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김속 (Genus Pyropia)은 홍조식물문의 원시홍조강, 김파 래과에 속하는 분류군으로서 현재까지 140여 종이 알려져 있으며, 열대에서 한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해안에 널 리 분포한다 (Yoshida et al. 1997). 우리나라의 김 양식은 서 해안의 인천, 경기 충남, 전북과 전남 서부에서부터 남해안 의 전남 동부와 부산의 낙동강 하구까지 폭넓은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Kang and Koh 1977). 양식 김의 종류로 는 잇바디돌김 (Pyropia dentata), 모무늬돌김 (P. seriata), 참 김 (P. tenera)과 방사무늬김 (P. yezoensis)이 양식되고 있으 며 (Kang 1970;Hwang and Lee 2001), 방사무늬김이 대부분 의 생산량을 차지한다 (KOSIS 2018). 김 생산량은 2010년 대 초 30만톤 규모에서 2017년에 45만톤의 5,000억원 규모 로 성장하였으며, 김 시설량은 양식지역의 면허의 확대에 따 라 2017년 101만 8,000책 (1책=2.2 m×40 m 기준)까지 증 가하였다 (KMI 2018). 김 수출은 크게 증가하여 2017년 5억 불을 달성하였으며, 세계 최고의 김 수출국가의 자리를 차지 하고 있다 (KCS 2017). 2010년 이후 지속적인 김 양식 산업 의 팽창과 더불어 생산과잉에 따른 김의 가격하락, 질병발 생과 품질저하뿐만 아니라 김 황백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NFRDI 2015).
김 황백화 현상은 해수 중의 영양염 결핍에 따른 김 엽체 의 색상 변화 및 탈락 유발로 김의 품질 저하뿐 아니라 생 산량 저하를 유발하는 것을 말한다 (Amano and Noda 1987;Sakaguchi et al. 2003;Nishikawa and Yamaguchi 2006). 김 황백화로 인한 피해 사례로는 2010년 서해중부에서부터 서 해남부 해역까지 발생하여 약 280억원의 피해를 주었으며, 2016년에는 충남, 전북과 전남 고흥의 김 양식장에서 양식 초기 약 8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KMI 2018). 김 엽 체에 발생하는 갯병의 경우 유기산활성처리제 사용과 김 망 관리 등을 통한 대응이 가능하지만, 황백화 현상은 김 양식 어장 전역에 발생하여 김 생산에 피해를 유발하므로, 김 양 식 산업 자체에 큰 피해를 준다.
김 황백화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일본의 경우 규조류의 대발생, 고염분 저영양 수괴의 이동, 하천수 유입 감소에 따 른 영양염 부족 등으로 알려져 있으나 (Hori et al. 2008;Ishii et al. 2008;Tanda and Harada 2012), 우리나라의 경우는 영 양염 부족 등이 주 원인으로 일본의 발생양상과는 다소 차 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김 황백화 발생을 조기에 진단하 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해수 중 영양염의 모니터링과 함께 김 엽체를 대상으로 정확한 황백화 진단 방법의 개발 이 필요한 실정이다.
일본에서는 마른김의 등급 평가에 색차계 자료 활용을 시 도하였으며, 김 엽체 색도변화에 대한 육안평가 값을 수치화 하기도 하였다 (Kotani 2000). 색차계를 이용하여 수치화된 색도 차이는 육안 관찰을 통한 평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 는 방법으로 의료 (Chang et al. 2012;Shin and Park 2015), 가공식품 (Lee and Lee 1992;Lim et al. 1994;Sung et al. 2012), 농업 (Park et al. 1995;Kim and Hong 2002;Morton et al. 2010;Chang and Kim 2011), 산업재료 (Kwon et al. 2011;Baek et al. 2014;Lee et al. 2018) 등 다양한 분야에 활 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빈영양 해수에서 배양한 김 엽체의 색도 변화 측정에 색차계를 이용하여 이를 세포학적 변화 정도와 비교하여 김 황백화 조기 진단을 위한 색차계의 유 효성 여부를 평가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 법
본 연구에 사용된 방사무늬김 (P. yezoensis)은 해조류연구 센터의 유전자원은행에 보관중인 유리사상체 (SRI-00105)를 5~6주간 PES (Provasoli’s Enriched Seawater) 배지로 통기 배양 (15℃, 14 L:10D)한 후 평균 엽장 약 5 cm의 엽체들을 선발하였다. 황백화 유도를 위해 사용한 배지는 영양성분이 제거 (N, P-free)된 표준해수 (Standard seawater, OSIL, U.K.) 를 이용하였다. 김 엽체의 황백화 유도 실험은 빈영양 해수 배지에서 배지 교체 없이 10일까지 incubator (EYELA MTI- 202B, Japan)에서 수행하였으며, 김 엽체의 색도변화는 대조 구 (0일)와 2일 간격 (2일, 4일, 6일, 8일과 10일)으로 현미경 세포사진과 색차계 자료를 확보하였다.
