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귤굴나방 (Phyllocnistis citrella Stainton, citrus leafminer)은 세계적으로 감귤재배 지역에서 널리 분포하는 경제적으 로 중요한 해충이다 (Liande et al. 1999; Peña et al. 2000). 귤 굴나방 유충은 감귤 새순을 터널 형태로 가해하고 잎의 가 장자리를 말아 그 속에서 번데기가 된다. 이 과정에서 새 순의 해면조직 손상, 위조 및 기형으로 인하여 잎의 정상 적인 생장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피해를 받은 새순의 상 처를 통하여 궤양병 감염에 취약해진다 (Peña et al. 2000;Hall et al. 2010). 귤굴나방 피해는 봄순에서도 발생하지만 주로 여름순과 가을순에서 피해가 심하며, 감귤 성목 (>7 년)보다는 건전한 새순 확보가 중요한 유묘에서 피해가 심각하다.
귤굴나방은 제주도에서 연간 5~7세대 발생하는 것으 로 알려져 있다 (Kim et al. 2002). 암컷 성충은 주로 밤에 산란 활동을 하는데 약 10~20 mm의 초기 신초를 선호하 며 생존기간 동안 약 50개의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 다 (Elekcioğlu and Uygun 2004;Vercher et al. 2008). 알 부 화부터 성충 우화까지 발육기간은 25°C 기준 약 15일 정 도 소요되며, 성충 생존기간은 25°C에서 약 7일이지만 월 동기에는 약 164일까지 생존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Hamamura 1980;Elekcioğlu and Uygun 2004).
귤굴나방 생태와 관련하여 감귤 주요 영농기 (봄~가 을)와 관련된 연구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월동생태와 관 련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인도와 미국 플로리 다에서 귤굴나방이 성충으로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 다 (Pandey and Pandey 1964; Lim and Hoy 2006). 우리나 라와 인접한 일본의 경우, Yamamoto (1968)와 Hamamura (1980)가 귤굴나방이 성충으로 월동한다고 보고한 반면 Masayoshi and Takeo (1967)는 번데기로 월동한다고 보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귤굴나방이 번데기와 성충으로 월동한다는 기록이 있지만, 실제 조사나 실험으로부터 구 명된 것이 아니므로 아직까지 국내 귤굴나방 월동생태는 불분명한 실정이다 (Lee et al. 1990).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월동기 귤굴나방의 발육단계 포 장조사, 발육단계별 저온 실내실험 및 월동기 야외 실험을 통하여 노지 감귤원에서 귤굴나방 월동 개체군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구명함으로써 이 해충의 생태연구와 방제전 략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1. 귤굴나방 발육단계별 저온 생존율 실내실험
1) 월동기 공시충 채집
월동기 저온실험에 필요한 귤굴나방 성충과 번데기를 확보하기 위하여 2019년 11월 중순 서귀포시 남원읍 소 재 감귤과원의 후기 가을순에서 번데기를 채집하였다. 성 충의 경우 번데기 채집 후 18°C로 설정된 항온실에서 성 충으로 우화시킨 후 실험에 투입할 때까지 15°C로 설정된 항온실에서 7일 동안 적응 후 실험에 사용하였다. 귤굴나 방 성충은 야외에서 깍지벌레의 감로를 섭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실험 전 성충의 최적 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목화진딧물과 이세리아깍지벌레를 접종한 포트묘 와 2%의 설탕물을 공급하였다 (Hamamura 1980). 번데기 의 경우 용방이 형성된 후기 가을순을 채취 후 용방 내 번 데기의 움직임이 확인된 개체만 선발하여 실험에 사용하 였다. 유충의 경우 사전 예비실험에서 생존 개체가 없었기 때문에 본 실험에서는 제외하였다.
