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서해안 조간대는 강하구와 외해가 만나는 전이지대로, 담수 유입과 조석·파랑 작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다양한 퇴적환경과 지화학적 특성이 형성되는 지역이다 (Loring and Rantala 1992). 금강하구는 이러한 특성이 가장 잘 나타나는 하구 중 하나로, 하천 기원 퇴적물과 외해 기원 퇴적물이 공존하며 공간적으로 뚜렷한 입도 구배를 보인다. 이러한 퇴적환경은 중금속과 보존성 원소를 포함한 지화학적 조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Loring 1991;Din 1992;Seo and Park 2007).
금강하구에 위치한 서천 갯벌은 지형·퇴적학적 특성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높은 생태적 가치를 지닌 지역이다. 이 지역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East Asian- Australasian Flyway, EAAF)의 핵심 기착지로 멸종위기 이동성 조류가 대규모로 이용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Yoo et al. 2019;Ock et al. 2024),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2008년 습지보호지역, 2009년 람사르습지, 2011년 EAAFP (East Asian-Australasian Flyway Partnership) 사이트로 지정되었다. 또한 2021년 “한국의 갯벌 (Getbol, Korean tidal flats)”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로 인해 서천 갯벌과 유부도 갯벌의 국제적 보전가치는 더욱 강조되고 있다.
금강하굿둑에서 하류로 15 km 떨어진 유부도 갯벌은 하굿둑 건설, 상류 유역의 토지 이용 변화, 홍수기 담수 및 부유퇴적물 유입 등 다양한 환경 요인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지역이다. 특히 금강하굿둑 건설 이후 담수 방류 양상과 하구 순환 구조가 변화하면서, 하구 기원 퇴적물과 이에 동반된 중금속의 공급·재분포 양상이 장기적으로 달라졌을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하구에 인접한 펄갯벌과 외해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모래갯벌에서 상이한 퇴적 및 중금속 축적 특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조사 지점의 공간적 특성과 주변 환경 요인을 고려한 비교 분석은 중금속 분포 변화의 원인을 해석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생태·보전적으로 중요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금강하구·유부도 갯벌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는 주로 표층 퇴적물이나 저서생물-환경 관계 분석에 집중되어 왔다 (Yoo et al. 2019). 표층 분석은 단기적 특성 파악에는 유용하지만, 수십~수백 년 규모의 장기 중금속 축적 경향과 자연적 변동성을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Lee et al. 2010). 특히 중금속 농도는 입도 변화나 퇴적물 기원 등 자연적 요인에 의해서도 크게 변할 수 있으므로 (Loring 1991;Din 1992;Park et al. 2013;Kim et al. 2019), 자연적 변동과 비정상적 축적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보존성 원소 (Al, Fe, Li, Cs)를 활용한 정규화 접근과 배경농도 비교가 필수적이다. Woo et al. (2019)이 제시한 한반도 연안 중금속 배경농도 자료는 이러한 지화학적 해석의 중요한 기준을 제공한다.