김 엽체의 세포 사진은 현미경 (BX51, Olympus, Japan) 및 영상장치 (DP73, Olympus, Japan)로 촬영하여 영상자료 (CellSens Dimension 1.8, Olympus, Japan)를 확보하였다. 김 엽체의 색도 변화는 색차계 (CR-300 Colorimeter, Konica Minolta, Japan)를 이용하여, 배양 일수별로 김 엽체의 상, 중, 하부에서 각각 1회씩 측정하였다. 색도값은 CIE system 에 따라 명도 (Lightness, L), 적색정도 (Redness, a), 노란색정 도 (Yellowness, b)와 a/b 비 값을 평가하였다.
색차계로 수치화된 적색강도 (a)와 노란색강도 (b)는 Munsell Color Chart (ASM Standard D 1535-96, 1980)에 위치하여 표현하였다. 자료의 통계처리는 SPSS Window Program (Release 10.0, SPSS Inc.)을 이용하였고, 시간적 인 변이 결과들의 유의성을 검정하기 위하여 일차분산분석 (one-way ANOVA)을 실시하였으며, 사후분석 (Tukey’s test) 을 통해 유의한 차이 (p<0.05)를 확인하였다. 분석한 모든 값들은 평균±표준오차로 표시하였다. 배양 일수에 따른 색 차계 결과와의 상관관계는 선형회귀분석을 적용하여 유의성 (p<0.05)을 파악하였다.
결과 및 고 찰
고품질의 양식 김은 피코시아닌과 피코에리스린 색소로 인해 짙은 검은색으로 보인다. 그러나 황백화 김은 20~50% 의 낮은 색소 함량으로 인하여 황백색으로 보이고 품질 저 하를 나타내게 된다 (Amano and Noda 1987;Sakaguchi et al. 2003). 이 연구에서는 빈영양 해수에서 10일간 배양한 방 사무늬김 엽체에서 세포 내 액포의 증가와 함께 현저한 퇴 색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보였다. 빈 영양상태에서 배양일수 의 경과에 따라 김 엽체는 현저하게 퇴색 (Fig. 1A-E)을 보였 으며, 액포의 증대가 관찰되었다 (Fig. 1E-1). 세포의 액포는 4일차 (Fig. 1C-1)부터 출현하였으며, 6일차 (Fig. 1D-1)부터 액포의 증대가 관찰되었다.
색차계의 L값의 측정범위는 0에서 100까지이며, a와 b값 은 색상과 채도가 종합된 것으로 각각 +60에서 -60까지 120등급으로 분류된다. 색차계의 a값이 +인 경우는 측정 시료의 색이 적색 (Red)의 강도를 나타내며, - 인 경우 녹색 (Green)의 강도를 나타낸다. 또한 색차계의 b값이 +인 경 우 노란색 (Yellow)의 강도를 보이며, - 인 경우 청색 (Blue) 의 강도를 반영한다. 색차계로 측정한 방사무늬김 엽체의 적 색강도 (a)와 노란색강도 (b)를 chromaticity diagram에 나타 내었다 (Fig. 2). 대조구에서 배양 후 4일까지 적색강도 4.1± 0.2에서부터 5.0±0.2까지의 범위를 보였으며, 노란색강도는 9.7±0.7 (대조구)에서부터 15.3±0.1 (4일)까지 증가하였다. 반면에 배양 후 6일부터 배양 후 10일까지 적색강도는 2.6± 0.1 (6일)에서부터 - 0.4±0.1 (10일)까지 감소하였으며, 노란 색강도는 15.3±0.1에서부터 16.1±0.1까지의 범위로 나타 났다.
배양 일수별 김 엽체에 대한 색차계 명도 (L) 값은 유의한 차이 (p<0.01)를 보였으며, 대조구 (0일), 배양 후 2일과 4일 그룹은 배양 후 8일 및 10일 그룹보다 낮은 값을 보였다. 배 양 후 6일 그룹은 대조구 (0일), 2일, 4일 그룹과 유의한 차이 가 없었으나, 배양 후 8일 및 10일 그룹보다 낮은 값을 보였 다 (Table 1). 김 엽체의 명도 (L)는 배양기간 동안 어두운색 에서 밝은색으로 증가하였다. 김 엽체의 명도는 6일 (70.1± 0.4)을 기준으로 밝은색 그룹과 어두운색 그룹으로 구분되 었다.
김 엽체에 대한 색차계 a값은 측정시기에 따라 유의한 차 이 (p<0.01)를 보였으며, 대조구 (0일)와 2일 그룹, 4일, 6일, 8일과 10일이 각각 그룹으로 구분되었다. a값은 대조구 (0일) 와 2일 그룹이 4일, 6일, 8일, 10일 그룹보다 높은 값을 보였 으며, 10일이 가장 낮은 값을 보였다 (Table 1). 배양기간 동 안 김 엽체의 적색강도 (a)는 높은 값에서 낮은 값으로 감소 하였으며, 적색에서 녹색으로 김 엽체 색도가 변화하는 경향 을 보였다. 적색강도 (a)는 배양 시간이 길어질수록 적색이 감소하고 녹색이 증가하였으며, 배양 시간에 따른 김 엽체 색도 차이가 명확히 구분되었다.