2) 발육단계별 저온실험
귤굴나방 발육단계별 월동기 저온에 대한 내성을 평가 하기 위하여 실내실험을 실시하였다. 저온처리는 항온·항 습 인큐베이터 (DA-58G; Dasol, Korea)를 이용하였고 온도 는 - 5, - 2, 2, 4°C로 설정하였다. 각 설정 온도에서 귤굴나 방 성충과 번데기를 저온에 노출된 기간에 따른 생존율을 조사하였다. 처리기간 중 상대습도는 60%로 설정하였고 인큐베이터 내의 온습도는 1시간마다 기록하였다. 귤굴나 방 번데기는 신초 용방 내부에 존재하기 때문에 월동기 서 식환경과 비슷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용방이 형성된 후기 가을순을 그대로 실험에 사용하였다. 곤충사육용기 (지름: 9 cm, 높이: 4 cm)에 필터페이퍼를 넣어준 후 귤굴 나방 성충과 번데기를 각각 처리하였다. 각 온도 처리구에 성충과 번데기를 저온 기간별 (days) 15마리씩 처리 후 매 일 생존 여부를 확인하였다. 실험과정에서 급격한 생존기 간 단축이 확인된 2°C 처리구의 경우, 보다 면밀한 관찰을 위하여 번데기 12마리를 추가로 투입하였다. 생사확인은 본 실험 전에 예비실험을 통하여 기준을 설정하였고 25°C 에서 30분 처리 후 움직임 여부를 기준으로 결정하였다. 확인을 마친 생존 개체는 상온 생존 여부 확인과정에서 회 복으로 인한 오류를 제어하기 위하여 실험에 재투입하지 않고 폐기하였다.
3) 통계분석
온도별 수명 자료의 유의성 검정을 위하여 일반선형모 형을 이용한 분산분석 (GLM)을 실시하였으며, Tukey̓s Studentized Range Test (HSD)를 이용하여 평균 간 비교 (P=0.05)를 실시하였다 (SAS Institute 1999). 또한, 동 일 온도처리구에서 귤굴나방 성충과 번데기의 평균 생 존기간에 대한 유의성 검정을 위하여 독립표본 t-검정 (independent t-test, P=0.05)을 실시하였다.
2. 월동기 노지 감귤원 내 발육단계별 야외실험
1) 귤굴나방 번데기 야외 생존기간 실험
노지 감귤원에서 어떤 발육단계로 귤굴나방이 월동하 여 다음 해 초기개체군을 형성하는지 평가하기 위하여 발 육단계별 야외 접종 후 생존기간을 조사하였다. 실험에 사 용할 발육단계별 공시충을 확보하기 위하여 성충 330마리 를 25°C 항온실에 방사한 후 새순이 있는 5년생 온주밀감 포트묘를 항온실에 넣어주었다. 성충 접종 10일 후 포트묘 새순에서 번데기 300마리를 확보할 수 있었고, 15°C 항온 실에서 7일 동안 적응 후 실험에 사용하였다. 야외실험은 귤굴나방 성충이 연중 마지막으로 발견되는 2019년 12월 24일에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하례리와 제주시 오라 동에 소재한 노지감귤원 2개소에서 번데기 150마리씩 접 종된 포트묘를 각각 과원 중심부에 배치하였고 2020년 3 월 20일까지 7일 간격으로 번데기 생존 개체 수를 기록하 였다. 또한, 각 조사과원에 데이터로거 (HOBO-U23; Onset comp, Bourne, MA)를 설치하여 온도데이터를 수집하 였다.
2) 귤굴나방 성충 야외 생존기간 실험
노지감귤원에 귤굴나방 성충의 생존기간을 평가하기 위하여 야외 실험을 진행하였다. 실험에 사용할 성충을 확 보하기 위하여 2019년 11월 중순 서귀포시 남원읍 소재 감귤과원의 후기 가을순에서 번데기를 채집 후 성충으로 우화시켰다. 우화한 성충은 곤충사육용기 (지름: 9 cm, 높 이: 4 cm)에 필터페이퍼와 2%의 설탕물을 먹이로 넣어주 었고, 사육용기 내 과밀도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를 제어하기 위하여 30개의 용기에 성충을 10마리씩 나누 어 총 300마리를 처리하였다. 성충을 접종한 사육용기는 직사광 노출에 의한 용기 내부 온도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그늘이 형성되는 감귤나무 수관 하부에 배치하였다. 야외 실험은 번데기를 처리한 과원과 동일한 곳에서 진행하였 으며 2020년 3월 20일까지 7일 간격으로 생존 개체 수를 기록하였다.
