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동물들은 서식하고 있는 환경 조건에 가장 적합한 신 체 형태를 갖추는 방법으로 적응한다 (Gaillard et al. 2000; Martin et al. 2013). 지리적인 형태 변이 (biogeographic morphological variation)는 서로 다른 지역에 서식하는 개체 군 사이에서 나타나는 외부 신체 모양이나 크기가 다른 양 상이다 (Thorpe 1987; Smith et al. 2007; Wilson 2013). 특히, 섬 집단의 경우 주변에 위치한 대륙 집단에 비해 환경의 차 이와 지리적인 격리에 따른 외부형태적인 차이를 보이는데, 보통 포유류와 파충류에서 섬 집단이 대륙 집단에 비해 대 형동물은 작아지고, 소형동물은 커지는 양상을 나타내는 것 으로 보고되었다 (van Valen 1973; Millien 2006; White and Searle 2007; Hernández-Salinas et al. 2014). 제주도 육상포 유동물은 오랜 시간 동안 외부 개체군과 자연적인 교류가 없이 독립적으로 섬 환경에 적응하여 왔다 (Oh et al. 2007; Jo et al. 2012). 그 결과로, 제주도에서 대표적인 포유류인 노루 (Carpreolus pygargus)와 제주족제비 (Mustela sibirica quelpartis)는 제주도 집단의 체구가 한반도 집단보다 더 작 은 경향을 보인다 (Abramov 2005; Park et al. 2011). 제주등 줄쥐 (Apodemus chejuensis)는 형태상으로 한반도의 등줄쥐 (A. agrarius)와 매우 유사하지만 크기는 크며, 생식적으로도 격리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Koh and Yoo 1992; Oh et al. 1998; Oh et al. 2003; Yoon et al. 2003). 이처럼 제주도의 포유류는 외부형태뿐만 아니라 생리적, 생태적 측면에서도 육지 집단과는 다른 양상을 나타내는 지역 아종이나 독립된 종으로 구분되고 있다 (Yoon et al. 2004; Oh et al. 2007; Jo et al. 2012).
전 세계적으로 Crocidura 속은 170여 종이 알려져 있 으며 (Hutterer 2005), 남한에는 땃쥐 C. lasiura, 제주땃쥐 C. dsinezumi, 작은땃쥐 C. shantungensis 등 3종이 서식한 다. 이들 중에서 C. shantungensis는 구북구 (Palearctic) 동 물지리구에 해당되는 몽골, 중국, 러시아, 한국, 일본 등지 에 분포하며 국내에서는 도서 지방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 에 분포한다 (Yoon et al. 2004; Bannikova et al. 2009). C. shantungensis의 두개골과 외부형태에 대한 지리적인 변이 연구 (Motokawa et al. 2003)에서는 동아시아 지역 대만, 일 본의 쓰시마, 한반도, 제주도 4개 집단 가운데 대만 집단이 가장 대형이고 형태적으로 분화가 더 진행되었다고 하였다. 또한, 제주도 C. shantungensis 역시 몸의 크기가 한반도나 쓰시마 집단과는 다르고 대만 집단과는 형태적 분화 양상이 유사하다고 발표하였지만 (Motokawa et al. 2003), 연구에 이 용된 시료들이 일본에 소장 중인 2개체의 표본에 한정되어 제주도 집단의 생물학적 특징을 기술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하겠다.
제주도는 동아시아 포유류의 생물지리학적 분포 연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현재 까지의 연구로는 제주도 C. shantungensis 집단의 생물학적 특징을 이해하는 데는 충분치 않다. 이에 본 연구는 제주도 와 한반도, 울릉도 등 국내에서 지리적으로 격리된 3개 지역 집단을 대상으로 외부형태와 두개골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 하여 이루어졌다.
재료 및 방 법
1.표본 채집
외부형태학적 형질에 대한 분석은 2001년 10월부터 2015 년 9월까지 국내에서 채집된 표본을 대상으로 하였다. 한 반도 집단 (n=17)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경기도 양평 군, 충청북도 청주시, 경상북도 문경시, 전라북도 장수군, 전라남도 해남군, 완도군, 경상북도 청도군, 경상남도 양산 시, 함안군, 진주시, 사천시 등에서 채집하였다. 울릉도와 제 주도에서는 각각 17개체와 101개체를 채집하였다 (Fig. 1). 종의 동정은 Yoon et al. (2004)의 기준을 따랐고, 개체의 발 달단계에 대한 판별은 Jeong et al. (2010)의 식별법과 생식 기관 발달 정도, 치아 마모 상태, 채집날짜 등을 모두 고려하 였다.
