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제주도는 우리나라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섬으로, 아열 대성 해양 생물들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제주도 연안의 생물상은 육지의 다른 연안들과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으며, 전체 국내 해양생물 종의 약 50% 이상이 제주도 해역에 서식한다 (Song 1991). 더불어 제주도 연안 해역은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서로 다른 수 괴의 영향으로 인해 해수 교환이 원활하고, 이로 인해 다 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Jeju National University 2009). 제주도 주변 해역은 동중국해에서 북상 해 오는 따뜻한 대마난류수가 연중 영향을 미치고, 양쯔 강 유출수, 한국 남해연안수 및 황해 저층 냉수에 의해 시 기적으로 영향을 받으며 다양하고 복잡한 해황 구조를 나 타내어 (Ko et al. 2003), 아열대해역을 비롯한 난류권 해역 에서 서식하는 해양생물 종이 유입되고 서식하는 등 매우 독특한 해양생태계를 이루기도 한다 (Choa and Lee 2000;Lee et al. 2000). 또한, 제주 해양생물 중 온대해역 종은 약 43%, 아열대 또는 열대해역 종은 47%에 달한다는 연구결 과도 있으며, 국내 해양생물 종조성에 매우 큰 비중을 차 지한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Choi et al. 1992). 위와 같은 연구 결과, 우리나라의 해양생물 다양성에 있어서 제주도 가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겠다.
한편으로 제주도 주변 해역은 전 세계에서 지난 30년 동 안 온난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된 지역 중 하나이기도 하 며, 다양한 해양오염원으로부터의 노출 등으로 인한 부영 양화도 진행되고 있다. 즉, 급변하는 지구의 기후 변화와 함께 생물들이 서식하는 데 필요한 적합한 환경 조건이 자 연적·인공적으로 급격히 바뀌고 있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제주도 연안의 해양생태계를 전반적으로 이해하 고 예측할 수 있는 장기적 모니터링 연구에 대한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다양한 해 양생물 종들을 생물자원으로서 보존하기 위한 연구의 필 요성도 증대되고 있다.
저서동물은 그 대부분이 척추가 없는 무척추동물들이 며, 무척추동물들은 바다에서 가장 다양한 생물군을 포함 하고 있다. 해양 저서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개체군 중 중형저서동물 (meiofauna)은 대체로 망목 크기 1 mm 의 체를 통과하여 32 μm의 체에 걸러지는 저서생물이다 (Shirayama et al. 1993). 중형저서동물에 속하는 동물군의 주요 종들은 전 생활사를 퇴적물 안에서 보내며 서식을 위 해 비교적 안정된 환경을 요구하고, 세대기간이 짧기 때문 에, 대형저서동물에 비해 환경 변화에 민감하여 짧은 기 간에도 군집의 변화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Sandulli and de Nicola 1990). 또한 중형저서동물은 단위 면적당 서식 밀도가 퇴적물 1 m2 당 106∼107개체로 다른 생물 그룹들 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주 높아 밀도 변화의 감지가 용이 하고 (McIntyre 1969), 조사 방법에서도 매우 적은 시료 채 취만으로도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료 채집으로 인한 자연환경의 훼손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Moore and Bett 1989). 그리고 이들은 높은 환경적응력을 가지고 있으며, 출현 종수 및 생물량이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다 (Steimle and Wright 1982). 또한, 다양한 시공간 지리적 분포패턴 을 갖는 특징으로 인하여 생물다양성 파악에 용이하고, 그 해역의 건강도를 측정하는 지표종으로 활용되고 있다 (Thouzeaue et al. 1991). 