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대형저서동물은 이동성이 없어 서식지의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특정 해역의 오염도 및 환경변화 감 시에 적합한 지표 생물로 널리 이용되어왔다. 전통적으 로 대형저서동물을 이용한 환경 평가 시 출현 종수, 생물 량, 개체수 등을 측정하였고, k-dominance curves (Warwick et al. 2008), ABC (abundance-biomass comparison) curve (Warwick 2008) 등의 그래프를 이용한 방법을 많이 이 용하였다. Diversity index (Shannon and Weaner 1963), Richness index (Magalef 1958), Evenness index (Pielou 1966) 등의 생태지수를 활용한 단변량 분석법이나, similarity coefficients, classification, clustering, principal components analysis (PCA) 등의 다변량 분석법 등도 많이 이 용하고 있다 (Clarke and Warwick 1994). 최근에는 이러한 전통적인 방법들과 함께 건강도 지수를 활용한 연구 방법 이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지수를 이용하는 방법은 기존의 그래프를 이용한 방법들, 생태지수를 활용한 방법 들과 유의한 결과를 도출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Lee et al. 1997).
저서동물은 섭식유형에 따라 부유물식자 (suspension feeder), 퇴적물식자 (deposit feeder)로 구분이 가능하며, 이 러한 섭식유형이 저서환경의 변화에 관한 지표가 된다는 배경에서 출발한 것이 Infaunal Trophic Index (ITI) 식성지 수이다 (Word 1978). 저서오염지수는 Word (1978)의 ITI 를 변형하여 만든 지수로, 국내에서는 1995년부터 Benthic pollution index (BPI)라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KORDI 1995). BPI는 섭식유형에 따라 여과식자 및 육식자, 표층 퇴적물식자, 표층하퇴적물식자 등 3개 기능군으로 분류하 고, 섭식유형에 상관없이 기회주의적 특성을 가지는 종들 을 하나의 기능군으로 구분하여, 각 기능군에 가중치를 부 여하여 수치화하여 나타내는 방식이다. 저서오염지수는 ITI 식성지수와는 달리 오염지시종을 하나의 기능군으로 설정하였고, 오염지시종에 속하는 종들은 유기물 함량이 증가할수록 개체수가 증가하는 기회주의적 특성을 보이 는 종들을 포함하고 있어, 시화호 (Lee et al. 2003), 마산만 (Choi et al. 2005), 광양만 (Choi et al. 2003), 인천 및 부산항 (Seo et al. 2009) 등 유기물 함량이 높은 해역의 건강도 평 가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퇴적물 내 유기물을 먹이원으로 하는 저서동물의 경우 건강한 환경에서는 종다양성이 증가하고, 다양한 섭식유 형의 종들이 서식가능하지만, 유기물 함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부영양화가 되면 기존에 서식하고 있던 생물은 사멸하고, 유기물 함량이 높은 오염된 환경에 적응가능한 생물 (오염지시종과 기회종)이 가입되어 개체군을 형성하 게 된다 (Pearson and Rosenberg 1978). 즉, 유기물 오염이 진행되지 않은 환경에서는 부유물식자, 퇴적물식자 등이 우점하는 반면, 유기물 오염이 진행될수록 표층하퇴적물 식자와 오염지시종의 개체수가 증가하게 된다. 저서오염 지수와 같은 지수를 이용하여 해양환경의 건강도를 평가 하는 방법은 간단한 수치로 결과를 나타낼 수 있으므로 비 전문가도 쉽게 판단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저서 오염지수 산출을 위해서는 정확한 종 동정과 분류된 종들 을 다시 섭식유형에 따라 4개의 기능군으로 구분해야 하 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BPI는 ITI와는 달리 기회종을 하 나의 기능군으로 분리를 하였기 때문에 기회종에 대한 명 확한 분류가 요구된다. 또한, 저서오염지수는 각 섭식유형 별 출현 개체수의 현존량은 상관없이 비율로 산출되는 지 수이므로, 종다양도 및 종풍부도가 낮아도 여과식자 혹은 표층퇴적물식자들이 출현한다면 높은 건강도를 나타낸다 는 단점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남해안에서도 오염부하량이 높은 것으 로 알려진 마산만 특별관리해역을 포함한 진해만에 서식 하는 대형저서동물을 대상으로 저서건강도 평가를 저서 오염지수를 이용하여 수행해 보고자 한다. 