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잘피 (seagrass)는 해수에 적응되어 살아가는 유일한 고 등현화식물 (angiosperm)로서, 연안 및 하구 생태계에서 다양한 해양생물들의 직·간접적인 먹이원이자, 경제적 가치가 높은 많은 어족자원들에게 산란장, 보육장, 피난 처 등 서식환경을 제공한다 (Hemminga and Duarte 2000;Hosack et al. 2006;Bertelli and Unsworth 2014;Nordlund et al. 2017;Whitfield 2017;Valentine and Heck 2021). 잘피 생육지는 해수의 유속 및 파랑에너지를 감소시켜, 저질을 안정화시키고 퇴적물의 재부유를 방지한다 (van Keulen and Borowitzka 2003;Christianen et al. 2013;Walter et al. 2020). 또한 연안으로 과도하게 유입되는 무기영양염류 나 오염물질을 흡수하여 제거하고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생산하여 수질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가진다 (de los Santos et al. 2020). 잘피생태계는 블루카본 생태계 (blue carbon ecosystem)로서, 이산화탄소를 흡수·저장하는 능력이 뛰 어나 기후변화를 완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해양생태계로 여겨진다 (Mcleod et al. 2011).
수중광도와 수온은 잘피의 광합성에 가장 크게 영향 을 미치는 환경요인들이며, 잘피의 생장, 생존 및 분포 등 을 결정한다 (Lee et al. 2007b). 잘피는 생장하기 위한 탄소 요구량을 충족시키기 위해 일정 세기 이상의 광도를 필요 로 한다 (Ralph et al. 2007).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광도 이 하의 빛에서는 잘피가 생장할 수 없으며, 잘피의 분포 수 심이 제한되고 잘피 생육지가 감소할 수 있다 (Dennison et al. 1993;Ralph et al. 2007). 또 다른 요인인 수온은 해양 생물들의 생리·생태학적 특성을 조절하는 주요 요인으로 (Choi et al. 2020), 잘피의 광합성률과 호흡률을 변화시켜 잘피의 생장을 조절하며, 광합성률과 호흡률의 균형에 의 해 최고의 생장률을 보이는 최적수온이 결정된다 (Marsh et al. 1986). 최적수온에 도달할 때까지는 수온 상승에 의 해 광합성률이 증가하여 잘피의 생산성 또한 증가하지 만, 그 이상의 고수온에서는 광합성능이 감소하고 호흡률 은 증가하여 잘피의 생산성이 감소하게 된다 (Marsh et al. 1986;Collier et al. 2017;Hammer et al. 2018). 표층수온이 평균 수온의 90퍼센타일 이상의 고수온으로 5일 이상 지 속되는 현상을 해양열파 (Marine heat wave; MHW)라고 하며, 극심한 고수온뿐 아니라 해양열파와 같은 이상 고수 온 현상의 빈도, 강도 및 지속일수의 증가는 잘피의 생산 성을 감소시켜 생장의 저해와 생육밀도의 감소로 이어진 다 (Collier and Waycott 2014;Smale et al. 2019). 게다가 고 수온과 수중광도의 감소가 동시에 발생하게 되면 잘피에 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욱 심각해지며, 이로 인해 잘피 개체 밀도가 급격히 감소하여 잘피 분포 면적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 (Kendrick et al. 2019). 우리 연안에 분포하 는 게바다말의 경우 약 14°C에서 최적의 생장을 보였으며 수온이 이보다 상승할 경우 급격한 생장의 감소를 보여주 었다 (Park and Lee 2009). 따라서 우리 연안의 수온 상승은 게바다말의 분포와 생존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 된다.
말잘피 (surfgrass), 즉 새우말속 (Genus Phyllospadix) 잘 피종들은 조류 및 파랑에너지가 강한 암반에 지하경과 뿌 리를 부착하여 생육하며 (Park and Lee 2009), 전 세계적 으로 5종의 말잘피류들이 북태평양 연안에 분포하고 있 다. Asian surfgrass라 불리는 게바다말 (P. japonicus)과 새우 말 (P. iwatensis)은 북동아시아 연안에 분포하며, American surfgrass라 불리는 P. torreyi, P. scouleri, P. serrulatus는 캐나 다, 미국, 멕시코 등의 북미 연안에 분포한다 (Green and Short 2003;Short et al. 2007). 우리나라 연안의 새우말과 게바다말은 모든 연안에서 발견되며, 게바다말은 주로 동 해 남부와 남해 연안의 암반생태계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 (Kim et al. 2018;Park et al. 2019). 우리나라에서는 게바다 말과 새우말 모두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하여 보호하 고 있다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11항). 또한 국제자연보호연맹이 선정한 적색목록 (IUCN Red List;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보고서)에서 게바다말 은 멸종위기종 (Endangered; EN)으로 등재되어 있다.
