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들깨 (Perilla frutescens Britten var. Japonica Hara)는 유지 작물 (들기름)과 깻잎장아치, 무침 등의 식재료로 이용되 고 있는 특용작물이다. 깻잎은 독특한 향을 지니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상추와 함께 쌈채소로 많이 이용되고 있 다. 우리나라 들깨의 재배면적은 2020년 기준 36.1천ha이 며, 생산량은 38.8천ton이다 (MAFRA 2021). 그중 서울특 별시 농수산식품공사의 깻잎 경매 반입량 비율 (2020년 기준)은 경상남도 44.7%, 충청남도 41.4%, 경기도 5.4%, 경 상북도 3.9% 순이며, 상위 3개 도 (경상남도, 충청남도, 경 기도)의 경매 반입량이 91.5%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 주 요 경매 반입량 비율은 경상남도 밀양이 44.6%, 충청남도 금산 40.4%, 경상북도 경산 3.8%, 경기도 남양주 3.3% 순이 며, 상위 3개 시군 (밀양, 금산, 경산)이 전체 경매 반입량의 88.8%를 차지한다 (KAFFTC 2022). 잎들깨는 주로 비닐하 우스 시설에서 생산되고 있어 잿빛곰팡이병, 응애, 진딧물 등 병해충에 의해 큰 피해를 받고 있다 (Moon et al. 1998;Chung et al. 2014). 최근에는 식물기생선충이 잎들깨 생 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Kim et al. 2013).
들깨 재배지 주요 식물기생선충으로는 뿌리혹선충 류 (Meloidogyne spp.), 뿌리썩이선충류 (Pratylenchus spp., Pratylenchoides sp.), 나선선충류 (Helicotylenchus spp., Scutellonema spp.) 등이 알려져 있다 (Kim and Jeong 2013;Ko et al. 2021). 2021년 들깨 재배지의 식물기생선충 감염현황 조사에서 조사된 재배지의 39%와 55%가 뿌리썩이선충 과 나선선충에 각각 감염되었으며, 다른 선충에 비해 높 은 감염율을 보인다고 하였다 (Ko et al. 2021). 특히 뿌리썩 이선충 3종 (Pratylenchus penetrans, P. vulnus, Pratylenchoides leiocauda)은 들깨 재배지에 큰 피해를 주고 있고, 경제적 으로 중요하다고 하였다. 딸기뿌리썩이선충 (P. penetras) 와 사과뿌리썩이선충 (P. vulnus)에 의한 피해 및 생태적인 특성을 구명하기 위하여, 기주에 따른 토양 온도나 재배 온도에 따른 증식률 비교, 기주별 최적 온도 구명, 기주와 온도에 따른 알의 부화 등의 연구가 수행되었다 (Moody et al. 1973;Acosta and Malek 1979;Towson and Lear 1982;Takayuki and Adachi 1997;Pudasaini et al. 2008). 그러나, 국 내 들깨 재배지에 피해를 주고 있는 뿌리썩이선충류와 온 도와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수행된 바 없다.
본 연구는 딸기뿌리썩이선충과 사과뿌리썩이선충이 들 깨에 감염되었을 때 온도가 뿌리썩이선충의 생장에 어떠 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수행되었다.
재료 및 방법
1. 시험 선충 채집
딸기뿌리썩이선충 (Pratylenchus penetrans)은 충청남도 금산군의 잎들깨 시설재배 하우스 토양과 잎들깨 뿌리에 서 채집하였으며, 사과뿌리썩이선충 (P. vulnus)은 경상남 도 밀양시의 잎들깨 시설재배 하우스에서 채집하였다. 뿌 리썩이선충의 종별 증식을 위하여 체법과 깔때기법을 이 용하여 토양과 잎들깨 뿌리에서 뿌리썩이선충을 분리 후 들깨 (품종명: 잎들깨 1호)에 지역별로 각각 접종하여 증 식하였다. 증식된 뿌리썩이선충은 간이 샘플을 만든 후 광 학현미경 (DM5000; LEICA, Germany)을 이용하여 형태적 동정 후 시험에 사용하였다 (Southey 1986).
