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우리나라 초지조성은 한·독 초지연구사업 (1973~1993 년)을 시작으로 활성화되었으나, 이후 임간초지·방목축산 은 위축되었다. 현재 초지면적은 산림환원, 농어업용지 및 각종 개발산업 등에 따른 전용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 는 추세에 있다. 그 결과 2015년도 초지면적은 35,095 ha로 1995년 66,301 ha에 비하여 31,207 ha 감소하였다 (MAFRA 2016, Fig. 1).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축산법 제3조 (축산발 전시책의 강구), 초지법 제13조 (자금지원), 낙농진흥법 제3 조 (낙농진흥계획의 수립), 사료관리법 제3조 (사료시책의 수 립·시행 및 재정비원)에 근거하여 유휴 산지를 활용한 조사 료 자급으로 생산비를 절감하고, 친환경축산물 생산 및 동물 복지 등을 연계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축산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산지생태축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산지생태 축산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산지초지의 조성 및 관리 이용 기술 및 산지축산 환경보전 등에 관한 기초연구가 중요하다.
산지에 초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지형의 영향을 고려하 지 않으면 목초의 정착이 불량한 곳이 발생하거나 그러한 장소에서 토양침식, 붕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Nashiki et al. 1983; Ide et al. 1998a, b, 2000; Ide 2003). 방목초지의 식생 은 목초를 포함한 식물의 생산과 이를 소비하는 가축이 상 호작용하면서 유지된다 (Ide 2003). 답압, 채식, 배설과 같은 가축의 교란 정도는 방목초지에서 식생 유지에 중요한 역할 을 한다 (Ide 2003). 그리고 경사지를 포함한 초지에서 가축 의 행동은 경사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Ide et al. 1998a, b). Ide (2003)는 토지 경사-교란압-식생의 관계를 통해서 경사 에 따라 교란압이 달라지고, 결과적으로 식생에 변화가 생긴 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급경사지를 포함하 고 있는 산지초지를 조성 및 유지·관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적으로 미소환경조건과 식생의 관계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 다고 판단하여, 오랫동안 유지 및 관리되고 있는 방목 산지 초지에서 나타나는 식물상과 식생유형을 파악하고, 식생유 형과 환경조건의 상관성을 알아보았다.
재료 및 방 법
1.조사지 개황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시험장에서 관리하고 있는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위치한 산지초지에서 연구를 수행하였 다 (37°41′1.68″N, 128°44′0.82″E). 본 초지는 1956년에 조 성되었으며, 해발 790~865 m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조 사지 면적은 약 4.6 ha이다 (Fig. 2). 조사지에서 남서쪽으로 약 1.5 km에 위치한 대관령기상대 자료 (1981~2010)에 의 하면, 연평균 기온은 6.6℃, 가장 더운 8월과 9월의 평균기 온은 각각 19.1℃이고, 가장 추운 1월 평균 기온은 - 7.7℃ 로 나타났다. 연평균 강수량은 1,898 mm이며, 7월부터 9월 사이에 강수량의 56% (1,055 mm)가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 다. 초지의 유지를 위하여 오리새 (Dactylis glomerata L., 20 kg ha-1), 흰겨이삭 (Agrostis alba L., 15 kg ha-1), 큰조아재비 (Phleum pratense L., 3 kg ha-1), 왕포아풀 (Poa pratensis L., 2 kg ha-1)을 매년 8월 중순 이후에 파종하고 있으며, 또한 복합비료를 1.8 ton ha-1로 시비하고 있었다. 매년 200여 두 의 한우를 5월에서 10월 사이에 걸쳐 방목하기 때문에 동 일 장소에서 한우의 초식은 연간 4~5회 정도가 되며, 경운 이나 제초는 실시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조사지 초지 내 에는 유도한 목초종 이외에도 다양한 미세지형, 방목된 한우 의 답압 등에 의해 경사지에 관목림이나 계곡부의 습생식물 군락 등이 형성되어 있으며, 초지 주변으로는 산림이 형성되 어 있다. 초지와 인접한 산림의 교목층은 신갈나무 (Quercus mongolica Fish. ex Ledeb)와 졸참나무 (Quercus serrata Murray)가 우점하며 소나무 (Pinus densiflora Siebold & Zucc.)와 피나무 (Tilia amurensis Rupr.)도 함께 출현하였다. 관목층은 철쭉 (Rhododendron schlippenbachii Maxim.), 털 진달래 (Rhododendron mucronulatum var. ciliatum Nakai), 노린재나무 (Symplocos chinensis f. pilosa (Nakai) Ohwi), 팥 배나무 (Sorbus alnifolia (Siebold & Zucc.) C.Koch) 등이 우 점하였으며, 초본층은 그늘사초 (Carex lanceolata Boott), 실 새풀 (Calamagrostis arundinacea (L.) Roth), 대사초 (Carex siderosticta Hance) 등이 우점하였다.