210Pb 기반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하여 연대를 분석한 선행 연구에 따르면 (Kang et al. 2021) 유부도 갯벌 코어는 상부층에서 210Pb의 뚜렷한 감소 경향과 약 0.49 cm yr-1의 퇴적률을 나타내며, 수십~수백 년 규모의 장기 퇴적기록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같은 연대 제약은 유부도 갯벌이 1900년 금강하굿둑 건설 전후를 포함한 장기 환경 변화와 중금속 축적 특성을 평가할 수 있는 적합한 연구 대상임을 뒷받침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유부도 갯벌의 주상 코어를 대상으로 보존성 원소와 중금속의 연직분포를 분석하고, 유부도 갯벌의 지리적 위치에 따라 입도 및 지화학 조성의 차이를 통해 유부도 갯벌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해석하고자 한다. 아울러 배경농도 및 해양환경기준 (Threshold Effect Level, TEL; Probable Effect Level, PEL) 과의 비교를 통해 자연적 변동성과 잠재적 축적 특성을 평가함으로써, 금강하구 갯벌의 지화학적 안정성과 장기 환경 변화 특성을 종합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해석은 국제적 보전가치를 지닌 유부도 및 서천 갯벌의 지속 가능한 관리와 보전 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2. 재료 및 방법
2.1. 조사 지역 및 조사 시기
본 연구에서는 유부도 조간대에서 금강하구로부터의 거리와 퇴적환경 특성을 고려하여 두 개의 조사 정점을 선정하였다 (Fig. 1). 금강하구에는 1990년 금강하굿둑이 건설된 이후 닫힌 하구로서 평수기와 만조 시에는 수문을 닫고, 홍수기와 간조 시에 수문을 여는 방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이에 금강하구는 바다에서 강으로의 해수의 유입은 차단되고, 강에서 바다로의 담수의 유출만이 발생하는 일방향적인 흐름구조를 나타낸다. 따라서, 하굿둑이 없는 열린 하구에서와는 다르게 자연적인 하구순환이 제한되며 만조 시에 조석에 의해 운반된 해양의 미세립 표사가 하굿둑에 막혀 강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하굿둑 하류의 인근 지역에 퇴적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금강하굿둑의 영향은 하구 인접 조간대까지 확장되어 퇴적물 입도 및 조성의 공간적 차이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yu et al. 2014;Ock et al. 2024).
유부도 갯벌은 섬을 중심으로 동측과 서측이 수리·퇴적 학적으로 구분되는 공간적 특성을 보인다. 동측 갯벌은 금강하구에 인접하여 하구 및 하굿둑 영향권 내에 위치하며, 서측 갯벌은 외해에 개방된 환경으로 조류와 파랑에 의해 외해 기원의 퇴적물이 우세하게 분포한다. 이러한 지형적· 수리학적 특성으로 인해 동·서측 갯벌 간 퇴적물 혼합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장 조사는 2021년에 수행되었다. 조사 기간 동안 각 조사 정점에서 복수의 주상코어 채취를 수행하였으며, 채취된 코어 중 퇴적층의 연속성, 압밀 여부 및 생물교란 정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였다. 그 결과, 장기적인 퇴적 기록 해석에 가장 적합한 코어를 각 정점별 대표 시료로 선정하여 지화학 분석을 수행하였다.
2.2. 주상코어 시료 채취 및 원소 분석
주상코어 시료를 채취한 조사 정점 중 정점 A (core A; 35°59ʹ36.21ʺN, 126°37ʹ00.81ʺE)는 금강하구에 인접한 펄 갯벌 (mudflat) 지역으로, 하구 기원의 퇴적물과 금강하 굿둑의 영향으로 인한 해양 기원의 퇴적물의 공급이 우세한 환경이다. 반면, 정점 B (core B; 36°00ʹ07.17ʺN, 126° 35ʹ46.28ʺE)는 하구로부터 상대적으로 이격된 모래갯벌 (sandflat) 지역으로, 조류 및 파랑에 의해 외해 기원의 퇴적물이 우세한 환경에 해당한다 (Fig. 1).
코어 채취는 퇴적층의 교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안된 무압밀 주상코어 시료 수동채취기를 사용하였으며, 직경 100 mm, 길이 2 m의 알루미늄 관을 갯벌에 삽입하여 약 1.5~1.7 m 깊이의 연속적인 퇴적층을 확보하였다. 채취된 코어는 실험실로 운반한 후, 깊이에 따른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2 cm 간격으로 절단·세분하였다 (Fig. 2).
모든 시료는 동결건조한 후 균질한 분말로 제조하였다. 전처리 과정에서 각 시료 약 0.2 g을 취하여 혼합산 (HF+ HNO3+HClO4)으로 완전 분해한 뒤, 1% 초순도 질산으로 희석하였다. 희석된 시료 용액은 유도결합플라즈마질량분석기 (Inductively Coupled Plasma-Mass Spectrometry, ICPMS) (iCAP RQ; Thermo Fisher Scientific, Waltham, MA, USA)를 이용하여 정량 분석하였다. 분석 대상 원소는 해양환경공정시험기준 (MOF 2013)에 따라 선정된 총 11종 (Al, As, Cd, Cr, Cs, Cu, Fe, Li, Ni, Pb, Zn)이며, 이 중 Al, Fe, Li, Cs는 보존성 원소로서 퇴적물 기원 및 입도 효과 보정을 위한 지시자로 활용하였다.
