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유령멍게 (Ciona intestinalis)는 척삭동물문 해초강 내성 해초목 유령멍게과에 속하는 해양 부착성 저서동물로서 성 체의 경우, 반투명한 실린더 모양으로 체장 약 15 cm, 체폭 약 3 cm 정도까지 성장한다. 유령멍게 (C. intestinalis)는 온 대지역에 주로 서식하며, Linnaeus에 의해 1767년도에 처 음 기록된 후, 1700년대 후반에 유럽의 대서양 연안에서 발 견되었으며, 이후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지중해 지역 에서도 서식이 확인되었다 (Kocak et al. 1999). 유령멍게 (C. intestinalis)는 선박 평형수 또는 선박 바닥에 부착하여 전 세계로 광범위하게 확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시아의 경우 정확한 유입시기에 대한 자료는 없으나,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Agassiz 1850; Ritter and Forsyth 1917; Kott 1990; Carver et al. 2006; Shin et al. 2013). 국내의 경우 1960년대에 부산 영 도에서 처음 개체가 확인된 후, 2000년 이후 서해안 일부 지 역을 제외한 모든 해안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2010년에 이 르러 제주도를 포함한 모든 해안으로 확산되었다 (Shin et al. 2013).
유령멍게 (C. intestinalis)는 항만 내벽 또는 선박의 바닥 이나 양식장에 기회적으로 대량 발생하여 경제적, 산업적으 로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 롯한 많은 국가에서 위해종 또는 잠재적 위해종 (invasive potential)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Carver et al. 2006; Shin et al. 2013). 따라서 이의 방제 및 확산 방지를 위하여 유럽, 캐나다, 호주 등에서 유령멍게 (C. intestinalis)의 난발 생, 성장 및 방제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Berrill 1947; Millard 1952; Dybern 1965; Tursi 1980) 대부분의 연구가 초 기 난발생 연구에 집중되어 있으며, 야외 서식처에서의 성 장 연구의 경우, 지역적 특이성 (온도, 염도 등)으로 인해 지 역 개체군 간 성장에서 차이를 보였다 (Petersen and Riisgard 1992; Zhang and Fang 2000; Zhang et al. 2000).
또한 국내에서도 양식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Na 1977)와 초기 발생과정에 대한 연구 (Yang 1979)가 이루어 졌으며, 유령멍게 (C. intestinalis)와 노랑꼭지유령멍게 (C. savignyi)의 형태 비교 및 국내 분포에 관한 일부 연구가 진 행되었다 (Shin et al. 2013; Lee and Shin 2014). 그러나 최근 까지 국내·외적으로 정온 조건에서의 성장에 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본 연구는 유령멍게 (C. intestinalis)의 성장과 온도와의 관 계를 규명하고 다른 지역 개체군과의 성장 결과 비교를 통 해 국내 개체군의 성장 양상 및 성장 속도를 추정하고 분포 확산 및 방제에 대한 기본 자료를 확보하고자 실시하였다.