우리나라에서도 해양 생태계 내에 서의 중형저서동물 군집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점차 증 대되고는 있지만, 국내에서 중형저서동물에 대한 연구는 아직은 소수의 연구자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거기에 더하여 제주 지역에서의 중형저서 생물 군집에 대한 연구 는 아주 부족한 실정이며, 그것도 특정 연안을 대상으로 하거나 단기적인 실험연구에 그치고 있다 (Kim et al. 1998, 2000, 2001, 2004a, 2004b;Min et al. 2006;Back et al. 2009;Kang et al. 2011;Kim et al. 2014;Shin et al. 2016). 이에 본 논문에서는 지금까지 수행된 적이 없는 연구인 제주 연안 전체에 서식하는 중형저서동물 군집의 특성을 밝혀보고 자 하며, 이를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군집의 변동을 밝히기 위해 다년간에 걸친 계절 조사의 결과를 밝히고 이 에 대해 논의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제주도 전체 연안에 대한 중형저서동물의 채집을 위하 여 조간대 지역에서 총 20개의 정점을 선정하였으며 계 절 조사를 수행하였다. 조사 시기는 2017년 4월, 7월, 11월, 2018년 2월, 5월, 8월, 11월, 2019년 2월로 총 8회 약 2년에 걸쳐 이루어졌다. 퇴적물 채집 지역은 정점 1은 용당리 연 안, 정점 2는 수월봉 연안 모래 지역이며, 이 정점들로부터 서쪽, 서남쪽, 다시 동쪽으로 이어지는 전 연안에 걸쳐 20 정점을 선정하였다. 정점 선정은 화산암으로 이루어져서 인간의 접근이 불가한 지역, 퇴적물이 쌓여 있지 않은 지 역 등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한 등간격으로 전 연안에 걸쳐 서 이루어졌다. 더불어 인위적인 교란을 피하고자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조간대 연안 정점을 선정하였다. 각 정점의 위치는 다음과 같다 (Fig. 1, Table 1).
퇴적물 시료 채집은 2017년 4월, 7월에는 플라스틱병을 이용하여 직접 퇴적물 시료를 채집하였다. 사용된 플라스 틱병은 직경 5 cm, 높이 7.3 cm, 표면적 19.6 cm2이며, 이 플 라스틱병을 이용하여 조간대 퇴적물 상층 3 cm 이내에서 표층을 긁어 담았으며, 플라스틱병 내에 5 cm까지 채운 퇴 적물을 반복수 1회 채집하였다. 2017년 11월, 2018년 2월, 5월, 8월, 11월, 2019년 2월에는 플라스틱 튜브를 이용하 여 퇴적물을 채집하였으며, 튜브에 부피 50 mL의 퇴적물 을 채집하였다. 각 정점에서 퇴적물은 반복수 3회 채집하 였고, 채집된 퇴적물은 현장에서 로즈 벵갈 (rose bengal)을 혼합한 5% 중성 포르말린으로 고정한 후에 실험실로 운반 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 운반된 퇴적물 시료는 Silica-gel Ludox HS-40을 이용하는 밀도 차에 의한 생물 분리 방법 을 통해 퇴적물로부터 생물을 분리하였다. 이 방법은 실험 실에서 고정된 퇴적물을 1 mm 체에 통과시키고 37 μm 체 에 남겨진 시료를 Silica-gel Ludox HS-40에 넣어 원심분리 를 하여 분리하는 방법이다 (Burgess 2001). 퇴적물과 분리 된 중형저서동물은 해부현미경 하에서 계수 및 분석하였 으며, 분석 결과는 표면적 10 cm2로 환산하여 표시하였다.
N/C (Nematode/Harpacticoids) 비는 중형저서동물 그 룹 중 가장 우점하는 선충류와 저서성 요각류의 서식 밀 도 비를 이용한 지수이다 (Raffaelli and Mason 1981). 선충 류는 오염 특히 빈산소 환경에 대한 내성이 강하고 저서성 요각류는 오염에 민감한 생태적 특징을 이용하여 그 지역 의 생태적 건강성을 나타내는 지수이다. 값이 높을수록 오 염도가 증가하고, 값이 낮을수록 오염도의 감소를 지시한 다. N/C ratio 값 산출은 아래와 같은 공식을 이용하여 산 출하였다.
채집 시기별 군집구조와 유사도 등을 파악하기 위하여 Bray-Curtis의 유사도 지수를 기초로 집괴분석 및 MDS 분 석 (Muti-Dimensional Scaling analysis)을 실시하여 군집 특 성을 확인하였다 (Primer v.6). 각 시료의 계절별·정점별에 따른 중형저서동물 서식밀도의 유의한 차이를 파악하기 위하여 two-way ANOVA test를 실시하였다 (SPSS. v.19).
