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저어새 (Platalea minor)는 황새목 (Ciconiformes) 저어새과 (Threskiornithidae)에 속하며, 우리나라에서 멸종위기 야생 동물 I급, 천연기념물 제205호로 지정되어 있는 수조류이다. 저어새의 개체군은 전 세계적인 습지의 소실 및 국지적인 분포, 낮은 유전적 다양성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Rose and Scott 1997; Collar et al. 2001; Yeung et al. 2005). 저어새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 요녕성, 러시아 두만강 하 구역 등 동아시아 소수지역에 국한되어 번식하는 것으로 알 려져 있으며, 국내·외를 통틀어 저어새 개체군의 약 80~ 90%가 우리나라에서 번식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Collar et al. 2001; Lee 2015). 국내에서 저어새는 1884년에 낙동강 에서 최초로 관찰된 이후, 1950년대까지 흔한 여름 철새였 으나 (Clark 1910; Hancock et al. 1992), 2014년에는 약 2,700 여 개체군만이 보고되어 있다 (Yu et al. 2014). 국내에서 저어 새의 번식지는 1991년 칠산도에서 최초로 확인되었으며, 현 재까지 알려진 국내 저어새의 번식지는 총 20곳으로, 대부분 의 번식지가 경기만과 인천만 일대의 갯벌을 따라 위치하고 있다 (Lee 2015). 그러나 서해안 갯벌의 대규모 매립과 각종 갯벌 개발사업 등으로 저어새의 서식지가 점차 감소 및 파괴 되고 있어 저어새의 개체군 감소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조류의 식이물과 식이습성에 관한 연구는 서식지에 대한 수용능력과 개체군의 역동성 (population dynamics)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조류의 개체군 유지와 서식지 보호 를 위해 중요하다 (Ramirez et al. 1997). 조류의 먹이생물에 관한 연구들은 조류의 섭식행동이나 섭식흔적을 육안으로 관찰하는 방법, 형태학적인 분류기법을 기반으로 한 토사물 및 배변 분석, 채식지의 먹이생물 분포 조사 등의 방법을 이 용하여 수행된다 (e.g., Kim 2006). 그러나 조류의 섭식과 소 화과정에서 먹이생물의 분해가 발생되기 때문에, 토사물 및 배변을 이용한 연구들은 종 수준의 먹이생물을 파악하기 어 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연구방법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하여 최근에는 배변 및 위 내용물을 기반으로 한 야생동물의 식이물 연구에 분자생물학적 분석 기법이 도 입되고 있다 (Deagle et al. 2005). 이러한 분자생물학적 방법 은 주로 종내 및 종간 유전적 관계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것 으로 알려진,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내 cytochrome c oxidase subunit I (COI)의 유전자 마커를 사용하고 있다 (e.g., Hebert et al. 2003). 특히, 2010년대 이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 (NGS; Next-Generation Sequencing)을 이용한 먹이생물의 연 구에 COI 유전자 마커가 많이 이용되고 있다 (Harms-Tuohy et al. 2016).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NGS 기법을 이용하여 저 어새의 토사물을 분석한 후, 저어새의 먹이생물을 파악하였 다. 또한 토사물의 형태학적 분석을 함께 실시하여, 토사물 을 이용한 조류의 식이물 연구에 NGS 기법의 적합성을 파 악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 법
1 연구 지역
연구 지역인 남동유수지는 승기천 (인천 남구)의 하류에 위치하며, 과거 갯벌을 매립하여 조성된 남동공단 내의 홍수 방지와 하천수의 방류를 목적으로 설치된 인공 저류지이다. 유수지 내에 위치한 원형의 인공섬은 바위와 토사로 이루어 져 있으며, 2009년에 저어새의 번식이 확인된 이후 저어새 섬으로 불리고 있다. 남동유수지에서 번식하는 저어새의 채 식지는 주로 승기천 하류와 유수지 내 비교적 수심이 얕은 곳 그리고 송도 갯벌로 알려져 있으며, 남동유수지 반경 20 km 내 위치한 시화호 또한 잠재적인 채식지로 파악되고 있 다 (Lee et al. 2004; Jeong 2014).
