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많은 연구자들은 곤충의 분포 패턴과 개체수 수준을 변 화시키는 기후 요소에 주목해 왔다. 그중, 온도는 곤충 발육 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주는 기후 요소이기 때문에 곤충 연 구를 위한 다수의 온도발육모형이 개발되었다 (Damos et al. 2012). 또한, 특정 종들의 온도와 발육속도의 관계를 밝히 는 연구들은 기후변화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 조사로 주목받고 있다 (Dixon et al. 2009). 농업생태계에서는 작물 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거나 질병을 확산하는 해충 (Bonato et al. 2007;Aghdam et al. 2009;Park et al. 2010)이나 해충 을 포식하는 곤충 (Ydergaard et al. 1997;Kontodimas et al. 2004)의 온도발육모형 및 생물계절 예측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 연구가 주로 수행되었다. 하지만 농업생태계의 생물 다양성과 생태적 기능을 대표하는 종에 대한 연구는 부족 한 편이다.
논은 한국 농경지 면적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벼 재배 를 위한 담수 시기에는 생물들의 서식 기회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반자연적인 습지생태계로 알려졌다 (Elphick 2000;Kadoya et al. 2009;Kim et al. 2011). 담수된 논에서는 희귀 조류, 곤충 및 양서류 종 (Han et al. 2007;Fujioka et al. 2010;Kim et al. 2013;Roh et al. 2014)과 더불어 수백여 종이 넘 는 수서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an et al. 2002). 특히 환경에 따른 논 생태계 수서 곤충의 군집 조성과 지역 적 분포는 지속해서 관심을 받아왔다 (Han et al. 2002;Kim et al. 2007;Han et al. 2013). 논 생태계 생물다양성과 생태 적 기능을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 논에서 서식하는 대표적 인 수서 곤충 종들의 더욱 구체적인 생리적 및 생태적 특성 에 관한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물땡땡이과 (Hydrophilidae)는 논 생태계를 대표하는 수 서 딱정벌레로, 종에 따라 지역적인 분포를 띠는 것으로 알 려졌다 (Han et al. 2010). 또한, 물땡땡이과 (Hydrophilidae) 에 속한 다양한 종들의 군집 조성은 서식지의 수온과 밀 접한 관계가 있다고 밝혀졌다 (Pakulnicka et al. 2016;Yapo et al. 2018). 특히 논에서 쉽게 발견되며 모기 유충 방제 곤충으로 주목 (Baek et al. 2014)받고 있는 잔물땡땡이 (Hydrochara affinis)의 비행 활동 시기와 기온은 밀접한 관 계가 있으며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비행 시기가 앞당 겨질 것으로 예측되었다 (Choi et al. 2016). 하지만 이전 연 구들의 결과를 토대로 모기 유충 방제와 같이 생태계에서 실질적으로 지니는 생태적 기능과 기후변화의 관계는 아 직 명확하게 추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실험을 통한 기초적 인 생리반응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잔물땡땡이의 분포, 개체군 동태 및 생태적 기능에 대한 기초자료 수집과 추후 기후변화 연구 활용 을 위해 수행되었다. 이를 위해 잔물땡땡이의 온도별 발 육속도를 분석하여 생육최적온도, 발육최저온도, 발육최 고온도 등 생리적 특성을 확인했다. 또한 적합한 온도발 육모형을 선정하여 농촌진흥청 무인생물 자동관측시스템 이 구축된 위도별 4개 지역 (철원: 38.2032N 127.2503E, 당 진: 37.0381N 126.4986E, 부안: 35.7781N 126.6743E, 해남: 34.5271N 126.5594E)의 2018년 벼 재배 시기 (5~9월)의 평균기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잔물땡땡이의 생물계절을 추 정했다.