우리 연안에서 말잘피에 대한 연구는 어려운 연구 환경 및 조건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적은 연구들이 이뤄졌으며 (Park et al. 2012), 생장 특성에 대한 연구들이 주로 수행되 었다 (Park and Lee 2009;Kim et al. 2018;Park et al. 2019). 전 세계의 해수면 수온은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특 히 서해, 동중국해, 동해를 포함하는 동아시아 해역 (East- Asian Marginal Seas; EAMS)의 표층수온 증가율은 전 세 계의 평균 증가율보다 높다 (Hyun et al. 2020). 우리나라 남해 진동만의 표층수온은 0.068°C year-1 (2002~2018년) 의 증가율을 보였다고 보고되었다 (Qin et al. 2020a). 수온 의 상승은 수온 변화에 민감한 게바다말을 포함한 여러 잘 피 종들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본 연구는 향후 기후변 동 등으로 인한 해수면의 수온 상승이 게바다말의 탄소수 지 (carbon balance)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찰하기 위 하여 수온 변화에 따른 광합성 및 호흡률의 변화를 측정하 였으며, 미래의 수온 상승이 우리 연안 게바다말의 분포와 생존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였다.
재료 및 방법
1. 게바다말 시료 채취 및 보관
본 연구는 2013년 10~11월에 부산광역시 기장군 인근 해역 (35°11ʹ41ʺN, 129°13ʹ36ʺE)에 분포하는 게바다말을 채취하여 수행되었다 (Fig. 1). 시료 채취 장소는 외해에 노 출되어 있어 파도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수심 약 1~5 m의 암반에 게바다말 단일종이 넓게 분포하고 있다. 게바 다말 시료는 지하경과 뿌리를 포함한 개체 전체를 조심스 럽게 채취한 후, 해수를 채운 아이스박스에 담아 기포기 로 지속적으로 공기를 주입하며 실험실로 운반하였다. 운 반된 게바다말 개체들은 여과된 해수로 부착물 및 이물질 을 깨끗하게 제거하였다. 광합성 및 호흡률 측정 실험 전 까지 게바다말 시료는 배양실에서 포화광도 이상의 빛 (400 μmol photons m-2 s-1)을 조사하여 (14L : 10D) 보관되 었으며, 하루에 한 단계씩 낮은 수온부터 총 6단계의 수온 (5, 10, 15, 20, 25, 30°C)에 적응시켰다. 실험에 사용한 해수 는 게바다말 채취 장소에서 채수되어 유리섬유필터 (glass microfiber filter, 47 mm GF/C, Whatman)로 여과한 후 고 압멸균되었다.
2. 광합성 특성 및 호흡률 측정
광합성률을 측정하기 위해 해수로 채워진 격리된 수조 에 게바다말 개체를 넣고 용존 산소의 변화율을 측정하였 다. 수조는 밀폐된 원기둥의 형태로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 하였으며, 빛이 투과할 수 있도록 투명 아크릴 (직경: 6.5 cm, 높이: 40 cm)로 제작되었다. 수조 바닥에는 교반 막대 를 넣고 수조 내부 해수를 교반하여 균질한 용존 산소 농 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교반 막대에 실험 개체 가 닿지 않도록 바닥으로부터 5 cm 위에 수직 방향으로 세 워 고정하였다. 수조에는 각 수온에 적응된 게바다말 개 체를 한 개체씩 격리·배치하였다. 용존 산소 농도는 기포 가 발생되지 않도록 수조를 밀폐한 후 2-mm O2 probe가 연결된 4채널 광섬유 산소 측정기 (OXY-4 mini; PreSens, Germany)를 이용하여 측정하였으며, O2 probe는 수조 상 단에 삽입하여 수조 내의 용존 산소 농도를 측정하였다. 각 수온처리 (5, 10, 15, 20, 25, 30°C)마다 총 8단계의 광도 (0, 18, 34, 90, 200, 400, 600, 850 μmol photons m-2 s-1)의 빛 을 조사하였으며, 낮은 광도부터 약 1시간씩 광도 단계별 용존 산소 변화율을 측정한 후, 2시간 이상 암상태에 적응 하도록 하여 호흡률을 측정하였다. 실험 종료 후, 게바다말 개체는 지상부 (잎)와 지하부 (지하경, 뿌리)로 분리하여 60°C에서 일정한 무게가 될 때까지 건조한 후 각각의 건 중량 (g DW)을 측정하였다. 각 수온처리마다 8개의 수조 를 사용하여 실험하였으며 (n=8), 총 48 개체가 실험에 사 용되었다.
