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최근 기후변화의 가속화로 인해 전 세계 각지의 연안 에서 해조류 대발생 (macroalgal bloom)이 빈번하게 발생 하고 있다 (Ye et al. 2011;Smetacek and Zingone 2013;Xiao et al. 2021). 해수온의 상승, 영양염류의 증가 등과 같은 환 경 변화로 인해 해조류 대발생의 빈도, 규모 및 강도가 꾸 준히 증가추세에 있다 (Ye et al. 2011;Zhang et al. 2019). 특 히, 녹조류 (Chlorophyta) 중 갈파래속 (genus Ulva)에 속하 는 Ulva종의 대량 증식으로 인한 녹조 (파래) 대발생 (green tide) 현상은 지역 경제뿐만 아니라 연안 생태계에도 막 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Valiela et al. 1997;Wang et al. 2009;Teichberg et al. 2010). 파래대발생의 원인 종은 갈파래속 에 속하는 종으로서 일반적으로 해양환경에 서식하며 강 어귀 및 담수환경에서도 서식한다 (Fletcher 1996). 암모늄 (NH4+), 질산염 (NO3-), 아질산염 (NO2-)과 같은 무기질소 가 풍부한 부영양화된 연안환경에서 대량 번식하며 주로 강어귀와 만에서 파래대발생이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으 나 (Valiela et al. 1997), 최근에는 연안생태계 도처에서 발생 하고 있다. 갈파래류는 기질에 부착하지 않고 생육이 가능 한 생리·생태적 특성 때문에 (Schramm and Nienhuis 1997;Hiraoka et al. 2004a;Wang et al. 2018), 엽상체가 부유하며 대량으로 증식하여 해변을 잠식시키고 무산소 환경을 만 들어 산소고갈을 유발한다 (Bolam et al. 2000). 이러한 생태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연안에 서식하는 잘피 종인 거 머리말 (Zostera marina)과 같은 해초 (seagrass) 개체수 감소 (McGlathery 2001)와 더불어 저서동물 군집구조의 변화를 야기시킨다고 알려져 있으나 (Norkko and Bonsdorff 1996), 이와 관련된 파래대발생이 연안생태계에 미치는 생태적 영향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대부터 제주도 동북부 해안을 중심으로 파래대발생이 연중 지속적으로 관찰되며 (Fig. 1), 최근에는 남해와 동해 일대에서도 국지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Park 2014;Kang et al. 2019). 또한, 중국 동부 연안에 서 유래된 파래대발생 패치가 우리나라 남서해 연안으로 유입되기도 하였다 (Kang et al. 2014). 이러한 국내 해역에 서 파래대발생 현상을 유발하는 갈파래류에 대한 군집구 조 (community structure), 종 조성 (species composition) 및 주요 우점종, 종 다양성 (species diversity)과 지리적 분포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Kang et al. 2019;Lee et al. 2019). 또한, 파래대발생을 일으키는 갈파래류 군집의 시간적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연안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파래군집이 어떻게 반응하는 가를 구명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갈파래류는 환경변화에 따라 형태적 발현이 다르게 나타 나는, 즉 형태적 발현의 가소성이 높은 표현형적응성 (phenotypic plasticity) 때문에 형태적으로 종을 동정하는 것 이 거의 불가능하다 (Loughnane et al. 2008;Hofmann et al. 2010;Wolf et al. 2012). 현재 DNA 기반 분자 유전학적 기술 이 발전함에 따라, 형태적으로 종 식별이 모호한 갈파래류 분류군의 경우 분자마커 (molecular marker)를 이용한 분자 계통 분석을 수행하여 종 동정이 이루어져 왔다 (Destombe et al. 2010;Saunders and Kucera 2010;Kirkendale et al. 2013;Steinhagen 2021). 전 세계적으로 대략 100여 종의 파 래종이 보고되었고, 이 중 한국의 갈파래류는 18종이 기록 되었다. 분자계통학적 분석을 적용하여 굽은갈파래 (Ulva flexuosa)와 Ulva rigida 종이 2014년 한국 남해안에서 처음 으로 기록되었고 (Lee et al. 2014), Ulva torta 종은 동해안에 분포하는 것이 최초로 기록된 바 있다 (An and Nam 2017).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자데이터를 이용한 종 판별 기반 갈 파래류 생태조사연구는 국내에서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파래대발생을 생태적으로 이해하고 나아가 피해 저감을 위해서는 이 현상을 일으키는 주요 파래종들을 분자계통 학적 분석을 통하여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 전 선행 연구에서 2015년 4월 파래대발생을 일으키는 주 요 종 파악을 위해 핵 DNA ITS (internal transcribed spacer) 와 엽록체 DNA tufA (chloroplast elongation factor Tu) 유전 자를 이용하여 분자계통학적 연구가 수행되었으며, 갈파 래류 종 동정에서 tufA 유전자의 종 판별 해상도가 높게 나 타나 더 유용하였다 (Kang et al. 2019). 또한, 다른 연구에 서도 tufA 유전자가 다른 핵 DNA 분자마커에 비해 종 수 준에서 더 높은 해상도를 나타내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Saunders and Kucera 2010;Lee et al. 2019).
