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새로운 서식지로 생물의 이동은 생물지리적 패턴의 기 초과정이며, 인간에 의한 생물학적 장벽을 통한 종의 이 동은 산포경로와 생물종의 서식범위 차이와 직접 연관 된 생태적, 진화적 결과이다 (Wilson et al. 2008). 생태계 내 의 종 분포는 환경조건에 의해 결정되며, 종풍부도는 진 화와 생물지리, 그리고 생태적 요인의 결과이므로 종 분포 를 확인하는 것은 생태학과 생물지리학의 중요한 일이다 (Chiarucci 2012;Higgins et al. 2012).
인간의 활동 등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현존식물의 3.9% 에 해당하는 약 13,168 분류군이 귀화되고 있는 실정으로 (van Kleunen et al. 2015), 세계의 생물상은 인간에 의해 다 른 지역으로부터 무역이나 기후변화 등 의도적 또는 비의 도적 종의 도입으로 인해 급속하게 균질화되고 있는 상태 이다 (Lodge 1993;Seebens et al. 2015).
외래식물의 침입은 기후변화에 따라 반응하는 산포 와 환경적 내성, 현지 환경에 적응능력 등을 가지고 있 으며 (Leishman and Gallagher 2015), 식물의 서식지 선 택은 성장과 생식에 필요한 충분한 자원과 다양한 매개 (pollinator) 또는 산포자 (disperser), 그리고 천적 등과 관 계가 있다 (Bazzaz 1991). 이러한 생물학적 침입은 자연적 인 과정이지만 교통, 무역거래 등 세계의 글로벌화에 따 라 물자의 이동과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함과 더불어 관상, 경제적 목적 등으로 외래 동·식물의 지속적인 확산은 주 로 인간에 의해 야기된 현상이며 (Bang et al. 2004;Kil and Kim 2014), 생물다양성과 지역경제 및 농업생산성 등에 주요 영향을 미치고 있다 (Rejmánek 1996;Oh et al. 2002;Andersen et al. 2004;Pyšek et al. 2012;Lurgi et al. 2016).
외래생물이 생태계, 사회 및 경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동 물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토착종과의 경쟁, 포식, 질병 등으로 인한 생물다양성의 감소 및 멸종위협 등 부정적인 영향이 다양하게 예상될 수 있는 반면, 외래식물의 긍정적 인 영향으로는 토양 안정화와 식용, 관상용, 사방공사 등의 특정용도에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으며, 부정적인 영향은 생물다양성의 위협, 돼지풀 (Ambrosia artemisiifolia L.)과 같 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등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영 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 (Koh et al. 1995;EEA 2012).
한반도 외래식물은 사전귀화식물을 포함하여 남한과 북한에 총 504 분류군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 다 (Kim and Kil 2016). 우리나라의 귀화식물 Lee and Kim (1961)이 미국에서 귀화한 식물 약 10 분류군이 보고된 후 최근까지 321 분류군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으 며 (Yim and Jeon 1980;Oh et al. 2002;Lee et al. 2011), 기후 변화와 인간의 활동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귀화 또는 외 래식물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Kim et al. 2014;Choi et al. 2016;Jeong et al. 2016).
