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최근 기후변화, 농산물 교역량의 증가, 교통수단의 발달 등으로 인해 외래 해충의 국내 유입 및 확산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농업 및 산림 피해가 심화되고 있다 (Lockwood et al. 2007). 이러한 침입해충 중 농림지 및 산림지에 피해를 유발하는 주요 해충으로는 갈색날개매 미충, 미국선녀벌레, 꽃매미 등이 보고되어 있다 (Kim and Kil 2014). 특히 미국선녀벌레는 노린재목 (Hemiptera) 선녀벌레과 (Flatidae)에 속하는 해충으로, 원산지는 북미 지역이다. 이 종은 1979년 이탈리아 북부에 처음 유입된 이후 (Zangheri and Dondini 1980)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었으며 (Grozea et al. 2011), 농업과 산림에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외래 해충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경상남도 김해의 감나무에서 처음 성충이 발견되었고, 이후 2008년과 2009년 진영군에서도 약충과 성충이 확인되면서 피해 사례가 공식 보고되었다 (Lee and Wilson 2010).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현재까지 다양한 작물과 수목에서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Seo et al. 2022).
미국선녀벌레는 초본류와 목본류를 모두 가해하는 광식성 해충으로, 국내에서 보고된 기주식물은 총 98과 345종에 달한다. 특히 약충과 산란 전 단계의 성충은 해바라기를 선호하고, 산란 단계의 성충은 해당화를 선호하는 등 발육 단계에 따라 기주식물 선호성이 달라지는 것이 확인되었다 (Seo et al. 2019). 현재 농촌진흥청, 산림청, 지자체에서는 미국선녀벌레 약충 및 성충 시기에 드론, 항공기 등을 이용한 공동 방제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방제는 화학적 방제에 의존하고 있으며, 약제 살포가 불가능한 친환경 농가나 양봉 농가 등의 사각지대에서는 지속적인 개체수 조절에 한계가 있다 (Kim et al. 2019;Baek et al. 2024). 따라서, 기주 범위가 넓고 전국적으로 확산된 미국 선녀벌레를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생물적 방제 전략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미국선녀벌레의 천적인 선녀벌레집게벌 (Neodryinus typhlocybae)은 벌목 (Hymenoptera), 집게벌과 (Dryinidae)에 속하는 곤충으로, 미국선녀벌레와 마찬가지로 북미 지역이 원산지이며, 미국선녀벌레의 주요 생물적 방제 자원으로 알려져 있다. 선녀벌레집게벌은 선녀벌레과에 속하는 종에만 기생하는 높은 기주특이성을 보여 국내 비표적 종에 대한 기생 가능성은 매우 낮다 (Strauss 2009). 또한 유럽 현지 사례에서도 토착 천적과의 경쟁이나 생태계 교란이 보고되지 않아 환경적 안정성이 높게 평가된다 (Strauss 2013). 미국선녀벌레는 연 1회 발생하는 반면, 선녀벌레집게벌은 연 1회 또는 연 2회 발생하는 세대가 나타난다. 선녀벌레집게벌 암컷은 미국선녀벌레 1~2령 약충을 포식하고, 미국선녀벌레 3~5령 약충 외부에 기생해 성장한다 (Mazzon et al. 2001;Strauss 2009). 미국선녀벌레에 기생한 천적은 숙주를 떠나서 고치를 형성해 성숙한 유충 단계로 월동한다. 선녀벌레집게벌 암컷은 단위생식이 가능하며 교미하지 않은 암컷은 수컷만을 생산한다 (Alma et al. 2005). 또한, 선녀벌레집게벌이 미국선녀벌레 약충 3령 이하인 어린 약충에 산란할 경우 천적의 성비가 수컷이 더 높았으며 4~5령 약충에 산란하였을 때는 암컷 비율이 높은 특징이 있다 (Seo et al. 2022).
