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서식환경은 자신들의 환경 적응 력 (adaptability)과 유연성 (plasticity)의 정도에 따라 결정 될 수 있다 (Edelaar et al. 2017). 그러나 적합하게 결정된 서 식환경은 계절적, 생물학적 요인 등에 의해 다시 변화할 수 있으며, 적응할 수 없는 수준 (degree)의 변화가 발생할 경 우, 다른 서식공간으로 이동하는 전략을 선택한다 (Pecl et al. 2017). 또한, 생물의 이동은 살아가는 데 있어 얻을 수 있는 자원적, 유전적 이익과 손해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 해 발생할 수 있다 (Nathan et al. 2008). 특히 동물의 이동 은 유전적으로 가까운 개체군 무리에서 일부가 유전적 다 양성 및 자원 결핍 등의 이유로 공간적으로 분리되는 분산 (dispersal)과, 먹이자원을 비롯한 생물기후적 요인, 즉 계 절 및 생애주기에 따라 적합한 서식지로 개체군이 이동하 는 이주 (migration) 등 목적과 규모에 따라 구분된다 (Allen and Singh 2016). 따라서 생물의 이동은 한 개체 단위에서 의 자원적, 유전적 이익에서부터 종 및 개체군 전체의 생존 과 깊은 관련이 있다.
종의 이동은 생태적으로 연관된 다른 종의 이동을 유발 하거나 생존에 영향을 준다 (Kraus et al. 2018). 예를 들어, 회유성 어류인 연어류 (e.g. Oncorhynchus nerka)는 번식을 위해 바다에서 담수로 장거리 이주를 하는데, 이동 시기에 맞추어 Kodiak brown bear (Ursus arctos middendorffi)의 취 식지 이동 현상이 나타난다 (Deacy et al. 2019). 또한 뻐꾸기 (Cuculus canorus)와 같은 탁란 조류는 숙주종의 여름철 이 주 시기 및 분포의 변화 등으로 번식 성공률에 직접적인 영 향을 받는다 (Avilés et al. 2014). 이처럼 종간 상호작용이 생 존에 중요한 역할을 할수록, 혹은 생존에 있어서 관련된 자 원의 특이성이 높고 그 관계의 수가 적을수록, 연관된 종의 이동 패턴은 생존 및 이동 패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Mabey 2004).
이동을 통한 공간 이용의 변화로 나타나는 종간 상호 작용은 해양생태계에서, 특히 바닷새 (seabirds)와 해양어 류 (marine fish)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Rahel and McLaughlin 2018). 구분되고 단절되는 서식지 이용을 보 이는 육상 조류 (landbirds) 및 담수어류 (freshwater fish)와 달리 바닷새와 해양어류의 연속적인 서식지 이용 패턴은 살아가는 동안 상대적으로 긴 이동 거리를 통한 다양한 이주 전략을 갖는다 (Brown et al. 2021). 또한, 서식지 연속 성은 환경 변화에 따른 이주를 용이하게 하므로 육상생 태계에 비해 해양생태계에서 서식지 이주 패턴이 잘 나 타난다 ( Johnston et al. 2002). 특히 해양어류의 경우, 치어 일 때 얕은 해안 (단, 일부종의 경우는 담수)을 선호하나, 성체가 될수록 깊고 넓은 해양환경을 선호하는 패턴의 성장주기에 따른 이주 현상도 확인된다 (Polte et al. 2017). 이에 따라 해양어류를 주 먹이원으로 삼는 바닷새는 해 양어류의 이주 패턴에 따라 번식, 성장, 생존에 영향을 받 을 수 있다 (Crawford and Shelton 1978;Hentati-Sundberg et al. 2018).
바닷새와 해양어류의 이동 패턴 및 이들 사이의 상호작 용에 대한 연구는 오랫동안 많은 연구자에 의해 이루어져 왔지만, 기술, 인력, 연구비용 및 해양환경 특성상 직접적인 연구의 어려움 등의 제약으로 인해 연구 대상종이 한정되 거나, 개체수의 변동 확인을 통해 이동 패턴을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밖에 없었다 (Comte and Olden 2018). 하지만 최 근 연구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위치추적 방법이 고안되어 이용되고 있으며, 다양한 바닷새 및 해양어류 종의 이동 패 턴이 평가 및 연구되고 있다 (Carneiro et al. 2020, Fig. 1). 따 라서 본 연구에서는 최근 바닷새 및 해양어류의 이동 패턴 연구 방법의 동향을 살펴보고 어떤 연구가 진행되었는지 고찰하며, 기존 동물 이동 연구의 기본 틀에 의거하여 바닷 새와 해양어류의 이동에 관한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논하 고자 한다.