본 연구에서는 엽록체 DNA tufA 유전자를 이용한 분자 계통학적 분석을 수행하여 파래대발생이 연중 내내 발생 하고 있는 제주도 전 연안의 봄철 (2020년 5월) 파래 군집 구조, 종 조성 및 주요 우점종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또한, 선행 연구에서 조사된 제주도 2015년 4월 파래군집 자료 와 계절적으로 동일한 본 연구 (2020년 5월)의 파래 군집 구조를 비교 분석하여 5년간의 시간적 변화에 따라 군집 구조와 종 다양성 등의 차이를 평가하였다. 본 연구 결과는 우리나라 제주도 연안에서 종종 발생하는 파래대발생의 주범이 되는 갈파래류 파래종에 대한 유전자원 정보를 제 공하여 추후 이 분야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 한다. 또한, 제주 연안 파래군집을 지속적이고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따른 파래대발생의 변동양 상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재료 및 방법
1. 연구대상 지역
연구대상지는 제주도 연안에서 파래대발생이 관찰되는 해역 중에서 해안선을 따라 24개의 조사정점을 선정하였 다 (Fig. 2; Table 1). 이전 선행 연구 (Kang et al. 2019)와 비 교 시 8개 정점 (오조, 하도, 김녕항, 조천, 애월항, 한림항, 모 슬포항, 서귀포항)이 본 연구에서 새롭게 추가되었고, Kang et al. (2019) 연구의 23개 조사정점 중 16개 정점을 포함하 였다 (Fig. 2).
해안도로나 둑과 같은 지형물에 의해 조사해역 내에서 연안 환경이 지리적으로 격리된 경우, 채집 해역에서 내 륙 쪽의 구역을 ‘안’, 연안 쪽의 구역을 ‘밖’으로 구분하였 다. 예를 들어, 토끼섬 (Tokki-seom; Population ID: 6A, 6B) 은 해안도로에 의해 구분되어 해안도로를 중심으로 inside Tokki-seom (안)과 outside Tokki-seom (밖)으로 구분하였 다. 함덕 (Hamdeok)도 유사한 방식으로 구분하였다 (Table 1). 채집지점 정보는 Table 1에 기재하였다.
2. 유전자 분석을 위한 시료 채취 및 전처리
이전 선행 연구 (Kang et al. 2019)에서는 2015년 4월 제 주도 전 연안 23개 지점으로부터 총 215개체를 엽록체 DNA tufA 계통분석에 이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2020년 5월 5~8일 기간 24개 조사 지점에서 갈파래류 시료를 채 집하였다. 모든 채집 해역 현장에서 육안으로 구별되는 형 태형 (morphotype)당 5개체 이상을 채집하였으며, 같은 채 집해역 내에서 2~3 m 간격으로 시료를 채취하여 유전적 으로 동일한 시료가 채집되는 것을 방지하였다. 총 514개 체 시료를 확보하였으며, 채집된 시료는 4°C 이하로 온도 를 유지하며 실험실로 운반하였고, 모든 시료는 DNA 추 출 전에 사진을 촬영하였다. 촬영이 완료된 시료는 담수로 여러 회 세척하고 실온에 1차적으로 하룻밤 건조시켰으며 건조된 샘플은 건조기를 이용해 60°C에서 최소 24시간 이 상 완전히 건조시켰다. 완전히 건조된 시료는 TissueLyserII (Qiagen, USA)를 사용하여 분쇄하였다. 분쇄된 분말 조직 시료는 2.0 mL 튜브에 실리카겔과 함께 보관하였으며 유전 자 분석까지 자동 제습 기능이 있는 데시케이터에 보관하 였다. 조사정점별 형태형당 2~3개체씩 유전자 분석을 수 행하였고 총 152개 시료를 본 연구를 위한 유전자 분석에 이용하였다.