경주시 식물에 대한 선행연구로는 국립공원 (Yoo et al. 2011b;Yoon et al. 2013;You 2014;You and Kwon 2015), 금 곡산 (You 2013)의 식물상 연구가 있다. 또한, 문화재지역 에 대한 식물상 또는 귀화식물에 관한 연구로는 경주 국 립공원 문화재지정구역의 귀화식물 (Yoon et al. 2012), 월 성과 계림 (You et al. 2011a), 동궁과 월지 (Choi and Yoo 2015), 양동마을 (Kim et al. 2012), 하천 (You 2010) 등이 있 으나, 경주시 관내 주요 사적지 및 도시공원 일원 자료는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외부 사람들이 방문과 시설관리가 빈 번하게 이루어지는 경주시 주요 사적지 및 도시공원 일원 의 귀화식물의 분포현황을 파악하여 관리방안을 위한 기 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경주지역의 86개소 (사적지 24개소, 근린공원 6개소, 하 천 3개소, 어린이 및 소공원 53개소)내 분포하는 귀화식 물의 조사는 2016년 4월부터 11월까지 각 지역별 2회 조 사하였다 (Fig. 1; Appendix 1). 또한, 주요 선행된 문헌자 료를 참고하였고, 식물의 조사는 현지에서 확인된 분류군 을 중심으로 기록하였으며, 일부 확인이 필요한 것은 사진 촬영 또는 채집하여 Lee (2003), Park (2009) 등의 도감을 참고하였다. 식물의 목록, 원산지 (origin) 및 귀화도 (ND; Naturalized degree)는 Kariyama and Kobatake (1988), Lee et al. (2011), 국가생물종목록 (NIBR 2017)을 기준으로 기 록하였다 (Table 1).
결과 및 고찰
1. 귀화식물의 현황
경주시 주요 사적지와 도시공원에 분포하는 귀화식물 의 현지조사결과 21과 59속 78종 1아종 5변종으로 총 84 분류군이 확인되었다 (Table 2; Appendix 2). 조사된 귀화 식물 84 분류군 (사적지 68 분류군, 근린공원 43 분류군, 하 천 59 분류군, 어린이 및 소공원 42 분류군)은 한반도 전체 귀화식물 321 분류군 (Lee et al. 2011)의 26.2%를 차지하고 있으며, 과거 경주시의 조사결과 (Yim and Jeon 1980)인 31 분류군에 비하면 다소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한국의 귀화식물 (Lee et al. 2011)을 기준으로 주 요 문화재지역 또는 민속마을의 귀화식물을 재집계한 결 과 서울 헌인릉 24 분류군 (Kim et al. 2010), 경주국립공원 문화재지정구역의 귀화식물 46 분류군 (Yoon et al. 2012), 제주 성읍민속마을 55 분류군 (Rho et al. 2014)으로 이는 경주시가 많은 사적지 등이 위치하고 문화관광의 중심도 시로 개발 및 관광 등의 수요 증가에 따른 귀화식물의 증 가 추세와 유사한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Kim et al. 2017; Table 3). 또한, 각 조사지역별 귀화식물의 출현은 사적지 에서 비교적 높게 나타났고, 하천, 근린공원과 소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비교적 사람들의 출입이 빈번하 고, 사적지 및 공원 등의 유지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 고 있으며, 이를 통해 귀화식물의 유입과 정착 등이 비교 적 원활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사료된다.
출현 귀화식물 중 과별 종조성은 국화과 (Asteraceae)가 39.3%로 가장 많이 출현하고 있고, 화본과 (Poaceae) 9.5%, 메꽃과 (Convolvulaceae), 마디풀과 (Polygonaceae), 콩과 (Fabaceae) 등이 각각 7.1% 등으로 나타났으며, 경주시의 주요 사적지 및 도시공원에 분포하는 귀화식물 중 국화과 식물의 분포가 높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Table 4).
국화과식물은 종자 생산량이 비교적 많고 관모 (pappus) 를 이용하여 바람에 의한 산포기작을 지니고 있어 다른 분 류군에 비해 비교적 확산이 유리한 조건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Park et al. 2007).