바닷새 및 해양어류의 이동 연구
1. 이동 연구 방법
1) 위치추적 장비를 이용한 이동 연구 방법
위성통신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위치추적 기술이 개발 되었으며, 이를 통하여 종과 서식환경에 적합한 추적 장비 들을 연구에 적용하고 있다 (Table 1). 전파추적 기법 (radio telemetry)은 특정 주파수의 전파 (e.g. very high frequency; VHF)를 연구자가 설정한 주기로 발생시키는 소형 발신기 를 대상종에 부착한 뒤, 수신기를 이용하여 발신기의 전파 발생 방향을 추적하는 방법이다 (Winter et al. 1978;Priede and French 1991). VHF 발신기는 소형화가 잘 이루어졌 기 때문에, 포유류, 조류와 같은 고등 척추동물부터 심지어 는 곤충에게까지 부착하여 연구에 이용할 수 있다. 이 때 문에 넓은 범위의 육상생태계 공간 이용 패턴을 파악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어류의 경우, 수중 환경이라는 전 파 방해요인이 있어 수면 활동을 주로 하는 종이나, 수심이 얕고 공간적 이동 제약이 있는 환경에서 서식하는 종에서 만 한정적으로 전파추적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Winter et al. 1978).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음향추적 기 법 (acoustic telemetry)이 해양어류 연구에 주로 쓰이고 있 다 (Solomon and Potter 1988;Crossin et al. 2017;Heo et al. 2019). 음향추적 기법은 전파추적 기법과 비슷한 방법으로 이용되나 VHF 대신 음향발신기를 이용한다는 점이 특징 이다. 따라서 추적 대상에 음향발신기를 부착한 뒤, 음향수 신기를 이용하여 음파가 발생되는 위치를 추적한다.
수신기를 이용한 장치로서 RFID (radio-frequency identification) 를 이용한 이동 패턴 연구 기법도 있다 (Markham 2008;Pinter-Wollman and Mabry 2010). 하지만 RFID 수신 기가 연구하고자 하는 위치마다 설치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며, 또한 대상종의 이동 경로상에 설치해야 하므로 취식지나 번식지와 같이 공간 이용 패턴이 뚜렷한 장소와 이동 경로 및 목적이 파악된 종에 한정적으로 적용 가능한 기술이다. 예를 들어 바닷새의 경우, 번식기에 자신 의 둥지와 취식지 (foraging site)를 반복해서 오가므로 둥지 에 이출입 수신기를 설치하여 취식 및 이동의 빈도 등을 확 인할 수 있다 (Zangmeister et al. 2009). 해양어류의 경우, 회 유성 어류의 번식 이동 예상 경로에 수신기를 설치하여 내 수 또는 바다로의 이동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Bégout et al. 2016). 그러나 둥지 또는 번식지로의 구체적인 이동 경로 및 종의 행동 특성에 대한 연구기반이 마련되지 못한 경우 에는 해당 방법을 이용한 연구는 실효적이지 못하다는 단 점이 있다. 또한 해양어류의 경우, 담수보다 수심이 깊고 이 동 경로를 특정 짓기 어려우므로 해양어류 연구에 RFID를 이용한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직접적으로 추적하는 방법을 적용하기 힘든 연구대상 이나 장거리 이주성 동물의 이동 패턴 연구에는 GPS나 Argos와 같은 위성추적 기법을 이용한다 (Sims et al. 2009;Graham et al. 2012). GPS 발신기나 Argos 발신기 (platform transmitter terminal; PTT)로부터 실시간으로 대상의 위치 정보를 전송받는 방법은 전 지구적 범위에서 이동 패턴 연 구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비용이 고가이 고 부착하는 발신기가 상대적으로 무거워 적용 가능한 대 상종의 범위가 제한되는 한계성이 있다.
재포획이 용이한 대상의 경우, 지오로케이터 (geolocator) 를 부착하여 연구기간 동안 광량, 온도, 습도를 기록하고, 추후 이를 회수하여 간접적으로 위치정보를 얻는 방법이 있는데, 주로 서식지 충실도 (site fidelity), 즉 이전 번식도 서 및 번식둥지로 되돌아오는 비율이 높은 바닷새 (Arneill et al. 2019)의 이동 연구에서 이용된다 (González-Solís et al. 2007;Stenhouse et al. 2012;Delord et al. 2019). 재포획이 어려운 어류의 경우 인공위성 전자표지표 (pop-up satellite archival tag; PSAT)를 이용하여 수심, 수온 등의 환경정보 를 저장하고, 사전에 설정한 날짜 또는 일정 강도 이상의 자극을 받았을 경우 개체로부터 탈착되어 수면으로 떠올 라 위성을 통하여 저장된 정보를 전송한다 (Chittenden et al. 2013). 기존에는 추적기의 크기 문제로 인하여 주로 대 형종에만 부착 가능했지만, 현재는 경량화가 이루어져 소 형종에도 적용할 수 있다 (Aarestrup et al. 2009).
위치추적 장비의 부착은 대상 동물에게 생활사적, 행동 적, 또는 생리적 측면에서 다양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 로, 그러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동물의 몸무게 대비 장비 무게의 상한선 (%)을 정하여 이를 초과하지 않게 부 착하도록 권고되고 있다. 조류에서는 장비의 무게가 부착 개체 몸무게의 5% 미만이어야 하며 (Cochran 1980;Gaunt et al. 1997), 3% 미만이 권장되고 있다 (Phillips et al. 2003). 어류의 경우에는 부착 개체 몸무게의 2%를 넘지 않는 장비 를 부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Jepsen et al. 2005).