3. Genomic DNA 추출 및 엽록체 DNA tufA PCR
Genomic DNA (gDNA) 추출은 i-genomic Plant DNA Extraction Mini Kit (iNtRON Biotechnology, Korea)를 사 용하여 DNA를 추출하였다. 추출된 gDNA의 농도는 Qubit 2.0 Fluorometer (Invitrogen, USA)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엽록체 DNA (cpDNA)의 tufA (Saunders et al. 2010) 유전자 는 중합효소연쇄반응 (Polymerase chain reaction; PCR)을 수행하여 증폭하였다. 사용된 primer 정보는 다음과 같다:
PCR 반응은 10×Dream Taq Green buffer (Thermo Scientific lnc., USA) 1.5 μL, 2.5 mM dNTPs (Bio Basic Inc., Canada) 1.5 μL, 10 pmol forward/reverse primers 0.5 μL, 0.2 units of Taq DNA polymerase (Thermo Scientific lnc., USA) 0.1 μL, template genomic DNA (~15 ng μL-1) 및 멸균된 증류수 9.9 μL를 혼합하여 총 15 μL의 부피로 2720 thermal cycler (Applied Biosystems, USA)를 이용하여 실행하였다. PCR 증폭은 94°C에서 4분간 초기 변성 (denaturation) 후 94°C 에서 1분간 변성, 45°C에서 30초간 결합 (annealing), 72°C 에서 1분간 신장 (extension) 반응을 35회 반복하였으며, 이 후 72°C 7분으로 최종 신장 반응을 수행하였다. PCR 산물 은 2%의 agarose gel에서 전기영동을 통해 증폭 여부를 확 인하였으며, 확인된 PCR 산물은 1,000 U mL-1 Exonuclease I (New England BioLabs, USA) 0.4 μL와 20,000 U mL-1 Shrimp Alkaline Phosphatase (rSAP) (New England BioLabs, USA) 1.6 μL, PCR 산물 8 μL를 혼합하여 37°C에서 15분, 85°C에서 15분 동안 정제 (purification)과정을 거친 후 Macrogen Inc. Sequencing (Korea)에 의뢰하여 ABI PRISM 3730xl automated DNA sequencer (Applied Biosystems)로 염기서열 분석을 수행하였다.
4. DNA 염기서열 정렬 및 분자계통수 분석
DNA를 추출하고 획득된 152개 염기서열은 Geneious prime ver. 2021.0.3 (Kearse et al. 2012)을 이용하여 편집하 였으며, 프로그램 내 Clustal Omega ver. 1.2.2를 이용하여 정렬하였다. 분자유전학적 종 동정을 위해 선행 연구에서 tufA 계통수 분석을 통해 밝혀진 갈파래류의 17종 56개 단 상형을 사용하였으며 그중 미확인 갈파래류 3개의 단상형 이 포함되었다 (Kang et al. 2019; Table 2). tufA 계통수 분석 에는 외군을 포함하여 총 58개의 염기서열 NCBI 데이터 를 참조로 사용하였으며 참고문헌 정보는 Table 2에 나타 내었다. 외군 (outgroup)으로는 2개의 Blidingia sp.의 염기서 열을 사용하였다 (GenBank accession numbers: MK992087, HQ610240).