2.식물상
관속식물상과 식생조사는 2014년~2016년에 걸쳐서 초 지의 식생이 왕성한 6월~8월 사이에 수행하였다. 조사지역 에서 미동정된 식물은 채집 또는 사진을 촬영하여 실험실 에서 식물도감을 이용하여 동정하였다 (Lee 1980, 1996a, b, 2003). 학명과 국명은 국가표준식물목록 (www.nature.go.kr) 을 기준으로 하였다. 출현한 식물종의 생활형 (life form)은 Raunkiaer (1934)와 Numata (1970)의 방법으로 국내 식물종 에 적용하여 Lee (1996b)가 제시한 휴면형, 번식형 (지하기 관형, 산포기관형), 생육형으로 구분하여 정리하였다. 귀화식 물의 목록, 귀화도 등급, 귀화시기는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 스템 (www.nature.go.kr)을 기준으로 하였다. 산지초지에 어 느 정도의 인위적인 간섭과 교란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가 늠하기 위하여 도시화지수 (Urbanization index)와 귀화율 (Naturalization index)을 이용하여 간접적으로 확인하였다. 도시화지수는 국내에서 현재까지 보고되어 있는 귀화식물 의 총 분류군 수 (323분류군)에 대한 대상지의 귀화식물 분 류군 수의 비율로 산정하였다 (Yim and Jeon 1980). 귀화율 은 대상지 전체 식물의 분류군 수 중 대상지 귀화식물의 분 류군 수의 비율로 산정하였다 (Numata 1975). 귀화도 등급 (Naturalized degree)은 Kariyama and Kobatake (1988)가 제 시한 방법으로 1~5등급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각 등급별 귀 화식물의 분포유형을 보면, 1등급은 희귀하게 분포하고, 2등 급은 국지적으로 분포하고, 3등급은 널리 분포하나 개체수는 많지 않고, 4등급은 국지적으로 분포하나 개체수가 많고, 5 등급은 널리 분포하고 개체수도 많은 것을 나타낸다. 귀화시 기 (Introduction period)는 1기 (개항 이후~1921년) 2기 (1922 년~1963년) 및 3기 (1964년~현재)로 구분하였다.
3.식생 및 토양조사
식생은 상관과 입지조건에 따라 59개 방형구를 설치하 여, Z-M 학파의 식물사회학적 연구방법에 따라 조사하였다 (Braun-Blanquet 1964). 방형구의 크기는 군락 특성에 따라 서 1~25 m2로 설치하였다. 조사구 내에 출현한 각 식물종의 피도는 식물종의 피복면적과 개체수에 따라 9계급으로 나 누어 판정하였으며 (Braun-Blanquet 1964; Westhoff and van der Maarel 1973), 이 피도 계급은 식생단위 추출과정에서의 수리적 분석에 유리한 자연대수에 의한 ordinal scale로 변형 된 식물종의 양적 척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조사지점별 토양수분과 EC (Electronic conductance)는 휴 대용 측정기 (WT1000N, Mirae sensor, Seoul, Korea)를 이 용하여, 토양 pH는 휴대용 pH 측정기 (IQ 150, Spectrum technologies Inc., Illinois, USA)를 이용하여 야외에서 측정 하였다.