이탈리아에서는 미국선녀벌레 피해가 심각해짐에 따라, 1987년 미국에서 선녀벌레집게벌을 도입하여 10년간 총 11개 지역, 약 600여 도시 및 농업 지역에 지속적으로 방사하였다. 그 결과, 천적의 개체군 밀도 및 발견 지역이 점차 확대되었으며, 영구적인 정착이 가능함이 확인되었다 (Frilli et al. 2001;Girolami and Mazzon 2001). 프랑스에서도 1985년 미국선녀벌레가 처음 발견된 이후, 1996년 이탈리아에서 선녀벌레집게벌을 도입하였고, 이후 미국에서 확보한 개체를 방사한 결과 5년 후 조사에서 방사 지점의 86%에서 천적이 정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초기 예측 보다 더 넓은 지역까지 확산한 것이 확인되어 천적 방제 성공 사례로 평가되었다 (Malausa et al. 2003). 이처럼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스페인 등 유럽 여러 국가에서 선녀벌레집게벌의 도입과 정착에 성공하여 미국선녀벌레 방제에 활용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Manole 2022).
우리나라에서도 2005년에 미국선녀벌레가 유입된 이후, 장기적인 밀도 억제를 목표로 2017년부터 이탈리아와의 국제농업기술협력사업을 통해 선녀벌레집게벌을 도입하였다 (Seo et al. 2022). 국내에 도입된 선녀벌레집게벌은 미국선녀벌레보다 약 10~15일 정도 먼저 부화하고, 우화한 성충은 암컷의 비율이 낮았다. 이는 단위생식뿐만 아니라, 어린 영기의 숙주에 기생하여 수컷의 비율이 더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Seo et al. 2022). 천적의 방제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암컷의 비율이 높아져야 하므로 선녀벌레 집게벌 우화 시기를 미국선녀벌레 4~5령 약충 시기로 맞춰서 방사하여야 한다. 따라서, 야외조건에 둔 월동 고치를 야외온도가 20도 이상이 되면 20도 항온기에 옮겨 우화를 지연시켰다 (Seo et al. 2022). 그러나, 우화를 지연시킨 월동 고치를 미국선녀벌레 4령 약충 시기 이전에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방사하여야 하므로 짧은 시간에 천적을 여러 지역에 방사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선녀벌레집게벌을 대상으로 현재까지 국내에서 수행된 연구는 다음과 같다. 국내 환경에서 대량 사육 가능성을 검증하였으며, 암수 평균 고치 길이 비교와 반야조건에서 선녀벌레집게벌의 기생률, 미국선녀벌레 약충 영기에 따른 선녀벌레집게벌 성비 및 세대 발생 정도 등을 도출하여 대량 사육 체계를 구축하였다 (Seo et al. 2022). 또한 선녀벌레집게벌 성충의 우화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국내 노지 환경에서의 미국선녀벌레 약충 발생 시기와 비교, 검증한 결과, 국내 환경에서도 정착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확인되어 (Baek et al. 2024), 이에 따라 선녀벌레집게벌의 방사 실증 연구와 국내 정착성 평가에 필요한 기초적·과학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국내에서 실제로 선녀벌레집게벌을 방사하였을 때 천적이 국내 환경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지, 또한 미국선녀벌레 개체군 밀도 억제 효과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천적인 선녀벌레집게벌을 다양한 지역에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방사할 수 있는 야외 방사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고, 선녀벌레집게벌의 국내 기생 효과 및 정착 가능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선녀벌레집게벌의 효율적인 야외 방사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선녀벌레집 게벌을 여러 지역에 방사하여 방사 효과를 평가함으로써, 미국선녀벌레의 생물학적 방제 실용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시험 곤충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야외 대형 망실하우스 (16.0 m×8.0 m) 1곳과 온실 (7.8 m×4.7 m×3.5 m) 2곳에 2~3 년생 뽕나무 묘목을 1 m 간격으로 식재하고, 5월 하순에서 6월 상순에 미국선녀벌레 2령 이상의 약충을 야외에서 채집하여 뽕나무 묘목에 접종하였다. 선녀벌레집게벌은 2017년부터 수행된 국제기술협력사업을 통해 이탈리아에서 도입하였으며, 도입한 개체들을 Seo et al. (2022)에서 언급한 방식으로 대량 사육하여 목표 마릿수만큼 수확 하였다. 6월 중순에 고치에서 우화한 선녀벌레집게벌 성충 (암컷 : 수컷=1 : 2 이상)을 방사한 후 7월 상순 외부기생낭과 고치가 생성되는 것을 조사하고 7월 중순에 1차로 고치를 수확하였다. 7월 중순에서 8월 상순에 1차로 수확한 고치에서 이화기 성충이 출현하면 2차 방사를 통해 9~10월에 나뭇잎에 형성된 2차 고치를 수확하였다. 수확한 고치들은 비가림 야외조건인 국립농업과학원 야외 창고에서 보관하였다. 보관한 고치들을 대상으로 차년도에 실험에 이용하였다 (Fig. 1).