진해만은 주 변에 공업, 상업, 주거단지가 밀접해 있고, 반폐쇄적 만으 로 해수유통이 원활하지 않아 식물플랑크톤의 대량 번식, 하계 hypoxia 현상이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러한 진해만에 대한 저서동물 군집연구는 수차례 진행되 었으며 (Lim and Hong 1997;Paik and Yun 2000;Choi et al. 2005;Lim and Shin 2005;Seo et al. 2015), 저서건강도 지수 를 이용한 연구도 일부 진행된 바 있다 (Park and Yi 2002;Choi et al. 2005). 하지만 마산만이나 양식장 주변 등 일 부해역에 국한되어 있고, 진해만 전체 지역에 대한 연구 는 1998년 5월에 1차례 진행된 연구에 불과하다 (Lim et al. 2007).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2015년 보고된 진해만 대형 저서동물 군집구조 파악 연구 (Seo et al. 2015) 결과를 바탕 으로 저서오염지수를 적용하여 진해만 전역에 대한 대형 저서동물 군집의 저서 건강도를 평가해 보고자 한다. 2년 간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계절별 저서건강도를 파악하 고, 연 변동양상을 파악해 보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대형저서동물 채집은 2011년 2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23개 정점에서 계절별로 수행하였다 (Fig. 1). 퇴적물은 반 빈그랩 (채집면적: 0.1 m2)을 이용하여 정점 당 2회씩 채집 하여 선상에서 망목크기 1 mm 체에 거른 후 10% 포르말린 용액으로 고정 후 실험실로 운반하였다. 실험실에서는 각 분류군별로 우선 선별 후, 가능한 종수준까지 동정하였고, 종수준으로 동정이 어려운 생물은 속수준까지 동정을 하 였다.
생물은 동정 후 저서오염지수 산출을 위해 섭식유형과 생활사 유형에 따라 다음과 같이 4개의 기능군; Group I은 여과식자 혹은 육식자 (filter or suspension feeders or large carnivores), Group II는 표층퇴적물식자 (surface deposit feeders), Group III는 표층하퇴적물식자 (subsurface deposit feeders), Group IV는 기회종 및 오염지시종 (opportunistic species, pollution indicators)으로 구분하였다 (Appendix 1). 저서오염지수를 이용한 해역의 저서건강도 평가기준은 Seo et al. (2014)의 연구 결과에 따라 BPI 60 초과를 저서건 강도 1등급 (Excellent), 40 초과 60 이하는 저서건강도 2등 급 (Good), 30 초과 40 이하는 저서건강도 3등급 (Fair), 20 초과 30 이하는 저서건강도 4등급 (Poor), 20 이하는 저서 건강도 5등급 (Very Poor)으로 구분하였다. 저서오염지수 (BPI) 산출식은 다음과 같다.
Eq. 1에서 N1~N4은 Group I~IV에 속한 종들의 개체 수 합이며, a~d는 각 그룹에 부여된 가중치 (상수)로 각각 0~3의 값으로 주어진다.
결 과
진해만 23개 정점에서 출현한 대형저서동물을 4개의 기 능군으로 구분한 결과, 마산만을 비롯한 진동만, 통영만 등 내륙에 인접한 정점들에서 모든 계절에 기회종 혹은 오염 지시종 (Group IV)에 속하는 종들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 타났다 (Fig. 2). Group IV의 비중은 거제도 북쪽 일부 해역 에서는 10~20% 내외로 나타났으나, 그 외 해역들에서는 조사기간 동안 평균 50% 이상이었으며, 마산만과 고성만, 통영만의 일부 정점에서는 90% 이상으로 나타났다. 기능 군 조성에서 Group IV의 비중이 높아지면, 저서건강도는 매우나쁨 혹은 나쁜 상태를 보인다. 진해만의 저서건강도 는 조사기간 동안 1등급 (Excellent)의 비중은 4.3%에 불과 하였고, 2등급 (Good) 14.1%, 3등급 (Fair) 10.3%로 Fair 이 상의 건강도는 전체의 3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등급 (Poor) 9.8%, 5등급 (Very Poor) 61.4%로 Poor 이하 의 건강도는 전 조사기간 동안 70%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 처럼 진해만의 저서건강도는 전체적으로 매우 심하게 오 염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Fig. 3). 계절별 저서 건강도 를 살펴보면, 2011년은 봄과 가을에 저서건강도 5등급의 비중이 각각 69.6%로 가장 높았고, 여름철 47.8%, 겨울철 39.1%의 순으로 나타났다. 2012년에는 가을철에 5등급의 비중이 82.6%로 가장 높았고, 봄철 69.6%, 겨울철 60.9%, 여름철 52.2%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계절별 저서 건 강도는 5등급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가을철에 가장 건강 도가 나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고, 봄, 여름, 겨울의 순으 로 나타났다 (Fig. 3).