결 과
조사가 이루어진 정점 중 평균 서식밀도가 가장 높은 정 점은 정점 15로 8계절의 평균 서식밀도는 2,505 inds. 10 cm-2로 나타났고, 두 번째로 높은 정점은 정점 3으로 2,083 inds. 10 cm-2의 값을 보였다. 평균 서식밀도가 가장 낮은 정점은 정점 5로 8계절 평균 서식밀도는 733 inds. 10 cm-2 의 결과를 나타냈고, 두 번째로 낮은 정점은 정점 19로 평 균 975 inds. 10 cm-2 값을 나타냈다 (Fig. 3, Table 5). 대부분 의 정점에서 가장 높은 서식밀도를 보인 계절은 2017년의 4월 (봄)이었고, 가장 낮은 서식밀도를 보인 계절은 2019 년의 2월 (겨울)로 나타났다. 조사정점들은 지역적으로 정 점 1∼4, 18∼20은 북서지역, 정점 5∼9는 남서지역, 정점 10∼13은 남동지역, 정점 14∼17은 북동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Fig. 1). 제주를 북서, 남서, 남동, 북동으로 나누어 보았을 때, 2017년도에는 제주도 전체적으로 제주 북부와 남부 연안보다 동부와 서부 연안의 서식밀도가 높은 경향 을 나타냈지만, 전체적인 서식밀도 값은 나누어진 네 구역 의 정점들이 평균 값에서 큰 차이가 있거나 매우 유사한 경향을 보이는 결과는 보이지 않았고, 일부 인접한 정점에 서 계절적 유사도가 나타났다. 정점별 계절 변동은 정점 3, 4, 9, 10, 15, 18에서 상대적으로 큰 폭의 변동 값을 보였으 며 정점 1, 5, 16, 19에서는 계절에 따른 변동값이 상대적으 로 낮은 결과를 나타냈다 (Figs. 2, 3). 특히 정점별로 가장 높은 서식밀도를 보인 계절이 정점 6, 7, 8에서는 2018년 8 월, 정점 11, 12에서는 2018년 2월, 정점 13, 14, 15, 17, 18에 서는 2017년 4월, 정점 3, 4에서 2017년 2월로, 지리적으로 가까이 위치한 정점에서 가장 높은 서식밀도를 보이는 계 절이 어느 정도 일치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Figs. 2, 3). 정 점별 서식밀도가 가장 낮은 계절에서는 지역 간의 특이적 인 관계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정점 4, 11, 15, 20을 제외한 모든 정점에서 가을과 겨울에 가장 낮은 서식밀도를 나타 냈다. 또한 전체 중형저서동물 서식밀도는 정점별·계절별 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Two-way ANOVA, p<0.05).
계절의 변동은 정점 3과 4에서 2017년 봄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서식밀도가 감소하다가 2018년 봄 이후로 계절 이 변화하여도 서식밀도 값은 크게 변하지 않는 결과를 나 타내었다. 정점 6과 7은 2017년 여름에서부터 서식밀도 값 이 급격한 증가를 보이다가 2018년 봄에서 여름으로 가며 소폭 증가하였고, 여름에서 가을로 시간이 지나며 다시 대 폭 감소하며 2019년 겨울에는 매우 낮은 서식밀도 값을 나타냈다. 정점 12와 13은 2017년 여름에서 가을이 되며 서식밀도가 급감하였다가 다시 겨울이 되며 2018년 2월 에 서식밀도 값이 크게 오르고, 그 다음 계절인 봄에 다시 서식밀도 값이 대폭 낮아지는 계절적 변동을 보였다. 정점 14와 15에서는 2017년 봄에 매우 높은 서식밀도 값을 보 이고 2017년 여름으로 시간이 지나며 서식밀도 값이 급감 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져 2019년 2월, 겨울에 가장 낮 은 서식밀도 값을 보이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정점 17과 18은 2017년 4월, 봄에 가장 높은 서식밀도 값을 보 이고 2017년 7월 여름에 매우 높은 폭으로 서식밀도가 감 소하였다가 소폭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며 2019년 2월에 가장 낮은 서식밀도 값을 나타내었다. 