2. 생활환과 귀화도
귀화식물의 생활환은 1~2년생이 전체의 약 67.8% (57 분류군)를 차지하고, 다년생 또는 목본이 32.2% (27 분류 군)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최근에 정비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되는 북천, 남천 등의 하천변에 조성 된 생태공원과 조경수 식재지 일원에는 1~2년생의 생태계 교란식물인 미국쑥부쟁이 (Symphyotrichum pilosum (Willd.) G.L.Nesom)와 가시상추 (Lactuca scariola L.)가 비교적 넓 은 범위로 분포하고 있어 확산이 이루어질 것으로 사료된 다. 귀화도는 귀화식물의 지리적 분포와 개체의 확산정도 를 나타낸 것으로 Park et al. (2002)과 Lee et al. (2011)에 의 해 제시된 귀화도 특성에서 본 연구결과 경주시의 주요 사 적지 및 도시공원에서는 귀화가 초기에 이루어지는 귀화 도 1에 해당하는 종류는 개양귀비 (Papaver rhoeas L.), 냄 새명아주 (Chenopodium pumilio R.Br.) 등을 포함하여 6.0% (5 분류군)이고, 국지적으로 분포하고 개체수도 많지 않 은 귀화도 2는 끈끈이대나물 (Silene armeria L.), 큰금계국 (Coreopsis lanceolata L.), 기생초 (Coreopsis tinctoria Nutt.) 등 20.2% (17 분류군), 널리 분포하나 개체수는 많지 않 은 귀화도 3은 미국나팔꽃 (Ipomoea hederacea Jacq.), 둥근 잎유홍초 (Quamoclit coccinea Moench), 창질경이 (Plantago lanceolata L.) 등을 포함한 31.0% (26 분류군), 국지적으로 분포하나 개체수가 많은 귀화도 4는 큰땅빈대 (Euphorbia maculata L.), 물냉이 (Nasturtium officinale R.Br.), 미국자 리공 (Phytolacca americana L.) 등 13.1% (11 분류군), 널리 분포하고 개체수도 많은 귀화도 5는 큰비짜루국화 (Aster subulatus var. sandwicensis A.G.Jones), 미국실새삼 (Cuscuta pentagona Engelm.), 큰방가지똥 (Sonchus asper (L.) Hill) 등 29.8% (25 분류군)가 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전체 의 경우 귀화도는 1등급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 는 반면, 서울의 헌인릉과 제주 성읍민속마을의 경우 귀화 도 5등급이 가장 높은 구성비를 나타내고 있고, 본 연구결 과에서는 귀화도 3등급과 5등급이 각각 31.0%, 29.8%로 높 게 나타났으며, 경주국립공원 문화재지정구역 (Yoon et al. 2012)의 결과와 비슷한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Table 5). 경 주시의 사적지와 도시공원 일원에 분포하고 있는 귀화식 물은 대체로 조사지역 일원에 국지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분류군보다는 국내에 일반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분류군들 이 주로 나타나고 있다. 한반도 전체의 귀화도 등급별 분포 와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도시공원보다는 사적지에 비교 적 귀화식물이 많이 분포하고 있는 특성을 나타내고 있으 므로 이는 대상지의 특성상 지속적인 유지관리가 이루어 지는 등 인위적인 간섭으로 인한 결과로 사료된다.
3. 생태계교란야생식물
경주시에 출현한 생태계교란야생식물은 8 분류군으 로 현지조사를 통해 미국쑥부쟁이, 돼지풀 등 7 분류군과 문헌 (You 2010)을 통하여 확인된 털물참새피 (Paspalum distichum var. indutum Shinners) 1 분류군이다 (Table 6).
