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Persistent Organic Pollutants; POPs) 인 PBDEs (Polybrominated Diphenyl Ethers)는 높은 끓는 점, 낮은 용해도, 다양한 물질에 대해 저항성을 가지며 화학 적으로 매우 안정된 물질이다. 또한, 벤젠고리 내 브롬 원자 수와 위치에 따라 구별되는 209종의 동족체를 가지며, 일반 적으로 브롬 원자수가 적을수록 유해성이 강하고 브롬 원자 수가 많을수록 유해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e Wit 2002). PBDEs는 기존에 사용되던 난연제들과는 달리 폴리머와 반응하지 않고 혼합이 가능하며 저렴한 가격 때문 에 건축자재, 석유, 자동차, 전자회로, 직물, 플라스틱 등의 재 료에서 브롬화난연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Rahman et al. 2001; McDonald 2002).
대표적인 브롬계 난연제로는 PBBs (Polybrominated biphenyls), PBDEs 및 TBBPA (Tetrabromo-bisphenool A)등 세 종류가 대표적인데, 이중 PBBs는 1970년대부터 발암성과 간독성이 확인되어 사용이 금지되었다 (Zegers et al. 2003). 또한 PBDEs는 높은 지용성 때문에 환경 중 생체 내에 잘 축 적되며, 자연환경 내에서 잘 분해되지 않아 환경오염을 야기 할 수 있어 (Danish 1999; Hassanin et al. 2004), 먹이연쇄에 의한 인류의 보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Darnerud et al. 2001).
연안역의 퇴적물과 저서생물의 PBDEs 수준은 일반적 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소 증가할 것으로 생각되며 (Martin et al. 2004), 우리나라에서는 2004~2005년 마산 만의 표층퇴적물 내에서 22개의 PBDEs 이성질체가 검출 된 바 있으며, ΣPBDEs의 농도수준이 전세계 농도수준인 nd~95.6 ng g-1보다 다소 높은 편이거나 유사한 것으로 조 사되었다 (We et al. 2010). 2011년 국내 연안 양식 생물 내 PBDEs 잔류 농도 중 BDE-47과 BDE-209의 분포율은 약 40%와 10%였으며, 국내 연안 퇴적물에서의 분포율은 약 70%와 2%정도로 나타났다 (Baek et al. 2012). BDE-47과 BDE-209는 국내 연안 퇴적물과 양식생물 체내에 가장 많이 잔류하여, 해양생물에 대한 독성이 우려되는 대표적인 브롬 화난연제라고 할 수 있다.
BDE-47은 휘발성 및 수용성으로 인하여 해양환경에 고도 로 집중되어 있으며, 어류 및 동물 조직의 지질에 빠르게 축 적되며 (Lema et al. 2007; Viganò et al. 2011), 다른 브롬화 난연제에 비하여 생물체 내의 축적량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 타날 수 있다 (Darnerud 2003; Chen and Hale 2010; Usenko et al. 2011). 또한 BDE-209는 포유류에서 급성, 만성독성 을 포함하여 매우 낮은 독성을 나타내지만, 잠재적으로 간 독성, 생식독성, 내분비독성 및 발암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밝혀진 바 있으며 (Hardy 2002; Hardy et al. 2002, 2009; Du et al. 2008), 동물성 플랑크톤인 해산로티퍼 (Brachounus plicatilis)의 개체군 성장률을 억제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 다 (Choi et al. 2018). 하지만, 해양 미세조류에 대한 BDE-47 과 BDE-209의 독성을 조사한 연구는 제한적으로 발표되어 있으며, PBDEs 연구의 대부분은 농도-생물영향에 관한 연구 가 아닌, 수질 및 퇴적물과 같은 연안환경과 생물체내의 농 축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본 연구에서는 해양생태계 내에서 생산자를 대표하며 국 제표준화기구 (ISO 1995)의 표준시험생물인 Skeletonema costatum를 이용하여 브롬화난연제의 독성 영향과 더불어 무영향농도 (No Observed Effective Concentration; NOEC), 최소영향농도 (Lowest Observed Effective Concentration; LOEC) 및 반수영향농도 (50% Effective Concentration)를 산출하였다. 향후, 이러한 연구의 결과는 PBDEs (BDE-47, BDE-209 등)와 같은 오염물질의 해양환경 기준농도 설정 및 타 오염물질과 상대적 독성치를 비교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판단된다.
