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생태계 복원의 성패는 자생식물 종자의 확보와 적절한 활용 여부에 크게 좌우된다 (McKay et al. 2005;Broadhurst et al. 2008). 종자의 원산지와 환경 적합성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복원된 개체군은 낮은 생존율과 생리적 부적응을 보일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 복원 효과를 저해할 수 있다 (Hufford and Mazer 2003). 특히 UN Decade on Ecosystem Restoration (2021~2030)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수억 ha 의 복원이 추진될 예정이어서, 복원용 종자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Merritt and Dixon 2011). 이에 따라 최근 국제적으로 복원용 종자의 품질 관리와 공급망 표준을 확립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종자의 원산지 정보, 유전적 대표성, 그리고 수집·이동 범위를 과학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관리체계의 표준 지침이 제시되었다 (Pedrini and Dixon 2020). 복원용 종자의 품질 관리와 공급망 표준 지침은 복원 성공을 위해서는 단순한 종자 양적 확보를 넘어, 복원 소재 원산지 기반의 수집 및 관리, 개체군 집단의 유전적 다양성 보존이 필수적임을 강조하며, 대규모 복원 수요에 대비한 국가별 종자 공급망 구축의 시급성을 강조한다 (Merritt and Dixon 2011). 이는 기후·지형·생태적 특성을 반영한 과학적 시드존 체계와 더불어, 법적·정책적 근거에 기반한 국가적 차원의 복원용 종자 공급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함을 강하게 보여준다. 한국 또한 대규모 생태복원 사업과 국토환경 관리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자생식물 종자의 안정적 확보와 체계적 관리 기반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National Institute of Ecology 2019).
복원용 자생식물 종자 국제 표준에 명시된 종자의 원산지 기반 수집 관리체계를 구현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은 시드존 (Seed zone) 개념이다. 시드존은 기후, 지형, 토양 등 환경 요인의 차이를 반영하여 종자의 수집·이동· 사용 범위를 과학적으로 규정한 공간 단위로 정의된다 (Johnson et al. 2004). 시드존의 설정은 복원 사업에서 복원용 종자의 현지 적합성을 유지하면서도, 필요시 기후적 응성을 고려한 종자 이동 전략을 가능하게 한다 (Lesica and Allendorf 1999;McKay et al. 2005). 이는 단순한 종자의 이력 관리뿐만이 아니라 종자 수급을 위한 생산체계 구축의 공간적 기준으로도 활용된다. 미국에서는 산림청 (US Forest Service)과 주정부가 협력하여 수십 년 전부터 시드존 지도를 개발·활용해 왔으며, 서부 지역의 잠정 시드존 (provisional seed zones) (Bower et al. 2014)뿐 아니라 동부 지역에서도 광역 협력을 통한 245개 종자 수집 권역이 구축되어 (Potter et al. 2020), 복원용 종자 수집 및 생산 사업의 표준 관리 단위로 자리잡고 있다. 유럽 또한 생태권역 (Ecoregion)과 기후 요인을 반영한 시드존 체계를 마련하여 복원용 종자 관리에 적용하고 있으며, 점차 산업화된 종자 공급체계와 연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De Vitis et al. 2017).
