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수온, 염분, 해수면 등의 환경을 지속적으로 변화시켜 수산생물질병 발생을 증가 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며 병원체 및 생물의 특성변화, 질병 발생 동태 또는 숙주 범위 확대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수산물 교역 등을 통하여 해외 악성 전염병이 국내에 유입되어 정착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치료 또는 박멸에 많은 어려움이 발생한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수산생물전 염병의 전파 및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수산생물질병관 리법이 2008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종합적인 수산생물전염병의 관리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수산생물의 안정적인 생산·공급과 수생태계를 보호하고 있다. 수산생 물전염병 발생의 사전 예방을 위한 수산생물전염병 감시 의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수산생물전염병의 조기 발견, 신고체계, 질병 발생, 역학에 관한 체계적인 정보 수집 및 분석을 통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현재 양식장의 수산 생물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방역 관리를 실시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수산생물의 방역관리 대상이 양식장뿐만 아니라 자연수계까지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질병에 감염된 자연수계의 수산생물 또는 물에 포함된 병원체가 양식장내로 유입되어 해당 생물에 질병을 전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반대로 질병에 감염된 양식생물 및 오염된 사육수가 자연수계로 배출됨에 따라 자연수계 수산생물에 질병을 전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 로 양식 수산생물뿐만 아니라 자연수계 수산생물에 대하 여 국내외적으로 많은 질병 모니터링 연구가 활발히 진행 되고 있다 (Lee et al. 2006;Lee et al. 2007;Cho et al. 2008, 2009;Kim et al. 2011;Park et al. 2012;Mun et al. 2018). 바 이러스성출혈성패혈증 (Viral haemorrhagic septicaemia; VHS)은 자연수계 해산 어류에서 분리된바 있으며 VHSV 에 감염된 자연수계의 어류를 감염되지 않은 양식어류에 생사료로 공급할 경우 감염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 였다 (Stone et al. 1997;Skall et al. 2005). 흰반점병 (White spot disease; WSD)이 발병한 미국 루이지애나주 소재 가 재 양식장 인근의 자연수계 가재에서도 WSSV (White spot syndrom virus)가 검출되었으며 (Baumgartner et al. 2009) 최근 2017년 스웨덴 및 영국의 자연수계 연어 및 잉어에 서 자일로닥틸루스 살라리스 (Gyrodactylus salaris) 감염증 및 잉어봄바이러스병 (Spring viraemia of carp; SVC)이 발 병하여 예찰 등의 방역활동을 강화하였다 (OIE 2017).
연근해 및 양식 수산생물의 질병 발생에 대한 관련성 및 상관관계 구명은 질병 발생 예방 및 확산 방지에 매우 중 요한 역할을 한다. 그 일환으로 질병 모니터링은 질병의 발 생을 감시하고 자국 내 특정 질병에 대해 무병하다는 청정 국 또는 청정지역 선언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 연근해의 어류를 대상으로 법정전염병 2 종 (바이러스성출혈성패혈증 (VHS), 참돔이리도바이러스 병 (Red sea bream iridoviral disease; RSIVD)) 및 비법정전 염병 3종 (마린버나바이러스병 (Marine birnavirus disease; MABVD), 히라메랍도바이러스병 (Hiramerhabdovirus disease; HRVD), 림포시스티스병 (Lymphocystics disease; LCD))과 갑각류를 대상으로 법정전염병 6종 (흰반점병 (WSD), 전염성피하및조혈기괴사증 (Infectious hypodermal and haematopoietic necrosis; IHHN), 타우라증후군 (Taura syndrome; TS), 전염성근괴사증 (Infectious myonecrosis; IMN), 노랑머리병 (Yellowhead disease; YHD), 흰꼬 리병 (White tail disease; WTD))의 보유 또는 감염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1. 시료 채취
국립수산과학원은 국내 해역의 자원량 조사를 위하여 근해어업조사를 연 2회 실시하고 있다. 2018년 4월과 10월 에 탐구 20호, 21호, 22호의 저층트롤로 채취한 근해어업 조사 시료 중 각 해구에서 채취된 어류와 갑각류 중 채집 비율이 높은 품종을 전염병 모니터링 대상 생물로 선정하 였다 (Table 1). 시료가 채취된 해구는 Fig. 1에 나타내었으 며 조사에서 채취된 시료는 -60°C에 보관하고 조사완료 후 실험실로 운반하여 -80°C에 보관하였다. 채취된 수산 생물은 크기를 측정하고 체표 및 해부 후 내부 장기를 관 찰하여 전염병 감염여부에 대한 임상증상을 확인하였다. 어류는 해부하여 신장, 비장, 뇌를 적출하고 갑각류는 부속 지, 근육, 아가미, 간췌장을 적출하였다. PCR 검사를 위하 여 각 5마리씩 pooling하여 전염병 감염 또는 보유 유무를 분석하였다.
