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몽골은 전 국토의 약 81.2%가 해발고도 1,000 m 이상의 고지대에 위치하며, 평균 고도는 약 1,580 m에 달한다. 이 지역은 강수량이 적고 연교차와 일교차가 매우 커, 동결과 융해 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Yang 2023). 몽골 전역을 덮고 있는 자연 초지는 전체 국토의 약 80%를 차지하지만 (Batima and Dagvadorj 2000), 사막화가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어, 이러한 환경에서 식물이 생육하는 기간의 강수량은 몽골의 식생 동태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된다 (Filei et al. 2018).
몽골 북부 지역의 연평균 강수량은 약 350~500 mm로 (Yembuu 2021), 이 지역은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의 남쪽 경계에 위치하여 불연속적인 영구동토층이 형성되며, 연중 동결과 융해가 반복된다. 북부지역 중에서 준카라 (Zuunkharaa) 지역은 헨티산맥 북사면의 소규모 협곡에 위치한다.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고 증발량이 적으며, 강수량이 많으면 물이 흐르는 작은 하천이 있어 지속적으로 수분이 공급되는 환경이다. 이 일대에서는 토양 수분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지역에서 수백 개의 구조토 (Hummock)가 형성되어 있다 (Yang 2023).
구조토는 반복되는 동결과 융해 작용의 결과로 형성되는 지표 구조로 (French 1996;Jeon et al. 2009), 수 미터에서 수 십 미터 규모의 작은 공간 내에서 나타나는 미세지형의 한 형태이다. 이러한 미세지형은 국지적으로 온도와 수분 조건을 변화시키며, 이는 식생 생장의 차이를 발생시킨다 (He et al. 2021;Han et al. 2025).
구조토와 관련된 선행 연구는 주로 알프스의 아고산 초지와 습지, 고산 툰드라, 남극 등에서 수행되었다 (Jeon et al. 2009;Pintaldi et al. 2016;Verret et al. 2019;Krauss et al. 2024). 구조토는 토양 영양물질의 공간적 분포와 식물다양성 (Dee and Ahn 2012), 식생 동태와 생태계 과정 (Shen et al. 2006;McGrath et al. 2012;Joseph et al. 2014)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몽골과 같은 대륙성 한랭기후 지역의 구조토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국내에서도 몽골 준카라 지역의 구조토 형성 과정과 토양 발달을 보고한 연구를 제외하면 (Yang 2023), 구조토가 식물 분포와 생태계 과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전무하다.
건조한 지역에서는 토양 수분이 식물 생장을 제한하는 주요 요인이며 (Huang 2019), 미세지형은 수분 보유 능력을 변화시켜 식물 생태와 군집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Han et al. 2025;Zhang et al. 2025). 따라서 몽골과 같이 사막화가 진행되는 지역에서 오랜 기간 수분을 보유할 수 있는 미세지형을 모방한 생태복원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목적은 몽골 준카라 지역에 분포하는 대표적인 미세지형인 구조토와 이러한 미세지형이 식물 생육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건조한 지역에서 구조토의 역할을 규명하고, 미세지형 기반 생태복원의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데 있다.
2. 재료 및 방법
2.1. 연구 대상지 현황
준카라 지역에 위치하는 연구 대상지의 경위도는 48°42ʹ~106°32ʹ이다 (Fig. 1). 고도가 낮은 산지의 사면과 강수량이 많으면 물이 흐르는 작은 하천 사이에 분포하고 있다. 준카라 지역의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기온은 1.8°C였고 연평균 강수량은 332.9 mm였다 (Fig. 2). 연간 누적 강수량은 2024년 256.5 mm였고, 2025년은 1월부터 10월까지 222.8 mm였다.
현장조사는 2025년 7월에 실시하였는데, 6월과 7월의 누적 강수량은 각각 19.0 mm와 23.3 mm였으며, 2024년 6월과 7월의 누적 강수량인 51.4 mm와 58.0 mm와 비교하여 2025년의 강수량이 크게 감소한 것을 확인하였다. 연구 대상지의 토양은 실트와 점토 중심의 미립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이 지역 일대에는 구조토가 발달하였는데, 구성물질은 매우 부드럽고 짙은 검은색이며 잘 분해된 부식질의 함량이 높다 (Yang 2023).