3. 월동기 노지 감귤원 내 귤굴나방 발육단계별 발생양상 조사
1) 조사과원
본 조사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10개 과원과 제주 시 8개 과원 총 15개 과원에서 진행되었다 (Table 2). 조사 과원이 특정 지역으로 편중되지 않도록 제주도 내 주요 권 역별 2개 과원 이내로 제한하여 조사과원을 설정하였고 데이터로거 (HOBO-U23, Onset comp)를 설치하여 각 과 원별 온도데이터를 수집하였다.
2) 귤굴나방 성충 발생밀도 조사
겨울철 귤굴나방이 어떤 발육단계가 우점하는지 확인 하기 위하여 2019년 3월 그리고 2020년 3월에 제주도 내 노지 감귤원 15개소에서 발육단계별 귤굴나방 발생밀도 를 조사하였다. 성충 발생 여부 확인을 위하여 귤굴나방 페로몬 ((Z,Z)-7,11-hexadecadienal)을 흡착한 루어를 델타 트랩 (T12; Green agro Tec, Korea)에 부착한 후 과원 중심 부에 1.5 m 높이로 1개 설치하였고 7일 간격으로 성충 발 생 밀도를 기록하였다.
3) 귤굴나방 번데기 발생밀도 조사
귤굴나방 번데기 발생 밀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2019년 2월과 2020년 2월에 성충밀도 조사지역과 동일한 감귤원 에서 번데기 발생 밀도를 조사하였다. 귤굴나방 유충과 번 데기는 후기에 발생하는 가을순 (Fall shoot)에서만 존재 할 수 있기 때문에 조사과원 내 미경화 가을순을 전량 수 거 후 감귤연구소 실험실에서 번데기 발생 및 생존 여부를 확인하였다. 번데기의 경우 25°C 항온실에서 용방이 형성 된 가을순을 선별한 후 용방을 절개하여 내부의 번데기를 채집하였고, 번데기 부패로 인한 변색 및 미세붓을 이용한 번데기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생존 여부를 결정하였다.
결 과
1. 귤굴나방 발육단계별 저온 생존 양상
1) 온도에 따른 발육단계별 생존기간
귤굴나방 발육단계별 월동기 저온에 대한 생존율을 평 가하기 위하여 실내실험을 진행하였다. 온도는 귤굴나방 의 발육단계별 생존기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주 었다 (Table 1: Pupa df=3, 74, F=29.80, P<0.0001; Adult df=2, 82, F=78.12, P<0.0001). 저온 - 5, - 2, 2°C 처리구 에서 번데기의 평균 생존기간은 0.67, 4.17, 0.75일이고 성 충은 저온 - 5, - 2, 2, 4°C에서 0.91, 4.2, 6.78, 10.57일로 온 도가 감소함에 따라 각 발육단계별 생존기간 또한 감소하 였다. 번데기 4°C 처리구의 경우 실험과정에서 실수로 인 하여 모두 사망하였으므로 본 결과에서는 제외하였다.
동일한 저온 조건에서 귤굴나방의 발육단계에 따 라 생존기간의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 -5°C와 2°C 처 리구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 -5°C: P<0.05; 2°C: P<0.0001).
각 온도별 (- 5, - 2, 2°C) 100% 사망 소요일은 번데기의 경우 1, 7, 2일이고 성충은 2, 7, 16일로 저온에서 성충이 번 데기보다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ig. 1). -5°C에 서 1일 동안 노출됐을때 성충은 13.3%가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번데기는 생존 개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 구간의 저온 (2~4°C)에서도 성충은 4일 동안 90% 이 상의 생존율을 보인 반면 번데기는 2일 이내 (2°C) 모두 사 망하였다.
