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강과 바다를 연결하는 하구 생태계는 육상과 해양으로부 터 공급되는 유기물이 서로 혼합되는 수환경 특성으로 인하 여, 육지와 바다 생태계와 구별되는 높은 일차생산성과 생 물다양성이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생태적 가치 를 보전, 복원하기 위하여 하구생태계에서 탄소물질의 역할 과 공급원, 이동 특성을 해석하기 위한 과학적 관심이 높아 지고 있다 (Hedges et al. 1986;Schlünz and Schneider 2000;Smittenberg et al. 2006).
국내에서는 금강과 영산강을 비롯한 서남해안 대부분의 하 구는 하구둑이나 방조제와 같은 인공구조물로 인하여 강과 바다의 물순환을 단절시켜 하구습지 면적이 감소되고, 생물 다양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NIER 2014;Rho and Lee 2014). 이러한 인공구조물이 건설된 닫힌 하구 의 생태계 변화에 대한 기능적 해석을 위하여, 영산강 하구 둑에서 유기탄소의 기원을 추정하고 (Lee et al. 2013), 새만 금 방조제에서 수계의 탄소 거동을 조사한 연구가 일부 수행 되었다 (Park et al. 2006, 2009; Lee et al. 2011). 그렇지만 서 남해안에서 방조제나 하구둑으로 막히지 않아 하천의 담수와 바다의 해수가 교차하는 열린 하구를 대상으로 탄소 물질 이 동 특성을 연구한 사례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전라남도 강진군에 위치한 탐진강 하구 강진만은 서남해 안에서 얼마 남지 않은 열린 하구 지역으로 보전가치가 높 은 곳이다. Park et al. (2017)은 탐진강 유역에서 하천구간에 서 장흥댐에 의해 변화하는 하류의 용존성과 입자성 유기탄 소 농도를 조사하였으며, Park and Ock (2017)은 탐진강 하 구에서 강진만으로 유출되는 총유기탄소의 유출량 (flux)을 산정하였다. 그렇지만, 해양에 존재하는 탄소는 상기의 용 존유기탄소 (Dissolved Organic Carbon; DOC), 그리고 입자 상 유기탄소 (Particulate Organic Carbon; POC) 뿐만 아니라, 용존무기탄소 (Dissolved Inorganic Carbon; DIC)를 포함하 고 있으며, 양적 조성비는 DIC : DOC : POC=2000 : 38 : 1로 거의 대부분이 DIC 형태 (37,000 GtC)로 존재한다 (Solomon et al. 2007). 해양에 존재하는 DIC는 대기 중의 CO2가 용해 되면서 생성된 중탄산염 (HCO3-)과 탄산염 (CO32-)으로 약 99% 정도가 이온상태로 존재하며, 해양생물과의 상호작용 (광합성, 호흡, 분해 등)을 통해 무기탄소와 유기탄소가 서로 변환되는 생지화학적 탄소순환 과정을 거친다 (Wisniewski and Lugo 1992;Riebesell et al. 2009;Kwon and Cho 2013;Bach et al. 2016). 이에 반해 하천에서는 암석의 풍화작용으 로 생성된 중탄산염 (HCO3-)이 하천 내 DIC의 대부분을 차 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출되는 DIC 총량에 대한 정확 한 보고는 없지만, 5대강의 유역면적과 연간 DIC 유출량을 고려했을 때, 약 720 GgC yr-1 정도의 DIC가 하천에서 바다 로 유출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Oh 2016), 해양의 현 존량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양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하천과 해양이 교차되는 열린하구에서 탄 소물질의 이동특성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유기 탄소의 이동뿐만 아니라 해양에 다량 존재하는 무기탄소 가 강하구 기수역에 미치는 영향과 그 정도를 함께 조사해 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탐진강과 열린하구 강진만을 대상으 로 유기탄소와 무기탄소의 시공간적인 성상별 이동량과 기 원을 파악하고자, 탐진강의 상류, 장흥댐, 하류, 하구, 기수역 인 강진만에 이르기까지 여름철 강우시기를 고려하여 DOC, POC, DIC 농도와 조성비를 분석하였다.
