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하천은 상·중·하류의 연속성을 나타내며 지점별 유속, 수심, 이화학적 특성, 하상구조 등의 차이로 인해 이질적인 비생물학적 수환경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담 수생물 종에게 서식처 제공을 가능케 한다 (Son and Song 1998). 한반도의 하천은 빙하기의 영향으로 하천 수계의 지리적인 격리가 더욱 뚜렷해지게 되었고 (NIBR 2011), 이 는 서로 다른 환경에 대한 개체군 적응 (adaptation) 과정 및 수계 간 제한된 유전자 확산 (gene flow)으로 인해 종 분화 (speciation)를 일으켰다 (Kim et al. 2003). 각각의 하천별 지 리적으로 격리된 어류는 북방종개 (Iksookimia pacifica), 자 가사리 (Liobagrus mediadiposalis), 참갈겨니 (Zacco koreanus; Nipponocypris koreanus) 등 다수의 한국 고유종 (endemic species)으로 분화하였다 (Kim et al. 2003). 국내에는 213종 의 담수어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그중 한국 고유종은 67종 이 포함된다 (NIBR 2013).
잉어과 (Cyprinidae) 피라미속 (genus Zacco)에 속하는 한 국 고유종인 참갈겨니 (Z. koreanus)는 한강, 금강, 섬진강, 낙동강 등 우리나라 대부분의 하천에 널리 분포하며, 개체 수가 많아 국내 하천의 수환경 평가에 활용되고 있다 (Seo 2005;Choi et al. 2006). 기존에는 갈겨니 (Zacco temminckii; Nipponocypris temminckii)와 동일종으로 알려졌지만 지리 적 분포와 형태 및 유전적 차이를 근거로 2005년부터 신 종으로 분류되었다 (Kim et al. 2005). 형태적으로 참갈겨니 는 갈겨니와 달리 동공 상단에 붉은색 반점이 없고, 체측 의 전반부는 노란색을 띠며, 갈겨니는 국내에서 남부지방 에 분포하지만 참갈겨니는 영산강을 제외한 대부분의 하 천에 분포한다 (Kim et al. 2005). 참갈겨니는 지리적 분포 에 따라 형태가 다르게 나타나 HK형 (H: Han River; 한강, K: Kum River; 금강), NS형 (N: Nakdong River; 낙동강, S: Sumjin River; 섬진강), NE형 (N: Nakdong River; 낙동강, E: East-flowing river; 동해유입하천)과 같이 서로 다른 3가지 유형, 즉 생태형 (ecotype)으로 구분되었다 (Chae and Yoon 2006). 각 유형의 형태는 가슴지느러미와 등지느러미의 체 색의 차이로 구분한다 (Chae and Yoon 2006). HK형은 가슴 지느러미 앞부분에 붉은색을 띠며 등지느러미의 상부는 투명하거나 흰색이며 하부에는 검은색, 앞부분에는 약간의 붉은색을 나타내거나 없다. NS형은 HK형과 마찬가지로 가슴지느러미에 붉은색을 띠지만, 등지느러미 상부가 노란 색이며 중부에 붉은 띠가 있다. NE형은 HK형, NS형과는 다르게 가슴지느러미 앞부분에 붉은색을 띠지 않으며 등 지느러미에도 붉은색이 없다. 하지만 이러한 생태형의 구 분은 지리적 분포와 형태적 차이에만 의존하고 있어 각각 의 생태형 간 유전적 차이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에 서식하는 피라미속 3종 (갈겨니, 참갈겨니, 피라미; Zacco platypus)의 어류를 대상으로 분자계통학 (molecular phylogeny)적 연구는 수행된 바 있지만 (Oh and Park 2009), 넓은 분포범위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고유종인 참갈겨 니를 대상으로 집단유전학적 연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 며 분자계통 및 계통지리학 (phylogeography)적 연구는 실 시된 바 없다. 하지만, 최근 피라미속 Zacco 종간 자연교잡 (natural hybridization) 개체를 분자유전학적 기법으로 탐지 한 연구가 소개된 바 있다 (Kim et al. 2020).