4.식생유형 구분 및 통계분석
각 조사 방형구 간 유사도 (QS, the quotient of similarity) 는 Bray-Curtis similarity를 통하여 산출하였으며, 그 식은 다음과 같다 (Bray and Curtis 1957).(1)
여기서 A와 B는 각 조사 방형구 내에서 확인된 종의 수이 며, C는 두 방형구 내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 종의 수를 의 미한다. Bray-Curtis similarity를 산출한 후 Group averaging cluster 분석을 통해 Cluster analysis를 수행하였다. Cluster analysis 결과를 바탕으로 식생유형을 구분하였다. 전체 식물 군락에 대한 각 출현식물종의 기여도는 군락간의 질적, 양적 가치 비교분석이 가능하도록 백분율로 환산한 상대기여도 (r-NCD, relative net contribution degree)를 산출하여 정량적 인 상대적 값으로 나타내었다 (Kim and Manyko 1994). 절대 기여도 (NCD)와 상대기여도의 계산식은 다음과 같다.(2)(3)
여기서 NCDi와 r-NCDi는 각각 i종의 절대기여도와 상대 기여도를 나타내며, ΣCi는 식물군락 내의 i종의 피도 총합, ni는 i종이 출현한 조사구수, N은 그 식물군락의 전 조사구 수이다.
다차원척도법 (MDS, multi-dimensional scaling)을 이용하 여 각 조사 방형구를 2차원 공간상에 배열하였으며, 앞서 분 석한 Cluster analysis의 결과를 중첩하여 군집의 구조를 확 인하였다. 또한 다차원척도법에 의해 배열된 각 조사 방형 구들과 환경요인과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하여 permutation test를 이용하여 2차원 공간상의 배열에 크게 영향을 끼 친 환경요인들을 추출하였다. Cluster analysis, 다차원척도 법, permutation test에 대한 분석은 R통계프로그램의 vegan package를 이용하였다 (Dixon 2003).
결과 및 고 찰
1.식물상
식물상 조사 결과, 관속식물은 38과 90속 104종 13변종 12아종으로 총 121분류군으로 조사되었다 (Appendix 1). 조 사된 식물들 중에서 국화과 (Compositae)에 속하는 것이 가 장 많은 18분류군이었다 (Table 1). 이것은 출현한 식물 전체 의 14.9%에 해당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벼과 (Gramineae)가 13분류군 (10.7%)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장미과 (Rosaceae) 가 11분류군 (9.1%), 마디풀과 (Polygonaceae)가 7분류군 (5.8%), 콩과 (Leguminosae), 면마과 (Aspidiaceae), 미나리아 재비과 (Rununculaceae)가 각각 6분류군 (5.0%)로 나타났다.
본 조사지역에서 출현한 121분류군에 대한 Raunkiaer 의 휴면형 분석 결과, 반지중식물 (H)이 42분류군 (34.7%)으 로 가장 많이 조사되었으며, 다음으로 지중식물 (G) 28분류 군 (23.1%), 일년생식물 26분류군 (21.5%) 순으로 나타났다 (Table 2). 반지중식물의 높은 비율은 포기한지 6년이 경과 한 산지초지 (Lee 1997), 산화적지의 초기 및 천이단계 식생 (Kang and Lee 1982; Cho and Kim 1983, Kim et al. 1983; Sim and Kim 1996)과 같은 결과이다. 일년생식물이 주로 출 현하는 밭 경작지 (Kim et al. 2015)와는 다르게 다년생식물 이 95분류군 (78.5%)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산지초지의 경우는 농작업에 의해 매년 반복되는 교란이 일어나는 논과 밭과 같은 일반 농경지보다 안정적인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 다는 것을 나타낸다.
