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종의 산포에 관한 다양한 이론과 방법이 있으나, 다육 질 열매의 경우는 주로 척추동물에 의해 이루어지고, 그 중 장거리 비행을 하는 조류와 같은 이주 동물은 산포 장벽을 넘어 종자를 수송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 져 있다(Howe and Smallwood 1982; Nathan et al. 2008). 종의 장거리 산포는 집단의 확산, 집단간 개체 흐름 등 의 대규모 과정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종 침 입요소는 공급원과 이동경로, 그리고 정착지로 이루어지 며, 침입력이 커질 확률은 개체군의 초기 크기와 새로운 서식처의 조건과도 관계가 있다(Park et al. 2002; Nathan et al. 2008; Kim and Oh 2010). 일반적으로 작은 섬의 경 우 낮은 종다양성과 작은 집단, 그리고 제한된 유전적 다양성을 나타내고 있다 (Dulloo et al. 2002). 섬에 분포 하고 있는 식물의 종수는 섬의 면적과 강한 상관관계가 있고, 조류의 풍부도와 식물과 조류의 종조성은 서식지 의 이질성과 관련된 변수와 연관되어 있다 (Denslow et al. 2009; Yu et al. 2012).
섬은 진화의 자연적 실험실이고 진화적 과정과 결과 를 연구하기 위한 이상적인 장소로 인식되고 있으며, 독 도는 울릉도와 더불어 진화적으로 유용한 정보를 제공 하고 있다 (Sun et al. 2002; Losos and Parent 2010). 대양 섬인 독도의 식물연구는 1952년 이래로 최근까지 지속 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기록되고 있는 식물은 학자간 의 견해에 따라 최대 144분류군으로 다양하게 기록되어 왔으나 (Kim et al. 2009), 최근에는 부식반입, 보수공사 등으로 인하여 재배식물 (참외, 미나리, 토마토) 등이 유 입되었으며, 2007년에 비해 9분류군이 증가한 약 57분 류군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ee et al. 2007; Park et al. 2010; Park et al. 2011; Song and Park 2012). 분류군별 기록된 식물의 차이는 학자간의 오동정 또는 1966년의 토끼방사, 1973년 이후의 대규모 식재행 사 등 자연 또는 인위적영향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Lee 1978; Kim 1998; Hyun and Kwon 2006).
독도에 분포하고 있는 식물들중 화살나무속(Euonymus L.)의 식물은 사철나무(Kim et al. 2009)와 무른나무(Lee 1978)로 최근 무른나무는 사철나무의 오동정 (Hyun and Kwon 2006)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독도에는 현재 사철 나무 1분류군이 분포하고 있다(Lee et al. 2007; Park et al. 2010).
따라서, 본 연구는 독도에서 지금까지 기록되지 않은 목본 1분류군에 대하여 보고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1.재료채집
본 연구에 사용된 재료는 2013년 5월 31일 서도 정상 부에서 채집하였으며, 채집된 표본은 건조표본 (DW 1305060)으로 제작하여 영남대학교 식물표본관(YNUH) 에 보관하였고, 식물의 동정은 문헌 또는 도감을 참고하 였다 (Lee 1980, 2003; Kim and Kim 1994a; Lee 1996). 또 한, 분자분석을 위한 속내 분류군의 염기서열은 Genbank 데이터베이스의 자료를 이용하였다(Table 1).
2.DNA 추출, PCR증폭 및 염기서열
재료는 현장에서 채집후 실리카겔을 이용하여 실험실 로 운반하여 이용하였다. DNA추출은 20~30 mg의 잎을 Homogenizer (Precellys®24, Bertin Technologies, France) 와 CTAB 방법을 이용하여 추출하였다 (Doyle and Doyle 1987). 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반응용액의 조성 은 주형 DNA 20~50 ng, 10X DiaStarTM Tag DNA buffer 0.25 μL, 10 mM의 dNTPs mix 0.5 μL, 10 pmol의 primer (ITS4, ITS5, White et al. 1990, Möller and Cronk 1997; “c”, “f”, Taberlet et al. 1991) 각각 1 μL, 1.25 unit의 DiaStarTM Taq DNA Polymerase (SolGent Co., Korea)에 총 25 μL가 되도록 증류수를 조절하여 첨가하였다.
조제된 PCR 반응 용액은 다음의 조건하에서 PCR을 하여 DNA를 증폭시켰다. PCR의 첫 cycle에서는 95°C 에서 3분 동안 1차 denaturation을 한 후, denaturation은 95°C에서 20초, annealing을 위해서는 56°C (trnL-trnF는 52°C)에서 40초, 그리고 72°C에서 1분으로 구성된 반응 을 35회 반복한 후 최종적으로 72°C에서 5분간 extension하였다. PCR 반응액은 SolGentTM Gel & PCR purification system (Solent Co., Korea)으로 정제하였고, 염기서열 분석은 automatic sequencer (ABI 3730xl)을 이용하였다.