2) 개체군 조사를 이용한 이동 연구 방법
연구지역 내 개체군 단위의 분포 및 밀도 변화 추이를 통 해 이동 추이를 예측하는 방법도 있다. 즉, 연구지역 전반 에 걸친 모니터링을 통해 개체수의 시계열적 밀도 변화로 이동 패턴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이다 (Louzao et al. 2020). 이 방법은 조사 빈도가 높고 총 조사 기간이 길수록 구체적인 이동 변화를 대변하는 정보가 될 수 있다. 바닷새 의 경우 직접적인 관찰을 통한 개체 밀도 조사가 가능하지 만, 어류 조사는 직접적인 관찰에 큰 어려움이 따른다. 이 때문에 GPS 장비를 부착한 어선들을 연구지역 내에 일정 한 간격으로 분산시킨 뒤, 해당 위치에서 포획되는 대상 종 의 밀도를 추정하는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 (Sims et al. 2004;Erisman et al. 2012) 비록 개체 밀도 조사를 통한 이동 추이 예측은 앞선 실제 위치를 추적하는 방법보다는 정확성이 낮을 수 있지만, 무리를 이루고 포획이 용이한 대상일 경우 대상종의 크기와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 체내 물질 분석을 통한 이동 연구 방법
안정성 동위원소 기법 (stable isotope analysis; SIA)을 이 용한 생물의 이동 연구 방법은 환경 내 유기물의 순환에 따 라 특정 환경에서 서식하는 유기체의 구성 유기물이 환경 내 방사성 동위원소의 비율을 반영하게 되는 것을 원리로 한다 (Hansson et al. 1997). Isoscape (isotope+landscape)는 이러한 동위원소비를 공간 분포 모델화시킨 체계로서, 생 물의 이동 패턴을 연구하는 데 기여한다. 주로 이용되는 원 소 중 탄소는 육상 및 해양생물 전반의 이동 분석에 이용되 는 원소로 육상생물은 대기 중의 CO2의 동위원소비율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해양생물은 해수 내의 용존 무기탄소 의 원소비율의 영향을 주로 받는다 (Fry 1988). 일반적으로 위도에 따라 탄소의 동위원소비가 달라지며 고위도로 갈 수록 원소의 총 무게가 가벼워진다 (Rau et al. 1982). 또한, 해양의 경우 열수구의 위치에 따라 황 (S)의 안정동위원소 비가 크게 달라진다 (MacAvoy et al. 1998). 해수 내 수소 및 산소의 안정동위원소비는 지역에 따른 차이 없이 일정하 게 유지되는 편이나, 담수와 만나는 지점이나 빙하가 녹아 해수와 섞이는 지역의 경우 원소비는 크게 변화한다 (Craig 1957;Dansgaard 1964). 이러한 동위원소 기법은 바닷새나 도요·물떼새와 같은 장거리 이주성 철새의 이동 연구에 많 이 이용되었으며 (Atkinson et al. 2005;Ramos et al. 2009), 또한 청어류, 연어류, 빙어류, 농어류 등 회유성 어류 및 해 양어류의 이동경로 파악에 주요한 지표로 활용되어 왔다 (Kline et al. 1998;Doucett et al. 1999;MacAvoy et al. 2000).
이외에도 지화학적 특성을 이용한 기원지 추정 방법이 있다 (Thorrold et al. 2001). 이 방법은 동위원소 기법과 유 사하나, 환경의 동위원소비율 외의 원소비의 차이를 이용 하는 방법이다. 어류의 경우 주로 경골어류의 생활사적 이 동 패턴을 보는 데 이용되는데, 이들의 이석 (otolith)은 출 생한 서식지에 퇴적되어 있는 무기물로부터 형성되기 때 문이다 (Campana 1999). 또한, 이석의 성장은 서식환경에 퇴적된 무기물이 기존 이석의 표면에 추가됨으로써 이루 어지므로 이석의 층별 무기물 비율 분석을 통하여 서식지 이동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2. 이동 연구 주제의 다양화
1) 외적 요인과 이동 및 분산 사이의 관계
위치추적 기술의 발달로 바닷새의 취식지 파악이 용이 해짐에 따라, 취식지의 먹이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해수 온도, 수심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들 중 해양동물들의 공간 이동 및 분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구체적으 로 밝힐 수 있는 연구가 가능해졌다 (Grémillet et al. 2008;Bugoni et al. 2009;Waugh et al. 2018;Afán et al. 2019). 예 를 들어 해양어류의 경우, 시기별로 변화하는 광량에 따 른 Atlantic herring (Clupea harengus)과 플랑크톤인 Calanus finmarchicus의 개체 증감을 비교하여 이들의 포식-피식 관계 및 시기별 취식 이주 등이 연구되었으며 (Varpe and Fiksen 2010), Atlantic salmon (Salmo salar)에서 온도 및 광 주기에 따른 번식 이주의 변화가 나타난다는 것도 밝혀졌 다 (Taranger et al. 1998). 또한, Atlantic mackerel (Scomber scombrus)은 서식환경의 온도에 따라 번식지의 분포가 결정 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Bruge et al. 2016). 동태평양에 서식하는 백상아리 (Carcharodon carcharias)의 경우, 용존 산 소량이나 해수온도와 같은 환경요인의 변화가 이들의 이주 패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연구되었다 (Nasby-Lucas et al. 2009). 한편, 바닷새에서는 빙하환경이 king penguin (Aptenodytes patagonicus)의 취식지 이용에 영향을 줄 수 있 다는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Bost et al. 2004), 바다오리 (Uria aalge)와 Chinook salmon (Oncorhynchus tshawytscha) 유체 (juvenile)의 이동이 해수의 용승 및 댐의 방류와 같은 환경 변화의 영향을 받아 서로 간의 포식-피식 관계가 변화한다 는 것이 확인되었다 (Wells et al. 2017).