번식형 중 지하기관형은 지하나 지상에 연결체를 만들지 않고 단립하는 R5 식물이 51분류군 (42.1%)으로 가장 많이 출현하였고, 다음으로 근경이 옆으로 가장 좁게 벋는 R3 식 물이 43분류군 (35.5%)으로 많이 출현하였다 (Table 3). 산포 기관형은 특별한 산포기관이 없이 중력에 의해 모체 주변에 종자가 떨어져 번식하는 중력산포형 (D4)을 가진 것이 69분 류군 (57.0%)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종자가 가볍고 관 모와 같은 부속체를 가지고 있어 바람이나 물에 의해 쉽게 산포되는 풍수산포형 (D1)을 가진 것이 24분류군 (19.8%)을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Table 4). 두 가지 산포형을 함 께 가지는 식물은 9분류군 (7.5%)으로 교란이 빈번한 밭경작 지 (14.41%, Kim et al. 2015)보다는 교란이 적어 안정된 식 생을 나타내는 산림 (8.05%, Kang et al. 2006)과 유사하였다. 이것은 산지초지는 일반 농경지와 다르게 교란이 적기 때문 으로 생각된다.
생육형은 직립형 (e)이 37분류군 (30.6%)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줄기가 많이 모여 그루를 만드는 총생형 (t)이 17분류군 (14.0%), 로제트 잎을 가지면서 직립 줄기에 잎이 있는 가짜로제트형 (ps)이 16분류군 (13.2%), 처음에는 로제 트형이나 후에 로제트상의 잎이 마르고 직립형으로 되는 일 시적 로제트형 (pr)이 15분류군 (12.4%)으로 높게 나타났다 (Table 5). 이들 4가지 형태의 생육형이 70%를 차지했다. 오 랜 기간 방목을 하고 있는 산지초지에서 출현하는 식물의 생활형은 H-D4-R5-e로 특징지어지며 Kim et al. (1983)의 산 화적지 초기식생에서 나타나는 결과와 같았다. Kim et al. (1983)은 산화적지에서 식생이 회복되면 산포기관형이 D4에 서 D1으로 바뀌어 생활형이 H-D1-R5-e형으로 이행될 것으 로 예상했다. 산지초지에서도 방목이 중단되고 자연적 천이 가 이루어진다면 H-D1-R5-e형으로 변화할 것으로 판단되며, 실제로 버려진 산지초지에서 그러한 생활형을 보고하였다 (Lee 1997).
본 조사지 산지초지에 출현한 총 121분류군 중 귀화식물 은 5과 9속 12종으로 총 12분류군이었다 (Table 6). 현재 국 내에 보고된 귀화식물의 총수는 323분류군이므로, 본 산 지초지에 대한 도시화지수는 3.7%로 나타났다. 다른 곳에 서 보고된 도시화지수를 최근 귀화식물 총수 (323분류군)로 재계산한 후 본 연구결과와 비교해 보면, 밭경작지 30.7% (Kim et al. 2016), 변산반도국립공원 27.2% (Oh et al. 2009), 광주광역시 도심 하천 14.2% (Lim et al. 2004), 서울 중랑천 22.9% (Lee et al. 2002a), 경북 해안사구 14.2% (Park et al. 2009)보다 훨씬 낮았다. 이는 강원도 산지에 조성된 초지는 인위적으로 들어온 초종 이외의 귀화식물은 다른 지역에 비 하여 매우 적다는 것을 나타낸다. 귀화율은 9.9%로 나타났 으며, 이는 경기도 축령산 4.4% (Lee et al. 2002b), 충북 백 운산 3.0% (You et al. 2003), 가야산 4.1% (Lim and Hwang 2006), 손죽도 3.9% (Park et al. 2004)보다는 높지만, 밭경작 지 18.4% (Kim et al. 2016), 광주광역시 도심하천 14.89% (Lim et al. 2004), 서울 중랑천 29.3% (Lee et al. 2002a)보다 는 낮은 수준이었다. 이는 도심과 떨어져서 형성된 산지초지 는 인위적으로 도입한 목초종을 제외한 나머지 외래식물의 유입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본 산지초지에서 확인된 귀화식물의 귀화도를 보면, 주걱개망초와 큰조아재 비를 제외하면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종들이다. 귀화시기도 돌소리쟁이, 주걱개망초, 쥐보리를 제외하면 1921년 이전에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2.식생유형