재료 및 방 법
1. 현지조사 및 시료채집
탐진강은 하천연장 56 km, 유역면적 503 km2의 소규모 유 역으로, 중류역에 2006년 장흥다목적댐 (높이 53.0 m, 저수용 량 191 백만m3)이 건설되었으며, 하구가 방조제나 하구둑으 로 막히지 않았다. 댐 상류 본류구간은 지방하천 탐진천 구 간으로 산림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댐하류는 국가하천 탐진 강 구간으로 논 경작지와 장흥도심지가 집약적으로 분포하 며, 이후 최대 지류인 금강천 (하천연장 30 km, 유역면적 153 km2)이 합류하면서 하천의 규모가 커지면서 하구에서 강진 만으로 흘러 들어간다. 특히 하구부 넓은 간석지에는 갈대군 락지가 형성되어 있다 (Lee et al. 2011;NIER 2014). 강 하구 는 수심이 얕아 조간대가 넓게 발달되었으며, 조석 영향에 따른 수체 혼합이 이루어지는 감조역이 발달해 있다 (NIER 2014).
본 연구를 위한 조사지점으로 장흥다목적댐에서 하구까지 3개 정점 (S1~S3)과 강하구부터 남해방향으로 20 km까지 위치한 강진만에서 다시 3개 정점 (S4~S6), 그리고 최대 유 입지천인 금강천 1개 정점 (GT)을 선정하였다 (Fig. 1).
시료채집을 위한 현지조사는 2017년 홍수기전 강우유출 (6월), 홍수기 강우유출 (7월), 그리고 홍수기후 평수기 (9월) 에 수행하였다. 분석용 물시료는 수심이 얕은 하천에서는 하 천 중심부에서 도섭법으로, 강진만에서는 선박을 이용하여 표층수를 수집하였으며, 수질측정기 (YSI 556 Multi-Probe System, xylem Inc., USA)를 이용하여 수온과 pH, 용존산소, 염분 등을 측정하였다. 채수한 시료는 현장에서 거름망 (φ 1 mm)을 이용하여 큰 입자를 제거한 후 냉장보관하여 실험실 로 이동하였다. 유역의 강수량은 기상청 국가기상종합정보 에서 장흥지점의 일강수량 자료를 활용하였으며, 유량 자료 는 국가수자원관리종합정보시스템을 이용하였다.
탐진강 하구의 유량 및 수질 변화를 살펴보면, 장흥군청 인근 본류 (S1)에서는 최대유량이 30 m3 s-1 이하로 낮은 유 량곡선을 보이다가 유입지천 (GT)이 합류되면서 강하구 (S3~S4) 구간까지 점차적으로 유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 였다 (Fig. 2).
평균 수온은 각각 6월 23.4℃, 7월 26.6℃, 9월 24.4℃ 로 조사시기에 따라 약 2~3℃의 수온 차이를 보였으며, pH 는 S1 정점부터 S6 정점까지 pH 6.9~8.2 범위로 서서히 증 가하였다 (Fig. 3A, B). DO는 조사지점별 최대 3~4 mg L-1 의 변동폭을 보였지만, 강하구에서 강진만으로 이동할수 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Fig. 3C). 염분도는 하구정점인 목리교 (S4)부터 가우도 (S5) 구간에서 각각 0.1~1.6 psu와 25.9~30.2 psu의 염분분포를 보여 약 20 km에 걸쳐 넓게 담 수와 해수가 혼합하는 조간대를 형성하고 있었으며, 마지막 조사정점인 강진만 사초리 (S6) 정점에서는 31.4~32.3 psu로 해수와 가까운 안정된 염분도를 나타내었다 (Fig. 3D).
2. 탄소의 조성 및 농도 분석
실험실로 옮겨진 시료는 450℃에서 미리 불순물을 제거 한 GF/F 필터로 여과하여 통과된 시료는 DOC와 DIC 분석 용으로, 그리고 여과지에 남겨진 입자성 물질은 POC 분석 용으로 구분하여 전처리작업을 수행하였다. DOC 농도 (이 하 [DOC])와 DIC 농도 (이하 [DIC])는 총유기탄소분석기 (TOC-L, Shimadzu, Japan)를 이용하여 비정화성 유기탄소 (Non-Purgeable Organic Carbon; NPOC) 방법으로 분석하였 다 (Bisutti et al. 2004). POC 분석용 필터는 1N HCl을 훈증 하여 무기탄소를 제거한 후 동결건조하였으며, 원소분석기 (Euro EA-IsoPrime IRMS, GV instruments, UK)를 이용하여 POC 농도 (이하 [POC])를 분석하였다 (Kim et al. 2013a).