정점 19와 20에서는 2017년 여름에서 가을로 시간이 지나며 서식밀도 값이 대 폭 감소하였고, 다시 겨울이 되며 증가하고 시간이 지나며 감소하였다가 2018년 11월에 서식밀도 값이 큰 폭으로 상 승하였으나 2019년 2월에 다시 감소하는 유사한 경향의 서식밀도 변동을 볼 수 있었다. 계절적인 변동이 일치하는 정점들은 서로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는 유사점도 있지만, 제주를 북서, 남서, 남동, 북동으로 나누었을 때 모두 같은 범주에 포함되는 정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부분의 계절을 제외하고 모든 정점에서 해양선충 류 (Nematodes)가 평균적으로 가장 우점하는 분류군으 로 나타났고, 두 번째로 우점하는 분류군은 저서성요각류 (Harpacticoida)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우점하는 분류 군은 갑각류 유생 (Nauplius), 저서유공충류 (Foraminifera), 다모류 (Polychaetes)로 나타났으며 정점별 우점분류군은 계절별로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결과를 나타냈다 (Figs. 2, 3). 가장 우점했던 해양선충류는 2017년 4월의 정점 15에 서 4,880 inds. 10 cm-2로 전체 정점에서 제일 높은 값을 보 였고, 그 다음으로는 2017년 4월의 정점 3에서 4,158 inds. 10 cm-2로 나타났으며, 가장 낮은 서식밀도를 보인 정점은 2017년 11월의 정점 9에서 44 inds. 10 cm-2의 값을 보였다. 두 번째 우점분류군인 저서성 요각류에서 가장 높은 서식 밀도를 보인 정점은 2017년 4월의 정점 18에서 3,917 inds. 10 cm-2, 그 다음으로는 2017년 4월의 정점 10에서 2,016 inds. 10 cm-2의 값을 보였고, 가장 낮은 서식밀도는 2017년 11월 정점 2에서 13 inds. 10 cm-2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로 우점한 분류군인 갑각류 유생은 2017년 4월의 정점 18에 서 2,124 inds. 10 cm-2, 그 다음으로는 2017년 4월의 정점 9 에서 448 inds. 10 cm-2으로 나타났으며, 가장 낮은 서식밀 도는 2019년 2월의 정점 3에서 2 inds. 10 cm-2의 값을 보였 다. 네 번째 우점분류군인 저서유공충류에서 가장 높은 서 식밀도를 보인 정점은 2017년 7월의 정점 2에서 592 inds. 10 cm-2였고, 그 다음으로는 2017년 4월의 정점 9에서 304 inds. 10 cm-2의 값을 나타냈으며, 가장 낮은 서식밀도를 보 인 정점은 2019년 2월의 정점 11에서 2 inds. 10 cm-2으로 나타났다 (Figs. 2, 3, Tables 2-5).
각 정점에서의 계절별 중형저서동물 출현분류군 수는 Fig. 4에 나타냈다. 출현 분류군 수는 6∼10개 사이로 나타 났으며, 평균적으로 가장 높은 출현분류군 수를 보인 정 점은 정점 20과 2로 평균적으로 9개 이상의 중형저서동물 분류군이 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평균적으로 가장 낮은 출현분류군 수를 보인 정점은 정점 7과 10에서 평균 6개 분류군이 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정점 에서 2017년 4월에서 2019년 2월로 시간이 지나면서 출현 분류군 수가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정 점 3∼7, 11, 13, 15, 17∼19에서는 2017년 4월부터 계절이 지나며 출현분류군 수가 천천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다 가 2018년 8월에서 11월로 가며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출 현분류군 수가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Fig. 4).