2.2. 현장 조사 방법
현장 조사는 2025년 7월 3일과 4일에 실시하였다. 준카라 지역에서 구조토가 발달한 대표적인 두 지역을 선정하여 각각 20×20 m의 방형구를 설치하였다 (Fig. 3). Quadrat 1은 목본 식물이 주로 분포하는 지역이었고 (East plot), Quadrat 2는 초본 식물이 주로 분포하는 지역이었다 (West plot). 구조토가 발달한 지역의 면적이 크지 않아 방형구 설치에 한계가 있었다.
방형구 안에 분포하는 모든 구조토를 대상으로 각각 1× 1 m의 소형 방형구를 설치한 후 번호를 기입하였다. 구조토의 개수는 총 73개였으므로 소형 방형구도 73개 설치하였다. Quadrat 1에는 소형 방형구를 41개, Quadrat 2에는 소형 방형구를 32개를 설치하였다. 1×1 m의 방형구 안에 분포하는 모든 구조토의 가로 및 세로의 길이와 높이를 측정하였고, 분포하는 모든 식물의 목록과 방형구 내 우점하는 식물을 기록하였다. 우점하는 식물은 방형구 내의 피도계급이 4 이상 (50% 이상)인 식물로 판단하였다 (Braun- Blanquet 1964). 식물의 동정은 국립수목원 (KNA 2022)의 도감을 참고하였고, 관속식물의 목록은 국가생물종목록 (NIBR 2019)에 따라 작성하였으며, 과 이하의 범주는 알파벳순으로 정리하였다 (Appendix Table A1). 국립수목원의 도감과 국가생물종목록에서 국명이 검색되는 식물은 국명을 함께 제시하였다. 관속식물 목록을 바탕으로 광엽초본 (forbs), 협엽초본 (graminoid), 관목 (shrub)의 생활형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구조토의 높이는 중앙부의 최저 지표면으로부터 최고 정점까지 줄자를 이용하여 0.5 cm 단위로 측정하였다. 구조토의 크기는 구조토 기저부의 윤곽을 기준으로 장축 길이와 단축 길이를 각각 줄자를 이용하여 0.5 cm 단위로 측정하였다. 각 구조토의 위치는 휴대용 GPS (TW/GPSMAP 64s, margin of error 3 m; Garmin, Olathe, KS, USA)를 사용하여 위·경도 좌표를 기록하였다.
2.3. 데이터 분석
구조토 조사 73개 중 2개의 측정 데이터는 결측치가 있어서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구조토 크기 특성은 목본 식물 분포 방형구와 초본 식물 분포 방형구로 나누어 기술통계를 기술하였고, 구조토의 장축 (Llong)과 단축 (Lshort)의 길이를 바탕으로 바닥 면적 (basal area, cm2)을 계산하였다 (Eq. 1).
각 연속형 변수의 정규성을 샤피로-윌크 (Shapiro-Wilk) 검정으로 확인한 결과, 정규성을 만족하지 않았으므로 비모수 검정인 Mann-Whitney U 검정을 이용하여 통계적 유의성을 분석하였다. 모든 데이터의 분석은 RStudio (Ver. 4.4.2)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수행하였으며 (RStudio Team, 2024), 유의수준은 p<0.05로 설정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관속식물 서식 현황
연구 대상지의 방형구 내에 서식하는 관속식물은 총 18과 30속 34종이었다 (Table 1, Appendix Table A1). 분류군 별로는 양치식물이 쇠뜨기 1종 (2.9%)이었고, 나자식물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피자식물은 33종 (97.1%)이었다. 피자 식물중에서 쌍자엽식물은 27종 (79.4%)이었고, 외떡잎식물은 6종 (17.6%)이었다. 34종 중에서 국가생물종목록에서 국명을 확인한 종은 총 28종 (82.4%)이었고, 과별 구성종에 의한 다양성은 장미과가 9종으로 가장 높았다.
71개 방형구 중에서 우점하는 횟수가 많았던 식물 5종을 그래프로 나타냈다. 우점하는 횟수는 들사초 (Carex duriuscula, 27회, 38.0%)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좀참새귀리 (Bromus inermis, 10회, 14.1%)와 Ribes diacantha (10회, 14.1%)가 높게 나타나, 사초과와 벼과의 우점 비율이 높은 것을 확인하였다 (Fig. 4). 강수량이 감소하고 초지가 건조해질수록 사초과와 벼과의 식물이 우점하는 경향이 보고된 바 있다 (Cheng et al. 2021;Xu et al. 2021).