한국에서도 시드존 개념을 국내에 적용하려는 연구가 일부 진행되었다. Woo et al. (2023)은 소나무 (Pinus densiflora)를 대상으로 산지시험과 기후변수를 결합하여 종자 이동구역 (seed transfer zone)을 설정하였으며, Kim et al. (2021)은 미국에서 개발된 잠정 시드존 (provisional seed zone) 방법론을 국내에 적용하여 한반도 전역을 65개 권역으로 구분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특정 수종에 국한되거나 기후변수 중심의 개념적 적용에 머물러 있으며, 행정체계 등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지지 않아, 국가 차원에서 실질적으로 복원종자 수집과 생산, 관리에 활용 가능한 통합적인 시드존 체계로 발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 기후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는 현지 개체군의 적응력이 미래 환경에서도 보장된다고 보기 어렵다 (Aitken and Whitlock 2013). 실제로 여러 연구는 기온 상승과 강수 패턴 변화로 인해 종의 분포지가 북상·고도 상승하거나 서식지가 축소되는 현상을 보고하고 있다 (Parmesan and Yohe 2003;Chen et al. 2011). 그러므로 시드존을 설정할 때는 현재의 기후 특성과 미래의 기후 특성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여 시드존별 환경적 특성과 미래의 변동 양상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복원용 종자 수집, 관리와 생산체계 구축에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시드존을 설정하고, 시드존의 기후적 특성을 평가하는 데 있다. 이를 토대로 지역 맞춤형 복원 사업과 복원용 종자 수급 체계 구축에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2. 재료 및 방법
2.1. 시드존 설정
시드존 구획의 기초공간 단위로 Shin and Kim (1996)의 “한국의 생태계 구분 (I): 생태권역 구분”에서 제시한 생태권역 (Ecoprovince) 체계를 적용하였다. 이 생태권역은 전국을 대상으로 지형, 기후, 식생, 토양 등의 자연지리적 요인과 토지이용, 행정경계 등 인문지리적 요인을 종합하여 설정한 생태적 공간 단위로, 각 권역은 유사한 기후-식생- 지형 조건을 공유하도록 구분되어 있다. 본 체계는 이후 산림청의 산림경관관리기본계획 등에서 “산림경관권역”으로 활용되어 정책적으로 검증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생태권역을 1차 기준으로 사용하였으며, 행정적 관리 효율성 및 종자 이력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행정구역 경계를 2차 보조 기준으로 적용하였다. 남한의 264개 시·군·구를 기준으로, 특별시·광역시의 구 단위를 통합하여 총 164개 시·군으로 단순화하였다. 행정구역 지도와 생태권역도를 중첩한 후, 권역 경계와 행정경계가 일치하지 않는 지역에서는 지형·고도·유역 경계가 반영된 수치 표고모델 (Digital elevation model, DEM)을 추가적으로 활용하여 최종 시드존 경계를 조정하였다. 사용된 DEM은 국토지리정보원 (30 m 해상도, 2019년 기준)의 최신 수치표고 자료이며, 생태권역과 행정구역 지도는 2020년 기준 공간 정보를 사용하였다. GIS 분석은 ArcGIS 10.8 (ESRI, USA)에서 수행되었으며, 각 자료를 동일 좌표계 (EPSG : 5186)로 변환 후 중첩하였다.
시드존의 명칭은 지리적 위치 (북·중·남부), 지형구조 (평지·산지), 해안 및 도서 여부를 반영하여 부여하였다. 최종적으로, 생태권역을 우선 기준으로 하되 행정구역의 관리 편의성과 지형적 연속성을 고려하여 15개의 복원용 시드존을 확정하였다 (Fig. 1).
2.2. 시드존의 기후 특성 분석
시드존의 기후적 특성을 비교·분석하기 위하여 생물기후변수를 활용한 다변량 분산분석을 수행하였다. 기후적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서 기상청 기후정보포털에서 남한 상세 1 km 해상도 격자를 제공받아 활용하였다. 현재 기후로는 MK-PRISM v2.1 모형을 사용하였고 2000~2019년의 평균값으로 설정하였으며, 미래 기후는 5ENSMN 모형 의 SSP3-7.0 시나리오 2041~2060년 (2050s)의 평균값으로 설정하였다 (KMACIP 2025).
분석 기후인자로는 19개 생물기후변수 (Bioclimatic variable) 중 식물의 생존과 분포에 가장 중요한 인자로 선발된 6개의 생물기후변수 BIO1 (연평균기온), BIO6 (가장 추운 달 최저기온), BIO7 (연교차), BIO12 (연누적강수량), BIO15 (강수 계절성; 변동계수), BIO17 (가장 건조한 분기 강수량)을 기상청 남한상세 격자를 활용하여 제작하였다 (Table 1). 연평균기온 (BIO1)과 최한월 최저기온 (BIO6)은 식물의 생리활성, 내한성 및 월동 생존을 결정하는 주요 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Hufford and Mazer 2003;Aitken and Whitlock 2013), 기온 연교차 (BIO7)는 계절성과 생육주기 조절에 밀접하게 연관된다 (Parmesan and Yohe 2003). 또한 연누적강수량 (BIO12)은 연간 수분 가용성을 나타내고, 강수 계절성 (BIO15)은 가뭄 스트레스의 변동성을 반영하는 지표로서 식물 생존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친다 (McKay et al. 2005;Broadhurst et al. 2008). 최건기 강수량 (BIO17)은 유묘 정착과 건기 생존을 제약하는 수분 한계를 나타내며, 다양한 종 분포 및 생태 모델에서 중요한 predictor로 활용된다 (Phillips et al. 2006;St. Clair et al. 2022). 이러한 변수들은 기존 연구에서 온대 지역 식물의 분포와 생존을 설명하는 핵심 환경 요인으로 반복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 (Guisan and Thuiller 2005).