최근 중형저서동물을 이용한 환경 평가 방법에 대한 관 심이 증가하고 있다 (Sandulli and de Nicola 1990). 일반적 으로 선충류는 오염, 특히 빈산소 환경에 대한 내성이 강 하고 저서성 요각류는 오염에 민감한 생태적 특징을 가지 고 있다 (Raffaelli and Mason 1981). 특히 저서성 요각류는 중형저서동물 분류군 내에서 다른 분류군들에 비하여 환 경변화에 민감하며 (Hargrave and Thiel 1938; Warwick and Clarke 1991; Coull and Chandler 1992), 연구지역의 오염 도와 비례하여 개체수의 급격한 차이를 보이는 대표적인 분류군으로 알려져 있다 (Raffaelli 1981, 1987; Sandulli and de Nicola 1990). 이러한 특징을 이용하여 오염도를 평가 하는 지수인 N/C ratio를 이용하여 연구지역 저서생태계 의 건강도를 나타내었다. N/C ratio는 값이 높을수록 오염 도가 증가하고, 값이 낮을수록 오염도의 감소를 지시한다. 본 연구에서의 N/C ratio 값은 0.02∼87.40의 범위를 나 타냈다. 가장 낮은 N/C ratio 값은 2017년 4월의 정점 8에 서 0.02로 나타났고, 그다음으로는 2017년 4월의 정점 6과 7, 2017년 11월의 정점 9에서 0.10의 값을 보였다. 가장 높 은 N/C ratio 값을 보인 정점은 2019년 2월에 정점 11에서 87.40의 값을 보였고, 그 다음으로는 2018년 11월의 정점 3에서 65.30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2017년 4월에서 가장 낮은 N/C ratio 값을 나타내었고, 2018년 11월에 가 장 높은 N/C ratio 값을 나타내었다. 정점 1, 5, 11, 20을 제 외한 정점에서 전체적으로 2018년 8월에서 11월로 지나 며 N/C ratio 값이 대폭 오르며 오염도의 증가를 지시하였 다가, 2019년 2월이되며 다시 감소하여 오염도가 감소하 였음을 나타내었다. 다른 정점들이 여름에서 가을로 가며 오염도의 증가를 지시한 반면에, 정점 11에서만 모든 정점 에서 유일하게 2018년 가을에서 2019년 겨울로 시간이 지 남에 따라 N/C ratio 값이 36.90에서 87.40으로 크게 증가 하여 가을에서 겨울로, 시간이 지나며 오염도의 증가를 지 시하였다 (Figs. 5, 6).
제주 연안에서의 중형저서동물 군집의 지역·계절 군 집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채집 정점을 북서 (정점 1∼4, 18∼20), 남서 (정점 5∼9), 남동 (정점 10∼13), 북동 (정 점 14∼17)으로 지역 구분을 하여 계절의 평균값을 구하 였다. Bray-Curtis의 유사도 지수를 기초로 군집분석을 실 시한 결과, 총 3개 그룹으로 구분되었는데 그 중 A 그룹이 가장 많은 계절과 지역이 포함된 그룹으로 나타났다 (Fig. 7). A그룹에는 제주 전체 지역의 겨울이 모두 포함되었 고, 북서의 여름을 제외한 세 지역의 여름, 남서의 가을, 남 동의 봄 값이 포함되어 제주의 겨울과 북서를 제외한 여 름 지역, 그리고 봄과 가을의 일부 지역의 군집 특성이 유 사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B 그룹은 북동의 가을, 북서의 가 을, 남동의 가을로 남서의 가을 값을 제외한 세 지역의 가 을이 포함되어 가을 시기에 북동, 북서, 남동의 군집 특성 이 유사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C 그룹은 북동의 봄, 북서의 봄, 남서의 봄, 남서의 여름이 포함되었고 봄 계절에 남동 을 제외한 북동, 북서, 남서 세 지역의 중형저서동물 군집 이 유사한 그룹으로 분류되었다 (Fig. 8).
