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농업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은 단순히 작물 생산에 기여하는 것을 넘어, 천적과 해충 간의 상호작용, 식량 작물의 생식 생장 등 다양한 생태계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Luo et al. 2014;Bang et al. 2025). 또한, 생물 다양성 보전은 농업생태계의 구조와 기능을 안정화할 뿐만 아니라, 서식 환경 변화와 같은 환경 스트레스 이후에도 생태계가 원래의 기능과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 (resilience)을 증진하는 데 기여한다 (Balzan et al. 2014;Hatt et al. 2019;Jachowicz and Sigsgaard 2025).
논생태계는 다양한 생물들에게 서식지를 제공하며 농업 생물다양성 보전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Imanishi et al. 2021). 람사르 총회에서도 논생태계가 생물다양성 보고이자 생태학적 가치가 높은 서식지이므로 논을 지속 가능한 습지 시스템으로 관리하자고 제안하였다 (Bang et al. 2023). 선행 연구에서는 10년간 국내 논생태계에 서식하는 수서무척추동물의 서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5문 7강 72과 222종이 출현하여 국내 논생태계의 생물다양성 현황을 보고하였다 (Han et al. 2007). 또한 논과 둠벙에 서식하는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분포 특성을 파악하였고 둠벙이 농업생태계 내 생물다양성 유지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Shin et al. 2022b). 하지만 현재까지 연구들은 주로 개별 생물군에 초점을 두었으며, 재배 유형별이나 농경지 주변 수계의 공간적 연결성 등 생태학적 기능 관점의 종합적인 분석은 제한적으로 수행되었다.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Benthic macroinvertebrates)은 수생태계 내 먹이그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분류군으로 환경 변화나 서식지 교란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수환경 평가에 유용한 생물학적 지표로 자주 활용된다 (Ko et al. 2021;Shin et al. 2022a). 이들은 유기물 분해, 양분 순환 및 에너지 흐름을 매개하며 상위 영양단계 생물에게 먹이를 제공함으로써 논생태계의 생물다양성 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Ogbeibu and Oribhabor 2002;Wood et al. 2010;Ko et al. 2021). 또한 포식자와 기생자의 역할을 통해 벼 해충을 자연적으로 조절하여 생물학적 방제 기능에 기여한다 (Roger et al. 1991;Dalzochio et al. 2016;Pérez-Méndez et al. 2023). 그러나 기존 연구의 대부분은 하천생태계에 집중되어 있으며, 영농활동에 따른 인위적 교란과 주변 서식지와의 연결성이 중요한 논생태계에서 수행한 연구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유기농업은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 합성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농업 생산 시스템으로, 논생태계 내 생물다양성 보전과 생태기능 유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eufert and Ramankutty 2017;Shennan et al. 2017;Muneret et al. 2018).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서식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생태계 기능과 건강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이들의 군집 조성과 분포는 조사 시기와 재배 유형 및 주변 환경과의 연결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Choe et al. 2016;Bang et al. 2023). 따라서 본 연구는 유기농 가루쌀 재배 논에서 재배 유형과 조사 시기, 서식 환경에 따라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의 구조와 생태학적 기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논 생태계의 생물다양성 보전과 생태기능 평가를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재료 및 방법
2.1. 연구 대상지와 조사 시기
연구 대상지는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에 위치한 국립농업과학원의 유기농 가루쌀 재배 논 3필지에서 연구를 수행하였다. 각각의 논들은 재배 환경과 관리 방법에 따라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다 (Table 1). RF1 논의 면적은 990 m2이며 둠벙과 가장 떨어진 곳 (65 m)에 위치해 있고 논둑의 면적이 가장 좁고 예초를 통해 논둑 식생을 관리하였으며 본 답의 잡초는 사람이 직접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으로 관리를 하였다. RF2 논의 면적은 830 m2이며 둠벙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고 논둑 사면은 식생 보호구역으로 유지관리하였고 본답의 잡초는 RF3 논과 함께 왕우렁이를 활용한 생물학적 방제를 하였다. RF3 논은 RF2 논과 인접한 논으로 면적은 990 m2이며 상대적으로 둠벙과 가까운 거리 (30 m)에 있으며 논둑의 식생은 RF1 논둑과 함께 예초하여 관리하였다. 조사 시기는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의 서식 환경을 고려하여 2024년 7월 9일 (모내기 2주 후)에 1차 조사 (1st survey)를 수행하였고, 2024년 7월 23일 (모내기 4주 후)에 2차 조사 (2nd survey)를 수행하여 논에 물이 충분한 기간 동안에 조사를 수행하였다.