2. 핵산 분리 및 PCR
적출된 조직은 Biomek NXP (Beckman Coulter, USA)을 이용하여 제조사의 프로토콜에 따라 핵산을 추출하고 어류 는 VHS, RSIVD, MABVD, HRVD, LCD를, 갑각류는 WSD, IHHN, TS, IMN, YHD, WTD에 대하여 PCR을 실시하였 다. PCR mixture 조성 및 PCR 조건은, 법정전염병 (VHS, RSIVD, WSD, IHHN, TS, IMN, YHD, WTD)의 경우 「수산 생물병성감정지침서」에 따라 분석하였으며, 비법정전염병 (MABVD, HRVD, LCD)은 이전에 보고된 논문의 방법에 따라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세부사항은 Table 2와 같다. RNA 바이러스의 경우 iScript cDNA synthesis kit (Bio-Rad, USA) 또는 superscript IV revers transcriptase (Thermo Fisher Scientific, USA)를 이용하여 cDNA 합성 후 PCR을 실시하 였다. 각 PCR은 3번 반복 수행하였으며 음성대조구는 D.W.를 첨가하고 양성대조구는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제작 한 양성표준물질을 사용하였다. PCR 산물은 QIAxcel (Qiagen, Germany)을 이용하여 전기영동을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수산생물전염병 모니터링 조사 품종
2018년 4월에는 해구 44개소에서 어류 29종 582마리 및 갑각류 11종 127마리를 모니터링 대상품종으로 선정하여 총 709마리를 분석하였고 2018년 10월에는 해구 40개소 에서 어류 24종 395마리 및 갑각류 7종 160마리를 모니터 링 대상품종으로 선정하여 총 555마리를 분석하였다. 종합 적으로 살펴보면, 2018년 해구 64개소에서 어류 39종 977 마리 및 갑각류 14종 287마리를 선정하여 총 1,264마리에 대하여 병원체 감염 여부를 조사하였다. 어류에서는 전갱 이 139마리 (11.0%), 참조기 103마리 (8.1%), 반지 101마리 (8.0%), 꼬치고기 57마리 (4.5%), 대구 42마리 (3.3%), 반딧 불게르치 40마리 (3.2%), 보구치 40마리 (3.2%), 도루묵 35 마리 (2.8%) 순으로 높은 비율로 조사가 이루어졌으며 농 어목 어류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갑각류에서는 가시발새우 61마리 (4.9%), 마루자주새우 38마리 (3.0%), 꽃새우 38마리 (3.0%) 순으로 나타났다.
2. 수산생물전염병 모니터링 결과
1) 어류 전염병 모니터링
본 연구에서는 국내 연근해에서 채취된 수산생물에 대 하여 PCR법으로 법정전염병 및 비법정전염병 감염 보유 유무를 조사하였다. VHS와 RSIVD는 해산어류에 많은 피 해를 유발하는 질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수산생물질병관 리법 상 전염병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VHS는 유럽, 미국, 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해산 및 담수산 어류에 감 수성이 있으며 복부출혈, 복수 등의 증상을 동반하고 지역 적 특성에 의해 4개의 유전형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 분 리되는 VHS는 genotype 4a로서 넙치에서 주로 발병하며 2000년 이전까지 국내 해산 및 담수산 어류에서 발생보고 가 없었지만 그 이후 넙치 (Paralichthys olivaceus) 양식장에 서 최초 발생하여 양식 넙치에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겨울 과 봄 기간 동안 치어 및 상품크기에 많은 폐사를 유발하 였다 (Kim et al. 2003;Kim et al. 2009; Hwang et al. 2018). 국 내에서 VHSV가 검출된 자연수계 수산생물은 제주 남부 해역의 2003년 갈치 (Trichiiurs japonicus) 및 2005년 황돔 (Dentex tumifrons), 서부해역의 2005년 복어 (Pampus argenteus) 및 기름가자미 (Glyptocephalus stelleri)가 보고되었으며 양식 넙치 유래의 genotype 4a에 속하였다 (Kim et al. 2011). 하지만 본 연구에서 채취된 자연수계 수산생물에서는 VHSV가 검출되지 않았다 (Table 3).