정렬된 염기서열은 최적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jModeltest ver. 2.1.7를 사용하여 JC ( Jukes-Cantor) 모델로 선정하 였다. 근린결합법 (Neighbour joining; NJ) 분석은 MEGA ver. 7.0 (Tamura et al. 2013)을 이용하여 JC ( Jukes-Cantor) 모델로 1,000회 반복검증 (bootstrap)을 실시하였다. 최대 우도법 (Maximum likelihood; ML) 분석은 PhyML ver. 3.1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JC 모델로 1,000회 반복 검증하여 수 행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분자 계통학적 분석 기반 제주도 연안 파래 군집구조 및 주요 종
엽록체 DNA tufA를 바코드 (barcode) 유전자로 이용 한 분자계통학적 분석을 수행하여 제주도 연안 24개 해역 에 분포하는 갈파래속 152개체로부터 709 bp의 염기서열 을 확보하였다. 정확한 종 동정을 위해 기존에 밝혀진 갈 파래 종 56개 단상형과 함께 계통수 분석을 수행하여 계 통수에서 단계통 (monophyly)을 형성할 시 동일 “종”으로 정의하였으며 (Kang et al. 2019), 그 결과 갈파래 7종을 확 인하였다 (Fig. 3). 152개체 중 큰갈파래 (Ulva ohnoi) 56개 체 (36.84%), 구멍갈파래 (Ulva pertusa; syn. Ulva australis) 55개체 (36.18%), Ulva califonica 17개체 (11.18%), Ulva laetevirens (=U. rigida) 15개체 (9.87%), 긴통갈파래 (Ulva procera) 3개체 (1.97%), 굽은갈파래 (U. flexuosa)와 Ulva arasakii 종은 각각 2개체 (1.32%), 미동정 개체 2개체로 갈 파래속 7종이 확인되었다 (Fig. 4). 미동정 개체의 경우는 기존에 밝혀진 특정 파래 종과 단계통을 형성하는 것이 확 인되지 않았다 (‘unidentified’; Fig. 3). 2020년 봄철 제주도 연안 파래군집을 구성하는 우점종은 큰갈파래와 구멍갈 파래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 두 종이 제주도 연안에서 파 래대발생을 일으키는 주요 종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 분자계통학적 분석을 통해 동정된 갈파래 7종의 형태 사 진은 Fig. 5에서 확인할 수 있다. 큰갈파래 (Fig. 5a)는 아열 대 또는 열대지역이 원산지인 종으로서 여름철 고수온에 서도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iraoka et al. 2004b). 큰갈파래는 작은 원반형의 부착기로 주로 암 반에 부착하여 성장하나, 기저로부터 탈락된 부유엽상체 도 빠른 영양분 흡수로 영양생식 (vegetative reproduction) 을 통해 증식하기 때문에 연안에서 종종 파래대발생을 일 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iraoka et al. 2004b). 본 연구 팀의 현장조사에서도 큰갈파래 종은 기저에서 탈락된 상 태의 부유개체 비율이 70% 이상 높게 관찰되었다 (Park et al. 2022). Hanyuda and Kawai (2018)의 연구 결과에 따르 면 Ulva pertusa Areschoug, 1851과 Ulva australis Kjellman, 1897이 동종이명 (synonyms)으로 간주되며 본 연구의 결 과에서도 U. pertusa, U. australis 개체들은 단계통을 형성하 여 동일 종으로 식별되었으며 이 분류군을 구멍갈파래 [U. pertusa (=U. australis)]로 지칭하였다. 구멍갈파래는 일본 의 남부와 서부의 온대 지역에서 파래대발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일본 중부 태평양 연안의 온대 해역에서도 파래대발생을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iraoka et al. 2004a, b). 또한, 이 종은 겨울기간 동안 비교 적 높은 생물량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 (Park et al. 2014;Yoshida et al. 2015), 연안에 대량으로 번식하여 파래대발생 현상을 일으키는 주요 종인 것으로 보인다. 외 래종으로 알려진 U. californica의 경우 북아메리카 태평양 연안에 서식하는 종으로서 해상운송을 위한 선체에 의해 아일랜드와 영국을 포함하는 유럽, 지중해, 오세아니아 및 아시아에 최근 도입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Loughnane et al. 2008;Wolf et al. 2012;Steinhagen et al. 2019). 이 종은 10개 월 이상의 광량이 부족한 환경과 같은 가혹한 환경 조건에 서도 생존이 유지될 수 있는 생리·생태적 특성이 있다고 보고된 바 있으며, 이로 인해 아일랜드와 영국 등지에서 대 량으로 발생된 엽상체들이 부유하고 해안을 잠식하며 파 래대발생 현상을 일으킨다고 보고되었다 (Santelices et al. 2002). 또 다른 유럽 원산지 외래종인 긴통갈파래와 굽은 갈파래의 경우 다양한 운송 매개체를 통해 유입되는 것으 로 알려져 있다 (Mineur et al. 2008). 이 두 종이 우리나라 제주 연안에서 파래대발생을 일으키는 주요 구성 종은 아 니지만, 해외에서 대발생의 원인종으로 종종 보고되고 있 어 추후 한국에서도 파래대발생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Flagella et al. 2007;Mineur et al. 2008;Flagella et al. 2010). 2015년과 2020년 모두 제주 연안에서 관찰된 이 두 외래종 에 대한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갈파래 는 높은 표현형적응성으로 인해 형태적 종 동정이 매우 어 려워 종별 생체량 (biomass), 피도 (percent cover) 등의 정량 적 분석은 본 연구에서 수행되지 못했지만, 갈파래 전체 생 체량, 피도 등의 시·공간적 변이에 대한 연구는 파래대발 생의 변화양상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생각 된다.
