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유전적 다양성은 생물다양성의 중요한 구성 요소일 뿐만 아니라 (Humphries et al. 1995), 멸종에 대한 위협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 역할을 한다 (Frankham et al. 2002;Evans and Sheldon 2008).
유전적 다양성의 감소는 보통 유효 개체군의 크기가 작은 멸종위기종에서 흔히 나타나는 문제로 근친교배와 유전적 부동, 제한된 유전자 흐름, 개체군 감소 등으로 인해 나타난다 (Furlan et al. 2012;Pinsky and Palumbi 2014). 이는 정자의 질과 새끼 수의 감소 (Hedrick and Fredrickson 2010), 새끼의 사망률 증가 (Ralls et al. 1988), 질병과 기생충에 대한 면역력 감소 (Coltman et al. 1999) 와 같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약화시켜 해당 개체군의 멸종을 야기할 수 있다 (Frankham et al. 2004;Markert et al. 2010;Rivers et al. 2014). 따라서 멸종위기종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증식 및 복원을 통한 개체수 증가와 함께 유전적 다양성과 변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Lande 1988;Gasca-Pineda et al. 2013;Liu et al. 2022).
미토콘드리아 DNA 유전자 (mitochondrial DNA, mtDNA)는 핵 DNA에 비해 변이성이 높고 모계유전의 특성을 보여 (Brown et al. 1979;Wilson et al. 1985), 종 동정 (Kocher et al. 1989;Irwin et al. 1991), 분류 및 계통발생 연구 (Kuwayama and Ozawa 2000;Min et al. 2004) 등 포유류를 포함한 동물 개체군의 유전적 마커로 널리 이용 되고 있다 (Avise et al. 1987;Nabholz et al. 2008). 또한, mtDNA의 다양성은 개체군 크기의 변화와 같은 인구적 영 향의 반영을 가정하기 때문에 보전 목적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으며 (Harrison 1989;Roman and Palumbi 2003), 초 위성체는 포유류의 유전체 내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다형성이 높고 풍부하여 이를 유전적 마커로 이용하는 것은 멸종위기종의 보전과 개체군 관리에 유용할 수 있다 (Maudet et al. 2001;Kim et al. 2004).
비침습적 방법으로 동물의 배설물이나 털과 같은 시료에서 유전 물질을 추출하면, 개체를 직접 포획하지 않고도 개체군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Waits and Paetkau 2005). 이러한 방법은 특히 멸종 위기에 처한 포유류처럼 관찰과 포획이 어려운 동물의 종 동정, 개체 구분, 성별 판별을 통해 개체군의 풍부도와 유효 개체군 크기를 추정하는 데 유용하고, 더 나아가 계통지리학적 관계와 유전적 다양성 분석에도 활용될 수 있다 (Mondol et al. 2009;Moran-Luis et al. 2014;Jang et al. 2020).
산양 (long-tailed goral, N. caudatus)은 우제목 (Artiodactyla) 소과 (Bovidae)에 속하는 동물로 극동 러시아와 중국 북동부, 한반도에 걸쳐 서식하고 있다 (Wilson and Reeder 2005). 주로 서식지 파괴와 파편화, 밀렵 등 인간의 활동에 의해 산양의 개체군 크기가 감소하여 이들은 세계자연보전연맹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의 취약종으로 분류되었으며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auna and Flora)의 부속서 I에 등재되어 상업적인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Hutton and Dickson 2000;Bragina et al. 2020). 국내에서는 환경부 멸종위기야생생물 I급 (1982) 및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1968)로 지정하여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국내 산양은 비무장지대, 백두대간의 설악산, 양구-화천 및 울진-삼척 권역을 중심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개체군을 형성하고 있으며 (Choi et al. 2015;Jang et al. 2020), 이를 중심으로 분포가 점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추세이다 (NIE 2022). 특히, 울진-삼척 권역은 국내 산양 개체군이 대규모로 서식하는 최남단 지역으로 백두대간에서 낙동정맥 (영양군, 청송군, 영덕군, 포항시 등)으로 산양이 확산하는 데 중요한 공급 개체군 역할을 할 수 있다 (NIE 2022).