2.2. 생물 채집, 종 분류 및 동정
가루쌀 재배 논의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들의 분포 및 서식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D-frame net (폭 30 cm, 격자 2 mm)을 이용하여 1 m2 면적을 대상으로 정량 채집하였다 (MAFRA 2020). 각각의 논에서는 6회 이상 반복하여 조사를 수행하였고 m2당 채집된 개체수와 종수는 평균값을 사용하였다. 현장에서 채집한 샘플은 95% 에틸알코올로 고정한 후 실험실로 운반하여 골라내기 (Sorting)한 후 동정할 때까지 70% 에틸알코올에 고정하였다. 고정된 샘플들은 해부현미경 (Olympus SZ40, Japan)을 이용하여 분류하고 기존 문헌들을 이용하여 종 수준으로 동정하였다 (Jo 1993;Yoon 1995;Won et al. 2005;Kim et al. 2013;Kwon et al. 2013).
2.3. 군집분석
채집 후 분류·동정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에 대해서는 조사 장소 및 조사 시기에 따라 군집 지수를 산출하였고 군집 지수의 수식은 다음과 같다 (Jang et al. 2020): 다양도 지수 (Diversity Index, Hʹ)= (S: 전체 종수, Pi: i번째에 속하는 개체수의 비율 (ni/N)으로 계산, N: 군집 내의 전체 개체수, ni: 각 종의 개체수), 균등도 지수 (Evenness Index, EI)=Hʹ/Ln(S) (Hʹ: 다양도, S: 전체 종 수), 풍부도 지수 (Richness Index, RI)=(S-1)/Ln(N) (S: 전체 종수, N: 총 개체수), 우점도 지수 (Dominance Index, DI)=(n1+n2)/N (N: 총 개체수, n1, n2: 제1, 2 우점종의 개체수).
2.4. 생태기능 분석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들의 생태기능을 분석하기 위해 섭식기능군 (Functional feeding groups, FFGs)과 서식기능군 (Habitat orientation groups, HOGs)을 분석하였다 (Ro 2002;Ro and Chun 2004;Merritt et al. 2008). 섭식기능군은 썰어먹는무리 (Shredders, Sh), 주워먹는무리 (Gathering-collector, GC), 찔러먹는무리 (Plant-piecrcers, Pi), 잡아먹는무리 (Predators, Pe), 걸러먹는무리 (Filteringcollectors, FC)로 구분하였다. 서식기능군은 기는무리 (Sprawlers, Spr), 헤엄치는무리 (Swimmers, Swi), 잠수하는 무리 (Divers, Div), 굴파는무리 (Burrowers, Bur), 떠있는무리 (Planktonics, Pla), 붙는무리 (Clingers, Cln)로 구분하였다 (Merritt et al. 2008).
2.5. 통계 분석
모든 데이터는 R 프로그램 (version 4.5.1)을 이용하여 통계분석을 수행하였다. 재배 유형별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들의 분포는 각 처리구별 출현 분류군 수를 사용하였다. Two-way ANOVA는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군집의 재배 유형 (Site)과 조사 시기 (Survey)에 따라 종수, 개체수, 군집 지수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재배 환경이 서로 다른 논 사이의 개체수, 종수, 군집 지수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ANOVA test를 수행하였고 처리구 사이의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경우 (P<0.05), Tukey 사후 검정을 수행하였다.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들의 생태기능을 분석하기 위해 섭식기능군 (FFGs)과 서식기능군 (HOGs)으로 구분하였고 각 기능군은 평균 출현 종수 m-2를 사용하였다.