재료 및 방 법
1. 시험생물
본 시험에 사용된 시험생물인 해산 규조류 (Skeletonema costatum)는 한국해양미세조류은행 (Korean Marine Microalgae Culture Center; KMMCC)에서 분양받아 서해수산연 구소 해양생태위해평가센터 항온실에서 6개월 이상 계대 배 양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
2. 시험용액 조성
본 시험에 사용된 브롬화난연제는 BDE-47 (2,2ʹ4,4ʹ- Tetrabromodiphenyl ether)과 BDE-209 (2,2ʹ,4,4ʹ-Decabromodiphenyl ether)이며, 농도범위는 예비실험을 통하여 BDE-47 (0, 0.16, 0.31, 0.63, 1.25, 2.50 mg L-1), BDE-209 (0, 15.63, 31.25, 62.50, 125 mg L-1)로 설정하였으며, 시험 물질의 기본정보는 Table 1과 같다. 시험에 사용된 물질은 DMSO (Dimethylsulfoxide, Sigma-aldrich, USA)를 carrier solution으로 사용하여 100,000 mg L-1의 stock solution 을 제작한 뒤 멸균된 자연해수로 희석하여 사용하였다. 이 때 DMSO의 최대농도는 시험생물인 S. costatum의 NOEC (11,000 mg L-1) 이하의 농도로만 노출될 수 있도록 사용하 였다 (Okamura et al. 2001).
3. 개체군 성장률
시험용액은 50 mL test tube에 농도별로 30 mL씩 4반복으 로 분주하였다. 이후 시험용액에 S. costatum를 초기 세포밀 도 5,000 cells mL-1로 분주한 뒤, 배양온도는 20.0±1.0℃ 를 유지하였으며, 조도는 형광등을 이용하여 100±10 μmol photons m2 s-1, 광주기 10 Light:14 Dark으로 96 h 동안 배양 하였으며, 상세한 시험조건은 Table 2와 같다. 개체군 성장 률은 Fluorometer (Tuner Designs Model 10-AU, USA)를 이 용하여 형광량 측정을 통한 Chlorophyll a의 양을 측정하였 다. Chlorophyll a 농도는 회귀방정식을 구하기 위하여 단순 직선회귀 (Simple linear regression)을 이용하였으며, 세포밀 도는 Log10으로, 형광량에 의한 Chlorophyll a 농도는 double square root 변형으로 자료를 정규 분포화 하였다. 세포밀도 로 환산한 된 Chlorophyll a 농도는 r=(lnNt - lnN0)/t (r=개 체군 성장률, Nt=실험종료 후의 세포밀도, N0=초기세포밀 도, t=배양시간)의 식으로 개체군 성장률을 계산하였으며, 대조구의 개체군 성장률이 0.04 이상일 경우 정상 growth curve를 가진 것으로 판단하여 적합한 실험결과로 사용하였 다 (Hwang et al. 2014).
4. 통계분석
대조군과 실험군의 유의성 검정은 SigmaPlot software (SigmaPlot 2001, SPSS Inc., USA)의 ANOVA test로 비 교 하였으며 p가 0.05 이하인 것을 유의한 것으로 판단하 였다. 개체군 성장률 (r)에 대한 EC50와 95% 신뢰구간 (95% Confidence Limit; 95% Cl)은 Toxicalc 프로그램 (Toxicalc 5.0, Tidepool scientific software, USA)의 probit 통계법을 이 용하여 분석하였다. NOEC 및 LOEC도 Toxicalc 프로그램의 Dunnett’s test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결 과
96 h 동안 BDE-47과 BDE-209에 노출된 S. costatum의 개체밀도 변화를 관찰하여 Fig. 1에 나타냈다. BDE-47과 BDE-209를 포함하지 않은 대조구의 S. costatum는 96 h 배 양 후 개체 밀도가 배양초기 보다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 타났다. BDE-47 (1.25 mg L-1)에 노출된 S. costatum의 개 체 밀도는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BDE-209 (125 mg L-1)의 경우는 대조구와 유사한 개체 밀도를 나타냈다 (Fig. 1).