시드존의 생물기후변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를 검정하기 위하여 비모수 다변량 분산분석 (Permutational Multivariate Analysis of Variance, PERMANOVA)을 수행하였다. 유클리드 거리 (Euclidean distance)를 거리척도로 적용하였고 유의수준은 0.05, 순열 (permutation)횟수는 999회로 하였다. 각각의 시드존별 기후적 차이에 대한 검정은 Pairwise PERMANOVA를 실시하여 쌍대 비교 (pairwise comparison)를 수행하였다. 이를 통해 도출된 R2 값을 활 용하여 시드존 간 차이를 구명하였다. 시드존별 기후의 유사성을 시각적·정량적으로 확인하기 위하여 선형판별분석 (Linear Discriminant Analysis, LDA)을 수행하였다. LDA는 다차원 기후변수를 축소하여 집단 간 판별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각 시드존 구획 내 기후적 동질성과 존 간의 분리 가능성을 분석하였다.
2.3. 시드존의 미래 기후 변동
기후변화에 의한 시드존의 미래 기후 변동을 평가하기 위하여, SSP (Shared Socioeconomic Pathway) 시나리오 기반의 기후예측자료를 활용하였다. SSP 시나리오는 인구, 경제, 기술, 에너지 구조 등의 사회·경제적 발전 경로를 가정하여 21세기 기후변화를 예측하는 통합 시나리오 체계로, 본 연구에서는 중·고배출 경로를 대표하는 SSP3-7.0 (Regional Rivalry, 7.0 W m-2) 시나리오를 적용하였다. SSP3-7.0은 국제 협력의 약화와 지역 중심의 불균형 성장을 전제로 하며, 완화 정책이 미흡하여 2100년경 약 7.0 W m-2의 복사강제력 증가와 평균 3~4°C 수준의 지구 온난화를 예측하는 고배출 시나리오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SSP3-7.0 조건하에서의 6가지 생물기후변수의 미래 기후 (2041~2060)와 현재 기후 (2000~2019)를 Wilcoxon 검정 및 Benjamini-Hochberg 보정을 통해 통계적으로 비교 검정하였다. 또한 미래의 시드존 기후가 현재의 어느 시드존과 유사한지를 평가하기 위하여, 각 시드존 구획 내 격자별 생물기후변수 값을 활용하여 현재 (2000~2019)와 미래 (SSP3-7.0, 2041~2060) 간의 변동을 상자그림 (Boxplot)으로 시각화하였다.