2 저어새 토사물 시료의 채집
저어새의 토사물 채집은 저어새가 남동유수지에서 서식하 는 6~8월을 중심으로, 2010~2014년 동안 6회에 걸쳐 총 12 개의 저어새의 토사물 시료를 채집하였다 (Table 1). 채집된 시료는 즉시 100% ethanol (Merck, product number: 1009 831011)로 고정하여 냉장 보관 후 실험실로 운반하여 형태 학적인 관찰과 NGS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때 토사물 시료의 채집 과정에서 저어새의 서식지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하 기 위하여, 남동유수지의 인공섬 외부에서 쌍안경 (8×32, Wholesee)과 망원경 (20~60×, Swarovski)을 이용한 모니터 링을 실시하였다. 모니터링을 통해 저어새가 먹이활동을 위 해 남동유수지에 없는 시간에 주변 식생 및 저어새 서식 환 경으로 최대한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며 토사 물 시료를 채취하였다. 토사물 채집을 위한 일련의 조사는 인천광역시 연수구의 허가를 득한 후 시행하였다.
3 저어새 토사물 시료의 분석
형태학적 동정을 위한 시료는 토사물의 일부를 증류수로 세척한 후, 해부 현미경 (SteREO Discovery V12, Carl-Zeiss, Germany)과 광학현미경 (Axio Imager A2, Carl-Zeiss, Germany)으로 분석하였다. 이때 분해되어 형태가 불분명한 먹이생물들은 부속지 등과 같은 분류학적 특징을 이용하여 동정하였으며, 종 특이적 특징이 소실된 생물들은 미동정 생 물 조직으로 구분하였다.
NGS 분석을 위한 시료는 5 wet weight g의 토사물을 액체 질소에 담궈 시료를 급속 냉동시킨 후, Homogenizer (Daihan Scientifics, WiseMix, HG-15D, Korea)로 분쇄하여 시료를 균 질화하였다. 이렇게 균질화된 시료는 60°C에서 24시간 동안 건조시킨 후, 각 시료당 0.2 dry weight g을 취하여 QIAGEN Stool Kit (Qiagen, Hilden, Germany)을 통해 gDNA를 추출 하였다. 이때 토사물 내 먹이생물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하 여 각 시료에서 gDNA를 3회 추출하였으며, 최종적으로 하 나의 시료로 혼합하여 분석에 이용하였다. gDNA는 forward primer LCO-1490 (5ʹ-GGT CAA CAA ATC ATA AAG ATA TTG G-3ʹ, Folmer et al. 1994)과 reverse primer HCO-2198 (5ʹ-TAA ACT TCA GGG TGA CCA AAA AAT CA-3ʹ, Folmer et al. 1994)를 사용하여 미토콘드리아의 COI 유전자 부위를 증폭하였다. 이때 유전자를 증폭하기 위하여 10X PCR buffer 2.5 μL, dNTP mixture 2 μL, 1 unit Ex Taq (TaKaRa, EX Taq, Kyoto, Japan), forward primer와 reverse primer 각각 10 pM, gDNA 1 μL 및 증류수를 혼합하여 total 25 μL 맞춘 뒤, PCR Thermal Cycler (BioRad, Hercules, CA, USA)로 유전자를 증 폭시켰다. 1차 PCR은 초기 94°C 5분, 94°C 30초, 55°C 40초, 72°C 60초로 총 30회 반복 증폭하였고, 마지막 72°C에서 10 분을 수행하였다. 이렇게 생성된 PCR 산물을 1%의 agarose gel에서 전기영동하여 증폭 여부를 판단하였다. 증폭이 완료 된 1차 PCR 산물은 Nextera XT Index Kit (Illumina Inc., San Diego, CA, USA)로 2차 PCR을 수행하였으며, 1차 PCR product 2.5 μL, Nextera index 각 2.5 μL, forward primer와 reverse primer 각각 5 pM, 10X PCR buffer 2.5 μL, dNTP mixture 2 μL, 1 unit Ex Taq과 증류수를 첨가한 20 μL의 혼 합액으로 1차 PCR 반응 조건과 같이 10 cycles을 수행하였 다. 반응이 완료된 유전자 산물은 Qiaquick PCR purification Kit (No. 28104, Qiagen Inc.)로 정제하였으며, 각각의 정제된 PCR 산물은 Bioanalyzer 2100 (Agilent Technologies, Palo Alto, CA, USA)을 이용하여 QC test를 실시하였다. QC test 를 통과한 PCR 산물에서 동량의 DNA를 취한 후 혼합하여 Illumina Mi-Seq platform으로 분석하였으며, MiSeq platform 에서 생산된 염기서열은 MiSeq Control Software (MCS, ver. 2.4.1)의 Fast QC로 poor-quality 염기서열을 제거하였다. 또 한 fast length adjustment of short reads (FLASH) Software로 short sequence reads (<150 bp), low-quality sequences (score <33), singletons 및 non-target sequences를 제거하였다 (Magoč and Salzberg 2011). 이렇게 처리된 염기서열은 CDHIT- OTU program을 이용하여 97% 수준에서 clustering을 실시하였다 (Li et al. 2012). 또한 Mothur program을 통해 alpha-diversity (Shannon diversity, Simpson evenness)를 계 산하였다 (Schloss 2009).
