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벼 (Oryza sativa L.)는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이 주식으 로 활용하는 유용한 작물이다 (FAO 2018). 특히, 벼 재배 면적은 전체 경작지의 11%만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벼 의 낟알인 쌀은 인간이 섭취하는 칼로리의 21%를 차지한 다 (Yuan et al. 2021). 전 세계적으로 수확되는 벼는 연간 7 억 톤 이상이지만 (FAO 2018), 인구 증가에 의한 식량 수 요 증가를 고려했을 때 쌀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야 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Schneider and Asch 2020). 따 라서, 전체 쌀 생산량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아시아 지 역은 지난 수십 년간 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지 속해왔다. 대표적인 쌀 생산국인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 남, 태국, 미얀마 등의 2010년대 쌀 생산량 (production) 은 1960년대와 비교했을 때 약 186% 증가했고, 쌀 생산 성 (productivity)은 약 124% 향상되었다 (Devkota et al. 2019). 하지만, 쌀 생산의 증대를 위한 질소, 인, 칼륨 비 료와 농약의 사용량도 크게 증가했으며 (Devkota et al. 2019), 벼를 재배하기 위한 논은 자원과 에너지가 더욱 집 약되는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 세계 30%의 관개용 수, 14%의 비료, 10%의 농약이 벼농사에 투입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Yuan et al. 2021), 벼농사 시스템 (rice cropping system)의 자원투입 효율성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 및 분석은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벼농사 시스템의 변화는 주요 쌀 생산국들 과는 차이가 있다. 식습관·문화의 변화로 인한 1인당 쌀 소 비량의 감소로 인해 (Jeong et al. 2021), 우리나라의 벼를 재배하는 논 면적은 1990년 121만 ha에서 2022년 70만 ha 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며, 쌀 생산량은 약 38% 감소했 다 (KOSIS 2023). 하지만, 이 기간 동안 벼농사를 위한 용 수 시설이 지속적으로 확충되어 대부분의 논이 관개되었 으며 (Ray et al. 2015), 기계화율의 증가, 가구당 재배면적 증가 등의 생산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여러 변화들이 이 루어졌다. 즉, 우리나라의 벼농사 시스템은 생산량을 증대 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지만 생산 효율 및 소득 안정성을 높 이기 위한 방향으로 변화해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러한 점진적 구조 변화가 벼농사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은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 벼농사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은 식량 생산뿐만 아니라 환경, 경제, 인구 문제 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감안할 때 (Yang et al. 2021), 벼농사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적절한 분석이 선행 되어야 하며 시스템의 효율과 지속가능성 사이의 균형점 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Shen et al. 2021).
기존의 환경 및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연구들은 주로 이들이 제공하는 경제적 측면의 직·간접적인 효과와 기여에만 초점을 두고 수행되어온 한계가 있다 (Yang et al. 2021). 이러한 접근방법은 인간이 얻는 효용에 집중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대상 시스템의 다양한 구성 요소 및 측 면에 대한 종합적인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기 어렵다. 이러 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에머지 (emergy) 방법 론이 생태, 환경, 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시스템에 대한 연 구에 활용되고 있다 (Li et al. 2023). 이 방법론은 시스템의 각 구성 요소의 가치를 인위적인 시장 가치 대신에 해당 요 소가 생산되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투자된 에너지 (energy) 또는 엑서지 (exergy)의 총합인 에머지를 기반으로 시스템 을 평가하는 특징이 있다 (Brown and Ulgiati 2004). 이러 한 접근방법은 대상 시스템의 모든 자연적·인위적 구성 요 소들과 물질 및 에너지의 흐름을 단일 단위 (solar emjoule 또는 solar emergy Joule, sej)로 환산할 수 있게 하므로, 시 스템의 지속가능성을 총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한다 (Eyni-Nargeseh et al. 2023). 에머지 분석을 이용 한 농업 시스템의 지속가능성 평가는 중국 (Li et al. 2023), 이란 (Eyni-Nargeseh et al. 2023), 이탈리아 (Cristiano 2021), 폴란드 (Lewandowska-Czarnecka et al. 2019) 등의 국가에서 활발하게 수행되고 있는 반면, 국내 농업 분야에 서 활용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한 건의 출판된 연구 사례 가 있으나 (Lee et al. 2005), 2016년에 확립된 지구생물권 에머지 기준선 (geobiosphere emergy baseline, GEB2016; Brown et al. 2016)과 재생가능한 자원에 대한 에머지 계산 방법 (Brown and Ulgiati 2016)이 반영될 수 없었고, 시스 템 분석에 활용한 데이터가 제한적인 한계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 벼농사 시스템의 지속가능성 변화 를 에머지 방법론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상세하고 정확 한 에머지 테이블을 작성하기 위해, 논에 투입되는 요소 (item)를 21종류로 세분화했으며, Li et al. (2023)의 방법 에 따라 높은 신뢰도의 단위 에머지 값 (unit emergy value, UEV)을 선별하여 분석에 활용했다. 작성된 에머지 테이블 을 기반으로, 에머지 기반의 지표 계산을 수행하여 2011년, 2016년, 2021년 벼농사 시스템의 변화를 분석하였으며, 국 외 연구 결과와 비교하여 국내 벼농사 시스템의 지속가능 성 상태를 평가했다.