2) 월동기 감귤원에서 발육단계별 야외 생존율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소재한 노지 감귤원 2개소에 귤굴 나방 성충 300마리와 번데기 150마리를 각각 접종 후 월 동기 야외 생존 양상을 조사하였고 그 결과는 Fig. 2와 같 다. 서귀포 포장에서 귤굴나방 성충은 2020년 3월 24일까 지 생존한 반면 번데기는 1월 26일에 모두 사망하였다. 제 주시 포장에서도 성충과 번데기의 100% 사망일은 각각 3 월 16일과 1월 12일로, 성충이 번데기보다 약 2개월 더 생 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과정에서 동해 및 냉해로 인 하여 용방이 존재하는 신초가 다수 탈락하였으며 귤굴나 방 유충피해가 심한 신초일수록 잎 탈락률은 증가하였다 (약 82%). 탈락된 신초 내 번데기는 신초가 건조되면서 모 두 사망하였다.
노지 감귤원에서 최저기온이 영하로 감소하는 시기 (12 월 말~1월 초, 2월 초)에 귤굴나방의 생존율은 급격히 감 소하였다. 번데기의 경우 제주시와 서귀포시 포장 모두 2 월 이후 생존한 번데기가 없었던 반면 성충은 60% 이상 생존하였다. 성충의 90% 이상 사망일은 제주시와 서귀포 시에서 각각 2월 20일 3월 10일로 지역 간 약 19일의 차이 가 있었다.
2. 월동기 노지 재배 감귤원 내 귤굴나방 발육단계별 발생양상
2019년과 2020년 겨울에 제주도 지역별 노지 감귤원 (15개소)에서 귤굴나방 성충과 번데기 밀도 조사를 진행 하였고 그 결과는 Table 2와 같다. 2019년 조사에서 노지 감귤원에서 발견된 번데기는 없었던 반면 성충은 모든 과 원에서 지속적으로 트랩에 포획되었다. 2020년 조사에서 는 서귀포시 위미과원의 후기 가을순에서 생존한 번데기 를 1마리 발견하였지만 성충으로 우화하지는 못했고 나머 지 14개 과원에서는 번데기가 발견되지 않았다.
고 찰
본 연구에서는 귤굴나방이 월동과 관련하여 다음 해 초 기개체군 발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발육단계별 저온 실 내실험과 야외 실험 및 노지 감귤원 포장조사를 통하여 구 명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동일한 저온 조건에서 귤굴나방의 발육 단계에 따라 생존기간의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 성충이 번데기보다 더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1, Fig. 2). 또한, 동일기간 동안 영하 구간의 저온에서 귤굴나 방 성충이 번데기보다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영상 구간의 저온에서도 동일하였다. 또한, 2°C 번데 기 처리구의 경우 성충에 비해 생존일이 급격히 감소하는 데, 이는 얇은 막으로 이루어진 용방 내부의 과습에 의한 질식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2°C의 번데기 처리 구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용방 내·외부의 온도 차에 의해 물방울이 맺히는 현상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겨울 철 야외 포장조사 과정에서도 온도 차에 의하여 후기 가을 순 용방 내부에 물방울이 맺혀 있는 것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Unpulished data). 본 연구의 실내 저온실험에서 설 정한 저온 (- 5, - 2, 2, 4°C)은 제주도 겨울철 최저온도 분 포 범위를 고려하여 설정하였기 때문에 본 실험의 결과를 토대로 실제 노지 감귤원에서 귤굴나방의 월동양상을 평 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귤굴나방 성충과 번데기를 야외 감귤원에 접종한 후 생 존기간을 평가한 결과 서귀포지역에서 성충은 다음 해 3 월 24일까지 생존하였다 (Fig. 2). 이는 일반적으로 서귀포 지역의 봄순 발아가 3월 중순에 시작된다는 사실 (국립원 예특작과학원 과수생육·품질관리 시스템 자료)을 고려 했을 때 성충태로 월동한 귤굴나방이 다음 해 초기개체군 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번데기 의 경우 제주시와 서귀포에서 1월을 넘기지 못하고 모두 사망하였다. 제주도 노지 감귤원에서 일 최저기온이 영하 로 감소하는 시기 (12월 말~1월 초, 2월 초)에 번데기의 생 존율은 급격히 감소하였지만 성충은 60% 이상 생존하였 다 (Fig. 2). 