2.4. 통계분석
모든 통계분석은 R version 4.5.0 (R Core Team 2025)을 사용하여 수행하였다. PERMANOVA와 쌍대 PERM ANOVA는 vegan 패키지를 이용하였고, 선형판별분석 (LDA)은 MASS 패키지를 사용하였다. 현재와 미래 시나리오 간의 쌍대 비교는 Wilcoxon 순위합검정 (Wilcoxon rank-sum test)을 rstatix 패키지로 수행하였다. 모든 시각화는 ggplot2와 plotly 패키지를 이용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복원용 종자를 위한 시드존 설정
행정구역 지도, 지리 특성 지도, 생태권역을 기준으로 시드존 지도를 작성한 결과 남한의 시드존은 총 15개 권역으로 설정되었다 (Fig. 2). 각 시드존의 명칭은 남한에서의 지리적 위치, 평지와 산지, 해안과 도서 등을 고려하여 산과 평지가 공존하는 산야지대는 중북부내륙산야 (SZ01), 중부내륙산야 (SZ02), 중서부내륙산야 (SZ03), 남서부내륙산야 (SZ04), 남동부내륙산야 (SZ05), 산맥이 중심인 산악지대는 태백산맥산악 (SZ06), 북소백산맥산악 (SZ07), 남소백산맥산악 (SZ08) 권역으로 명명하였다. 해안 및 도서 지역은 중서부해안도서 (SZ09), 남서부해안도서 (SZ10), 중동부해안 (SZ11), 남동부해안 (SZ12), 남부해안도서 (SZ13) 권역으로 구획하였으며, 도서 중 육지로부터 고립되어 독자적인 식생과 환경을 지니고 있는 울릉도 (SZ14)와 제주도 (SZ15) 권역은 독립적으로 시드존을 명명하였다. 시드존의 면적, 평균 고도, 그리고 포함되는 행정구역 수는 태백산맥산악 (SZ06)권역은 면적이 15,819 km2로 가장 넓었으며 다음은 남동부내륙산야 (SZ05), 중서부해안도서 (SZ09) 권역 순이었다. 평균 고도도 가장 높은 권역은 태백산맥산악 (SZ06) 권역이 528 m, 가장 낮은 권역은 남서부해안도서 (SZ10) 권역으로 55 m였다. 가장 많은 시군이 포함된 시드존은 20개인 중북부내륙산야 (SZ01) 권역이었으며, 다음은 18개인 남동부내륙산야 (SZ05)와 중서부내륙산야 (SZ03) 권역이었다 (Table 2).
본 연구에서 제시한 시드존은 기존 국내 연구들 (Kim et al. 2021;Woo et al. 2023)과 달리 생태권역, 지리적 거리, 위도, 해발고도 등 지리적 변수와 더불어 행정구역을 반영하였다. 이러한 구성은 시드존이 단순히 식물 종별 생태적· 유전적 거리를 대변할 뿐만 아니라, 복원용 종자의 수집, 생산, 이력 관리 등을 통합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행정단위 기반 권역 설정이 필요함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미국 동부의 시드존은 카운티 (county) 경계를 경계로 활용하여 GIS 기반 구획의 실용성과 행정적 편의성을 확보하고 있다 (Pike et al. 2020). 따라서 본 연구의 시드존 또한 국내 복원용 종자의 생산 및 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3.2. 시드존의 기후 특성 분석
시드존의 기후적 차이를 분석하기 위하여 식물생태에 중요한 6개 생물기후변수를 이용하여 PERMANOVA 분석을 수행한 결과 시드존 간 기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 (R2=0.6453, p<0.001), 국내 전체 기후적 변이 중 약 64.53%를 시드존 간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었다. 이는 6개의 생물기후변수를 기반으로 했을 때, 시드존 구획이 국내의 기후적 변이를 매우 효과적으로 구분하고 있다고 확인할 수 있었다 (Table 3).
생물기후변수의 기후적 차이가 시드존별로 유의한지 쌍대 PERMANOVA 분석을 수행한 결과 모든 시드존의 상호비교에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전체 R2 값은 0.26~ 0.85 범위에 분포하였으며, 중북부내륙산야 (SZ01) - 중부 내륙산야 (SZ02), 중부내륙산야 (SZ02) - 중서부내륙산야 (SZ03)와 같이 일부 인접한 내륙 시드존 간에서는 비교적 낮은 R2 값 ( ≈ 0.26~0.45)을 보여 기후환경의 연속성을 나타내었다. 태백산맥산악 (SZ06), 남소백산맥산악 (SZ08), 북소백산맥산악 (SZ07)과 같은 산악지역의 시드존과 제주도 (SZ15), 울릉도 (SZ14), 남부해안도서 (SZ13)와 같은 해안·도서 시드존에서는 높은 R2 값 ( ≈ 0.68~0.85)으로 분석되어 각각의 기후환경적 차이가 뚜렷하게 구분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Fig. 3).