고 찰
중형저서동물의 군집 분포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계절적 변동을 들 수 있다. 중형저서동물의 일반 적인 계절적 분포 양상은 여름철에 높은 서식밀도를 보이 고 겨울철에는 낮은 온도 등의 영향으로 서식밀도가 감소 하는 경향을 나타내며 (James and Mark 2004), 중형저서 동물의 서식밀도에 있어서 계절적 변동은 모래 퇴적물보 다는 펄로 구성된 퇴적물에서 더욱 변화가 크게 나타난 다 (Coull 1985). 국내 조간대 조사에서도 온도가 여름에 높아지고 겨울에 낮아지는 환경변화에 동반하여, 중형저 서동물의 서식밀도도 여름에 높고 겨울에 낮아지는 계절 적 변동 현상을 나타내는 연구 결과들을 보여주었다 (Kim et al. 2005;Min et al. 2006;Kang et al. 2011). 제주 전체 조 간대에서의 서식밀도 연구 결과, 2017년 춘계부터 2019 년 하계까지 이르는 8계절 동안의 서식밀도 값은 733∼ 2,505 inds. 10 cm-2로, 평균 서식밀도 값은 1,527 inds. 10 cm-2로 나타났다. 다른 조간대 지역에서의 중형저서동 물 서식밀도 연구 결과에서는 대부도에서 30∼1,382 inds. 10 cm-2, 평균 751 inds. 10 cm-2, 만리포에서 1,521∼7,849 inds. 10 cm-2, 평균 4,161 inds. 10 cm-2 값을 보였고, 새만금 에서 29∼4,107 inds. 10 cm-2, 평균 1,020 inds. 10 cm-2, 이 원방조제에서 246∼2,177 inds. 10 cm-2, 평균 870 inds. 10 cm-2로 보고되어 있다 (Kim et al. 1998;KORDI 2001;Min et al. 2006). 섬이라는 특성으로 인하여 다른 갯벌지역의 조간대 서식밀도와의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만리 포 지역을 제외하고는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의 서식밀 도 값을 보였다. 조사가 이루어진 정점 중 평균 서식밀도 가 가장 높은 정점은 정점 15로 8계절의 평균 서식밀도는 2,505 inds. 10 cm-2로 나타났고, 두 번째로 높은 정점은 정 점 3에서 2,083 inds. 10 cm-2의 결과를 보였다. 평균 서식밀 도가 가장 낮은 정점은 정점 5로 8계절 평균 서식밀도는 733 inds. 10 cm-2의 결과를 나타냈고, 두 번째로 낮은 정점 은 정점 19로 평균 975 inds. 10 cm-2 값을 나타냈다 (Fig. 3, Table 5). 대부분의 정점에서 가장 높은 서식밀도를 보인 계절은 2017년의 4월이었고, 가장 낮은 서식밀도를 보인 계절은 2019년의 2월로 나타났다.
본 연구 결과에서는 정점 간에 계절의 차이로 인한 서식 밀도 변동 패턴이 일관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 부분의 정점에서 2017년 하계에서 추계로 시간이 지나며 서식밀도가 감소하였다가 동계로 갈수록 다시 증가, 그 이 후 시간이 지나며 감소하였다가 2018년 춘계에서 하계로 시간이 지나며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2018년 추 계에서 2019년 동계로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다시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Figs. 2, 3). 또한, 일반적으로 서식밀도가 하 계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에 반하여 2017년 하계에 서식밀도 감소를 보인 정점은 정점 4, 6, 10, 17, 20이다. 정 점 4는 대정오일시장 앞바다, 정점 10은 보목항 및 횟집 인 근, 정점 17은 삼양검은모래해변, 정점 20은 협재해수욕장 이며 2018년 하계에 서식밀도 감소를 보인 정점 3은 다목 적회관 앞, 정점 14는 우도 도항선 대합실 인근 정점이다. 2017, 2018년 하계 모두에서 서식밀도 감소를 보인 정점 6 은 카페와 레스토랑 인근으로 관광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이다. 채집 지역을 선정할 때 최대한 사람의 접근이 적은 지역을 선정하였지만, 일반적인 계절 변동과 일치하지 않 는 결과가 나온 이유로는 서식밀도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인위적인 교란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되어진다.
일반적으로 조간대의 세립질 퇴적물에서는 선충류가 우점하는 경향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Giere 1993), 본 연구지역에서도 다소의 계절적 차이는 있었으나 평균 적으로 모든 정점에서 가장 우점하는 분류군으로 나타났 다 (Figs. 2, 3). 그다음으로 우점한 분류군은 저서성요각류 이며, 선충류와 저서성요각류가 전체 우점분류군 중에서 도 서식밀도의 90% 이상을 차지하였으며, 전체 서식밀도 의 변동은 이 두 분류군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결과를 보였다 (Tables 2-5). 유사한 퇴적물에 서식하는 중형저서 동물에 대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계절적으로 약간의 분 류군 차이는 있지만 선충류, 저서성 요각류, 저서유공충류, 갑각류유생이 가장 우점하는 분류군으로 나타났다 (Kim et al. 1998;Kim et al. 2004b;Min et al. 2006;Kim et al. 2014).