조사지점과 측정시기별에 따른 각 그룹간의 유의성을 검 정하기 위하여 Two-way ANOVA (SigmaPlot 12, SPSS Inc., USA)의 Tukey-test를 이용하여 유의성을 분석하였다.
결과 및 고 찰
1. 탐진강의 탄소물질 농도 변화
탐진강 구간에서 [DOC]가 [DIC], [POC]에 비해 상대적으 로 높았다. 그리고 유기탄소 함량에서는 DOC가 약 8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S1~S3 정점에서 [DOC] 평균값은 2.8 mg L-1을 보였으며 [POC] (0.4 mg L-1)와 [DIC] (0.9 mg L-1) 에 비해 약 3~7배 높게 나타났다 (Fig. 4).
S1~S3에서 강우시기에 따른 유기탄소의 성상별 농도 변 화를 살펴보면, 홍수기전 강우 6월에는 [DOC] 2.9~3.4 mg L-1와 [POC] 0.4~0.9 mg L-1를 보였으며, 홍수기 강우 7월 에는 [DOC] 2.6~4.2 mg L-1와 [POC] 0.4~0.7 mg L-1의 값 을 나타냈다. 반면, 홍수기 이후였던 9월에는 [DOC] 1.4~1.9 mg L-1와 [POC] 0.1~0.3 mg L-1를 보여 이전의 강우 유출시 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값을 나타냈다 (Fig. 4). 특히, S1~S2 에서 [DOC]:[POC] 비를 보면 6월과 7월에는 7.1~8.1이었 지만, 9월에는 16.0~16.3로 증가했다. 이는 탐진강의 유기탄 소 조성에서 강우시와 비강우시 모두 DOC가 대부분을 차지 하지만, 강우 유출기에는 상대적으로 [POC]의 증가율이 보 다 높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Fig. 5B).
한강의 경우 비강우시 [DOC]와 [POC]가 각각 0.9~3.2 mg L-1와 0.2~2.9 mg L-1이었지만, 홍수기 강우에서는 [DOC] 1.4~5.5 mg L-1가 1.5배 정도 증가한데 반해, [POC] 는 1.9~31.5 mg L-1로 최대 10배 이상 급증했다 (Kim et al. 2013b). 이와 같이 비홍수기와 비교해서 홍수기에 DOC와 POC 농도가 증가하는 이유는, 홍수기에는 하천 내부에서보 다 상류역의 산림 또는 인접한 제내지의 농경지와 도시 지 역에서 보다 많은 입자성 유기쇄설물 (낙엽, 퇴비, 토양 등)을 포함한 강우 유출수가 하천으로 들어오는 것을 원인으로 보 고있다 (Oh et al. 2013;Zhang et al. 2013). 특히, 탐진강 유 역에서 강우시 본류에 비해 금강천 (GT)의 DOC 농도가 약 2.1~2.4배 정도 높게 나타났는데 (Fig. 6), 이는 상대적으로 높은 농경지 비율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지만, 본 연구에서 탐진강이 강우기에 POC 농도의 증 가율이 제한적인 이유는 상류의 장흥댐과 본류에 고밀도로 건설된 농업용 보의 저수지에서 상당량의 입자성 물질이 침 전되어 하류로의 이동이 감소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Park et al. (2017)은 실제로 장흥댐 상·하류에서 입자성 유기물 의 안정동위원소와 농도를 분석한 결과, 저수지 하류에서 산 림 유래물질이 댐저수지에서 급감하면서 하류에서 감소하 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영산강에서도 보 건설 이후에 POC 농도가 급감하면서 DOC 비율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는 유사한 결과를 볼 수 있다 (Cho and Cho 2017).
