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생태계는 어떤 지역의 모든 생물이 무기적 환경과 유기적 으로 상호작용하며, 시스템 속에서 에너지의 흐름에 따른 뚜 렷한 영양단계, 즉 생물의 다양성 및 물질의 순환을 만들어 내고 있는 하나의 시스템을 의미한다 (Krebs 2001). 생물다 양성은 “육상 및 해양 그리고 수중생태계를 비롯한 이들의 유기적인 복합 생태계 등 모든 분야의 생물체간 변이성을 말하며, 이는 종 내, 종간의 다양성 및 나아가 생태계의 다양 성을 포함한다”라고 생물다양성협약 제2조에 정의되어 있 다 (Magurran 2005). 즉, 생물다양성이란 지구상의 생물종 다 양성 (Species diversity),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다양성 (Ecosystem diversity), 생물이 지닌 유전자의 다양성 (Gene diversity)을 총체적으로 의미하는 것이다. 생물다양성의 변 화를 일으킨 주된 원인은 도시화와 산업화에 따른 급격한 인구증가와 무분별한 생태계 개발과 훼손 때문이다 (Wu et al. 2015). 이러한 생태계의 훼손은 생물종의 서식지의 감소 또는 훼손으로 연결되며 생태계 내에 살아가는 모든 생물다 양성 감소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McKinney 1997). 생태 계 내에는 포식과 피식의 역할 분담으로 생물종 다양성이 유지된다. 생태계 내에서 상위 포식자인 포유류는 서식 지역 의 자연환경 보존 정도를 판단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는 분 류군으로 (Oh et al. 2007), 특히 소형 설치류는 먹이사슬에서 상위 포식자의 먹이이기도 하면서 종자 확산 (seed dispersa) 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Sullivan and Sullivan 2001). 또한 소형 설치류는 환경 적응력이 좋으며 생활사가 짧고 개체 번식이 용이하기 때문에 연구에 많이 이용된다 (Hein and Jacob 2015).
비단털쥐는 설치목 (Rodentia) 비단털쥐과 (Cricetidae) 비 단털쥐속 (Tscherskia)에 속하며 중국의 북동부 지역과 한국 및 극동러시아 지역에 분포한다. 지금까지 비단털쥐에 대해 서는 중국에서 계통분류학적인 연구 (Song et al. 2005; Xue et al. 2014)와 선호하는 서식지 환경, 식이물 분석 등의 연구 가 이루어졌다 (Zhang et al. 1999). 국내에서는 경기도와 강 원도 지역 및 이북 지역에 분포한다는 기본적인 분포 정보 (Won and Lee 1975)와 경기도 임진강 근처에서의 포획 기록 (Kim et al. 2011, 2015, 2017)이 있다. 제주도에 서식하는 비 단털쥐는 Jones and Johnson (1965)에 의해 처음 보고되었고, 그 이후 연구표본이나 서식에 대한 재확인 없이 과거의 기 록들이 계속 재인용되고 있으며, 학술적으로 제주도에서 비 단털쥐가 포획되었거나 관찰되었다는 보고는 없다. 그리고 Koh et al. (2013)에 의해 분자유전학적 검토가 있었고, 최근 Park and Oh (2017a, b), Park et al. (2017)에 의해 비단털쥐 의 번식과 발달, 암컷의 발정주기, 외부형태 및 두개골의 특 징에 관한 정보가 밝혀졌을 뿐, 이동경로 또는 분포 정보나 서식지 분석 등 생태학적 연구는 이루어진 바 없는 실정이 다.
제주도는 면적이 협소하나 고도에 따라 식생의 수직적 분 포가 뚜렷하여 우리나라의 모든 식물 분포대를 볼 수 있으 며, 동물상의 경우 대부분 한반도와 공통종이나, 제주도의 지리, 지형 및 기후 조건으로 인하여 대륙계와 남방계 동물 들이 혼서하는 특징을 보인다 (Shim and Park 1998; Oh et al. 2007; Jo et al. 2012). 생물은 지형적, 지리적, 기후 등 다양한 환경에 따라 서식 특성을 달리한다.
