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맹그로브는 육지와 바다 사이 조간대에 서식하는 식물 집단으로, 전지구 탄소 순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블루 카본이다 (Matsui et al. 2010). 맹그로브림은 열대우림, 이 탄습지, 염습지 등 다른 생태계 유형보다 탄소를 더 많이 저장하고, 비교적 좁은 분포 면적 (해양 면적의 약 0.5%)에 도 불구하고 전 세계 순생태계생산의 약 3%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longi 2014). 따라서 맹그로브림은 열대 및 아열대 기후에서 탄소 배출 및 흡수에 대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맹그로브는 진정 맹그로브 (true mangroves)와 맹그로브 림의 육지 쪽 가장자리에 분포하는 준맹그로브 (mangrove associates)로 구분되며, 우리나라에는 준맹그로브 수종 인 황근 (Hibiscus hamabo)이 제주도 해안 인근에 자생한 다 (Nakanishi 1985, 2000). 황근은 아욱과 낙엽성 관목으 로 한국적색목록에 멸종위기 범주인 취약종으로 분류된다 (NIBR 2018). 국내에서 황근의 분포 및 식생 현황에 대한 생태학적 기초 연구는 진행된 바 있으나 (Ahn 2003;Ahn et al. 2003), 탄소 배출 및 흡수에 관한 연구는 진행된 바가 없다.
토양호흡과 잎의 기체 교환은 육상생태계 탄소 순환의 주요 과정 중 하나이다. 토양호흡은 기온, 토양 온도, 토양 수분함량, 지하부 바이오매스, 토양 미생물의 활성, 낙엽층 의 양, 계절 등의 영향을 받고 (Yuste et al. 2003;Lovelock 2008;Chen et al. 2016), 광합성은 기온, 상대습도, 광량, 식물계절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하여 조절된다 (Lin et al. 2012). 따라서 생태계 내 탄소 동태 분석을 위해서는 토양 호흡과 광합성의 변화 그리고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국내 자생 준맹그로브 의 탄소 동태를 파악하기 위한 기초 연구로서 제주도 황근 자생지 3개소를 대상으로 토양호흡과 잎의 기체 교환을 주 기적으로 측정하고, 토양호흡과 잎의 기체 교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고자 수행되었다.
2. 재료 및 방법
2.1. 연구 대상지
본 연구는 대한민국 제주도 해안 지역에 위치한 황 근 자생지인 김녕 (33°33ʹN, 126°45ʹE), 성산 (33°27ʹN, 126°55ʹE), 그리고 위미 (33°16ʹN, 126°40ʹE)에서 2022년 6월부터 10월까지 수행되었다 (Fig. 1). 김녕과 위미는 토 양이 거의 없는 암석해안이고, 성산은 토양층이 발달한 식 산봉 전면에 위치한다. 연구 기간 동안 대기 온·습도 센서 (HOBO Pro V2 U23; Onset Computer Corporation, MA, USA)를 설치하여 1시간에 1번씩 측정한 결과, 8월에 기온 이 가장 높고, 10월에 가장 낮았다. 8월에는 김녕, 성산, 위 미에서 평균 기온이 각각 28.5°C, 27.6°C, 28.6°C였고, 10 월에는 3개소에서 각각 19.7°C, 18.3°C, 18.9°C였다 (Fig. 2a). 또한 김녕, 성산, 위미에서 가장 습한 달의 평균 상대 습도는 각각 83.2% (7월), 93.9% (6월), 92.7% (6월)였고, 평균 상대습도가 가장 낮은 10월에는 각각 70.2%, 71.7%, 69.0%였다 (Fig. 2b). 김녕, 성산, 위미에서 0~10 cm 깊이 토양의 pH 범위는 각각 5.0~7.6, 6.1~8.5, 6.5~8.1이었고, 평균 토양 전기전도도 (EC)는 각각 2.8 dS m-1, 3.9 dS m-1, 2.6 dS m-1로 Hardie and Doyle (2012)에 제시된 분류 체 계에 따르면 염분 농도가 매우 높은 수준 (Extreme class) 에 해당한다.