2. 재료 및 방법
2.1. 연구 대상 시스템
본 연구에서는 2011년, 2016년, 2021년의 국내 벼농사 시스템을 분석 대상 시스템으로 선정하였다. 우리나라의 벼농사는 전국에서 이뤄지고 있으나 8개 도 (경기도, 강원 도, 충청북도, 충청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북도, 경 상남도)가 전체 논 면적의 96%, 쌀 생산량의 96.2%를 차지 하고 있으므로 (KOSIS 2023), 이 지역들로 연구 시스템의 지리적 경계를 한정하였다. 2011년, 2016년, 2021년에 연 구 대상 벼농사 시스템의 면적은 각각 818,315 ha, 746,235 ha, 701,940 ha였으며, 쌀 (조곡 기준) 생산량은 각각 676,174톤, 675,874톤, 625,481톤이었다 (KOSIS 2023). 연 구 지역의 2011년, 2016년, 2021년 연강수량은 각각 1,702 mm, 1,241 mm, 1,231 mm였고, 연평균기온은 12.05°C, 13.24°C, 13.26°C였다 (KMA 2023).
2.2. Emergy 분석
에머지 분석은 Odum (1996)의 방법에 따라 시스템에 투 입되는 모든 가용한 에너지의 값을 “solar emjoules (sej)” 이라는 태양 에머지 단위로 변환하여 나타내며, 다음의 세 단계 과정을 통해 수행된다: (1) energy systems language (ESL) diagram 설계 및 작성, (2) 에머지 계산 및 에머지 테 이블 (emergy table) 작성, (3) 에머지 지표 (emergy-based index) 계산 및 분석. 시스템에 투입되는 모든 자연·인위 적 에너지 및 물질의 수량 및 크기를 sej로 변환하기 위 해서는 unit emergy value (UEV)가 요구된다. 동일한 구 성요소라도 대상 시스템에 따라 UEV는 차이가 있기 때 문에, 모든 UEV는 연구 내에서 직접 산출되는 것이 가 장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가용 데이터의 한계가 존재 한다. 따라서, Li et al. (2023)이 제안한 “recent, new, and authoritative” 원칙에 따라 UEV를 선택했다. 즉, 국내 벼 농사 시스템과 유사한 구조의 시스템에 대한 연구 중에서 권위있는 연구자의 최근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UEV를 차 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모든 UEV의 기반이 되는 연간 지 구생물권에 투입되는 총 일차 에머지 값 (geobiosphere emergy baseline 또는 global emergy baseline, GEB)은 학계에서 인정된 최신 값인 GEB2016=12E+24 sej year-1 (Brown et al. 2016)를 사용하였다. 따라서, 이전의 연구에 서 GEB2016 외의 값을 기반으로 산출된 UEV는 GEB2016 기 준으로 환산한 후 활용하였다.