서식지는 일반적으로 일정한 형태를 가진 장소 중 먹이 섭취, 휴식, 피난, 산란 등을 위해 이용하는 특정의 장소이다 (Orians and Wittenberger 1991). 집쥐속 (Rattus)에 속하는 시 궁쥐 (Rattus norvegicus)는 주로 인간의 거주 지역에, 등줄 쥐 (Apodemus agrarius)는 잡목 숲, 숲의 가장자리, 개천가, 논, 밭, 습한 곳에 서식하며, 지의류, 선태식물, 나무뿌리 등의 먹이를 좋아하는 대륙밭쥐 (Myodes rufocanus)는 해발고도 500 m 이상의 산 또는 산 중간에 서식한다 (Yoon et al. 2004; IUCN 2017). 이처럼 각각의 종은 서로 다른 생태적 지위를 가지며, 선호하는 서식지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떠한 종을 이해하기 위해 서식지 환경에 대한 분석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제주도에 서식하는 비단털쥐의 분포 현 황 및 서식지 유형을 분석하여 생활사를 이해하고 종의 특 징을 규명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이루어졌 다.
재료 및 방 법
1. 조사지역 및 포획 방법
연구 대상종인 비단털쥐의 서식지 확인을 위해 2014~ 2016년의 3년간 5~11월의 기간동안 매월 2회 이상 조사를 진행하였다. 조사지역은 인근에 수계가 있거나 초목지, 관목 림, 돌담 아래 등 다양한 환경을 보이는 지역을 대상으로 하 여 제주시 21개 지역과 서귀포시 13개에서 이루어졌다 (Fig. 1). 한 지역당 2~3개의 지점을 선정하였고, 지점과 지점 사 이의 간격은 약 300 m로 하였다. 트랩은 지점당 약 50~60 개를 5 m 간격으로 하여 오후 4~5시 경에 설치하고 다음 날 오전 일출 후 8시경 수거하였다. 유인용 먹이로 햄, 소세 지, 어묵 등을 이용하였다. 개체의 확인은 Sherman live trap (Sherman trap, USA)과 재래식 철망 트랩을 이용한 직접 포 획과 육안 및 road-kill 조사를 병행하였다. 개체가 포획되 거나 관찰된 지점은 GPS좌표 (Garmin Ltd., Oregon 550, WGS84)를 기록하였고, 2010년도에 포획되어 제주대학교 동물학실험실에 보관되어 있는 표본들의 채집 기록들을 활 용하였다. 수집된 개체들 중 사망한 개체는 80% 에탄올을 이용하여 고정하거나, 생체를 실험실로 이송하였다. 또한 기 온, 강수량, 습도 및 일조시간 등 기상자료를 수집하였다.
2. 서식지 유형 조사 방법
서식지 환경은 암수 활동 범위와 조사지역의 여건을 고려 하여 비단털쥐 포획 지역을 조사하였다. 산림, 초지 등 자연 환경 요인과 도심지, 경작지 또는 휴경지, 자연환경 등 서식 지의 유형 및 주변 환경 정보를 파악하였다. 식물상은 직접 도보로 이동 하면서 관찰하여 종을 기록하였고, 동정은 Lee (2003), Lee (2006) 등의 도감 및 Park (2007)의 식물지, 국가 생물종 정보시스템 (www.nature.go.kr)을 참조하였으며, 식 물명 표기는 국가식물표준목록 (KFS 2014)을 따랐다. 현존 식생도 (Actual Vegetation Map)는 현지조사 전 비단털쥐의 서식지 확인 지점 (10개 지역)을 기준으로 반경 100 m (원형) 의 조사지역을 설정하여 1:5,000 수치지도와 위성지도를 중 첩시켜 위성지도 베이스를 준비하였고 현지조사시 현존 식 생도는 GPS 정보가 활용되었으며, 기존 위성지도 및 1:5,000 지형도를 이용하여 식생구조와 기능이 명확히 구별되는 식 생유형에 따라 구분하였다. 식생유형은 교목층 수종의 식생 상관 (vegetational physiognomy)을 기본으로 조사하였고 구 분된 식생유형의 위성지도를 바탕으로 AutoCad 2013 프로 그램 (Autodesk, Inc.)을 이용하여 식생 단위의 경계선을 확 정하였고 분석된 자료를 바탕으로 1:5,000 축척의 지형도상 에 현존 식생도를 도면화 하였으며, 현존 식생유형별 면적 및 비율을 산출하였다.