3. 결 과
3.1.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상 및 분포
연구 대상 지역의 1차 현장조사 결과 채집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총 3문 4강 10목 14과 18종 1,452개체가 출현하였다. 출현한 분류군 중 연체동물문 (Mollusca) 2종 (11%), 절지동물문 (Arthropoda) 15종 (83%), 그리고 환형동물문 (Annelida) 1종 (6%)이 조사되었다 (Table 2). 논생태계 주요 출현종으로 알려진 잠자리목-노린재목-딱정벌레목 (Odonata - Hemiptera - Coleoptera, 이하 OHC-group)은 9종 (50%)이 출현하여 분류군의 절반을 차지하였다. 재배 유형에 따라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종 조성과 출현 양상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Table 2). RF1에서는 2문 3강 7목 10과 14종이 출현하였고, 그중에서 OHC-group 은 9종 (64%) 출현하였다. RF2에서는 3문 4강 9목 11과 13종이 출현하였고, OHC-group은 7종 (54%)이다. RF3에서는 3문 4강 8목 11과 12종이 출현하였고, OHC-group은 6종 (50%)이다. 재배 유형별 출현 분류군 특성은 출현종과 상대 분포 비율의 차이를 보였다 (Fig. 1). RF1의 깔따구류 (Chironomidae sp.)는 출현종의 78%를 차지하였고, RF2 의 털줄뾰족코조개벌레 (Caenestheriella gifuensis)는 51%로 출현종의 절반 비율을 차지하였고 상대적으로 다양한 종 분포가 나타났다. RF3의 경우, 털줄뾰족코조개벌레 (C. gifuensis)는 출현종의 77%를 차지하였다.
연구 대상 지역의 2차 현장조사 결과 채집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총 3문 5강 10목 19과 23종 823개체가 출현하여 (Table 3), 1차 조사 결과에 비해 다양한 분류군이 출현하였지만 전체 개체수는 감소했다. 출현한 분류군 중 연체동물문 3종 (13%), 절지동물문 19종 (83%), 그리고 환형동물문에서는 1종 (4%)이 조사되었다. OHC-group은 14종이 출현하여 전체 분류군의 61%를 차지하였고 1차 조사 결과 (9종)보다 OHC-group의 비율이 높아졌다. 재배 방식이 다른 RF1은 다른 논들에 비해 분류군의 조성 차이가 나타났다. RF1에서는 1문 2강 6목 9과 10종이 출현하여 1차 조사 결과보다 종수와 개체수가 모두 줄었고, OHC-group 은 6종 (60%)이 출현하였다. RF2의 2차 조사 결과는 3문 5강 10목 16과 20종이 출현하였고, RF3에서는 3문 5강 10목 16과 19종이 출현하였다. OHC-group은 RF2와 RF3에서 각각 12종 (60%)이 출현하였다. 2차 조사에서는 출현종의 상대 분포가 1차 조사보다 다양한 종 분포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RF2와 RF3에서 RF1보다 더 많은 종이 출현하였다 (Fig. 2).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은 재배 유형 (Site)과 조사 시기 (Survey)에 따라 종수와 개체수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Table 4). Two-way ANOVA 결과, 종수는 조사 시기 (Survey, F1,42=9.2, P<0.01)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재배 유형 (Site)에 따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개체수는 재배 유형 (Site, F2,42=8.8, P<0.001)과 조사 시기 (Survey, F1,42=8.9, P<0.01)에 따라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그러나, 종수와 개체수에서는 Site와 Survey 간의 상호작용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 1차 조사에서는 RF2에서 출현 종수가 가장 많았으나, 처리구 간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Table 5). 반면 2차 조사에서는 RF2와 RF3이 RF1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출현 종수를 보였다 (P<0.05). 개체수의 경우, 1차 조사에서는 RF1과 RF3이 RF2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으며, 2차 조사에서는 RF1이 RF2와 RF3보다 유의하게 높은 개체수를 보였다 (P<0.05).