2.2.1. Energy systems language diagram
에머지 분석의 첫 단계는 ESL 다이어그램으로 연구 대 상 시스템을 도식하는 것이다. ESL 다이어그램은 Odum (1994)이 제안한 energy systems language의 기호들로 표 현되며, 시스템의 시공간적 경계와, 시스템 내부 및 내·외 부 사이의 다양한 물질 또는 에너지의 흐름을 나타낸다. 본 연구의 대상인 벼농사 시스템의 ESL 다이어그램을 Fig. 1 에 나타냈다. 에머지 방법론에서는 시스템에 투입되는 에 머지의 근원으로서 태양열, 지열, 조석 엑서지의 독립적인 삼자 (tripartite) 엑서지원 (exergy source)을 고려해야 하 지만 (Odum 1996), 작물 경작지는 조석의 영향을 받지 않 으므로 두 종류의 엑서지원만 포함하였다 (Eyni-Nargeseh et al. 2023). 외부에서 투입되는 에머지원 (emergy source) 으로서 벼농사에 사용되는 주요한 인위적 자원들인 종자, 연료, 전력, 비료, 농약, 노동력이 에머지 분석에 포함되었 다.
2.2.2. Emergy flow accounting
에머지 분석의 두 번째 단계는 에머지 흐름을 분석하 기 위해 시스템에 투입되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의 상세 목록이 기재된 에머지 평가 테이블 (emergy evaluation table, EET)을 작성하는 것이다. 설계된 ESL diagram을 기반으로, 국내 벼농사 시스템에 투입되는 물질과 에너 지원을 식별했다. 식별된 목록은 Odum (1996)의 방법에 따라 다음의 세 그룹으로 분류되었다: (1) 재생가능한 자 원 (renewable resources, R): 태양열, 지열, 풍력, 증발산 의 화학적 에너지, 표면유출수의 지중력 (geopotential) 과 화학적 에너지, (2) 재생 불가능한 자원 (nonrenewable resources, N): 토양 유기물 (침식에 의해 손실), 지하수, (3) 시스템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투입된 에머지원 (imported sources, F): 연료 3종 (경유, 휘발유, 등유), 전력, 비료 6종 (질소, 인, 칼륨, 규소, 복합, 유기물), 농약, 종자, 노동력. 따 라서, EET에는 최종 21개의 항목이 벼농사 시스템에 투입 되는 물질 및 에너지원으로 포함되었으며, 각 항목의 실제 흐름과 UEV를 기반으로 에머지가 계산되었다.
2.2.3. Emerg-based indices
에머지 분석의 세 번째 단계는 완성된 EET를 이용하여 에머지 기반 지표 (emergy-based indices)를 산출하는 것 이다. 에머지 기반 지표는 다양한 변형 또는 합성된 형태 가 사용될 수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널리 활용 되는 여섯 종류의 핵심 지표를 사용했다. 각 지표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Odum 1996;Zhong et al.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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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enewable fraction of emergy use (%REN)=R/U. 여 기서 U는 시스템에 투입된 총 에머지 (R+N+F)를 의 미한다. 이 지표는 시스템에 투입되는 에머지 중 재생 가능한 자원의 비율을 나타내므로, 값이 클수록 시스템 의 지속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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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mergy investment ratio (EIR)=F/(R+N). 이 지표는 환경으로부터 투입되는 에머지 (재생가능+재생불가능 자원)에 대한 인위적으로 투입된 에머지의 비율을 나 타내므로, 값이 클수록 인위적 에머지 투입에 대한 의 존도가 높아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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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mergy yield ratio (EYR)=U/F. 이 지표는 인위적으 로 투입된 에머지에 대한 투입된 전체 에머지의 비율을 나타내며, 이 값이 클수록 인위적으로 투입된 에머지에 대한 시스템의 생산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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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nvironmental loading ratio (ELR)=(N+F)/R. 이 지 표는 투입된 재생가능한 자원 대비 재생불가능한 자원 과 인위적인 자원의 비율을 나타내며, 이 값이 클수록 시스템이 받는 환경적 압력 (environmental pressure) 또는 환경 부하 (environmental load)가 높다는 것을 의 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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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mergy sustainability index (ESI)=EYR/ELR. 이 지 표는 시스템이 받는 환경적 압력 대비 생산성의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ELR 대비 EYR의 비율로 계산된다. 이 값이 클수록 환경적 압력에 비해 시스템의 생산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시스템의 효율성 및 지속가능 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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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Specific emergy=U/Output. 이 지표는 대상 시스템이 물질이나 재화 등을 생산하기 위해 소모된 에머지를 나 타내며, sej g-1의 단위로 표시한다. 이 값이 클수록 동 일한 양의 산출물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에머지가 크 다는 것을 의미한다.
