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연안지역은 항만 및 연안 개발사업, 산업폐수 유입, 토사 투기 등에 의해 부유물질 농도가 일시적으로 상승하여 해 양환경에 급격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Tazaki et al. 2002). 해양에서 부유물질의 농도 증가는 탁도를 높여 빛의 투과 도 저해하여 1차 생산력을 저하시키며, 이를 먹이생물로 사용하는 해산무척추동물과 같은 1차 소비자들의 생물량 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저서동물의 부착기질 감소 및 서 식처의 파괴로 인해 서식생물의 생태-생리적 영향을 증 가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는 대량 폐사를 초래할 수 있다 (Ohata et al. 2011;Yoon and Park 2011).
부유물질과 생물의 생존 사이의 관련성을 규명하기 위 한 연구는 바지락, 전복 및 백합과 같이 저서생활을 하며, 부유물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패류와 어류를 대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Lee 2015). 그러 나 해양에서 1차 소비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해산무척추동 물을 대상으로 이들의 서식환경 및 생태적 특성을 고려하 여 부유물질에 대한 영향평가를 수행한 연구는 상대적으 로 부족한 실정이다 (McDonald et al. 1998;Shin et al. 2002;Lee 2015).
일반적으로 해산무척추동물인 Tigriopus속은 조간대의 부착기질 표면에 주로 서식하는 종으로써 수온과 염분 등 환경변화에 강한 내성을 보이며, 실험실 사육이 용이하여 생태독성평가에 주로 사용되는 종이다 (Yoon et al. 2006). 한편 T. japonicus는 과거에 국내 연안에서 동일한 종으로 분류되었으나 최근에는 서식생태에 따라 T. west와 T. east 로 구분하고 있다 (Karanovic et al. 2018). 또한 긴털모래옆 새우 (Haustorioides koreanus)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Haustorioides속 중에 크기가 가장 크며, 동해안을 제외한 서해, 남해 그리고 제주도 조간대 지역의 사질 속에 잡입하여 서 식하는 대표종으로 알려져 있다 ( Jo 1988). 알테미아 유생 (Artemia nauplii)은 부화 후 초기 생활사 단계에서 부유생 활을 하는 종으로써 해양에서는 어류의 초기 먹이생물로 공급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해물질에 대한 독성실험에 사용되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 (Chan et al. 2021).
부유물질의 노출을 포함한 다양한 물질의 노출에 따른 생물 영향평가는 먹이단계에 따른 상호 연관성을 고려하 여 생태독성과 같은 전통적인 평가방법과 실시간 연속적 인 측정방법을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Yoon et al. 2006;Kim et al. 2010;Choi et al. 2020;Heo et al. 2021;Yoon 2021). 그러 나 본 연구와 같이 동일 분류군에서 서식특성이 다른 종들 을 대상으로 부유물질에 대한 생존율의 차이를 비교한 사 례는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 따라서 상기 3종의 해산무척 추동물은 서식처가 상이한 종으로써 서식특성에 따른 부 유물질 영향 강도의 차이가 예상된다. 이에 본 연구는 해 양환경에서 1차 생산자인 식물플랑크톤을 먹이로 하며, 상 위 포식자의 중간자 역할을 하는 서식환경이 상이한 3종의 해산무척추동물을 대상으로 연안에서 발생 가능한 다량의 부유물질에 노출된 생물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 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1. 실험생물
본 연구에 사용된 T. west는 전라북도 군산시 비응도 조 간대의 조수웅덩이에서 300 μm 체로 걸러 채집한 개체 (663.2±75.1 μm)이며, 단각류 긴털모래옆새우 (H. koreanus) 는 동일 지역의 조간대 갯벌에서 직경 1 mm 체로 걸 러 채집한 개체 (2,651.1±109.7 μm)이다. Artemia nauplii (430.2±26.5 μm)는 대만에서 수입한 Premium Brine Shrimp 제품 (SEP Art Technology, INVE Ltd., Thailand)의 건조란을 수온 27.0±1.0°C, 염분 30.0±0.5 psu의 해수에서 24시간 동 안 폭기하면서 부화시켰다. 본 실험에 사용된 해산무척추동 물 3종은 부화 및 채집 후 실험실 내 10 L 수조에서 0.45 μm 필터로 여과한 해수를 넣어 24시간 동안 실험실 환경에 적 응시켰다. 실험생물은 수온 22.0±1.0°C, 염분 30.0±0.5 psu, pH 7.8±0.1, 산소포화율 90% 이상 및 실험실 조명 (3,000 lux) 하에서 실험 전까지 관리하였다.