결과 및 고 찰
1. 비단털쥐의 분포 현황
2010년도와 2014~2016년까지 비단털쥐 포획 및 서식이 확인된 지역은 제주시 8개 지역과 서귀포시 2개 지역이었다. 이 중 비단털쥐가 포획된 지점은 제주시의 경우 아라동 관 음사, 봉개동 한화리조트 인근 및 물장오리오름, 오등동 별 빛누리공원 인근, 선흘리 동백동산 등 5개 지점이었고, 서귀 포시의 경우 성읍리 백약이오름 인근 1개 지점이었다. 이 외 의 지역은 제주대학교 동물학 연구실에 기록된 표본 라벨을 참고하였으며,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하여 현지 조사를 통한 탐문 조사로 확인된 제주시 용광동 한라생태숲, 아라동 제주 대학교 후문 인근, 교래리 성판악 휴게소 인근 등 3개 지점 과 서귀포시 대포동 거린사슴전망대 인근 1개 지점이었다 (Table 1; Fig. 1).
2014년부터 2016년 (매년 5~11월)까지 21개월 동안 트랩 설치 횟수는 약 68회, 약 7,480개의 트랩을 설치하였으며, 포 획률은 0.12% (9개체/7,480트랩)로 매우 낮았다. 개체수와 시기를 보면 2014년 5월과 11월에 암수 각각 1개체씩 포획 하였고, 2015년 7월에는 암컷 2개체를 3일 간격으로 포획하 였으며, 10월에 암컷 1개체, 11월에 수컷 1개체씩을 포획하 였다. 2016년 5월에는 같은 날에 암수 한 쌍을 포획하였고, 다음날 암컷 1개체를 연속적으로 포획하였다. 대부분의 개체 들은 서로 다른 기간에 포획되었으며, 연속적으로 포획에 성 공한 경우는 2회였고 서로 다른 지역 (site 1과 site 3)에서 포 획되었다. 그리고 암수 한 쌍이 동일한 지역 (site 1)에서 포 획된 경우는 단 1회로 매우 희박하였다 (Table 2). 한국과 중 국의 포획기록을 보면, Won and Lee (1975)는 1957년도에 서울에서 8개체 채집, 1958년도에 광릉에서 6개체의 채집 을 보고하였고, Kim et al. (2017)은 국내 경기도 평택시 팽성 읍 안정리 일대에서 2008년 0% (0개체/3,650트랩), 2009년 0% (0개체/4,875트랩), 2010년 0% (0개체/2,175트랩) 그리 고 2012년 0.17% (1개체/600트랩)의 포획률을 기록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중국의 비단털쥐 포획률은 1984년 약 5% (암컷 1,195개체, 수컷 1,523개체)에서 1994년 약 3% (암컷 121개 체, 수컷 193개체), 2004년 약 0.5% (암컷 17개체, 수컷 19개 체), 2009년 포획률이 0%로 감소하였다 (Yan et al. 2014). 이 와 같이 한국과 중국에서 비단털쥐 포획률이 낮아지고 있고, 포획 수 또한 매우 적어지고 있음을 볼 때 두 나라에 서식하 는 비단털쥐 개체수는 매우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 개체 수 감소는 서식지의 환경 변화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본 연구결과와 최근의 보고를 고려하면 비단털쥐 서식지 환 경변화에 대한 조사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제주도는 섬 중심에 위치한 한라산 (1,950 m) 지형에 의해 해발고도 200 m 이하의 해안 및 저지대, 해발고도 200~600 m의 중산간 지역, 해발고도 600 m 이상의 산간지대로 크게 구분되며, 특히 산간지대 중 해발고도 1,000 m 이상을 고산 지대라 한다 (Kang 2006; NGII 2012; Yoon et al. 2014). 해발 고도에 따른 비단털쥐의 수직 분포는 저지대인 102 m에서 산간지대인 742 m까지 다양하게 분포하였으나, 주로 중간산 지역에 서식하고, 1,000 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의 서식은 확 인되지 않았다 (Table 1).