2.3. 연구 자료
국내 벼농사 시스템에 투입되는 재생가능 및 재생불가 능한 에머지원에 대한 자료를 획득하기 위해, 먼저 환경 공간정보서비스 (EGIS 2023)에서 배포하는 30 m 해상도 의 대분류 토지피복지도를 활용하여 국내 농경지의 분포 를 확인했다. 토지피복 자료는 여러 해에 걸쳐 촬영된 이 미지를 기반으로 제작되므로, 2011년의 벼농사 시스템은 Landsat 7 위성이 2008~2010년에 촬영하여 제작된 토지 피복 자료를 적용하였고, 2016년과 2021년의 벼농사 시 스템은 Landsat 8 위성이 2018~2019년에 촬영하여 제작 된 토지피복 자료를 적용하였다. 토지피복 자료의 농경지 분포를 기준으로, 기상자료 개방포털 (KMA 2023)의 종관 기상관측자료 (Automated Synoptic Observing System, ASOS)에서 연간 합계일사량, 연평균기온, 연강수량, 연 평균풍속 자료를 추출하여 활용했으며, 농경지의 고도는 SRTM4 90 m DEM (Digital Elevation Model) 자료를 활 용했다 (Jarvis et al. 2008). 한편, 지열에 의한 에머지 유입 을 분석하기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제공하는 전국지 열류량분포도를 활용했으며 (Kim et al. 2019), 농업용수 와 지하수 사용량은 각각 국가수자원관리종합정보시스템 (WAMIS 2023)과 국가지하수정보센터 (NGIC 2023)에서 제공하는 통계자료를 이용하였다.
인위적으로 투입되는 에머지원의 항목 중, 농약, 종자, 노 동력에 대한 자료는 국가통계포털 (KOSIS 2023)에서 제공 하는 통계자료에서 획득했다. 국내 벼농사 시스템에 사용 된 연료, 비료, 전기는 종류를 구분할 수 있는 세부적인 정 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통계청이 운영하는 마이크로데이터 통합서비스 (MDIS 2023)로부터 국가기관이 조사한 원자 료 (raw data)를 추출하여 에머지 분석에 활용하였다.
3. 결 과
3.1. Rice cropping system에 투입된 총 에머지
벼농사 시스템에 투입된 21종류의 물질 및 에너지와 생 산된 벼에 대한 2011년, 2016년, 2021년의 원자료 (raw data)를 기반으로 (Table 1), 에머지 테이블을 작성하였다 (Table 2). 에머지 분석 결과, 모든 연도에서 지표유출수의 화학적 에너지 (6th item: runoff, chemical)가 벼농사 시스 템에 투입되는 재생가능한 자원 (R)을 대표하는 것으로 나 타났다. 국내 벼농사 시스템에 투입되는 에머지의 크기 측 면에서는, 합성 비료, 노동력, 질소 비료 순으로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2011년과 2021년 사이에 연 간 시스템에 투입되는 재생가능한 자원과 재생불가능한 자원 (F)의 에머지는 각각 326E+18 sej year-1, 131E +18 sej year-1 감소했다. 그 기간동안, 시스템 외부에서 인위적 으로 투입된 에머지원 (F)은 1,946E+18 sej year-1 감소했 으나, 경유, 휘발유, 인 비료 등의 일부 항목은 증가한 것으 로 나타났다. 2021년 벼농사 시스템에 투입된 전체 에머지 (U)는 2011년과 비교하여 2,403E+18 sej year-1 감소한 것 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 벼농사 시스템에 투입된 에머지는 2011년과 비교하여, 환경으로부터 얻는 자원 (R+N)의 비율이 0.8% 감소했고 인위적인 에머지원의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 타났다 (Fig. 2). 2021년에는 환경으로부터 얻는 재생불가 능한 자원의 투입이 2016년 대비 0.5% 감소했으며, 인위적 인 에머지원의 비율이 0.6%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2021년 에 벼농사 시스템에 투입된 인위적인 에머지원이 차지하 는 비율이 10년 전보다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2. Rice cropping system의 면적당 투입된 에머지 분석