본 산지초지에서 조사된 59개 식생조사 자료의 Cluster 분 석결과 7개의 Cluster로 구분되었다 (Fig. 3). 조사 대상지 대 관령 산지초지의 식물군락은 Cluster 3에 해당하는 덤불조팝 나무-꼬리조팝나무군락 (Spiraea miyabei-Spiraea salicifolia community), Cluster 2에 해당하는 고마리군락 (Persicaria thunbergii community), Cluster 5, 6, 7, 1 및 4에 해당하는 흰 겨이삭-큰조아재비군락 (Agrostis alba-Phleum pratense community) 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흰겨이삭-큰조아재배군락 은 세분하여 왕포아풀아군락 (Poa pratensis subcommunity, Cluster 6), 쑥아군락 (Artemisia princeps subcommunity, Cluster 5), 김의털아군락 (Festuca ovina subcommunity, Cluster 7), 애기수영아군락 (Rumex acetosella subcommunity, Cluster 1), 전형아군락 (Typical subcommunity, Cluster 4)로 구분되었다.
Cluster 분석 결과를 기준으로 총합군락표를 작성하였다 (Table 7). 각 식물군락의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덤불조팝나무-꼬리조팝나무군락 (Spiraea miyabei- Spiraea salicifolia community, Sm-Ss com.)
본 군락은 해발 140~260 m, 경사가 42~55° 정도로 급경 사를 이루고, 토양수분은 22.5~36.8%, EC는 0~0.05 ds m-1, pH는 4.65~5.98인 곳에 발달해 있었다 (Table 8). 식생높이 의 범위는 0.8~1.7 m이며, 식피율의 범위는 80~100%이고, 평균 출현종수는 21종이다. 본 군락은 구분종인 덤불조팝나 무, 꼬리조팝나무, 신나무, 애기고광나무, 개고사리, 곰취, 대 사초에 의해서 구분된다. 본 군락의 특징으로는 덤불조팝나 무, 꼬리조팝나무 등의 관목우점하며, 등고선을 따라 소들 이 지나다니는 우도가 형성된 곳은 식생의 피복 정도가 낮 은 나지상태를 나타내지만, 관목이 정착한 곳은 낙엽층이 두 껍게 쌓여 있는 등 상대적으로 다양한 미소환경을 나타냈다. 이러한 환경 특성에 기인하여 다른 군락에 비하여 출현종이 높게 나타났다. Ide (2003)의 연구 결과에서도 방목초지에서 경사가 급할수록 출현종 수가 증가하는 것을 보고하였고, 그 원인을 우도 형성과 채식 등의 물리적 교란으로 판단하였다. 즉, 우도와 채식 등에 의한 물리적 교란에 의해서 목초의 생 육이 억제되면서 불연속적으로 발생된 나지에는 목초 이외 식물의 침입 기회가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급경사지에 보다 많은 식물 종의 출현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추론했다. 일본 전역에 분포하는 방목지 식생 조사 결과에서도 (Nashiki et al. 1983), 경사가 클수록 초지의 나지화, 목초 밀도 저하, 우 도 발생, 관목 침입, 토양침식이 심화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는 것을 확인하였다.
2)고마리군락 (Persicaria thunbergii community, Pt com.)