2.2. 방사통을 이용한 선녀벌레집게벌 야외 방사법 개발
천적의 발육 단계가 성충일 경우, 방사통 운반 과정에서 개체가 손상되거나 폐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선녀벌레집게벌의 경우, 우화 후 꿀물을 제공하면 암컷은 약 1개월 간 생존하지만 수컷의 수명은 약 1주일로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Seo et al. 2022), 일정 기간 동안 우화한 성충을 모은 뒤 일괄 방사하는 방식은 방사 효율이 낮을 수 있다. 반면, 천적을 고치 상태로 방사할 경우 방사통 내에서 우화한 성충이 자연적으로 외부로 탈출하면서 방사되므로, 짧은 시간 내에 다수의 지점에 방사통을 설치할 수 있어 성충 직접 방사보다 효율적이고 현장 적용이 용이하다 (Seo et al. 2022).
이에 본 연구에서는 선녀벌레집게벌을 성충 상태가 아닌 고치 상태로 방사하기 위한 방사통 기반 야외 방사법을 개발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선녀벌레집게벌 암컷 19마리와 수컷 성충 15마리의 머리폭 및 가슴폭을 측정하여 방사통의 출구 구멍 직경 규격을 설정하였으며, 이에 적합한 방사통을 제작하였다. 또한, 제작된 방사통 내에서 선녀벌레집게벌 성충이 정상적으로 우화하고 자연스럽게 탈출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방사통에 고치를 넣고 야외조 건에서 설치 및 처리하였다. 이후 방사통 내외에서 우화율 및 탈출률 등을 조사하여 방사통의 기능성과 현장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였다.
2.3. 시기별 미국선녀벌레와 선녀벌레집게벌 발생 밀도 조사
선녀벌레집게벌의 국내 발생 특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천적을 방사한 지점에서 시기별 미국선녀벌레와 선녀벌레집게벌의 발생 밀도를 조사하였다. 2020년에 방사한 지점인 경북 안동 지역에서 2023년 5월 하순부터 8월 하순까지 약 6~7일 간격으로 야외 조사를 수행하였고, 2023년에 방사한 지점인 전남 장성 지역을 2023년 5월 하순부터 8월 초순까지 약 6~8일 간격으로 야외 조사를 수행하였다. 선녀벌레집게벌 방사지 주변 기주식물에서 총 20잎당 미국 선녀벌레 약충의 마릿수와 발육 영기를 관찰하여 미국선녀벌레 발생 밀도를 조사하였고, 선녀벌레집게벌 기생낭과 고치 밀도를 조사하였다.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조사 시기별 미국선녀벌레와 선녀벌레집게벌의 상대적 비율을 도출 하였다.
2.4. 선녀벌레집게벌 기생 및 정착 여부 조사
선녀벌레집게벌의 야외 방사를 하기 위해 월동 보관 중인 고치에서 우화 후 2일 이내의 천적 성충 또는 우화를 앞둔 고치를 사이즈별 (성 구분 기준: 6 mm 이상 (암컷), 6 mm 미만 (수컷))으로 선별하였다. 암컷과 수컷의 수명 차이가 극명하므로 (Mazzon et al. 2001;Seo et al. 2022) 가능한 한 암컷 : 수컷=1 : 2 이상 비율로 준비해 자체 개발한 방사통에 넣었다. 미국선녀벌레 약충 발생지역에서 산란목과 주변 기주식물을 탐색하여 미국선녀벌레 약충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그 주변에 방사통을 설치하여 선녀벌레집 게벌을 방사하였다.
선녀벌레집게벌 방사 후 정착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5개 도권, 8개 시군에 선녀벌레집 게벌을 5월 하순~6월 상순에 방사하여 7월 중하순에 방사지 반경 50 m 이내를 대상으로 미국선녀벌레와 선녀벌레집게벌을 조사하였다. 또한, 2020~2022년에 방사된 지점을 대상으로 2024년에 추가 조사하였다. 조사 항목은 미국 선녀벌레의 발생량, 선녀벌레집게벌의 발생 시기, 기생낭 및 고치 밀도였다. 구체적인 조사 방법은 선녀벌레집게벌 방사지 주변에 있는 기주식물 3~5주 이상, 주당 20잎에 있는 미국선녀벌레 발육 영기와 마릿수를 관찰하여 미국선녀벌레 발생 밀도를 조사하였고, 기주식물에서 총 20잎당 형성된 선녀벌레집게벌 기생낭과 고치 밀도를 조사하였다.