벼농사 시스템에 투입된 단위면적 (ha)당 에머지를 비교 한 결과,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점진적으로 1.24E +15 sej ha-1 year-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3). 2011 년과 2016년 사이에는 인위적으로 투입된 에머지원이 0.80E+15 sej ha-1 year-1 감소하여, 투입된 총 에머지 감소 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2016년과 2021년 사이에는 재생가 능한 자원과 재생불가능한 자원으로부터 투입된 에머지가 각각 0.03E+15 sej ha-1 year-1, 0.07E+15 sej ha-1 year-1 감 소했고, 인위적인 에머지 투입은 0.10E+15 sej ha-1 year-1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2011년 대비 2016년과 2021년에 면적당 투입된 인위적 인 에머지원 (F)의 증감을 Fig. 3에 나타내었다. 투입된 에 머지 측면에서, 경유 (item 9), 휘발유 (item 10), 등유 (item 11), 전력 (item 12)은 소폭 증가했고, 칼륨 비료 (item 15), 농약 (item 19), 종자 (item 20)는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 났으나, 에머지의 변화가 크지는 않았다 (Fig. 3a). 반면, 일 부 비료 (인, 규소, 유기물)는 2011년 대비 2016년과 2021 년의 증감이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2011년과 비교하여 2016년과 2021년에 투입된 인위적 에머지 변화의 주요한 요인은 질소 비료 (item 13), 혼합 비료 (item 17), 노동력 (item 21)으로 나타났다 (Fig. 3b). 2011년 이후 혼합 비료 사용의 증가에 의한 에머지 투입이 크게 증가한 반면, 질소 비료 사용 및 노동시간의 감소가 총 인위적인 에머지 투입 량의 감소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3.3. Emergy-based indices 비교
벼농사 시스템에 대한 %REN과 EIR은 동일하게, 2011 년부터 2021년까지 지속가능성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음 을 보여주었다 (Fig. 4a). 특히, %REN은 2011~2016년 사 이에 0.014 감소한 후 2021년에는 변화가 거의 없는 반면, EIR은 2016~2021년 사이에도 0.397 증가함으로써 인위적 인 에머지 투입에 대한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 음을 나타냈다. 이와 유사하게, 벼농사 시스템의 에머지 투 입 대비 생산성 (EYR)과 환경 압력 (ELR) 측면에서도 2011 년부터 2021년까지 점차 악화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Fig. 4b). 결과적으로, 벼농사 시스템이 받는 환경 압력 대비 생 산성 (ESI)은 2021년에 가장 낮았다 (Fig. 4c). 동일한 중량 의 벼를 재배하기 위해 투입된 총 에머지 (specific emergy) 는 2011년 15.9E+09 sej g-1에서 2016년 13.3E+09 sej g-1 로 감소했으나, 2021년에는 더 이상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Fig. 4c).