2. 부유물질 노출실험
실험에 사용한 부유물질은 서해 곰소만의 조간대 표층 퇴적물을 사용하였다. 퇴적물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62.5 μm의 표준체로 거르고 110°C에서 48시간 건조하여 수 분을 제거한 후 막자사발을 이용해 분말로 제조하여 실험 에 사용하였다. 이때 퇴적물의 평균 입도는 24.14 μm로 확 인하였다. 부유물질 노출 농도 범위는 1977년부터 2020년 5월까지 우리나라 서해연안의 부유물질을 조사한 결과 (표 층의 부유물질 농도는 평균 22.532 mg L-1, 최대 1,175.5 mg L-1)를 토대로 부유물질의 농도구간을 0 mg L-1, 50 mg L-1, 100 mg L-1, 250 mg L-1, 500 mg L-1, 1,000 mg L-1 구간을 설정 하였다 (KOEM 2021).
부유물질 노출실험은 총 96시간 동안 수행하였다. 실험 은 22.0±1.0°C 항온실에서 진행하였으며, 해수의 염분은 30.0±0.5 psu, pH는 7.8±0.1, 산소포화율은 90% 이상 유지 하며 수행하였다. 실험기간 동안 조도는 16시간 밝은 상태, 8시간 어두운 상태 (16-h L : 8-h D)를 유지하였다. 모든 실 험은 3회 반복하였다. 실험기간 중 해수는 0.45 μm 유리섬 유여과지 (GF/C)로 여과하여 사용하였으며 환수하지 않은 상태로 실험을 수행하였다. 실험 초기 개체수는 Artemia와 T. west는 100 inds. L-1이었고, H. koreanus는 50 inds. L-1이었 다. 부유물질이 가라앉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회전배양기 에 500 mL의 둥근 투명 PC (polycarbonate) 재질의 배양병 을 끼워 약 4 rpm의 속력으로 실험하는 기강 동안 회전시 켰다 (Fig. 1).
3. 시료분석
실험생물의 생존 여부는 Neutral red (Orcein, Sigma-Aldrich, USA)를 이용한 염색법을 이용하여 확인하였다 (Hyun et al. 2014). Neutral red 표준용액은 100 mL 증류수에 Neutral red 분말 1 g을 넣은 후 교반기를 이용하여 12시간 이상 녹여 암실에 보관하였다. 시료 10 mL에 15 μL Neutral red 표 준용액을 넣고 약 15분간 암 상태에서 반응시킨 후 실체현 미경 (Olympus SZ61, Olympus corporation, Japan) 상에서 다 크필터를 이용하여 4.5배율로 염색 유무에 따른 해산무척 추동물의 생존율을 산정하였다. 결과의 통계처리는 SPSS statistics 18.0 프로그램 (SPSS statistics 18.0, SPSS Inc., USA) 을 이용하여 One-way ANOVA-test 후 Duncan’s multiple range test로 평균 간의 유의성을 검정하였다.
결 과
1. 새각류 Artemia nauplii
부화한 Artemia nauplii는 모든 실험구에서 85% 이상의 생존율을 보였다. 96시간 동안 실험구별 생존율은 대조구 에서 93.0±0.9%, 50 mg L-1 실험구에서 94.0±3.3%, 100 mg L-1 실험구에서 86.7±4.7%, 250 mg L-1 실험구에서 87.3± 5.2%, 500 mg L-1 실험구에서 86.0±2.8%, 1,000 mg L-1 실험 구에서 86.0±1.6%로 나타났으며, 모든 실험구의 생존율은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다 (Fig. 2).
2. 요각류 Tigriopus west
96시간 동안 부유물질에 노출된 요각류 T. west의 생존 율은 모든 실험구에서 90% 이상의 생존율을 보였다. 생존 율은 대조구에서 97.3±2.5%, 50 mg L-1 실험구에서 97.3± 2.5%, 100 mg L-1 실험구에서 92.7±0.9%, 250 mg L-1 실험구 에서 92.7±0.9%, 500 mg L-1 실험구에서 93.3±0.9%, 1,000 mg L-1 실험구에서 4.7±2.5%로 나타났으며, 모든 실험구의 생존율은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다 (Fig. 3).
3. 단각류 Haustorioides koreanus
단각류 긴털모래옆새우의 경우, 실험기간 동안 생존율은 부유물질 농도가 증가할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생 존율은 대조구에서 가장 높은 93.3±5.0%였고, 50 mg L-1 실 험구에서 86.7±5.0%였으나 두 실험구 간에는 유의적인 차 이가 없었다. 그러나 농도 구간별 생존율은 100 mg L-1 실험 구에서 76.0±3.3%, 250 mg L-1 실험구에서 75.5±3.9%, 500 mg L-1 실험구에서 72.8±2.8%, 1,000 mg L-1 실험구에서 72.2±5.7%로 나타났다 (Fig. 4). 한편 50 mg L-1보다 높은 농 도에 노출된 단각류의 생존율은 대조구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p<0.05).