성충의 90% 이상 사망일은 제주시와 서귀포시 에서 각각 2월 20일 3월 10일로 지역 간 약 19일의 차이가 있었는데 이는 서귀포지역이 제주시보다 상대적으로 겨 울철 온도가 높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와 감귤류 재배환경이 비슷한 일본 히로시마 지역에서 월동기 귤굴나방 성충이 164일까지 생존할 수 있는 반면, 번데기는 다음 해 봄까지 생존 개체가 없는 것 으로 보고되었다 (Hamamura 1980). 본 연구의 노지 감귤 원 내 귤굴나방 발육단계별 밀도조사에서 다음 해 봄까 지 노지 감귤원에서 생존한 번데기는 없었던 반면 성충은 모든 과원에서 지속적으로 발견되었고 Hamamura (1980) 의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Table 2). 2020년 과원 조사에서는 평년과 다르게 귤굴나방의 월동 성충 밀도가 급격히 증가하였는데, 이는 최근 제주도 겨울 철 기온상승으로 인하여 개체군 생존에 불리한 시기가 단 축되고 월동에 호의적인 환경이 조성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인 것으로 판단된다.
결과를 종합하여 판단해 볼 때 제주도에서 노지 감귤원 에서 귤굴나방은 성충태로 월동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번 데기의 경우 신초에 형성된 용방에서만 생존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기 때문에 겨울철 동해 피해를 받기 쉬운 신초 에서 월동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제주도에 서 겨울철 감귤 신초는 대부분 동해 피해를 받아서 탈락되 거나 부패하는 경우가 많으며 귤굴나방 피해를 받은 신초 는 동해 피해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현재 제주도 환경에 서 번데기로 월동하여 다음 해 초기개체군 형성에 기여하 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 제주 도에서 가장 따뜻한 지역인 위미감귤원에서 생존한 번데 기가 1마리 발견되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향후 기후변 화에 따라 제주도 겨울철 온도가 증가할 경우 번데기로 월 동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귤굴나방이 월동기에 휴지상태의 성충으로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im and Hoy 2006). 우리나라와 인접한 일본에서는 귤굴나방이 성충으로 월 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Yamamoto 1968;Hamamura 1980;Ujiye 2000). Yamamoto (1968)는 노지 감귤원 조사 를 통하여 일본 큐슈지역에서 귤굴나방 성충이 감귤 수관 부에서 월동한다고 보고하였다. Ujiye (2000)는 큐슈, 와 카야마 등 온난한 지역에서 월동 성충이 발견되었지만 상 대적으로 추운 지역에서는 월동 성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고 보고하였다. 이는 본 연구와 유사한 결과로 일본의 주 요 감귤 생산지역과 재배환경이 비슷한 제주도 감귤원에 서도 겨울철 월동 성충만 발견되었으며, 남쪽 지역에 비하 여 상대적으로 추운 북쪽 지역에서는 월동 성충 발생밀도 가 감소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Table 2). Masayoshi and Takeo (1967)는 일본에서 귤굴나방이 번데기로 월동 한다고 주장하였지만 유충과 번데기만을 대상으로 수행 한 연구로 성충의 월동 가능성을 배제한 채 번데기로 월동 한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 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귤굴나방이 번데기와 성 충으로 월동한다는 기록이 있지만 실제 조사된 바가 없어 그 근거가 불분명하다 (Lee et al. 1990). Clausen (1931)은 귤굴나방이 성충으로만 월동을 하며 이는 Phyllocnistis속 (genus) 나방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습성이라고 보 고하였다.