4. 고 찰
4.1. 에머지 분석 결과
국내 벼농사 시스템에 대한 에머지 분석 결과, 면적당 투 입되는 총 에머지는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21년 기준으 로 11.89E+15 sej ha-1 year-1였다 (Table 3). 이러한 결과 는 최근에 보고된 국외 연구 사례에 비해 상당히 낮은 값으 로써, 국내 벼농사 시스템은 에머지 투입이 비교적 적은 시 스템임을 나타낸다. 예를 들면, 중국 광저우 (Guangzhou) 에서 수행된 연구에서는 벼 연작 (double cropping)인 경 우 28.5E +15 sej ha-1 year-1, 벼와 다른 작물을 순환 재 배 (crop rotation)한 경우 28.1E +15~45.2E +15 sej ha-1 year-1의 에머지가 투입되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Li et al. 2023). Chen et al. (2021)은 중국 취안자오 (Quanjiao) 현 에 대해 수행된 에머지 연구에서, 국내의 일반적인 벼농 사 형식인 rice-fallow rotation을 따르는 벼농사 시스템에 34.0E+15 sej ha-1 year-1이 투입된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이란의 후제스탄 (Khuzestan) 주에 대해 수행된 연구에서 는 벼농사 방법 (dry bed seedling, wet bed seedling, transplanting) 에 따라 26.9E +15~41.6E +15 sej ha-1 year-1의 에머지가 투입되는 것으로 산출하였다 (Eyni-Nargeseh et al. 2023). 하지만, 국내 벼농사 시스템에서 벼 1 g을 생 산하기 위해 투입되는 에머지 (specific emergy)는 2021 년 기준 13.3E+09 sej g-1으로 (Fig. 4c), 최근 수행된 국외 연구사례 (중국: 3.63E+09 sej g-1, Chen et al. 2021; 중국: 2.66E +09~8.48E +09 sej g-1, Li et al. 2023; 이란: 4.39E+09~6.66E+09 sej g-1, Eyni-Nargeseh et al. 2023) 보다 큰 것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에머지 분석 측면에 서, 국내 벼농사 시스템은 환경 자원과 에너지를 적게 투입 하는 시스템이지만, 투입된 에머지 대비 생산량은 낮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의 벼농사 시스템이 수확량 을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닌 쌀의 품질이나 재배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했기 때문일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연구에 따라 분석에 포함한 항목, UEV의 정확도, 사용한 데이터의 신뢰도, 경작 방법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 문에, 에머지 값의 직접적인 비교에 대한 상세한 해석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He et al. 2020).
에머지 기반의 지표는 계산된 에머지 값에 비해 대상 시 스템의 특성과 연구 방법의 구체성에 의한 영향을 덜 받 기 때문에, 연구 간의 비교에 더 유용할 수 있다. 국내 벼 농사 시스템의 %REN과 EIR은 각각 7.0~8.4%, 6.17~7.01 으로 계산되었으며 (Fig. 4a), 이는 이란에서 수행된 연구 (Eyni-Nargeseh et al. 2023)에서의 20.36~22.95%, 1.66~ 1.99와 비교했을 때, 재생가능한 환경 자원에 대한 의존 도와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낮음을 의 미한다. 국내 벼농사 시스템에 인위적인 자원을 투입함 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생산성 (EYR)은 1.14~1.16으로, 중 국의 연구 사례 (1.02~1.03, Li et al. 2023)보다는 높고 이 란의 사례 (1.50~1.60, Eyni-Nargeseh et al. 2023)보다는 낮은 값을 나타냈다. 이와 유사하게, 환경적 압력 측면에서 도 국내 벼농사 시스템 (10.83~13.34)은 이란의 벼농사 시 스템 (3.85~4.65)에 비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투입된 자 원 및 에너지에 의한 환경적 압력 대비 시스템의 생산성 측면 (ESI)에서도 국내 벼농사 시스템 (0.09~0.11)은 중국 (0.07~0.23)의 일부 재배 방식과는 유사하고 이란 (0.32~ 0.40)보다는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Eyni-Nargeseh et al. 2023;Li et al. 2023).