3.2. 군집분석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 조사 결과, 가루쌀 논의 재배 유형과 조사 시기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Table 4, Fig. 3). Two-way ANOVA 결과, 다양도 지수 (Hʹ)는 재배유형 (Site, F2,42=11.2, P<0.001)과 조사 시기 (Survey, F1,42= 33.0, P<0.001)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Table 4), Site와 Survey 간의 상호작용 효과 또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P<0.05). 균등도 지수 (EI) 역시 다양도 지수와 유사하게 재배 유형 (Site)과 조사 시기 (Survey)의 영향을 모두 받았으며, 두 요인 간의 상호작용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풍부도 지수 (RI)는 재배 유형 (Site, F2,42=10.2, P< 0.001)과 조사 시기 (Survey, F1,42=34.6, P<0.001)에 의해 유의한 영향을 받았으나, Site와 Survey 간의 상호작용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1차 조사 결과에서 다양도 지수 (Hʹ)와 균등도 지수 (EI) 그리고 풍부도 지수 (RI)는 RF2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P<0.05), 반면에 우점도 지수는 RF1과 RF3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P<0.01). 2차 조사 결과에서 다양도 지수 (Hʹ)와 균등도 지수 (EI) 그리고 풍부도 지수 (RI)는 1차 조사보다 높게 나타났고 (Fig. 3), RF1에 비해 RF2와 RF3에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P<0.05). 우점도 지수 (DI)는 이러한 경향과 반대로 RF2와 RF3에서 상당히 낮게 나타났다 (P<0.001).
3.3. 생태기능 분석
섭식기능군 (FFGs) 분석 결과, 재배 유형과 조사 시기에 따라 종 구성 비율의 차이를 보였다 (Fig. 4). 1차 조사 결과의 경우, RF1에서는 주워먹는무리 (GC)가 평균 5종 (36%) m-2 출현하여 가장 많이 나타났지만, 썰어먹는무리 (Sh)는 출현하지 않았다. RF2와 RF3에서는 비슷한 경향의 섭식기능군 분포가 나타난다. 찔러먹는무리 (Pi)와 잡아먹는무리 (Pe)는 각각 4종 m-2가 출현하였고 주워먹는무리 (GC)는 3종 m-2 (RF2), 2종 m-2 (RF3), 그리고 걸러먹는무리 (FC)는 각각 1종 m-2 순으로 나타났다. 2차 조사 결과는 1차 조사 결과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지만, RF2와 RF3에서는 걸러먹는무리 (FC)가 출현하지 않는 특징을 보였다.
서식기능군 (HOGs) 분석 결과, 가루쌀 논의 재배 유형과 조사 시기에 따라 종 구성 비율의 변화가 나타났다 (Fig. 5). 1차 조사 결과, RF1에서는 기는무리 (Spr)가 평균적으로 6 종 (43%) m-2, 헤엄치는무리 (Swi)와 잠수하는무리 (Div)는 3종 (21%) m-2, 굴파는무리 (Bur)와 떠있는무리 (Pla)는 각각 1종 m-2 순으로 출현하였다. RF2와 RF3에서도 RF1과 비슷한 경향의 서식지기능군 분포가 나타난다. 그러나 RF1과 달리 RF2와 RF3에서는 잠수하는무리 (Div)의 비율 (각각 2종)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고 붙는무리 (Cln)가 각각 1종씩 출현하였다. 2차 조사 결과, RF1에서는 1차 조사 때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는무리 (Spr)가 6종 (1st) m-2 에서 2종 (2nd) m-2로 절반 이상 줄었다. 그리고 붙는무리 (Cln)는 사라진 반면에 기어오르는무리 (Clm) 1종 m-2가 새롭게 출현하였다. RF2와 RF3에서도 RF1과 같이 기어오르는무리 (Clm)가 각각 2종 (RF2), 3종 (RF3) m-2가 새롭게 출현한 반면에 떠있는무리 (Pla)는 출현하지 않았다.