정점별 기능군 조성을 살펴보면, 마산만의 정점들 (st. 1~4)은 Group IV의 비중이 80% 이상으로 4개 기능군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Fig. 4). 마산만의 정점 1과 2에서는 2011년과 2012년 하계에는 무생물 혹은 빈생물 상태를 보였다. 행암만의 정점 5에서도 봄과 여름에는 Group IV 에 속하는 종이 대량 출현하였으나, 2011년과 2012년 8 월과 11월에 5~10 ind. m-2의 빈약한 생물상을 보였다. 여 름철에는 Group IV에 속하는 종이 5~10 ind. m-2 출현하 여 기회종의 비중이 100%로 나타난 반면, 2011년과 2012 년 가을철에는 모두 Group I 혹은 II에 속하는 종이 5~10 ind. m-2 출현하여 다른 계절과 차이를 보였다. 정점 6에서 는 기회종의 비중이 16~83%의 범위를 보여 계절 간 변동 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고, Group II의 비중도 조사기간 동 안 5~64%로 변동이 심하게 나타났다. 고성만의 정점 10에 서는 조사기간 동안 기회종의 비중이 58~100%로 다른 기 능군에 비해 높게 나타났고, 2011년 여름과 가을에는 기회 종만 40~45 ind.m-2 출현하였다. 통영만의 정점 14에서는 단각류와 다모류의 우점으로 인해 Group II와 Group III의 비중이 높았으며, 2011년 11월에는 다모류의 1종만이 10 ind. m-2 출현하여 다른 정점들과 차이를 보였다. 정점 15 에서는 모든 계절에 기회종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2011년 과 2012년 여름에는 무생물 상태로 나타났다. 정점 16과 정점 17에서도 기회종의 비중이 평균 80% 이상으로 모든 계절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고현만의 정점 20에서는 2011 년에는 모든 계절에 50 ind. m-2 이하의 빈약한 군집조성을 보였고, 조사기간 동안 하계에는 무생물 상태를 보였다. 정 점 21에서는 2011년 하계에는 무생물 상태를 보였고, 가을 철에는 다모류 1종 5 ind. m-2 만이 출현하였으며, 그 외 계 절에는 기회종의 비중이 80% 이상으로 나타났다. 거제도 북쪽의 정점 7~9, 거제 칠천도 인근 정점 23에서는 기회종 의 비중이 평균 30% 이하였으며, 표층퇴적물식자와 표층 하퇴적물식자인 다모류가 주로 우점하였다.
진해만의 저서건강도는 hypoxia 현상으로 인해 하계 무 생물 혹은 빈생물 상태를 보이다가 가을철에는 Group IV 에 속하는 오염지시종이 가입되면서 더욱 건강도가 나빠 지는 경향을 보였다. 해수유통이 원활한 거제도 주변 해 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수 유통이 원활하지 않은 마산, 고성, 통영, 고현 등 내륙에 인접한 정점들에서 하계에 무 생물 혹은 빈생물 상태를 보였고, 그로 인해 이 지역의 저 서 건강도는 4~5등급으로 오염된 상태로 나타났다 (Figs. 5, 6). 하지만 일부 정점들에서 빈생물 상태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저서건강도를 보인 정점들이 발견되었다. 마산만의 정점 4에서는 표층퇴적물식자 (Group II)에 속 하는 종이 10 ind. m-2 출현하여 Group II의 비중이 100% 로 나타났고, 저서오염지수도 67로 저서건강도 1등급으 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2011년 11월 정점 5, 정점 14, 정점 21, 2012년 11월 정점 5에서도 1~2종, 5~10 ind. m-2의 빈 약한 군집조성을 보였지만 저서건강도는 1등급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하계 무생물 상태 이후 가을철에 가입되 는 종들이 오염지시종이 아닌 Group I 혹은 Group II에 속 하는 종들이었기 때문이다. 무생물 혹은 빈생물 상태 이후 Paraprionospio patiens, Paraprionospio coora와 같은 오염지 시종이 가입된 정점들에서는 빠르게 개체수가 증가한 반 면, Group I과 Group II가 가입된 정점들에서는 현존량의 대량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고, 빈약한 군집조성을 보였다. 이처럼 낮은 서식밀도 및 종다양도에도 불구하고 높은 저 서건강도를 보인 정점에 대해서는 저서건강도의 수정 및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고 찰