본 군락은 해발 791~809 m, 경사도 5~21° 정도, 토양수 분은 48.8~58.8%, EC는 0.1 ds m-1, pH는 4.59~5.55인 곳 에 발달해 있었다 (Table 8). 식생높이의 범위는 0.5~1.5 m이 며, 식피율의 범위는 90~100%이고, 평균 출현종수는 10종 이다. 본 군락은 구분종인 고마리와 돌소리쟁이에 의해서 구 분된다. 본 군락은 비가 올 경우 빗물이 모여서 흐르는 토양 수분 함량이 매우 높은 곳에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고마리 군락은 토양수분함량이 높은 논 주변부 수로나 계곡 및 하 천의 주변부에서 흔히 관찰되는 군락의 유형이다 (Oh et al. 2010). Oh et al. (2010)은 휴경논 식생유형에서 고마리군집 (Polygonetum thunbergii Lohm. et Miyawaki 1962)의 하위 군집으로 고마리전형아군집 (Polygonetum thunbergii subass. nov. hoc.)으로 구분하였다.
3)흰겨이삭-큰조아재비군락 (Agrostis alba-Phleum pratense community, Aa-Pp com.)
본 군락은 산지초지에서 가장 넓은 면적으로 분포하고 있 었다. 즉, 산지초지에서 경사가 급한 곳이나 계곡부를 제외 한 나머지 지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본 군락은 구분종인 흰 겨이삭, 큰조아재비, 오리새와 같은 파종한 목초종에 의해서 구분되었다. 본 군락은 다음의 5개 아군락으로 구성되었다.
(1)왕포아풀아군락 (Poa pratensis subcommunity, Pp subcom.)
본 아군락은 해발 793~833 m, 경사도 4~31° 정도, 토양 수분은 23.8~41.9%, EC는 0.02~0.14 ds m-1, pH는 4.76~ 7.03인 곳에 발달해 있었다 (Table 8). 식생높이의 범위는 0.4~1.2 m이며, 식피율의 범위는 65~98%이고, 평균 출현종 수는 6종이다. 본 아군락은 구분종인 왕포아풀에 의해서 구 분된다. 본 아군락은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지형에 형성되어 있으며, 초지의 목적으로 유도한 목초 식생이 잘 정착한 군 락의 형태라고 판단된다.
(2)쑥아군락 (Artemisia princeps subcommunity, Ap subcom.)
본 아군락은 해발 798~820 m, 경사도 20~33° 정도, 토양 수분은 31.4~43.3%, EC는 0~0.37 ds m-1, pH는 4.81~6.16 인 곳에 발달해 있었다 (Table 8). 식생높이의 범위는 0.8~ 1.6 m이며, 식피율의 범위는 75~90%이고, 평균 출현종수 는 20종이다. 본 아군락은 구분종인 쑥, 토끼풀에 의해서 구 분된다. 본 아군락은 덤불조팝나무-꼬리조팝나무군락이 형 성된 지형처럼 경사가 매우 급한 곳은 아니지만 중간 정도 의 경사를 나타내는 곳에 형성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Oh et al. (2008)은 논둑 식생에서 쑥-수크령군단 (Penniseto Artemision principis Okuda 1978) 아위 단위로 쑥-개망초군 락 (Artemisia princeps-Erigeron annus community)을 보고 하였고, 경사가 지고 건조한 지역에 분포한다고 하였다.
(3)김의털아군락 (Festuca ovina subcommunity, Fo subcom.)
본 아군락은 해발 819~824 m, 경사도 18~40° 정도, 토양 수분은 30.9~38.4%, EC는 0~0.02 ds m-1, pH는 4.85~5.28 인 곳에 발달해 있었다 (Table 8). 식생높이의 범위는 0.5~ 0.7 m이며, 식피율의 범위는 70~90%이고, 평균 출현종수 는 13종이다. 본 아군락은 구분종인 김의털에 의해서 구분 된다. 본 아군락은 주로 산정부를 중심으로 분포하며 토양수 분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곳에 형성되어 있었다. Tsuchida (1973, 1976)는 일본의 아고산지대의 방목지에서 김의털군 락 (Festuca ovina community)을 구분하였고, 방목되는 초지 의 건조한 지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4)애기수영아군락 (Rumex acetosella subcommunity, Ra subcom.)