2.형태형질 측정 및 통계분석
체중 (body mass, BM)은 전자저울 (MW11300, Cas, Korea) 을 이용하여 0.1 g 수준까지 측정하였으며, 머리와 몸통의 길 이 (head-body length, HBL), 꼬리의 길이 (tail length, TL), 귀의 길이 (ear length, EL), 뒷발의 길이 (hind-foot length, HFL)는 전자캘리퍼스 (500-181-20, Mitutoyo, Japan)를 이 용하여 0.01 mm 수준까지 측정하였다. 두개골 측정 형질은 Motokawa et al. (2003)와 Maldonado et al. (2004), 그리고 Zidarova (2015)의 방법들에서 이용된 형질들 중에서 16개 부위를 선정하여 측정하였다. 선정된 부위는 다음과 같다: 뒤통수뼈 관절융기-앞니까지 길이 (condylo-insicive length, CIL); 머리뼈 최대 길이 (maximum cranial length, MCL); 뇌 함 최대 너비 (maximum width of brain case, MWB); 눈확 사이 너비 (interorbital width, IOB); 위턱 앞니의 최대 너비 (width across incisors I1-I1, WI); 위턱 둘째 어금니의 최대 너비 (width across molars M2-M2, WM); 셋째 단첨치의 최 대 너비 (width across unicuspids U3-U3, WU); 위턱어금니 열의 길이 (length of molariform tooth row, LM); 위턱치열 의 길이 (upper tooth row length, UT); 입천장의 길이 (palatal length, PL); 입천장 후부의 길이 (post-palatal length, PPL); 턱 관절와의 너비 (post glenoid width, PGW); 아래턱뼈의 길 이 (mandibular length, ML); 아래턱치열의 길이 (lower tooth row length, LTL); 아래턱어금니열의 길이 (lower molar row length, LML); 아래턱뼈의 높이 (mandibular height, MH). 두 개골 형질의 측정은 해부현미경 (SZ-51, Olympus, Japan)을 이용하여 전자캘리퍼스로 0.01 mm 수준까지 측정하였다. 측 정 오차를 줄이기 위하여 측정은 한 사람이 (Maldonado et al. 2004; Goodman et al. 2009) 3회 반복 측정하였고, 산출한 측정치의 평균값을 집단 간 비교에 이용하였다.
3.통계분석
제주도와 한반도, 울릉도 집단 사이의 외부형태 및 두개 골 형질 비교는 one-way ANOVA (Analysis of Variation)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두개골 형질에 대한 주성분 분석 (principal component analysis, PCA)을 수행하였고, 고유값 (eigenvalue), 요인적재값 (factor loading), 설명력 (variation explained), 요인점수 (principle score)를 산출하였다. 산출한 요인점수 (principle score)는 2차원 산포도 (scattergram)로 나타내었다. 또한, 집단 사이의 식별 가능성과 판별력이 높 은 형질을 조사하기 위하여 판별분석 (discriminant analysis, DA)을 수행하였다. 모든 통계분석에는 SPSS program (IBM SPSS Statistics ver. 19, 2010)을 이용하였다. 집단 사이의 유 의적 차이는 95% 신뢰수준에서 판독하였다.
결 과
1.집단 간 외부형태 및 두개골 크기 차이
제주도와 한반도, 울릉도 집단을 암수로 구분하여 측정한 외부형태와 두개골 형질 자료는 Table 1에 제시하였다. 수 컷 사이의 비교 결과, 제주도 수컷은 한반도와 울릉도에 비 해 큰 양상을 보였으며 HBL (머리와 몸통의 길이), TL (꼬리 의 길이), EL (귀의 길이), HFL (뒷발의 길이)에서 집단 사이 의 유의적인 차이가 있었다 (p<0.05). 한반도 수컷의 HBL (61.69±2.14 mm)은 울릉도 (61.93±1.55 mm)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제주도 (71.38±0.68 mm)는 두 집단에 비 해 크기가 컸다 (p<0.05). TL과 HFL은 한반도-울릉도, 울릉 도-제주도는 집단 사이에 크기 차이가 없었고 (p>0.05), 제 주도 개체들은 한반도 개체들보다 크기가 컸다 (p<0.05). 울릉도 집단의 EL (6.31±0.10 mm)은 제주도와 한반도 집 단에 비하여 약 1.3 mm, 약 0.7 mm 정도 작은 것으로 나타 났다 (p<0.05). 제주도 (7.62±0.10 mm)와 한반도 (7.04± 0.20 mm) 사이는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으나 제주도 집단 이 조사된 표본들 사이에 약 0.6 mm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p>0.05).