재료 및 방 법
본 실험에 사용된 유령멍게 (C. intestinalis)는 경상북도 포 항시 남구 구룡포읍에 위치한 구룡포항 (N: 35°59′24.76″, E: 129°33′20.56″) 항벽에서 2016년 11월에 채집하여 실험실에 서 사육한 개체군이었다. 타가수정을 위해 채집된 성체 약 30개체로부터 정자와 알을 채취하였으며, 20 L 해수 (30 psu) 와 혼합하여 약 1시간 정도 교반기 위에서 저속으로 혼합하 였다. 난할이 시작되면 40 μm 뮐러가제로 세란을 하여 수정 되지 않은 정자를 제거한 후, 100 mm (지름)×40 mm (높이) 크기의 breeding dish (SPL Life Science)에 약 200개 정도 씩 수정란을 분주하였다. 수정란이 들어 있는 breeding dish 는 20℃ 수조 (140 cm (지름)×105 cm (높이))에서 3일간 유 지하여 난발생 및 유생의 breeding dish 부착을 유도하였으 며, 정상적으로 발생하지 못한 수정란과 부착하지 못한 유생 을 제거한 후, 염도 30±1.0 psu의 8개 온도조건 (12, 14, 16, 18, 20, 22, 24, 26±0.5℃)에서 성장 실험을 진행하였다. 먹 이는 일반적으로 멍게류 사육에 쓰이는 규조류 (Chaetoceros calcitrans) 1종과 황색 편모조류 (Pavlova lutherii, Isochrysis galbana) 2종을 동일한 비율로 혼합하여, 8시간 간격으로 breeding dish에 각각 10 ml씩 공급하였다. 실험기간 중 광 조건은 16 : 8 (명 : 암) (약 3000 lm)로 유지하였다. 실험은 8 주 동안 진행하였으며, 수정 후 2주차의 개체군은 크기가 작 아 채집 시 표본이 훼손되어 측정에서 제외하였으며, 4주차 부터 8주차까지 2주 간격 (총 3회)으로 온도별로 30개체씩 무작위적으로 채취하여 체장과 체폭을 측정하였다. 체장과 체폭의 측정은 성장초기에는 해부현미경 (Stereo microscope Discovery. V20, Cal Zeiss)을 사용하였으며, 6주차 이후 디 지털 카메라 (COOLPIX P510, Nikon)로 각 개체와 0.1 mm 눈금의 스케일바를 같이 찍은 후 컴퓨터 이미지 분석프로그 램 (Axiovision4.5, Cal Zeiss)을 활용하였다. 측정된 자료는 IBM SPSS (Ver. 21) (USA, IBM Corporation)을 사용하여 통 계적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결 과
유령멍게 (C. intestinalis)는 모든 조사 시기에서 온도가 증 가함에 따라 성장속도가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나 26℃의 경우 성장속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Figs. 1, 2). 측정된 체장 은 4주차에서 0.39 mm (12℃)에서 4.23 mm (26℃) (F7, 167= 113.63, p<0.000), 6주차는 0.97 mm (12℃)에서 14.34 mm (26℃) (F7, 181=85.71, p<0.000), 그리고 8주차는 1.91 mm (12℃)에서 18.41 mm (26℃) (F7, 195=71.17, p<0.000)로 온 도의 증가에 따라 증가하였다 (Fig. 1). 체폭의 경우에도 4주 차에서 0.26 mm (12℃)에서 1.23 mm (26℃)로 (F7, 167=117.31, p<0.000), 6주차는 0.57 mm (12℃)에서 2.41 mm (26℃) (F7, 181=50.40, p<0.000), 그리고 8주차는 0.92 mm (12℃)에서 2.41 mm (26℃) (F7, 195=62.60, p<0.000)로 각각 증가하였 다 (Fig. 2).
조사기간에 따른 유령멍게 (C. intestinalis)의 성장률은 모 든 실험 온도조건에서 4주차에서 6주차 성장 시 체장의 경 우 약 2.87±0.74배 성장하였으며, 6주차에서 8주차 성장 시 약 1.45±0.44배 성장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Fig. 3) (F2, 504= 77.00, p<0.000). 체폭의 경우 4주차에서 6주차 성장 시 약 1.80±0.29배 성장한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6주차에서 8주 차로 성장 시 약 1.26±0.24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Fig. 4) (F2, 504=54.26, p<0.000).
고 찰
본 연구 결과 유령멍게 (C. intestinalis)의 성장은 온도의 증가에 따라 체장 및 체폭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을 보였으나 26℃의 경우 성장 속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 다. Dybern (1965)의 연구 결과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30℃ 이상에서는 성장이 억제되는 결과를 나타냈다. 이것은 유령 멍게 (C. intestinalis)가 온대지역이 원산지이며 따라서 고온 지역에서는 성장이 억제되는 결과를 보인 것으로 생각된다. Yamaguchi (1975)의 연구 결과 연중 수온이 10℃ 이하로 떨 어지지 않는 일본을 포함한 지중해 일부 따뜻한 지역의 유 령멍게 (C. intestinalis)는 짧은 생활사 주기를 가지며, 체장 은 최대 약 60 mm로 여름철 수온이 20℃에서 24℃인 경우 에는 월평균 20 mm 성장하며, 수온이 14℃에서 19℃ 사이 인 겨울철에는 월평균 10 mm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체장이 약 20 mm일 때 성 성숙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하 였다. 본 실험결과 14℃에서 18℃의 온도범위에서 4주차 성 장 시 약 10.28 mm, 20℃와 24℃의 온도범위에서 약 16.29 mm 성장하여 Yamaguchi (1975)의 연구 결과와 유사한 경향 을 나타냈다.