Hamamura (1980)는 암컷 성충의 알 수축과 난소 성숙 중단을 통한 생식적 휴면 가능성을 언급하였으나 플로리 다 개체군으로 휴면유도 실험 결과 암컷의 생식적 휴면 증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Lim and Hoy 2006). Pandey and Pandey (1964)의 연구에서도 인도에서 귤굴나방의 겨울과 여름철 휴면과 관련된 증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하 였다. 본 연구의 실험과정에서 저온 및 단일조건에서 장기 간 노출된 암컷성충의 생식기관을 해부하였을 때 알이 수 축되는 현상은 발견할 수 없었다.
해충의 월동은 불리한 환경을 극복하고 다음 세대의 개 체군 성장을 결정하는 생존전략으로 해충의 초기개체군 발생 동태에 대한 이해를 도울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개 체군 관리방안 수립 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Beres et al. 2011).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귤굴나방의 월동태 구명 후 월동 성충을 개체군 성장 기점 (biofix)으로 설정하여 유효적산온도 기반 페놀로지 모형을 구축하였고, 이를 귤 굴나방 개체군 초기밀도 관리를 위한 도구로 활용하였다 (Cardwell et al. 2008). 우리나라의 경우 개체군모형 시뮬레 이션을 통하여 제주도에서 귤굴나방이 번데기로 월동 가 능성을 언급하였지만 외국자료 (터키 개체군)를 기반으로 단위모형을 작성하였기 때문에 국내 개체군에 적용하기 에는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 (Hyun 2018).
해충의 성공적인 개체군 관리를 위해서는 대상 해충의 생태적 특성 이해가 필수적이다. 본 연구 이전에는 귤굴나 방의 월동생태와 관련된 국내연구가 전무하여 월동 개체 군 및 다음 해 초기개체군 방제전략을 수립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본 연구의 국내 귤굴나방의 월동태 구명을 통하여 성충을 월동기 방제대상으로 결정할 수 있으므로, 향후 귤 굴나방 월동 개체군이 우화하는 후기 가을순을 조기에 제 거함으로써 다음 해 봄철 발생 밀도를 억제하는 데 큰 도 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실제로 감귤 후기 가을순 제거를 통하여 귤굴나방 월동 개 체군 발생을 조기에 차단함으로써 다음 해 초기개체군 발 생 밀도를 현저히 낮출 수있었다 (농촌진흥청 영농기술정 보, 자료번호: 202011000802).
현재 국내 노지 감귤원에서 귤굴나방 월동생태와 관련 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본 연구는 귤굴나방 월 동 및 초기개체군 생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 니라 감귤원에서 귤굴나방의 방제전략 수립 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적 요
귤굴나방은 제주도 감귤원에서 경제적으로 중요한 해 충이지만, 상대적으로 월동생태와 관련된 연구는 부족하 다. 본 연구에서는 귤굴나방이 월동과 관련하여 다음 해 초기개체군 발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발육단계별 저온 실내실험과 야외실험 및 노지 감귤원 포장조사를 통하여 구명하였다. 연구 결과, 동일한 저온 조건에서 귤굴나방의 발육단계에 따라 생존기간의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 성 충이 번데기보다 더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귤굴 나방 성충과 번데기를 야외 감귤원에 접종한 후 생존기간 을 평가한 결과, 서귀포지역에서 성충은 다음 해 3월 24일 까지 생존하였다. 이는 일반적으로 서귀포지역의 봄순 발 아가 3월 중순에 시작된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성충태 로 월동한 귤굴나방이 다음 해 초기개체군을 형성할 가능 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번데기의 경우 제주시 와 서귀포에서 1월을 넘기지 못하고 모두 사망하였다. 또 한, 노지 감귤원 내 귤굴나방 발육단계별 밀도조사에서 다 음 해 봄까지 노지 감귤원에서 생존한 번데기는 없었던 반 면 성충은 모든 과원에서 지속적으로 발견되었다. 따라서 결과를 종합하여 판단해 볼 때, 제주도의 노지 감귤원에 서 귤굴나방은 성충태로 월동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번데 기의 경우 신초에 형성된 용방에서만 생존할 수 있다는 제 약이 있기 때문에 겨울철 동해 피해를 받기 쉬운 신초에서 월동 후 다음 해 초기개체군 형성에 기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