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면, 국내 벼농 사 시스템은 에머지 관점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중국과 유사하거나 약간 우수하고 이란과 비교했을 때는 크게 낮 다고 볼 수 있다. 벼 이외의 농업 시스템에 대한 연구 결과 까지 확대하면, 국내 벼농사 시스템은 에머지 기반 지속가 능성 측면 (ESI)에서 중국 룽난 시 (Xiao et al. 2022)와 가오 미 시 (Wang et al. 2019)의 농업 시스템, 폴란드 농업 시스 템 (Lewandowska-Czarnecka et al. 2019)보다 불안정하다. 반면, 이란의 샬롯 (shallot) 재배 시스템 (Amiri et al. 2021) 과 온실 채소 재배 시스템 (Asgharipour et al. 2020), 파키 스탄 농업 시스템 (Ali et al. 2019)보다는 지속가능성이 높 은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에 따라 대상 시스템의 범위, 규모, 작물의 종류 등에 차이가 있으나, 본 연구는 국 외 농업 시스템과 비교 가능한, 국내 벼농사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 진단 결과를 제공했다. 향후 에머지 분석 결과와 함 께 국외 농업시스템의 구조와 재배 방법 등을 상세히 분석 하여 비교함으로써, 국내 벼농사 시스템의 지속가능성 향 상을 위한 방안을 수립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4.2. 지속가능성의 변화
에머지 분석 결과는 기후, 재배 방법, 사회적·환경적 요 인의 변화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분석 연도에 따라 변동성 을 보일 수 있다 (Liu et al. 2019).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벼농사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은 2011년부터 2021년 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ig. 4). Lewandowska-Czarnecka et al. (2019)은 에머지 분석을 기반으로 폴란드 농업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2002~2003 년과 2009~2012년으로 구분하여 비교한 결과, 유의미한 차이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와 유사하게, 2004년부터 2018 년까지의 중국 농업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에머지 측면의 지속가능성 (ESI)은 뚜렷한 증감 추세를 나타내지 않았다 (Xiao et al. 2022). 그들의 연구에서, 중국 농업 시스 템의 환경적 압력 (ELR)은 꾸준히 증가하였으나 시스템의 생산성 (EYR)도 함께 증가하여 결과적으로 지속가능성 지 표 (ESI)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반면, Liu et al. (2019)은 2006~2015년 동안의 중국의 31개 지 역별 농업 시스템을 분석하여, 지속가능성의 변화 추세를 변동이 없는 그룹 (Group 1: Qinghai, Ningxia, Shandong, Tianjin, Hebei, Xinjiang), 감소가 뚜렷한 그룹 (Group 2: Shaanxi, Gansu, Jilin, Henan, Tibet), 경향성이 불명확한 그룹 (Group 3: Shanghai, Beijing, Guangdong, Hunan, Sichuan 등)으로 구분하였다. 본 연구에서의 국내 벼농사 시스템에 대한 분석 결과는 Group 2에 속할 수 있다. Liu et al. (2019)은 이 그룹의 지속가능성의 감소가, 발전된 농 업 기술 활용에 따른 긍정적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 생가능한 자원 활용의 감소 및 인위적 에머지 투입 대비 노 동력의 감소에 따른 부정적 요인이 더 강하기 때문인 것으 로 분석하였다. 이 분석 결과와 마찬가지로, 본 연구 결과 에서도 농업 기술 향상에 의한 투입된 에머지 대비 생산 효 율의 증가 (specific emergy의 감소, Fig. 4c), 국내 벼농사 시스템으로 투입된 재생가능한 자원의 감소 (Table 3), 인 위적 에머지 중 노동력의 비율 감소 (2011년: 0.289, 2021 년: 0.207; Table 2)가 확인되었다. 따라서, 국내 벼농사 시 스템의 에머지 측면 지속가능성의 감소는 자연 자원의 투 입 감소 및 벼농사의 기계화율 증가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 다. 다만, 환경으로부터 벼농사 시스템에 투입되는 에머지 원 중 강수, 풍력 등은 연간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본 연구 의 결과가 특정 연도의 특이적인 결과인지 명확히 판단하 기에는 한계가 있다. 전체적이고 일반적인 벼농사 시스템 의 에머지 변화 경향성을 확인하기 위해, 더 장기간에 대한 연도별 에머지 분석을 향후 수행할 필요가 있다.