BDE-47과 BDE-209가 S. costatum의 개체군 성장률에 미 치는 영향을 Fig. 2에 나타냈다. 대조구에서 S. costatum의 개체군 성장률은 0.04 이상을 나타냈으나, BDE-47에 노출 된 개체군의 성장률은 BDE-47 농도가 증가할 수록 농도의 존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실험농도 0.31 mg L-1 이상의 농도에서 개체군 성장률이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며 (p<0.05), 1.25 mg L-1 이상의 농도에서는 개체군성장률이 0 이었다. 하지만, BDE-209의 경우는 농도가 증가해도 개체군 성장률에 변화가 없었으며, 실험 최고농도인 125 mg L-1까지 대조구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Fig. 3).
S. costatum의 개체군 성장률에 대한 BDE-47의 농도반응 은 Sigmoid 형태로 표준독성반응을 나타냈으나, BDE-209의 경우는 획일화된 직선 형태로 농도에 대한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Fig. 4).
BDE-47과 BDE-209에 노출된 S. costatum 개체군 성장 률의 독성치는 Table 3과 같다. BDE-47의 EC50, NOEC와 LOEC값이 각각 0.55 mg L-1, 0.16 mg L-1 및 0.31 mg L-1로 나타났지만, BDE-209의 경우는 EC50, NOEC와 LOEC값이 각각 >125 mg L-1로 나타나, 125 mg L-1 이하의 농도에서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3).
고 찰
육상과 인접한 연안역의 퇴적환경 및 서식생물 체내의 PBDEs (Polybrominated diphenyl ethers)는 일정부분 자정능 력에 의해 감소된다고 할지라도, 사용량의 증가와 더불어 긴 반감기에 의해 다소 증가될 것으로 판단된다 (Martin et al. 2004). PBDEs 동족체 중 연안환경 및 서식생물에서 가장 많 이 검출되는 것은 BDE-47이며, BDE-209의 경우도 대량 사 용으로 인해 연안역의 퇴적환경에서 쉽게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ardy 2002; Hardy et al. 2002, 2009; Du et al. 2008).
현재까지 PBDEs의 독성에 관한 많은 연구는 상대적으 로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브롬 원자가 적은 BDE-28 및 BDE-99 등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해 왔으며, 브롬 원자가 많은 PBDEs는 비교적 낮은 독성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Hardy 2002; Hardy et al. 2002, 2009; Du et al. 2008). 본 연구 결과에서도 단순히 EC50을 비교하여 독성의 세기 를 비교하면 BDE-47는 0.55 mg L-1, BDE-209는 >125 mg L-1로 나타나, BDE-47이 훨씬 독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 다. 또한, 시험생물 및 시험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 분의 실험결과 BDE-47은 BDE-209에 비하여 독성 영향 이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동물성플랑크톤인 해산로티퍼 (Brachionus plicatilis)를 이용한 실험의 경우도 BDE-47에 대한 72 h 개체군 성장률의 경우 EC50값이 3.67 mg L-1로 나 타났고, BDE-209의 경우는 862.75 mg L-1를 나타냈다 (Choi et al. 2018). 어류 (Carassius auratus)의 항산화효소 (e.g., Superoxide dismutase, catalase, glutathione, glutathione, peroxidase, malondialdehyde)를 이용한 21 d 만성독성시험 을 이용한 BDE-209의 독성시험에서도 EC50가 산출되지 않은 연구도 보고되고 있다 (Lebeuf et al. 2006; Feng et al. 2013). 이러한 독성 영향의 차이는 BDE-47의 경우는 생물 체내에 빠르게 흡착하게 되어 (Lema et al. 2007; Viganò et al. 2011), BDE-209보다 흡수율이 훨씬 높기 때문으로 판단 된다 (Stapleton et al. 2009).