재료 및 방법
1. 잔물땡땡이 사육
잔물땡땡이 온도발육실험을 위해 2019년 4월 18일 부안 농촌진흥청 무인생물관측시스템 (35.7781N 126.6743E) 인 근 농수로에서 성충을 채집하였다. 잔물땡땡이 알의 온도 발육 실험 수행을 위해 실내 사육장에서 산란이 완료된 직 후 (약 1시간 이내)의 알집을 수거했다 (Fig. 1a). 온도별 부 화 시기를 확인하기 위해 알집을 약 0.5 cm 수심의 패트리 디쉬 (Ø: 9 cm)에 넣어 항온항습기 (Multi-room incubator, VS-1203PF-CLN, Vision, Korea)의 4개 온도 조건 (18, 22, 26 및 30°C)에서 5개 반복구로 사육하였다. 온도 조건은 농 촌진흥청 무인생물 자동관측시스템이 구축된 4개 지역의 논 재배시기 월 평균온도 범위를 고려하여 설정했다 (Table 1). 잔물땡땡이 유충 실험도 같은 온도 조건에서 15개의 반 복구를 설치하여 수행하였다. 잔물땡땡이 유충은 부화 직 후 한 마리씩 패트리디쉬로 옮겨졌다. 패트리디쉬에는 유 충의 호흡을 위해 자갈 (Ø: 약 1 cm) 7개를 넣었으며 수심 을 약 1 cm 정도로 유지하였다 (Fig. 1b). 유충의 먹이 공급 을 위해 약 1 cm 크기의 깔따구과 (Chironomidae) 유충이 사용되었다. 온도발육모형 실험에서 하루 급이량은 하루 최대 섭식량 이상으로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잔물 땡땡이는 살아있는 먹이에만 주로 반응하고 3령은 모기 유 충을 하루 800마리 이상 섭식이 가능하다고 추정 (Baek et al. 2014)됐기 때문에 일반적인 실험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 렵다. 따라서 2령과 3령의 하루 최대 모기 유충 섭식량을 1 령과 2령에 비해 각각 2배, 3배로 추정한 결과 (Baek et al. 2014)에 따라 깔따구는 1령에 5마리, 2령에 10마리 그리고 3령에 30마리가 공급되었다. 또한 부화 직후의 유충은 깔 따구에 포식될 수 있기 때문에 약 0.5 cm 이내의 깔따구를 최초 먹이로 공급하였다. 3령 유충은 용화시기가 다가오면 섭식량이 줄거나 포식 활동을 중단 하며 몸이 짙은 초록색 이 된다. 이 시기에 유충은 육상으로 넘어갈 수 있을 정도 의 패트리디쉬 (Ø: 5 cm, 높이 0.5 cm)에 옮겨졌다. 또한, 번 데기방 형성을 위해 부식토를 채워 넣은 플라스틱통 (Ø: 8 cm, 높이 12 cm)에 이 패트리디쉬를 옮겨 넣었다. 이후 먹 이는 땅속으로 들어갈 때까지 공급하였다.
2. 온도발육모형
각 발육단계 (알, 유충, 번데기)에서 온도와 발육속도 (1/ days)의 관계를 모형으로 해석하기 위해 선형 (Campbell et al. 1974) 및 비선형 (Taylor 1981;Lactin et al. 1995;Briere et al. 1999;Kontodimas et al. 2004)을 활용하였다.
Eq. 1은 선형 모형 (Campell et al. 1974)으로 발육영점온 도와 적산온도를 각각 -b/a와 1/a로 추정하여 온도와 발 육률의 선형적 관계를 보여준다. Eq. 2에서 Rmax는 최대발 육속도, Td는 발육최적온도 (Topt)에서 온도 변화에 따른 발 육속도의 변화율이다. Eq. 2는 발육최적온도 전후로 발육 속도의 감소율이 일정하다는 것을 가정하여 정규분포 그 래프 평균 오른쪽 끝을 잘라낸 형태를 활용했다 (Taylor 1981). Eq. 3은 로간모형 (Logan et al. 1976)이 추정하는 매 개변수 중 발육영점온도와 실험온도의 차이를 조정하는 것을 제거하여 발육최고온도 (Tmax)와 두 상수 (a, δ)만을 추 정하는 단순화된 모형이다 (Lactin et al. 1995). Eq. 4, Eq. 5 역시 온도와 발육속도의 비선형적 관계를 보다 단순한 발 육모형으로 표현한 것으로, 생태적 의미를 지닌 매개변수 인 발육최고온도 (Tmax), 발육영점온도 (Tmin) 및 경험적 상 수 (a)만을 추정한다 (Briere et al. 1999;Kontodimas et al. 2004).