4.3. 한계점 및 향후 연구 방향
본 연구에서는 국내 벼농사 시스템의 지속가능성 변화 를 에머지 이론을 기반으로 분석했으나, 향후 연구에서는 개선되어야 할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국내 환경·산 업·경제 시스템이 반영된 정교한 UEV가 계산되어야 한 다. 시스템에 투입되는 에머지 중 재생가능한 자원과 재 생불가능한 자원의 UEV는 Odum (1996)과 Brown and Ulgiati (2016)에 의해 정립되었으나, 인위적인 물질 (연료, 비료, 농약 등)의 UEV는 국가 또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Li et al. (2023)의 UEV 선택 원칙 을 준수하였으나, 모든 시스템 구성요소의 UEV를 직접 산 출하는 것의 차선책이라는 한계를 갖을 수밖에 없다. 따라 서, 국내 농업 시스템으로 투입되는 다양한 인위적 자원 및 에너지원의 UEV 산출 연구가 향후 수행되어야 한다. 다 음으로, 본 연구는 국내 벼농사가 관행적인 방법으로 이 루어진다고 가정하였다. 물론, 벼농사 시스템의 전반적인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주요한 재배 방식을 중심으 로 분석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파종 방법 (Eyni-Nargeseh et al. 2023), 특정 농업자재 활용 (Xiong and Wu 2022), 작물 품종 (Wang et al. 2021), 다작 (multicropping) 방식 (Li et al. 2023) 등은 농업 시스템으로 투입 되는 에머지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결과적으로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국내 벼농사 시스템 의 지속가능성을 더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의 구조를 더욱 구체화하고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다양 한 재배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2011년, 2016년, 2021년에 국내 벼농사 시스템에 투입된 에머지 구조의 변화를 분석하고 에머지 기반의 지표를 이용하여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였 다. 분석 결과, 국내 벼농사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은 2011 년부터 2021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이러한 결과는 재생가능한 자연 자원으로부터 국내 벼 농사 시스템으로 유입되는 에머지의 감소와 기계화의 증 가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국내 벼농사 시스템은 2011~2016년 기간 동안 동일한 중량의 벼를 생산하기 위 해 투입되는 총 에머지는 감소했으나, 2016년과 2021년 은 거의 동일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2016년 ~2021년 기간에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낮추면서까지 인 위적 에머지 투입 비율을 늘렸으나 생산성의 향상을 이끌 어내지는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내 벼농사 시 스템은 2016~2021년 사이에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부정적 인 방향으로 변화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향후 국내 특이적 인 UEV를 산출하고 장기간의 매 연도에 대한 에머지 분석 을 수행한다면, 국내 벼농사 시스템의 전반적인 지속가능 성 변화를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양 한 재배 방법을 고려한 에머지 분석은 벼농사 시스템의 생 태적 지속가능성 향상을 위한 방안 마련의 중요한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적 요
지난 수십 년간 국내 벼농사 시스템은 규모와 구조 측면 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으나, 이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에 대 한 연구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에머 지 분석방법을 이용하여, 시스템 생태학의 관점에서 국내 벼농사 시스템의 지속가능성 변화를 분석하고자 했다. 이 를 위해서, 2011년, 2016년, 2021년의 국내 벼농사 시스템 에 대한 에머지 테이블을 작성하고 에머지 기반 지표 분 석을 수행하였다. 에머지 분석 결과, 2011~2021년 동안의 논면적 감소에 따라 벼농사 시스템에 투입된 총 에머지는 10,744E+18 sej year-1에서 8,342E+18 sej year-1로 감소 했고, 재생가능한 자원의 비율은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 났다. 면적당 (ha) 투입된 에머지는 2011년 13.13E+15 sej ha-1 year-1에서 2021년 11.89E+15 sej ha-1 year-1로 감소 한 것으로 분석되었고, 질소 비료 사용량 및 노동시간의 감 소가 주된 원인이었다. 벼 1 g을 재배하는 데 투입되는 에 머지는 2016년과 2021년 사이에 변화가 없었으나 (specific emergy: 13.3E+09 sej g-1), 벼농사 시스템의 지속가능성 (emergy sustainability index, ESI)은 2011년부터 2021 년까지 계속해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0.107, 2016년: 0.088, 2021년: 0.086). 본 연구는 국내 벼농사 시 스템의 에머지 투입 구조 및 특징에 대한 정량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내 벼농사 시스템의 생태적 지 속가능성 향상을 위한 방안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