기후의 유사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각 격자의 기후 특성을 대상으로 3차원 선형판별분석 결과 제1축은 66.4%, 제 2축은 16.4%, 제3축은 7.4%, 총 90.2%의 전체 기후적 분산을 설명하였다. 선형판별분석에서 중북부내륙산야 (SZ01), 중부내륙산야 (SZ02), 태백산맥산악 (SZ06) 중서부해안도서 (SZ09), 울릉도 (SZ14), 제주도 (SZ15)는 각각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구분되어 기후적 특수성이 확인되었으며, 중 서부내륙산야 (SZ03), 북소백산맥산악 (SZ07), 남소백산맥산악 (SZ08)과 남서부내륙산야 (SZ04), 남동부내륙산야 (SZ05), 남서부해안도서 (SZ10), 남동부해안 (SZ12), 남부해안도서 (SZ13)는 각각 기후가 상대적으로 유사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Fig. 4). 본 연구 결과는 6가지 생물기후인자에 대하여, 위도에 따른 영향이 크게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시드존의 기후분석 결과를 통해 본 연구에서 설정된 시드존은 기후적 특성이 뚜렷하게 구분되었음이 확인되었으며, 각각의 시드존들의 상대적 기후적 유사성과 차이점을 파악하였다. 본 결과는 시드존 내의 기후적 동질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여 시드존 내에서 수집, 생산된 종자의 복원용으로 활용할 때에 환경 적합성을 담보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또한 상대적으로 기후가 독립적인 시드존과 기후가 비슷한 시드존들은 수집된 복원종자의 불가피한 교차사용을 수행할 때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3.3. 시드존의 미래 기후 예측
시드존의 미래 기후를 예측함으로써 종자 수집의 우선 순위 평가 및 장기적인 복원 전략 수립에 대한 기초자료를 구축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 의한 미래 기후 변동을 평가하기 위하여 미래 기후 (SSP3-7.0, 2041~2060)와 현재 기후 (2000~2019)에 대하여 각각의 시드존별 6가지 생물기후 변수들을 Wilcoxon test를 통해 통계적 유의성을 검정한 결과 모든 시드존, 생물기후변수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Fig. 5). 연평균기온 (Annual Mean Temperature, BIO1)과 최한월 최저기온 (Minimum Temperature of Coldest Month, BIO6)은 모든 시드존에서 증가하였으며 (p<0.01), 이는 전 구역에서 뚜렷한 온난화 경향을 반영한 결과이다. 하지만 기온 연교차 (Temperature Annual Range, BIO7)는 시드존에 따라 증가와 감소가 다양하게 나타났다. 연누 적강수량 (Annual Precipitation, BIO12)과 최건기 강수량 (Precipitation of Driest Quarter, BIO17)은 모든 시드존에서 증가하였으나 강수 계절성 (Precipitation Seasonality, BIO15)은 모든 시드존에서 유의하게 감소하여, 미래 기후는 강수의 계절성이 완화될 가능성을 보였다 (Fig. 5).
미래 (SSP3-7.0, 2041~2060)의 기후와 현재 (2000~ 2019)의 기후를 비교하기 위하여 6개의 생물기후변수 상자그림 (Boxplot)을 비교한 결과 각각의 시드존별 생물기 후변수들의 정량적 변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 (Fig. 6). 특히 단순한 수치의 차이를 넘어 현재와 미래의 사분위수범위가 겹치지 않는 변동은 시드존 내 전체 면적의 50%가 완전히 다른 값으로 변했다는 것을 의미하여 이는 기후의 질적인 변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평균기온은 중동부해안 (SZ11)을 제외한 모든 시드존에서 사분위수범위가 현재와 미래가 겹치지 않아 6가지 생물기후변수 중 가장 큰 미래 변동이 발생할 것이 예측되었다. 특히 시드존 내 산포도가 낮은 중서부해안도서 (SZ09), 남서부해안도서 (SZ10)는 시드존의 대부분이 현재의 극값에 도달할 정도로 시드존의 기후 변동이 크게 변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또한 태백산맥산악 (SZ06)을 제외한 모든 시드존이 제주도 (SZ15)의 현재 기온과 유사한 수준까지 연평균 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최한월 최저기온 (BIO6)도 모든 시드존에서 상승하였는데, 상대적으로 산포도가 큰 중북부내륙 산야 (SZ01), 중동부해안 (SZ11), 남동부해안 (SZ12), 제주도 (SZ15)를 제외한 모든 시드존에서 사분위수범위가 현재와 미래가 겹치지 않아 큰 변화가 예측되었다. 기온 연교차 (BIO7)는 다른 기온변수에 비하여 적은 변동을 보였다 (Fig. 6).
