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역병 (Phytophthora blight)은 Phytophthora 속 미생물에 의한 식물 병해로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농업 손실을 초래 하며 국내에서도 농작물 생산의 큰 감수 요인 중 하나이다 (Lee et al. 2010). 난균류 (Oomycetes)에 속하는 역병균은 물 속에서 무성번식체인 유주자낭 (sporangium)을 형성하 고 그 안에 유주자 (zoospores)를 다량으로 형성한다. 유주 자는 두 개의 편모를 이용하여 물 속에서 능동적으로 이동 하여 기주 식물에 침입하는 1차 감염원이 된다 (Hardham 2005). 역병은 한 번 발병할 경우 포장 전체로 빠르게 진전 되어 심각한 피해를 주며 Phytophthora capsici, P. drechsleri, P. infestans, P. nicotianae 등의 역병균이 보고되어 있다 ( Jee 2000). P. capsici는 고추에 발생하는 역병의 원인균으로, 정 식기인 5월부터 생육 후기인 9월까지 작기 전반에 걸쳐 발생한다 (Park et al. 2012).
고추는 우리나라 5대 채소 중 하나이며 고추 생산액은 2018년에 10,179억 원으로 전체 농림축산식품 생산액 중 9순위에 해당하였다 (KREI 2020; https://krei.re.kr). 그러 나, 2017년 고추 생산량은 생육 초기 고온과 잦은 강우로 인해 전년보다 35% 감소하였고, 2018년에도 평년보다 5% 감소한 바 있다 (KOSTAT 2018; https://kostat.go.kr). 고추 역병의 발생은 작기 중 강우 일수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 는데, 당해 년도의 기후에 따라 다르지만 연간 최소 5% 이 상의 발병주율을 보인다고 보고되었다 (Park et al. 2012). 역병 이병주율과 홍고추 수량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병주율이 1% 증가함에 따라 생체중 기준 약 93 kg/10a 수 량 감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ang et al. 2011).
고추 역병을 방제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저항성 품종의 재배, 화학살균제를 이용한 화학적 방제, 비기주 작물과의 윤작 재배, 미생물을 이용한 생물적 방제 등이 있다. 효과 적인 저항성 검정 체계 연구와 저항성의 유전에 대한 연구 등 안정된 저항성 품종 육성 방안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 졌고, ‘CM334’ 등의 역병 저항성 유전자원이 다수 보고된 바 있다 (Soh et al. 2012;Kim 2014). 또한 역병 저항성 품종 개발은 주로 종자회사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농가에 서 사용되는 고추 품종들은 대부분 역병 저항성을 보유하 여 역병 방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추가적인 역병 방제 수단은 여전히 필요하다 (Kim et al. 2010;Kim 2014). 고추 역병 방제를 위한 화학 약제로는 metalaxyl와 captafol 등이 사용되고 있으나, 방제 적기를 놓치거나 연 작지의 경우 방제효과가 낮을 수 있다 (Soh et al. 2012). 한 편, 화학성분 기반한 농약은 작물, 토양 및 농업 생태계 전 반에 잔류할 것이라는 우려와 독성과 내성 문제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을 중심으로 관 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P. capsici 균주를 포함한 다수의 난균류에서 metalaxyl 내성이 보고된 바 있으며 (Parra and Ristaino 2001). Bünemann et al. (2018)은 화학농약, 화학비 료를 처리한 관행 포장의 토양미생물 생체량, 토양 유기물 및 총 질소 함량이 유기농 포장보다 낮은 경향을 나타내어 토양 건전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하였다.
화학농약과 비료의 대안으로서 유용 미생물에 대한 연 구가 많이 이루어졌다. 미생물을 이용한 식물병 생물학 적 방제의 장점은 잔류나 환경오염, 인축에 대한 독성 등 의 우려가 없다는 점이다. 미생물제는 식물병 또는 해충 방제에 효과를 나타내는 세균, 진균, 바이러스 등으로 만 든 제품을 일컫는다. 국내에서는 고추 역병에 대한 방제 효과가 있는 Paenibacillus polymyxa AC-1 균주가 실용화 된 바 있으며 (Hong et al. 2016), 유럽과 미국 등 국외에서 는 Bacillus subtilis QST 713, Streptomyces lydicus WYEC 108, Trichoderma atroviride CHS 861, Gliocladium virens GL-21 등 이 역병 방제제로 사용되었다 (Elliott et al. 2009).