암컷의 경우, HBL, TL, HFL은 한반도-울릉도, 울릉도- 제주도 사이에서는 유의적인 차이가 없으나 (p>0.05), 한 반도와 제주도 집단 사이에서는 유의적인 차이가 있었다 (p<0.05). 한반도 암컷의 HBL은 61.62±2.49 mm로 제주 도 집단 (69.71±0.9 mm)보다 약 8.0 mm 정도 작았다. TL은 한반도 집단 (39.77±1.41 mm)이 약 5.3 mm 정도 작았으며, HFL은 한반도 집단 (11.65±0.24 mm)이 약 0.8 mm 정도 작 은 수준을 나타내었다. 반면, 제주도 집단의 EL (7.59±0.09 mm)은 한반도와 울릉도 두 집단 모두에 대해 유의적인 차 이를 보였으며 (p<0.05), 한반도 집단보다 약 0.7 mm 이상, 울릉도 집단보다는 약 0.8 mm 더 큰 수준을 보였다.
두개골 형태 형질을 비교한 결과, 수컷의 경우에는 전 체 16가지 형질 중에서 13가지 형질 (CIL, MCL, WI, WM, WU, LM, UT, PL, PPL, ML, LTL, LML, MH)에서 제주도 집단이 다른 두 집단에 비해 유의적으로 보다 크게 나타났 다 (p<0.05). 반면, MWB (뇌함 최대 너비)는 울릉도와 제 주도는 크기에서 유의차가 없으나, 이들 두 집단은 한반 도 집단보다 컸다 (p<0.05). PGW (턱 관절와의 너비)에서 는 한반도-울릉도, 울릉도-제주도 사이에도 유의차는 없고 (p>0.05), 한반도-제주도 사이에서만 크기 차이를 나타내었 다 (p<0.05). 암컷 사이의 비교 결과, CIL, MCL, WI, WM, WU, LM, UT, PL, PPL, ML, LTL, LML, MH의 크기에 차 이를 보여 수컷의 경우와 유사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암컷 의 MWB는 한반도 집단이 가장 작고, 울릉도-제주도는 크 기 차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IOB (눈확 사이 너비)는 한 반도-울릉도 사이, 울릉도-제주도 사이의 집단 간 유의차는 없고 (p>0.05), 한반도-제주도 간에 유의차만 확인되었다 (p<0.05). PGW는 암컷 사이에서 지리적 집단 간 차이가 없 었다 (p>0.05).
외부형태와 두개골의 크기를 집단별로 비교한 결과, 평균 적으로 제주도의 수컷들이 다른 두 집단에 비해 전체적으로 몸과 두개골의 크기가 컸으며, 암컷의 경우에도 역시 제주도 집단이 한반도, 울릉도 두 집단에 비해 큰 몸집, 꼬리, 귀, 그 리고 다수의 두개골 형질이 큰 경향을 보였다.
2.제주도와 한반도, 울릉도 집단의 두개골 형질의 차이
집단 별 두개골 형태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한 PCA 분 석 결과는 Table 2와 Fig. 2에 나타내었다. 주성분 (principle component, PC)은 2개로 함축되었으며 (Table 2), 주성분들 에 의한 scattergram에서 전체적으로 2개의 cluster를 형성하 는 것으로 나타났다 (Fig. 2). 첫 번째 cluster는 PC-1에 의해 서 음의 값 영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한반도-울릉도 집단이 중복된 형태를 취하였다. 두 번째 cluster는 제주도 암컷과 수컷이 부분적으로 중첩되어 나타났다. PC-1, 2는 전체 분 산의 81.3%정도를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각각 전체 의 74.9%, 6.4%를 설명하였다. 산출된 요인적재값은 PC-1 에 대하여 조사된 모든 형질이 0.5이상의 값을 나타내어 한 반도-울릉도 집단과 제주도 암수 집단 사이의 형태적인 차 이는 두개골 전체적인 크기가 크게 관여하는 결과를 보였다. PC-2에서는 PGW, IOB, MWB가 비교적 높은 값과 양의 상 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두개골 좌우 너비 형질이 관계되 어 있었다.