2. 온도별 뿌리썩이선충 증식
온도에 따른 딸기뿌리썩이선충과 사과뿌리썩이선충의 증식지수 (Reproduction factor, RF, Pf/Pi) 비교를 위하여 3 주간 육묘한 잎들깨 (품종: 잎들깨 1호)를 플라스틱 포트 (너비 9 cm×높이 9.5 cm, 300 cm3)에 심고 포트별로 300 마리씩 뿌리썩이선충을 각각 접종하였다. 뿌리썩이선충 을 접종한 포트는 인공광원이 있는 인큐베이터에서 광주 기 16D : 8N으로 하여 15, 20, 25, 30°C 온도 조건에서 10 주간 재배하였으며, 1차 시험에서는 5반복, 2차 시험에서 는 3반복으로 시험하였다. 1차 시험은 2021년 9월 20일에 서 2021년 11월 30일까지, 2차 시험은 2022년 2월 20일에 서 2022년 4월 29일까지 각각 10주간 수행되었다. 선충 접 종 후 10주간 재배된 잎들깨는 처리구별 뿌리썩이선충의 증식지수를 비교하기 위하여 포트의 모든 토양과 뿌리에 서 뿌리썩이선충을 분리하였다. 토양의 선충분리는 30메 쉬 체와 400메쉬 체를 사용하여 토양과 크기가 큰 토양 부 유물을 거른 후 깔때기법으로 24시간 후에 뿌리썩이선충 을 분리하였다 (Barker 1985). 뿌리 속의 뿌리썩이선충의 분리는 뿌리를 잘 씻어 잘게 자른 후에 깔때기법으로 24 시간 후에 뿌리썩이선충을 분리하였다. 분리된 선충은 해 부현미경 (M250; Leica, Germany)을 사용하여 밀도를 조 사하였다. 온도에 따른 딸기뿌리썩이선충 (Pratylenchus penetrans)과 사과뿌리썩이선충 (P. vulnus)의 증식지수 (Reproduction factor, RF)는 들깨가 재배된 토양과 뿌리 속의 최종 선충 밀도 (Pf, Final Population)를 초기 접종 밀 도 (Pi, Initial Population)로 나누어 구하였다 (Seinhorst 1966).
3. 통계 분석
들깨에서 뿌리썩이선충 2종의 온도별 증식지수에 대 한 통계적 유의성 검정은 통계 프로그램 R을 이용하여 일원배치 분산분석 (one-way ANOVA)을 수행하였으며, 실험 결과에 대한 사후 검정은 유의확률 0.05 수준에서 Duncan’s multiple range test를 이용하였다 (Kim 2011).
결과 및 고찰
딸기뿌리썩이선충 (P. penetrans)의 처리구별 각각의 증 식지수 (RF)은 1차 시험 15°C에서는 0.08, 20°C는 0.41, 25°C는 0.32, 30°C는 0.15였다 (Fig. 1A). 2차 시험에서 딸 기뿌리썩이선충의 증식지수는 15°C에서 1.3, 20°C에서 2.2, 25°C에서 1.9, 30°C에서는 1.3이었다 (Fig. 1B). 딸기뿌 리썩이선충의 최종 평균 밀도 (포트 기준 토양 300 cm3) 는 1차 시험 15°C는 23.0마리, 20°C는 124.0마리, 25°C 는 95.0마리, 30°C는 44.0마리였으며, 2차 시험의 최종 평 균 밀도는 15°C는 380.3마리, 20°C는 667.3마리, 25°C는 570.0마리, 30°C는 392.0마리였다. 딸기뿌리썩이선충의 증 식지수는 1, 2차 시험 모두 20°C에서 재배된 들깨에서 가 장 높았으며, 25°C, 30°C, 15°C 순으로 높았다. 딸기뿌리썩 이선충의 증식지수를 통계 분석한 결과 1차 시험에서는 20°C와 25°C 처리구는 15°C와 30°C 처리구와 통계적으 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으나, 20°C와 25°C에서의 증식지 수 간에는 통계적인 유의성이 없었다. 2차 시험 결과, 딸기 뿌리썩이선충은 25°C까지 온도가 높아질수록 증식지수가 증가하였다가 30°C에서 증식지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 였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사과뿌리썩이선충 (P. vulnus)의 온도별 증식지수 (Pf/ Pi)는 1차 시험에서 15°C는 0.15, 20°C는 1.29, 25°C는 3.85, 30°C는 9.84로 나타났다 (Fig. 2A). 2차 시험의 처리 구별 증식지수는 15°C에서 1.45, 20°C에서 2.99, 25°C에 서 9.22, 30°C에서는 31.39이었다 (Fig. 2B). 