비단털쥐가 포획되거나 서식이 확인된 지점의 서식지 유 형은 지점 1, 3, 6 그리고 8의 경우 대부분 자연형 (natural type)이었으나 약간의 도심형 (urban type)이 공존하였고, 지 점 2는 대부분 경작지 또는 휴경지형 (rural type) 이었으나 약간의 도심형이 공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점 5는 대부 분 자연형이지만 약간의 경작지 또는 휴경지형이 공존하였 고, 그리고 지점 4, 7, 9, 10은 모두 자연형으로 확인되었다. 비단털쥐가 선호하는 서식지 유형은 대부분 자연형을 선호 하는 것으로 판단되나, 도심형과 경작지 또는 휴경지에서도 서식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자연형 (natural type)의 경우 이를 다시 세분화하여 자연초지 중 식물의 높이가 낮 은 경우 단경초지 (short grassland), 높은 경우 장경초지 (long grassland), 관목림 (shrub), 식재림 (plantation), 숲 (forest), 습 지 (wetland)로 구분한 결과, 비단털쥐는 대부분 숲과 관목 림 그리고 초지대를 선호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초지대의 경 우 단경초지에 비하여 장경초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예상된 다 (Table 3). 비단털쥐가 포획된 지점으로부터 10~150 m 이 내에는 하천이나 습지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Table 1; Fig. 2). 이러한 결과는 중국의 비단털쥐가 농장지역 또는 초지로 덮인 저지대에 서식하며 (Zhang et al. 1999; Song et al. 2005; IUCN 2017), 한국의 다른 지역의 비단털쥐가 저지 대에서 고산지대에 걸쳐 초지대, 습윤지대, 경작지, 관목지대 등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한다는 결과 (Yoon et al. 2004)와 유사하였다. Won and Lee (1975)는 콩, 팥, 녹두와 같은 두숙 류를 잘 먹기 때문에 두숙류의 경작지와 그 부근의 둑 같은 곳을 선택하여 개별적으로 살아가며, 굴 (tunnel)에 서식한다 고 보고하였으나 본 연구지역에서는 두숙류 재배가 거의 이 루어지지 않는 곳이라 이를 비교할 수는 없었다.
비단털쥐가 포획된 시기는 5, 7, 10, 11월이었으며, 이중 특 히 5월에 다수의 개체가 포획되었다 (Table 2). 조사기간 중 평균 기온은 2010년 11월이 11.7℃로 최소였고, 2010년 8월 에 28.8℃로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습도는 강수 량에 영향을 받아 하계 집중되는 강수량과 매우 유사한 경 향을 보였다 (Fig. 3). 비단털쥐 포획에 있어 대부분 포획 당 일 비가 내렸으며, 당일 비가 오지 않았더라도 포획 며칠 전 비가 내렸다. 이는 비단털쥐가 습도가 높은 경우 활발히 행 동하는 것으로 예상되나 정확한 생태 습성의 파악을 위해 추후 더욱 많은 자료의 축적이 필요할 것이라 판단된다.
2006년 4월부터 2007년 1월까지 한라산 국립공원 5개 지 역 (성판악, 어리목, 관음사, 영실, 돈네코 등)을 대상으로 한 포유류 서식 현황 조사결과 비단털쥐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Oh et al. 2007), 본 연구결과 한라산 국립공원 및 인근 8개 지역에서 서식이 확인된 바 비단털쥐 서식 여부 및 서식지 환경 변화에 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할 것이라 판단된다.
