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해충 (pest)은 인간을 기준으로 병원체의 매개, 흡혈 등 직접적인 위해 또는 가축, 재배작물, 목재 등 간접적인 피해를 주는 곤충 등을 총칭하는 용어이다 (Gulland and Cranston 2005). 위생 해충은 모기, 벼룩 등과 같이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위해를 가하며, 농업 해충은 발생하는 작물에 따라 과수 해충, 저곡 해충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해충의 발생 원인에 따라 해외에서 침입한 외래종이 국내 환경에 적응하면서 위해성을 나타내는 외래 해충과 국내 토착종이 지구온난화, 환경 오염 등과 같은 서식 조건의 변화로 인하여 밀도 억제 요인이 제거되거나 약화되어 대발생으로 인한 피해를 초래하는 돌발해충 등이 있다 (Hong et al. 2019).
한반도의 연평균기온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1980년 12.2°C에서 2010년대 (2011~2017)에 13.0°C로 약 0.8°C 증가하였으며 현재도 지속적으로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 (KMA 2020). 기온의 상승은 곤충류, 양서류, 어류 등 변온 동물의 생활사에 변동을 초래하여 생태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특히 곤충의 경우 기온, 수온 등의 온도요인에 따라 발육속도가 달라져 발달 단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Yoon et al. 2010). 이와 같은 영향은 일반적인 환경에서 경제적인 피해를 유발하지 않던 곤충의 대 발생을 초래하여 해충화할 수 있으며, 국내에서는 2020년 기준 매미나방 (Lymantria dispar), 미국선녀벌레 (Metcalfa pruinosa), 갈색날개매미충 (Pochazia shantungensis) 등의 대발생이 보고된 바가 있다 (KFRI 2020). 또한, 주홍날개꽃매미 (Lycorma delicaut)와 대벌레 (Ramulus irregulariterdentatus)가 각각 2007년과 2001년에 대량으로 발생하여 돌발해충으로서 농가와 산림에 피해를 유발 하였으며 (KFRI 2001, 2007), 현재 부화, 성장 및 방제 방 법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Shin et al. 2010;Lee et al. 2018;Lee et al. 2019).
하루살이목 하루살이과 (Ephemeroptera: Ephemeridae) 에 속하는 동양하루살이 (Ephemera orientalis)는 하천과 호소에 광범위하게 서식하며, 유충은 모래로 구성된 하상 기질을 선호하고 성충은 늦은 봄부터 여름 사이에 우화 후 빛에 유인되는 주광성을 나타낸다 (Hwang et al. 2009). 동양하루살이의 유충은 하천 생태계의 1차 소비자로서 먹이 사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한강, 금강 등 대형 하천과 지류 하천에서 대량으로 우화한 동양하루살이가 주변의 하천변 공원, 상가 간판 등의 광원에 유인되어 생활 공간으로 유입되고, 사체가 중첩됨에 따라 악취와 심미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동양하루살이는 돌발해충으로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 않으며 효율적인 방제와 모니터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동양하루살이의 효율적인 방제 및 모니터링을 위하여, 동양하루살이를 선별적으로 포집하는 방법 및 이를 활용 한 장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동양하루살이 출현 빈도 분석 및 연구대상지 선정
국내 동양하루살이 (하루살이목: 하루살이과)의 대량 발생 지역 및 빈도를 확인하고, 가장 높은 발생 빈도를 보이는 지역을 연구대상지로 선정하기 위하여 웹 크롤링 (Web Crawling)을 수행하였다. 2000년 1월 1일부터 2020년 12월 31일 사이에 게재된 네이버 뉴스를 대상으로 “동양하루살이”를 키워드로 사용하여 지역별 대량 발생 이력을 검토하여 동양하루살이의 대량 발생과 관련된 기사가 가장 많았던 지역을 연구대상지로 선정하였다.