미생물이 식물 병해를 방제하는 방법으로는 용균작용, 기생작용, 공간이나 양분 경쟁을 통한 길항작용, 항생물질 생산, 병 저항성 유도 등을 통한 ‘생물적 방제 기작’과 인 산가용화, 질소고정, 식물생장촉진 호르몬 생산 등의 ‘생 물비료 기작’을 통해 식물 생장을 돕는 방법이 알려져 있 다 (Mahaffee and Backman 1993;Szczech and Shoda 2006;Haggag and Timmusk 2008;Park et al. 2010). 역병에 대 한 생물적 방제제로 이용되고 있는 미생물로 Trichoderma spp., Streptomyces spp. 및 Pseudomonas spp.는 다양한 이차 대사산물을 생성하여 역병균을 억제하고 식물의 방어 관 련 유전자 발현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Bae et al. 2016). Pseudomonas spp.가 생산하는 rhamnolipids와 cyclic lipopeptides는 역병균의 유주자낭막 생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Maleki et al. 2011). 작물 뿌 리에 정착한 T. atroviride는 뿌리로부터 분비되는 삼출물의 탄수화물 조성을 변화시켜 근권 내 공간과 양분 경쟁에서 P. cinnamomi보다 우세해지는 전략으로 역병을 방제한다 고 알려져 있다 (Macas-Rodriguez et al. 2018).
한편, 이전에 수행한 연구에서 선발한 Enterobacter asburiae ObRS-5 균주는 P. drechsleri의 유주자낭과 유주자 형성을 억제하고, 온실 및 포장에서 P. drechsleri에 의한 곰 취 (Ligularia fischeri) 역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였다 (Kim et al. 2020). 또한 E. asburiae ObRS-5 균주를 고추에 처리했 을 때 P. capsici의 발병이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반복적 검정을 통해 E. asburiae ObRS-5의 고추 역병 방제 효과를 확인하고, ObRS-5 균주를 처리한 고추 유묘에서 역병균 접종 전·후의 식물의 방어 관련 유 전자 발현을 qPCR (quantitative polymerase chain reaction) 을 이용한 상대정량 분석하여, ObRS-5 균주의 역병 방제 기작을 구명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1. 고추 역병의 접종원 준비
역병의 접종원으로서, 미생물자원센터 (KACC; Korean Agricultural Culture Collection)에서 분양 받은 P. capsici KACC 40470 균주의 유주자 현탁액을 제조하였다. 유주 자낭 유도에 필요한 토양추출물은 2 mm 체에 거른 토양 과 증류수를 1 : 3 (v/v) 비율로 혼합하고 CaCO3 3 g을 첨가 하여 실온에서 20시간 동안 정치하고, 거즈로 토양을 걸러 낸 여액을 취하여 필터페이퍼로 여과한 후 멸균하여 사용 하였다 (Mansoori and Banihashemi 1982). P. capsici 균주를 PDA (potato dextrose agar; Difco) 배지에 접종하여 25°C 에서 5일간 배양한 후, 직경 5 mm의 균총을 V8 juice 배 지 (V8 juice (Campbell’s Soup Co., Camden, USA) 330 mL, CaCO3 1.5 g, 증류수 670 mL)에 접종하여 25°C에서 3일간 배양한 후 멸균수로 배지를 씻어내고 토양추출물을 첨가 하여 20°C에서 광을 24시간/일으로 조사하면서 6일간 정 치배양하였다. 유주자낭 생성 여부를 실체현미경 (M205A, LEICA, Germany)으로 확인한 후 유주자를 나출시키기 위 해 25분간 -20°C에서 처리한 후 3시간 동안 실온에 정치 하였다. 균사는 멸균한 거즈로 걸러낸 후 유주자현탁액 농 도를 조절하여 주 당 10 mL씩 토양 g당 5.0×105 zoospores 가 되도록 토양 관주 처리하였다.