본 아군락은 해발 795~833 m, 경사도 17~32° 정도, 토양 수분은 33.3~45.7%, EC는 0~0.1 ds m-1, pH는 4.65~5.69인 곳에 발달해 있었다 (Table 8). 식생높이의 범위는 0.5~0.9 m 이며, 식피율의 범위는 75~95%이고, 평균 출현종수는 6종 이다. 본 아군락은 구분종인 애기수영에 의해서 구분된다. 본 아군락은 조성한 목초종이 정착하기에 적당한 경사에 형 성되어 있으며, 반점상 (patch)으로 밀생하고 있어 유도한 목 초종이 정상적으로 정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애기수영은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귀화식물로 목초지에 침입하여 목초생산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Sakai et al. 1987; Kim et al. 1999; Kim et al. 2003; Jung et al. 2016). Sakai et al. (1980, 1987)은 일본의 방목 잡초군락에서 애기 수영군락을 구분하였고, 초지 내에서 카펫에 여기저기 구멍 이 있는 것처럼 또는 작은 군상으로 되어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그들은 애기수영군락의 입지는 능선의 건조한 평탄지나 급경사지의 사면 상부의 돌출지역에 형성 된 경우가 많고, 북사면보다는 수광량이 많은 남사면에서 많 이 확인되었으며, 방목압은 중간정도부터 조금 과방목의 범 위의 경우가 많았다고 보고하였다.
(5)전형아군락 (Typical subcommunity, Typical subcom.)
본 아군락은 해발 793~832 m, 경사도 16~33° 정도, 토양 수분은 27.3~44.9%, EC는 0~0.44 ds m-1, pH는 4.67~6.82 인 곳에 발달해 있었다 (Table 8). 식생높이의 범위는 0.3~1 m이며, 식피율의 범위는 80~98%이고, 평균 출현종수는 8 종이다. 본 아군락은 특별한 구분종이 없는 전형아군락으로 강원도에 조성된 방목형 혼파초지의 전형적인 식물군락이라 고 판단된다.
3.환경요인과 식생유형의 상관성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한우시험장에 조성된 산지초지 의 7개 식생유형과 환경특성과의 상관성을 살펴보면 다음 과 같다 (Table 8, Fig. 4). 경사도가 가장 큰 곳 (40° 이상)에는 덤불조팝나무-꼬리조팝나무군락이 형성되어 있으며, 상대적 으로 경사도가 작은 곳에서는 고마리군락이 형성되어 있었 다. 나머지 군락의 경우는 경사도가 10~35°의 범위를 나타 냈다. 토양수분이 높은 곳에서는 고마리군락이 형성되어 있 었으며, 나머지 군락들은 30~35%의 토양수분을 나타냈다. EC는 고마리군락과 왕포아풀군락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 났다. pH의 경우는 군락 간 특징적인 현상을 나타내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여러 환경요인들 중에서는 경사도와 EC 가 군락의 유형구분에 기여를 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Fig. 4).
적 요
산지초지의 효율적인 조성 및 관리를 위한 기초자료 마 련을 위하여 강원도 대관령에 위치하는 산지초지에서 2014 년~2016년 사이 식물상과 식생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관 속식물은 38과 90속 104종 13변종 12아종으로 총 121분류 군으로 조사되었다. 출현한 식물의 생활형 조성은 반지중식 물-단립식물-중력산포형-직립형 (H-D4-R5-e)로 나타났다. 귀 화식물은 5과 9속 12종으로 총 12분류군으로, 도시화지수는 3.7%, 귀화율은 9.9%를 나타냈다. 대관령 산지초지의 식물 군락은 덤불조팝나무-꼬리조팝나무군락, 고마리군락, 흰겨이 삭-큰조아재비군락으로 구분되었고, 흰겨이삭-큰조아재비군 락은 세분하여 왕포아풀아군락, 쑥아군락, 김의털아군락, 애 기수영아군락, 전형아군락으로 구분되었다. 이들 식물군락은 경사도와 EC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 사도 40° 이상에서는 원하는 목초의 정착이 이루어지지 않 고, 관목림이 형성되었다. 따라서, 향후 산지초지의 조성 및 관리에 경사를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