깊이별 원소 농도 자료를 이용하여 주상코어 내 보존성 원소 및 중금속의 수직분포 특성을 분석하였으며, 각 원소의 농도는 배경농도 및 해양환경기준과 비교하여 평가하였다.
2.3. 중금속 평가 기준 및 보존성 원소 활용
퇴적물 내 중금속 농도의 상대적 수준과 생태적 의미를 평가하기 위해 배경농도 (Background concentration, BG)와 해양환경기준을 적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해양 환경기준은 TEL과 PEL로, TEL은 저서생물에 대한 유해 영향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농도 수준을, PEL은 유해 영향이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농도 수준을 의미한다. 각 중금속의 농도는 깊이별로 TEL 및 PEL과 비교하여 잠재적인 생태적 위해성을 평가하였다.
배경농도는 인위적 오염의 영향을 받지 않은 자연 상태를 대표하는 기준값으로 정의되며, 본 연구에서는 한반도 연안 퇴적물 자료를 기반으로 제시된 Woo et al. (2019)의 7종 중금속 (As, Cd, Cr, Cu, Ni, Pb, Zn) 배경농도를 적용하였다. 이를 통해 주상코어 내 중금속 농도가 자연적 변동 범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다.
퇴적물 내 중금속 농도는 입도 조성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입도 효과를 보정하고 퇴적물 기원을 해석하기 위해 보존성 원소 (conservative elements)를 함께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지화학적으로 안정하고 오염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Al, Fe, Li, Cs를 보존성 원소로 선정하였으며, 이들 원소는 미세립질 물질 함량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 지시자로 활용하였다.
보존성 원소를 이용한 중금속 해석 방법은 기존 연구에서 그 타당성이 충분히 검증되어 있다. Loring (1991)과 Loring and Rantala (1992)는 Al과 Fe뿐 아니라 Li와 Cs가 미세립질 퇴적물과 높은 상관성을 보이며 중금속 농도의 정규화에 효과적임을 보고하였다. 또한 Birch (2020)는 Al 과 Fe를 이용한 정규화 방법이 입도 차이에 따른 농도 변동을 보정하고 자연적 농집 (Enrichment, EF) 특성을 해석하는 데 유효함을 제시하였다. Al과 Fe는 지각 및 퇴적암에 풍부한 대표적인 육상기원 원소로서 퇴적물의 기원과 입도 특성을 반영하는 데 널리 활용되어 왔으며 (Turekian and Wedepohl 1961), Li 또한 미세립질 광물과 공존하여 중금속 정규화 지시자로 활용 가능함이 보고된 바 있다 (Loring 1991;Din 1992).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기준과 방법을 바탕으로 배경농도 및 TEL·PEL과의 비교를 통해 중금속의 수직분포 특성과 자연적 변동 범위를 평가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보존성 원소 (Al, Fe, Li, Cs)의 연직분포와 정점 간 농도 차이
유부도 갯벌 두 정점 (Core A: 동측 펄갯벌, Core B: 서측 모래갯벌)에서 채취한 주상코어의 보존성 원소 (Al, Fe, Li, Cs) 농도는 전 층에서 Core A가 Core B보다 전반적으로 높은 값을 나타냈다 (Table 1, Fig. 3). Core A에서 보존성 원소의 평균 농도는 Al (6.3±1.1%), Fe (2.7±0.2%), Li (39.7± 5.3 mg kg-1), Cs (3.6±0.4 mg kg-1)으로 나타났으며, Core B에서는 Al (3.7±1.2%), Fe (1.8±0.2%), Li (24.4±3.7 mg kg-1), Cs (3.1±0.7 mg kg-1)으로 모든 원소에서 Core A 대비 낮은 평균 농도를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두 정점의 퇴적환경 및 입도 구성의 뚜렷한 차이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보존성 원소는 실트·점토 등 미세립질 물질에 선택적으로 농집되므로 미세립질 비율이 높은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농도가 나타난다 (Loring and Rantala 1992). 실제로 Core A는 실트·점토가 약 42%를 차지하는 펄갯벌로 확인된 반면, Core B는 모래가 약 93%를 차지하는 조립질 모래갯벌로 나타났다 (Fig. 4). Core A의 높은 보존성 원소 농도는 이러한 입도 분포와 일관된 결과이다. 특히 Core B 상부 약 70 cm 구간은 점토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순수 모래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낮은 농도를 보이는 주요 요인으로 판단된다. 즉, Core B에서는 미세립질 물질의 유입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보존성 원소 농도가 낮게 유지된다.
