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우리나라에서 들깨 (Perilla frutescens Britten var. Japonica Hara)는 경제적으로 중요한 특용작물 중 하나이며, 특유의 고소한 향으로 인해 잎과 종자 모두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이용되고 있다. 들깨의 재배면적은 2018년 34,863 ha, 생 산량은 40,344 t으로 알려져 있다 (MAFRA 2019). 들깨 중 에서 잎 수확이 목적인 잎들깨 재배는 고소득을 낼 수 있 어 충남 금산, 경남 밀양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연작을 해 오고 있다 (Ha and Park 1999). 연작으로 인해 지상부 잿빛 곰팡이병 (Botrytis cinerea), 균핵병 (Sclerotinia sclerotiorum) 과 기저부에는 식물기생선충 (plant-parasitic nematodes)에 의한 피해로 안정적인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Moon et al. 1998;Shin et al. 2006;Choi et al. 2008;Kim et al. 2013). 특히, 들깨에 피해를 주는 식물기생선충은 토양에 한번 감 염되면 완전 박멸시킬 수 없어 방제를 더욱 어렵게 한다 (Masler and Perry 2018).
들깨에 발생하는 식물기생선충으로는 뿌리썩이선충 (root-lesion nematode), 뿌리혹선충 (root-knot nematode), 나선선충 (spiral nematode) 등이 알려져 있다 (Choo and Choi 1979;Kim et al. 2000). 이 중에서 뿌리썩이선충은 뿌 리혹선충, 씨스트선충 (cyst nematode)과 함께 경제적으로 중요한 식물기생선충으로 다뤄지고 있으며 (Castillo and Vovlas 2007), 미국 북서부에서는 뿌리썩이선충에 의해 연 간 510억원의 경제적 피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 다 (Smiley 2010). 뿌리썩이선충은 기주범위가 넓고 다양 한 기후 조건에서 생존이 가능하다 (Castillo and Vovlas 2007). 그러나 온도와 같은 환경 조건이 종내 형태적 변 이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종 동정이 어렵고, 순 수 분리 및 유지 증식이 까다로워 뿌리혹선충과 씨스트 선충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내외에서 수행된 연구가 적다 (Doucet et al. 2001;Jesus et al. 2020).
뿌리썩이선충의 종 동정은 형태적 특성을 이용한 고 전 분류, 단백질을 추출하여 isozyme polymorphic banding pattern을 이용한 동위효소 분석, PCR을 기반으로 한 제 한효소절편길이다형성 (restriction fragment length polymorphism, RFLP), 종특이프라이머 (species specific primer) 를 이용한 실시간 (real-time) PCR 등이 이용되어 왔다 (Yu et al. 2012). 최근에는 선충이 공통으로 가지 는 28S ribosomal RNA, internal transcribed spacer region, mitochondrial DNA의 일부 염기서열 정보를 기반으로 한 DNA 바코드 기술도 종 동정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Ozbayrak et al. 2019).
최근 국내 들깨 주산지는 연작으로 인해 식물기생선충 에 의한 피해가 예상되나 감염실태가 조사된 바 없다. 따 라서 본 연구는 국내 들깨 주산지를 대상으로 식물기생선 충의 감염실태를 파악하고 DNA 바코드 기술을 이용하여 문제 선충의 종을 동정함으로써 방제 기술 개발을 위한 기 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1. 토양 시료 채취
들깨 재배지의 식물기생선충 감염현황을 조사하기 위 해 2020년 1월 21일부터 10월 27일까지 충남 태안, 금산, 충북 증평, 음성, 보은, 옥천, 경남 밀양, 경산 총 8개 시군의 노지, 시설 들깨 재배지에서 토양 시료를 채취하였다. 토양 시료는 직경 2 cm 토양시료 채취기를 이용하여 들깨 뿌리 주변 토양을 깊이 15 cm 정도 채취하였으며, 1개의 포장에 서는 100평당 10지점을 기준으로 약 1,000 cm3의 토양을 채취하여 혼합하였다. 토양 채취 시에는 채집지의 주소, 포 장유형, 재배목적, 연작연수에 대한 정보를 함께 수집하였 다. 채취한 토양 시료는 선충을 분리하기 전까지 8℃ 저온 창고에 보관하였다.