사과뿌리썩이 선충의 최종 평균 밀도 (포트 기준 토양 300 cm3)는 1차 시 험 15°C는 44.0마리, 20°C는 388.0마리, 25°C는 1,156.0마 리, 30°C는 2,952마리였으며, 2차 시험의 온도별 최종 밀 도는 15°C 436.0마리, 20°C 896.7마리, 25°C 2,765.3마리, 30°C 9,415.7마리였다. 사과뿌리썩이선충의 증식지수는 1, 2차 시험 모두 30°C에서 재배된 들깨에서 가장 높았으며 (RF 9.84, 31.39), 25°C, 20°C, 15°C 순으로 높았다. 사과뿌 리썩이선충의 증식지수에 대한 1차 시험 분석 결과 15°C 와 30°C 온도 간에는 통계적인 유의성을 보였으나, 15°C, 20°C와 25°C의 온도별 증식지수, 20°C, 25°C와 30°C의 온도별 증식지수 간에는 각각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 이를 보이지 않았다. 2차 시험에서는 30°C와 15°C, 20°C, 25°C의 온도별 증식지수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 이를 보였으나, 15°C, 20°C와 25°C의 온도 간에는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다.
딸기뿌리썩이선충 (P. penetrans)을 완두에 접종하였을 때 25°C에서 가장 잘 증식하였으며, 초기 접종 밀도 대비 최소 32배 증식되었다 (Acosta and Malek 1979). 딸기뿌리 썩이선충을 알팔파에 접종 후 토양온도 10°C, 20°C, 30°C 에서 7개월간 증식하였을 때, 뿌리와 토양 내의 선충 밀 도는 토양온도가 상승할수록 증가하였다 (Kimpinski and Willis 1981). 양파에 딸기뿌리썩이선충을 처리 12주 후에 선충밀도를 조사하였을 때, 토양 온도 7~19°C에서 양파 를 재배하였을 때보다 25°C에서 가장 높은 밀도로 증식 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Ferris 1970). 사과뿌리썩이선충 (P. vulnus)을 알팔파 캘러스에 접종하였을 때, 25°C의 증식률 이 20°C에서의 증식률보다 더 높았으며, 30°C나 35°C에 서는 증식되지 않았다 (Lownsbery et al. 1967). 반면에 Sher and Bell (1965)의 연구에서는 장미에 사과뿌리썩이선충 을 접종하였을 때 32.2°C가 15.6°C와 23.9°C보다 더 잘 증 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근 조직에서는 사과뿌리썩이 선충을 증식하였을 때 최적 증식 온도는 26°C이며, 15°C 와 33°C에서는 증식이 잘 되지 않았다 (Towson and Lear 1982). 본 연구에서 딸기뿌리썩이선충은 들깨에서의 증식 이 20°C에서 가장 높았으며 증식지수 (Pf/Pi)는 최소 0.41 에서 최대 2.2로 나타났다. 사과뿌리썩이선충을 들깨에서 증식시켰을 때는 30°C에서 가장 잘 증식되었으며, 증식지 수 (Pf/Pi)는 최소 9.84에서 최고 31.39로 나타났다. 들깨 에서 사과뿌리썩이선충의 평균 증식지수는 1차 2.19, 2차 11.26으로 딸기뿌리썩이선충의 0.24 (1차), 1.67 (2차) 보 다 높았다. 본 연구 결과와 선행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들 깨에서 딸기뿌리썩이선충의 최적 증식온도는 20~25°C이 며, 사과뿌리썩이선충의 최적 증식 온도는 30°C인 것으로 사료된다. 다만 본 실험은 인큐베이터 내에서 통제된 환경 조건에서 수행되었으므로 자연조건에서는 본 실험과 다 른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두 종의 뿌 리썩이선충은 1차 실험에서의 증식지수보다 2차 실험의 증식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1차 실험 시기는 21년 9월로 7~8월의 여름철 높은 기온으로 인하여 대상 선충의 활력 이 저하되어 발생한 결과로 추정된다. 다만, 1, 2차 실험 모 두 온도에 따른 선충의 증식 반응은 유사한 경향을 보여, 온도에 대한 두 종의 뿌리썩이선충의 반응은 유의미한 결 과로 사료된다.
