본 연구는 양식 초기에 환경 변화에 따른 양식 김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방사무늬김과 잇바디돌김을 대상으로 채묘 후 엽체 크기별 수온과 조도조건에 따른 생장 특성을 조사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시료 채집 및 사상체 유도
방사무늬김은 전남 신안군 송공항에서 채집하였으며, 잇바디돌김은 전남 진도군 회동에서 엽체를 채집하였다. 채집된 엽체는 계통주 유도를 위해 김 엽체를 1 cm× 1 cm 크기로 절단하여 멸균해수로 세척한 후 Provasoli’s enriched seawater (PES) 배지가 담긴 petri-dish에 넣어 과포자 방출을 유도하였다. 과포자가 사상체로 발아하면, 현미경 검경하에서 1개의 사상체로 분리하여 수온 20°C, 광조건 20 μmol photons m-2·s-1에서 14L : 10D 장일조건으로 배양하였다.
2.2. 생장도 조사
배양된 방사무늬김과 잇바디돌김의 사상체는 수온은 25°C, 조도는 80 μmol photons m-2·s-1의 10L : 14D 단일 조건에서 각포자낭 형성을 유도하였다. 각포자낭이 형성된 사상체는 PES 배양액과 채묘용 실이 들어있는 250 mL flask로 옮겨 20°C 조건에서 통기배양하여 각포자의 방출과 부착을 유도하였다. 채묘된 포자는 1 mm와 10 mm 엽체로 생장시켜 500 mL flask에 각 10개씩 분리하였다. 수온은 20, 22, 24, 26, 28°C 조건, 조도는 일반 배양 조도인 80 μmol photons m-2·s-1와 낮은 조도인 40 μmol photons m-2·s-1 조건, 10L : 14D 단일조건에서 배양하였다. 채묘 상태와 엽체 발아는 형광현미경 (D90; Olympus, Japan)을 이용하여 확인하였다. 김 엽체의 엽체 크기는 1 mm 엽체와 10 mm 엽체로 구분하였으며, 각 30개체를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하였다. 촬영한 김 엽체의 엽장과 엽폭은 Image J 영상처리분석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Bethesda, USA) 프로그램으로 분석하였다. 상대생장률 (Relative growth rate)은 1 mm 엽체와 10 mm 엽체를 2주 동안 배양하였으며, 처리 조건에 따라 측정된 값들을 이용하여 아래의 식으로 계산하였다 (Eq. 1).
A1: 초기 엽체 면적, A2: 2주 후 엽체 면적, T1, T2: 배양 기간 (일)
2.3. 통계분석
수온조건, 조도의 조건과 김 엽체의 상대생장률과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하여 SPSS (ver.10) 프로그램을 이용하였으며, 이원분산분석 (Two-way ANOVA)으로 유의성 (p<0.05)을 확인한 후 사후검정은 Tukey’s HSD test로 각 조건의 차이를 파악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방사무늬김과 잇바디돌김의 엽체 크기에 따른 상대생장률은 수온과 조도조건에 따른 차이 (p<0.001)와 종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Table 1). 품종간 생장차이는 수온과 조도조건에 따라 유의하게 나타났으며 (p<0.001), 엽체 크기에 따른 생장차이도 확인되었다. 수온조건에서 방사무늬김의 생장은 20°C에서 가장 빨랐으며, 22°C 이상 부터 감소하였고 잇바디돌김의 생장은 22, 22°C에서 높은 생장을 보였다. 수온조건에서 잇바디돌김은 방사무늬 김보다 높은 수온에서 생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도조 건에 따른 방사무늬김과 잇바디돌김은 40 μmol photons m-2·s-1보다 80 μmol photons m-2·s-1에서 생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p<0.001). 방사무늬김과 잇바디돌김의 엽체 크기에 따른 생장은 수온와 광조건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Fig. 1). 방사무늬김 1 mm 엽체는 20°C에서 생장하였으나, 22°C 이상에서는 생장을 하지 못하고 녹거나 사멸하였다. 방사무늬김 10 mm 엽체는 20°C에서 생장 저해가 나타났으며, 28°C에서는 사멸하였다. 또한, 방사무늬김 10 mm 엽체는 26°C까지 엽체가 두꺼워지거나 비정상적인 형태를 보였다. 잇바디돌김의 경우 1 mm 엽체는 40 μmol photons m-2·s-1 조도조건 시 26°C 이상에서 생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80 μmol photons m-2·s-1 조도조건에서는 28°C에서 급격히 감소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잇바디돌김 10 mm 엽체는 모든 조건에서 정상적인 형태를 유지하며 생장하였다. 이러한 결과로 보아 잇바디돌김은 작은 엽체가 조도와 수온에 의해 받는 영향이 큰 것으로 사료된다.