4. 고 찰
4.1.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 특성
본 연구에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상은 유기농 가루쌀 재배 유형 및 시기별로 뚜렷한 차이가 나타냈다 (Tables 2, 4). 특히, 1차 조사의 경우 RF2에서 평균 출현종 (6.8±0.5 species m-2)이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Table 5), 종 분포에서도 상대적으로 다양한 종들이 고르게 분포하였다 (Fig. 1). RF1의 2차 조사 결과는 1차 조사 결과보다 평균 출현 종수와 개체수가 모두 감소하였지만 (Table 3), RF2와 RF3의 평균 출현종 수는 1차 조사 결과보다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Table 5). 또한 종 분포에서도 RF2와 RF3에서 RF1보다 다양한 종 분포가 나타났다 (Fig. 2). 이러한 결과는 군집분석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Fig. 3). 1차 조사의 경우, RF2의 풍부도 지수 (RI)가 RF1과 RF3보다 높게 나타났다 (P<0.05). 그러나 2차 조사에서는 RF2와 RF3의 다양도 지수 (Hʹ)와 균등도 지수 (EI)가 RF1보다 높았다 (P<0.05).
이러한 연구 결과는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첫째, 재배 유형 및 관리 방법에 따른 차이가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의 영향을 줄 수 있다. 본 연구에서 RF1은 RF2와 RF3과 달리 왕우렁이를 투입하지 않고 물리적인 제초를 하여 본답의 토양이 교란되었고 논둑 예초로 인해 식물체가 본답으로 유입되었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본답에서는 잡초 발생이 증가하였으며, 이에 따라 부유성 조류의 발생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수면 아래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중 탁도가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부유성 조류의 성장은 물속의 용존 산소량을 빠르게 감소시킬 수 있다 (Chakraborty et al. 2017). 또한 조류 대발생 시 축적된 바이오매스로부터 독소가 방출되어 수생 생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산소 환경이 동반될 경우, 독소의 영향이 증폭되어 집단 폐사로 이어지는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Hallegraeff 2003;Kramer et al. 2018). 따라서 RF1에서는 이러한 환경 변화와 더불어 둠벙과의 연결성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깔따구류 (78%)가 우점하고 다양도가 낮게 나타난 결과로 판단된다. 반면, RF2와 RF3에서는 왕우렁이 (치패+중패, 4.5 kg/10 a)를 활용한 생물학적 방제 (biological control)를 수행하였다. 왕우렁이 치패는 부유성 조류를 주요 먹이원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중패는 논 잡초 및 수중 식물체를 섭식함으로써 (Arfan et al. 2015) 물속 시야가 비교적 확보되어 수중 탁도가 낮게 유지된 것으로 판단된다. RF2와 RF3에서는 왕우렁 이를 이용한 생물학적 방제를 하였기 때문에 왕우렁이 개체군이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의 포식 압력이나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행 연구에서는 왕우렁이는 높은 적응력으로 인해 환경 자원을 고갈시켜서 수서 생물 군집 내 다른 종과 필연적으로 경쟁을 하고 다른 종의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Zhang et al. 2016). 그러나 일부 종들은 동일한 먹이와 서식지와 같은 자원을 놓고 경쟁하는 반면에, 대부분의 종들은 왕우렁이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이것은 서로 적응하고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Zhou et al. 2025). 따라서 본 연구 결과에서도 왕우렁이는 일부 종들의 밀도를 감소시킬 수 있지만 종 다양도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둠벙과의 거리가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의 영향을 줄 수 있다. RF2와 RF3은 둠벙과 가까워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의 유입이 쉽고 시간에 따라 군집이 안정화된 결과로 추정된다 (Williams et al. 2008;Ruhí et al. 2012). 또한 2차 조사 결과 RF2와 RF3의 OHC-group은 평균 12종 m-2로 가장 많은 종이 출현하였고 이것은 RF2와 RF3에서 먹이원이 풍부하여 다양한 포식자가 서식한 결과로 추정된다 (Jakob and Poulin 2016). 논생태계에서 수서 생물 다양성은 다양한 먹이원과 서식지 그리고 관리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Che Salmah et al. 2017;Bao et al. 2021). 특히 둠벙은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생활사 전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ukai and Ishii 2007;Ohba and Goodwyn 2010). 선행 연구에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논과 둠벙 모두 서식지로 활용하고 있지만, 둠벙이 논 서식지보다 안정된 서식지를 제공하여 수서 생물들의 피난처와 번식지로 활용되고 있어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요한 공급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im et al. 2011;Choe et al. 2016). 