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개발과 교란으로 인류는 전례 없는 속도로 생태계를 변화 시키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에 악영향을 미치 고 있다 (Vitousek et al. 1997;Raven 2002). 또한 서식지 파 괴와 토지이용강화, 기후변화 및 외래종의 침략으로 위협받 고 있다 (MEA 2005). 이러한 훼손된 생태계를 풍부한 다양 성을 가지는 경관으로의 복원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 며 이를 구현하기 위한 중요한 목표는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생태계서비스의 증진이다 (Hobbs and Norton 1996;Dobson et al. 1997;Bakker et al. 2012;Kiehl et al. 2014).
식물 개체군은 지역 환경에 대처해야하며 결과적으로 서 식지의 생태적 조건에 적응하고 정착생활을 하는 중요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Joshi et al. 2001;Leimu and Fischer 2008). 실질적인 생태 복원에서 정착이 요구되는 식물재료 의 원산지는 중요한 문제이다. 복원이 널리 보급되고는 있 지만, 그 실행자가 복원에 사용된 식물의 유전적 구성에 관 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Lesica and Allendorf 1999;Jones 2003). 식물 개체군의 국지적 적응은 이미 표현형과 유전자형 모두에서 증명되어왔다 (McKay et al. 2005;Becker et al. 2006;Reisch 2007). 지역적 적응은 지 리적으로 떨어진 지역의 개체군이 형태적, 유전적 차이 뿐 아니라 생태학적으로 다른 환경 조건하에 놓이게 되면 개 체군 내 개체들의 생육, 저항성, 회복력 등이 감소함을 의미 하며, 특정 서식처의 개체군을 다른 서식처로 옮길시 옮겨 진 거리와 명확한 관계를 보인다 (Schmitt and Gamble 1990;Montalvo and Ellstrand 2000, 2001). 따라서 특정한 서식처 에 대한 적응관련 표현형은 사라지고 후대의 적합성도 감 소한다 (Fenster and Dudash 1994;Schoen and Brown 2001;Hufford and Mazer 2003). 따라서 성공적인 복원을 위해 외 래교배효과를 회피하고 식물종의 자연유전패턴을 보존하기 위한 복원목적일 경우 지역 종자를 사용하여야 한다는 것이 유럽, 미국을 중심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Hamilton 2001;Hufford and Mazer 2003). 일반화된 지역 종자를 활용 한 복원은 기후, 지질학 및 기타 생물리학 및 생물 지리적 기 준에 따라 정의되어 왔다 (Vander Mijnsbrugge et al. 2010;Bower et al. 2014). 그러나 산림에서는 형질 전환 또는 분자 표지자의 유전적 분화를 기반으로 한 종자 이동 구역을 나 무에 사용하는 오랜 역사가 있었으며 (De Kort et al. 2014), 초본 식물의 경우 종자 이동 가능 지역의 구분을 최근 형질 변이 (trait variation) (Miller et al. 2011;St Clair et al. 2013) 또는 분자 표지 (Malaval et al. 2010;Jorgensen et al. 2014) 를 통해 시도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역종자를 활용한 복원사업이 매토종자의 활용을 통한 하천, 산림의 복원에 활용된바 있다 (Park et al. 2012;Kim et al. 2015). 그러나 지역별 유전자형을 기초로 한 최근의 선진 연구사례를 비추어 보면 국내 연구는 거의 전무하며, 심지어 복원을 위한 종자를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 하는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국내 염습지 해안 복원의 주요 식물인 갈 대와 내건성 대표 식물인 억새의 지역별 유전자형 분석을 통해 지역별 복원종자 적용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하고, 나아 가 국내 복원용 종자의 지역 종자 활용을 위한 기초자료로 써 활용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 법
1. 식물재료
실험에 사용된 억새 (Miscanthus sinensis)와 갈대 (Phragmites australis)는 전국 10개 지점에 대하여 최소 50 km 떨어진 지 역에서 수집되었다. 억새는 한발저항성으로 알려져 있기에 내 륙 지방을 포함한 10개 지점 (Fig. 1)에서 수집되었으며, 갈대 는 염해저항성이 있기 때문에 해안가 인근의 10개 지점 (Fig. 2)에서 수집되었다. 억새와 갈대는 각 지점마다 독립적인 10 개의 개체를 수집하여 DNA 추출할 때까지 - 20℃에서 냉동 보관 하였다.
2. Genomic DNA 추출
수집된 억새와 갈대 샘플들의 잎 부분 1 g을 채취하여 막 자사발로 액체질소를 이용하여 마쇄하였다. 마쇄된 잎은 Kim et al. (2017)의 DNA 추출 방법에 의하여 수행하였다. 추출된 genomic DNA는 0.8% agarose gel 전기영동을 통하 여 추출된 DNA의 정성 분석을 실시하였다.