따라서 본 연구는 멸종위기종 산양의 보전에 있어 지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울진-삼척 권역에 서식하는 산양 개체군의 유전적 특성을 파악하여 향후 보전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유전자 분석 시료를 확보하였고, 초위성체 표지인자를 이용하여 산양 개체군의 유전적 특성과 다양성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실험 재료
본 연구를 위해 2021년 10월부터 2022년 2월까지 경상북도 울진군과 강원도 삼척시의 산양 서식지를 조사하여 99개의 분변 (울진군 52개, 삼척시 47개)을 수집하였다 (Fig. 1). 수집한 분변 시료는 DNA를 추출할 때까지 -70°C 냉동고에서 보관하였으며, QIAamp Fast DNA Stool Mini Kit (QIAGEN, Germany) 및 SPINeasy DNA Pro Kit for Feces (MP Biomedicals, Germany) 제품을 사용하여 genomic DNA를 추출하였다. 유전자 추출은 실험 키트의 매뉴얼을 따라 수행하였다. 추출한 DNA를 주형으로 하여, 분자 종 동정을 위해 미토콘드리아 유전체의 cytochrome b (Cyt-b) 영역을 증폭하였고, 확인된 염기서열을 GenBank (https://www.ncbi.nlm.nih.gov/genbank/)에 등록된 데이터와 비교한 후, 산양의 염기서열과 일치하는 시료만 유전적 다양성 분석에 활용하였다.
2.2. 중합효소연쇄반응 (Polymerase Chain Reaction, PCR)을 활용한 초위성체 마커의 증폭
울진-삼척 지역 산양의 유전적 다양성을 비교하고 분석하기 위해 한국 산양에서 개발된 11개 마커를 시험하였고 (An et al. 2005, 2010), Micro-Checker 2.2.3 (Van Oosterhout et al. 2004) 결과를 바탕으로 가독성 및 낮은 null 대립유전자 빈도를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10개 마커를 선정하였다. 중합효소연쇄반응 (PCR)은 Multiplex PCR Plus Kit (QIAGEN, Germany)를 사용하였으며, Multiplex PCR Master Mix 3 μL, Q-solution 0.15 μL, forward와 reverse primer 각각 0.15 μL (10 pmol), 주형 DNA 1.2 μL로 총 6 μL 부피로 실행하였다. PCR 조건은 95°C에서 5분간 초기 변성 후, 95°C에서 30초간 변성, 56~60°C에서 30초 간 결합, 72°C에서 30초간 신장을 1개의 cycle로 하여 35회 반복하였고, 72°C에서 10분간 최종 신장하였다. PCR 반응의 검증을 위해 양성 대조구와 음성 대조구를 추가하여 반응의 문제 및 오염 발생 여부를 확인하였다. PCR 산물은 Macrogen Inc. (Seoul, South Korea)에서 ABI 3730xl Genetic Analyzer (Applied Biosystems, USA) 사용하여 분석되었다. 초위성체 실험 결과 파일은 Geneious 10.2.6 (Biomatters Ltd, New Zealand)을 통해서 확인하였고, 각각의 초위성체 마커의 대립유전자형을 수집하였다. 대립 유전자형 분석 결과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최소 3회 이상 동일한 결과가 나온 샘플에 대해서만 대립유전자형을 결정하였다 (Miquel et al. 2006). 그리고 유전적 다양성 분석에 앞서, 초위성체 대립유전자형의 동일성 검사를 통해 수집된 분변이 동일한 개체에서 유래한 것인지 여부를 CERVUS v3.0.7을 사용하여 확인하였다 (Marshall et al. 1998).
2.3. 유전적 다양성 분석
유전적 다양성의 대표적 지표인 대립유전자의 개수 (number of allele, A), 기대이형접합률 (expected heterozygosity, HE), 관찰이형접합률 (observed heterozygosity, HO), 다형성정보지수 (polymorphic information content value, PIC value)는 CERVUS v3.0.7 (Marshall et al. 1998) 을 사용하여 계산하였다. 울진과 삼척을 구분된 집단으로 설정하여 전체 유전자 좌위의 고정지수 (fixation Index, FST value)를 Fstat version 2.9.4 (Goudet 1995)를 사용하여 계산하였고, PCAGEN v1.2.1 (Goudet 1999)을 사용하여 주성분 분석 (principal component analysis, PCA)을 실시하여 집단 간의 유전적 분화 정도를 측정하였다. 각 축과 관련된 통계적 유의성은 1,000회의 무작위 추출을 통해 계산되었다. 두 지역의 개체에 대한 집단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STRUCTURE 2.3.3 (Pritchard et al. 2000)을 사용하 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울진-삼척 서식 산양의 집단유전학적 분석