계통지리학은 진화적으로 가까운 근연종 간 및 종내 수 준에서 유전적 계통의 지리적 분포를 연구하는 학문 분야 로서, 미토콘드리아 DNA (mitochondrial DNA)가 분자마 커 (molecular marker)로서 보편적으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Avise 2004). 미토콘드리아 DNA는 돌연변이율 (mutation rate)이 높아 많은 유전적 변이를 가지며 (Brown et al. 1979), 모계유전 (maternal inheritance)의 특성을 갖기 때문에 변이 가 유전적재조합 (genetic recombination) 과정을 거치지 않 고 조상에서 후손으로 수직적으로 유전되는 특성을 나타 내어 유전적 다양성 및 유전적 구조, 진화역사, 계통발생 연 구, 종 동정 등에 유용하다고 알려져 있다 (Galtier et al. 2009;Choi and Lee 2018).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내에 서식하 는 동해유입하천, 한강수계, 낙동강수계의 참갈겨니 자연 개체군을 대상으로 미토콘드리아 DNA의 COI (cytochrome oxidase I) 유전자를 이용하여 계통지리학적 분석을 수행 하여 지리적 분포에 따른 계통학적 차이를 파악하고자 하 였다. 또한, 동해유입하천인 강릉 연곡천은 하천 내에 어 류의 이동을 방해하는 11개의 보가 설치되어 있으며 36 개의 어도가 설치되어 있어 강릉 연곡천을 대상으로 참갈 겨니의 집단유전학 (population genetics)적 분석을 수행하 여 하천 내 어도 및 보가 개체군 내 유전적 연결성 (genetic connectivity)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1. 연구대상 지역
연구대상지는 각 수계에 서식하는 참갈겨니 개체군 간 계통지리학적 유연관계를 파악하기 위하여 동해유입하 천, 한강수계와 낙동강수계를 선정하였다. 동해유입하천 에는 강릉 연곡천 (Gangneung Yeongokcheon; GY)과 양 양남대천 (Yangyang Namdaecheon; YN), 한강수계는 섬강 (Seomgang; SG)과 속사천 (Soksacheon; SS), 낙동강수계 는 길안천 (Gilancheon; GA)을 선정하여 참갈겨니 개체군 을 대상으로 본 연구를 수행하였다 (Fig. 1A). 동해유입하천 인 강릉 연곡천은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오대산에서, 양양 남대천은 평창군 오대산에서 발원하여 동해로 유입된다. 한강수계인 섬강은 한강의 지류이며 속사천은 평창강으로 유입되는 지류이다. 낙동강수계의 길안천은 낙동강의 제 2지류이며 안동 반변천에 합쳐지는 하천이다. 연구대상지 중 강릉 연곡천은 상·중·하류 개체군 간 유전적 분화 정도 파악을 통한 서식지/개체군 연결성 (connectivity) 평가를 위해 상류 (GY_U), 중류 (GY_M), 하류 (GY_D)로 나누어 지점을 선정하였다 (Fig. 1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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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ing Site 1 (GY_U):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 연곡천 (N 37°50ʹ43.59ʺ, E 128°40ʹ56.53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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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ing Site 2 (GY_M):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유등리 연곡천 (N 37°50ʹ58.02ʺ, E 128°47ʹ9.44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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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ing Site 3 (GY_D):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송림리 연곡천 (N 37°50ʹ47.38ʺ, E 128°48ʹ15.32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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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ing Site 4 (YN): 강원도 양양군 서면 수리 남대천 (N 38°2ʹ20.39ʺ, E 128°35ʹ48.81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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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ing Site 5 (SG1):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북천리 섬강 (N 37°30ʹ3.74ʺ, E 