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바리과 어류는 전 세계 3조 원 이상의 시장규모를 가지고 있고, 중화권을 비롯하여 동남아시아,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도 고가로 소비되며, 최근에는 수산물 시장의 확대로 그 수 요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고급 해산 어류이다 (Park et al. 2016). 특히, 붉바리 (Epinephelus akaara)는 바리과 어류 중에서도 식감이나 맛이 좋아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붉바리 의 종자생산 및 양성기술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붉바리의 이러한 국제적 소비시장 을 고려하여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종자 (Golden Seed Project, GSP)사업단에서는 붉바리의 종자생산 기술을 확립한 바 있 으며, 생산된 종자를 대만 등 중화권 시장에 수출을 시도하 고 있으나, 장거리수송을 위한 수온 등의 적정 조건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은 상태이다.
수온은 어류의 대사, 생리활성, 성장, 건강도, 생존 및 번 식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Schreck 1982; Robert 1992; Santos and Pacheco 1996; Cataldi et al. 1998). 그러나 어류양식에 있어 급격한 수온의 변화는 수송, 축양, 선별, 고밀도 등과 마찬가지로 어체에 스트레스 요인 으로 작용하게 된다. 어체가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되게 되면 1차적으로 시상하부 - 뇌하수체 - 간신선축의 활성이 높아지 며, 이로 인해 cortisol이 혈중으로 분비하게 되며 (Perry and Reid 1993; Wendelaar Bonga 1997; Chang and Hur 1999), 2 차적 반응으로는 물 - 이온의 불균형, 간세포의 파괴에 의한 aspartate aminotransferase (AST), alanine aminotransferase (ALT)의 증가, 심장박동, 산소소비의 증가 및 에너지 동원 의 증가, 즉 혈중 글루코스의 상승이 나타나며, 총 단백질 및 NH3의 상승이 여러 경골어류에서 보고되고 있다 (Park et al. 2016; Yang et al. 2017).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수온별 붉바리의 행동, 생존율 및 혈액생리학적 반응을 조사함으로써 장거리 수송을 위한 적 정 수온을 구명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 법
1실험어 및 수온조건
2015년 2월에 국립수산과학원 GSP 사업단에서 생산 (제 주대학교 해양과학연구소)한 붉바리 종자를 2015년 6월에 국립수산과학원 (부산 기장군) 실내 사육실의 유수식 원형 수조 (1 ton)에 수용하여 10일 동안 순치 사육하였다. 이 기 간 동안 수온은 21±0.5℃, 염분은 33±0.1 psu, 광주기는 10L:14D였으며 상업용 사료를 하루에 2번 만복으로 공급하 였다. 실험어의 평균 전장은 11.3±1.5 cm, 체중은 53.4±5.4 g이었다.
실험어 50마리를 히터 및 냉각기가 설치된 순환여과식 50 L 사각플라스틱 수조 5개에 10마리씩 수용하여 각 수조의 수온을 21℃에서 3시간만에 9, 12, 15, 18, 21℃로 맞추었으 며, 이후 48시간 동안 유지하였다. 모든 실험은 2반복으로 수행하였다.
2채혈 및 혈액분석
실험 48시간째, 모든 실험어를 150 mg L-1의 tricaine methan sulphonate (MS-222, Sigma, USA)로 마취시킨 뒤, heparin sodium (Sigma, USA) 처리한 1 mL 주사기를 사용하 여, 실험어의 미부혈관으로부터 채혈하였다. 채혈 직후, 혈액 의 일부는 hematocrit (Ht)와 hemoglobin (Hb) 분석을 위해 사용하였으며, 나머지 혈액은 상온에서 20분간 방치한 뒤, 원심분리 (4℃, 8,000 rpm, 10분)하여 분석 전까지 -80℃ 초 저온 냉동고에 보관하였다.
Ht는 혈액을 모세유리관에 넣어 원심분리 (10,000 rpm, 15 분)하여 Ht측정판 (Micro-haematocrit reader, Hawksley Co, UK)으로, Hb, 혈장의 글루코스, 총단백질 (total protein: TP), aspartate aminotransferase (AST), alanine aminotransferase (ALT) 및 NH3는 자동생화학분석기 (Fuji dry-chem 4000i, Fujifilm Co., Japan)로 측정하였다. 삼투질 농도는 삼투압측 정기 (Vapro 5520, WESCOR Co., USA)로 측정하였다.
혈장 코티졸 농도는 Fish Cortisol ELISA kit (Cusabio Biotech, China)를 상법에 따라 분석하였다.
3통계처리
각 실험결과로부터 얻어진 자료 값 사이의 유의차 검정 (P<0.05)은 SPSS 통계처리프로그램 (version 10.0; SPSS Inc., USA)에 의한 One-way ANOVA 및 Duncan’s multiple range test로 실시하였다.
