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한반도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반도국이다 (Lee and Yim 2002;Kim et al. 2023). 반도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생물다양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식물다양성은 단위 면적에 비해 풍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Lee and Yim 2002). 도서 (섬)는 지리적으로 육지와 격리되어 독립적인 생태경관을 형성하고 고립된 공간적 특성으로 특정종의 유입, 정착, 소멸이 육지에 비해 가변성이 높다 (Kim et al. 2016). 일반적으로 도서지역은 육지와 가깝고 면적에 비례해 종 다양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Kong 2007). 최근의 도서생물상적 연구는 식물을 비롯하여 해양무척추동물, 새, 거미 등 다양한 생물들을 다루며, 분자생물학을 활용한 응용연구도 수행되고 있다 (Gray and Cavers 2014;Kim et al. 2016). 도서지역의 생물상은 시공간적인 분포 특성을 반영하여 생물다양성의 관계를 규명하는 연구가 주된 방향이다 (Kim et al. 2016).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4,000여 개의 유무인도서가 서남해안을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다 (Kim et al. 2016). 서남해안은 전형적인 리아스식 해안으로 침식과 단층활동, 그리고 이로 인해 형성된 불규칙한 해안선을 가지고 있다 (Kim et al. 2019a). 과거 최후 빙기의 최성기 (약 12,000∼18,000년 전)에는 현재의 서남해안이 대륙과 연결된 육지였으나 간빙기 이후에 해수면의 상승으로 일부 해발고도가 높은 지대는 대륙과 격리된 채 섬을 이루었다 (NIBR 2015). 학자들 간의 의견 차이는 존재하지만 약 8,000∼10,000년 전에 현재의 해안선이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서남해안 도서지역에 잔존하는 식물들은 대륙의 개체군과 대략 8,000년 이상 격리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NIBR 2015;Kim et al. 2019a). 비록 식물의 수분방식이나 종자산포의 차이에 따라 내륙지방의 개체군과 유전적인 교류가 나타날 가능성은 있지만 육지와 먼 거리에 위치한 도서는 지리적인 장벽과 격리로 인해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NIBR 2015). 최근 서남해안의 도서지역에서는 미기록종 및 신종이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는데, 이는 내륙과 다른 지리적, 지형적 및 기후적 조건으로 인해 특정종의 피난처 또는 새로운 개척지로서의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NIBR 2015;Kim et al. 2019a).
본 연구지인 손죽도는 한반도의 남해안에 위치한 도서이며, 지리적으로 북위 34°16ʹ∼34°17ʹ, 동경 127°20ʹ∼ 127°22ʹ 사이에 자리한다. 행정구역은 전라남도 여수시 삼산면 손죽리에 속하고 여수에서 남서쪽으로 약 58 km 떨어져 있다. 전체 면적은 2.92 km2, 해안선 길이는 11.6 km에 달한다. 손죽도를 비롯하여 주변의 광도, 소거문도, 평도 등과 함께 손죽열도를 이룬다. 손죽도의 주요 산지는 섬 중앙에 솟아 있는 깃대봉 (237 m)을 중심으로 삼각산 (142 m), 봉화산 (162 m), 마제봉 (173 m) 등이 있다. 서쪽 해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구릉지이며, 해안은 주로 암석해안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북쪽에 형성된 만 일대에서는 사질해안이 발달되어 있다 (You et al. 2010). 지질은 중생대 백악기의 유문암질응회암류와 흑운모화강암으로 구성되며 (You et al. 2010;Bae et al. 2018), 토양은 구릉지를 중심으로 안산암질응회암 풍화토가 잔적되어 비교적 얇은 토양층을 형성하고 산록의 하부와 곡두부의 사면에서 공급되는 풍화산물이 붕적층을 이룬다 (Bae et al. 2018). 기후는 대체로 온화하며, 강수량이 많은 편으로 1월 평균기온은 2.9°C 내외, 8월 평균기온은 26.8°C 내외, 연강수량은 1,490 mm 정도이다 (YSS 2023).
손죽도의 관속식물상에 관한 선행연구로는 손죽제도의 식물상에 관한 생태학적 연구 (Kim 1981)에서 103과 311속 415종 46변종 2품종의 463분류군, 손죽도의 식물상과 보전대책 (Park et al. 2004)에서 113과 291속 519종 60변종 5품종의 584분류군, 손죽도 귀화식물의 생태학적 연구(Kim 2010)에서 15과 33속 41종 2변종의 43분류군이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은 기존 문헌에서 자료를 취하고 이를 재검토 없이 종 목록에 반영했으며, 식물분포를 직접적으로 밝힐 수 있는 확증표본의 제시가 없기 때문에 식물지리학적 가치와 분포 특성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고 현재의 식물상과 비교 연구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본 연구는 손죽도에 대한 현지조사를 통해 수집한 확증 표본을 바탕으로 종 조성의 특징과 식물의 현황을 파악하여 주요 식물자원의 분포와 보존 및 관리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수행되었다.