방사무늬김과 잇바디돌김의 수온과 광 조건에 따른 상대생장률은 종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p<0.05). 광 조건 40 photons μmol m-2·s-1에서 방사무늬김 1 mm 엽체의 상대생장률은 20°C에서 4.30±0.55% day-1로 가장 높았으며, 26°C에서 -1.67±1.12% day-1로 최저 값을 보였다 (Fig. 2). 광조건 80 μmol photons m-2·s-1에서의 방사무늬김의 상대생장률은 20~24°C에서는 평균 6.63± 2.27% day-1로 나타났으나 26°C에서 -0.42±0.28% day-1 로 급격히 감소하였다. 광 조건 40 μmol photons m-2·s-1 에서 방사무늬김 10 mm 엽체의 상대생장률은 20°C부터 -6.00±0.42% day-1로 감소하였으며, 28°C에서 -8.60 ±0.18% day-1로 가장 낮은 값을 보였다. 광조건 80 μmol photons m-2·s-1에서도 방사무늬김 10 mm 엽체의 상대 생장률은 20°C부터 -0.99±0.33% day-1로 감소하였으며, 28°C에서 -10.5±0.35% day-1로 최저값을 보였다.
광 조건 40 μmol photons m-2·s-1에서 잇바디돌김 1 mm 엽체의 상대생장률은 20°C에서 18.07±0.24% day-1 로 가장 높았으며, 28°C에서 6.23±0.18% day-1로 가장 낮았다. 광 조건 80 μmol photons m-2·s-1에서 잇바디돌김 1 mm 엽체의 상대생장률은 22°C에서 25.70±0.26% day-1 로 가장 높은 값을 보였으며, 수온이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광 조건 40 μmol photons m-2·s-1에서 잇 바디돌김 10 mm 엽체의 상대생장률은 22°C까지 10% 정도였으나, 28°C에서 1.41±0.18% day-1로 가장 낮은 값을 보였다. 광 조건 80 μmol photons m-2·s-1에서 잇바디돌김 10 mm 엽체의 상대생장률은 20°C에서 11.04±0.12% day-1로 가장 높았고 22~26°C까지 소폭 변동차가 있었으며, 28°C에서는 2.58±0.33% day-1로 최저값을 보였다. 수온과 광 조건에 따른 잇바디돌김의 상대생장률은 1 mm 엽체와 10 mm 엽체 모두 방사무늬김보다 높은 값을 나타냈다.