2.2. 토양호흡
2022년 6월부터 10월까지 매월 1회씩 토양층이 존재 하지 않아 측정이 불가능한 김녕을 제외하고, 성산과 위 미에서 소형 아크릴 챔버와 휴대용 토양호흡 측정기 (GMP343&MI70; Vaisala, Finland)를 이용하여 챔버 내 CO2 농도를 15초 간격으로 5분간 측정하였다. 모든 측정 은 9시부터 14시 사이에 수행하였다. 측정한 CO2 농도 변 화를 바탕으로 Eq. 1을 이용하여 토양호흡을 계산하였다 (Davidson et al. 1998).
Rs는 토양호흡 (μmol CO2 m-2 s-1), P는 대기압 (kPa), V는 챔버 부피 (cm3), A는 챔버 단면적 (cm2), 1은 기체 상수, 그 리고 T는 기온 (K)이다.
2.3. 잎의 기체 교환
잎의 기체 교환은 2022년 6월부터 9월까지 매월 1회씩 9시부터 14시 사이에 휴대용 광합성 측정 장비 (LI-6800; LI-COR, NE, USA)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그러나 7월에 는 기상 악화로 김녕과 위미에서는 측정이 불가능하였다. 챔버 환경은 광합성 광량자속밀도 1,500 μmol m-2 s-1, 상 대습도 60%, CO2 농도 400 μmol mol-1, 온도 26°C로 유지 하였다. 기체 교환은 생육이 양호한 황근 4~10개체를 선정 하고, 자연광에 노출된 것 중 색깔과 크기가 비슷한 상태의 잎을 개체당 2개씩 측정하였다. 기체 교환을 측정한 잎을 채취하여 스캐너 (Perfection V700; Epson, Japan)와 엽면 적 분석 시스템 (WinSEEDLE, Regent, Canada)으로 엽면 적을 측정하고, 단위 엽면적당 잎의 기체 교환 (순광합성률, 기공전도도, 증산속도)으로 환산하였다.
2.4. 통계분석
동일한 시기에 대상지 간 토양호흡과 잎의 기체 교환의 차이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하여 각각 t 검정과 일원 분산 분석을 수행하였고, 측정 시기에 따른 차이를 파악하기 위 하여 일원 분산분석을 수행하였다. 사후검정에는 Tukey’s test를 이용하였다. 일반적으로 토양호흡은 기온 또는 토양 온도와 양의 지수 관계를 나타내므로 대상지에서 측정한 기온과 토양호흡 사이의 관계는 Eq. 2를 이용하여 나타내 었다 (Lloyd and Taylor 1994).
이때, a와 b는 매개변수, 그리고 T는 온도 (°C)이다. 기공전 도도 및 증산속도와 순광합성률 사이의 관계는 Eq. 3의 비 선형 회귀식을 이용하여 나타내었다.
A는 순광합성률 (μmol m-2 s-1), gs는 기공전도도 (mmol m-2 s-1), E는 증산속도 (mmol -2 s-1), 그리고 a와 b는 매개 변수이다. 또한 토양호흡과 순광합성률의 관계는 두 개 변 수에 대한 측정이 모두 이루어진 6월부터 9월까지의 성산 과 6, 8, 9월에 위미에서 측정한 자료를 이용하여 선형 회 귀분석을 수행하였다. 모든 통계 분석에 R 4.3.0 (R Core Team 2023)를 사용하였고, 데이터의 시각화는 ‘ggplot2’ 패 키지를 활용하였다 (Wickham 2011).
3. 결 과
토양호흡은 다른 시기 (6~9월)에 비하여 유의하게 감소 한 10월을 제외하고 대상지 간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 았다. 그리고 두 대상지 자료를 종합하였을 때, 토양호흡 은 측정 시기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p<0.001; Fig. 3). 성산과 위미에서 측정한 토양호흡 (μmol CO2 m-2 s-1; 평균±표준오차)은 각각 6월에 4.3±0.6과 6.2±1.2, 7월 에 5.4±0.5와 5.0±1.2였고, 8월에는 5.7±3.4와 5.8±2.5 였다. 9월은 성산과 위미에서 각각 3.4±0.6과 3.5±0.9, 그 리고 10월은 1.5±0.1과 0.6±0.1로 나타났다. 따라서 8월 에 측정한 대상지 2개소의 평균 토양호흡은 5.7±0.8 μmol CO2 m-2 s-1로 다른 시기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 두 대상 지의 10월 평균 토양호흡은 1.3±0.1 μmol CO2 m-2 s-1로 가장 낮았다 (p<0.001). 토양호흡과 기온 간의 비선형회귀 분석 결과, 성산과 위미에서 각각 Rs=0.24×exp(0.11×T) 와 Rs=0.01×exp(0.22×T)로 나타나 토양호흡이 측정 시 점의 기온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p<0.01; Fig. 4).