결 과
1 현미경을 이용한 저어새 토사물 내 먹이생물의 분석
토사물 시료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3~7종의 먹이생 물이 확인되었으며, 저어새는 주로 어류, 갑각류 그리고 다모 류를 섭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1). 갑각류와 어류는 모든 토사물 시료에서 관찰된 반면, 다모류는 1회 발견되었 다. 그리고 형태학적으로 분석이 불가능한 미동정 생물 조직 들은 모든 시료에서 관찰되었다. 어류에서는 숭어류 (Mugilidae) 와 망둥어류 (Gobiidae)가 각각 1회 확인되었고, 미동정 어류 (Unidentified bony fishes)는 모든 토사물 시료에서 관 찰되었다. 갑각류에서 칠게 (Macrophthalmus japonicus)는 갑각류 중 가장 빈번하게 관찰되었고, 각시흰새우 (Exopalaemon modestus)와 붉은줄참새우 (Palaemon macrodactylus) 는 3회, 밀새우 (Exopalaemon carinicauda), 징거미새우류 (Palaemon sp.), 미동정 게류 (Unidentified Brachyura)는 모 두 1회 출현하였다. 다모류인 참갯지렁이류 (Nereididae sp.) 는 2017년 7월 시료에서만 관찰되었다.
2 NGS 기법을 이용한 저어새 토사물 내 먹이생물의 분석
NGS 분석을 통해 획득한 염기서열은 1,810,309~ 13,709,417 (7,430,327±3,661,479)이며, reads는 2,840~ 21,498 (11,715±5,709)로 나타났다. 최종적으로 먹이생물의 분석에 이용된 reads는 1,533~15,079 (7,218±4,357)이며, 97% 수준의 cut-off을 실시하여 획득하였다 (Table 1). 각 시 료의 reads는 operational taxonomic units (OTUs)에 충분히 수렴하였으며, 이를 통해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Fig. 1). OTUs는 5~13 (9±3)으로 나타났고, Shannon diversity는 0.17~1.38 (0.78±0.37), Simpson evenness는 0.30~0.93 (0.60 ±0.20)으로 나타났다 (Table 1).
NGS 분석을 실시한 저어새의 토사물은 형태학적 동정의 결과와 유사하게 어류, 갑각류, 다모류 그리고 곤충류의 분 류군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Table 2, Fig. 2). 이 중 갑각류 (평 균 42.58%)와 어류 (40.75%)는 모든 시료에서 관찰되었으 며, 두 분류군은 토사물 내 먹이생물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었다. 그 외 다모류는 12.66%, 곤충류는 0.24% 그리고 미 동정 먹이생물은 3.78%를 차지하였으며, 다모류는 5개, 곤 충류는 4개의 토사물 시료에서 관찰되었다. 갑각류에서는 길 게 (Macrophthalmus abbreviates)가 가장 높은 빈도로 출현 하며 평균 64.71%를 차지하였고, 징거미새우류 (Macrobrachium sp.)는 34.35%로 나타났다. 이 두 먹이생물은 토사물 내 먹이생물 중 갑각류의 99.06%를 차지하였다. 그리고 밀 새우 (Exopalaemon carinicauda), 풀게 (Hemigrapsus penicillatus), 딱총새우 (Alpheus brevicristatus)는 1% 미만의 구성 비를 보였다.