2.5. 통계 분석
선녀벌레집게벌의 기생 및 정착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방사량, 지역, 조사연도와 주당 고치수 간의 관계를 통계적으로 분석하였다. 통계분석에는 일정량으로 방사한 2024년과 2025년의 데이터 (Table 2)와, 다소 불규칙한 방사량을 적용한 보조데이터 (Appendix Table A1)를 함께 활용하였다. 본 연구의 자료는 표본 수가 적고 정규성 및 등분 산성 가정을 충족하지 않아, 분포 가정에 제약이 적은 비모수 통계 기법을 적용하였다. 방사량과 주당 고치수 간의 상관성은 Spearman 순위상관분석을 사용하였고, 지역 간 차이는 Kruskal-Wallis 검정으로 분석하였다. 조사연도에 따른 차이는 Mann-Whitney U 검정을 통해 평가하였다. 모든 통계 분석은 유의수준 α=0.05에서 수행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방사통을 이용한 선녀벌레집게벌 야외 방사법 개발
선녀벌레집게벌의 암컷과 수컷 성충의 머리폭과 가슴폭을 측정한 결과, 암컷의 머리폭은 평균(±표준편차) 1.05± 0.076 mm, 수컷은 0.72±0.111 mm로 나타났다. 가슴폭은 암컷이 0.83±0.126 mm, 수컷이 0.67±0.093 mm로 확인 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성충이 원활히 탈출하기 위해서는 방사통의 구멍 직경이 최소 1.2 mm 이상이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에 스테인리스 재질의 시판 육수통 제품을 탐색하여, 원통형이며 밑면과 옆면에 다수의 구멍이 분포된 형태의 방사통을 선발하였다 (Baek et al. 2024). 그러나 현장 실험 결과, 방사통 측면의 구멍을 통해 빗물이 유입되어 고치가 뭉치거나 습해져 우화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비가림 장치를 추가 설치하였으며, 방수성과 내구성이 우수한 델타트랩 상판 (Green Agrotech, Gyeongsan, Korea)을 활용하였다. 또한, 기존 스테인리스 방사통은 델타트랩 상판에 고정이 어려웠기 때문에, 가벼우면서 접착이 용이한 아크릴 재질의 Insect breeding dish (310202; 100×40 mm; SPL, Pocheon, Korea)를 대체 방사통으로 선정하였다. 기존 뚜껑의 미세망 (mesh)은 제거하고, 가로, 세로, 직경 모두 1.5 mm인 철 재질의 망을 부착하여 성충이 원활하게 탈출할 수 있도록 개선된 방사통을 제작하였다 (Fig. 2).
제작된 방사통의 기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선녀벌레집게벌 고치를 넣고 야외에 3개월간 설치한 뒤, 고치의 우화 및 탈출 여부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전체 고치 중 75% 이상에서 성충이 우화하였으며, 우화된 성충의 약 88.9% 이상이 방사통 밖으로 성공적으로 탈출하였다 (Table 1). 탈출 지 못한 개체는 암컷과 수컷 모두에서 확인되었다.