3.DA 분석 결과
두개골의 16가지 형질 이용한 판별분석 (DA) 결과, 판별함 수 Function-1, 2, 3에 의하여 전체 집단의 89.4%가 정확히 구분되었다. 판별함수에 의한 scattergram은 제주도 암수 집 단과 한반도-울릉도 집단 사이에서 뚜렷하게 양분된 형태를 나타내었다 (Fig. 3).
첫 번째 판별함수 (Function-1)의 eigenvalue는 7.009, 두 번째 판별함수 (Function-2)의 eigenvalue는 0.905, 세 번째 판별함수 (Function-3)의 eigenvalue는 0.299로 나타났다. 총 16개의 두개골 형질 중 Function-1에서는 LTL (아래턱치 열의 길이)의 판별력이 가장 크며, 그 다음으로 MCL, CIL, ML, UT, PL, MH, WM, LM, WU, LML, PPL 등이 순서대 로 집단 간의 차이를 나타내는데 기여하였다. Function-2 에서는 MWB (뇌함 최대 너비)가 판별력이 가장 높은 형 질이었고 그 외 PGW, WI, WM, MH, LML, WU 순이었 으며, Function-3의 경우에는 WI (위턱 앞니의 최대 너 비)와 MWB (뇌함 최대 너비)가 관여된 것으로 나타났다. Function-1에 의해 제주도 집단과 한반도-울릉도 집단 간의 판별은 뚜렷하였고, Table 2에서 판별력이 큰 것으로 나타난 아래턱치열과 두개골의 전후 길이와 관련된 형질이 집단 구 분에 판별력 높은 경향을 나타내었다. 반면 한반도와 울릉도 사이의 구분은 제주 집단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뚜렷하지 않 은 경향을 보였다. Table 3
고 찰
C. shantungensis와 같은 첨서과 동물인 Sorex 속 동물에 대한 연구에서 유럽의 S. minutus와 유라시아의 S. araneus, S. caecutiens, S. tundrensis 등은 위도 감소에 따라 하악골 크기, 두개골 전장이 뚜렷하게 더 커지고 길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이는 기후환경에 따른 먹이원의 양과 질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Ochocińska et al. 2003; Vega et al. 2010). 본 연구에서 지리적으로 서로 떨어져 있는 3개 지역의 C. shantungensis 집단 (제주도, 울릉도, 한반도)을 비 교한 결과, 몸 크기는 암수 모두에서 제주 집단이 한반도나 울릉도 집단보다 전반적으로 더 크고 뚜렷하게 구분되었다. Motokawa et al. (2003)의 연구 결과에서 대만 집단이 한반 도와 제주도, 일본의 쓰시마 집단보다 더 큰 외부형태와 두 개골 구조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본 연구 결과는 기존의 연 구결과들과 유사한 양상을 나타낸다고 하겠다. 다시 말해, 첨서과 동물의 경우, Sorex 속뿐만 아니라, Crocidura 속 역 시 위도에 따른 형태적 변이의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 된다. 하지만 본 연구와 Motokawa et al. (2003)의 결과가 지 리적으로 연결된 지역 집단들 사이의 비교가 아니라, 지리적 으로 격리된 섬 집단들을 비교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위도 에 관련된 해석뿐만 아니라, 섬지역의 지리적 격리에 대한 해석도 필요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울릉도 집단의 경우 조사된 자료들이 한반도와 제주도의 중간 정도의 수준이었으며, 외부형태에 서는 EL (귀의 길이), 두개골 형질에서는 MWB (뇌함의 최 대 너비), LML (아래턱어금니열의 길이) 등을 제외한 대다 수의 형질들이 한반도 집단과 크기 차이가 없었다는 점이 다. Motokawa et al. (2003)의 쓰시마 집단도 한반도 집단과 유의적인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이는 Ochocińska et al. (2003)과 Vega et al. (2010)에 의해 제기된 위도와 형태 변 이의 상관성에 대한 가설과 완전히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 을 암시하고 있다. 반면, 섬 지역인 제주도와 울릉도 집단에 서 확인된 체형과 두개골 구조의 형태 변이 양상은 섬 법칙 (Island rule)에 의해 설명할 수 있다. 즉, 지리적으로 격리된 섬 집단은 대륙 집단에 비해 대형포유류는 작아지며, 소형포 유류는 커지는 양상을 보인다 (Foster 1964; van Valen 1973; Millien and Damuth 2004). 