2. ObRS-5균주의 관주 처리에 의한 고추 역병 방제 효과 검정
이전 연구에서 곰취 역병 방제미생물로 선발된 E. asburiae ObRS-5 균주의 고추 역병 방제 효과를 검정하였 다. E. asburiae ObRS-5 균주는 TSA 배지에 획선 도말하 여 28°C에서 24시간 동안 배양한 뒤 0.1% peptone water 에 현탁하여 농도를 1.0×108 cfu mL-1 (OD600=0.25)로 조절하였다. 역병 내병성이 없는 고추 종자 (슈퍼마니따, Nongwoo Bio, Korea)는 직경 10 cm의 컵포트에 상토 (그린 상토, Seoul Bio, Korea)를 담아 파종하였다. 고추 파종 5주 후, 준비한 ObRS-5 균주 현탁액을 주당 50 mL 관주 처리 하고 7일 후 역병균의 유주자현탁액을 주당 10 mL 접종하 였다 (n=12). ObRS-5 균주를 처리하지 않은 대조구에는 물을 같은 양으로 처리하였으며, 지상부 시들음 병징이 나 타났을 때 발병률 (%)을 조사하였으며, 실험은 3회 반복하 여 실시하였다. 고추 역병의 발병 정도는 Table 1을 기준으 로 병징을 0~3단계로 나누어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는 아 래 Eq. 1에 의해 결과 값을 발병률 (%)로 환산하였으며 건 강한 식물은 0%, 고사한 식물은 100%로 나타내었다.
3. ObRS-5균주 처리에 의한 식물 면역 증진 효과 검정
ObRS-5 균주를 처리한 고추에서 식물 방어 유전자의 발현 패턴이 변화하는지 분석하기 위해, 상기와 같은 방 법으로 고추에 ObRS-5 균주현탁액을 주당 50 mL 관주 처 리한 후 역병균 접종 1일 전, 접종 직후와 처리 후 1일 간 격으로 5일째까지 고추 잎을 채취하여 총 7개의 시료를 취하였다. 채취한 시료는 액체 질소를 소량 첨가한 후 분 쇄하여 -70°C에 보관하였고 시료 채취가 모두 끝난 후 Power soil RNA extraction kit (MOBIO, USA)를 이용하 여 매뉴얼에 따라 total RNA를 추출하였다. 추출한 RNA 는 nanodrop으로 농도를 측정한 후, GoScriptTM Reverse Transcription System (Promega, USA)를 이용하여 cDNA 를 합성하였다. Table 2와 같이 각 유전자에 특이전인 염 기서열을 증폭하기 위한 프라이머를 이용하여 qPCR (CFX96 Real-Time PCR Detection System, Biorad, USA)을 수행하였다. qPCR 반응액은 GoTaq qPCR Master Mix 2X (Promega, USA) 10 μL, BSA (10 mg mL-1) 2 μL, Dimethyl sulfoxide (Sigma, USA) 1 μL, 프라이머 각각 0.5 μL를 포 함하여 총량 20 μL가 되도록 멸균 증류수를 첨가하였다. qPCR 반응은 95°C에서 3분 동안 열을 가한 후, 95°C 15초, annealing 온도에서 20초, 72°C 30초 동안 40회 반복하여 반응시키고, 마지막 단계에서 95°C에서 10초 동안 열을 가하고 Ct 값을 측정하였다 (Lopez-Gutierrez et al. 2004). qPCR 결과, 각 유전자의 Ct값은 18S rRNA gene의 Ct값을 이용하여 표준화하였다. 각 유전자 발현의 변화는 2-Δ-Δ- Ct 방법에 의해 상대정량화하여 나타내었다 (Livak and Schmittgen 2001).
4. ObRS-5균주 처리의 고추 생육 영향 검정
ObRS-5 균주의 처리가 고추 유묘의 생육에 미치는 영 향을 검정하기 위해, 상기와 같은 방법으로 고추 유묘에 E. asburiae ObRS-5 균주의 현탁액을 주당 50 mL 관주 처리한 후, 본엽이 9~10매 전개되었을 때, 초장, 근장 및 생체중을 조사하였다.