본 연구 결과에서도 S. costatum의 개체군 성장률에 대한 BDE-47의 농도반응은 Sigmoid 형태로 표준독성 반응을 나 타내, S. costatum의 개체군 성장률은 BDE-47 독성평가에 유용한 실험인 것으로 판단되었다. 반면에 BDE-209의 경 우는 농도에 반응하지 않는 획일화된 직선반응을 나타냈다. BDE-209는 BDE-47보다 독성의 세기가 약하며, 연안역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브롬화난연제는 BDE-209가 많이 사용 되고 있어 쉽게 검출된다. 하지만 BDE-209는 환경 내에서 탈 브롬화 되어 상대적으로 독성이 강한 다양한 이성질체의 PBDEs로 분해가 가능하다. Bezares-Cruz et al. (2004)에 의 하면 실제 태양광에 의한 시간별 분해산물을 확인한 결과, 최종적으로 tri-또는 tetra-BDE (BDE-47)까지 분해된다고 보 고된 바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독성이 강하고 생물체내 쉽게 축적되는 BDE-47에 대한 생태독성 연구는 연안역에서 다양한 생태적 지위를 가진 생물들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이 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의 BDE-47의 최소영향농도 (LOEC)인 0.31 mg L-1에 비하여, 연안퇴적물과 양식생물 체내의 PBDEs 농 도가 (연안퇴적물: 동해 4.38 ng g-1 dw; 남해 3.43 ng g-1 dw; 서해 0.67 ng g-1 dw, 양식생물체내: 0.17 ng g-1 ww; 0.14 ng g-1 ww; 0.11 ng g-1 ww) 낮은 값을 나타내지만 (Baek et al. 2012), PBDEs는 옥탄올-물 분배 계수 (log Kow)가 높아 소 수성인 특성을 가지며 지방세포에 축적되고, 동시에 난 분해 성으로 먹이사슬을 따라 이동하면서 생물 농축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최상위 포식자인 인류의 보건에도 악영향을 미 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Hong et al. 2006).
본 연구는 해양생태계 내 생산자 지위를 가진 S. costatum 의 개체군 성장률을 endpoint로 하여 PBDEs (BDE-47, BDE-209)가 개체군 단계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였으며, 이러한 연구결과는 BDE-47 및 BDE-209와 같은 PBDEs의 해양환경 기준 설정 및 타 독성물질과의 상대적 독성치를 비교하기 위한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판단된다.
적 요
해산규조류 (Skeletonema. Costatum)의 개체군 성장률을 이용하여 PBDEs (BDE-47, BDE-209)의 독성평가를 실시 하였다. BDE-47은 0.31 mg L-1 이상의 농도부터 유의미하 게 감소하여 농도의존성을 나타냈으나, BDE-209의 경우 시 험 최고농도 125 mg L-1에서도 변화를 나타내지 않았다. 본 시험결과 EC50값은 BDE-47과 BDE-209에서 각각 0.55 mg L-1와 >125 mg L-1이었고, NOEC값은 0.16 mg L-1와 >125 mg L-1이었으며, LOEC값은 0.31 mg L-1와 >125 mg L-1으 로 나타나 BDE-47이 BDE-209에 유해성이 더 큰 것으로 나 타났다. 또한, 연안환경에서의 BDE-47의 농도가 LOEC 값 인 0.31 mg L-1를 초과할 경우 S. costatum과 같은 식물성플 랑크톤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 결과는 PBDEs의 해양환경 기준 설정 및 타 독성물질과의 상대적 독성치를 비교하기 위한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판단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