본 연구에서는 2021년 10월부터 2022년 2월까지 경상북도 울진군과 강원도 삼척시의 산양 서식지에서 총 99개의 분변 시료 (울진 52개, 삼척 47개)를 수집하였다. 이 중 Cyt-b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산양으로 확인된 36개 시료 (울진 14개, 삼척 22개)에 대해 유전적 분석을 진행하였다. 유전자 분석 성공률은 울진에서 27%, 삼척에서 47%로 삼척 지역의 성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울진-삼척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 지수는 Table 2에 제시되어 있다. 또한, 초위성체 대립유전자 동일성 검사 결과 일치하는 시료는 확인되지 않아 모든 분변은 다른 개체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울진 개체군의 경우, 10개 마커를 이용한 분석에서 평균 분석 시료 수는 13.2개였으며, 확인된 대립유전자의 평균 개수는 4.1개로 나타났다. SY76과 SY84 좌위의 PIC 값이 0.7 이상으로 가장 높았고, SY71과 SY76 좌위에서 각각 6 개의 대립유전자가 확인되어 가장 다양한 변이를 보였다. 반면 SY12B 좌위는 PIC 값이 0.071로 가장 낮았고, SY12B 와 SY48 좌위에서 대립유전자의 수가 각각 2개로 가장 적은 수치를 보였다. 삼척 개체군의 경우, 10개 마커의 평균 분석 시료 수는 19.5개, 대립유전자의 평균 개수는 4.9개로 울진 개체군보다 많았다. SY71과 SY76 좌위에서 각각 8개의 대립유전자가 나타나 가장 많았으며, SY71, SY76, SY84 좌위의 PIC 값이 0.7 이상으로 높았다. 울진 개체군과 마찬가지로, PIC 값이 가장 낮은 좌위는 SY12B (0.099)로 나타났다. 울진 개체군의 HE와 HO는 각각 0.600과 0.461이었으며, 삼척 개체군은 각각 0.644와 0.571로 나타났다. 울진과 삼척 개체군을 하나의 개체군으로 가정했을 때, HE는 0.651로 증가하였고, HO는 양 집단의 중간값인 0.529로 확 인되었다.
한국 산양의 유전적 다양성에 관한 이전 연구에서는 울진과 삼척을 하나의 단일 집단으로 설정하여 분석하였다 (Choi et al. 2015). 당시 연구에서는 울진과 삼척 지역에서 각각 21개, 2개의 시료를 수집하여 울진-삼척 지역 집단 (KNE_B)을 설정하고, 이 집단의 유전적 다양성을 분석한 결과, allelic diversity 4.17, allelic richness 3.72, HE 0.630, HO 0.640의 값을 보고하였다 (Table 3). 이번 연구에서 울진, 삼척 두 지역 모두 HE에 비해 HO가 상당히 낮게 나타 났으며, 과거와 비교해 평균 대립유전자의 개수 (A)와 HE 는 증가하였고 HO는 감소하는 등의 변화를 보였다. 이는 해당 지역에 서식하는 산양에 동형접합체 (homozygotes) 의 과잉이 발생하였으며, 지역적인 근친교배와 특정 유전자 좌위의 선택, null 대립유전자의 존재, Wahlund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집단 내 하위 구조의 존재 등의 여러 가능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Nei 1987;Peter et al. 2007;Hoffmann et al. 2021;Schmidt et al. 2021). 일반적으로 위와 같은 요인들을 구분하는 것은 어려우나 (Christiansen et al. 1974), 향후 개체군 분포와 같은 인구통계학적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보다 정확한 원인 파악이 가능할 것이다 (Sharma et al. 2016).
한편, 이번 연구는 삼척 지역에서 더 많은 시료를 확보하여 분석함으로써, 이전 연구 (Choi et al. 2015)에서 적은 시료 수로 인해 발생할 수 있었던 분석의 편차를 개선하였다. 또한, 이전 연구 (Choi et al. 2015)는 2000년부터 2010년 까지의 기간 동안 해당 지역 산양의 유전적 상태를 분석하 였고, 이번 연구는 2020년 이후의 유전적 상태를 보여주기 때문에, 이 두 시기를 비교함으로써 울진-삼척 지역 산양 개체군의 유전적 상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산양 보전 및 관리 방안을 수립하는 데 있어 유용한 기초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3.2. 유전적 분화와 집단 구조
Wright (1978)의 유전적 분화 기준에 따르면, FST 값 이 0.05 미만일 경우 유전적 분화가 낮고, 0.05에서 0.15 사이는 보통, 0.15에서 0.25 사이는 높음, 0.25를 초과하면 매우 높음으로 정의할 수 있다 (Tomasik and Cook 2005;Ottewell et al. 2016;Jemmali et al. 2017). 울진과 삼척 산양 집단 간 초위성체 유전자 좌위의 FST는 0.06 (p-value<0.05)으로, 낮음에 가까운 보통 수준의 유전적 분화가 유의미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어 개체군 간의 잠재적인 분화 가능성을 나타내었다. 초위성체 대립유전자 빈도를 기반으로 한 주성분 분석 (PCA) 결과에서는 두 개의 주성분이 전체 유전적 분산의 28.24%를 설명하였으며 산점도에서는 두 개체군이 명확하게 구분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두 축의 고정지수는 각각 x축 0.071, y축 0.09로 나타나 전체적인 고정지수와 유사한 수준이었으며, PC1 (x축=16.07%)은 중앙을 기준으로 좌우 개체 간에, PC2 (y축=12.17%)는 중앙과 양끝 개체 간에 약간의 군집 화된 패턴을 보였다 (Fig. 2). 