127°59ʹ38.31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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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ing Site 6 (SG2):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월송리 섬강 (N 37°22ʹ54.03ʺ, E 127°51ʹ30.08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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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ing Site 7 (SS):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노동리 속사천 (N 37°40ʹ15.34ʺ, E 128°27ʹ50.82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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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ing Site 8 (GA): 경북 청송군 현서면 모계리 길안천 (N 36°13ʹ34.99ʺ, E 128°53ʹ59.37ʺ)
2. 재료 및 방법
1) 시료 채취
유전자 분석을 위한 참갈겨니 시료는 8개 지점에서 2020 년 3월~10월 기간에 채집하였으며, 투망 (망목 7×7 mm) 과 족대 (망목 5×5 mm)를 이용하였다. 채집된 참갈겨니 개 체들은 현장에서 사진 촬영 후, 재생된다고 알려진 꼬리지 느러미 일부를 채취한 뒤 모두 방류하였다 (Fu et al. 2013). 채취한 꼬리지느러미는 99.9% 알코올이 담긴 1.7 mL 튜브 에 넣어 4°C에 냉장 보관하였으며 총 110개체 [GY: N=87 (GY_U: N=31, GY_M: N=33, GY_D: N=23), YN: N=5, SG: N=4 (SG1: N=2, SG2: N=2), SS: N=12, GA: N=2] 의 유전자 분석을 위한 시료를 확보하였다 (Table 1).
2) Genomic DNA 추출
참갈겨니 genomic DNA 추출을 위해 P&C Animal genomic DNA extraction kit (Biosolution, Korea)를 이용하였 다. 꼬리지느러미를 대략 3 mm 크기로 절단한 후 10 μL의 Proteinase K (Biosolution)와 2 μL의 Rnase A (Biosolution) 를 첨가한 후 Multitherm-shaker H5000-H-E (Benchmark, USA)를 이용하여 55°C에서 3시간 동안 용해시키고 DNA 추출 프로토콜에 따라 genomic DNA를 추출하였다. 추출된 genomic DNA는 fluorometer (Invitrogen, USA)를 이용하여 농도를 측정하였으며 -20°C에 냉동 보관한 후 실험에 이 용하였다.
3) 미토콘드리아 DNA COI (mitochondrial DNA cytochrome oxidase I) 유전자 PCR (polymerase chain reaction 증폭
분자유전학적 기법을 이용한 계통지리학 및 집단유전학 적 분석을 위해 미토콘드리아 DNA의 COI 유전자를 분자 마커로 사용하였으며, 이전 연구에서 어류를 대상으로 기 개발된 DNA 바코딩 (DNA barcoding) primers를 이용하였 다 (Ward et al. 2005). 사용된 primer-pairs의 염기서열은 다 음과 같다.
PCR 반응은 sterilized distilled water 9.8 μL, 10X Green buffer (Thermo Scientific Inc., USA) 1.5 μL, forward/reverse primer 0.5 μL, 2.5 mM dNTPs (Bio Basic Inc., Canada) 1.5 μL, Taq Polymerase (Thermo Scientific Inc., USA) 0.2 μL 및 genomic DNA 1 μL (~43 ng μL-1)를 사용하여 총 15 μL로 2720 thermal cycler (Applied Biosystems, USA)를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PCR 증폭 조건은 95°C에서 2분간 초기 변성 (denaturation) 후 94°C에서 30초간 변성, 57°C에서 30초간 결합 (annealing), 72°C에서 1분간 신장 (extension) 반응을 35회 반복하였으며, 이후 72°C 10분 동안 최종 신장 반응을 수행하여 증폭을 완료하였다. 증폭된 PCR 산물은 RedSafe Nucleic Acid Staining Solution (iNtRON biotechnology, Korea)이 포함된 2% agarose gel에서 25분 동안 전기영동 을 하여 증폭의 여부를 확인하였으며, 확인된 PCR 산물 은 Exonuclease I (New England BioLabs, USA) 0.4 μL와 Shrimp Alkaline Phosphatase (rSAP) (New England BioLabs, USA) 1.6 μL, PCR 산물 8 μL를 혼합하여 37°C에서 15분, 85°C에서 15분 동안 정제 (purification)하였다. 정제된 산 물은 마크로젠 (Macrogen, Korea)에 의뢰하였으며, ABI 3730xl automated DNA sequencer (Applied Biosystems)와 forward primer를 이용하여 염기서열 분석을 수행하였다.