색차계의 b값은 측정시기에 따라 유의한 차이 (p<0.01)를 보였으며, 대조구 (0일)와 2일 그룹, 4일 그룹과 6일, 8일, 10 일 그룹으로 구분되었다. 대조구와 2일 그룹은 6일, 8일, 10 일 그룹보다 낮은 값을 보였으며, 4일 그룹은 대조구와 2일 그룹보다 높게 나타났다 (Table 1). 김 엽체의 노란색강도 (b) 는 배양기간 동안 낮은 값에서 높은 값으로 증가하였다. 노 란색강도 (b)는 4일 (13.0±0.5) 이후부터 증가하는 경향을 보 였으며, 배양시간이 질어질수록 증가하였다.
김 엽체에 대한 색차계 a/b 비는 측정시기에 따라 유의한 차이 (p<0.01)를 보였으며, 대조구 (0일)와 2일 그룹, 4일, 6 일, 8일과 10일이 각각 그룹으로 구분되었다. a/b 비는 대조 구 (0일)와 2일 그룹이 4일, 6일, 8일, 10일 그룹보다 높은 값 을 보였으며, 10일이 가장 낮은 값을 보였다 (Table 1).
색차계의 L, a와 b값은 빈영양 조건에서 배양된 김 엽체 의 시간에 따른 색도변화와 유의성을 갖는 것으로 확인되 었다 (Fig. 3). 배양시간에 따라 명도 (L) 값은 유의하게 증가 (R2=0.639)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양시간에 따른 적색강 도 (a) 값은 감소 (R2=0.877)하였으며, 노란색강도 (b) 값은 증가 (R2=0.707)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b 비는 배양시간 의 경과에 따라 감소 (R2=0.961)가 명확하게 나타났다. 이러 한 결과에서 빈영양 조건에서 시간의 경과에 따른 김 엽체 의 색도 변화는 a/b 비와 a값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 타났다.
황백화가 유도된 김 엽체에 대한 색도 변화 분석 결과, 색 차계 L, a와 b값은 김 엽체의 색 특성 차이를 수치화하여 구 분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특히 적색강도 (a)는 시간 에 따른 김 엽체의 색도변화 정도를 판단하는데 유용하였으 며, 노란색강도 (b)와 명도 (L)는 색도변화의 단계를 구분하는 데 유용하였다. 황백화 유도 결과에 따른 색차계의 정량적인 값은 명도 (L) 70 이상, 적색강도 (a) 2.6 이하와 노란색강도 (b) 15.0 이상에서 김 황백화가 발생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Ueki et al. (2010)은 배양실험을 통한 방사무늬김 엽체의 색도 변화를 디지털카메라와 현미경 관찰을 통해 분석한 결 과, 김 엽체의 색도를 적차색, 엷은 차색, 녹색 등으로 구분 하였으나, 배양 일수에 따른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지 못하였 다. 또한 김 엽체의 색도는 세포 내 엽록체의 축소와 액포 비 대의 정도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고 하였으며, 이를 보완하 기 위하여 흡광분광장치를 이용한 흡광도를 수치화하여 비 교하기도 하였다. 또한 Sakaguchi et al. (2003)은 황화암모늄 을 강화시킨 해수를 처리하여 황백화 김을 회복시켰다고 보 고하였다. 따라서 김 황백화는 해수 중 영양염 농도에 따라 김 엽체의 세포 내 색소 함량 변화가 달라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러한 색소 함량의 변화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도구를 이용함으로써 황백화 현상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이 연구 결과 색차계는 김 엽체 내의 세포 변화를 수치화 함으로서 황백화의 정도를 손쉽고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이용될 수 있음을 밝혔다.
적 요
김은 한국에서 가장 경제성이 높은 양식 해조류이다. 그러 나 최근 김 양식장에서 발생하는 황백화 현상으로 인해 엽 체의 변색과 탈락이 자주 유발되어 수산업에 큰 피해를 유 발하고 있다. 이 연구는 영양염 부족에 의한 김 황백화를 간 단하고 빠르게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 으로 수행되었다. 10일 동안 빈영양 해수에서 배양한 방사무 늬김 엽체의 색도를 정량화하기 위해 색차계를 사용하였다. 색차계로 측정한 명도 (L), 적색강도 (a)와 노란색강도 (b) 값 들로 방사무늬김의 황백화를 평가하였다. 방사무늬김 엽체 의 액포는 4일차부터 관측되었으며, 6일차부터 액포가 증대 하였다. 색차계의 L, a와 b값은 배양시간에 따라 유의한 차 이를 보였다. 명도 (L)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어두움에서 점 차 밝아졌다. 노란색강도 (b) 값은 시간에 따라 증가하였으 나, 적색강도 (a) 값은 감소하였다. 색차계의 a/b 비와 적색강 도 (a) 값은 방사무늬김의 색도 차이를 구분하는 주요한 요인 이었다. 황백화된 방사무늬김은 명도 (L) 70 이상, 적색강도 (a) 2.6 이하와 노란색강도 (b) 15.0 이상의 정량적인 값으로 구분되었다. 이 연구결과 색차계는 김 황백화의 정도를 손쉽 고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이용할 수 있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