구조토에 생육하는 식물을 광엽초본, 협엽초본, 관목의 생활형으로 구분하여 방형구별로 출현하는 종수를 Table 2 에 나타내었다. 전체 방형구에서 광엽초본은 25종, 협엽초본은 5종, 관목은 4종이 출현하였다. 방형구별 출현 비율은 광엽초본과 협엽초본은 거의 모든 방형구에서 출현하고 있어 Quadrat 1과 2의 두 그룹 간 출현 비율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Fig. 5). 그러나 관목의 출현 비율은 Quadrat 1에서는 65%이고, Quadrat 2에서는 26%로 출현 비율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Quadrat 2는 광엽초본과 협엽초본이 우점하는 반면, Quadrat 1은 관목성 목본이 생육하면서 초본과 목본이 공존하는 미소서식지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구조토가 형성된 후 시간이 경과하면서, 초본 식물에서 목본 식물의 비율이 늘어나는 식물 발달 과정이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구조토의 형성으로 단단했던 토양의 밀도가 낮아지면서 수분을 보유할 수 있는 기능이 높아져 식물 정착에 유리한 것으로 판단된다 (Xiong et al. 2020). 이와 관련하여 향후 구조토의 물리적 특성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3.2. 미세지형인 구조토의 크기 특성
구조토의 크기 특성을 분석한 결과, 초본 식물 분포 구조토 (Quadrat 2)는 목본 식물 분포 구조토 (Quadrat 1)와 비교하여 높이, 단축의 길이, 기저 면적이 유의미하게 큰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3, Fig. 6). Quadrat 1과 2의 단축 길이 평균은 각각 56.45 cm와 75.0 cm로 큰 차이를 나타냈고, 기저 면적의 평균은 각각 0.37 m2와 0.5 m2였으며, 높이의 평균은 각각 11.34 cm와 14.41 cm였다.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p<0.05). 반면, 장축 길이의 평균은 목본 식물 분포 구조토와 초본 식물 분포 구조토에서 각각 75.98 cm와 82.97 cm로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p=0.1104). 백두산에 분포하는 구조토의 크기는 장축 평균 163 cm, 단축 평균 91 cm로 (Choi et al. 2010), 본 연구에서 조사한 구조토의 크기가 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지형은 건조 및 반건조 지역에서 토양 수분을 조절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이는 식생의 생장과 분포에 큰 영향을 미친다 (Han et al. 2025;Zhang et al. 2025). 연 평균 강수량이 300 mm가 되지 않는 몽골에서 이러한 미세 지형은 빗물을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어 식물의 생육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구조토의 주변 지역보다 구조토에서 식생이 더 잘 발달하였다 (Yembuu 2021).
일조량은 사면향별로 차이가 나타나는데 이는 토양 수분의 차이를 발생시키며, 작은 유역에서는 방위별 식생 차이가 더욱 크게 나타난다 (Srivastava et al. 2024). 생태복원 사업을 실시할 때, 이러한 미세지형에 따른 토양 수분의 공간구조를 고려해야 하며, 이는 강수량이 적은 지역에서 식생 복원의 성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토양 수분을 측정하지 못했으나, 추후 구조토 사면의 방향과 높이에 따른 토양 수분 측정을 통해 식물 생육과의 상관관계를 밝힐 필요가 있다. 사막화되는 몽골의 생태복원 시 미세지형의 생태계를 모방하여 수분을 오랫동안 보유할 수 있는 생태계 구조를 만들고, 사면향과 높이에 따른 토양 수분을 고려한 복원 식물종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
적 요
본 연구는 몽골 준카라 지역에 분포하는 구조토와 다양한 미세지형의 물리적 및 생태적 특성을 제시하고, 이러한 미세지형이 식물 분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건조 및 반건조 지역에서 적용 가능한 미세지형 기반 생태복원의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수행되었다. 2025년 7월 두 개의 방형구에서 총 71개의 구조토를 대상으로 크기와 식물 분포 특성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초본이 우점하는 Quadrat 2는 목본이 우점하는 Quadrat 1에 비해 단축 길이, 기저면적, 높이가 유의하게 크게 나타났으며, 관목 출현 비율은 Quadrat 1에서 65%로 Quadrat 2의 26%보다 높아 구조토 발달 과정에서 생활형의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본 연구는 구조토를 포함한 미세지형의 생태적 기능이 건조 및 반건조 지역에서 식물 생육과 복원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제시하였으며, 미세지형을 모방한 생태복원 방안에 유용한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