RSIVD는 일본 시코쿠 지역 양식 참돔에서 최초 발생하 여 현재 일본,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의 국가에서 광범위 한 숙주에 비장비대 등의 특징을 보이며 수온 25°C 이상일 때 많은 폐사를 유발한다. 국내에서는 1998년 이후 해산 양식 어류인 돌돔 (Oplegnathus fasciatus), 조피볼락 (Sebastes schlegelii), 참돔 (Pagrus major), 넙치뿐만 아니라 담수산 양 식 쏘가리 (Siniperca scherzeri)에도 감염되어 많은 피해를 유발하였다 (Jeong et al. 2003, 2006;Won et al. 2013;Jin et al. 2018;Kim et al. 2018). 국내 자연수계의 아귀 (Lophiomus setigerus), 도다리 (Pleuronichthys cornuts), 눈볼대 (Doederleinia berycoides), 황돔 등 다양한 품종에서 검출되었으며 양 식어류에서 분리된 RSIV 염기서열과 97.2~100%의 높은 유전학적 상동성이 나타났지만 (Lee et al. 2007) 본 연구에 서는 RSIV는 검출되지 않았다 (Table 3).
본 연구에서는 비법정전염병인 MABVD, HRVD, LCD 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실시하였지만 검출되지 않았다 (Table 3). 하지만 양식 품종에서 2005, 2006, 2007, 2010년 해당 질병이 일부 검출되고 (Kim et al. 2006, 2010;Cho et al. 2008;Park et al. 2012) 자연수계 수산생물에서도 LCDV (2007년), MABV (2010년 참돔)가 검출되었다. 비록 검출 율은 낮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질병 발생 상황을 감 시할 필요가 있겠다.
2) 갑갑류 전염병 모니터링
갑각류는 법정전염병 6종에 대하여 병원체 보유 유무를 검사하였지만 모두 불검출되었다 (Table 3). WSD는 중국, 일본,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인도대륙, 지중해, 중동, 미국 등에서 발생 보고가 있으며 갑각류 질병 중 가장 많은 감 수성 품종을 지니고 있는 전염병 중 하나이다. 해수, 기수, 담수의 모든 십각목에 감염을 유발하고 자연산 십각류, 십 각류 외 갑각류, 그리고 해산 패류, 다모류, 절지동물이 carrier로 작용한다. 외골격에 흰반점을 나타내며 병원성 및 전파 능력이 높다. 국내에서는 2003년 대하 (Fenneropenaeus chinensis) 양식장에서 최초 발생 후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공식 및 사육수로 인한 수평감염으로 전파가 가능하다. 양식장 주변에 서식하는 게 유생 (crab larvae), 요 각류 (copepodid), 말뚝망둥어 (Periophthalmus modestus), 바 위게 (Pachygrapsus crassipes), 방게 (Helice tridens), 곤쟁이류 (Neomysis sp.)에서 검출된 바 있다 (Kim et al. 2009). 특히 국내에서는 새우를 외부환경에 노출된 방법으로 주로 양 식하고 있어 새우 양식장에서 서식하는 생물이 WSD에 감 염되어 타 양식장 및 자연수계로 이동 후 WSD를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른 양식장 침입 경로 차단을 통한 전파 및 확산 방지를 위하여 자연수계의 갑각류뿐만 아니 라 양식장 주변 서식생물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연구 및 정책이 필요하겠다.