Shin et al. (2016)에 의해 조사된 만리포 지역, Kim et al. (1998)에 의해 조사된 새만금 갯벌, Min et al. (2006)에 의 해 조사된 태안 이원방조제에서의 중형저서동물 군집 조 성 연구 결과 만리포, 새만금, 이원방조제 지역에서는 총 12개의 분류군이 출현하였고, KORDI (2001)에 의해 대부 도 갯벌에서 수행된 중형저서동물 군집 조성 연구에서는 총 13개의 분류군이 출현하였다. 제주도 연안 지역의 출 현분류군 수는 그에 비하여 다소 낮은 결과를 보였고, 퇴 적상이 사질형태인 조간대에서 진행된 중형저서동물 군 집 연구에서도 출현한 분류군 수는 11개로 본 연구와 비 교해서는 다소 높은 출현분류군 수를 나타냈다 (Kang et al. 2011).
본 연구에서의 N/C ratio 값은 전체 계절·정점에서는 0.02∼87.4의 범위를, 평균적으로는 2∼16.8의 범위를 나 타냈다. 만리포 지역에서의 N/C ratio 값이 22.2∼67.5 (Shin et al. 2016), 새만금 외해역 지역의 연구에서의 N/C ratio 값이 0.3∼334.3의 넓은 범위를 보이는 것에 비해서 (Kim et al. 2014) 비교적 좁은 범위이나, 지역적으로 제주 도 전체를 아우르는 조사이고 광양만 지역에서의 평균 N/ C ratio 값이 0.6∼0.83, 가만만 지역에서는 0.78∼0.9, 진해 만 지역에서는 0.85∼0.9 (Lee 2013) 범위의 값을 보인 것 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다양한 건강도를 나타냈다고 보여 진다. 제주 전 지역을 북서, 남서, 남동, 북동으로 나누었 을 때, 남서에서 평균 4.6으로 가장 낮은 N/C ratio 값을 보 여 상대적으로 오염도가 낮음을 지시하였고, 남동에서 평 균 10.6으로 가장 높은 N/C ratio 값을 보여 상대적으로 오 염도가 높음을 지시하였다. 하지만 N/C ratio는 항상 오염 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며, 특히 물리적 환경의 변화가 이 루어지는 지역에서는 큰 의미를 갖기는 어렵다 (Back et al. 2009). 유기물 함량 등의 다른 요소와 비교해보면 N/C ratio가 근소만 지역에서 유효한 결과를 나타냈는지에 대 하여 정확히 알 수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환경 자료가 부 족하여 결론을 내리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생물지 수를 적용한 연구는 국내 연안지역에서 아직 매우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향후 환경 자료를 보완하여 생물지수의 유효성에 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제 주 연안을 북서, 남서, 남동, 북서로 구분하여 지역 간의 중 형저서동물 군집 유사도를 비교하여 분석한 결과, 대부분 중형저서동물 군집의 계절 평균값은 계절에 따라 구분되 기보다는 지역으로 그룹이 나누어져 지역적 유사도가 높 은 결과를 나타내었고 (Figs. 7, 8), 이러한 연구 결과에서는 제주 연안에서의 중형저서동물 군집 특성 변동은 지역 차 이보다는 계절적 변동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생각된다.