유부도 갯벌의 보존성 원소 분포는 퇴적물 입도 특성과 밀접하게 연관되며, 두 정점의 농도 차이는 금강하구에서 공급되는 미세립질 물질 (Core A)과 외해 방향의 조립질 물질 (Core B)의 상대적 기여 차이를 반영하는 지구화학적 특성으로 해석된다. 이는 미세립질 물질에서 보존성 원소가 선택적으로 농집된다는 기존 연구 결과 (Loring 1991;Loring and Rantala 1992)와 일치한다. 실제로 금강하구 표층 퇴적물의 지화학적 연구에서도 연안 퇴적물이 대부분 육상기원 미세립질 물질로 구성되며, 입도와 물리적 혼합 특성이 원소 조성의 공간 분포를 지배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Seo and Park 2007). 또한 금강수계 퇴적물 조사에서는 중금속 및 보존성 원소가 미세립질·유기물 함량과 높은 상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제시되어, 퇴적물의 입도 및 기원이 지화학 조성의 1차적 제어 인자임을 뒷받침한다 (Hwang et al. 2013;Lee et al. 2014). 따라서 본 연구에서 관찰된 Core A와 Core B의 농도 차이는 특정 오염원의 존재 보다는 하구-외해 간 물질 공급 체계 및 퇴적환경 구조의 차이에 의해 형성된 자연적 지구화학 변동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3.2. 중금속 농도의 연직분포와 해양환경기준 (TEL·PEL) 비교
Core A와 Core B에서 측정된 7종 중금속 (As, Cd, Cr, Cu, Ni, Pb, Zn)은 전체 퇴적층에서 해저퇴적물 해양환경기준 (TEL·PEL)을 충족하거나 크게 하회하였다 (Table 1, Fig. 5). Core A의 중금속 평균 농도는 As (7.3±0.7 mg kg-1), Cd (0.11±0.02 mg kg-1), Cr (47.1±6.5 mg kg-1), Cu (10.2± 2.2 mg kg-1), Ni (16.9±2.2 mg kg-1), Pb (22.4±1.4 mg kg-1), Zn (41.1±7.1 mg kg-1)으로 나타났다. Core B의 평균 농도는 As (6.4±1.2 mg kg-1), Cd (0.07±0.01 mg kg-1), Cr (24.9±4.7 mg kg-1), Cu (4.7±1.4 mg kg-1), Ni (9.1±2.8 mg kg-1), Pb (27.7±3.8 mg kg-1), Zn (29.9±4.4 mg kg-1)으로 산출되었으며, 모든 항목이 TEL 이하에서 분포하며, PEL에 근접하거나 이를 초과하는 층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유부도 갯벌의 퇴적환경이 오랜 기간 생태적 위해 가능성이 낮은 안정적 상태를 유지해 왔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유부도 갯벌의 중금속 농도가 장기간에 걸쳐 생태적 위해 가능성이 낮은 안정적 상태를 유지해 왔음을 시사한다. 특히 210Pb 기반 방사성동위원소 연대 (Kang et al. 2021)에 따르면 본 연구 코어는 약 300년에 이르는 장기 퇴적기록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본 연구에서 관찰된 중금속 농도의 안정적 수직분포는 이러한 장기 퇴적환경의 특성과 일치한다. 이는 본 연구에서 분석된 중금속 분포가 단기적 변동이 아닌, 수십~수백 년 규모의 퇴적 과정 속에서 형성된 장기적인 지화학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금속 농도 수준과 자연·인위 요인의 구분을 위해 다양한 연안·하구 퇴적물에서 농축계수 (Enrichment Factor, EF), 농집지수 (Geoaccumulation Index, Igeo), TEL·PEL 기준을 이용한 평가가 수행되어 왔다 (Loring 1991;Din 1992;Ra et al. 2013;Zhao et al. 2017;Woo et al. 2019;Birch 2020). 시화호 외측 해역 주상퇴적물 연구의 경우 일부 정점에서 Cu, Hg 등 특정 원소의 EF가 1.5를 초과하며, TEL에 근접하는 층이 보고된 바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약간 오염”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Ra et al. 2013). 이에 비해 유부도 갯벌 코어는 모든 원소가 TEL 이하이고 EF·Igeo를 적용하더라도 배경 수준에 가까운 값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인위적 오염보다는 자연적인 퇴적환경과 물질 공급 특성이 중금속 분포를 지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금강 하구역 해수 및 표층 퇴적물 내 미량금속 분포 특성에 관한 선행 연구에서도 금속 농도의 공간 분포가 하구-연안 수괴 구조 및 입도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논의되었으며, 본 연구의 결과는 이러한 공간 패턴을 시간 축으로 확장한 장기 지화학 기록으로 해석할 수 있다 (Jeong et al. 2022).