2. 제주도 연안 파래 군집구조의 5년간 시간적 변이
파래대발생의 군집구조와 종 다양성의 시간적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선행 연구에서 밝혀진 2015년 4월과 계절 적으로 동일한 본 연구의 2020년 5월의 갈파래 종의 종 구 성을 비교한 결과, 갈파래 종은 2015년에 9종 2020년에 7 종으로, 2015년 확인되었던 U. torta와 U. compressa 종은 2020년에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체 종 구성의 상대빈도를 비교한 결과 (Fig. 4), 2015년의 경우 구멍갈파래, 큰갈파 래 종이 각각 35.75%, 20.77% 순으로 군집을 구성하였고, 2020년의 경우 각각 36.18%, 36.84%로 확인되어 우점종 과 아우점종에는 차이가 있었다. 2015년과 2020년 모두 파 래대발생을 일으키는 주요 종은 큰갈파래와 구멍갈파래이 며, 5년의 시간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4~5월 봄철에 두 종 의 전체 갈파래 종 구성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 다. 아열대가 원산지인 큰갈파래가 대략 16% 증가한 반면 에 구멍갈파래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해조류 는 온도에 대하여 성장률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Choi et al. 2020) 큰갈파래의 경우 20°C 이상 25°C의 온도에서 더 높 은 성장 속도를 가진다고 보고되었으며 (Zanolla et al. 2019;Nakamura et al. 2020), 제주도에 서식하는 큰갈파래는 20°C 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Kang et al. 2021). 우리나 라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 (Sea surface temperature; SST) 는 1968년도부터 2018년도까지 51년간 평균 1.23°C 증가 하였고 이 수치는 전 세계 평균 SST 추세보다 2.5배 높은 수치로 보고되었다 (Han and Lee 2020). 또한 국립수산과 학원 (National Institute of Fisheries Science; NIFS)의 정 선해양 관측자료 (nifs.go.kr/kodc/soo_list.kodc)에서 남 해 해역의 정선-정점 중 제주도와 인접한 정선-정점지역 (203-03, 204-06, 313-02, 314-05)을 대상으로 2015년과 2020년 4월 SST 변화 추이를 비교한 결과 2015년에는 각 각 12.85°C, 15.39°C, 14.53°C, 16.02°C였으며, 2020년에는 13.53°C, 16.50°C, 15.34°C, 17.05°C로 나타나 모든 정선-정 점 지역의 수온이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전에 수행 된 생리·생태 연구에서도 20°C 이상의 높은 수온에서 큰 갈파래가 구멍갈파래보다 성장률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 고, 그 차이가 20°C에서 가장 컸으며 이러한 결과는 고수온 환경에서 큰갈파래의 높은 적응력을 시사한다 (Nakamura et al. 2020). 따라서 해수면 온도의 상승은 구멍갈파래보 다 고수온에 대해 적응력이 높은 큰갈파래의 성장에 기여 하였을 것으로 예상되며, 2015년에 비해 2020년 갈파래류 의 종 조성에 큰갈파래의 비율이 증가하였을 것으로 추정 할 수 있다 (Fig. 4). 일본에서도 큰갈파래는 해수온도가 온 난한 남서연안에 파래대발생을 형성하는 반면에, 구멍갈 파래는 북동연안에서 형성하는 경향이 있다 (Nakamura et al. 2020). 큰갈파래의 경우 기후변화 가속화에 따른 해양생 태계의 높은 CO2 환경에서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다 고 최근에 보고되었다 (Kang et al. 2021). 구멍갈파래는 부 착 또는 부유 형태로 봄에서 초 여름철인 4~6월에 발생하 며 생물량은 5월에 정점에 달하고 6월에서 9월 사이에 유 의하게 감소하였다고 보고되었으며 (Kim et al. 2004), 큰갈 파래의 경우 8월 중순에 최대 생물량에 도달하고 11월부 터는 급감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보고되었다 (Hiraoka et al. 2004b). Kawai et al. (2007)의 연구에 따르면 봄에서 초 여 름철에 구멍갈파래가 우점한 반면, 가을에서 초겨울철에는 큰갈파래가 우점하였다고 보고되었다. 따라서 두 종은 대 체로 온대, 혹은 아열대 해역에서 생장하는 특성 때문에 5 년의 시간적 변이에도 불구하고 4~5월 봄철에 전체 종 구 성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긴통갈파래 종은 중국과 일본에서 파래대발생을 형성하 는 주요 종으로 (Zhang et al. 2011), 2015년에 14.49%, 2020 년에는 1.97%로 확인되었다. Ulva laetevirens (=U. rigida) 종은 2015년에 1.93%, 2020년에는 9.87%로 확인되었다. 