동물의 이동 및 분산은 이러한 환경변수들과 같은 비생 물적 요인뿐 아니라, 공생 및 포식-피식 관계 등의 종간 상 호작용과 같은 생물적 요인의 영향도 받을 수 있으므로, 이 에 관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되어 오고 있다 (Masello et al. 2010;Navarro et al. 2013). 예를 들어, 산호초 어류종들 사이 의 경쟁으로 인하여 각 종의 생태적 지위 (ecological niche) 에 따른 일일 이주 패턴이 나타나기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Shulman 1985). 특히 Phillips et al. (2005)의 연구 에서는 조류의 생태적 지위에 따라 종별 이동 패턴에 차이 가 있음을 밝혀냈다. 이들은 알바트로스류의 일종인 lightmantled sooty albatross (Phoebetria palpebrata)가 같은 지역 에서 다른 알바트로스류 및 슴새류 (Procellariiformes)와의 경쟁을 회피하기 위하여 주로 야간에 먹이활동을 하며, 번 식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취식지를 이용하는 것을 확인하 였다 (Table 2).
2) 내적 요인과 이동 및 분산 사이의 관계
동물의 몸 상태 및 항상성의 유지는 주변의 외적 환경요 인뿐만 아니라, 유전, 형태, 생활사, 생리 등에 따른 내적 요 인들에 의해서도 조절된다 (Uusi-Heikkilä et al. 2008). 각 개 체별 또는 개체군 수준에서 일어나는 행동은 일차적으로 이러한 내적 요인의 영향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나며, 이에 따라 장거리 이주성 동물들의 이주 시기가 결정되거나 번 식 및 비번식 시기의 생태적 차이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최근 동물 이동 연구는 체내에서 발생하는 물질대 사에 따른 개체의 공간 이용 및 이동 패턴을 밝히거나, 반 대로 이동에 따른 환경 변화 등의 요인이 어류의 체내 물 질 농도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가 이루 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연어류에 대한 연구 (Birnie-Gauvin et al. 2019)에서는 스트레스 수준과 영양상태는 이주 거리 및 이주 성공에 유의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 다. 또한, 혈당 코티솔 (cortisol)은 개체가 받는 스트레스 수 준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는데, 이 코티솔 농도가 높은 연 어 개체일수록 강에서 이주를 시작하는 시기가 빨랐지만, 성공적으로 바다에 도착하지 못하는 결과를 보였다. Watt et al. (1975)은 해수에서 담수로 이동하는 회유성 어류의 체 내 칼시토닌과 칼슘의 농도를 측정하여 면역 수준의 변화 를 확인하였다. 칼슘의 농도는 암수 모두 담수로 올라갈수 록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으나, 칼시토닌의 농도는 수컷에서 감소한 반면 암컷에서는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 번식 주 기에 칼시토닌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 였다. 또한, 음향추적을 통하여 눈다랑어 (Thunnus obesus)가 체온 항상성의 유지를 위해 수직 이동 패턴을 보인다는 것 도 연구된 바 있다 (Dagorn et al. 2000). 바닷새의 경우, 코르 티코스테론 (corticosteroid) 농도가 높을수록 알바트로스류 인 black-browed albatross (Thallasarche melanophris)의 취식 이동 거리와 이동 시간이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 (Angelier et al. 2007). 또한 장거리 이주 시 넓은 대양을 거쳐 이동 하는 조류 (e.g. songbirds)의 경우 (Sillett and Holmes 2002;Newton 2007)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대체로 온화 한 환경조건을 갖춘 생산성 높은 경로를 따라 이동한다는 연구가 수행된 바 있으며, 유조-성조와 같은 생활사적 요인 에 따라 이주 경로에 차이를 보이는 결과들도 보고되었다 (Péron and Grémillet 2013;Ramos et al. 2019) (Table 3).
3) 인위적 활동에 따른 바닷새 및 해양어류의 이동 및 분산 영향
해양 서식지의 감소는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서식환 경에 민감한 종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 중 가장 크고 단 적인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생태계의 기능과 항상성 측면에서 매우 중대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 다 (Walters and Wethey 1996;Wilcove et al. 1998). 이 때문 에 해양 서식지 감소가 해양 생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최 근 해양생태계 관련 연구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이다 (Agardy 2000). 이 중 산호초와 연안 및 하구 지역은 가장 많은 소 실 위협을 받고 있는 해양 서식지로, 훼손 후 환경 복원 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해 양 서식지의 훼손 및 손실은 대부분 인간에 의한 어업활동 [e.g. 낚시, 준설 (dredging), 트롤 어업 (trawling), 연승 어업 (long-lining), 폭파 낚시 (dynamite fishing)], 화학 오염, 빛 공해, 소음, 공업용수 활용, 제방 설치 등으로 인하여 발생 하는데 이는 해양의 산성화, 부영양화, 공간의 물리적 손실, 화학 오염 등의 결과를 초래하여 기존에 서식하던 생물들 의 생존에 위협을 가한다 (Dayton et al. 1995;Benstead et al. 1999;Longcore and Rich 2004;Hellström et al. 2016;Filous et al. 2017). 따라서 인위적 활동이 해양동물들에게 미치 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Fig. 2), 특히 어류의 이동 및 분산과 관련된 연구는 인간의 경 제활동과 관련하여 중점 연구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Cornejo-Donoso et al. 2017).