생태계교란식물로 지정된 분류군은 14 분류군으로 Ryu et al. (2017)에 의하면 전남 11 분류군, 경기도 10 분류군, 제주도 9 분류군, 서울특별시 7 분류군이 분포하고, 부산에 는 10 분류군이 확인된 바 있다. 우리나라 농경지 일원에 서는 양미역취 (Solidago altissima L.), 물참새피 (Paspalum distichum L.) 및 털물참새피를 제외한 9 분류군이 분포하 고 있으며, 이중 단풍잎돼지풀 (Ambrosia trifida L.)과 돼지 풀이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출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 다 (Kim et al. 2017). 단풍잎돼지풀의 경우 오릉에서 5개체 이하 출현한 바 있으며, 애기수영 (Rumex acetosella L.), 가 시상추, 미국쑥부쟁이, 돼지풀은 주로 하천변이나 고수부 지, 나지 등지에서 출현빈도가 높게 나타났고, 서양금혼초 (Hypochaeris radicata L.)는 비교적 최근에 조성된 것으로 판단되는 공원에서 다수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는 문화관광도시로서 많은 사적지와 도시내 공원, 하 천 등이 위치하고 있으며, 양동마을, 오릉, 동궁원, 대릉원 등 시내 주요 관광지점의 경우 2010년~2016년 사이 누적 방문객은 약 3,925만명으로 나타났다 (https://know.tour. go.kr/). 수많은 사람들과 차량의 이동과 더불어 경주는 지 속적인 시설지의 유지보수와 하천정비 등의 과정에서 잔 디 및 조경수의 식재가 과거에 이루어졌고, 이 과정에서 토양이나 잔디종자 속에 포함되어 외래식물의 종자가 유 입되었거나, 조경수의 식재과정에서 뿌리를 둘러싸고 있 는 토양속에 매토종자로서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있을 것 으로 사료된다.
애기수영, 돼지풀, 서양금혼초 등의 경우 잔디와 조경수 가 식재된 지역일원에서 빈번하게 출현하고 있으며, 미국 쑥부쟁이와 가시상추는 하천 및 어린이공원, 소공원 일원 의 개방된 공간에서 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빈번한 정비 과정에서 여러 장비와 시설재 등을 통해서 유입되고 확산 되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주요사적지 내에 분포하고 있는 애기수영의 경우 예초기로 잔디관리가 주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예 초기를 이용하여 식물을 제거하는 것은 지표면 상부의 식 물체만 제거하고 뿌리는 그대로 존치되게 되므로 (NIE 2016) 다년생인 애기수영은 제거되지 않고 주변 생육조건 이 양호할 때 뿌리를 통해 다시 왕성한 생육특성을 나타 내고 있어 관리 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외래 생물의 관리를 위해서는 물리적, 생물적, 화학적 등의 방 법이 있으나, 생물학적, 화학적 방법은 시행시 주변 생태 계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여 신중히 접근하는 것 이 필요하고, 식물의 정착초기에는 물리적 제거가 유효한 방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식재된 잔디가 다수 분포하는 사 적지나 도시공원 등에 분포하는 애기수영의 경우 다른 식 물보다 우세한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기작으로 타감작용 (allelopathy) 물질이 뿌리에서 분비되고, 산성토양에서 우 점하므로 (Lee 2008) 토양의 산성화를 최소화고 발견 초기 에 물리적 제거나 부분적인 토양을 대체하거나 식물을 이 식하는 등의 방안을 통하여 서식지 내 초기 확산을 방지하 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적 요
경주시 사적지, 도시공원지역, 그리고 하천 86개소의 현 지조사를 통하여 귀화식물을 조사한 결과 21과 59속 78종 1아종 5변종으로 총 84분류군으로 조사되었다. 이중 사적 지는 68분류군, 근린공원 43분류군, 하천 59분류군, 소공원 42분류군 등으로 나타났다. 출현식물 중 널리 분포하나 개 체수는 많지 않은 귀화도 3등급 분류군이 31.0%, 널리 분 포하고 개체수도 많은 5등급이 29.8%, 국지적으로 분포하 고 개체수도 많지 않은 분류군인 2등급이 20.2% 등으로 나 타났다. 생태계교란식물은 미국쑥부쟁이, 가시상추, 애기 수영 등 7분류군으로 가시상추는 41.9%로 가장 빈번하게 출현하였고, 미국쑥부쟁이는 34.9%로 하천변에서, 애기수 영은 25.6%로 사적지나 소공원 일원에서 빈번하게 출현하 였다. 생태계교란식물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속 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특히, 정착초기에 물리적 제거 나 토양의 대체 등 관리 계획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