5. 통계분석
통계분석은 R 통계 프로그램 (ver. 4.0.3)을 이용하였으 며, 처리구 간 평균의 유의차 검증은 α=0.05 수준에서 T- 검정 (Student’s t-test)하고 결과가 유의한 경우, α=0.05 수 준에서 던칸의 다중 범위 검정법 (Duncan’s multiple-range test)을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E. asburiae ObRS-5 균주의 고추 역병 방제 효과
E. asburiae ObRS-5 균주를 고추에 관주 처리했을 때 평 균 역병 방제가는 74.6%로 역병 방제 효과가 있었다 (Fig. 1). 역병 발병률은 ObRS-5 균주 처리구에서 11.1%, 대조 구에서 57.8%로 나타났으며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 를 나타내었다. Enterobacter속 미생물 중 식물병 방제 미생 물로 많이 연구된 균주 중 하나인 E. cloacae는 병원균과의 양분 경쟁과 chitinolytic 활성을 통해 Pythium 모잘록병과 Fusarium 마름병을 효과적으로 방제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Chernin et al. 1995), P. capsici에 대한 방제 효과는 보고된 바 없다. E. asburiae 균주를 이용한 식물병 방제 연구는 거 의 수행된 바 없으나, E. asburiae 균주와 근연관계가 가까 운 E. aerogenes 균주는 식물 근권에 정착하여 hydroxamate, siderophore, 휘발성 및 비휘발성 길항 물질을 분비하여 Phytophthora 역병에 대한 방제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Utkhede 1986;Berner et al. 1988). 역병 이외의 병원 균에 대한 E. asburiae 미생물 이용 연구로는, E. asburiae 균 주가 애기장대 종자의 종피에 정착함으로써 Salmonella enterica의 정착과 생장을 억제하였으며, E. asburiae 균주 의 Lipopolysaccharide는 상추의 세균성 무름병에 대해 초 기 식물 방어 효소를 유도한다고 보고되었다 (Cooley et al. 2003;Jetiyanon and Plianbangchang 2013).
그 외 미생물을 이용한 역병의 생물적 방제 연구는 다 수 보고된 바 있다. 방제 미생물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Bacillus subtilis (Woo et al. 2006)와 Paenibacillus polymyxa (Lee et al. 2013), 방선균 Streptomyces halstedii ( Joo 2005), 점액 세균 Myxococcus sp. (Kim and Yun 2011), 수지상 근균 근 Glomus manihot (Kim and Min 2003) 등 다양한 미생물 을 이용한 고추 역병의 생물적 방제 연구가 수행되었다. Lim et al. (2009)은 서로 다른 방제 기작을 가진 개별 균주 들의 컨소시엄을 구성했을 때 우수한 역병 방제능뿐만 아 니라 고추 생장촉진능도 동시에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미생물 컨소시엄에서 균주들이 상호보완적으로 작 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나타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방제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서 개별 균주의 기작별 상호 보완형 컨소시엄의 구성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으 로 사료된다. 예를 들어, Kim and Min (2003)은 수지상 근 균근으로 잘 알려진 Glomus manihot을 이용하여 고추 역병 피해를 경감시키는 것을 확인하였는데, 균근균은 식물 스 트레스를 감소시키며 (Porter et al. 2019) 고추는 균근균 의 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Baum et al. 2015) 균 근균은 고추에 적용할 수 있는 균주 컨소시엄의 유용한 후 보 미생물로서 이용될 수 있다.
2. ObRS-5균주 처리에 의한 식물 면역 증진 효과
고추에서 식물방어 관련 유전자 PR1, PR4 및 PR10의 발 현을 분석한 결과, E. asburiae ObRS-5 균주를 처리한 고 추 잎 (Day-1)에서 세 유전자의 발현이 대조구에 비해 모 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Fig. 2a-c). 식물에 유도되는 전 신 저항성 (ISR; induced systemic resistance) 반응에서 PR (pathogen-related) 단백질은 식물에 대한 병원균의 침입 에 의해 국소적 및 전신적으로 발현이 증가되어 다량 축 적된다고 알려져 있다 (van Loon and van Kammen 1970). 그렇기 때문에 PR 단백질 관련 유전자의 발현은 ISR 마커 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Heil and Bostock 2002). Kang et al. (2017)의 연구에서 Lentinula edodes의 폐배지 추출물을 고 추에 처리했을 때 PR4와 PR10 유전자의 발현이 2일째부 터 5일째까지 증가하였고, 4일 째에 발현 수준이 가장 높 았다. Kim et al. (2011)은 Peanibacillus polymyxa 균주가 생 산하는 fusaridicin을 고추에 처리했을 때 PR1 유전자 발현 은 처리 후 24시간 및 48시간에 증가하였다. 본 연구에서 ObRS-5 균주 처리 후 6일째 (Day-1)에 PR1, PR4 및 PR10 유전자의 발현이 대조구 대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 것은 앞의 연구들과 유사한 결과이며, 처리된 미생물 (또는 물 질)에 따라 식물에 저항성을 유도하는 기간이 달라지는 것으로 사료된다.