연누적강수량 (BIO12)은 미래에 대부분의 시드존에서 증가하였으나, 특히 중북부내륙산야 (SZ01), 중동부해안 (SZ11)에서 사분위수범위가 겹치지 않는 증가가 예측되었다. 강수 계절성 (BIO15)은 중북부내륙산야 (SZ01), 중 서부내륙산야 (SZ03), 북소백산맥산악 (SZ07), 남소백산맥산악 (SZ08), 중동부해안 (SZ11)에서 사분위수범위가 겹치지 않는 감소가, 최건기 강수량 (BIO17)은 중북부내륙산야 (SZ01), 중부내륙산야 (SZ02), 남서부내륙산야 (SZ04), 태백산맥산악 (SZ06), 중서부해안도서 (SZ09), 중동부해안 (SZ11)에서 사분위수범위가 겹치지 않는 증가가 예측되었다 (Fig. 7). 결과적으로 미래에 중북부내륙산야 (SZ01), 중동부해안 (SZ11)이 6가지 생물기후변수 중 4가지 변수에서 질적인 변동이 예측되어 시드존 내 식생 등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예측 결과는 기후변화로 인한 시드존의 취 약성 평가로서 현지 유전자원 수집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3.4. 복원용 종자를 위한 시드존의 활용
현재 국내의 복원용 종자의 국내 생산체계의 법률적 근거가 제시되었다. 「산림복원용 자생식물 및 자연재료의 공급 등에 관한 고시」 (산림청고시 제2020-55호) [시행 2020. 9. 7.]에서는 산림복원사업 시행자가 국내에서 채집한 산림복원용 종자와 자생식물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시행 2024. 7. 3.]에서도 복원지 자생식물 종자의 활용 및 생산에 관한 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의 15개 시드존은 복원용 종자 수집, 생산 관리를 위한 정책적 활용을 목표로 설정되었으며, 활용의 용이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미국, 유럽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하여 행정구역을 기반으로 설정되었다 (Bower et al. 2014; Erickson et al. 2017; Pedrini and Dixon 2020).
자생식물 기반의 복원용 종자는 일반적으로 야생에서 수집된다. 종자은행은 이러한 수집 및 보존 활동의 중심적 역할을 하는 기관이며, 수집된 종자는 지침에 따라 수집 장소, 날짜 등이 기록되어 보관되고 있다. 또한 보관된 종자는 공공에 정보가 공개되어 분양도 진행된다 (Vander Mijnsbrugge et al. 2010;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2014). 하지만 단순한 지역 중심의 이력 관리는 복원 사업자가 종자의 활용 장소를 결정하는 데 범위를 결정하는 어려움이 있다 (Havens et al. 2015). 시드존은 이러한 복원용 종자들의 활용에 있어 수집장소뿐만이 아니라 범위를 제안하여 복원 사업자가 현재 국내의 보유하고 있는 종자들의 이용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야생에서 수집된 종자를 바로 복원에 이용할 수도 있으나, 그 양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복원용 종자의 생산 및 비축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Broadhurst et al. 2016). 미국에서는 거점별로 양묘장 (Nursery)을 구축하여 역할, 기능, 운영방식 등을 규정하고 이를 통해 생태복원·초지관리·대규모 산불 복구를 위한 자생식물 종자를 공급하고 있다 (Bureau of Land Management 2015). 본 시드존은 이와 같은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정책적 거점으 로 활용할 수 있다. 각 시드존별로 양묘장을 구축하고 주요 복원용 종자들에 대한 생산 및 비축을 수행하여 시드존 내의 복원종자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시드존의 기후 특성은 복원용 종자 수급에 있어서 유연성을 확보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시급한 복원 필요성이 있거나, 종자 수급에 문제가 있는 경우 기후가 비슷한 시드존 간의 복원종자의 교차 활용을 통해 부족한 종자를 공급할 수 있다 (Bower et al. 2014). 하지만 기후가 이질적인 시드존 간의 종자 교차 활용 금지 등 합리적인 종자 활용의 지침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 (Leimu and Fischer 2008). 또한 식물 종별 시드존 간 유전적 거리에 대한 연구를 통해 종별 활용 기준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적응형 종자 공급 (Adaptive sourcing)에 대한 연구들이 보고되었다 (Aitken and Whitlock 2013;Prober et al. 2015). 