개선된 방사통은 기존 스테인리스 방사통보다 외부 환경 요인 (강우, 습도 등)의 영향을 적게 받아 천적 방사용으로 적합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다만, 문경과 영천 지역에서는 강우로 인해 일부 방사통 내부가 습윤해져 조사가 어려웠고, 횡성 지역에서는 강풍으로 인해 일부 방사통이 이탈· 분실되는 사례가 있었다. 이러한 환경 요인은 성충의 우화율 및 탈출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향후 야외 실험에서는 방사통이 이동하지 않도록 고정 장치를 강화하고, 강우로부터 완전히 보호할 수 있는 개선형 비가림 장치를 설치하여 천적 방사 효율성을 더욱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3.2. 시기별 미국선녀벌레와 선녀벌레집게벌 발생 밀도 조사
선녀벌레집게벌의 국내 발생 특성을 규명하기 위하여, 미국선녀벌레와 선녀벌레집게벌의 발생 시기 및 밀도를 경북 안동 지역과 전남 장성 지역에서 조사하였다. 2023년 경북 안동 지역의 발생 양상은 Fig. 3a에 제시하였다. 미국선녀벌레의 영기별 발생 최성기는 1령이 5월 24~31일, 2령 6월 14일, 3령 6월 22일, 4령 6월 28일, 5령 7월 12~19일, 성충은 8월 9일로 나타났다. 선녀벌레집게벌의 기생낭은 6월 22일부터 관찰되었으며, 8월 하순까지 고치가 지속적으로 확인되었다. 선녀벌레집게벌은 미국선녀벌레 약충 3령 이하 어린 약충에 산란할 경우, 수컷의 비율이 높아지고, 4~5령기 약충에 산란하였을 때 암컷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Seo et al. 2022) 미국선녀벌레가 4령 약충 시기인 6월 중·하순 시기에 방사를 수행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8월에 미국선녀벌레 성충의 비율이 증가하면서 개체의 이동이 활발해져 선녀벌레집게벌의 상대적 비율이 높아졌다. 따라서 선녀벌레집게벌의 기생률 조사는 성충이 발생하기 전 5령 약충 시기인 7월 중·하순 시기에 수행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으로 사료된다.
2023년 전남 장성지역의 조사 결과 (Fig. 3b), 미국선녀벌레의 영기별 발생 최성기는 1령이 5월 25일~6월 1일, 2령 6월 8일, 3령 6월 15~22일, 4령 6월 29일, 5령 7월 27일, 성충은 8월 3일로 나타났다. 선녀벌레집게벌의 기생낭은 7월 6일부터 관찰되었으며, 8월 상순까지 고치가 확인되었다. 조사가 8월 상순까지 진행되어 이후 자료는 확보되지 않았으나, 미국선녀벌레가 8월 하순에 100% 성충으로 우화하는 점을 고려할 때, 해당 시기까지도 선녀벌레집게벌 고치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 안동과 장성 지역의 조사 시기는 유사하였으나, 미국선녀벌레의 발육 단계별 상대적 비율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이는 경북 안동과 전남 장성의 위도 차이와 지형적 요인에 따른 기온 차 (평균 약 1.36°C) 때문으로 추정된다. 즉, 장성 지역의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조건으로 인해 미국선녀벌레의 부화와 발육이 안동보다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미국선녀벌레의 부화 시기와 각 발육 영기의 발생 시점이 연도별로 변동하고 있으며 (RDA 2024), 이에 따라 선녀벌레집게벌의 방사시기와 기생 효과, 조사 시기 또한 유연하게 조정될 필요가 있다. Baek et al. (2024)은 국내 기후조건에서 선녀벌레집게벌의 우화 시기를 예측하는 모델을 구축하여 미국선녀벌레 약충 발생 시기와의 적합성을 제시한 바 있다. 기후변화가 점차 가속화됨에 따라 미국선녀벌레의 시기적 변동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향후 Baek et al.(2024)이 개발한 모델을 활용하여 연도별 발생패턴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는 고도화된 예측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3.3. 선녀벌레집게벌 기생 및 정착 여부 조사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방사하여 방사 효과를 조사한 결과, 선녀벌레집게벌이 국내 환경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Table 2). 또한, 2020~2022년에 방사된 지점을 대상으로 2024년에 조사한 결과, 추가 방사를 실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선녀벌레집게벌의 고치가 지속적으로 발견되어 이 종이 해당 지역에서 월동 및 정착하였음을 시사하였다 (Appendix Table A1). 