2.2. 동양하루살이 체폭 측정
필터의 간격에 따른 선별 포집 실험에 자료로 활용하기 위하여 동양하루살이의 성별 및 성장 단계에 따른 체폭을 측정하였다. 수컷 아·성충, 암컷 아·성충 4개 집단으로 구분하여 두폭 (Head width) 및 흉폭 (Thorax width), 복폭 (Abdomen width)을 Vernier calipers (Mitutoyo Co., Japan)를 이용하여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측정하였다. 채집 과정에서 체폭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노상에 위치한 개체를 대상으로 각 집단별로 200개체 이상을 직접 채집하였다.
2.3. Pest Management System (PMS) 시제품 (Prototype) 개발
필터 재질 및 간격에 따른 동양하루살이의 선별 포집 효율을 검증하기 위하여 Pest Management System (PMS) 시제품을 개발하였다. PMS 시제품의 상단부 (A)에는 주광성 곤충의 유인을 위한 광원이 탑재되었으며, 하단부 (C) 에는 유인된 곤충을 흡입하기 위한 흡입팬이 장착되었다 (Fig. 1). 장비의 중단부 (B)는 필터의 재질 및 간격에 따른 선별 포집 효율의 검증을 위하여 4개의 필터로 구성되었으며, 실험 조건에 따라 필터의 교체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Fig. 1).
2.4. 필터의 재질 및 간격에 따른 선별 포집 효율
실험은 앞에서 선정된 연구대상지에서 2021년 6월 2일부터 6월 30일까지 우천 및 강풍 환경을 제외하고 실험 조건에 따라 총 5차에 걸쳐 각 차수별로 3회 이상 반복하여 진행되었다. 현장 조사는 19:00부터 22:30까지 3시간 30분 동안 진행하였으며, 30분 간격으로 각 필터 상의 동양하루살이와 기타 출현 종의 개체수를 계수하였다.
1~4차 실험은 필터의 재질 및 간격에 따른 동양하루살이의 선별 포집 효율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 조건을 구성하였다. 실험에 사용된 필터의 재질은 Stainless와 Acryl을 사 용하였으며, 가장 상단에 위치한 1번 필터 (Filter 1)의 간격 은 1, 2차 실험의 경우, 5.0, 4.0 및 3.0 mm로, 3, 4차는 4.5, 3.5 및 2.5 mm로 차수·지점별로 다르게 구성하였다. 동양하루살이의 선별을 목표로 구성한 2번 필터 (Filter 2)는 차수별로 2.0 (1, 2차)과 1.5 (3, 4차) mm로 구분하여 실험했으며, 지점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3, 4번 필터 (Filter 3, 4) 의 경우 기타 출현 개체들의 포집 분포를 확인하기 위하여, 1.0 mm, Fine mesh (<0.5 mm)로 설정하였다 (Fig. 1).
선별 포집 효율의 산출은 선별 목표 필터 (Filter 2)를 기준으로 선별 목표 필터의 상단부 (Filter 1, 2)에 위치한 개체와 선별 목표 필터를 통과하여 하단 (Filter 3, 4)에 위치 한 개체의 비율을 비교하여 산출하였다.
5차 실험의 경우 동양하루살이 체폭 측정 결과와 1~4차 실험 결과를 반영하여 선별 포집 목표 필터의 간격을 설정 하였다. 또한 상위 필터의 개수에 따른 선별 포집 능력을 확인하기 위하여 선별 포집 목표 간격을 1, 2 및 3번째 필 터에 배치하여 결과를 비교하였다 (Fig. 1).
2.5. 데이터 분석
연구대상지 선정을 위한 웹 크롤링은 R (Ver. 4.0.5, Austria, R Foundation)의 rvest (Wickham 2016), dplyr (Wickham et al. 2018) 패키지들을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4개 집단 (수컷 아·성충, 암컷 아·성충) 간의 체폭 차이는 분산분석 (ANOVA)을 통하여 확인하였으며, 사후 분석 (Post-hoc test)은 Tukey 방법을 사용하였다. 조사 시간에 따른 동양하루살이와 기타 출현 종의 출현 양상을 확인하기 위해 Kruskall-Wallis test 분석을 수행했으며, 필터의 재질 및 간격에 따른 선별 포집 효율의 차이는 t-test를 이 용하여 분석하였다. 웹 크롤링을 제외한 모든 분석은 IBM SPSS (Ver. 25.0, USA, IBM Corporation)를 활용하여 수행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동양하루살이 대량 발생 빈도 분석 및 연구대상지 선정
웹 크롤링 (Web crawling) 수행 결과, 특별시, 도, 광역시 중 가장 높은 기사 수를 보인 지역은 경기도로 총 183건의 기사가 수집되었다. 경기도에 속한 도시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 지역은 남양주시 (44.3%)로 확인되었으며, 해당 권역을 연구대상지로 선정하였다 (Fig. 2). 연구대상지 내에서 모래로 구성된 하상 기질을 선호하는 동양하루살이 유충의 서식 습성을 기반으로 하여 3개 지점 (site)을 선정 하였다 (Hwang et al. 2009) (Fig. 3).