온도별 발육단계의 기간의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Kruskal- Wallis test를 사용하였고 사후 검정으로 Nemenyi test 를 실시하였다. 각 발육단계 (알, 유충, 번데기)의 온도발육 모형 추정을 위해 R software (ver. 3.6.0) devRate 패키지의 devRateModel 함수를 사용하였다. 각 발육단계에서 아카 이케정보기준 (AIC; Akaike Information Criterion) 값이 최 소인 모형을 가장 적합한 온도발육모형으로 선정했다.
3. 생물계절 예측
잔물땡땡이의 생물계절은 선정된 온도발육모형과 위 도별 4개 지역 (철원, 당진, 부안, 해남)의 논 담수기간 (2018.05.01.~2018.09.30)의 평균기온을 적용하여 예측되 었다. 이를 위해 R sofware의 devRateIBM 함수를 활용하였 으며, 벼 재배기간에 발생하는 세대 수 및 발육단계별 발생 시기가 추정되었다. 해당 함수는 생물계절 예측을 위해 각 단계별로 적합한 온도발육모형과 잔물땡땡이의 우화 후 산란까지 걸리는 평균시간을 요구한다. 산란까지 소모되는 시간을 추정하기 위해 논 재배시기 평균기온 (약 21°C)와 비슷한 평균기온을 가지는 기간 (2019.06)에 인공적으로 조성한 논 실험구로 야외실험을 실시했다 (Fig. 1c). 초기 실 험구에는 유충만 남도록 부모 세대의 성충은 모두 제거하 였다. 이후 24시간 간격으로 실험구를 확인하여 F1 세대 성 충 최초 발견에서 최초 산란일까지 7일 정도 소모된 것으 로 확인됐다. 또한 실내 실험을 통해 성충은 우화 뒤 약 2일 뒤에 땅에서 나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우화 이후 최초 산란까지 걸리는 기간을 9일로 추정하여 생물계절 예 측 함수에 활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본 연구에서 잔물땡땡이는 알에서 성충까지 18°C에 서 약 46일, 22°C에서 약 27일, 26°C에서 약 20일, 30°C에 서 약 17일이 소요되었다. 잔물땡땡이의 모든 발육단계 에서 평균 발육기간은 온도에 따라 증가했으며 (Table 2), Kruskal-Walis test를 통해 온도에 따른 발육기간이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df=3, p<0.05).
1. 알 단계
알은 다른 발육단계에 비해 매우 짧았으며 18°C와 30°C 에서의 발육기간만이 차이가 났다 (Nemenyi test, p<0.05). 본 연구에서 알의 발육기간은 낮은 온도 (18°C)에서도 5 일을 넘지 않았으며 22°C 이상에서는 대부분 3일 이내 로 부화했다 (Table 2). 이는 일화성 수서 곤충보다 산란 후 배발달 기간이 짧은 다화성 수서 곤충들 중에서도 비 교적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Gillooly et al. 2000). 잔물땡 땡이의 유충은 18°C를 제외하고 약 2주 내외의 발육기 간을 가졌다 (Table 2). 잔물땡땡이가 속한 물땡땡이아과 (Hydrophilinae)의 종들은 대부분 수위가 안정적으로 유지 되는 정수역에 서식하기 때문에 유충 기간이 30~60일 정 도로 일시적인 습지에서 주로 서식하는 다른 물땡땡이과 (Hydrophilidae)의 아과 (Subfamily)에 비해 비교적 긴 발육 기간을 가진다고 알려졌다 (Archengelsky 2004). 하지만 잔 물땡땡이는 본 실험에서 22°C 이상에서는 알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평균적으로 30일을 넘지 않았다. 이러한 잔물땡 땡이의 비교적 짧은 유충 발육기간은 잔물땡땡이가 영구 적인 수위를 가지는 습지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물이 유 입되는 논과 같은 정수역에서도 서식할 수 있게 하는 생리 적 특성으로 보인다.
잔물땡땡이의 모든 발육단계는 실험온도 구간 (18°C~ 30°C)에서 발육속도와 온도의 관계가 선형적인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Fig. 2). 잔물땡땡이 알의 온도발육모형으로 Campbell 모형이 가장 적합한 모형으로 선정되었다 (Table 3). 하지만 다른 비선형모형들과 적합한 모형의 ΔAIC의 값이 2보다 작기 때문에 모형의 적합도가 유의하게 다르 지 않았다. 알 단계에서 온도발육모형들의 적합도 (R2)는 약 0.7 정도로 유충과 번데기 단계 모형들보다 적합도가 다소 낮았다 (Table 3). 잔물땡땡이 알은 22°C 이상에서 부 화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대부분 2~3일로 짧았다. 따라서 일 (day) 단위 관찰로는 온도 상승에 따른 발육속도의 증가 가 정확히 측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온도와 발육속도의 선 형적인 적합도가 낮아진 것으로 생각된다.