2. 선충 분리 및 밀도 검정
토양 시료에서 선충 분리는 체법과 깔때기법을 이용하 였다 (Barker 1985;Kang et al. 2016). 채취한 토양을 길이 70 cm, 폭 20 cm 비닐봉투에 넣고 골고루 잘 섞은 다음 100 cm3 계량컵을 이용하여 시료별로 정량하였다. 정량한 토 양을 5 L의 플라스틱 물통에 넣고 4 L의 수돗물을 첨가하 여 토양 현탁액을 만들었다. 토양 현탁액을 20 mesh와 400 mesh 체에 차례로 거르고 400 mesh 체 위에 남은 물질을 wash bottle을 이용하여 100 mL 비커에 옮겨 담았다. 비커 에 옮겨 담은 액체를 Baermann 깔때기에 위에 붓고 25℃ 에서 48시간 경과시켰다. 48시간 경과 후 깔때기 하단부에 모인 액체를 15 mL centrifuge tube로 옮겨 담았다. 피펫을 이용하여 해당 용액 1 mL을 취한 다음 유리로 된 counting dish에 옮겨 담고 실체현미경 (MZ12; Leica, Wetzlar, Germany) 을 이용하여 선충의 종류와 밀도를 검경하였다.
3. 선충 DNA 추출
들깨 재배지에서 검출된 식물기생선충 중 검출 빈도가 높았던 선충은 PCR을 이용한 분자생물학적 기법으로 종 동정을 수행하였다. 선충의 DNA 추출은 변형된 Iwahori et al. (2000)의 방법을 이용하였다. 대상 선충을 3차 증류수 1 방울이 떨어져 있는 slide glass로 옮겼다. 이를 다시 증류수 로부터 분리시키고, 가로 1 mm×세로 1 mm의 filter paper chip을 이용하여 선충을 절단시킨 다음 으깨어 선충 체벽 을 파쇄시켰다. 이때 사용한 chip을 10 μL DNA 추출용액 (2 M KCl2, 10 mM Tris-HCl, 1 M MgCl2, 10% [w/v] Triton-X 100, 20.6 mg mL-1 Proteinase K)가 들어있는 0.2 mL PCR tube에 넣고 PCR 장치 (PTC-200; MJ Research, Alameda, CA, USA)를 이용하여 60℃에서 30분, 95℃에서 10분간 Lysis 과정을 거쳐 DNA를 추출하였다.
4. 중합효소연쇄반응 및 DNA 염기서열 분석
분리한 식물기생선충의 genomic DNA를 주형으로 중합효소연쇄반응 (polymerase chain reaction, PCR)을 수 행하였다. 식물기생선충의 종류와 관계없이 식물기 생선충의 DNA 바코드 분석에 주로 이용되고 있는 28S ribosomal RNA의 D2-D3 유전자 부위를 이용하였다. D2-D3 부위의 증폭에는 forward primer D2A (5ʹ-ACAA GTACCGTGAGGGAAAGTTG-3ʹ)와 reverse primer D3B (5′-TCGGAAGGAACCAGCTACTA-3ʹ) 세트를 이용하 였다 (Nunn 1992). PCR 반응을 위해 15 μL의 PCR premix (Ready-2X-Go with Taqplus; NamohelixTM, Daejeon, Korea) 가 담긴 0.2 mL PCR tube에 주형 DNA 3 μL, 10 pmol forward primer 1 μL, 10 pmol reverse primer 1 μL와 3차 증 류수 30 μL를 넣어 총 50 μL의 반응액을 만들었다. 이 반 응액을 PCR 장치 (PTC-200; MJ Research, Alameda, CA, USA)에 넣고 다음과 같은 조건으로 PCR 반응을 진행 하였다: pre-denaturation 94℃ 30초, denaturation 94℃ 1 분, annealing 55℃ 40초, extension 72℃ 1분, cycling stage 35회 반복, final-extension 72℃ 5분. PCR 증폭산물은 전 기영동기 (Mupid eXu; ADVANCE, Tokyo, Japan)에서 1% agarose gel, 1× TAE buffer (0.04 M Tris-Acetate, 0.001 M EDTA), 100 V, 25 mA의 조건으로 전기영동한 다음, UV transilluminator (UVCI-1100; Major science, New Taipei City, Taiwan)를 이용하여 밴드 유무를 확인한 다음 DNA 염기서열분석은 (주)마크로젠에 의뢰하여 시퀀싱 장비 (ABI 3730xl system)를 이용한 Sanger sequencing을 수행 하였고 분석 결과 파일들 (.ab1, .seq)을 제공받았다. 제공 받은 분석 결과 파일들은 Chromas Lite 2.0, EditSeq 5.05와 SeqMan 5.05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각 시료별 최종 염기서 열을 결정하였다.