갈매기류와 같이 인간의 활동에 친화적인 바닷새의 경 우, 어선의 어업활동과 이들의 먹이활동 사이의 상호작용 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으며 (Bodey et al. 2014;Corbeau et al. 2019), 어업활동이 이루어지는 영역과 바닷새들 의 취식영역 사이의 관계 및 경쟁요인에 관한 연구도 꾸준 히 수행되어 왔다 (Copello and Quintana 2009;Sommerfeld et al. 2016;Clay et al. 2019). 또한 해상발전단지 (offshore wind farm)의 건설이 바닷새의 이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서는 전 세계적으로 연구되어 왔으며, 이로 인한 조류 충돌 (bird strike)은 최근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다 (Garthe and Hüppop 2004;Masden et al. 2009;Furness et al. 2013) (Table 4). 해상발전단지 건설로 인해 수중 생태계에 발생하는 소 음이 주변에 서식하는 어류들의 공간 이용 패턴 및 분산 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들도 공개되었다 ( Johnston et al. 2014). 또한, 회유성 어류와 같이 경제적으 로 중요한 종들의 경우, 환경의 변화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상당 부분 진행되어 왔다. 이들은 특히 다른 어류종 에 비해 환경의 변화에 대해 더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서식지 손실 발생 시 인근의 적합한 서식지로 이동 해 생활할 수 있는 일반 어류와는 달리 회유성 어류의 경우 반드시 번식지로 회귀하여야 하기 때문이며, 이는 번식지 로의 경로의 훼손, 무분별한 인위적 개발 등의 영향이 장기 간 동안 해당 개체군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는 것을 보여준다 (Xue et al. 2019).
4) 기후변화에 따른 바닷새 및 해양어류의 이동 및 분산 영향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온난화의 발생은 해수온도의 상 승, 해수 증발량 증가, 염분 및 용존 산소량의 감소와 같은 환경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 ( Jacobs et al. 2002;Alexander et al. 2006;Hoegh-Guldberg and Bruno 2010).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의 변화는 동물들로 하여금 저마다의 생물기후 학적 유연성에 따라 변한 환경에 적응하거나 각자에게 맞 는 환경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게 하며, 이동에 제한이 있는 종은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된다. 특히 고등 척추동물과는 다 르게 해양어류는 대부분이 변온동물로서, 산염기 조절, 물 질대사, 성장 등과 같은 생리작용이 해수온도에 매우 민감 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후변화로 인한 생존 위협에 취 약하다 (Heath et al. 2012). 예를 들어, 육상생물들은 기후 변화에 따라 평균 16.9 km를 10년에 걸쳐 이주하는 것으로 집계되었으나 (Chen et al. 2011), 이에 반하여 해양생태계 의 기초가 되는 동물성 플랑크톤의 경우 10년당 약 250 km 의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Beaugrand et al. 2002). 이러한 플랑크톤의 공간적 분포 변화는 해양생 물들의 분포 및 이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어류 유체들의 경우 주요 먹이원으로서 플랑크톤에 대한 의존 도가 높다. 따라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평가하고 해양생물자원 및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하여 여 러 분류군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 및 기후변화영향 예측 모델 연구가 수행되어 왔다 (Araújo et al. 2005;Harley et al. 2006;Ainsworth et al. 2011). 특히 해수의 용존산소량의 감 소는 어류와 패각류의 이주 행동을 억제하기도 한다는 연 구나, Atlantic cod (Gadus morhua)가 용존산소량이 감소하 는 상황에서 좀 더 추운 장소로 이동하여 물질대사 수준을 낮추는 패턴을 밝힌 연구를 통하여 항상성과 이동 및 이주 능력 사이의 관계가 확인되기도 하였으며, 기온변화가 동 물의 내·외적 요인과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들의 공 간 이용 및 분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도 진행되어 왔다 (Lafrance et al. 2005;Röckmann et al. 2011). 해양어류 및 무척추동물들과 다르게 바닷새의 경우는 추적장치를 이용한 공간 이용 패턴 확인이 용이하므로 기후변화로 인 한 이동 패턴 및 분포의 변화에 관한 연구가 해양어류에 비 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Veit et al. 1996;Ainley et al. 2005;Crawford et al. 2008) (Table 5).