3. 엽록체 DNA 유전정보 수집 및 프라이머 디자인
억새 (M. sinensis) 엽록체의 유전정보는 NCBI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의 유전자 데이터베이 스에 등재되어 있는 유전체 정보 (Accession no. NC_028721, Miscanthus sinensis chloroplast complet genome, 141,372 bp)를 활용하였다. 갈대 (P. australis)의 경우는 데이터베이 스에 등재되어 있는 유전체 정보 (Accession no. KJ825856, Phragmites australis chloroplast complet genome, 137,614 bp)를 이용하였다.
억새와 갈대의 지역 간 변이를 검정하기 위하여 atpFH 유 전자와 matK 유전자, 그리고 psbA-trnH interspace 부분을 target fragment로 설정하였다. 이 구간은 식물의 근연관계 를 분석할 때 자주 사용되는 구간이며, 최근 국내 소나무속 과 향나무속의 분자계통연구에 활용되었으며 본 연구과제 에서도 표지 유전자로 활용된 엽록체 DNA 구간이다 (Hong et al. 2014a, b). 실험에 사용된 프라이머 디자인은 Table 1과 같다.
4. PCR 증폭과 염기서열 분석
추출한 갈대와 억새의 10개 지점 당 10개의 genomic DNA 는 각 PCR 당 10 ng의 genomic DNA를 이용하여 PCR을 수 행하였다. 사용된 PCR 프로그램은 [initial denaturation step: 95℃/10 min, 40 cycles (denature: 95℃/30 sec, annealing temperature: 54℃∼62℃/30 sec, extention: 72℃/1 min), final elongation step: 72℃/5 min]로 이용하였으며, PCR error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proof reading 기능이 있는 pfu polymerase (iNtRON Biotechnology, Seongnam, Korea)를 이용하여 증폭하였다. 1% agarose gel 전기영동을 통하여 PCR product를 확인한 후 각 PCR product는 pLUG primeII TA cloning vector (iNtRON Biotechnology, Seongnam, Korea)와 섞어준 뒤 4℃에서 T4 DNA lagase를 이용하여 ligation 시켰다. 각 cloning vector는 JM 109 competent cell 을 이용하여 42℃에서 heat-shock transformation을 한 뒤 암 피실린이 100 mg/L-1의 농도로 포함된 LB 배지에서 colony 를 배양하였다.
염기서열 분석을 통한 지역 간 환경 변이 차이 검정을 위 하여 억새와 갈대에서 atpFH, PsbA-trnH interspace의 fragment와 matK 유전자를 각 10개 지역에서 cloning 된 DNA fragment를 임의로 10개 colony를 선발하여 plasmid DNA를 추출한 뒤 염기서열을 분석 하였다. 억새와 갈대의 지역에 따른 근연 관계 분석과 SNP의 관계는 Kimura 2를 매개 변수로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Kimura et al. 1980).
결과 및 고 찰
1. PCR 증폭과 염기서열 분석
억새와 갈대의 엽록체 DNA의 2개의 유전자 (matK, atpFH), 1개의 interspace region (psbA-trnH)에 대한 PCR 증폭 결과, 억새 psbA-trnH는 459 bp, 억새 atpFH는 580 bp 크기의 DNA fragment가 증폭되었으며, 갈대의 경우 psbA-trnH, atpFH, matK에서 각각 462 bp, 580 bp, 772 bp로 DNA fragment가 증폭되었다 (Fig. 3). 그러나 억새 matK의 경우에는 250 bp와 900 bp의 목표했던 사이즈와 다른 밴드가 불규칙하게 나타 났다.
PCR 결과에 대한 cloning 결과 역시 억새 psbA-trnH, atpFH, 갈대 psbA-trnH, atpFH, matK에서는 정상적인 cloning과 염 기서열 분석이 진행되었으나 억새 matK의 경우에는 cloning 결과를 얻지 못하였다. 이 결과는 Fig. 3에서 보여지는 바 와 같이 억새의 matK 유전자의 증폭이 specific 하지 못했 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억새의 matK의 유전자에 새로 제 작된 프라이머로 PCR을 다시 수행하여도 같은 결과가 확 인되었다. 이런 결과는 NCBI에 등재되어 있는 P. australis 의 (Accession no. KJ825856) 염기서열이 matK에서 변이가 발생한 것으로 사료된다. 그로 인하여 본 연구에서 억새의 matK 유전자의 SNP 분석 결과는 제외하였다.