저서오염지수를 이용한 저서 건강도 평가는 1990년대 후반부터 실해역에 적용되어왔다 (Table 1). 1998년 5월에 진해만 해역에서 BPI를 이용하여 저서환경을 평가한 연구 에서는 마산만, 고성만 등에서 저서건강도가 매우 낮게 산 출되어 저서환경이 심하게 오염된 상태를 보였고, 칠천도 주변과 외해역에서는 BPI가 51 이상으로 “unpolluted” 혹 은 “slightly polluted”로 구분되어 본 연구와 큰 차이를 보 이지 않았다 (Lim et al. 2007). 다른 특별관리해역들과 진해 만의 저서건강도를 비교해 본 결과, 2001년 하계 광양만에 서는 만의 입구에서만 BPI가 30 이하로 오염된 상태를 보 였고 (Choi et al. 2003), 2011년부터 2012년까지 계절조사 를 한 연구에서도 봄과 여름에 광양제철소 인근 정점들에 서 일부 저서건강도가 4~5등급으로 나타났으나 대부분의 정점들에서 1~2등급으로 양호한 상태를 보였다 (Seo et al. 2017). 2007년 하계 부산항 조사에서도 만의 입구와 북항 내 일부 정점에서 BPI가 40 이하로 약간 오염된 상태로 나 타났다 (Seo et al. 2009). 인천연안에서는 1994년부터 1995 년까지 수행된 조사와 2007년 7월에 수행된 조사에서 영 종도 북동쪽 한 정점에서만 저서건강도가 각각 3등급, 5등 급으로 나타났다 (Lee et al. 1997;Seo et al. 2009). 시화호의 저서건강도는 1997년 이전에는 대부분의 해역에서 저서 건강도가 5등급으로 매우 심하게 오염된 상태로 나타났으 나, 1999년 이후 일부 정점을 제외하고 저서건강도가 1~2 등급으로 회복되었다 (Lee et al. 2003). 이처럼 다른 특별관 리해역들과 진해만의 저서건강도를 비교해 본 결과, 진해 만과 같이 여름철 빈산소수괴가 형성되어 무생물상태를 보이는 곳은 없었으며, 내만역 전체에서 모든 계절에 저서 건강도가 4~5등급을 보이는 곳은 없어 진해만의 저서환 경이 심각하게 오염된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진해만의 저서건강도는 2011년에 비해 2012년에 악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는 23개 조사 정점 중 4 혹 은 5등급으로 나타난 정점은 14~18개, 2012년에는 14~19 개였다 (Figs. 5, 6). 2011년과 2012년 모두 여름철에 4 혹은 5등급에 속하는 정점수가 가장 작았고, 가을철에 가장 많 았다. 이러한 저서건강도 악화는 진해만의 hypoxia 현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계절조사를 수행 하여 실제 hypoxia의 지속 기간을 파악할 수는 없었으나, 기존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마산만의 hypoxia 현상은 5월 에 시작되어 7월에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9월까지 유지되 었다가 10월에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Lim et al. 2006;Lee et al. 2021). 본 연구 결과에서는 2011년이 2012년에 비해 빈산소수괴가 형성되는 범위가 넓었고, 강도 역시 강 했다 (Seo et al. 2015). 여름철 hypoxia 현상 이후 가을철의 건강도가 감소한 경향과 동일하게, 2011년에 발생된 강력 한 hypoxia 현상으로 인해 2012년에 저서건강도가 악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통영만의 정점 14~16의 경우 2011 년과 2012년에 저서건강도가 가장 크게 변동된 정점으로, 이 지역의 평균 TOC 함량은 조사기간 동안 3.0% 이상으 로 매우 높았으며, 2011년 8월에는 저층 용존산소의 농도 가 0 mg L-1까지 떨어졌다 (Seo et al. 2015). 2011년 가을 조 사 이후 저층 용존산소의 농도는 증가하였으나, 이후 오염 지시종이 대량 가입되었고 2012년까지 개체군이 유지되 면서 2012년에 건강도가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BPI는 0에서 100 사이의 수치로 나타내는 방법으로 0에 가까울수록 오염된 상태, 100에 가까울수록 오염되지 않 은 정상적인 군집상태를 의미한다. 이론적으로 BPI가 100 이 나올 수 있는 경우는 Group I에 속하는 여과식자 혹은 소형 육식자의 비중이 100%일 경우이다. 그러나 일반적 으로 오염되지 않은 건강한 환경에서는 표층퇴적물식자 에 속한 종의 비중이 가장 높고, 오염이 진행될수록 표층 하퇴적물식자의 비중이 높아지며, 극심하게 오염된 상태 에서는 기회종 및 오염지시종만이 서식 가능한 상태가 된 다 (Pearson and Rogenberg 1978). BPI는 출현종의 현존량 에는 상관없이 4개의 기능군으로 구분 후, 각 기능군별 개 체수 합에 가중치를 부여하여 비율로 산출되기 때문에 군 집조성이 빈약한 환경에서 Group I 혹은 II에 해당하는 종이 1개체만 출현하여도 저서건강도는 1등급으로 나타 나 과대평가 될 수 있다. 유럽에서 개발되어 널리 사용되 고 있는 AMBI (Azti’s marine biotic index)의 경우에도 이 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종풍부도 (species richness) 와 다양도 (community diversity)를 결합한 M-AMBI (Multivariate-AMBI)를 개발하였고 (Muxika et al. 2007), numerical species abundance (NAMBI), biomass (BAMBI), population (PAMBI)을 AMBI에 결합한 방법도 사용되고 있다 (Warwick et al. 2010).