이러한 장기적 안정성을 고려할 때, As, Cd, Cr, Cu 등 여러 항목에서 Core A가 Core B보다 높은 농도를 보이는 경향은 자연적인 퇴적환경 차이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이는 Core A가 금강하구에 인접한 미세립질 우세 퇴적환경인 반면, Core B는 외해 방향의 조립질 환경이라는 입도 결과와 일치한다 (Fig. 4). 즉, Core A에서 비교적 높은 중금속 농도는 인위적 요인의 영향보다는 미세립질 성분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퇴적물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경향은 보존성 원소의 공간 분포와 동일한 패턴을 보이며, 입도 차이에 따른 농도 차이라는 해석을 지지한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중금속/보존성 원소 비율을 통해 자연 변동과 비정상적 축적을 구분할 수 있다는 기존 연구 (Loring 1991;Zhao et al. 2017;Birch 2020)의 해석과도 부합한다. 한편, 조간대 갯벌에서는 퇴적물의 연직분포가 단순한 퇴적 기록만을 반영하기보다는 저서생물의 생물교란 (bioturbation)에 의해 지속적으로 재구성될 수 있다. 쏙과 같은 굴서성 저서생물은 퇴적물의 재혼합과 공극 구조 변화를 유발하여 산화-환원 환경 및 물질 이동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생물교란 과정은 퇴적물 내 원소의 국지적인 연직 변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본 연구에서 관찰된 중금속 농도의 미세한 층별 변동 또한 인위적 오염보다는 이러한 자연적 퇴적·생물 과정의 영향을 일부 반영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Seo and Lee 2025).
한편, Pb은 다른 중금속과 구별되는 변동 특성을 보였다. Core B에서 Pb 농도는 연직적으로 변동폭이 크고 일부 층에서 배경농도보다 높은 값이 나타났으나 (Table 1, Fig. 5F), 모든 값이 TEL 이하 범위에 있어 생태적 위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러한 변동성은 특정 오염원의 영향이기 보다 퇴적층 구조의 차이, 물질 공급 변화, 외해 기원 성분의 자연적 변동 등과 같은 퇴적 과정상의 요인으로 설명될 수 있다. 요약하면, Core A와 Core B의 중금속 농도 차이는 퇴적물의 입도 및 기원 특성에 따른 자연적 변동 범위로 이해되며, TEL·PEL 기준에 근거할 때 유부도 갯벌의 중금속 환경은 전반적으로 양호하고 안정된 상태로 평가된다.