잔물땡땡이 알의 발육최저온도는 6.4°C에서 7.6°C 사이 로 추정되었다 (Table 3). R devRate package (Rebaudo et al. 2017)의 Campbell 모형을 사용한 딱정벌레목 128종의 알 에서 번데기까지의 발육최저온도 평균은 11.2°C였다. 또 한, 잔물땡땡이 성충이 비행을 시작하는 기저온도 역시 11.0°C로 추정되었다 (Choi et al. 2016). 잔물땡땡이속 (Hydrochara) 의 종들은 성충으로 동면하고 이듬해 봄에 산란하 는 것으로 알려졌다 (Hilsenhoff 1995). 따라서 추정된 발육 최저온도는 잔물땡땡이 성충이 활동을 시작하는 논 최초 담수 시기 (4월말~5월초)의 평균온도보다 상당히 낮은 것 으로 보인다 (Table 1). 온도발육모형 Lactin과 Briere은 알의 발육최고온도를 약 36°C로 추정하였다. 반면에 Kontodimas 모형은 42.5°C로 추정하여 여름 평균 일 최고기온 기준으로 봤을 때 약 10°C 정도 높게 추정되었다 (Table 1). 발육최적 온도는 Lactin이 29.6°C, Briere가 30.0°C, Talyor가 30.4°C 그 리고 Kontodimas는 30.5°C로 추정하였다.
2. 유충 단계
잔물땡땡이의 유충의 경우 Kontodimas 온도발육모형이 가장 낮은 AIC 값을 나타냈다 (Table 3). Briere과 Taylor 온 도발육모형들은 ΔAIC 값이 2 이하로 작아 Kontodimcas 온도발육모형과 모형적합도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ΔAIC의 값이 2 이내인 세 모형은 모두 R2 값이 약 0.95로 매우 높았으며 발달단계 중 가장 높은 적합도를 보여주었 다. 발육최저온도는 Campbell과 Briere 모형이 각각 10.7°C 와 11.1°C로 비슷하게 추정하였다. 이는 농업 해충으로 분 류된 딱정벌레목 55종의 발육최저온도인 10.6°C과 비슷 하다 (Nietschke et al. 2007). 반면에 Kontodimas 온도발육 모형은 8.7°C로 약간 낮은 값을 보였으며 그보다 낮은 온 도에서는 모형의 특성상 비현실적인 발육속도를 나타내었 다 (Fig. 2). 발육최고온도는 Lactin과 Briere 모형으로 추정 했을 때 각각 35°C와 37°C로 여름철 일평균 최고기온 평 균보다 약간 높았다 (Table 1). 하지만 Kontodimas 모형은 발육최고온도를 다른 모형보다 상당히 높은 44°C로 추정 하였다. 유충의 발육최적온도는 Lactin이 29.6°C, Briere가 31.2°C, Talyor가 31.4°C 그리고 Kontodimas가 32.2°C로 추 정하였다.
3. 번데기 단계
번데기는 Campbell 모형이 가장 적합한 온도발육모형 으로 선정되었다 (Table 3). 하지만 다른 4개의 모형 모두 ΔAIC 값이 2 이하로 Campbell 모형과 모형적합도에 유의 한 차이가 없었으며 모든 온도발육모형의 R2 값은 약 0.79 로 비슷했다. 번데기의 발육최저온도는 모형마다 값이 크 게 달랐다. Campbell이 8.7°C, Briere이 5.8°C, Kontodimas 가 4.2°C로 추정하였다 (Table 3). 마찬가지로 발육최고 온도는 Lactin이 37.2°C, Briere이 42.1°C, Kontodimas가 54.2°C로 다른 발육단계보다 모형 간의 편차가 컸다. 번데 기의 발육최적온도는 Lactin이 30.6°C로 Briere가 34.4°C, Talyor가 34.8°C 그리고 Kontodimas가 37.6°C로 추정하여 다른 발육단계에 비해 다소 높은 값을 보여주었다.