8단계의 광도별 용존 산소 변화율과 잎의 건중량을 토 대로 순광합성률 (net photosynthetic rate; μmol O2 g-1 DW h-1)과 호흡률 (respiration rate; μmol O2 g-1 DW h-1)을 추 정하였으며, 순광합성률과 호흡률을 더하여 총광합성률 (gross photosynthetic rate)을 계산하였다. 각 광도별 총광 합성률은 광도에 대해 도시한 후 다음의 함수를 이용하여 적합한 그래프를 도출하였다 (Jassby and Platt 1976).
도출한 P-I curve (Photosynthesis-Irradiance curve)를 이 용하여 상대적인 광합성 효율 (α), 보상광도 (Ic), 포화광도 (Ik), 최대광합성률 (Pmax)을 계산하였으며, 각 매개변수 간 의 관계식은 다음과 같다.
하루 중 보상광도 이상의 빛을 받는 시간은 Hcomp, 포화 광도 이상의 빛을 받는 시간은 Hsat이라 한다. 수온별 게바 다말이 양의 탄소수지 (positive carbon balance)를 유지하 기 위해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Hsat 추정값은 일일 총 광합 성량을 Pmax×Hsat으로 산정한 후 (Zimmerman et al. 1994) 아래의 식에 따라 계산하였다.
t는 수온, Rt는 수온별 호흡률, Pmax·t는 각 수온별 최대총 광합성률, Hsat·t은 수온별 양의 탄소수지 유지를 위해 요구 되는 Hsat을 의미한다.
3. 통계분석
모든 측정치는 평균 (mean)과 표준오차 (SE)로 나타 내었다. 통계분석은 SPSS 프로그램 (version 27.0, SPSS, I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였으며, 분석 전 정규성 (normality)과 등분산성 (homogeneity of variance)을 검 정하였다. 위의 조건이 만족되지 못할 경우 자료들을 제 곱근 (square root)으로 변환하였다. 모든 자료는 one-way ANOVA를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α<0.05), 분석값이 유 의한 경우, Tukey 검정으로 사후검정을 수행하였다.
결 과
1. 수온에 따른 광합성 특성 및 호흡률 변화
8단계의 광도 및 각 광도에서의 게바다말 총광합성률로 나타낸 P-I curve는 온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Fig. 2). 모든 수온의 P-I curves에서 낮은 광도에서는 빛의 증가에 따라 총광합성률이 빠르게 증가하다가 최대총광합성률에 도달한 이후의 광도에서는 총광합성률이 일정하게 유지 되었다 (Fig. 2). 모든 수온처리에서 뚜렷한 광저해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수온 변화에 따라 최대총광합성률 (Pmax), 광합성 효율 (α), 보상광도 (Ic), 및 포화광도 (Ik)는 모두 유의한 차이 가 나타났다 (p<0.001; Table 1). 게바다말의 최대총광합 성률은 수온이 상승함에 따라 증가하여 25°C에서 최대 값 (186.61±13.93 μmol O2 g-1 DW h-1)을 보인 후, 30°C 에서 급격히 감소하였다 (104.10±10.39 μmol O2 g-1 DW h-1; Fig. 3A). 광합성 효율은 수온의 증가에 따른 뚜렷한 경 향을 보이지 않았으며, 5°C에서 가장 낮은 값 (0.93±0.08 μmol O2 g-1 DW h-1/μmol photons m-2 s-1)을, 20°C에서 가 장 높은 값 (1.57±0.06 μmol O2 g-1 DW h-1/μmol photons m-2 s-1)을 보였다 (Fig. 3B). 수온이 증가할수록 게바다말 의 보상광도는 지속적으로 높아져, 최저수온 (5°C)에서의 9.45±0.51 μmol photons m-2 s-1부터 최고수온 (30°C)에 서의 33.43±1.51 μmol photons m-2 s-1까지 나타났다 (Fig. 3C). 포화광도는 25°C 이하의 수온에서는 수온 증가에 따 라 값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30°C에서 급격히 감소 하였다. 포화광도는 최저 78.42±10.09 μmol photons m-2 s-1 (30°C)에서 최고 162.86±14.93 μmol photons m-2 s-1 (25°C)까지의 값을 보였다 (Fig. 3D).