탐진강의 DIC 농도는 전체적으로 본류에서 1.0 mg L-1 이 하로 낮게 나타났다 (Fig. 5A). 이상과 같이 탐진강에서 탄소 의 성상별 농도 변화를 종합해보면, 홍수기 강우유출에 의한 POC의 증가는 제한되는 반면, DIC는 상대적으로 기여율이 낮기 때문에, 댐저수지에서 하구까지 탐진강의 주요 탄소 공 급원은 DOC라고 할 수 있다.
2. 강하구 강진만의 탄소물질 농도 변화
탐진강 하구에서 강진만으로 유출되는 유기탄소의 조성 은 강우사상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탐진강 하구 정점인 S4 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유기탄소 농도를 보였다. 또한 강우 기 [DOC] (6월 4.6 mg L-1, 7월 3.9 mg L-1)와 [POC] (6월, 2.9 mg L-1, 7월 1.8 mg L-1)는 비강우기의 [DOC] (9월 2.3 mg L-1)와 [POC] (9월, 1.0 mg L-1)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p<0.05) (Fig. 4A, B). 전술한 바와 같이 탐진강은 유기탄 소의 대부분이 DOC로 조성되어 있었지만, 하구 (S4)에서는 [DOC]:[POC]가 1.6~2.2로서, POC 비율이 탐진강 하천구간 (S1~S3)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특이할 만하다 (Fig. 5B). 일반적으로 강하구로 유입되는 입자성 유기물은 주로 산림에서 생산된 낙엽이나 토양의 유기물, 하천내부에서 생 산된 부착조류가 포함되어 있으며 (Cloern 2002;McCallister et al. 2006;Lee et al. 2013b;Sarma et al. 2014;Ray et al. 2018), 기수역에서 갯벌의 여과와 수체의 물리적 혼합으로 입자성 유기물질의 감소사례가 보고되었다 (Middelburg et al. 2007;Gu et al. 2009;Ray et al. 2018). 그렇지만, 탐진강 하구의 입자성 유기물은 주변 간석지에 분포된 갈대 군락지 의 국지적인 영향으로 증가하였으며 (Park et al. 2017), 특히, 홍수기에는 집중강우로 하천이 범람하면서 수변지역의 갈대 잔해물이 부유하면서 POC 농도가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후 S5와 S6 정점에서는 [DOC] (1.2~1.9 mg L-1), [POC] (0.3~0.6 mg L-1)가 보다 급감한 반면, [DIC] (2.4~2.6 mg L-1)는 급증하는 상반된 경향을 보였다 (Fig. 4). 이와 같이 유기탄소 농도가 감소하고 무기탄소 농도가 증가한 이유는 하구에서 멀어지면서 발생한 해수 혼합의 영향으로 판단된 다 (Fig. 6). 비율로는 DIC가 54~60%로 모든 조사지점에서 최대값을 나타내는 등 무기탄소가 우세하게 나타났다 (Fig. 5A). 이상과 같이, 탐진강 하천 (S1~S3)과 하구 (S4)에서는 강우사상에 따라 유기탄소 농도가 크게 변하였지만, 강진만 S5, S6에서부터 강우기, 비강우기에 상관없이 일정하게 높은 DIC 농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판단해보면, 탐진강 강하구로 공급되는 DIC는 하천이 아닌 대부분 해양에서 유입되고 있 는 것으로 파악된다.
적 요
본 연구는 탐진강 유역의 열린하구 강진만에서 하천과 해 양 간의 성상별 탄소물질의 이동 특성을 파악하였다. 탐진강 에서는 대부분의 탄소물질이 DOC 형태로 강하구로 유출되 며, 하구로 오면서 조간대에 펼쳐진 갈대군락지에서 POC가 국지적으로 공급되고 있었다. 이에 반해 강진만에서는 DIC 의 조성비가 탐진강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무기탄 소는 주로 해양에서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보면, 탐진강 열린하구는 하천과 바다의 영향 이 상호 교차하는 지역으로 강에서는 유기탄소의 공급이 바 다에서는 무기탄소의 공급이 주로 이루어져서, 탄소물질의 하구순환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파악하였다. 이상과 같이 열 린하구에서의 탄소조성 변화를 파악함으로써 하천과 하구, 해양 생태계 간의 환경특성에 따른 탄소공급원을 이해할 수 있었으며, 향후 보다 종합적인 연구를 위해 국내의 닫힌 하 구와의 비교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