특히 유령멍게 (C. intestinalis) 초기 성장 속도는 매우 빠 른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수온이 10℃ 차이가 날 때 성장 속 도가 2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연구되었다 (Yamaguchi 1975). 이러한 차이는 유령멍게 (C. intestinalis) 알의 발육과 부화 에 걸리는 시간의 차이로 본 연구 결과와의 직접적인 비교 는 어려우나 본 연구의 경우, 4주차에서 6주차 성장 시 전체 온도조건에서 체장의 경우 약 2.8배 정도 성장한 것으로 나 타났으며, 6주차에서 8주차 성장 시 약 1.4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C. intestinalis의 초기 성장이 빠른 기존의 연구 결과와 유사한 경향을 나타냈으며, 6주차 이후 개체군에서 난소 및 정소가 관찰되어, 개체군의 성장보다는 생식세포의 성숙에 성장 에너지가 투입된 결과로 판단된다.
유령멍게 (C. intestinalis)의 성장은 누적 온도에 따라 성장 률 및 성숙도가 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수온이 8℃ 를 넘지 않는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심해에 서식하는 유령멍 게 (C. intestinalis)의 경우 약 150 mm까지 성장하고 2~3년간 생존하며 1년에 한 번 생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Dybern 1965). 또한 스코트랜드 지역과 같은 수심이 얕은 지역 또는 겨울철 수온이 약 - 1℃ 정도이고, 여름철에는 15~20℃의 수온 범위를 가지며, 7~8개월 정도는 8℃ 이상의 수온을 나 타내는 지역의 유령멍게 (C. intestinalis)는 12~18개월 정도 를 생존하며, 1년에 2번 생식하는 것으로 연구되었다 (Millar 1952; Dybern 1965). 이러한 2세대를 지니는 개체군은 이른 봄에 산란된 개체군이 늦여름까지 성숙하여 산란을 하며, 이 때 산란한 개체군은 다음해 봄에 산란하고 죽는 양상을 나 타낸다 (Dybern 1965). 그리고 수온이 5℃에서 20℃ 사이인 영국의 남쪽해역 또는 지중해의 일부 추운 지역에서는 연 중 지속적으로 산란하는 양상을 나타낸다 (Berrill 1947). 특 히 일본을 포함한 온대지역의 유령멍게 (C. intestinalis)의 성 장 온도는 25℃에서 28℃로 보고되어 있으며, 21℃ 이상의 수온에서는 유령멍게 (C. intestinalis)의 호흡에 영향을 미치 며 (Petersen and Riisgard 1992), 일부 연구에서는 18℃ 이 상의 수온에서 유령멍게 (C. intestinalis)의 암모니아 배출량 과 호흡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Zhang and Fang 2000; Zhang et al. 2000). 본 연구에서도 국내 유령멍게 (C. intestinalis) 개체군은 저온 (12℃ 이하)에서 거의 성장하지 않았으며, 또한 고온 (26℃ 이상)에서도 성장이 감소하는 경 향을 보였다. 따라서 국내 유령멍게 (C. intestinalis) 개체군은 1년에 2세대를 가지는 온대지역의 개체군과 유사한 생활사 양상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국내 유령멍게 (C. intestinalis) 개체군을 대상으로 장 기적인 온도 성장 실험을 통한 수명과 산란 양상 등의 파악 및 야외 모니터링을 통하여 생활사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를 바탕으로 유령멍게 (C. intestinalis)의 개체군 동태와 계절적 분포 및 확산 양상을 추정하면 유령 멍게 (C. intestinalis)의 확산 억제 및 제거에 유용하게 이용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