본 연구에서 출현 개체수가 10 ind. m-2 이하의 빈생물상 태에서 Group I 혹은 Group II에 속하는 종들만 출현하여 저서건강도는 1등급으로 나타난 정점들이 일부 확인되었 다. 이러한 현상은 저서오염지수의 개발 단계부터 단점으 로 지적되어왔다. KORDI (1994)에서는 저서건강도 지수 산출 대상 종으로 주요 우점종, 각 정점별 개체수 10 ind. m-2 이상 출현한 생물 가운데 누적 백분율 89% 이내에 해 당하는 종을 선택하였고, 5종 이상의 출현종수를 보이는 곳에서만 저서건강도 평가를 수행하였다 (KORDI 1994). 본 연구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KORDI의 1994년 연구 결과를 토대로 출현 종수 5종 미만, 전체 서 식밀도가 10 ind. m-2 이하인 정점에서 Group I 혹은 Group II에 속하는 종만이 출현하여 저서건강도가 1 혹은 2등급 으로 과대 평가된 정점들에 대해서는 저서건강도를 5등급 으로 수정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하계 hypoxia 현상이 발 생하여 무생물 상태를 보였던 정점들에서 가을철에 새로 운 종이 가입되는 시기에 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정점들에 서 출현한 종은 DO에 대한 내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다 모류의 Nectoneanthes oxypoda, 단각류의 Lysianassidae unid. Sinocorophim sinense 등으로, hypoxia 발생 후 DO에 대한 내 성이 강한 종이 우선 가입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선행 연구로 수행된 진해만의 저서환경 연구 결과, 진해만은 하 계에 반복적으로 hypoxia 현상이 발생하였으며, 2011년에 는 정점 7과 8을 제외한 모든 정점에서 저층 용존산소의 농도가 2.8 mg L-1 이하로 나타났다 (Seo et al. 2015). 또한, 저층의 총유기탄소 함량은 정점 4, 14, 15, 18 등에서 3.0% 이상 (진해만 전체 평균 2.3%)으로 광양만 (평균 0.9%), 인 천연안 (평균 0.6%), 부산항 (평균 1.3%) 등 다른 특별관 리해역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함량을 보였다 (Choi et al. 2003;Seo et al. 2009;Seo et al. 2015). 이처럼 저서건강도의 수정 및 보완을 위해서는 저서환경 및 군집조성에 대한 연 구 결과가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며, 향후 추가 연구를 통 해 AMBI와 같이 종다양도지수, 출현종수 등 군집조성과 의 결합을 통한 보완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 된다.
적 요
2011년 2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진해만에 23개 정점 을 선정하여 저서오염지수를 이용하여 대형저서동물의 군집건강도를 평가해 보았다. 그 결과, 거제도 북쪽과 칠 천도 부근의 정점을 제외한 모든 진해만 해역에서 저서동 물군집의 건강도가 4~5등급으로 매우 오염된 상태인 것 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산만과 고성만, 통영만의 일부 정 점들에서는 기회종이 속한 4그룹의 비중이 90% 이상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저서환경이 오염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진해만에서는 마산만, 행암만, 통영만, 고현만에서 여름철 hypoxia 현상으로 인해 무생물 상태를 보였고, 종료 후 기 회종이 대량 가입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hypoxia 후 기회종이 가입되지 않은 일부 정점들이 관찰되었고, 이로 인해 저서건강도가 과대평가되는 현상에 대한 추가 연구 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진해만의 저서건강도는 경기 만의 시화호, 부산항만 등 다른 특별관리해역들에 비해서 도 매우 낮게 나타나 심각하게 오염된 저서환경임을 시사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