4) DNA 염기서열 정렬 및 데이터 분석
각 시료로부터 확보된 COI 유전자 염기서열은 NCBI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 USA)의 BLAST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종 동정을 수행하였다. 참갈 겨니로 확인된 염기서열은 CHROMAS ver. 2.1.1 프로그램 을 통해 편집하였고, BIOEDIT ver. 7.2.5 (Hall 1999) 프로그 램을 사용하여 정렬하였으며 Clustal W Multiple alignment (Thompson 1994)를 이용하여 단상형 (haplotype)을 결정하 였다. 단상형의 진화적 유연관계 (phylogenetic relationships) 는 HAPSTAR ver. 0.7 (Teacher and Griffiths 2011) 프로그램 을 사용하여 단상형 네트워크 (haplotype network) 분석을 수행하여 파악하였다. 계통지리학적 분석을 위한 진화계통 수 분석 (phylogenetic analysis)은 MEGA ver. 7.0 (Kumar et al. 2016)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Maximum Likelihood (ML) 방법으로 1,000회 반복검증 (bootstrap)을 수행하였다. 외 군 (outgroup)으로는 NCBI에 등록된 갈겨니 (N. temminckii; NC_027664)와 일본갈겨니 (Zacco sieboldii; NC_008653) 의 염기서열을 사용하였다. 또한, 수계 간 유전적 거리 분석 을 위해 MEGA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Kimura-2-parameter (K2P) distance를 계산하였다 (Kimura 1980).
또한, 강릉 연곡천 상·중·하류 개체군 대상 집단유전학 적 분석을 위해 개체군 내 단상형 수 (number of haplotypes; NH), 단상형 다양성 (haplotype diversity; h) 및 뉴클레오티 드 다양성 (nucleotide diversity; π)은 ARLEQUIN ver. 3.5 (Excoffier and Lischer 2010)를 사용하여 계산하였으며, 개 체수 차이를 보정한 유전자 다양성 지수인 단상형 풍부도 (haplotype richness; HR) 수치는 CONTRIB ver. 1.02 (Petit et al. 1998)를 이용하여 계산하였다. 상·중·하류 개체군 간 분산에 의한 유전자 확산 (gene flow)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유전적 분화도 (FST) 수치는 ARLEQUIN을 이용하였으며 P 값은 Bonferroni 보정을 수행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계통지리학적 분석: 단상형 네트워크 및 계통유연관계
미토콘드리아 DNA의 COI 유전자를 이용하여 동해유입 하천, 한강수계, 낙동강수계에 서식하는 7개 개체군 (GY_U, GY_M, GY_D, YN, SG, SS, GA)의 110개체를 대상으로 619 bp의 염기서열을 확보하였으며, 총 12개의 단상형이 확인 되었다 (Table 1). 단상형 네트워크 분석 결과, H01은 낙동 강수계의 길안천을 제외한 모든 수계의 하천 개체군이 공 유하고 있었으며, 낙동강수계의 개체군은 한강수계의 속 사천 개체군에서 관찰된 H08과는 22개의 돌연변이 차이 (mutational step)를 보이며 다른 분기된 계통 (H07)을 나 타내었다 (Fig. 2A). 계통수 (phylogeny) 분석에서도 마찬가 지로 낙동강수계는 상이한 계통을 나타냈으며 (Fig. 2B), 낙 동강수계와 그 외의 수계에서 관찰된 단상형 간 유전적 거 리 (K2P distance)는 평균 4.0% (3.7~4.2%)로 종 수준 이 상의 차이를 보였다. 이전 연구에 의하면 유전적 거리가 >2~3% 수준인 경우 서로 다른 종으로 판단할 수 있으므 로 (Hebert et al. 2003), 낙동강수계 계통의 평균 4.0% 수치 는 다른 종 또는 잠재종 (cryptic species)일 가능성이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참갈겨니는 지리적 분포에 따라 형태 적 차이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동해유입하천 (NE형)과 한강수계 (HK형)에 서식하는 참갈겨니는 서로 지리적으 로도 잘 구분된다고 보고하였다 (Chae and Yoon 2006). 