염기서열 분석 결과를 NCBI database와 분석한 결과 억새 psbA-trnH, atpFH는 GQ248342, GQ248002와 각각 일치하 였으며, 갈대의 경우는 psbA-trnH, atpFH, matK의 염기서열 과 HQ596785, HQ594798, EU732698와 일치하였다.
2. Phylogenic tree를 이용한 환경변이 분석
atpFH의 분석 결과 억새보다 갈대가 좀 더 지역에 따른 유전적 변이가 높게 확인되었다. Fig. 4에서 보는 것과 같이 억새의 atpFH 유전자의 경우는 8번 지역 (홍성)을 제외하고 는 모든 지역에서 서로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 나, 갈대의 경우는 총 7개의 지역 (1: 서천; 2: 거제; 3: 울진; 4: 영덕; 6: 동해; 7: 고성; 8: 태안)에서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Fig. 5).
psbA-trnH interspace region의 경우 억새는 8번 지역 (홍 성)에서 유전적 변이가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Fig. 4). 다른 지역에서 매우 드물게 발견된 SNP는 유의차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8번 지역 (홍성)의 SNP는 모든 샘플의 동일한 부분에서 SNP가 일어난 것으로 8번 지역 (홍성)의 환경적 차이로 인해 발생한 SNP로 사료된다.
반면에 갈대의 경우의 psbA-trnH interspace region는 Fig. 5와 유사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5번 (군산), 9번 (순천), 10 번 (제주) 지역의 모든 샘플은 동일한 위치에서 SNP가 나타 나고 있다. 이들의 결과는 통계적 유의차를 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하여 5번 (군산), 9번 (순천), 10번 (제주)에서 동시에 변이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억새와 갈대의 SNP를 활용한 근연관계 분석 결과 두 종 은 매우 상이한 근연성을 보이고 있었다. 억새는 홍성군 집 단이 다른 지역과 상이한 유전적 변이를 보인 반면 (Fig. 4), 갈대는 모든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인 변이양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Fig. 5). 억새와 갈대 모두 종자로 인한 번식보다 지 하경을 활용한 무성 번식이 일반적인 식물의 특성상 집단내 유전적 변이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어 왔었다. 그러나 본 연 구 결과에서 억새와 갈대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대부분의 집 단이 비슷한 유전자를 지니고 있으나 서로 다른 경향으로 유전자 변이가 나타났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억새의 경우 매우 동떨어져 있는 서식지를 지니고 있음 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에서 변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하지만 특히 홍성군 지방 집단의 특이성은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하 여 형태, 생리학적 변이를 추적해 본다면 우리나라 전체에 서 억새의 유전자 이동에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 된다. 본 결과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 전역에 발생하는 건 조지에서 억새 시료를 사용할 때는 지역별로 수집한 종자를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나 부득이하게 다른 지역의 식물 자 원을 사용한다고 해도 유전적인 교란이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향후 더 다양한 근연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갈대의 경우 전 지역에서 유전적 변이가 다양하게 나타나 고 있었다. 이러한 유전적 다양성은 갈대가 억새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변이가 더욱 많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나아가 이는 지역별 종자 수집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특히 섬 등의 작고 고립된 개체군은 잠재적인 외래 유전자의 침 입에 가장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Hufford and Mazer 2003;Rice and Emery 2003), 염류 피해지의 복원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인 갈대의 경우 종자를 지역별로 수집하기 위 한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여 향후 복원 사업에 대비하여야 한다.
개체군의 유전자 흐름패턴 사이의 유전적 관계를 평가하 기 위한 분자마커 기술의 사용은 최근 매우 큰 폭으로 증가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존 이론 검증에 유용하게 이용되 고 있다. 특히 개체군 간의 형태학적 차이를 가늠키 어려운 상황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이용 가능하며, 이를 생태학적 연 구에 결합하면, 보전과 복원 관련 연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 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적 요
본 연구는 국내 염습지 해안 복원의 주요 식물인 갈대와 내 건성 대표 식물인 억새의 지역별 유전자형 분석을 통해 지 역별 복원종자 적용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고자 하는 연구로 서, SNP를 활용한 근연관계 분석 결과 억새는 홍성군 집단 이 다른 지역과 상이한 유전적 변이를 보인 반면, 갈대는 모 든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인 변이양상이 나타낸다. 이를 통하 여 억새의 경우 우리나라 전역에 발생하는 건조지에서 억새 시료를 사용할 때는 지역별로 수집한 종자를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나 부득이하게 다른 지역의 식물 자원을 사용한다 고 해도 유전적인 교란이 크게 발생하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갈대의 경우 전 지역에서 유전적 변이가 다양하며 억새에 비하여 유전적 변이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 에 염류 피해지의 복원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인 갈대의 경 우 종자를 지역별로 수집하기 위한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 여 향후 복원 사업에 대비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