5. 분자생물학적 계통수 작성
검출 선충의 분자생물학적 계통분석을 위해 PCR 증 폭산물의 염기서열을 이용하였다. 계통수 작성에 필요 한 식물기생선충들의 reference sequence는 미국국립생물 정보센터 (NCBI)에서 속별로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았으 며, 각 시료의 DNA 염기서열과 함께 dataset를 작성하여 Clustal X 1.83의 기본값으로 정렬하였다. 계통수는 베이 지안 분석프로그램인 Mrbayes 3.2.6.을 이용하여 general time reversible substitution model (GTR+I+G)를 이용 하여 작성하였으며 (Vovlas et al. 2015), Dendroscope 3.5.7 을 이용하여 편집하였다. 계통분석을 위한 외집단 분류군 (outgroup)은 Palomares-Rius et al. (2010)의 선행연구 결과 를 참고하였다.
결 과
1. 국내 들깨 재배지 식물기생선충 감염현황
국내 들깨 재배지를 대상으로 식물기생선충 감염 실 태를 조사한 결과, 뿌리혹선충 (root-knot nematodes), 뿌리썩이선충 (root-lesion nematodes), 나선선충 (spiral nematodes), 위축선충 (stunt nematodes) 속의 선충이 주로 검출되었다 (Table 2). 이 중에서 뿌리썩이선충속과 나선선 충속의 감염 포장 수는 20개 (39%), 28개 (55%)로 다른 선 충속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감염률을 보였다. 시군별 감 염률은 시료점수가 많은 금산과 밀양에서 높게 나타났으 나 다른 지역의 시료점수가 낮아 상대적인 감염률 비교는 어려웠다. 한편, 잎들깨 주산지로 알려진 금산 지역은 뿌 리썩이선충속과 나선선충속의 감염 포장수가 13개 (68%), 15개 (79%)로 나타났으며, 잎들깨 주산지 중 하나인 밀양 지역의 감염 포장수 5개 (36%), 6개 (43%) 보다 더 높은 것 으로 나타났다.
연작연수에 따른 들깨의 식물기생선충 감염현황을 조 사한 결과는 Table 3과 같다. 뿌리썩이선충속과 나선선충 속의 식물기생선충은 들깨의 연작연수가 증가할수록 발 생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뿌리썩이선충은 연작연수가 11년 이상 경과하면 감염률이 88%로 5년 미 만일 때 (42%)보다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들깨 재배포장의 유형에 따라서도 감염된 식물기생선 충의 종류나 발생 빈도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4). 시설재배지의 뿌리썩이선충속과 위축선충속 선충의 감염 률 (65%, 31%)이 노지 재배지의 감염률 (12%, 4%)에 비해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들깨의 재배 목적에 따른 식물기생선충 감염현황을 조 사한 결과 (Table 5), 잎 수확을 목적으로 하는 들깨 재배지 의 식물기생선충 감염률이 종자 수확을 목적으로 하는 들 깨 재배지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뿌리썩이선 충과 위축선충은 잎을 수확하는 잎들깨 재배지에서만 높 은 빈도 (59%, 26%)로 검출되었다.
