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해양환경 중의 비소는 광업, 제련, 제초제, 살충제 및 천 연자원의 채취와 같은 인간의 활동으로 유입된다 (Pell et al. 2013;Lee et al. 2016). 비소는 피부병변, 암, 신경독성 및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식수 등과 같은 식품에 비소가 포함되지 않도록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으 나 (Hughes et al. 2011;Pell et al. 2013), 일부 국가의 식수에 서 검출되어 세계적인 문제가 되었다 (Lee et al. 2016). 해 양환경 내 비소는 약 100 종 이상이 확인되었고, 유기비 소 보다는 주로 As (V)와 As (III) 형태의 무기비소가 더 많 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onan et al. 2017). 일반 적으로 무기비소는 생물에게 미치는 독성이 매우 강하고 유기비소는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알려져 있다 (Hughes et al. 2011). 대부분의 해산물에는 상대적으로 독성이 낮은 유기비소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지만 (Borak and Hosgood 2007), 해조류는 유기비소 이외에도 As (V)와 같은 무 기비소를 다량 축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Yokoi and Konomi 2012).
해조류는 표면의 이온교환 과정을 통해서 비소와 같은 중금속을 빠르게 흡수하여 축적할 수 있으며 (Jarvis and Bielmyer-Fraser 2015), 부챗살 (Gymnogongrus torulosus), 갈 파래 (Ulva lactuca), 다시마 (Laminaria digitata) 등 다양한 해조류에서 중금속의 축적이 보고되고 있다 (Omar 2008;Areco and Afonso 2010;Ronan et al. 2017). 무기비소는 녹 조류, 홍조류 및 갈조류 등과 같은 대부분의 해조류에서 Arseno-sugars 형태로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Ma et al. (2018)의 연구에 따르면 갈조류에서 최대 무기비소 의 축적량이 115.56 mg kg-1 D.W.로 홍조류 3.0 mg kg-1 D.W., 녹조류 0.4 mg kg-1 D.W.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갈조류 중에서 Sargassum 속의 해조류는 평균 73.48 mg kg-1 D.W. 이상의 무기비소가 검출되어 축적량이 가장 높았다 (Ma et al. 2018). Taylor and Jackson (2016)은 갈조 류의 비소축적이 해수 내 영양염과 매우 높은 연관성을 가 지며, Ma et al. (2018)은 갈조류는 인산염 (phosphate)과 무 기비소를 구분하지 못하여 육상식물보다 무기비소를 흡 수하기 유리하다고 보고하였다. Almela et al. (2006)은 우 리나라 주요양식 품종 중에 하나인 톳 (Hizikia fusiforme) 또한 상당한 무기비소를 축적한다고 보고하였다.
우리나라의 해조류 총생산량은 2017년 기준으로 1,761,526 톤이며, 주요 품종의 생산량은 김 (Phophyra tenera), 다시마 (Saccharina japonica), 미역 (Undaria pinnatifida), 톳 (H. fusiforme) 순서로 높았다 (MOF 2019). H. fusiforme는 무기 비소 축적량이 가장 높다고 알려진 Sargassum 속에 포함 되는 품종으로 2017년 기준 54,624톤이 생산되어 국내 유 통 및 해외로 수출되었다 (MOF 2019). H. fusiforme는 단백 질, 미네랄, 비타민 및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하며 (Wells et al. 2017;Kim and Jung 2018;Ma et al. 2018), 항종양, 항산화, 항염증 및 항바이러스 등 다양한 생물학적 활성을 가지는 fucoidan을 포함하고 있다 (Senthilkumar et al. 2013).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다이어트 보조제, 의약품, 천연물질 및 사료 등과 같은 다양한 식품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 지만 (Dhargalkar and Verlecar 2009), H. fusiforme 체내에 축 적되는 무기비소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Taylor and Jackson 2016). 현재 CFIA (Canadian Food Inspection Agency), UKFSA (UK Food Standard Agency), FSANZ (The Food Standards Australia-New Zealand) 및 HKCFS (The Hong Kong Centre for Food Safty) 등에서 비소 섭취에 대 한 권고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Yokoi and Konomi 2012), 국내 또는 국제적으로 해조류에 포함된 무기비소의 법적 인 규제는 찾아보기 어렵다 (Park et al. 2018).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갈조류의 무기비소 축적에 연관 성이 크다고 알려진 인산염의 변동에 따라 국내 주요 양식 종인 H. fusiforme 생장률 및 체내 무기비소 축적량의 변화 를 살펴보았다.