한편, 2025년에는 조사 시기가 다소 늦어지고 약충의 최종 탈피기에 집중호우가 발생한 지역이 많아 미국선녀벌레 밀도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는 선녀벌레집게벌의 기생 기회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24년과 2025년에 1회씩 총 2회 천적을 방사한 지점 중 강원 홍천, 횡성은 미국선녀벌레와 선녀벌레집게벌 모두 마릿수가 수치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Table 2) 이는 미국선녀벌레가 햇빛이 강한 개방지보다 직사광선이 차단된 하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Seo et al. 2022),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고 음지 환경이 많은 북부 산간 지역인 강원도가 미국선녀벌레와 선녀벌레집게벌 모두의 서식에 보다 적합한 환경이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하여 Baek et al. (2024)은 선녀벌레집게벌 성충의 발생 시기가 미국선녀벌레 약충의 발생과 충분히 동기화되는 것이 기생 성공의 핵심이라고 보고하였으며 평균기온이 낮은 지역에서는 성충의 출현이 지연되어 기생률이 낮아질 가능성도 제시한 바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러한 온도 요인 외에도 상대습도, 일조량, 토양조건 등 다양한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향후 선녀벌레집게벌 방사 지점 선정 시 이러한 요소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반면 충남의 경우, 2024년과 2025년 모두 고치수는 유사하였으나 미국선녀벌레 마릿수는 감소하였다 (Table 2). 이는 조사 시점이 늦어 미국선녀벌레 약충이 성충으로 우화하여 이동한 데 따른 시기적 영향으로 보인다. 이 결과는 기생률 조사의 시기적 중요성을 시사한다. 전남 장성과 경남 창원은 미국선녀벌레와 선녀벌레집게벌 마릿수가 감소하였는데 (Table 2) 선녀벌레집게벌 기생 효과로 숙주 밀도가 감소하였고 이로 인해 선녀벌레집게벌 기생 기회가 줄어든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경남 창원의 경우, 일부 특정 기주 식물에서 고치가 많이 발견되었는데 방사 지점이 키위 재배 농가로, 키위 잎이 두껍고 표면에 털이 많아 선녀벌레집게벌이 기생하기 어려웠으나 동일 지점 내 두릅나무 잎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고치가 확인되었다. 이와 같이 식물의 잎 구조·질감·표면 특성 등이 기생 성공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향후에 선녀벌레집게벌의 성공적인 기생 및 정착을 위한 기주식물 선호성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
선녀벌레집게벌의 방사량에 따라 주당 고치수가 달라지는지 상관성을 평가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ρ= - 0.339, p=0.122). 지역 간 주당 고치 수의 차이 역시 유의하지 않았으며 (Kruskal-Wallis, p= 0.36), 조사연도에 따른 차이도 통계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Mann-Whitney U, p=0.43). 이러한 결과는 본 연구에서 확보된 표본 수가 제한적이고 지점 간 변동성이 큰 점을 고려할 때, 방사량, 지역, 연도보다는 기주 밀도, 미기후, 주변 식생 구성, 포장 관리 등의 개별 포장 환경의 영향이 더 컸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유의한 패턴이 검출되지 않은 것은 효과가 실제로 부재보다는 현장 자료의 표본 수가 제한적이고 조사 지점 간 변동성이 큰 데이터 구조의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에는 방사량 수준을 보다 세분화하고 조사 지점을 확대하는 동시에 동일 포장에서 반복조사를 통해 이러한 변동성을 정량적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
3.4. 연구의 한계 및 제언
본 연구는 실제 농가 포장에서 수행되었기 때문에, 동일한 재배조건에서 선녀벌레집게벌을 방사하지 않은 미방사구역 (대조구)을 별도로 설정하여 방사구와 직접 비교하는 통제 실험 설계를 적용하기 어려웠다. 지역별 방사량의 차이 또한 계획된 실험처리라기보다 포장 규모, 작업 여건 등 현장 요인에 따라 불가피하게 발생한 변이였기 때문에, 방사량 - 기생량 간 관계를 독립된 요인으로 분리하여 해석하는 데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었다. 아울러 강우, 온도, 습도 등 기상요인은 미국선녀벌레 약충과 선녀벌레집게벌 고치의 생존 및 조사 시점의 개체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방사량이나 지역 간 차이보다 더 큰 변동 요인으로 작용 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점은 본 연구 결과를 해석할 때 함께 고려되어야 할 제한사항으로 판단된다. 또한 성충 방사와 고치 방사 간 차이를 평가하기 위한 미방사 대조구 - 방사구 구조 역시 동일 이유로 설정이 불가능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실용성과 안정성이 높은 고치 방사를 기본 전략으로 채택하였지만, 성충 방사와의 차이를 실제 포장에서 비교 및 검증하는 연구는 향후 별도로 수행될 필요가 있다.