따라서 본 연구 결과에서도 둠벙과 상대적으로 떨어진 논 (RF1, RF3)에서 특정 종이 대량으로 출현하여 우점 (1st survey)한 반면에, 둠벙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RF2의 다양도와 풍부도 지수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RF2와 RF3에 다양한 종이 유입되어서 생물다양성이 향상되고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이 안정화되었지만, 둠벙과 떨어진 RF1에서는 상대적으로 다양도 지수가 낮게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4.2.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생태기능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다양한 먹이원을 획득하는 방법에 따라 입 모양이 달라질 수 있고 이러한 섭식 특성에 따라 섭식기능군을 분류한다 (Sim 2011). 또한 서식지 유형과 시간에 따라 먹이원의 조성이 바뀔 수 있으며 이것을 이용하는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섭식기능군 조성은 변화할 수 있다 (Merritt and Cummins 1996;Shin et al. 2022b). 본 연구 결과에서는 RF2와 RF3의 섭식기능군은 비슷한 경향을 보였으며 RF1보다 다양한 기능군 그룹이 출현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종다양도가 높은 서식지에서 기능적 다 양성이 높을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다. 선행 연구 결과에서도 대형무척추동물의 종 다양도가 생태기능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보고하였다 (Cardinale et al. 2002). 특히 기능적 생물다양성은 서식지와 계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생태계 과정과 기능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보고하였다 (Frainer et al. 2014).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서식기능군 분포는 그 생물의 서식지 환경 특성을 반영한다. 최근 연구 결과에서는 논생태계 서식지 유형에 따라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서식기능군 차이를 확인하였고, 특히 논과 둠벙의 서식 환경 차이는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다른 먹이원을 제공하고 서식지 특성에 따라 서식기능군이 변화한다고 보고하였다 (Shin et al. 2022b). 본 연구 결과에서도 RF2와 RF3의 서식기능군은 RF1보다 다양한 기능군 그룹이 나타났으며, 이것은 둠벙의 다양한 식생들을 서식지로 생활하는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시간에 따라서 기어오르는무리 (Climbers, Clm)가 출현한 것은 작물과 식생이 생장하여 이것을 서식지로 생활하는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한다 (Chung et al. 2020).
4.3. 연구의 한계점
본 연구는 국립농업과학원의 시험포장을 대상으로 수행되었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다양한 논생태계 전반으로 일반화하는 데에는 제한이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요인들의 독립효과와 상호작용효과를 구체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실험 설계가 필요하며, 더 나아가 규모가 크고 다양한 재배 환경을 포함한 논생태계를 대상으로 반복적인 조사를 수행하여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의 다양성과 생태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인을 정밀하게 규명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적 요
본 연구는 유기농 가루쌀 재배 논에 서식하는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이 재배 유형과 서식 환경이 다른 논에서 군집의 특성과 생태기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확인하였다.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 조사 결과, RF2는 다른 논에 비해 다양한 종들이 고르게 분포하였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RF2와 RF3의 종다양도와 종풍부도는 RF1보다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경향은 섭식기능군과 서식기능군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되었다. 본 연구 결과는 유기농 가루쌀 재배 방식과 둠벙과의 거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추정된다. 이는 재배 방식에 따라 논의 식생 구조와 서식 환경 특성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며, 상대적으로 구조가 복잡한 둠벙이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의 중요한 서식지로 기능하여 논 생물다양성 보전과 생태계 기능 유지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재배 환경이 유사한 논생태계에도 적용 가능성이 있으며, 생물다양성 변동 요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생물다양성 증진 기술 개발과 논생태계 복원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