수온 변화에 따라 게바다말의 호흡률은 유의한 차이 를 보였다 (p<0.001; Table 1). 수온이 증가할수록 호흡률 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호흡으로 인해 소모되는 산 소의 양은 5°C에서 가장 적었고 (-8.62±0.63 μmol O2 g-1 DW h-1) 30°C에서 가장 많았다 (-46.04±3.15 μmol O2 g-1 DW h-1; Fig. 4A). Pmax : R 비율은 온도에 따라 유의한 차이 (p<0.001; Table 1)를 보였으며, 수온이 증가할수록 점점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Fig. 4B). Pmax : R 비율은 5°C에서 최고값 (9.70±0.48)을, 30°C에서 최저값 (2.37±0.32)을 나 타내었다 (Fig. 4B).
수온과 게바다말의 최대총광합성률 및 호흡률의 상 관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최대 총광합성률 (r2=0.9788; p<0.05) 및 호흡률 (r2=0.9277; p<0.01) 모두 수온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Fig. 5). 최대총광합성률은 수온이 증가함에 따라 높아졌다가 약 22°C 이상의 고수온에서는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이 나 타났으나 (Fig. 5A), 호흡으로 인해 소모되는 산소의 양인 호흡률은 수온 상승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Fig. 5B).
2. 광량과 탄소수지 (carbon balance)
양의 탄소수지 (positive carbon balance)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일일 포화광도 시간 (Hsat)은 수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Table 2). 수온 5°C에서 양의 탄소수지 유지에 요구되는 Hsat이 2.5 h로 가장 짧았으며, 수온 10~25°C에서 는 3.0~4.6 h의 Hsat이 요구되었다 (Table 2). 수온 30°C에서 는 양의 탄소수지 유지에 요구되는 Hsat이 10.6 h로 급격하 게 증가하였다.
고 찰
해양현화식물인 잘피종들의 대부분은 조하대에서 해수 에 잠겨 살아가기 때문에, 해수의 온도와 수중으로 들어오 는 빛의 양은 잘피의 생장, 분포 및 생존에 크게 영향을 미 치는 환경 요인이다 (Lee et al. 2007b). 잘피가 생존하기 위 해 필요로 하는 광도는 해수면 광량의 2~37%로 종에 따 라 필요로 하는 광량은 유의한 차이를 보인다 (Lee et al. 2007b). 기상조건의 악화나 조류 번성, 준설과 같은 원인 에 의한 수중광도의 감소는 잘피의 형태학적 특성을 변화 시키고, 생산성 및 생육밀도 등을 제한할 수 있다 (Grice et al. 1996;Erftemeijer and Lewis 2006;Lee et al. 2007a).
광도와 광합성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P-I curve은 잘피의 생존에 필요한 광도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 으며, 광도가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광합성량의 변화는 광 도가 증가함에 따라 광합성량이 증가하는 구간, 빛을 받을 수 있는 광계들이 포화되어 광도가 증가해도 일정한 광합 성량이 지속되는 구간, 그리고 광도가 증가하면 광합성량 이 감소하는 광저해 구간으로 나눠진다 (Lee et al. 2007b). 본 실험 결과에 의하면, 게바다말의 경우 광합성이 약 200 μmol photons m-2 s-1에서 포화되나, 800 μmol photons m-2 s-1 이상의 광도에서도 광저해가 나타나지 않았다 (Fig. 2). 따라서 게바다말은 비교적 높은 광량 조건에 적응된 잘피 종으로 판단되었다. 실제로 우리 연안에 분포하는 게바다 말 생육지들은 비교적 수중광이 풍부한 환경에서 주로 발 견되어진다.