기후변화가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예측 모델 연 구는 광범위한 분류군에서 진행되어 왔으며, 이를 위한 모 델링 방법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왔다. 이러한 예측 연구들 은 대부분의 해양생물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극 방향으 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어류 의 경우, 인간의 산업활동 및 어업으로 인하여 준성체와 성 체의 치사율이 매우 높아 어류 개체군의 장기적인 공간 이 용 패턴 연구가 어려운 상황이다 (Greenstreet and Rogers 2006). 또한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양환경의 변화가 해양 생물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 결과는 바 닷새보다 해양어류에서 더욱 미흡한 실정이다 (Miller et al. 2014;Vollset et al. 2016). 따라서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어 류의 분포 및 이동 패턴에 대한 연구는 해양생태계의 보전 을 위해 필수적으로 시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3. 국내 바닷새 및 해양어류 이동 연구 사례
과거 국내에서 바닷새의 이동과 관련된 연구는 주로 개 체군 조사를 통하여 수행되었다 (Min and Won 1976;Park and Won 1993;Lee and Yoo 2002;Kim et al. 2017). 그러 나 다양한 위치추적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추 적 장비들을 활용하는 연구들이 점차 시도되고 있으며, 여 러 장비 중 GPS 발신기 (Hong et al. 2019)와 Argos 발신기 (Choi et al. 2009)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비용이 적게 드는 GPS 발신기가 더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가격 이 높은 Argos 발신기는 주로 국가기관의 연구사업 등에서 주로 쓰이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발전사업과 관련하여 국 가기관에서는 바닷새와 해양어류에 대한 GPS 발신기를 이 용한 대규모 이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해양어류의 경우 음향추적 장치를 사용한 연구가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수 행되어 왔으며 (Shin et al. 2004;Shin et al. 2005;Kang et al. 2008;Heo et al. 2019;Shin et al. 2019; Heo et al. 2021), 최 근에는 안정동위원소 분석 (Choi et al. 2020) 및 이석의 원 소비 분석 (Bae and Kim 2020), 그리고 인공위성 전자표지 표 부착 (Im and Jo 2015;Kim et al. 2021)을 통하여 해양어 류의 이동 패턴을 파악하는 연구도 시도되는 등 연구방법 론적 측면에서 다양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 다. 이처럼 각각의 분류군의 이동에 관한 연구는 개별적으 로 진행되고 있지만, 해양생태계 내에서 긴밀하게 연관되 어 있는 바닷새와 해양어류의 생태적 관계를 고려한 융합 적 연구는 오늘날까지 미비한 실정이다.
바닷새 및 해양어류 이동에 관한 향후 연구 제언
동물들의 이동은 생리적으로 적합하거나, 혹은 생존에 있어서 필수적인 자원을 얻기 용이한 환경을 찾고자 할 때 나타나는 행동이다. 따라서 동물의 이동에 대한 정보는 대 상종의 생태환경적 특징 및 생활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 열 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생태학 연구에서 매우 중요하다 (Ropert-Coudert and Wilson 2005;Jørgensen et al. 2008;Rutz and Hays 2009). 이에 동물들의 이동 행동을 연구하고 이들의 행동생태적 특성을 이해하고자 하는 연구가 증가 하고 있다. 바닷새와 해양어류에서도 이러한 연구 동향에 따라 다방면의 목적하에 이동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바닷새와 해양어류에 대한 이동 연구는 아 직까지 미비한 상황인데, 이는 첫째로 해양이라는 공간적 제약이 있고, 둘째로 이동 연구를 위한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대상종이 제한되며, 셋째로 연구를 위하여 필요한 비 용이 크기 때문이다 (Fedak 2004;Welch et al. 2004;Graham et al. 2010;Auger-Méthé et al. 2017). 그러나 어업활동 및 해 상풍력단지 건설, 간척 사업 등과 같은 인위적 요인에 의해 해양생물들이 생태환경적 영향을 많이 받게 됨에 따라, 해 양 생물들의 공간생태 및 환경 변화에 따른 이들의 공간 이 용 패턴의 변화에 대한 정보의 필요성이 매우 증가하고 있 다. 따라서 Nathan et al. (2008)이 구축한 동물의 이동 연구 체계에 의거하여 바닷새와 해양어류의 이동 연구의 필요 성에 관하여 서술하고자 한다.
1. 내적 요인과 이동 패턴 사이의 관계 분석에 관한 향후 연구 제언
동물의 이동 패턴은 유전, 형태, 생활사, 생리적 요인 등 이 복합적으로 얽힌 내적 요인의 영향을 받으며, 이러한 영 향에 의해 발생한 행동은 다시금 내적 요인에 영향을 미치 는 피드백으로 작용한다 (Uusi-Heikkilä et al. 2008). 내적 요 인과 공간 이용 패턴 사이의 관계는 생태학적으로 가장 기 초적인 동물의 특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에 따른 선행 연 구가 중요하나, 아직 이에 관한 구체적인 연구가 미흡한 상 황이다. 따라서 1) 이동과 분산에 영향을 주거나 유발하는 요인이 되는 체내 생리적 요인이 무엇인지, 2) 이주 형태 (resident, short-distance and long-distance migrant)의 표현 형이 생리적 상태를 반영하는지, 3) 개체의 영양상태와 이 주 능력이 서로 관계가 있는지, 4) 체내의 어떤 생리적 변 화가 개체군 단위의 이동 및 정착, 확장 및 축소에 영향을 주는지 등의 연구가 다양한 바닷새와 해양어류를 대상으 로 수행되어야 한다 (Lennox et al. 2019).