구조 분석 결과에서는 예상 집단의 수가 하나 (K=1)일 때 가장 높은 가능도 (likelihood value, LnP(D)= -875.1)를 나타내 울진과 삼척 개체군은 서로 유사한 유전자 구성을 지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Fig. 3). 이처럼 두 지역의 개체군 간에는 유전적 분화가 일정 부분 일어났으나 유전적 교류는 완전히 단절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일정 수준의 번식과 같은 유전적 교류를 통해 유전적 정보를 공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추후 연결성 및 계통 분석을 통한 유전적 연결성 및 유사성에 대한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3.3. 동일 속 및 근연종과의 비교
이번 연구에서는 울진-삼척 산양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을 해외 야생 개체군의 연구 사례와 비교하였다. 연구에 적용된 초위성체 마커는 다소 차이가 있었으나 중국에서 서식하는 Chinese goral (N. griseus) 두 집단과 비교했을 때, Chinese goral의 HE와 HO는 Beijing Songshan National Nature Reserve 집단은 0.650과 0.607, Inner Mongolian Saihanwula National Nature Reserve 집단은 0.691과 0.630으로 나타나 (Yang et al. 2019), 울진-삼척 산양 개체군의 HE와 HO 모두 중국 산양 개체군과 유사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확인되었으며 HO에서 더 큰 차이를 보였다 (Table 3). 반면, 울진-삼척 산양과 동일한 tribe인 Rupicaprini에 속하는 일본 산양 (Capricornis crispus)의 세 개 지역 집단 (Iwahori et al. 2019)과 비교했을 때, 울진- 삼척 산양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은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Table 3). 이 연구에서는 총 13개 초위성체 마커 중 단형성인 1개를 제외한 12개 마커를 사용하였으며, 이 중 일부는 대만 산양 (C. swinhoei)을 대상으로 개발된 마커와 family Bovidae에 속하는 가축을 대상으로 개발된 마커, 그리고 산양 (Naemorhedus)을 대상으로 개발된 마커를 혼용하여 사용하였다 (Brezinsky et al. 1993;Bishop et al. 1994;An et al. 2005;Chang et al. 2012).
국내 산양과 동일 속의 종 및 근연종을 포함한 다양한 해외 연구 사례와의 비교를 통해 울진-삼척 산양 개체군은 비교 종 내에서는 중간 수준의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연구 결과의 부재로 인해 해외 산양 개체군과의 비교가 결여된 것은 한계점으로 생각되며, 한국 산양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연해주와 중국 북동부 등의 지역에 서식하는 산양 개체군에 대한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각 연구에서 적용된 마커의 차이나 시료 수의 차이, 분석 방법의 상이성 등으로 인해 연구 결과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유전적 다양성은 개체군의 장기적 생존과 적응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향후 더 많은 개체군을 대상으로 일관된 마커와 방법을 적용하여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적 요
산양 (Naemorhedus caudatus)은 인간의 개발과 서식지 파편화로 인한 개체수 감소로 국내에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었다. 본 연구는 산양의 분포와 확산에 있어 지리적으로 중요한 울진-삼척 권역에서 수집된 분변을 이용하여, 산양 개체군의 초위성체 유전자형에 대한 유전적 특성을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10개 초위성체 유전자 좌위에서 얻은 평균 예상 이형접합도 (HE)와 관찰 이형접합도 (HO)는 울진 개체군에서 각각 0.600과 0.461, 삼척 개체군에서 각각 0.644와 0.571로 나타났으며, 이는 다른 근연 종들과 비교했을 때 중간 수준의 유전적 다양성을 보였다. 두 지역 집단 간에는 유전자 흐름이 중간 수준으로, 초위성체 마커를 통한 집단의 유전적 분화 수준은 낮았다. 이러한 결과는 두 집단이 유사한 유전적 풀을 공유하며 유전적 차이가 작다는 것을 시사하며, 두 개체군은 하나의 연속적인 개체군으로 간주되어야 함을 제시한다. 본 연구의 유전적 증거는 울진-삼척 지역 산양 개체군의 장기적인 관리 방안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기초 자료와 중요한 유전적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