3.3. 금강하굿둑 건설 이후 유부도 갯벌의 지화학적 변화
Kang et al. (2021)이 제시한 유부도 갯벌의 퇴적율 (0.49 cm yr-1)에 기반하면, 금강하굿둑 공사와 준공 시기 (1984~ 1990년)에 해당하는 코어의 깊이는 약 20~25 cm 전후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해당 깊이 구간을 중심으로 중금속 및 보존성 원소의 변화를 해석하여, 금강하굿둑 건설 전후 물질 공급 체계 변화의 장기적 영향을 검토하였다. 이 깊이 범위에서 일부 보존성 원소 및 중금속 농도는 완만한 증가 또는 감소 경향을 보이지만 (Figs. 3 and 5), 그 변화 폭은 전체 코어에서 관찰되는 자연 변동 범위 내에 위치하 며 TEL·PEL 기준을 초과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 유부도 갯벌 퇴적물에 기록된 금강하굿둑 건설 전후의 지화학적 변화는 금강하구에서 공급되는 미립토 (clay)의 양과 조성이 크게 증가한 것이 발견되었다. 즉, Core A 상부에서 보이는 보존성 원소 및 일부 중금속 농도의 미세한 증감은 금강하굿둑 운영에 따른 담수·부유퇴적물 방류 패턴 변화, 하구역 수괴 구조의 재편, 연안 순환 변화 등에 수반된 물질 공급 조정의 결과일 수 있으나 (Kim and Jang 2009), 현재의 자료만으로 이를 정량적으로 분리·규명하기는 어렵다.
또한 Core A의 상부 약 20 cm 구간에서 나타나는 clay 함량의 증가는 (Fig. 4C) 금강하굿둑 건설 이후 변화된 퇴적환경과 연관된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하굿둑 설치 이후 해양 기원의 세립질 퇴적물이 하구 인접 지역에 축적되는 경향이 보고된 바 있으며, 본 연구에서 관찰된 입도 특성 역시 이러한 퇴적 과정의 영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Ryu et al. 2014;Ock et al. 2024). 금강하구 표층 퇴적물의 지화학적 특성 연구에서 제시된 공간 분포와 본 연구에서 확인된 장기 수직분포를 종합하면, 유부도 갯벌은 금강하굿둑 건설 이후에도 하구-외해 전 이지대로서 금강 기원 미세립질 물질과 외해 기원 조립질 물질이 공존하는 완충대 역할을 지속해 온 것으로 보인다 (Kim and Jang 2009;Ock et al. 2024).
유부도 갯벌 주상퇴적물의 보존성 원소와 중금속 분포는 입도와 퇴적물 기원 특성에 의해 지배되는 자연적 지화학 변동과 금강하굿둑 건설 이후 담수·퇴적물 공급 체계의 완만한 조정 두 요소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중금속 농도는 전 층에서 TEL·PEL 기준 이하를 유지하고 있어, 현재까지의 자료로는 금강하굿둑 건설이 유부도 갯벌의 중금속 오염도를 유의하게 증가시켰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의 코어는 금강하구와 서해 연안 시스템에서 금강하굿둑 설치 이전·이후의 물질 순환과 퇴적환경 변화가 어떻게 장기적으로 기록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화학적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향후 유기탄소, 동위원소, 입도 등 다양한 지시자와의 통합 분석이 수행된다면, 유부도 갯벌의 장기 환경 변화에 대한 해석 가능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적 요
본 연구는 금강하구 유부도 갯벌에서 채취한 두 개의 주상코어를 대상으로 보존성 원소 (Al, Fe, Li, Cs)와 중금속 (As, Cd, Cr, Cu, Ni, Pb, Zn)의 연직분포를 분석하여 퇴적환 경에 따른 지화학적 특성을 규명하고자 수행되었다. 하구에 인접한 펄갯벌 (Core A)과 외해 영향이 우세한 모래갯벌 (Core B)에서 코어를 2 cm 간격으로 세분하여 ICP-MS로 분석한 결과, 보존성 원소는 미세립질 비율이 높은 Core A에서 일관적으로 높은 농도를 보였으며, 이는 퇴적물 입도 차이에 따른 자연적 농집 특성을 반영하였다. 중금속의 경우 모든 항목이 해양환경기준 (TEL)을 하회하여 생태적 위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Core A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농도는 인위적 오염 축적이 아닌 미세립질 기원 퇴적물에 따른 자연적 농집 효과로 해석되었다. 본 연구는 유부도 갯벌의 자연적 지화학 변동성을 이해하고 보전· 관리 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