재료 및 방법
1. 시험생물
시험에 사용된 톳 (Hizikia fusiforme)은 전라북도 부안군 격포리 인근 조간대에서 길이 4~5 cm 정도의 어린 개체를 선택하여, 기부를 포함한 개체가 손상되지 않도록 채집하 였다. 채집된 톳은 실험실로 운반 후, 15°C 자연해수에서 2 주간 순치 이후에 생중량 (FW) 2±0.5 g 이내 개체를 선별 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
2. 인산염 및 무기비소 (As (V)) 농도조성
H. fousifome를 배양하기 위한 해수로는 OTT 인공해수를 사용하였으며 (OTT 1969), OTT 인공해수의 인산염 농도 조성을 위해 Na2HPO4 (Sodium phosphate dibasic, Sigma- Aldrich)의 양을 조절하였다 (Table 1). As (V)의 노출 농도 는 As5 (Arsenic+5, Inorganic ventures)를 사용하여 조성하 였다. 인산염 농도는 0.02, 2 mg L-1로 조성되었으며, As (V) 의 축적량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농도는 0, 0.5, 2, 5, 10 μg L-1로 조성하였다. 인산염과 As (V) 노출이 H. fusiforme의 생중량 변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As (V) 농도 는 0.5, 2, 5, 10 μg L-1로 조성하였다.
3. H. fusiforme의 As (V) 축적량 변동
인산염 및 As (V)가 포함된 200 mL의 시험용액과 H. fusiforme 3개체를 250 mL의 삼각플라스크에 넣고, Table 2 의 조건으로 항온항습기에서 14일간 배양하였다. 시험은 각기 다른 삼각플라스크에 3반복 수행되었다. 14일 이후 H. fusiforme를 50 mL polyethylene tube에 넣어 무게를 측정 하고 1% 질산 50 mL을 첨가하여 Vortex (Vortex Maxi Mix II, Thermo Scientific, USA)로 균질화하였다. 균질화된 시 료를 30분간 sonicator (Power sonic 520, Hwasin sec, Korea) 를 사용하여 추출한 뒤, 60°C 150 rpm으로 4시간 진탕교반 하였다. 교반된 시료를 원심분리하여 상등액을 채취한 후 microfilter로 여과하였다. 여과된 시료는 수산환경과 수산 생물에 잔류하는 비소 화학종 (Arsenic species)의 정성·정 량을 위한 표준작업 지침서 (NIFS 2017) 방법을 준용하여 As (V)의 양을 분석하였다.
4. H. fusiforme의 생장률 변동
선별된 H. fusiforme의 초기 무게를 전자저울 (PB303-S, Toledo, Canada)을 이용하여 측정한 뒤, 시험용액이 200 mL 포함된 250 mL 용량의 삼각플라스크에 H. fusiforme 3 개체씩 넣고, Table 2의 조건으로 항온항습기에서 14일간 배양하였다. 시험은 각기 다른 삼각플라스크에 3반복 수행 되었다. 인산염 농도에 따른 생장률을 변동을 살펴보기 위 하여 1, 3, 5, 7, 10, 14일에 H. fusiforme를 수거하고 전자저 울을 이용하여 생중량을 측정하였다. 인산염과 As (V) 농 도에 따른 생장률의 변동은 14일 배양 후 H. fusiforme를 수 거하고 전자저울을 이용하여 생중량을 측정하였다.
5. 통계분석
대조군과 실험군의 유의성 검정은 SigmaPlot software (SigmaPlot 2001, SPSS Inc, USA)의 Student’s t-test로 비교 하였으며 p가 0.05 이하인 것을 유의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결 과
1. 인산염 농도 변화에 따른 As (V) 축적량 변화
각기 다른 인산염과 As (V)에 노출된 후, H. fusiforme의 체내 As (V) 축적량을 Fig. 1에 나타내었다. 인산염 0.02 mg L-1와 As (V) 다양한 농도에 노출된 H. fusiforme의 As (V) 의 축적량은 y=0.722x+4.2345 (r2=0.9202)의 상관성으 로, 노출농도가 증가할수록 H. fusiforme에 축적되는 As (V) 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ig. 1).