이는 현지 유전적 풀 (pool)만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해 증가하는 가뭄·고온·극한기후를 견딜 유전적 다양성 (adaptive genetic diversity)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복원용 종자를 파종할 때 미래 기후와 비슷한 지역의 종자를 혼합해서 파종하는 방법이다. 본 시드존들의 기후변화로 인한 변동 예측 결과는 적응형 종자 공급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지정된 시드존은 향후 기후변화에 따른 변동성을 반영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SSP 시나리오 등 기후변화 예측자료를 적용하여, 시드존의 경계 변동 및 기후-유전 반응의 시공간적 변화를 통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후속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 시대에 보다 적응적이고 유연한 종자 공급체계 (adaptive and flexible seed sourcing framework)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연구의 시드존은 보호지역, 국립공원 등 유전자원의 보전 필요성이 높으면서 상대적으로 좁은 지역들을 반영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 보전 지역은 일반적으로 국가 생태계의 핵심축으로서 높은 기후적, 지리적, 유전적 특수성을 지니기 때문에 별도의 복원 소재 공급이 필수적이다 (Bucharova et al. 2019). 따라서 향후 보전 지역들을 중심으로 한 작은 범위의 시드존에 대한 반영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적 요
생태계 복원의 성패는 자생식물 종자의 확보와 적절한 활용에 크게 좌우된다. 최근 기후변화와 유전적 부적응 가능성이 증가함에 따라, 복원용 종자의 원산지 (provenance)와 환경 적합성을 고려한 과학적 관리체계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복원용 종자를 효율적으로 수집·관리할 수 있는 통합적인 시드존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본 연구는 남한 전역을 대상으로 복원용 종자 수집 및 관리, 생산체계 구축에 활용 가능한 시드존을 설정하고, 각각의 시드존이 지니는 기후적 특성과 미래 변동 양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를 위하여 행정구역 (164개 시군), 지형 및 고도, 수계, 생태권역을 통합하여 총 15개의 시드존을 설정하였으며, 기상청 MK-PRISM v2.1 (현재: 2000~2019)과 SSP3-7.0 시나리오 (미래: 2041~2060)의 1 km 해상도 남한 상세기후 격자를 활용하여 주요 6개 생물기후변수 (BIO1, BIO6, BIO7, BIO12, BIO15, BIO17)를 분석하였다. 시드존 간 기후적 차이는 PERMANOVA와 선형판별분석 (LDA)을 통해 검정하였다. 분석 결과, 설정된 15개 시드존은 현재 기후조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R2=0.6453, p<0.001), 선형판별분석에서도 각 시드존은 뚜렷한 기후적 구분성을 나타냈다. 이는 본 연구의 시드존이 복원용 종자의 환경 적합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학적 공간 단위로서 타당함을 보여준다. 기후변화에 따른 미래 기후 예측에서는 연평균기온 (BIO1), 최한월 최저기온 (BIO6), 연누적강수량 (BIO12) 등이 전 시드존에서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며, 특히 중북부내륙산야 (SZ01)와 중동부해안 (SZ11)은 6개 변수 중 4개 변수에서 사분위수범위 (IQR)가 현재와 미래가 겹치지 않는 ‘질적 변동’을 보였다. 본 연구에서 구축된 시드존은 복원용 종자의 행정적·공간적 관리단위로 활용될 수 있으며, 국내 복원용 종자의 수집·생산·비축체계 마련과 효율적 공급망 구축을 위한 정책적 기초자료를 제공한다. 또한 시드존 간 기후 유사성 분석은 종자 수급 부족 시 유사 기후 시드존 간 제한적 교차 활용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본 연구는 국립공원·보호지역과 같이 좁은 공간에서 높은 기후·지리·유전적 특수성을 보이는 지역을 세분화하지 못한 한계가 있으며, 향후 보호지역 중심의 미세 시드존 (micro seed zones) 설정과 식물 종별 유전적 거리 연구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