2. 이동 능력 분석에 관한 향후 연구 제언
동물들은 종 및 환경, 생활사적 단계에 따라 원하는 목 적지로 도달하기 위한 길을 찾는 기작과 방법이 다양하다 (Ueda et al. 1998;Ueda 2018). 대부분의 장거리 이주성 동 물들은 자기장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Durif et al. 2013;Putman et al. 2014), 이와 함께 후각 및 시각적 단 서를 이용하는 경우 (Ueda et al. 1998)도 있다. 하지만 서식 지마다 환경요인이 다양하고, 시간에 따라 변화의 정도도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서식지 충실도가 높은 종일수록 환경 변화에 따른 적응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인위적인 요 인에 의하여 해양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발생하는 상황에 서 바닷새 및 해양어류의 이주 시기, 이주 경로의 효율성, 이주의 정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규명이 중요해지 고 있다. 이를 위해 추후 1) 자연적, 인위적인 요인에 의한 자기장의 변화가 바닷새 및 해양어류의 이주 능력에 미치 는 영향이 무엇인지, 2) 종별 시공간적 이주 능력의 차이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3) 어떤 외부적 요인이 이들의 이주 정 확성 및 성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등의 연구가 필요 할 것으로 여겨진다 (Lennox et al. 2019).
3. 외부 환경적 요인이 이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향후 연구 제언
내적 요인 외에도 동물의 이동 및 분산에 영향을 주는 주 요 요인으로 일주기, 달의 위상, 인간의 어업활동, 기후변 화와 같은 외부 환경적 요인이 주목받고 있으며 이에 관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시도되고 있다 (Walther et al. 2002;Bradshaw and Holzapfel 2007;Lynch et al. 2016;Reid et al. 2019). 하지만 지역적 특성과 더불어 외부자극에 대한 반응 및 이동 능력에 개체군별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어 류의 경우 크기가 큰 종이나 회유성 어류에 대하여 이동 연 구가 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다양한 지역적 범위에서의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기후변화에 의한 전 세계적 규모의 개체군 이주 가능성의 증가는 해양 산업에 직접적으로 영 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동 물들의 이동 및 분산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 서 해양 산업이 발달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1) 어업활 동과 해양동물들의 이주 및 분산 패턴 사이에 관계가 있는 지, 2) 해상풍력단지와 같은 소음 및 공간적 방해요인이 이 동 및 분산 패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높 아졌으며, 3)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해양동물들의 이동 및 분산 패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예측 등의 연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미래의 수산 자원 및 생태 보전을 위한 계획 수립 또한 가능하게 하므로 (Lennox et al. 2019), 국가 차원의 정책적 연구추진이 필요 할 것으로 판단된다.
4. 바닷새 및 해양어류의 융합연구에 관한 향후 연구 제언
바닷새와 해양어류는 하나의 해양생태계를 이루는 구성 원임과 동시에 각각 포식자와 피식자로 뚜렷하게 구분되 는 해양 먹이사슬 관계를 갖는다 (Barrera-Oro 2002). 특히, 바닷새의 경우 휴식 및 번식에 있어 육상에서의 활동이 생 활사 중 필수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들의 해상 먹이활 동은 해양과 육상 사이의 물질 순환을 유발하는 매개자 역 할을 하기도 한다 (Anderson and Polis 1999;Keatley et al. 2009;Hentati-Sundberg et al. 2020). 또한, 포식자와 피식자 관계로 연결되어 있는 바닷새와 해양어류의 관계로 인하 여, 이들의 개체 밀도, 성장 속도, 생활사에 따른 이동 및 이 주는 서로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 어, 바닷새에 의한 어류의 피식률은 이들의 산란 장소, 성장 속도 및 성장에 따른 이동 및 이주에 따라 결정된다 (Straty and Haight 1979). 이 중 산란 장소, 이동 및 이주와 같은 요 인은 포식자인 바닷새의 시간에 따른 취식 범위와 깊은 관 련이 있을 수 있으며, 이들의 성장 속도 및 성장률은 포식 조류의 포식 시기 및 피식 어류의 포식률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또한, 해양어류 간 시공간적 동소성에 의하여 이들 사 이의 먹이사슬 관계에 따른 상호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으 며, 이는 다시 바닷새의 먹이자원 접근성에도 직접적인 영 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Ashmole et al. 1971;Straty and Haight 1979). 이러한 바닷새와 해양 어류 사이의 밀접한 시공간적 동소 관계는 나아가 인간의 어업활동과 바닷새의 생존 및 치사율에도 영향을 주는 주 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해양 어 업활동으로 인해 그물, 미끼 등에 바닷새가 걸려 익사하는 혼획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어업 도구의 훼손 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는 어업 활동과 바닷새 모두 해양어류의 밀도가 높은 지역을 선호 하는 것으로 인하여 나타나는 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간 접적인 예로, Phillips et al. (2006)은 슴새류의 일종인 whitechinned petrels (Procellaria aequinoctialis)의 주요 취식지와 주요 어업구역이 동소적인 관계를 갖는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하였다 (Fig. 3). 이처럼 바닷새와 해양어류는 서로의 시공간적 분포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인간의 경제활동 과도 직결되어 있는 현안이기도 한 만큼, 앞으로는 단일 분 류군에 집중된 연구보다는 조류와 어류의 공간생태를 모 두 포괄할 수 있는 융합적인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5. 국내 해양 환경 동향 및 이슈에 따른 바닷새와 해양어류 이동 연구 제언
우리나라에서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중 기술의 완성도 및 경제성 측면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풍력발전 (Lee et al. 2011)이 각 광을 받아 왔다. 특히 해상풍력은 육상풍력보다 입지적 제 약이 적어 대규모 단지의 건설이 수월할 뿐 아니라, 소음공 해로부터 자유롭고 발전 효율이 높다는 장점으로 인하여 현재 우리나라 서남해안에 대규모의 해상풍력단지가 건설 되고 있다 (Korea Energy Economics Institute 2010). 해상풍 력단지 건설 공사 시에는 해양 저질이 훼손되고 부유물 및 부유토사가 발생하며 시설물이나 바람의 변화에 따라 퇴 적물의 이동과 퇴적 과정이 변화하여 서식지에 교란이 일 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사 중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은 해양어류를 비롯한 해양생물의 서식과 분포에도 영향 을 미친다 (Shin and Yook 2011). 또한 상공을 비행하여 이 동하는 바닷새는 풍력발전기 날개의 회전으로 인해 발생 하는 와류에 의하여 터빈이나 타워와 직접 충돌할 수 있으 며, 장벽효과로 인하여 취식 또는 이동 시 해상풍력단지를 회피함으로써 ( Johnston et al. 2014;Cleasby et al. 2015) 비 행거리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에너지를 더 많이 소비하게 된다 (Tingley 2003). 이와 같이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 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해상풍력 개발이 본격화된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아직까지 해상풍력이 바닷새와 해양 어류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에 대한 연구가 미비하며, 현재까지는 영향평가 시 이를 반영 및 개선하는 방안에 대 한 연구 정도에 그치고 있다.