제주 주변 해역은 전반적으로는 제주도 남쪽해역에서 북상하는 대마난류수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Rho 1985), 제주해협의 북쪽에서는 한국 남해안 연안수의 영향을 더 욱 크게 받고 있고 (Choi 1989) 하계에 들어서면 연안 표 층에서 중국 대륙연안수가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 려져 있다 (Kim and Rho 1994). 제주도 연안 천해역의 환 경은 황해 저층냉수, 대만난류, 중국 대륙연안수 등의 수 괴 세력 변화에 의하여 해양생태계의 환경도 따라서 변 화한다는 결과가 있었다 (Byeon 1981;Kim and Lee 1982;Rho and Hirano 1983;Kim and Rho 1994;Lim 2012). 또한, 최근에는 제주 연안의 수온 상승이 제주도 해양환경 변 화 중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이며 수온의 상승으로 인하여 해양생태계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고, 점차 열대 성 해역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 다 (MOF 2006). 정점 12는 연중 대만난류수의 영향을 받 는 해역이며 육상 양식장이 밀집되어 있고 갯녹음 현상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고, 다른 정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저 서성 요각류와 갑각류 유생의 서식밀도가 높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으며, N/C ratio로 나타난 건강도 지수도 다른 정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매우 낮아 오염도가 낮다고 판 단된다. 정점 8, 9, 10, 11은 대마난류나 중국 대륙연안 해 류의 영향을 받는 해역으로 다른 조사지역에 비하여 수온 이 높아 아열대성 생물, 특히 산호류의 분포가 많이 나타 나는 연안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Ko et al. 1998). 이 그룹 의 정점은 서식밀도 값이 평균 1,325∼1,704 inds. 10 cm-2 으로 전체 정점에서도 평균값을 보이는 정점들이었고, N/ C ratio는 정점 9에서는 낮게 나타났으나 나머지 정점에서 는 상대적으로 높은 N/C ratio의 평균값을 보여 오염도의 증가를 지시하였다. 정점 1∼4, 19∼20은 하계에 중국대륙 연안수 (양자강 희석수)의 영향을 받는 해역이지만 최근 해조류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해역으로 발표되었다 (Lim 2012). 이 그룹의 정점들은 정점 19를 제외하고 상대 적으로 높은 서식밀도를 보이는 정점들이 포함되어 있었 으며 N/C ratio를 이용한 건강도 평가는 정점 1을 제외하 고 상대적으로 오염도가 높게 나타났다. 정점 14∼18은 동 계에는 대마난류수의 영향을 받으나, 하계에는 대마난류 수와 황해 저층냉수의 혼합수에 의한 영향을 받고 있는 곳 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그룹은 평균 서식밀도 값이 지역별 로 나뉜 네 그룹 중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N/C ratio 값은 정점 16을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값을 나타내 어 오염도의 증가를 지시하였다. 아열대 해양생물들은 해 양환경에서 수온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군집조성이 변화 할 수 있지만, 수온변화의 한 가지 요인만으로 계절별 저 서동물의 군집 변화를 해석하기에 무리가 있다 (Ko et al. 2016). 저서동물의 분포와 종조성은 가용한 먹이량 이외 에 서식지 환경특성에 의해 좌우되어 군집 조성이 달라지 고 (Long and Lewis 1987) 생활하수 배출이나 발전소 온배 수의 배출 등 소규모의 인위적인 교란에 의해서도 군집 조 성이 변동될 수 있다 (Choi et al. 2000). 중형저서동물 군집 의 계절별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축적된 환경 자료와 장기간의 군집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 는 2년 동안 8계절의 중형저서동물 군집 변화를 연구하였 다. 환경 자료가 부족한 관계로 환경 인자와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에는 부족하나 향후 추가적인 환경 자료와 계절 별 군집 자료의 보충으로 제주도에 서식하는 중형저서동 물 군집의 계절별 변동 특성의 파악과 제주 해양생태계에 서의 생태학적 역할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적 요
본 연구는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중형저서동물 군집의 특성과 계적적 변동을 알아보고자 수행되었다. 제주도 조 간대 지역에서 20개의 조사지점을 선정하였으며, 2017년 4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총 8회의 조사를 수행하였다. 조 사결과, 조사지점 당 중형저서동물의 밀도는 733~2,505 inds. 10 cm-2였으며, 2017년 4월에 밀도가 가장 높았고 2019년 2월에 가장 낮았다. 모든 조사지점에서 Nematode 가 우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copepod와 nauplius 가 그 다음 우점 분류군으로 조사되었다. 생태계 건강성을 나타내는 Nematods/Copepods ratio (N/C ratio)는 2017년 4월에 가장 낮은 값인 0.02, 2019년 2월에 가장 높은 값인 87.40으로 산출되었으며, 이는 조사지점의 건강성이 악화 되었음을 의미한다. Multi-Dimensional Scaling (MDS) 분석 결과는 제주 연안의 중형저서동물 군집구조는 지역적 차 이보다는 계절적 변동에 의해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음을 나타냈다. 제주도의 중형저서동물 군집의 계절적 변동 특 성을 보다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 추가적인 군집조사와 환경 인자와의 상관관계 분석이 후속 연구로 필요할 것으 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