동일한 시기에 측정한 잎의 기체 교환은 대상지 간 유의 한 차이가 없었다. 또한 측정 시기별로 자료를 종합하였을 때, 7월에 성산에서의 순광합성률, 기공전도도, 증산속도 는 각각 9.0±0.9 μmol m-2 s-1, 112.0±18.0 mmol m-2 s-1, 2.3±0.3 mmol m-2 s-1로 다른 시기에 비해 높았다 (p< 0.001; Fig. 5). 한편 연구 기간 동안 모든 대상지에서 순광 합성률과 기공전도도 그리고 순광합성률과 증산속도의 관 계는 각각 A=4.0×ln gs - 9.1 (p<0.001), A=3.9×ln E+ 6.6 (p<0.001)으로 나타났다 (Fig. 6). 그리고 토양호흡과 순광합성률은 약한 양의 선형상관관계 (r2=0.12, p<0.01) 를 보였다 (Fig. 7).
4. 고 찰
토양호흡은 월별로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으며, 이는 계 절이 황근 자생지의 토양호흡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나 타낸다. 아열대 기후인 중국 장저우의 Kandelia candel 맹 그로브림에서 2010년 5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측정한 토 양호흡이 계절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2010 년 6월부터 10월까지 생장 기간 중 측정한 토양호흡은 약 2.0~6.18 μmol CO2 m-2 s-1으로 본 연구 결과와 비슷하고, 같은 해 1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측정한 비생장 기간의 토양호흡은 약 1.0 μmol CO2 m-2 s-1 미만으로 계절에 따 른 차이가 뚜렷하였다 (Jin et al. 2013). 이에 따라 토양호흡 의 계절의 영향을 더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겨울을 포 함한 모든 계절에 측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토양호흡은 온도와 양의 상관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알 려져 있고 (Lloyd and Taylor 1994), 본 연구에서도 토양호 흡이 기온 증가에 의하여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토양호 흡의 온도 반응은 식물의 광합성, leaf area index (LAI), 지 하부 바이오매스, 낙엽의 양, 그리고 토양 미생물 활성 등 다양한 생물적 요인에 의해 변화할 수 있다 (Shi et al. 2006;Cleveland et al. 2007;Lovelock 2008;Dilly et al. 2011;Gao et al. 2018). 또한 일반적으로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효소 활성과 토양 미생물 활성이 증가하여 토양호흡이 증 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unjonji et al. 2021). 따라서 본 연구에서 온도 상승에 따라 토양호흡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난 것은 여름철에 효소 활성과 토양 미생물 활성이 증 가하고 식물의 생장이 증가함에 따른 식물의 광합성, LAI 증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잎의 기체 교환은 기온, 상대습도, 대기 중 CO2 농도, 광합성 유효 복사 (photosynthetic activation radiation, PAR) 등 환경 요인의 영향을 받고 (Oh et al. 2020), 계절에 따른 식물의 생장 단계에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식물 의 순광합성률은 개화 혹은 결실 단계 이전에 정점을 보이 는데 (Lewis et al. 2002), 본 연구에서도 성산에서 측정한 순광합성률이 개화 시기인 7월에 가장 높았다 (Fig. 5). 여 름철 황근의 순광합성률 (4.5~9.0 μmol m-2 s-1)과 증산속 도 (0.7~2.3 mmol m-2 s-1)는 동일한 속의 준맹그로브인 H. tiliaceus의 여름철 평균 순광합성률 (3.7~9.1 μmol m-2 s-1) 과 증산속도 (약 0.6~1.6 mmol m-2 s-1) 결과와 유사하였다 (Naidoo et al. 2002).