2. 뿌리썩이선충류의 분자생물학적 종 동정
국내 들깨 재배지에서 검출된 식물기생선충 가운데 경 제적으로 중요하며 감염률이 높았던 뿌리썩이선충류의 분자생물학적 종 동정을 수행하였다. 뿌리썩이선충류의 28S ribosomal RNA D2-D3 영역 염기서열을 기반으로 한 분자생물학적 종 동정 결과는 Fig. 1과 같다. 분자생물학적 계통분석 결과에서 국내 들깨 재배지 4개 포장 ( JD456A2, CJ143A2, JD693A2, JD693A3), 5개 포장 (GC111A1, DJ57A1, ID66SA1, GS1374A1, GS10245A1), 10개 포 장 (CJ055D1, CJ141D2, JD410D2, JD454D2, NJ134A1, MJ465D1, MJ452A1, MJ454D1, HS657D1, HS701D1) 에서 검출된 뿌리썩이선충류는 각각 딸기뿌리썩이선충 (Pratylenchus penetrans), 사과뿌리썩이선충 (P. vulnus), 잎 들깨뿌리썩이선충 (가칭, Pratylenchoides leiocauda)과 같 은 clade로 클러스터링되었다. 미국국립생물정보센터 (NCBI)의 database를 기반으로 blast 검색을 수행한 결과, 잎들깨뿌리썩이선충은 99.73~100%, 딸기뿌리썩이선충은 97.30~100%, 사과뿌리썩이선충은 100%의 유전적 상동성 을 보였다. 분석 결과에 따라 국내 들깨 재배지에는 2속 3 종 (Pratylenchus penetrans, P. vulnus, Pratylenchoides leiocauda) 의 뿌리썩이선충류가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찰
국내 들깨 재배지의 식물기생선충 감염 현황은 제주 지 역을 대상으로 Choo and Choi (1979)에 의해 보고된 바 있 으며, 고추나선선충 (Helicotylenchus dihystera), 당근뿌리혹 선충 (Meloidogyne hapla) 등이 주요 선충으로 나타났다. 들 깨 재배지를 대상으로 2000년대 이전 조사된 연구 결과로 지역적 차이, 시간 경과에 따른 감염현황 비교분석이 수행 된다면 방제 연구계획 수립 시 좋은 근거 자료가 될 것이 나 해당 연구에서는 감염 빈도, 밀도 등의 정보가 없어 본 연구 결과와 비교분석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Ha et al. (2016)의 연구에서도 뿌리혹선충 (Meloidogyne spp.)이 들 깨에 피해를 주어 저항성 검정을 수행하였다는 연구 결과 만 있을 뿐 들깨 주산지별 감염 빈도, 밀도 등에 관한 연구 결과는 없었다. 뿌리썩이선충 (Pratylenchus spp.)은 남부지 방의 잎들깨 재배지에서 잎들깨의 생육 저하 및 고사 피 해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im et al. 2000). 뿌리 썩이선충에 의한 들깨의 피해 정도에 대한 주산지별 조사 결과는 아직까지 없었으며 본 연구에서 처음 수행되었다. 뿌리썩이선충의 평균 감염밀도는 토양 100 cm3 당 282마 리로 나타났으며, 타작물의 평균적인 경제적 피해한계밀 도 (1~200마리 이상/토양 100 cm3)를 고려하였을 때 경제 적으로 큰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Dickerson et al. 2000). 현재까지 연구 결과를 종합했을 때 들깨 재배지에 는 뿌리썩이선충, 나선선충이 문제 선충으로 확인되며 본 연구의 결과도 이와 일치하였다 (Table 2).
고추, 참외, 부추 등 농작물의 연작연수가 증가할수록 식 물기생선충에 의한 피해가 비례하여 증가한다는 많은 연 구 결과가 있다 (Park et al. 2003;Kim and Lee 2008;Ko et al. 2011;Kang et al. 2015). 본 연구에서도 들깨의 연작연 수가 증가할수록 뿌리썩이선충의 피해가 증가하는 결과 를 나타냈다 (Table 3). 뿌리썩이선충의 한세대 기간은 평 균 54~65일이며 암컷 1마리당 평균 16~35개의 알을 낳는 데 (Castillo and Vovlas 2007), 뿌리썩이선충의 기주가 되는 작물을 매년 연작하면 1마리가 수십마리로 증식되고 포장 전체에 감염됨으로써 발생 조사 시 검출 빈도가 더 높아지 는 것으로 판단된다.