3.2. 동양하루살이 체폭 측정
동양하루살이의 평균 체폭 (±표준편차)은 두폭 2.29 (± 0.18) mm, 흉폭 2.13 (±0.11) mm, 복폭 1.44 (±0.12) mm 로 측정되었다. 수컷의 평균 두폭은 2.55 (±0.09) mm로 암컷보다 넓었으며, 암컷의 경우 흉폭 (2.25 (±0.10) mm)과 복폭 (1.53 (±0.12) mm)이 수컷보다 유의하게 넓었다 (Table 1, p<0.05). 성충보다는 아성충의 체폭이 더 넓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아성충 수컷과 암컷 성충의 흉폭을 제외한 모든 부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Fig. 5, p<0.05). 동양하루살이 성충의 체폭에 관련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Yoon and Bae (1985)는 수컷과 암컷의 눈 사이의 거리와 전체 두폭의 비율이 각각 1 : 2.9와 1 : 2 비율을 보였으며, 종간의 차이가 있다고 보고 하였다.
모든 집단에서 적어도 한 부위의 체폭은 2.0 mm 이상인 것이 확인되었으며 (Fig. 5), 실험의 선별 목표 필터 (Filter 2) 간격을 결정하기 위하여, 집단별로 2.0 mm 이상의 체폭을 가지는 개체의 비율을 확인하였다. 수컷은 두폭이 성충 98.3%, 아성충 99.3%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암컷은 흉폭이 성충 70.5%, 아성충 81.8%로 높았다 (Table 1).
동양하루살이 수컷과 암컷의 체폭 차이는 교미 (Mating)와 연관된 것으로, 수컷의 경우 암컷을 식별하고, 붙잡기 위하여 큰 눈과 긴 앞다리가 발달하였고, 암컷은 교미 비행을 진행하는 동안 수컷의 무게를 함께 부담하기 때문에 날개에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도록 가슴 (Thorax)이 발달하였기 때문이다 (Miyatake et al. 2021).
3.3. 조사 시간에 따른 동양하루살이 출현 양상
동양하루살이는 21:00~21:30 사이에 가장 많이 출현하였다 (Fig. 4, p<0.05). 일몰 이후 간접적으로 태양 빛에 영향을 받는 박명(twilight)의 영향으로, 약 19:50에 일몰이 일어났으나 약 1시간 정도 뒤인 21:00부터 장비에 설치된 광원이 유의하게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집중 출현 현상은 하루살이목에 속하는 곤충인 Ephoron virgo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확인된 바가 있으며 (Szaz et al. 2015), Horváth and Kriska (2008)에 따르면 비행이 가능 한 수서곤충 4종 (Helophorus brevipalpis, Sigara lateralis, Enochrus bicolor, Helophorus aquaticus aequalis)의 집중 출현 시간 또한 서로 다른 것이 확인되었다. 비래 곤충의 집중 출현은 천적으로의 회피, 온도 변화의 영향 등 집중 출현 시간에 대한 다른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Miyatake et al. 2021), 동양하루살이가 특정 시간에 집중적으로 출현하는 원인에 대한 규명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3.4. 필터의 재질에 따른 선별 포집 효율
필터의 재질에 따른 동양하루살이의 선별 포집 효율은 분석 결과 1, 2차 실험 지점 3 (St. 3)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p<0.05). 그러나 이를 제외한 모든 비교에서 유의미 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필터의 재질은 선별 포집 효율에 또렷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Fig. 6).