어류에서 풀망둑 (Acanthogobius hasta)은 모든 토사물 시 료에서 관찰되었고, 어류의 평균 71.02%를 구성하였다 (Table 2, Fig. 2). 검정망둑 (Tridentiger obscurus)과 다섯동갈망둑 (Pterogobius zacalles)은 각각 7.76%, 10.23%를 차지하며, 4 회 이상 관찰되었다. 이들 세 종의 망둑어는 토사물 내 어류 의 99.01%를 차지하여, 저어새의 주요 먹이생물로 확인되었 다. 또한 전어 (Konosirus punctatus), 황줄망둑 (Tridentiger nudicervicus), 좀구굴치 (Micropercops swinhonis), 문절망둑 류 (Acanthogobius sp.)와 함께 민물 어류인 붕어 (Carassius gibelio) 및 미꾸리 (Misgurnus bipartitus)가 1% 미만으로 분 석되었다. 다모류에서는 참갯지렁이 (Neanthes japonica)가 5 회 관찰되었으며, 다모류의 평균 96.29%를 차지하였다. 곤 충류에서는 장수깔따구류 (Chironomus cf. plumosus), 짠물 깔따구 (Chironomus salinarius), 구름무늬깔따구 (Polypedilum nubifer)가 관찰되었으며, 이들 종은 전체 먹이생물에서 1% 미만의 낮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고 찰
본 연구에서 저어새의 토사물을 대상으로 먹이생물을 분 석한 결과, 저어새는 주로 갑각류와 어류를 섭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저어새의 먹이생물은 주로 어류와 새우류로 구성되며, 일부 게, 조개, 곤충 및 양서 류와 수생식물도 섭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sueh et al. 1993; Kim 2006). 이러한 먹이생물은 주로 낮은 수심의 해 산 및 담수에서 서식하며, 이와 같은 결과는 저어새류가 촉 각 (tactile method)에 의존하여 먹이생물을 섭이하기 때문이 다 (Hancock et al. 1992). 저어새의 중요 먹이생물은 갑각류 로, 토사물 내에서 높은 빈도로 확인되었다. NGS 분석에서 저어새의 먹이생물 중 높은 구성비율을 보인 길게는 조간대 내만에 주로 분포하는 종으로, 송도의 척전갯벌, 대부도, 시 화갯벌에서 주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Choi et al. 1998; Suh and Hong 2004; Kim and Koo 2016). 반면 현미경 관찰에서 확인된 칠게는 길게와 같이 조간대 상부에 서 흔히 관찰되는 종으로, 강화도의 동검과 여차리 갯벌, 송 도의 척전갯벌, 대부도, 시화갯벌에서 주로 발견되고 있다 (Choi et al. 1998; Suh and Hong 2004; Kim and Koo 2016). 갑각류의 주요 우점생물은 현미경과 NGS 분석에서 각각 칠 게와 길게로 나타나, 두 분석결과가 차이를 보였다. 미토콘 드리아의 COI 유전자 부위에서 길게와 칠게의 유사도는 약 90%로, 두 종의 유전적 정보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유전적 유사성에 의한 NGS분석의 오류라고 설명하 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는 아마도 현미경상에서 완전한 형태 를 관찰하지 못하고 일부 부속지를 관찰하여 발생한 형태학 적 오동정의 가능성이 있다.
어류에서는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 풀망둑을 포함한 망둑 어류와 숭어류를 주로 섭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망둑어와 숭어는 서해안 북부의 대표적인 연안 및 갯벌에 서식하는 어류로 보고되어 있으며 (Hwang et al. 2003), 특히 저어새는 망둑어류와 숭어류의 치어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oh 2005). 이와 같이 저어새의 먹이생물은 대부분 갯벌에 서 기원한 종이였으며, 이를 통해 저어새는 채식지로써 20 km 이내의 송도갯벌 및 시화갯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것 으로 추정된다. 본 연구의 토사물 시료에서 발견되는 먹이생 물의 대부분은 해수성이었으나, 일부 담수성 어종인 미꾸리 와 붕어, 수서곤충인 깔따구류가 관찰되었다. 저어새의 채식 지는 다양하여 갯벌뿐만 아니라 무논, 수로, 하천, 하구 등이 보고되어 있다 (Kim 2006). 강화도에서 채집된 저어새의 토 사물 내 먹이생물은 주로 미꾸라지와 붕어 등과 같은 민물 고기, 물가에 서식하는 잠자리 유충, 논에서 서식하는 수생식 물 그리고 일부 해양성 어류로 관찰되었다 (Kim 2006). 석도 에서 어미저어새가 어린저어새에게 건네준 먹이생물의 대부 분은 민물과 논에서 서식하는 어류와 곤충이었으며, 강화도 에서 발견된 저어새는 주로 담수성 어종인 미꾸리를 섭이하 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Kim 2006). 따라서, 본 연구에서 저어새는 주로 해수성 및 기수성 먹이생물을 섭이하고 있었 으나, 담수성 어류 또한 섭이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통 해 저어새는 갯벌에 대한 먹이활동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 으로 판단되나 일부 담수습지를 채식지로 이용함을 추정할 수 있었다.