작물이 재배되는 포장유형에 따라서도 검출되는 식물 기생선충의 종류나 밀도가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Ko et al. 2017; Ko et al. 2019). 본 연구에서도 들깨의 식물기생선 충 발생 조사지를 시설재배지와 노지재배지로 구별하여 조사하였다. 그 결과, 시설재배지는 뿌리썩이선충류와 나 선선충류가 주요 검출 선충으로 나타났으며 노지재배지 는 뿌리혹선충과 나선선충류가 주요 검출 선충으로 나타 났다 (Table 4). 일반적으로 노지에서는 들깨를 다른 작물 과 함께 돌려짓기하는 재배특성을 보이나, 잎들깨를 수확 하는 시설재배지에서는 매년 연작을 하기 때문에 검출되 는 선충상 (nematode fauna)이 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들깨를 재배하는 목적에 따라서도 검출된 식물기생선충 의 종류나 밀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Table 5). 잎들깨는 주 로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며 장기간 연작을 해온 대표적 인 작물이다. 반면, 종실용 들깨는 주로 노지에서 재배되고 윤작을 한다. 이러한 결과는 재배포장의 유형이나 작부방 식의 차이에 의한 효과로 판단된다. 따라서 들깨 시설재배 지에서는 답전윤환을 하면 연작으로 인한 뿌리썩이선충, 나선선충의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Kim 2001), 이를 검증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뿌리썩이선충은 국내에서 무, 딸기 등 채소 작물과 국화 와 같은 화훼류에서 피해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 다 (Lee et al. 2008;Ko et al. 2017;Park et al. 2019). 본 연구 에서도 뿌리썩이선충이 들깨 재배지에서 검출된 선충 가 운데 검출 빈도가 가장 높은 선충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뿌리썩이선충은 종에 따라 적용 가능한 방제 방법이 다르 기 때문에 방제를 위해서는 종 동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Castillo and Vovlas 2007). 본 연구에서는 들깨 재배 지에서 검출된 뿌리썩이선충의 분자생물학적 종 동정을 수행하였으며, 딸기뿌리썩이선충 (Pratylenchus penetrans), 사과뿌리썩이선충 (P. vulnus), 잎들깨뿌리썩이선충 (가칭, Pratylenchoides leiocauda)으로 동정되었다. 연구 결과에 따 라, 들깨 재배지의 뿌리썩이선충 피해경감 기술 개발 시에 는 2속 3종의 뿌리썩이선충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판 단된다. 잎들깨뿌리썩이선충은 국내에서는 처음 발견된 선충으로 형태적인 특성 분석과 유전자 부위별 분자생물 학적 특성 분석이 추가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흥미 로운 점은 종 동정 결과에서 충남 금산의 들깨 재배지에서 는 딸기뿌리썩이선충과 잎들깨뿌리썩이선충, 경남 밀양, 경산의 들깨 재배지에서는 사과뿌리썩이선충만 각각 검 출되었다. 사과뿌리썩이선충은 딸기에 큰 피해를 주고 있 는 것으로 연구된 바 있으며 (Ko et al. 2016), 밀양의 조사 지역 주변에서도 딸기가 재배되고 있었다. 이는 트랙터와 같은 농기계를 공동으로 사용하여 같은 지역에서 재배되 는 딸기의 문제 선충이 또 다른 기주작물인 들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되나 추가적인 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 으로 보인다. 한편, 나선선충류도 높은 빈도로 검출되었으 나 들깨에 어떠한 피해를 일으키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가 없다. 향후에는 들깨 작물에 대한 나선선충류와 뿌리썩이 선충 (Pratylenchoides spp.)의 피해 해석을 위한 추가 연구 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적 요
국내 들깨 재배지의 식물기생선충 감염현황을 조사하 기 위해 2020년 1월 21일부터 10월 27일까지 8개 시군의 노지, 시설 들깨 재배지에서 채취한 토양 시료 51점을 분 석하였다. 들깨 재배지에는 뿌리썩이선충류, 나선선충류, 뿌리혹선충, 위축 선충이 감염되어 있었으며, 뿌리썩이선 충 (39%)과 나선선충 (55%)이 다른 선충에 비해 높은 감 염률을 보였다. 들깨는 연작연수가 증가할수록 뿌리썩이 선충의 발생 빈도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며, 11년 이 상 연작하면 5년 미만일 때보다 발생 빈도가 2배 이상 증 가하였다. 잎들깨와 종실용 들깨 재배지에 감염된 선충 종 류와 밀도는 차이를 보였다. 들깨 검출 선충 가운데 경제 적으로 중요한 뿌리썩이선충의 분자생물학적 종 동정 결 과, 2속 3종 (Pratylenchus penetrans, P. vulnus, Pratylenchoides leiocauda)의 뿌리썩이선충이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 났다. 본 연구 결과에 따라, 들깨 밭의 선충 관리 전략 수립 을 위해서는 뿌리썩이선충이 문제 선충이라는 점이 고려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