4. 생물계절 예측
잔물땡땡이 생물계절을 예측하기 위해 각 단계에서 설 정된 온도발육모형과 네 지역 (철원, 당진, 부안, 해남)에 서 논 담수 시기의 온도 구간을 확인하였다. 모든 온도발육 모형은 실험된 온도 구간 (18~30°C)에서 거의 비슷한 예 측성능을 보여주었다 (Fig. 2). 반면에 온도발육모형의 발 육 하한 및 상한온도는 모형에 따라 큰 차이를 보여주었다 (Table 3). 따라서 외삽이 필요한 온도구간에서 발육률의 예측은 모형에 따라 크게 다르다 (Fig. 2). 다만 본 연구는 잔 물땡땡이의 생물계절 예측을 위해 일 평균기온을 사용하 였다 (Table 1). 해당 온도 구간은 적합성이 모형별로 큰 차 이가 없기 때문에 생물계절을 예측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 단됐다 (Fig. 2).
잔물땡땡이는 철원에서 3.6 세대, 다른 지역에서는 4.3 세 대가 발생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Fig. 3). 이는 잔물땡땡이 속은 주로 한 세대가 길고 일화성을 가진다는 이전의 연구 결과와 상이하다 (Hilsenhoff 1995). 본 연구에서는 각 발육 단계에서 추정된 발육최적온도가 30°C 이상이었으며 온화 한 지역에서 더 많은 세대를 발생시킬 수 있는 것을 확인하 였다. 또한, 남한에서 가장 한랭한 기후를 보이는 철원 역 시 3.6 세대를 발생시킬 수 있으며, 이는 다른 지역과 큰 차 이가 없었다. 논 생육기간인 6~8월에는 일 평균 수온이 기 온에 비해 약 2~4°C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Kuwagata et al. 2008;Maruyama et al. 2017). 추후 연구에서는 수온을 반영한 보다 정밀한 세대 수 예측이 필요하며, 실제로는 더 많은 세대 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남한 지 역 전반의 기후는 잔물땡땡이가 여러 세대를 번식하기에 충분한 최저발육온도와 최고발육온도 범위 사이에 해당한 다. 따라서 평야 지대 논 생태계에서는 잔물땡땡이가 특정 지역에 분포한다는 이전 연구 (Han et al. 2010)와는 다르게 전국적으로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발생 세 대 수의 차이에 의해서 지역별 발생밀도에는 차이를 나타 낼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곤충의 발육최저온도 및 발육최고온도의 추 정에서 온도발육모형별로 각기 다른 값을 보여주었다. 또 한, 개체 수준의 특정한 실험 조건 아래에서 발육률을 측정 하였기 때문에 실제 생물계절은 먹이 그물이나 동족 포식 등의 생물적 요소 및 습도와 같은 기후적 요소를 고려하면 다를 수 있다 (Rebaudo and Rabhi 2018). 온도발육모형은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계절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으며 (Mwalusepo et al. 2015;Azrag et al. 2018),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국내 논 생태계에 널리 분포하고 있 는 잔물땡땡이의 생물계절 변화 연구에 중요한 기초자료 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적 요
논 생태계 서식 생물을 장기적으로 모니터링하여 기후 변화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기초 연구로 잔물땡땡이의 발육단계별 온도발육모형을 선정하고 생태적 매개변수 (유효적산온도, 발육한계온도, 발육최적온도, 발육최고온 도)를 추정하였다. 선정된 온도발육모형을 이용하여 위도 별 4 지역 (철원, 당진, 부안, 해남)에서 발생하는 잔물땡땡 이의 세대 수를 각 지역의 일 평균기온을 사용하여 예측하 였다. 실험온도 구간 (18~30°C)에서는 모든 성장단계에서, 발육속도가 온도에 따라 선형적으로 증가하였고 모형 사 이의 적합성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발육최적온 도와 달리 발육한계온도는 모형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 다. 잔물땡땡이는 고위도인 철원에서 3.6 세대가 발생하지 만 다른 지역에서는 4.3 세대가 발생하는 것으로 예측되었 다. 본 연구의 결과는 기후변화에 따른 생물계절 변동 및 논 생태계 생물다양성 보전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 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