본 연구에서 분석 결과 동해유입하천과 한강수계 개체군의 계통은 단계통을 형성하였으며 유전적 거리는 평균 0.4% (0.1~0.6%)로 낮게 나타나 유전적으로 매우 유사함을 의 미하였다. 이는 최근 동해유입하천에 어족자원 증대와 하 천복원을 위한 무분별한 도입이 일어나 쉬리 (Coreoleuciscus splendidus), 퉁가리 (Liobagrus andersoni) 등 많은 종들이 증 가하고 있으며, 과거에 비해 참갈겨니 개체수 또한 급격히 증가하였다고 보고된 바 있다 (Byeon and Oh 2015;Yoon et al. 2018). 또한, 참갈겨니의 원서식지는 영동남부지역을 제 외한 모든 하천이었으며 영동북부지역으로 이입되었다 고 보고되었다 (Yoon et al. 2018).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동 해유입하천의 참갈겨니 개체군은 과거 한강수계에 서식 하던 참갈겨니의 유입 개체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을 것 으로 추정되고, 이는 서로 상이한 한강수계와 동해유입하 천 유전적 계통이 인간에 의해 인위적으로 혼합되어 그 결 과 유전적 거리가 예측보다 낮게 나타났을 것으로 추측된 다. 하지만 보다 정확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추가 시 료확보를 통한 보다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며, 또한 낙동 강수계의 개체군은 게놈 (genome) 수준의 연구와 생태학 적 연구를 통합적으로 수행하여 분류학적 위치를 재점검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면, 집단유전체학 (population genomics) 및 형태학적 연구를 통하여 낙동강 수계 참갈겨니 개체군과 다른 수계에 서식하는 개체군 간 의 유전체 수준에서의 차이 및 형태학적 분화 정도를 구명 함으로써 종분화 (speciation) 가능성에 대한 가설을 검증할 수 있을 것이다.
2. 동해유입하천 강릉 연곡천 내 개체군 간 유전적 연결성
집단유전학 분석 기반 유전적 연결성을 파악하기 위해 강릉 연곡천 (상류; GY_U, 중류; GY_M, 하류; GY_D) 87 개체로부터 미토콘드리아 DNA COI 유전자 (619 bp)를 이용하여 총 5개의 단상형이 확인되었다. 유전자 다양성 (gene diversity) 분석 결과, 강릉 연곡천 내 상·중·하류 전 체 개체군의 단상형 다양성과 뉴클레오티드 다양성은 각 각 0.0904, 0.0003 값이 나타났으며, 각 개체군의 단상형 다 양성 값은 0.0645 (상류)~0.1193 (중류), 뉴클레오티드 다 양성 값은 0.0001 (상류)~0.0004 (중류) 범위로 나타났다 (Table 2). 유전자 다양성의 지표인 개체군 간 개체수 불 균형을 보정한 단상형 풍부도와 특정 개체군에서만 나타 나는 단상형인 고유 단상형은 중류가 각각 1.39와 2.00개 로 중류의 개체군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다양성을 보였 다. Central-marginal hypothesis (center-periphery hypothesis) 에 따르면 지리적인 분포에서 중앙에 위치한 개체군이 이 주 (migration)를 통해 주변 개체군으로부터 개체가 유입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즉 유전자 확산이 활발함으로써 유전적 다양성이 높은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Gaston 2010). 이러한 양방향으로의 유전자 확산 (multi-directional gene flow)으로 인해 중류 개체군이 상류와 하류 개체군보 다 유전적 다양성이 높게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참 갈겨니는 주로 하천의 중상류에 유속이 빠른 서식처를 선 호하기 때문에 하류에 개체수가 적게 분포하여 다양성이 낮게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다 (Lee et al. 2017;Moon et al. 2019).