인산염 농도가 2 mg L-1의 경우, H. fusiforme의 As (V) 의 축적량은 As (V)의 노출농도와 y= -0.070x+5.3543 (r2=0.1264)의 상관성으로, As (V) 노출량이 증가해도 H. fusiforme의 As (V)의 축적량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 타났다 (Fig. 1). 0.02 mg L-1의 인산염에 노출된 H. fusiforme 의 As (V)의 축적량은 As (V) 노출농도가 증가할수록 축 적량이 증가하기 시작하여, 10 μg L-1 농도에서는 10.78 mg kg-1 wet weight로 2 mg L-1 인산염 농도 결과보다 3배 이상 축적량이 높았다 (Fig. 1).
2. 인산염 농도변화에 따른 생장률 변동
각기 다른 인산염 농도에 노출된 H. fusiforme의 생장률 변동을 Fig. 2에 나타내었다. 2 mg L-1의 인산염 농도에서는 시간이 경과할수록 생장률이 증가하여 0일째보다 14일째 생중량이 62%가 증가하였고, 0.02 mg L-1의 인산염 농도에 서는 시간이 경과할수록 생장률이 감소하여 0일째보다 14 일째 생중량이 15%가 감소하였다. 시간이 경과할수록 인 산염 농도의 차이에 따른 생장률은 7일부터 유의한 차이 를 나타내기 시작하여 14일째는 0.02 mg L-1의 인산염 농 도보다 2 mg L-1의 인산염 농도에서 생장률이 75% 높게 나 타났다 (Fig. 2) (p<0.01).
3. 인산염과 As (V) 농도변화에 따른 생장률 변동
인산염 (0.02, 2 mg L-1)과 As (V) 농도 (0, 0.5, 2, 5, 10 μg L-1)변화에 따른 H. fusiforme의 생장률 변동을 Fig. 3에 나 타내었다. 0.02 mg L-1 인산염 농도에서는 As (V) 농도가 증 가할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으며, 2 μg L-1에서 유의 적으로 감소해 (p<0.05), 최고농도인 10 μg L-1에서는 대 조구 대비 30%가 감소하였다 (Fig. 3) (p<0.01). 2 mg L-1 인산염 농도에서는 As (V) 농도가 증가할수록 H. fusiforme 의 생장률은 큰 변동을 나타내지 않았으며, 10 μg L-1에서 는 대조구 대비 13% 증가하였다 (Fig. 3) (p<0.01). 14일째 최고농도인 10 μg L-1의 As (V) 농도에서 인산염 2 mg L-1가 0.02 mg L-1보다 78% 높게 나타났다.
고 찰
해조류는 인간에게 필요한 다양한 영양소를 포함하 고 있지만, 성장하는 과정에서 해수 중에 포함되어 있 는 다양한 유해물질을 흡수하여 축적한다 (Almela et al. 2006). 특히, 해조류는 중금속을 빠르게 흡수하는 특징 을 가지고 있으며, 이 특징을 이용해 중금속 오염을 판단 하기 위한 biomonitoring 방법으로 사용된다 (Besada et al. 2009;Villares et al. 2017). 해조류는 표면의 정전기적 인력 (electrostatic attraction)을 통한 이온교환 반응과 금속이온 을 세포막에서 세포질로 이동시키는 활성섭취를 통해 중 금속을 흡수하여 축적하며, 중금속 축적은 온도, 광량, 생 리활성 및 해조류의 연령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 다 (Besada et al. 2009;Jarvis and Bielmyer-Fraser 2015). 해 조류는 녹조류, 갈조류, 홍조류가 모두 금속을 축적하지 만, 중금속을 축적하는 능력은 금속의 생물학적 이용도 (bioavailability)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Besada et al. 2009), 특히 갈조류는 녹조류와 홍조류보다 중금속 결합능력이 높고 세포벽에 알긴산과 단백질과 같은 많은 화합물을 가 지고 있어 중금속의 축적량이 높다 (Schiewer and Wong 1999;Besada et al. 2009).