IHHN, TS, IMN은 과거 국내에서 발생한 전염병이지만 현재까지 추가 발생 보고는 없다. IHHN는 최초 하와이의 청새우 (Penaeus stylirostris)에서 발견되었으나, 그 후 흰다 리새우 등에도 감염하는 것이 알려져, 현재에는 미국, 중미, 남미뿐만이 아니라 싱가폴, 필리핀, 태국, 말레시아 및 인도 네시아에서도 발생했다. 외골격 내부 상피에 백점을 형성 하여 전체적으로 푸르게 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국내 에서 2005년 최초 검출이 된 후 2006년과 2010년에 추가 적으로 검출되었다 (Kim et al. 2006;Kim et al. 2011). 2010 년 검출된 IHHN는 충남 태안 흰다리새우 양식장에서 분 리되었으며 미국 및 동남아에서 분리되는 바이러스와 동 일한 유전형을 지니고 있었다 (Kim et al. 2011). TS는 1992 년에 에쿠아도르의 타우라강 하구부근의 흰다리새우 양 식장에서 발생하여 많은 피해를 유발하였다. 미국, 동남아 시아, 중동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흰반점병과 함께 고병 원성을 지니고 있으며 체색은 약간 붉은 빛을 띠게 되고, 특히 미절 및 유영각은 현저히 붉게 되어 붉은꼬리병이라 고도 불린다. 국내에서는 2004년 천수만 흰다리새우 양식 장에서 최초 발생하였다 (Do et al. 2006). IMN은 브라질 남 동부의 흰다리새우 양식장에서 최초 발생하였으며 인도네 시아에서는 2006년 브라질로부터 수입한 종묘를 이식하여 전파되었다. 꼬리지느러미 부근 횡문근에 광범위한 괴사가 나타나며 국내에서는 2015년 충남에서 최초 발생한 바 있 어 종합적인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양식장 주변 서식생 물에서도 IMNV가 일부 검출되었다 (Kwon et al. 2019). 그 이후 IHHNV, TSV와 함께 양식장에 대하여 모니터링을 실 시하고 있으며 자연수계에 대해서도 모니터링 강화하여 상시 감시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TS 및 IMN은 조류 분변 을 통해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에 자연수계뿐만 아니라 양 식장 주변 조류에 대한 관리 방안도 필요하겠다.
현재까지 YHD 및 WTD는 국내에서 발생된 보고가 없 으며 본 연구 결과에서도 자연수계 수산생물에서 해당 질 병이 검출되지 않았다. 수산생물전염병 청정지위 (청정국, 청정지역) 인정 기준은 크게 3가지로 감수성 품종이 없는 경우, 역사적으로 발생보고가 없는 경우, 과거 10년 이내에 발생이 있었거나 질병 발생 상황을 모르는 경우이다. 역사 적으로 발생보고가 없는 경우 및 과거 10년 이내에 발생이 있었거나 질병 발생 상황을 모르는 경우에는 자연수계 수 산생물 (야생동물집단)에서 질병이 확인되지 않아야 한다. 국내 연근해에서 수산생물을 채취하여 법정전염병 및 비 법정전염병의 보유 유무를 조사한 결과, 비록 모든 시료에 서 전염병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수산생물전염병 청정국 또는 청정지역 지위의 국제 인정에 매우 귀중한 정보를 제 공하여 국내 수산방역 체계의 국제 위상을 제고할 것이다.
적 요
자연수계 수산생물의 전염병 모니터링은 자연수계 및 양식 수산생물의 질병 관련성 및 상관관계 구명은 질병 발 생 예방 및 확산 방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8년 해구 64개소에서 어류 39종 977마리 및 갑각류 14종 287마 리를 선정하여 총 1,264마리에 대하여 병원체 감염 여부를 조사하였다. 어류는 법정전염병 2종 (VHS, RSIVD) 및 비 법정전염병 3종 (MABVD, HRVD, LCD)을 분석하고 갑각 류는 법정전염병 6종 (WSD, IHHN, TS, IMN, YHD, WTD) 을 분석하였다. 조사한 모든 시료에서 전염병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 조사한 자연수계 수산생물이 무 병하여 청정국 또는 청정지위 선언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