NGS 분석과 현미경 관찰 결과를 비교하면, 갑각류와 어류 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종 수준의 일부 우점 생물에서 차이를 보였다. 현미경 분석을 통한 토사물 내 우 점종은 칠게와 밀새우로 나타난 반면, NGS 분석에서는 풀망 둑과 길게로 확인되었다. 현미경 분석법은 숙련된 분류지식 을 필요로 하나, 저어새의 토사물과 같이 다양한 분류군에 속하는 먹이생물을 분석할 경우 형태적으로 온전한 상태가 아니고, 다양한 분류군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정확한 동정 이 어렵다. 그러나 미토콘드리아 COI 유전자 부위를 이용한 NGS 분석의 경우 DNA barcoding 연구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어 표준화된 분석방법이라 할 수 있다 (Hajibabaei et al. 2007). 따라서 정확도가 높은 표준화된 분석방법을 이용하여 토사물 내 먹이생물을 종 수준까지 분류할 수 있다는 면에서 NGS 분석법은 먹이생물의 연구를 위한 효과적인 분석방법 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도 NGS를 이용하여 깔따구류 등 의 곤충류 및 형태학적으로 구분이 어려운 어류와 게류의 분석이 가능하였고, 현미경 분석 시에는 거의 관찰되지 않은 참갯지렁이와 같은 다모류가 NGS에서 높은 우점율을 보여 NGS 분석이 기존의 현미경 분석보다 새롭고 다양한 먹이생 물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유전자 분석방법을 이용 하여 보다 명확한 먹이생물의 규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생 물의 유전자 database가 확보되어야 하기 때문에, 형태학적 분류와 병행하여 연구 결과에 대한 정확도를 향상시켜야 한 다.
남동유수지 내 저어새 섬은 주변 인간의 주거지역으로부 터 불과 250 m 가량 떨어져 있어 인간의 생활권 내에 위치하 고 면적에 비해 번식 밀도가 매우 높아, 저어새의 번식을 위 한 지속적이 관심이 필요한 곳이다. 본 연구에서 밝혀진 저 어새의 먹이생물의 섭이 특성은 주로 송도 갯벌 및 시화호 외측과 같은 조간대 생물들을 섭이하며, 일부는 담수성으로, 서식지 인근의 하천 및 논 뿐만 아니라 시화호의 담수습지, 경기만 일대의 갈대숲 등지에서 채식활동의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저어새의 번식지 및 채식지 보호를 위한 중요 자료로 이용될 수 있으며,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저어새의 주요 급이장을 확인하고 보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더불어, 향후 서해안 일대에 서식하는 저어새의 개체수를 보존 관리하기 위한 방안이 수 립되어야 한다.
적 요
저어새의 먹이생물을 파악하기 위해 2010년 6월부터 2014 년 6월까지 인천 남동유수지에서 저어새의 토사물 시료를 채 집하여 현미경 관찰 및 차세대염기서열 (NGS) 기법으로 분석 하였다. 저어새의 먹이생물은 어류, 갑각류, 다모류, 곤충류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주로 저어새는 어류와 갑각류를 섭이하 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우점 먹이생물은 풀망둑 (Acanthogobius hasta)이었으며, 이 외에도 길게 (Macrophthalmus abbreviates), 징거미새우류 (Macrobrachium sp.), 칠게 (Macrophthalmus japonicus), 각시흰새우 (Exopalaemon modestus), 참 갯지렁이 (Neanthes japonica)가 우점 먹이생물로 출현하였 다. 이들 먹이생물은 번식지 인근지역인 송도갯벌과 시화호 에서 흔히 발견되며, 저어새는 채식지로써 이들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미경과 NGS로 분석한 일부 먹이생물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이는 토사물 내 먹이생 물은 저어새의 위 내에서 분해되어 현미경 분석을 통한 형 태학적 분류 특징을 찾기 어려웠던 반면, NGS 분석은 유전 자를 통해 분류가 가능하기 때문에 형태학적 분석의 결과보 다 높은 종 다양성을 보인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