2021년에 보고된 연구는 잎들깨의 주요한 재배지역 인 충청남도 금산군과 경상남도 밀양시에서 검출된 뿌리 썩이선충의 종류는 지역별로 상이한 검출경향을 보였다 고 했는데, 금산군에서는 딸기뿌리썩이선충 (Pratylenchus penetrans)과 잎들깨뿌리썩이선충 (Pratylenchoides leiocauda) 이, 밀양시에는 사과뿌리썩이선충 (Pratylenchus vulnus) 만 각각 검출된다고 보고하였다 (Ko et al. 2021). Kim and Jeong (2013)에 따르면 생물 종의 분포는 대상 지역의 단순한 환경 특성보다 기후 및 지형과 같은 복합적인 특 성에 기인한다고 하였으며, Van Gundy (1985)의 연구 결 과에서는 토양 내 식물기생선충의 생장 및 병원성은 토성, 토양 수분, 통기성, 삼투압 등 토양의 특징에 의해 많은 영 향을 받는다고 하였다. 충남 금산군과 경남 밀양시 두 지 역의 지역별 기온을 보면 충청남도 금산군의 평균기온은 11.8°C, 최저평균기온은 6.1°C, 최고평균기온은 18.5°C이 며, 경상남도 밀양시는 평균기온이 13.6°C, 최저평균기온 은 7.9°C, 최고평균기온은 20.3°C이다 (KMA 2022). 두 지 역의 기온차이를 비교하면 경상남도 밀양시가 평균기온 1.8°C, 최저평균기온 1.0°C, 최고평균기온 1.8°C가 더 높 다. 2021년 들깨 시설재배지 내의 토양 온도와 대기 온도 를 비교한 결과 대기온도가 상승할수록 토양 온도가 정 의 상관관계로 상승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자료 미제시). 본 실험 결과를 보면 상대적으로 지역 기온이 높은 경남 밀양시의 우점종인 사과뿌리썩이선충의 증식 최적 온도 는 30°C이고, 충남 금산군의 우점종인 딸기뿌리썩이선충 의 증식 최적 온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20~25°C라는 결과 를 얻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였을 때, 온도가 두 종의 지 역별 분포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그러나, 온 도만이 뿌리썩이선충의 지역별 분포에 영향을 주는 주요 한 원인이라고는 할 수 없으며, 온도 외에 다른 환경 요인 도 선충의 지역별 분포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두 종의 뿌리썩이선충이 각 지역별로 다르게 분포하는 이 유를 명확히 구명하기 위해서는, 온도뿐만 아니라 대상 선 충 두 종간의 종간 경합, 생활사, 지역별 토성, 토양수분, 재 배방법 등 여러 가지 생물적·환경적 요인이 미치는 영향 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적 요
온도가 딸기뿌리썩이선충 (Pratylenchus penetrans)과 사 과뿌리썩이선충 (P. vulnus)의 증식에 미치는 영향을 구명 하기 위하여 들깨에 뿌리썩이선충을 접종 10주 후에 선충 의 증식지수 (Reproduction factor, Pf/Pi)를 조사하였다. 딸 기뿌리썩이선충의 증식지수는 20°C에서 재배된 들깨에 서 가장 높았으며, 25°C, 30°C, 15°C 순으로 각각 높았다. 딸기뿌리썩이선충의 증식은 들깨의 재배온도가 25°C까지 증가하다가 30°C에서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사과뿌 리썩이선충의 증식은 30°C에서 재배된 들깨에서 가장 높 았으며, 25°C, 20°C, 15°C 순으로 높았다. 사과뿌리썩이선 충의 증식지수는 온도가 높아질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 였다. 두 종간의 증식지수를 비교한 결과 사과뿌리썩이선 충 (증식 최적 온도 30°C)은 딸기뿌리썩이선충 (증식 최적 온도 20~25°C)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에서 더 많이 증식되는 경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