2. 서식지 특성 및 식생 현황
비단털쥐의 서식이 확인된 10개의 지점을 대상으로 한 지점별 식생을 조사한 결과, 지점 1은 곰솔군락 (Pinus thunbergii community)이 18.5%로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 었으며, 비목나무-층층나무군락 (Lindera erythrocarpa-Cornus controversa community) 17.2%, 상수리나무-층층나 무군락 (Quercus acutissima-Cornus controversa community) 13.8%, 장경초지 12.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은 차량의 이동 및 인간의 활동에 의해 식생의 교란 및 변 화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점 2는 장경초 지가 60.7%로 가장 높았고, 그 외 나대지 (urbanized area) 20.2%, 단경초지 17.3% 등의 순이며, 교목성 및 아교목성 목본이 이루는 군락은 없었다. 장경초지는 억새군락, 단경 초지는 잔디 식재지였으며, 장경초지를 제외한 기존 도로주 변으로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점 3은 관목림 이 27.0%로 가장 많이 분포하였으며, 그 외 삼나무식재지 (Cryptomeria japonica Plantation) 24.2%, 나대지 17.0%, 종 가시나무군락 (Quercus glauca community) 15.4% 등의 순으 로 나타났다. 대부분 관목림이 분포하고 있으나 칡 (Pueraria thunbergiana)으로 피압되어 있으며, 기존 도로 및 주변 공 원의 분포로 사람들의 잦은 출입으로 초본식물의 이·출입 이 지속적으로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지점 4는 졸참나무군 락 (Quercus serrata community)이 47.9%로 가장 많이 분포 하였으며, 그 외 산뽕나무-서어나무군락 (Morus bombycis- Carpinus laxiflora community) 33.5%, 졸참나무-산뽕나무 군락 (Quercus serrata-Morus bombycis community) 13.7% 등의 순으로 분포하였다. 본 지역은 출입이 제한된 지역이 고 산림을 이루고 있는 지역으로 초본층 (Herbaceous layer) 은 대부분 제주조릿대 (Sasa quelpaertensis)가 우점 분포하 여 그 외 다른 초본식물의 유입 및 생육이 어려운 것으로 판 단된다. 지점 5는 생달나무군락 (Cinnamomum japonicum community)이 55.3%로 가장 많이 분포하였으며, 그 외 관 목림 18.9%, 경작지 16.9% 등의 순으로 분포하였다. 본 지역 은 제주 곶자왈지역으로 목본, 덩굴식물, 암석 등이 혼재 분 포하여 수풀처럼 이루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주변 농경지 및 묘지, 도로 등으로 인하여 지속적인 교란이 있는 지역으 로 판단된다. 지점 6은 관목림이 55.4%로 가장 많이 분포하 였으며, 그 외 장경초지 36.4%, 나대지 4.5% 등의 순으로 분 포하였다. 관목림은 대부분 비목나무 (Lindera erythrocarpa), 산벚나무 (Prunus sargentii), 예덕나무 (Mallotus japonicus), 머루 (Vitis coignetiae), 때죽나무 (Styrax japonica) 등이 관 목성 목본으로 분포하였으며, 일부 수목의 경우 아교목성으 로 분포하였다. 본 대상지는 생태숲이 조성되어있는 인근으 로 일부지역은 하층식생의 인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 었으며, 그 외 장경초지는 억새군락 (Miscanthus sinensis var. purpurascens community)이 분포하였다. 지점 7은 종가시나 무-소나무군락 (Quercus glauca-Pinus densiflora community) 이 79.4%로 가장 많이 분포하였으며, 그 외 소나무-종가시 나무 (Pinus densiflora-Quercus glauca community)가 20.6% 의 순으로 분포하였다. 본 대상지역은 중심으로 탐방로가 연 결되어 있고 그 외 지역은 낮은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어 일 부 교란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매우 협소한 상황으로 주로 자연림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지점 8은 곰솔군락 이 47.3%로 가장 많이 분포하였으며, 그 외 관목림 20.4%, 편백식재림 (Chamaecyparis-obtusa Plantation) 18.0%, 나대 지 11.2% 등의 순으로 분포하였다. 본 대상지역은 좌·우 로 도로가 있으며, 인접지역은 일부 훼손되어 칡 등의 덩굴 성 목본 식물이 낮은 관목성 목본을 피압하여 분포하고 있 었다. 또한, 편백나무식재림에는 하층식생의 관리가 이루어 지는 등 전체적으로 인위적교란이 다소 존재하는 지역으로 차후 지속적 초본식물의 자연적 이·출입이 있을 것이라 여 겨진다. 지점 9는 졸참나무군락이 49.4%로 가장 많이 분포 하였으며, 그 외 서어나무-졸참나무군락 (Carpinus laxiflora- Quercus serrata community) 27.3%, 졸참나무-서어나무군락 (Quercus serrata-Carpinus laxiflora community) 15.3%, 나 대지 8.0% 등의 순으로 분포하였다. 이 지역은 성판악휴게 소 인근지역으로 다소 인위적인 교란이 존재하나 탐방객들 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 자연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초본 층의 경우 제주조릿대가 대부분 우점하였다. 지점 10은 졸참 나무군락이 34.8%로 가장 많이 분포하였으며, 그 외 삼나무 식재림 26.0%, 관목림 17.5%, 졸참나무-소나무군락 (Quercus serrata-Pinus densiflora community) 13.7%, 단경초지 8.0% 등의 순으로 분포하였다. 본 대상지역은 대부분 등산객의 출 입이 잦은 지역으로 인위적교란이 존재하고 있으며, 기존 철 탑조성 및 주변 묘지, 도로 등으로 인하여 대부분 자연성은 다소 낮고 관목림의 경우 과거 인위적 교란이 있었던 것으 로 판단된다 (Figs. 4, 5).