본 실험에서 P-I curve의 매개변수 중 광합성효율은 수 온 변화에 따라 뚜렷한 경향성을 나타내지 않았으나, 최 대총광합성률, 보상광도, 포화광도와 호흡률은 25°C까지 는 수온이 상승함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거머리 말 (Zostera marina) 성체와 유식물에서도 수온이 상승하면 보상광도와 포화광도가 증가하는 경향성이 보고되었다 (Marsh et al. 1986;Abe et al. 2008). 수온이 높아지면서 대 사활동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최대총광합성률과 호흡률 이 증가하게 된다 (Collier et al. 2017). 그리고 호흡률의 증 가는 포화광량과 보상광량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으로 여 겨진다 (Lee et al. 2007b). 이러한 경향성은 수온이 상승할 수록 게바다말이 생존하고 생장하기 위해 더 많은 빛이 필 요함을 의미한다. Pmax : R ratio는 일반적으로 낮은 수온에 서 높은 값을 보이는데 (Marsh et al. 1986;Rasmusson et al. 2020), 본 연구결과에서도 Pmax : R ratio는 수온이 상승함에 따라 감소하였다. 가장 낮은 수온인 5°C에서 Pmax : R ratio 가 가장 높았으며 (9.70), 가장 높은 수온인 30°C에서 Pmax : R ratio가 가장 낮았다 (2.37; Fig. 4B). 이는 수온이 상승함 에 따라 호흡률이 광합성률에 비해 더 빠르게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온 30°C에서는 고수온 스트레스로 인해 최대총광합성률은 감소하였으나, 호흡률은 계속하여 증가 하였다 (Fig. 5). 따라서 30°C의 고수온에서는 호흡을 위한 탄소의 요구량이 증가하나 광합성에 의한 탄소고정량은 오히려 감소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온대 해역에 분포하는 잘피 종의 생산성은 수온의 계 절적 변동에 따라 계절성을 가지며, 이에 따라 잘피의 개 체 크기, 잎 너비, 잎 두께 등의 형태적 특성과 생체량 등 이 계절성을 나타낸다 (Lee et al. 2007b). 우리나라에 생육 하는 게바다말은 수온이 상승하는 봄에 생산성이 증가하 였다가 여름철 고수온에 생장이 급격히 감소하고 겨울에 회복하는 양상을 보인다 (Park et al. 2019). 특히, 우리나라 남해안은 이상 고수온 현상 중 하나인 해양열파 (Marine heat wave, MHW)가 빈번히 발생하며 (Qin et al. 2020b), 이 러한 고수온이 장기간 지속되면 잘피의 생산성이 감소하 여 생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Beca-Carretero et al. 2021). 2010~2011년에 관측된 호주 서해안에서의 해양열파는 평균 수온보다 2~5°C 높았으며, 이로 인해 잘피생육지의 면적이 약 13,000 km2가 감소하였다 (Strydom et al. 2020). 호주 서부 외에도 호주 동부와 미국 동부, 지중해에서도 해양열파로 인해 잘피생육지가 훼손되었다고 보고되었다 (Smith et al. 2021).
본 실험에서 5°C에서 10°C, 10°C에서 20°C로 수온이 2 배 증가할 때마다 호흡률은 각각 약 2.17배, 약 1.80배 증 가하였으나, Pmax는 각각 약 1.36배, 약 1.57배 증가하여 호 흡률이 최대광합성률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였다. 또한 최 적수온 이상의 수온에서 수온이 상승함에 따라 최대광합 성률은 감소하고 호흡률이 증가하는 다른 양상의 회귀분 석 결과를 보여주었다 (Fig. 5). 본 실험의 회귀분석 결과로 유추한 게바다말의 광합성에 최적인 수온은 약 20~25°C 로 나타났다. 잘피가 최대 생장을 보이는 수온은 잘피 종 과 위도마다 다양하나, 온대 해역의 잘피 종들의 경우, 11.5~26°C에서 최적의 생장을 보인다 (Lee et al. 2007b). 우리나라 우점종인 거머리말의 생장은 15~20°C에서 가 장 높게 나타났으며 (Lee et al. 2005), 우리 연안에 분포하 는 게바다말의 생산성은 13~14°C에 최대인 것으로 보고 되었다 (Park and Lee 2009;Park et al. 2019). 따라서 본 실 험 결과로 유추한 광합성 최적수온 (20~25°C)은 게바다말 의 최적 생장수온보다 높게 나타난다. 생장 최적수온과 광 합성 최적수온은 보통 일치하지 않으며, 잘피의 생장은 광 합성뿐 아니라, 호흡률, 영양염 가용성, 잎의 노화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므로 (Bulthuis 1987; Marsh et al. 1987; Lee and Dunton 1999;Lee et al. 2007b), 일반적으로 생장 최적수온은 광합성 최적수온에 비해 비교적 낮게 나타난 다 (Lee et al. 2007b).