순광합성률은 기공전도도와 증산속도가 증가함에 따 라 증가하였고 이는 다른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하였다 (Andrews and Muller 1985;Damour et al. 2010;Endres 2010;Kilpeläinen et al. 2020). 이러한 결과는 기공전도도 가 낮을 때 증산속도가 감소하고 대기 중 CO2 흡수가 제 한되어 순광합성률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Farquhar and Sharkey 1982). 이는 맹그로브림의 육지 쪽 가장자리에 서 식하는 Rhizophora mangle의 기공전도도와 순광합성률이 강한 상관관계를 나타낸 것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Lin and Sternberg 1992). 맹그로브는 염분이 많은 환경에서 수분 이용을 제한하면서 대사 장애를 방지할 수 있는데, 이때 기 공전도도와 순광합성률 사이의 강한 상관관계가 나타나 기 때문이다 (Ball 1988;Flexas et al. 2004;Maseyk et al. 2019).
토양호흡과 순광합성률이 양의 선형 관계인 것은 토양 호흡이 계절에 따른 식물 생장의 영향을 받고 (Fu et al. 2002), 광합성에 의하여 지하부로 이동하는 CO2의 양이 조절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Bahn et al. 2009). 그리고 이는 총1차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토양호흡이 선형적으로 증 가하며 총1차생산량의 증가는 순광합성률의 증가에 기인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Högberg et al. 2001;Hibbard et al. 2005;Tang et al. 2005;Vargas et al. 2010). 본 연구 결과는 Bruguiera gymnorrhiza, Aegiceras corniculatum, Kandelia obovate가 자생하는 중국의 맹그로브림에서 순생태계생산 이 증가함에 따라 생태계 호흡이 증가하는 것과 유사하다 (Cui et al. 2018).
본 연구는 황근 자생지에서 토양호흡과 광합성에 영향 을 미치는 요인과 월별 변화에 대해 파악하였다. 향후 국내 준맹그로브 수종의 탄소 동태를 분석하는 데에 기초 자료 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해안의 암석 틈 에서 자라는 수종 특성에 의하여 김녕에서는 토양이 거의 존재하지 않아 토양호흡 측정이 불가능하였다. 또한 토양 호흡과 잎의 기체 교환 측정이 월 1회로 한정되었기 때문 에 탄소 동태를 연속적으로 파악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토양호흡과 기체 교환의 측정 기간과 횟수를 증가 시키고 대상지별 토양 온도, 광량 등 토양호흡과 잎의 기체 교환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환경 인자 모니터링을 추가한 다면 더 정확한 탄소 동태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적 요
맹그로브는 육지와 바다 사이 조간대에 서식하는 식물 집단으로, 전지구 탄소 순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 나 국내에 자생하는 맹그로브 관련 수종의 탄소 순환에 관 한 연구는 진행된 바가 없다. 본 연구는 준맹그로브인 황근 (Hibiscus hamabo) 자생지 3곳 (김녕, 성산, 위미)에서 토양 호흡과 잎의 기체 교환을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이에 영향 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토양호흡은 2022년 6월부터 10월까지, 잎의 기체 교환은 6월부터 9월까지 각 월1회씩 측정하였다. 8월의 토양호흡 (5.7±0.8 μmol CO2 m-2 s-1)은 다른 달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으며 (p<0.001), 기온이 증가함에 따라 토양호흡이 증가하였다 (p<0.01). 7월에 성산에서의 순광합성률은 9.0±0.9 μmol m-2 s-1로 다른 시기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p<0.001), 전체 기간 동 안 모든 대상지에서 순광합성률은 기공전도도와 증산속도 가 증가할수록 증가하였다 (p<0.001). 토양호흡은 순광합 성률과 양의 선형관계 (r2=0.12; p<0.01)를 나타내었다. 이러한 결과는 토양호흡이 계절을 동반한 기온뿐만 아니 라 광합성에 의한 CO2 흡수에 영향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향후 준맹그로브 수종의 탄소 동태 분석 에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