조사대상지역의 산림지역은 교목층으로 상록활엽수인 종 가시나무, 생달나무 등, 상록칩엽수인 곰솔, 소나무, 삼나 무 등, 낙엽활엽수인 졸참나무, 서어나무, 상수리나무 등 교 목성 목본이 주로 분포하였다. 아교목층 및 관목층으로 층 층나무, 예덕나무, 산뽕나무 등이 분포하였으며, 초본층으 로 제주조릿대, 주름조개풀 (Oplismenus undulatifolius), 청 미래덩굴 (Smilax china), 고사리 (Pteridium aquilinum var. latiusculum) 등이 분포하였다. 비단털쥐의 서식이 확인된 지 역은 주로 자연식생 및 식재림이 분포하고 있으며, 다소 온 전하거나 온전하지 못한 층위구조를 가진 대부분 상층식생 (교목층 및 아교목층)이 분포하는 지역 또는 초지나 관목림 의 분포가 비교적 넓은 지역으로 확인되었다. 조사대상지역 의 식생유형 및 현지개황으로 보았을 때 조사대상지역은 대 부분 도로 및 산림소로가 포함되어 있는 지역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바, 이는 비단털쥐가 인위적인 간섭을 포함한 교란 발생 지역에서도 제한적인 활동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3. 위협요인 및 보호방안
제주도는 한반도와 이웃하는 중국과 일본의 사이에 위치 하고 있어 이동성이 큰 조류나 곤충류의 경우 계절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보이나, 이동성이 없는 소형포유류는 매우 제 한적인 종만 분포한다. 또한 육지와 지리적으로 격리되어 있 는 제주도에는 대형 포유류가 분포하지 않으며, 소형포유류 인 비단털쥐, 집쥐, 제주등줄쥐, 멧밭쥐, 대륙밭쥐 등 들쥐류 와 땃쥐류가 산악지대의 삼림, 중산간지대의 초지와 농경지 를 중심으로 대부분 해발 600 m 이하의 지역에 분포하고 있 다 (Oh et al. 2007; NGII 2012). 그러나 제주특별자치도 특별 법이 시행되면서 개발이 가속화되어 많은 서식지가 축소되 거나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해발 600 m 이하의 중산 간 지역과 초지대가 주를 이루는 저지대의 경우 개발이 집 중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중산간 지대의 경우 관광단지 개발 및 대단위 골프장과 리조트 건설 등으로 인하여 서식지 파 괴가 가속화되고 있고, 비단털쥐를 비롯한 다양한 설치류와 같은 소형 포유류가 서식하기 양호한 초지대가 위치한 해발 200 m 이하의 저지대는 주거지, 도시개발, 도로 확장 및 신규 건설 등으로 서식지 단절을 야기하여 서식처로서의 기능이 사라지고 있다.