본 연구 결과 역시 전체적인 체 형과 두개골의 구조가 대륙 집단인 한반도 집단에 비해 섬 집단인 제주도 집단이 더 컸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최후-최 대 빙하기 (last glacial maximum)가 약 2만 6천-1만 9천 년 전이며 제주도 역시 이 시기를 전후로 한반도와 완전히 분 리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Fairbank 1989; Park et al. 1994; Kim and Kennett 1998; Ijiri et al. 2005; Chung 2007), 제주도에 분포하는 C. shantungensis의 경우 적어도 2만 년 이상 지리적으로 격리된 채 섬 환경에 적응한 결과로 판단 된다. 본 연구 결과에서 울릉도 집단은 한반도 집단과 일부 형질에서는 더 커지는 경향을 보였으나, 대다수의 형질에서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섬의 형성과 척추동물상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Chung and Yang (1999) 의 보고에서 울릉도는 제주도와 달리 빙하기 시절 육지와 연결되지 않았던 화산섬으로, 최근에 인위적으로 유입된 동 물들이 척추동물상을 형성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Han et al. (2002)의 보고에서는 한반도 집단에서 관찰되는 미토콘드리 아 cytochrome B 유전자 서열 중 하나의 haplotype이 울릉도 집단에서 관찰된다는 점에서 울릉도 집단은 인간에 의해 유 입된 집단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제주도 집단의 경우 빙 하기를 거치는 동안 자연적으로 분산된 집단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Ohdachi et al. 2004), 오랜 시간동안 제주도에서 격 리된 상태로 진화되어온 결과로 추정되고 있다 (Chung and Yang 1999; Iwasa et al. 2001; Oh et al. 2007).
결론적으로, C. shantungensis의 형태와 두개골 구조는 지 리적 격리에 의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되며, 또한 격리 된 시간의 길이도 형질의 분화와 상관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까지 섬 법칙에 대한 설명에 있어서 섬의 면 적이나 대륙에서의 거리 등과 형질 분화의 정도를 추정하 는 시도는 여러 차례 진행되었으나, 섬 법칙에 의한 형질 분 화 및 종 분화가 격리된 시간과의 상관성에 대한 세밀한 연 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집단의 추가적인 연구를 통하여 진화 적 이동경로 (evolutionary migration)와 분화시점 (divergence time)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가 보완되고, 격리된 상태에서 의 진화시간을 산출할 수 있다면, 지리적 격리 이후의 표현 형 변이를 설명할 수 있을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적 요
본 연구는 한반도, 울릉도, 제주도에서 수집한 작은땃쥐 (Crocidura shantungensis)의 외부형태와 두개골 형질의 특 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수행하였다. 외부형태 비교 결과, 수 컷은 HBL, TL, EL, HFL 등 조사된 모든 크기 형질에서 (p<0.05), 암컷은 HBL, TL, HFL에서 세 집단 사이의 유의 차가 관찰되었다 (p<0.05). 제주도 집단은 HBL이 한반도 집단보다 약 8.0 mm 이상 더 길고, TL은 약 4.0 mm 이상 더 길었다. 두개골 형질에 대한 분석결과, 조사된 16개 형질 가 운데 13개 형질에서 작은땃쥐 세 집단 사이의 유의적인 차 이가 발견되었다 (p<0.05). 주성분 분석에서 결정된 2가지 주성분들은 두개골의 전반적인 크기와 좌우 너비가 중요하 게 작용하였다. 판별 분석결과에서 두개골 형질에 의한 제 주도와 한반도-울릉도 집단은 뚜렷하게 구분되었다. 제주도 집단이 한반도 집단에 비해 외부형태와 두개골이 더 크다는 본 연구결과는 C. shantungensis가 제주도로 유입된 이후 빙 하기를 거치는 동안 성공적으로 제주도 환경에 적응하면서 형태적으로 분화되었음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결과는 섬 환 경에 적응된 집단에서 나타나는 섬 법칙을 지지하고 있으며, 향후 섬 동물의 생물지리학과 생태학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