결 과
1실험어의 생존율 및 유영행동
실험어는 9℃구에서 48시간째에 전량 폐사하였으나, 12, 15, 18 및 21℃구에서는 모두 생존하였다.
15, 18, 21℃구에서는 실험어가 정상적인 유영활동을 하 였으나 (Fig. 1A), 12℃구에서는 유영 없이 바닥에 가라앉은 상태를 확인하였다 (Fig. 1B).
2코티졸 및 글루코스 변화
혈장 코티졸은 12℃에서 31.2±5.2 ng mL-1로 15, 18, 21℃에서 각각 17.6±0.9, 20.0±3.0, 11.8±2.8 ng mL-1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P<0.05, Fig. 2A).
또한 글루코스도 코티졸과 마찬가지로, 12℃구가 다른 실험구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P<0.05, Fig. 2B).
3Ht 및 Hb
12℃ 및 15℃의 Ht는 각각 24.4±2.1, 24.3±2.2%로 18℃ 및 21℃구의 17.3±2.6, 14.5±1.0%보다 유의하게 높 았다 (P<0.05, Fig. 3A). 또한, Hb도 Ht와 같은 변화의 패턴 을 보였다 (Fig. 3B).
4AST 및 ALT
혈장 AST는 12℃가 52.2±6.8 U L-1로 15, 18 및 21℃구 의 39.4±8.5, 30.8±12.1 및 15.8±4.0 U L-1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P<0.05, Fig. 4A). 그러나 ALT에서는 실험구간 유 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P<0.05, Fig. 4B).
5총단백질, NH3 및 삼투질 농도
혈장 내 총단백질은 실험구 간 통계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12℃구의 NH3 및 삼투질 농도는 12℃구에 서 각각 290.0±18.7 μg dL-1, 419.0±40.3 mmol kg-1으로 21℃구의 155.5±16.0 μg dL-1, 319.8±11.3 mmol kg-1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P<0.05, Table 1).
고 찰
수온은 어류의 장거리 수송 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수 송 시 대상종의 적정 사육 수온을 벗어날 경우 어체는 스트 레스를 받으며, 이러한 상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폐사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러나 수송 시 대상종의 적정 사육 수온을 유지할 경우, 어체의 대사가 원활해져 그 결과 어체는 많은 산소를 소비하게 되므로 수송 시 외부에서 산소 공급량을 늘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으며, 공급할 산소량이 정해져 있다 면 수송물량을 줄일 수 밖에는 없다. 따라서 장거리 수송 시 에는 대사를 최소화 하기 위하여 수온을 낮추는 방법이 필 요하다. 그러나 수온의 변화는 어체에 스트레스를 유발시킴 으로 붉바리 종자의 성공적인 장거리 수송을 위해서는 스트 레스와 대사를 동시에 최소화할 수 있는 수온 구명이 필요 하다고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수온별 붉바리 의 수온별 행동, 생존율 및 혈액성상을 조사하였다.
본 실험에서 붉바리는 48시간째 9℃에서 전량 폐사한 반 면, 12~21℃구에서는 100%의 생존율을 보였다. 반면, 12℃ 구에서는 유영행동이 현저하게 떨어졌으나, 15℃ 이상에서 는 정상적인 행동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아 행동학적 측면에 서 붉바리의 수송 시 적정 최저수온은 15℃인 것으로 나타 났다.
어류는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 혈장의 코티졸 농도가 뚜 렷하게 상승하므로, 주로 스트레스 반응 지표로 이용된다 (Mommsen et al. 1999). 스트레서 (stressor) 노출에 따른 혈 장 코티졸의 상승이 감성돔 (Acanthopagrus schlegeli), 강도 다리 (Paltichthys stellatus) 및 조피볼락 (Sebastes schlegeli) 등 많은 경골어류에서 보고되고 있다 (Min et al. 2006; Kim et al. 2009; Do et al. 2016). 스트레스로 인한 혈중 코티졸의 상승은 글루코스 신생합성 (gluconeogenesis)을 촉진시켜 글 루코스의 혈중 분비를 증가시키며, 증가된 글루코스는 스트 레스로 인해 증가된 에너지 요구를 충족시켜 항상성을 유지 할 수 있도록 한다 (Vijayan and Tan 1997). 여러 스트레스 요 인에 대한 혈장 코티졸 및 글루코스의 동반상승은 이미 많 은 생물에서 보고된 바 있으며 (Schreck 1982; Barton and Schreck 1987; Robertson et al. 1988). 본 연구에서 코티졸 및 글루코스 변화를 토대로 각 수온별 붉바리의 스트레스 반응을 조사한 결과, 12℃구에서 코티졸 및 글루코스의 농 도가 동반 상승하였고, 다른 실험구 (9℃ 제외)보다 유의하 게 높은 것으로 보아, 붉바리는 12℃ 이하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음을 시사한다.