이 종은 아일랜드 하구에서 관찰되는 파래대발생의 주요 종으로 11월에 어린 엽상체가 관찰되기 시작하여 다음연 도 5월까지 성장이 지속되면서 최대 생물량을 나타낸다 (Haritonidis 1978;Wan et al. 2017).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 환경 변화로 인해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갈파래 군집의 향 후 종 조성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장 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파래대발생을 일으키는 주요 구 성 종 조성의 비율에 변화가 있는지 추적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파래대발생 저감을 위해서는 주요 원인 종 을 정확히 판별하는 것과 해당 종의 생리·생태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본 연구의 결과로 제주도 연 안에 파래대발생을 일으키는 주요 갈파래 종에 대한 분자 계통학적 자료를 제공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변화에 의한 군집구조의 변동양상과 종 구성 변화에 대해 기초적 인 데이터를 제공하여 향후 파래대발생 저감을 위한 후속 연구의 기반이 될 것이다.
적 요
가속화되는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 각지의 연안에서 해조류 대발생 (macroalgal bloom)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 다. 특히, 녹조류의 대량 증식으로 인한 녹조 (파래) 대발생 (green tide) 현상은 지역 경제뿐만 아니라 연안 생태계 환 경에도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대부터 제주도 동북부 해안을 중심으로 파래대발생이 연 중 지속적으로 관찰되며, 최근에는 남해와 동해 일대에서 도 국지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파래대발생의 원인 종은 갈 파래속 (Chlorophyta; genus Ulva)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 후변화의 영향으로 해수 온도의 상승과 담지하수 및 인근 지역 오염수 배출로 인한 질소와 인의 대량 유입으로 인한 영양염류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갈파래속 은 환경변화에 의해 형태적 발현의 가소성이 높은 표현형 적응성 (phenotypic plasticity) 때문에 형태적 종 동정은 거 의 불가능하다. 갈파래류 종 판별을 위해서는 분자유전학 적 분석이 수행되어야 하나 현재 분자데이터를 이용한 갈 파래 종 분포, 군집구조와 같은 생태조사연구는 매우 미흡 한 실정이다. 파래대발생 피해 저감을 위해서는 파래대발 생 주요 종들을 분자계통학적 분석을 통하여 정확하게 파 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선행 연구에서는 2015년 파래대발 생을 일으키는 주요 종 파악을 위해 핵 DNA ITS와 엽록체 DNA tufA (chloroplast elongation factor Tu) 유전자를 이용 하여 분자계통학적 분석을 수행하였으며, 종 동정에는 tufA 유전자가 더 정확한 결과를 나타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는 tufA 유전자를 이용해 2015~2020년 제주도 연안에서 파래대발생을 일으키는 주요 구성 갈파래 종의 군집구조 및 종 다양성을 파악하고 종 구성의 시간적 변이를 확인하 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온대와 아열대 해역에서 주로 생장하 는 것으로 알려진 큰갈파래와 구멍갈파래 종이 파래대발 생의 주요 구성 종임을 확인하였다. 구멍갈파래는 2015 년 (35.75%)에서 2020년 (36.18%) 기간 상대빈도의 변화 가 거의 없고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으나, 큰갈파래의 경 우 2015년 (20.77%)에 비해 2020년 (36.84%) 빈도가 대략 16% 증가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기후변화와 연관된 평균 해수면 온도의 상승에 큰갈파래의 높은 성장률 및 적응력 과 관련이 있을 수 있으며, 제주도의 갈파래 군집을 구성하 는 종 수는 2015년에는 9종이었으나 2020년에는 7종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럽 원산지 외래종인 긴 통갈파래와 굽은갈파래가 2015년과 2020년 모두 제주 연 안에서 관찰되어 이 두 종에 대한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 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결과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생하 는 파래대발생의 저감을 위해 주요 종인 갈파래속 (genus Ulva)에 대한 분자유전학적 데이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 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