잘피는 생장하고 생존하기 위해 포화광도 이상의 빛 의 흡수를 일정 시간 이상 필요로 한다 (Lee et al. 2007b). 본 실험 결과에 의하면 게바다말이 양의 탄소수지를 유 지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Hsat이 가장 낮은 수온 인 5°C에서 2.50 h 이상, 수온 25°C까지는 3~5 h 이상을 필 요로 하는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가장 높은 수온인 30°C 에서는 요구되는 포화광도 이상의 빛은 급격히 증가하여 10.61 h 이상으로 추정되었다 (Table 2). 이는 게바다말이 30°C의 고수온에서 포화광도 (78.42 μmol photons m-2 s-1) 이상의 빛을 최소 10.61 h 이상 받지 못한다면, 광합성량보 다 호흡량이 더 높은 음의 탄소수지를 가지게 되어 생장이 제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연안의 잘피 생육지에서 는 Hcomp (보상광도 이상의 광도를 받는 시간)이 4.8~12.5 h (수심 2 m)와 1.8~11.0 h (수심 5.5 m), Hsat (포화광도 이 상의 광도를 받는 시간)이 1.6~9.8 h (수심 2 m)와 0~7.8 h (수심 5.5 m)으로 보고된 바 있다 (Kim et al. 2014). 또한, 미국 플로리다만 잘피 생육지의 얕은 수심 (2 m)에서는 Hcomp가 13.2 h, Hsat이 8.8 h이었으며, 깊은 수심 (5 m)에서 는 Hcomp가 8.8 h, Hsat이 0 h로 보고되었다 (Fourqurean and Zieman 1991). 우리나라는 1년 중 수온이 최고점에 이르 는 여름철에 강수 발생 빈도가 가장 높다 (Cha et al. 2007). 여름철 고수온 시기에 장마나 태풍과 같은 기상변동이 발 생할 경우 수중광량이 감소되어 Hsat (10 h) 조건이 충족되 지 않아 게바다말이 양의 탄소수지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 워질 수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 고수온의 강 도나 기간이 증가하고, 고수온 시기에 수중광량의 감소를 유발하는 기상변동이 빈번하게 발생할 경우 게바다말의 생장이 저하되고 분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수온 상승에 의해 게바다말의 광합성률과 호흡률이 증 가하고, 30°C의 고수온에서는 호흡률은 지속적으로 증가 하는 반면, 광합성률은 급격히 감소하는 게바다말의 생리 적 특성이 확인되었다. IPCC 6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전 체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후 (2011~2020년) 1.09°C 상승 하였으며, 해수면 온도는 0.88°C 상승하였다 (IPCC 2021). 최근에 수행된 게바다말 생육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연구 가 수행된 게바다말 생육지 내의 수온이 26°C를 초과하지 않아 고수온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따 라서 수온 상승에 의한 게바다말의 생산성의 감소는 관측 되지 않았다 (Park et al. 2019). 그러나 기후변동에 의해 해 수면 온도가 계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해양열파 등과 같은 이상고수온 현상이 우리 연 안에서 장기간 지속되고 있어, 향후 우리 연안에 분포하고 있는 게바다말의 분포 및 생존이 고수온에 심각하게 위협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적 요
우리나라 동해와 남해 연안에 주로 분포하는 게바다말 의 수온 상승에 따른 탄소수지 변화를 예측하기 위하여 5°C에서 30°C까지의 수온에서 5°C 간격으로 광합성과 호 흡률을 측정하였다. 광합성 매개변수 중 광합성 효율 (α) 을 제외한 최대광합성률 (Pmax)과 보상광도 (Ic), 포화광도 (Ik)가 수온이 상승함에 따라 증가하였으며, 호흡률 (R) 또 한 수온 상승에 따라 증가하였다. 가장 높은 수온 (30°C)에 서 Pmax와 Ik는 급격히 감소하였으나, 반면에 Ic와 호흡률 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Pmax : R ratio는 가장 높은 수온 (30°C)에서 최소값을, 가장 낮은 수온 (5°C)에서 최대값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게바다말이 양의 탄소수지 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일일 포화광도 시간 (Hsat)을 계 산한 결과, 5°C에서는 2.50시간 이상, 30°C에서는 10.61시 간 이상이 요구되어, 수온이 상승할수록 더 많은 시간의 포화광도 (Hsat)가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수온 이 꾸준히 상승되어 여름철 고수온이 장기간 지속되면 우 리 연안 게바다말 생육지의 분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