3.5. 필터의 간격에 따른 선별 포집 효율
필터의 간격에 따른 동양하루살이의 선별 포집 효율을 확인하기 위하여 동일 조건으로 수행된 1, 2차와 3, 4차 실험 자료를 종합하여 분석하였다. 포집 목표 필터를 기준으로 상단부 (Filter 1 and 2)와 하단부 (Filter 3 and 4)에 위치하는 동양하루살이의 비율은 모든 실험 조건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Fig. 7, p<0.05). 1번 필터의 간격을 3.5 mm, 2번 필터의 간격을 1.5 mm로 설정한 실험에서 98.6 (±2.25)%로 가장 높은 선별 포집 효율을 보였으나, 상단부 (Filter 1 and 2)에 위치하는 기타 출현 종 (Other species)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11.4%~17.9%) (Fig. 7). 반면 2.0 mm를 선별 목표 필터의 간격으로 설정한 경우, 상단부의 동양하루살이 포집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79.2%~87.5%), 지점 1 (St. 1)과 지점 3 (St. 3)에서 기타 출현 종의 비율이 5% 미만이었다 (Fig. 7). 이는 상대적으로 넓은 간격이 전체 포집 개체 (동양하루살이, 기타 개체) 간의 중첩을 막아 기타 개체가 더욱 효율적으로 선별 포집 목표 필터를 통과한 것으로 생각된다. 동양하루살이의 출현이 특정 시간 (21:00~21:30)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는 점에서 (Fig. 4), 집중 출현으로 인한 개체간 중첩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2.0 mm를 선별 목표 필터 (Filter 2)의 간격으로 선정하였다.
따라서 5차 실험의 선별 포집 목표 필터 간격은 앞서 진행된 실험 (체폭 측정, 1~4차 실험)을 기반으로 2.0 mm로 설정하여 상위 필터의 개수에 따른 선별 포집 효율 양상을 조사한 결과 (Table 1), 상위 필터가 2개인 지점 (St. 1)의 선별 포집 효율은 92.0%, 1개인 지점 (St. 2)은 96.5%, 상위 필터가 없는 지점 (St. 3)의 선별 포집 효율은 81.0%로 상위 필터가 1개인 실험에서 가장 높은 선별 포집 효율을 나타내었다 (Fig. 8, p>0.05). 기타 출현 종의 분포 비율은 지점 1 (St. 1)에서 8.6%, St. 2에서 4.7%, St. 3에서 29.8%이었으며, 90% 이상의 선별 포집 효율을 보인 지점은 2곳 (St. 1 and 2)으로 확인되었다. 두 지점의 선별 포집 효율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나, 이는 동일한 포집 효율을 1개의 상위 필터만을 이용하여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선별 포집 목표 필터의 간격은 2.0 mm이고, 1개의 상위 필터를 이용하였을 때 가장 효과적인 선별 포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Fig. 8).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동양하루살이의 생태적 특성을 활용하여, 동양하루살이만을 선별적으로 포집하고 계수할 수 있는 Pest Management System (PMS)을 개발하였다. 본 연구 결과는 최근 돌발해충으로 분류되어 방제 계획 수립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동양하루살이의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대량 발생 예찰 및 선제적 방제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적 요
본 연구는 대량 발생으로 인한 피해를 유발하고 있는 돌발해충인 동양하루살이의 효율적인 모니터 선별적 포집 방법의 개발을 수행하였다. 동양하루살이의 대량 발생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된 남양주시 한강공원 일대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수행하였으며, 연구진에서 개발한 PMS 시 제품을 활용하여 필터의 간격과 재질에 따른 선별 포집 효율을 확인하였다. 시제품은 4개의 필터가 설치되어있고, 실험 조건에 따라 필터의 재질과 간격을 교체하며 실험하였다. 동양하루살이의 출현이 가장 많은 6월 동안 수행하였으며, 19:00부터 22:30까지 30분 간격으로 조사하였다. 가장 높은 선별 포집 효율은 필터의 간격이 2.0 mm이고, 상위 필터가 1개 존재할 때 96.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