3.염기서열의 유연관계 분석
염기서열들은 Geneious (R6, Biomatters)로 조합하여 Clustal X (Thompson et al. 1997)로 정렬하였으며, 수작업 을 거쳐 최종 정렬하였다. ITS와 trnL-trnF에 대한 염기 서열은 Genbank의 자료(Simmons et al. 2008; Mu et al. 2012; Simmons et al. 2012)와 비교하여 각각 염기서열구 간을 결정하였다. 정렬결과 gap은 결여형질 (missing data)로 처리하였고, 염기서열 분석은 PAUP Ver. 4.0b10 (Swofford 2003)로 Two-parameter methods (Kimura 1980) 로 계산된 염기변이 값을 기초로 하여 Neighbor-joining (NJ) tree를 산출하였다. 분계도의 지지도 확인을 위한 Bootstrap support (BS, Felsenstein 1985)는 PAUP을 이용 하여 Heurestic search (TBR branch swapping, 100 replicates) 방법으로 산출하였다. 외군은 선행 문헌 (Simmons et al. 2012)을 기준으로 Celastrus속을 이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1.외부형태
화살나무속(Euonymus L.)은 주로 화서의 형태, 약실의 수 등 형태형질을 주요 식별형질로 사용하고 있으나 식 별형질의 중복현상과 변이가 심하여 많은 혼란이 야기 되고 있는 분류군이다 (Kim and Kim 1994b). 채집된 개 체는 영양기관인 줄기와 잎으로 식별이 용이하지 않으 나, 소지 (twig)는 원주형이고, 표면에 부속물이 없는 평 활한 유형이며, 잎은 피침상 장타원형이고 첨두, 그리고 기타 외부 형태적 특징 등이 참빗살나무 (Euonymus hamiltonianus Wall.)로 판단된다 (Lee 1980, 2003; Kim and Kim 1994a; Lee 1996). 그러나, 발견된 분류군은 생식 기관이 없는 어린 개체이고, 기상 등 독도의 접근성이 어려움에 따라 생식기관을 확인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 으므로 분자자료를 이용한 객관적인 확인이 요구된다.
2.유연관계
DNA의 분자마커는 식물의 식별에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고(Miller 2007; CBOL Plant Working Group 2009; Vijayan and Tsou 2010), 이 중 nrDNA의 Internal transcribed spacer (ITS)와 cpDNA의 trnL-trnF IGS 지역은 계통분석 에 주로 이용되고 있으며(Bortiri et al. 2001; Li et al. 2010; Li et al. 2012), Genbank의 데이터양도 방대하게 축적되 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두 마커를 이용하여 독도에서 채집된 개체의 염기서열에 대한 유연관계를 분석한 결 과는 Figs. 1-2와 같다.
유연관계 분석결과 단성유전을 하는 cpDNA에서는 우리나라에 분포하고 있는 화살나무속의 참빗살나무 (E. hamiltonianus)와 회나무 (E. sachalinensis) 분계조의 BS 가 64%로 분계조내에서 해상력을 나타내고 있지 않는 반면(Fig. 1B), 양친유전을 하며 비교적 빠른 진화속도를 나타내는 nrDNA에서 회나무와 자매군(BS 83%)을 이루 고 있으나 참빗살나무와 가까운 유연관계(BS 65~75%) 를 나타내고 있고(Fig. 1A), 좁은잎참빗살나무(E. maackii) 의 경우 두 분류군과 자매군(BS 66%)을 나타내고 있다 (Fig. 2). ITS 1지역이 포함된 Fig. 1과는 달리 Fig. 2에서 는 회나무가 참빗살나무와 가까운 유연관계를 나타내고 있으나, ITS지역 간의 변이에서 기인한 결과로 사료된다.
3.독도의 식물
독도에 분포하고 있는 식물은 과거 식재사업과 시설 공사, 부식 등으로 인하여 식물의 변화가 야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Lee 1978; Kim 1998; Hyun and Kwon 2006; Park et al. 2010). 또한, 2013년 6월 20일~24일 사이에 산림청의 “푸른 독도 가꾸기” 사업으로 인해 독도(동도) 에는 사면의 식피를 일부 제거한 후 정화조 일원에 사 철나무 (2,187본), 섬괴불나무 (936본), 보리밥나무 (837본) 등 총 3,960본이 식재되었고, 과거 식재기록 (Kim 1998) 이 있는 무궁화(약 4~5본)가 다시 식재되어 있는 것으 로 확인되었다. 종의 이입과 확산은 현지의 환경조건과 천이과정에 의해 결정되며 (Huston 2004; Kil et al. 2006), 확인된 참빗살나무는 비교적 최근에 이입되어 분포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확인이 어려웠던 것은 다른 식물 체에 가려져 있고, 독도의 입지여건 (경사 등)과 조사여 건(기상 등)의 여러 불리한 조건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 다. 본 연구에서 대양섬인 독도에서 목본이 확인된 것은 내륙지역과 거리가 멀고, 토양층과 급격한 경사 등 입지 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새로운 종이 이입된 것으로 섬생 물지리학적으로 의미있는 일이라 사료된다. 본 식물의 유입경로를 확인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인접한 울릉 도에는 참빗살나무가 분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 져 있으므로 울릉도에서 유입되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Lee and Joo 1958; Lee and Yang 1981; Kim et al. 2000; Shin and Kim 2002). 또한, 주로 비둘기과, 지빠귀과, 직박 구리과, 되새과 등 조류의 식이식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고, 이동하는 조류의 경우 독도는 중간기착지로서 이 용되고 있으므로 지속적으로 독도에 분포하고 있는 식 물과 더불어 종의 이입에 대한 산포벡터를 확인하고 시 간의 경과에 따른 종의 유입에 대하여 모니터링 및 유 입된 분류군의 집단분석을 통하여 유전적 특성과 종분 화 등에 관한 연구를 하는 것이 대양섬인 독도의 식물 이입과 분포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으로 사료된 다.
적 요
종의 장거리 산포는 집단의 확산과 집단간 개체의 흐 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본 연구는 독도에서 발견된 식물을 형태학적 특징과 핵 및 엽록체 DNA의 분자마 커를 이용하여 종을 식별한 결과, 참빗살나무 (노박덩굴 과)로 확인되었다. 얕은 토양층과 험준한 지형 등 입지 적으로 열악한 대양섬인 독도에서 목본의 분포는 의미 있는 결과이며, 향후 외부유입종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