조사 시점의 정적인 현황 분석 측면의 성격이 강한 개체 군 조사 (모니터링)에 비하여, 위치추적 기법을 활용하는 이동 조사는 시간의 변화에 따른 바닷새와 해양어류의 공 간 이용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이때 기기에 따라 부착 개체의 이동 속성이나 행동, 환경변수의 측정도 가능하므로 (Chung et al. 2021) 상대적으로 더 방대한 정보 를 획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바닷새의 공간 이용은 이 들의 먹이원인 해양어류의 공간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 을 수 있기 때문에, 바닷새는 해상풍력단지 건설로 인한 직 접적인 영향 외에 해양어류에게 미치는 영향도 간접적으 로 함께 받게 된다. 오늘날 국내 바닷새의 공간 이용은 위 성 및 검출을 통한 해양어류의 이동과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해양 엽록소 농도나 해수 온도 등에 견주어 비교·평 가되어 왔다. 하지만 두 분류군에 동시다발적으로 미치는 인위적 영향에 대한 평가와 이들 사이의 공간 이용에 대한 인과적 영향 평가를 위해서는 바닷새와 해양어류에 대한 동일 시공간적 조건에서의 위치추적 기법을 이용한 융합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국내에서도 바다쇠오리 (Synthliboramphus antiquus) 등 바다오리류를 비롯하여 아비 (Gavia stellata), 큰회색머 리아비 (G. arctica) 등의 아비류, 그리고 바다비오리 (Mergus serrator), 논병아리류, 가마우지류 등의 잠수성 바닷새들 이 어구에 의하여 혼획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Park et al. 2012). 이러한 바닷새 혼획의 발생 빈도는 어류 의 시공간적 이동 및 밀도 변화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바닷새 혼획과 어업활동 및 해양어류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심도 있게 다루어진 연 구가 미비하다. 따라서 바닷새 및 해양어류의 위치추적 연 구와 더불어, 지역별 바닷새 혼획률과 어획량 평가를 겸하 여 이들의 연주기적 공간 이용 패턴 및 이주 경향, 그리고 혼획을 저감하기 위한 보호·관리방안까지 제시할 수 있는 융합연구 또한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적 요
본 연구에서는 오늘날 바닷새 및 해양어류의 이동 연구 방법 및 내용의 동향을 고찰하고, 기존 동물 이동 연구의 기본 틀에 의거하여 향구 연구방향에 관하여 제언하였다. 연구방법론적 측면에서는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전파추 적 기법, 음향추적 기법, RFID, 위성추적 기법, 지오로케이 터 등을 이용한 위치추적 기법이 바닷새 및 해양어류의 이 동 연구에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개체군의 분포 및 밀도 조사, 안정성 동위원소 등 체내 물질 분석을 통한 연구도 이루어진다. 연구내용의 경우, 크게 환경요인이나 종간 경 쟁 등의 외적 요인, 호르몬을 비롯한 체내 물질과 같은 내 적 요인, 어업활동이나 해상풍력단지 건설 등의 인위적인 활동, 그리고 기후변화가 바닷새와 해양어류의 이동에 미 치는 영향 등이 다루어지고 있다. 추후 연구에서는 내적 요 인과 관련하여 이동과 분산에 영향을 주거나 유발하는 요 인이 되는 체내 생리적 요인이나 변화를 규명하고, 이동 능 력 분석을 위하여 자기장의 변화가 조류 및 어류의 이주 능 력에 미치는 영향이나 종별 시공간적 이주 능력의 차이, 이 주 정확성 및 성공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제언한다. 또한 외부 환경적 요인과 관련해 서는 어업활동이나 해상풍력 등의 방해요인과 기후변화가 해양동물들의 이주 및 분산 패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 구의 필요성이 대두되며, 마지막으로 여러 생태적 측면에 서 서로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바닷새와 해양어 류에 대한 융합적인 연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