선녀벌레집게벌의 확산 및 이동성에 대해서는 여러 유럽 연구에서 다양한 결과가 보고되어 왔다. Girolami et al. (1996)과 Girolami and Mazzon (1999)은 연간 확산 거리가 30 m에서 20 km까지 매우 넓게 나타난다고 하였으며, 북이탈리아에서는 방사 후 6~18개월 사이에 750~2,500 m 까지 확산된 사례도 확인되었다 (Cenderello 2006). 이러한 확산은 성충의 비행뿐 아니라 기생된 미국선녀벌레의 이동, 고치가 부착된 식물체의 인위적 이동, 낙엽이 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간접적 경로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trauss 2013). 실제로 헝가 리와 슬로바키아에서는 방사 이력이 없는 지역에서도 선녀벌레집게벌의 고치가 발견되는 등 자연 확산 사례가 보고 되었다 (Vétek et al. 2019). 이와 같은 해외 사례는 국내에서도 선녀벌레집게벌이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넓은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며, 향후 미국선녀벌레 개체군의 자연적 밀도 억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국내에서도 천적의 분포 확산 경향을 분석한 선행 사례가 존재한다. Jeon et al. (2021)은 날개매미충알벌 (Phanuromyia ricaniae)의 국내 분포를 체계적으로 조사하여, 기주 해충의 확산 양상과 기후·지형 요인이 천적의 분포 확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선행 연구를 고려할 때, 선녀벌레집게벌 역시 국내 정착 이후의 분포 변화와 자연 확산 양상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방사 효과의 공간적·시간적 경향을 보다 명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여러 해에 걸친 연속 조사 자료를 축적하면 선녀벌레집게벌의 확산 패턴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궁극적으로는 보다 효율적인 방사 전략 수립에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천적 개체군의 안정적 유지 측면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이탈리아에서는 약 40년간 정착했던 선녀벌레집게벌 개체군이 최근 급감한 사례가 있었는데, 조사 결과 고치의 70% 이상이 2차 기생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Mazzon et al. 2025). 국내에서도 일부 고치에서 2차 기생봉이 확인된 바 있어, 선녀벌레집게벌의 정착과 장기적 방제 효과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잠재적인 2차 기생종의 생태 특성 및 기생 양상을 추가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조사에서 선녀벌레집게벌이 미국선녀벌레뿐만 아니라 국내 토착 선녀벌레류 (Geisha distinctissima 등) 에도 기생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어 (unpublished data), 국내 선녀벌레과 곤충을 대상으로 한 기생 여부와 생태계 영향 평가도 필요하다.
본 연구는 선녀벌레집게벌을 국내 여러 지역에 방사하여, 방사 지점에서 천적이 정착하는지를 확인함으로써 이 종의 국내 정착 가능성 및 활용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본 연구 결과는 화학적 방제에 의존하던 기존의 미국선녀벌레 관리 체계에서 벗어나, 천적을 활용한 종합적 해충관리 체계로의 전환 가능성을 제시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적 요
미국선녀벌레는 2005년 국내에 유입된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된 광식성 해충으로, 화학적 방제만으로는 장기적인 개체군 억제가 어렵다. 본 연구에서는 미국선녀벌레의 주요 천적인 선녀벌레집게벌 (Neodryinus typhlocybae)의 국내 활용을 위해 고치 기반 야외 방사기술을 개발하고, 미국 선녀벌레와 선녀벌레집게벌의 시기별 발생 특성을 분석하 였으며, 여러 지역에서 정착 및 기생 양상을 평가하였다. 성충 우화와 탈출을 고려하여 비가림 구조를 갖춘 방사통을 제작한 결과, 전체 고치의 75% 이상에서 성충이 우화하였고 우화 성충의 88.9%가 방사통을 통해 정상적으로 탈출하였다. 또한 방사 적기는 미국선녀벌레 4령 약충이 출현하는 6월 중·하순, 기생 효과 조사의 적기는 5령 약충이 우세한 7월 중·하순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2024~2025년 동안 5개 도권 8개 시군에서 선녀벌레집게벌 고치가 확인되었고, 특히 2024년 전남 장성에서 주당 고치수 8.2마리, 2025년 충남 아산에서 3.2마리가 관찰되어 국내 환경에서의 기생 및 월동 정착이 명확히 입증되었다. 또한 2020~2022년 방사지에서도 추가 방사 없이 고치가 유지되었다. 방사량·지역·연도와 주당 고치수 간 유의한 관계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이는 기주 밀도와 미기후 등 개별 포장 환경이 기생량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선녀벌레집게벌을 활용한 미국선녀벌레 생물학적 방제의 실용화를 위한 핵심 기초자료를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