비소는 해수 내 22번째로 많이 존재하며, 주로 무기비 소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Ronan et al. 2017), 해조류는 육상식물보다 무기비소를 흡수하기 유리하다 (Ma et al. 2018). 해조류는 주로 무기비소를 Arseno-sugar glycerol, 인 산염 (phosphate), 술폰산염 (sulfonate) 및 황산염 (sulfate) 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Madsen et al. 2000), Taylor와 Jackson (2016)의 연구에 따 르면 갈조류의 경우 녹조류와 홍조류에 비해, 인산염 결 핍 시에 무기비소의 흡수가 촉진되었다. 인산염과 무기비 소는 상대적인 농도 차이에 따라 해조류 세포막의 인산염 운반체에 결합하기 위해 경쟁하며, 높은 농도의 인산염은 세포막 무기비소 결합을 감소시켜 무기비소 흡수를 억제 한다 (Ma et al. 2018). 본 연구결과에서도 갈조류인 톳 (H. fusiforme)은 인산염의 농도가 감소할수록 As (V)의 축적량 이 증가하여, 인산염과 As (V)의 상대적인 농도차이에 따 라 As (V) 흡수량이 변화하였다. 하지만 비소변환에 관여 하는 여러 가지 유전자가 밝혀진 미세조류에 비해, 갈조류 와 같은 거대 해조류의 무기비소 축적 및 물질대사과정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Ma et al. 2018).
외부에서 유입되는 무기비소가 해조류의 성장에 미치 는 영향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Ma et al. 2018), 해조류가 중 금속에 노출되는 경우 광합성 능력에 손상을 입을 수 있 다고 알려져 있으며 (Jarvis and Bielmyer-Fraser 2015), 무기 비소는 갈조류 (Macrocystis pyrifera)에서 핵 이동 (nuclear migration)을 방해하고 세포분열을 억제하기 때문에 (Garman et al. 1994;Levy et al. 2005) 생장을 저해시킬 수 있 다. 본 연구결과에서도 인산염 농도가 0.02 mg L-1에서 무기 비소의 축적량이 높고, 생장률이 낮았으며, 2 mg L-1로 높은 경우 무기비소의 축적량은 낮고 생장률이 높아 (Figs. 1, 3), 저 인산염에 의한 무기비소의 축적으로 인해 H. fusiforme 의 성장률이 억제되었다고 판단된다.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연근해 환경측정망 모니터링 결과 우리나라 서해, 동해 및 남해 연안의 해수에서 용존 무기인 (DIP)의 감소 경향이 나타난다 (Fig. 4). 2016년 기 준 우리나라 전연안의 DIP 농도는 본 연구의 낮은 인산염 농도인 0.02 mg L-1보다 낮으며 (Fig. 4), H. fusiforme와 같 은 갈조류에서 DIP 부족으로 인한 해수 중의 무기비소 축 적이 대단히 우려되는 농도이다. H. fusiforme의 무기비소 축적으로 인해 프랑스, 미국, 호주 및 뉴질랜드는 비소관 리 규정을 제정했고 (Mabeau and Fleurence 1993), 영국, 캐 나다, 벨기에는 H. fusiforme와 같은 해조류의 직접적인 섭 취를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Almela et al. 2006;Ronan et al. 2017). 특히 우리나라는 H. fusiforme를 식용으로 사용 한 역사가 상당히 오래되었고 (Roh et al. 2000), H. fusiforme 는 비타민, 미네랄 및 fucoidan과 같은 영양성분이 많이 포 함되어 있어 다양한 식품으로 개발 및 유통되고 있는 실정 이다. 또한 최근 일본은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로 인한 요 오드 섭취수요의 증가로 H. fusiforme를 포함한 갈조류의 소비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Jung et al. 2017). 향후, H. fusiforme 뿐만 아니라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해조류의 식품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해조 류가 무기비소를 축적하는 기작 및 다양한 해양환경 변화 에 따른 무기비소 흡수와 축적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 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적 요
인산염 농도 변화에 따른 Hizikia fusiforme의 무기비소 축적량 및 생장률을 분석하였다. 무기비소에 14일간 노출 하였을 때, 2 mg L-1의 높은 인산염 농도에서 무기비소 축 적량이 증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산염 농도가 0.02 mg L-1로 낮은 경우에 무기비소 축적량이 3배 이상 증가하였 다. 또한 H. fusiforme는 인산염 농도가 낮은 경우 생장률이 14.5%, 무기비소 (10 μg L-1)에 노출되었을 경우 생장률이 대조구 대비 30% 감소하였다. H. fusiforme는 인산염과 무 기비소를 구분하지 못하여 인산염의 농도가 낮은 경우 무 기비소 축적량이 증가하게 되고, 축적된 무기비소는 광합 성 저해 및 세포분열을 방해하여 생장률을 억제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양식생물인 H. fusiforme는 다른 해조 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기비소 축적량이 높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H. fusiforme의 식품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