일반적으로 혈액학적 parameters (Ht, Hb 등)의 변화는 스트레스의 2차적 반응으로 나타난다 (Barton and Iwama 1991). 본 연구에서 붉바리의 Ht와 Hb는 15℃ 이하에서 유 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저수온 스트레스 대하여 항상성 유지를 위해 산소가 많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AST와 ALT는 아민기 전이효소로 척추동물의 간 기능을 나타내는 일반적인 지표가 되며, 어류에서는 수온 변화, 저 산소, pH, 암모니아, 중금속에 등에 의한 스트레스 반응을 평 가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Pan et al. 2003). 본 연구에서는 12℃에서 AST 수치가 상승하는 결과를 나타내었는 바, 이 러한 결과는 저수온에 의한 스트레스 반응으로 간세포의 손 상이 나타나 AST 수치가 상승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생리학적 스트레스의 2차 반응으로 물 - 미네랄 균 형에 변화가 나타난다 (Barton and Iwama 1991). 일반적으 로 척추동물은 체내에 일정한 염분을 유지함으로써 세포 내 외의 이온 경사를 유지한다. 이러한 이유로 어류는 끊임없 이 삼투압 조절 작용을 하는데, 어류는 해수와 담수에서 그 차이를 보인다. 해수 경골어류의 경우 체내의 일정한 삼투 질 농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이온은 방출하고, 물은 흡수하 는 저삼투압조절 능력을 가진다 (Min et al. 2006). 따라서 어 류에 있어 수온 변화, 축양 등 스트레스 유발요인 노출은 이 러한 삼투압조절에 혼란을 야기시켜 혈장의 Na+, Cl- 및 삼 투질 농도의 변화를 초래한다 (Raune et al. 1999; Choi et al. 2006). 본 연구에서 붉바리는 15℃ 이상에서는 정상적으로 삼투압조절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12℃에서는 저수온 스트 레스로 인해 삼투압조절 장애가 나타남이 확인되었다.
총 단백질은 어류의 건강도나 영양상태 및 질병진단의 지 표로 활용되고 있으며 (Ozaki 1978; Yangisawa and Hashimoto 1984), 수온 (Nakagawa et al. 1977)을 비롯한 수질 (Byrne et al. 1989) 등 여러 스트레스 요인으로 변화가 일어 난다 (Ishioka 1980). 특히 스트레스 반응에 따른 코티졸의 상승은 혈장 단백질의 상승을 유도한다 (Van der Boon et al. 1991).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12℃에서 스트레스에 의한 총 단백질 농도의 상승을 예상하였으나, 실험구간 유의한 차이 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서는 향후 다양한 조 건의 수온 실험을 통해 고찰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NH3는 간 및 아가미 조직이 손상되거나 그에 따른 기능 장애로 인해 혈중 농도가 증가한다 (Randall and Tsui 2002). 체내에 NH3의 농도가 상승하면 아가미 상피의 과증식 (Benli et al. 2008), 삼투압조절 혼란 (Person-Le Ruyet et al. 2003), 호르몬 조절 변화 (Dosdat et al. 2003) 등 여러 측면에서 부 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과민반응, 코마상태, 경련 및 폐사에 이르게 한다 (Wright 2007). 본 연구에서는 12℃구에서 유의 하게 혈중 NH3가 증가하였는데, 이는 저수온의 영향으로 간 및 아가미의 손상으로 체내 NH3가 체외로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됨으로 그 농도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붉바리가 48시간 동안 혈액생리 학적으로 스트레스가 최소화되는 수온은 15℃로 확인되었 으므로, 이 시간 동안 붉바리의 장거리 수송을 위한 적정 수 온은 15℃가 적합한 것으로 사료된다.
적 요
본 연구에서는 붉바리 (Epinephelus akaara)의 장거리 수 송 시 최적의 수온 (대사활동과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수 온)을 조사하고자, 수온별 (9, 12, 15, 18 및 21℃)로 48시간 동안 어체를 노출시켜 어류의 행동 변화, 생존 및 혈액생리 학적 반응을 확인하였다. 9℃에 노출된 붉바리는 48시간만 에 전량 폐사하였지만, 12 15, 18 및 21℃의 그룹에서는 모 두 생존하였다. 15, 18 및 21℃의 붉바리는 정상적인 유영 활동을 보였으나, 12℃에 노출시킨 붉바리는 유영없이 수 조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상태를 보였다. 혈장 코티졸 농도 와 글루코스는 다른 실험구보다 12℃에 노출시킨 붉바리 에서 더 유의하게 높았다 (P<0.05). 12 및 15℃ 그룹은 18 및 21℃보다 Ht 및 Hb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P<0.05). AST, NH3 및 삼투질 농도는 혈장 코티졸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으나 (P<0.05), ALT와 총단백질은 다른 실험구에 비해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P>0.05). 이러한 결과로 미 루어 볼 때, 붉바리의 장거리 수송을 위한 적정 수온은 15℃ 임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