제주도에 서식하는 비단털쥐에 대한 연구는 기본적인 생 태 정보 (Won and Lee 1975), 분자유적학적 연구 (Koh et al. 2013), 채집된 개체들의 사육을 통한 번식과 발달, 암컷의 발 정주기, 외부형태 및 두개골의 특징 등에 관한 연구가 보고 되었다 (Park and Oh 2017a, b; Park et al. 2017). 그러나 종의 이해를 위해 필수적인 서식 환경에 대한 분석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며, 채집에 관한 보고 또한 거의 없어 국내에 서식하 는 비단털쥐 개체군 밀도도 매우 낮을 것이 예상된다. 본 연 구결과 비단털쥐는 대부분 저지대에서 중산간지대를 주요 서식지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중산간지대의 높은 개발압 으로 인하여 서식지 감소에 따른 개체수는 더욱 감소할 것 이 예상된다. 제주도의 식생분포의 수직 구조상 해발 600 m 이상의 낙엽활엽수림대는 대부분 한라산국립공원에 편입되 어 개발로부터 안전하여 인위적인 서식지 교란에 의한 서식 지 훼손 및 소실은 거의 없다. 그러나 해발 600 m 이하의 저 지대에서 중산간 지역의 초지대 및 관목림의 경우 그 생태 학적 가치가 낮게 평가되어 개발압력에 노출되어 있으며, 현 재까지도 지속적인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초지대의 경우 낙엽활엽수림대와는 다른 생태적 특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소형포유류의 경우 대부분 초지의 선호도가 높은 경향을 보 이고 있어 생물종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서식지의 이질성이 클수록 개체군의 밀도가 안정적으 로 유지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하여 다양한 서식지의 유형이 존치되도록 서식지 보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 할 것이라 여겨진다.
중형포유류의 경우 동일 지역에서 서식하는 종의 경우 복 합적인 요인에 의해서 서식지, 먹이, 활동범위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Lee et al. 2014). 소형포유류인 설치류의 경우 에도 비단털등줄쥐 (Cricetulus barabensis)는 비단털쥐와 유 사한 서식지 환경을 선호하며, 비슷한 먹이를 좋아하기 때문 에 경쟁관계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이유는 서식지에 거주하 는 비단털등줄쥐의 경우 이른 봄에 번식을 하고, 비단털쥐는 가을에 번식을 하며 두 개체가 경쟁관계에 있을 경우, 비단 털쥐가 세력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보고하였다 (Zhang et al. 1999). 연구대상 종인 비단털쥐가 선호하는 서식지 환경과 유사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소형포유류는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주등줄쥐 (Apodemus chejuensis), 집쥐 (Rattus norvegicus), 제주땃쥐 (Crocidura dsinezmi quelpartis) 등이 있다. 제주등줄쥐는 풀숲, 관목류, 초지대, 한라산 정상까지 서식하고, 사찰 근처 또는 인가, 사람의 출입이 잦은 야산에 서도 채집이 가능한 집쥐는 성판악, 어리목, 관음사, 영실지 역에의 관찰이 보고된 바 있다. 제주멧밭쥐는 저지대의 초 지대, 물가 근처의 식물이 자라는 곳, 억새군락이 있는 중산 간 지역에서 관찰할 수 있으며, 제주땃쥐는 저지대에서 해 발 1,100 m 일대까지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Oh et al. 2007; Jo et al. 2012). 제주도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소형설치 류들과 비단털쥐의 서식환경은 매우 유사한 것으로 보이며, 향후 비단털쥐와 다른 설치류간의 경쟁관계 파악을 위해서 선호하는 먹이, 활동범위 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 다고 판단되어진다.