역병균 접종 (Day0) 후 ObRS-5 처리구에서 PR1, PR4 및 PR10 유전자의 발현은 역병균 접종 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Day0~Day5). 반면에 대조구에서는 상기 세 유전자의 발현량이 병원균 접종 전과 후에 큰 차이를 보이 지 않았고, ObRS-5 처리구와 비교했을 때 현저하게 낮았 다. 즉, 대조구에서는 역병균의 침입에 대해 식물의 저항성 반응이 효과적으로 유도되지 못한 것으로 사료된다. 이에 반해 ObRS-5 균주 처리구에서 역병균 접종 이후 식물 방 어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유지된 것은, 역병균에 대한 저 항성 반응이 유도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역병균 접종 후 48시간 및 72시간 (Day2, Day3)에는 고추 잎에서 ObRS-5 처리구와 대조구 간 식물 방어 유전자의 상대적 발현량 차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ObRS-5 균 주 처리구에서 Day5까지 고추 잎의 시들음 증상을 보이지 않으면서 식물 방어 관련 유전자의 발현을 계속 유지한 것 은 E. asburiae ObRS-5 균주 처리에 의해 고추에 저항성이 유도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Yang et al. (2015)의 연구에 서는 Bacillus amyloliquefaciens 균주를 처리한 고추에서, 역 병균 접종 24시간 후 PR 단백질 관련 유전자 발현이 큰 폭 으로 증가하여 ISR 메커니즘으로 고추역병이 제어되었음 을 보고한 바 있다. 한편, Park et al. (2016)의 연구에서 배 추 생육을 촉진하는 근권세균 Bacillus vallismortis가 생산하 는 다이펩타이드를 작물에 처리한 직후 식물의 PR1 유전 자 발현이 증가하고 병원균 접종 직후 발현이 다소 증가하 는 경향을 보인 것은, 본 연구에서 나타난 식물방어 유전 자 발현과 유사한 패턴을 나타낸 것으로 사료된다.
3. ObRS-5균주 처리의 고추 생육 영향
식물에 저항성을 유도하는 방법은 식물병 방제 전략 중 하나로서 한 번 처리로 장기간 지속되는 방제 효과를 얻 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loepper et al. 2004). 그러나, 장기간 유도저항성이 지속될 경우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 가 발생함으로써 식물 생육이 감소하고 수확량 감소로 이 어질 수 있다 (Heil and Bostock 2002). 따라서, E. asburiae ObRS-5균주 처리가 고추 생육에 대한 약해 없이 저항성 을 유도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ObRS-5 균주 처리의 고추 생육에 대한 영향을 검정하였다. 그 결과 E. asburiae ObRS- 5 균주 처리구는 대조구와 비교할 때 고추 유묘 지상부 생 육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지상부 생체중은 ObRS-5 균주 처리구에서 대조구 대비 17.8%의 증가하였으나 통 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뿌리 생육의 경우 처리구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ObRS-5 균주 처리구에서 대조 구 대비 근장은 21.6% 증가하였고 생체중은 35% 증가하여 ObRS-5 균주 처리에 의한 고추 생육이 다소 증가하는 경 향이 나타났다. 따라서, ObRS-5의 처리는 고추 생육을 억 제하지 않으면서 식물의 ISR 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사 료된다.
적 요
본 연구에서는 기 선발한 Enterobacter asburiae ObRS-5 균주를 1×108 cfu mL-1 농도로 고추에 관주 처리했을 때 Phytophthora capsici에 의한 고추역병을 74.6% 방제하는 효 과가 있었다. E. asburiae ObRS-5 균주에 의한 고추역병 방 제 메커니즘을 확인하기 위해 고추의 PR1, PR4 및 PR10 유전자를 특이적으로 증폭하는 프라이머를 이용하여 quantitative PCR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E. asburiae ObRS- 5 균주를 처리한 고추에서 대조구와 비교하여 상기 세 가 지 유전자의 발현이 모두 높은 수준을 유지하였다. 또한 E. asburiae ObRS-5 균주는 고추의 생육을 억제하지 않으면서 ISR 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통 하여 P. capsici이 침입할 때 E. asburiae ObRS-5 균주가 매개 하는 ISR 메커니즘을 통해 Phytophthora 역병의 제어가 가 능한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