강릉 연곡천의 상·중·하류 개체군 간 유전적 차이 를 나타내는 유전적 분화도 (FST)는 -0.015 (중류와 하 류)~0.006 (상류와 하류) 범위로 나타났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Table 3). 유전적 분화도의 음의 값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집단임을 의미하며 개체군 간 유전적 차이가 없음을 시사한다. 해양수산부에서 제공 하는 국가어도정보시스템 (www.fishway.go.kr)의 정보에 따 르면, 강릉 연곡천 내에는 11개의 보가 설치되어 있지만 36 개의 어도가 설치되어 있어 어도를 이용한 이주를 통해 유 전자 확산 (gene flow)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 한다. 또한, 강릉 연곡천 내에는 다양한 형태의 어도가 설치 되어 있어 유영능력이 좋은 회귀성 어류인 황어, 은어의 이 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으며, 본 연구 결과는 이러한 가설 을 지지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Kim et al. 2020). 하 지만 이러한 결과는 본 연구에 이용한 미토콘드리아 DNA 보다 진화속도가 빠르고 상대적으로 개체 간 변이가 풍부 하여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 유전적 거리 파악, 병목 현상 등 현세진화 (contemporary evolution)의 생태학적 연구에 보다 유용한 핵 DNA (nuclear DNA)의 마이크로세틀라이 트 (microsatellite) 마커를 이용하여 향후 추가연구가 필요 할 것으로 사료된다 (Putman and Carbone 2014).
적 요
본 연구는 동해유입하천 (강릉 연곡천, 양양 남대천), 한 강수계 (섬강, 속사천), 낙동강수계 (길안천)에 서식하는 참 갈겨니 (Zacco koreanus) 개체군을 대상으로 채집된 110개 체로부터 미토콘드리아 DNA COI 유전자 (mitochondrial DNA cytochrome oxidase I)를 분자마커로 이용하여 계통지 리학적 분석을 수행하고, 추가적으로 강릉 연곡천 상·중· 하류 개체군을 대상으로 집단유전학적 분석을 수행하였 다. 계통지리학 분석 결과, 동해유입하천과 한강수계의 참 갈겨니 개체군은 동일한 단일계통을 나타내었고, 낙동강수 계의 개체군은 상이한 계통으로 분기됨을 나타내었으며, 다른 수계 계통과의 유전적 거리 수치 범위가 평균 4.0% (3.7~4.2%)로서 동일종 이상 수준을 보여 잠재종 가능성 을 시사하였다. 참갈겨니가 서식하는 수계에 따른 형태학 적 차이는 연구된 바 있으나 DNA 염기서열의 변이를 이용 한 분자유전학적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므로 본 연구 결과 는 향후 낙동강수계 참갈겨니 개체군의 계통분류학적 연 구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추후 집 단유전체학 및 생태학적 분석을 통하여 관찰된 낙동강수 계 계통이 다른 종, 잠재종 혹은 단순히 큰 수준의 종내 변 이를 나타내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강릉 연곡천 상·중·하류에 서식하는 개체군의 집단유전학 분석 을 통해 중류의 개체군이 상대적으로 높은 다양성을 나타 냈으며 상·중·하류 개체군 간의 유전적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상·중·하류 개체군 간 유전자 확산이 원활하 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하며 하천의 개체군 간 연결성 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생태학 적 시간 스케일의 연구에 더 적합한 분자마커를 이용한 추 후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