고 찰
부유물질은 수중의 외관상 부정적인 영향뿐만 아니 라 수중환경에 빛 투과율 감소, 영양염 흡수 및 퇴적물 내 흡착의 복합작용 등 영향을 준다고 보고되었다 (He et al. 2017). 해양에서 식물플랑크톤이나 해조류와 같은 1차 생 산자들은 부유물질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광합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생물 군집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2차 소 비자인 상위 동물군집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 로 알려져 있다 (Lee 2015). 또한 식물플랑크톤은 광합성 이 외의 방법으로 영양분을 섭취하는 종도 있기 때문으로 해 조류에 비해 부유물질에 대한 영향을 덜 받는다고 보고되 었다 (Lee 2015). 반면 해산무척추동물은 식물플랑크톤과 박테리아 등 다른 먹이를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부유물질 이 생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는 데, 이는 생물의 생활사 단계가 부유성인지 아니면 저서생 활을 하는 종인지에 따라 부유물질 노출에 따른 생존 강도 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Zhen et al. 2017).
본 연구에서는 서식생태가 다른 3종의 해산무척추동물 을 대상으로 부유물질의 농도 구간별 생존율을 확인하였 다. 부유물질 노출 강도에 따른 생물의 생존율은 Artemia nauplii와 T. west의 경우 모든 실험구에서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지만, 단각류인 H. koreanus는 부유물질 농도가 50 mg L-1 이상 구간에서 생존율의 차이가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p<0.05). 동물플랑크톤을 초기 먹이생물로 섭식하는 어 류는 치어 단계에서 부유물질에 대한 사망률의 차이를 보 였는데, 넙치의 경우 250 mg L-1보다 높은 농도에서 실험생 물의 50% 이상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청보리 멸 (Sillage japonica)은 1,000 mg L-1에서 영향이 없는 것으 로 조사된 반면 학꽁치 (Hemiramphus sajori)는 10.0 mg L-1 에서도 회피반응을 보였다 (Yoon and Park 2011). 이와 같은 결과는 어류의 경우 서식생태에 따라 부유물질 농도에 대 한 부유성/저서성 종의 반응이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는데, 본 연구에서 관찰된 해산무척추동물 3종에 서 분석된 결과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여 분류군과 상관 없이 서식환경에 따른 부유물질에 대한 생존 반응이 상이 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또한 본 연구 결과, 상대적으로 크 기가 작은 Artemia 유생과 T. west의 경우 부유물질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반면 H. koreanus의 경우 민감도가 높아 생 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우리나라 1997년부터 2020년 5월까지 서해연안의 부유물질 조사 결 과, 표층에서는 평균 22.532 mg L-1, 최대 1,175.5 mg L-1로 나타났고, 저층에서는 평균 29.237 mg L-1, 최대 637.5 mg L-1로 조사되었다 (KOEM 2021). 일반적으로 유영활동이 활발한 어류는 치어 단계에서도 부유물질에 대한 회피반 응으로 타 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유영능력이 낮거 나 부착기질 표면에 서식하는 Artemia 유생과 T. west는 부 유물질 농도가 50.0 mg L-1보다 높은 경우 생존에는 영향을 받지 않으나 일시적인 스트레스 반응을 보일 것으로 판단 된다. 그러나 저질 속에 주로 서식하는 단각류는 상기 2종 과는 달리 이동능력이 낮고, 몸체가 크기 때문에 부유물질 노출에 따른 민감도가 높아져서 상대적으로 생존율이 낮 아진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 사용된 해산무 척추동물 3종의 부유물질에 대한 생존 내성한계는 생물종, 서식환경 및 생물의 생태-생리적 특성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에서 H. koreanus와 서식생태가 다른 Artemia 유생과 T. west는 50.0 mg L-1보다 높은 부유물질 농 도에 노출된 경우 미세한 생태 스트레스 영향을 받지만 생 물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그러나 H. koreanus의 50.0 mg L-1 농도는 부유물 질에 대한 내성한계로 판단되며,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생존 가능한 내성범위를 벗어나 결국 사망하는 개체가 증 가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다만, 부유물질과 해산무척추동 물의 생존율 사이의 명확한 연관성은 향후 서식처 및 생태 특성이 명확하게 규명된 다양한 종을 대상으로 생존율 이 외에 생리적 측면을 고려한 측정 항목을 추가적으로 연구 해야만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적 요
부유물질은 수생생물의 성장과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본 논문은 cyst에서 부화한 Artemia 유생 (branchiopoda), 조간대에서 채집한 T. west (copepod)와 H. koreanus (amphipoda)를 사용하여 96시간 동안 부유물질에 노출된 생물의 생존 영향을 규명하였다. 실험 결과 Artemia 유생과 T. west의 생존율은 50.0 mg L-1 이상의 부유물질 농도에 영 향을 받지 않으나 H. koreanus는 부유물질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낮은 생존율을 보였다 (p<0.05). 결론적으로 50.0 mg L-1 이상의 부유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Artemia 유생과 T. west는 미세한 생태 스트레스의 영향을 받지만 H. koreanus는 생존 가능한 내성범위를 벗어나 사망한 개체가 증가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