본 연구에서는 방사무늬김과 잇바디돌김은 엽체 크기 (엽체 1 mm와 10 mm), 수온과 조도조건에 따라 엽체의 생장에 영향을 받는 것을 확인하였다. 방사무늬김은 적정 생장 수온 (5~15°C)보다 높은 20°C 이상에서는 엽체가 정상적으로 생장하지 못하였다. 또한, 방사무늬김은 수온증가에 따라 어린 엽체가 생장 저해와 사멸이 높았으며, 성숙 엽체도 생장 저해와 형태 변이를 보였다. Suda and Mikami (2020)는 방사무늬김이 15°C에서 25°C로 수온을 증가시켰을 때 생장은 유지하지만, 정상적인 엽체 형태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세포 분열 방향을 방해한다고 하였다. 또한, 방사무늬김은 17~25°C 조건에서 생장에 저해가 나타났으며, 20°C 이상 조건에서는 광합성 효율이 급격히 감소하여 3주 후 광합성이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Shin et al. 2018;Terada et al. 2020;Yin et al. 2022). Ding et al. (2016)의 연구에서는 방사무늬김을 13일 동안 수온에 따른 분열율을 측정한 결과 18°C에서 32.9%, 23°C는 28.2%, 24°C는 15.9%로 감소하며 수온이 높아질수록 엽체가 비정상적으로 생장하거나 사멸한다고 보고하였다. 이와 유사하게, 본 연구에서도 방사무늬김이 2주 동안 수온이 20°C 이상으로 유지되면 엽체가 정상적으로 생장하지 못하거나 사멸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Kim (1999)의 연구에서는 수온 (10, 15, 20, 25, 30°C)과 조도 (10, 20, 40, 80 μmol photons m-2·s-1) 조건에 따른 잇바디돌김의 생장 조사 결과, 10~15°C에서 생장이 가장 빠르고, 20~25°C 조건에서도 생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하였으며, 25°C에서 2주 배양 시 과포자낭이 형성되며 조도가 낮을수록 형성 비율은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도 잇바디돌김은 40 μmol photons m-2·s-1보다 80 μmol photons m-2·s-1 조건에서 생장이 더 좋았으며 수온은 20~24°C까지 생장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수온과 조도조건의 변화는 방사무늬김과 잇바디돌김의 생장 초기 상대생장률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판단된다.
Kim et al. (2021)은 수온과 일조율은 김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며 그중 수온은 작황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큰 핵심 요소로서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하였다. 최근 5년간 8월부터 10월까지 주요 4개 양식장의 수온을 비교한 결과, 당해 년도는 최근 5년 평균 대비 수온이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Fig. 3). 군산, 신안, 해남, 부산 지역에서 9월 중순까지 수온이 하강하지 않고 유지되 었으며 이후 소폭 하강하였으나 다시 일정기간 동안 정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무늬김의 해상채묘는 수온이 20~22°C 이하, 잇바디돌김은 24°C 이하로 내려갈 때 채묘를 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24°C 이하로 하강하는 시기는 군산, 신안은 10월 2일, 해남은 9월 30일, 부산은 10월 4일로 조사되었다. KMI (2020)에 의하면 2019년 10월부터 2020년 1월까지 김 생산량이 전년 대비 약 24% 이상 감소 하였다고 보고하였으며, 이러한 이유로는 전년 대비 수온이 상승하였으나 관행적인 시기에 수행된 채묘로 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김 양식 초기 수온 정체 현상은 생장과 품질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양식을 위해서는 채묘 및 양성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지구적인 환경변화에 따라 김 양식장의 양식 시기 수온 상승과 빈영양 환경 등에 대응하기 위해 교잡이나 돌연변 이원 처리를 통해 내성을 가지는 품종 개발을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Ding et al. 2016;Wu et al. 2017;Shin et al. 2018). 김 양식장의 환경은 실내 연구를 통해 개발된 품종이 생장과 특성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현장 적용 연구를 통해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김 양식장 환경변화에 따른 적합 양식 대상종 선정과 양식 시기 동안 지속적인 생산량 유지를 위한 냉동망 보급 등 양식 방법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 결과는 적정 수온 시기 채묘를 통해 엽체 생장 저해와 질병 피해를 감소시키고 안정적인 김 양식을 위한 기초자료로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적 요
본 연구에서는 안정적인 김 양식을 위해 방사무늬김과 잇바디돌김의 양식 초기 환경 스트레스에 따른 생장 특성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수온과 조도 조건에 따른 품종간 생장은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으며 방사무늬김보다 잇바디돌김이 취약한 환경에서 생장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 었다. 조도 조건은 두 품종 모두 40 μmol photons m-2·s-1 보다 80 μmol photons m-2·s-1에서 생장이 우수했으며, 수온의 경우 방사무늬김은 22°C 이상, 잇바디돌김은 26°C 이상에서 생장이 저해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수온과 조도 조건이 생장에 미치는 영향은 1 mm 엽체보다 10 mm 엽체에서 더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품종간 채묘 및 양성 시기 조절을 통해 김 양식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