본 연구에서는 제주도에 서식하는 비단털쥐의 서식 현황 과 서식지의 특징을 분석하였고, 종의 특징을 파악하고자 하 였다. 조사결과, 6개 지점에서 14개체의 비단털쥐가 포획되 었고 (포획률 0.12%), 4개 지점에서 서식이 확인되었다. 비 단털쥐 포획률은 0.12%으로 매우 낮았으며, 포획된 개체들 은 각각 다른 기간에 포획되었고, 암수 한 쌍이 동일한 지 역에서 포획된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주로 5월에 많이 포 획 되었고 (8개체/총 14개체), 포획 전날 비가 온 경우가 많 았다. 이러한 특징들은 비단털쥐가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습 기가 많은 곳을 선호하는 것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Won and Lee (1975)에 의하면 비단털쥐는 경기도와 강원도 일 부 지역과 대부분의 북한 전지역에 분포하고 두숙류를 선호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 조사결과, 제주도에서 포획 된 비단털쥐의 서식지 유형은 숲과 관목림, 초지대로 이루어 진 자연형과 경작지 또는 휴경지형이었으며, 102 m에서 산 간지대인 742 m까지 다양하게 분포하였고 주변에는 대부 분 하천 또는 습지가 있는 곳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부분 서 식지로 확인된 지역 인근에 도로와 산림소로가 위치하고 있 어 인위적인 간섭을 받은 지역에도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나 Won and Lee (1975)의 서식환경과는 차이가 있었으며, 제주 도는 아열대성 기후부터 한대성 기후에 이르는 고도에 따른 수직분포의 특징을 보이고 있어 (Shim and Park, 1998; Oh et al. 2007; Jo et al. 2012), 기후형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음 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한반도 내륙 지역에 서식하는 비단 털쥐의 포획률이 매우 낮고 서식지 유형에 대한 연구는 거 의 전무한 실정이기 때문에 두 지역간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비교하기에는 한계점이 있다. 또한 제주도, 한반도 내륙뿐만 아니라 중국에서의 비단털쥐 포획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보 아 자연상태의 비단털쥐 개체수가 매우 적을 것으로 추정된 다. 개체군의 생물종다양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원인 은 서식환경의 변화, 즉 서식지의 상실 또는 훼손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온난화로 인한 국내의 평균 기온 상승과 이 에 따른 식생 분포와 작물의 재배지 변화 (Kwak et al. 2008) 또한 비단털쥐를 포함한 다양한 생물종의 보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된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과 러시아, 한국 등 한정된 지역에 서식하는 비단털쥐는 최근 중국과 국내에서 매우 드물게 관찰되는 종이며, 1970년대 이후 비단털쥐에 대한 생태학적 연구자료가 매우 적어 오래된 자료들이 재인 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적은 개체수와 제 한된 지역에 서식하는 비단털쥐에 대한 생태학적 기초자료 라는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매우 중요한 연구자료로써 가치 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이에 본 연구자료를 기초자료로 활용하여 제주도 뿐만 아니라 한반도 내륙 지역, 더 넓게는 중국과 러시아에 서식하는 비단털쥐 분포 현황 및 서식지 조사시 효율적인 조사지점 선정에 반영 및 적용하여 비단털 쥐의 안정적인 개체군 유지 및 생물종 다양성 유지를 위한 기초자료 수집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적 요
연구는 2014년 5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제주도에 서식 하는 비단털쥐 (Tscherskia triton)의 분포와 서식지 유형을 밝히기 위하여 이루어졌다. 조사결과, 4개 지점에서 9개체의 비단털쥐가 포획되었고, 4개 지점에서 서식이 확인되었다. 이들 지역의 서식지 유형은 대부분 자연형과 경작지 또는 휴경지형이었고, 일부 지역은 약간의 도심형이 공존하는 지 역이었다. 자연형의 경우 대부분 숲과 관목림, 초지대로 이 루어져 있었다. 고도별로는 저지대인 102 m에서 산간지대인 742 m까지 다양하게 분포하였으나 1,000 m 이상의 고산지 대에서는 확인되지 않았고, 주변에는 대부분 하천, 건천 또 는 습지가 있는 곳으로 나타났다. 비단털쥐의 서식이 확인된 지역은 주로 자연식생 및 식재림이 분포하고 있었으며, 다 소 온전하거나 온전하지 못한 층위구조를 가진 대부분 상층 식생이 분포하는 지역 또는 장경초지나 관목림의 분포가 비 교적 넓은 지역이었다. 서식이 확인된 지역은 대부분 도로와 산림소로가 위치하고 있어 비단털쥐는 인위적인 간섭이 발 생하는 지역에도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라산 국립공 원은 보존대상지역이라 개발에 의한 서식지 훼손은 거의 없 으나 소형포유류의 선호도가 높은 초지대는 생태계 교란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비단털쥐의 안정적인 개체 군 밀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산간지역의 보전과 저지대 초지대 보호를 통한 다양한 서식지의 유형이 유지되어야 할 것이라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