2. 재료 및 방법
관속식물 조사는 2023년 4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총 4회에 걸쳐 수행하였으며 (Fig. 1, Table 1), 경로는 등산로를 중심으로 산지, 능선, 계곡, 해변 등을 고루 포함하였다. 손죽도에 생육하는 모든 관속식물을 채집하고 건조표본으로 제작하여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의 식물표본관 (HIBR)에 보관하였다. 식물의 동정은 Lee (1980), Lee (1996), Park (2009), Cho et al. (2016), Lee and Lee (2018), Kim and Kim (2018), Kim et al. (2018) 등의 도감을 참고하였다. 관속식물 종 목록은 확증표본을 바탕으로 작성하고 속 이하의 계급은 알파벳순으로 정리하였다 (Appendix Table A1). 목록 간소화를 위해 중복 채집품은 대표번호 하나만을 부여하고 식재된 분류군은 국명 뒤에 식재를 표기하였다. 관속식물의 학명, 국명 및 배열은 국가생물종 목록 (NIBR 2019a)을 따랐으며, 한반도 고유종 (Chung et al. 2023), 지역적색목록 (NIBR 2021), 기후변화 지표식물 (NIBR 2019b),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NIE 2018), 외래식물 (KNA 2021), 생태계교란식물 (NIE 2022)을 파악하였다.
3. 결 과
3.1. 관속식물의 현황
손죽도에 분포하는 관속식물은 109과 322속 440종 7아종 35변종 1교잡종의 총 483분류군으로 확인되었으며, 이에 대한 확증표본은 639점을 수집하였다. 관속식물 가운데 양치식물은 14과 25속 30종 1변종의 31분류군, 나자식물은 2과 3속 4종의 4분류군, 피자식물 가운데 쌍자엽식물은 82과 229속 306종 7아종 23변종 1교잡종의 337분류군, 단자엽식물은 11과 65속 100종 11변종의 111분류군으로 구성되었다 (Table 2, Appendix Table A1). 이는 한반도 관속식물 4,552분류군 (NIBR 2019a)의 10.6%, 한반도 남해안아구의 관속식물 1,271분류군 (KNA 2004)의 38%, 전라남도 남해안 도서지역의 관속식물 1,940분류군 (Kim et al. 2016)의 24.9%에 해당하였다. 종 목록을 바탕으로 다양성이 높은 상위 10개 과는 국화과 (64분류군), 벼과 (61분류군), 콩과 (26분류군), 사초과 (24분류군), 장미과 (19분류군), 십자화과 (12분류군), 꿀풀과 (12분류군), 마디풀과 (11분류군), 미나리과 (11분류군), 백합과 (11분류군)로 전체 관속식물의 52%에 해당하였다. 한편 인근 도서지역 가운데 확증표본이 제시된 연구들과 비교하면, 고흥군 외나로도의 관속식물은 122과 364속 538종 6아종 41변종 2품종의 총 587분류군 (Hwang et al. 2019), 여수시 돌산도의 관속식물은 113과 338속 517종 1아종 49변종 3품종의 총 570분류군 (Sun et al. 2019)으로 손죽도에 비해 약 100여 분류군이 더 분포하였는데, 이러한 결과는 두 지역이 육지와 가깝고 면적은 훨씬 넓기 때문이다.
손죽도는 다양한 식물상과 특이한 암석상이 공존하고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천혜의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자연유산을 간직하고 있어 학술적 및 경관적 가치가 높다. 이 지역은 한반도 식물구계에 의한 구분으로 남해안아구에 속하며 (Lee and Yim 2002), 육박나무 (Actinodaphne lancifolia (Siebold & Zucc.) Meisn.), 생달나무 (Cinnamomum japonicum Siebold), 까마귀쪽나무 (Litsea japonica (Thunb.) Juss.), 동백나무 (Camellia japonica L.) 등의 난대성 상록활엽수림이 넓게 분포하고 있다.
3.2. 관속식물의 종 목록 재검토
과거에 보고된 관속식물의 종 목록은 확증표본이 제시되지 않거나 분포 또는 실체가 불명확한 분류군이 포함되어 있다. 기존 손죽도의 관속식물상 연구는 Kim (1981)을 시작으로, Park et al. (2004), Kim (2010)에 의해 3차례 실시되었다. 이 가운데 Park et al. (2004)은 자신의 조사 목록과 기존 보고 목록 (Kim 1981)을 재검토 없이 종합하여 113과 291속 584분류군을 제시하였다. Park et al. (2004)과 Kim (2010)의 종 목록을 재검토한 결과, 미확인 350분류군, 재확인 234분류군으로 확인되었다. 미확인 식물에는 애기꼬리고사리 (Asplenium varians Wall. ex Hook. & Grev.), 섬잣나무 (Pinus parviflora Siebold & Zucc.), 주목 (Taxus cuspidata Siebold & Zucc.), 함박꽃나무 (Magnolia sieboldii K. Koch), 개가시나무 (Quercus gilva Blume), 좀사위질빵 (Clematis brevicaudata DC.), 산진달래 (Rhododendron dauricum L.), 산앵도나무 (Vaccinium hirtum var. koreanum (Nakai) Kitam.), 산돌배나무 (Pyrus ussuriensis Maxim.), 섬국수나무 (Spiraea insularis (Nakai) H. Shin, Y. D. Kim & S. H. Oh), 왕자귀나무 (Albizia kalkora Prain), 황벽나무 (Phellodendron amurense Rupr.), 애기괭이밥 (Oxalis acetosella L.), 땃두릅나무 (Oplopanax elatus (Nakai) Nakai), 비쑥 (Artemisia scoparia Waldst. & Kit.), 옹굿나물 (Aster fastigiatus Fisch.), 곰취 (Ligularia fischeri (Ledeb.) Turcz.), 지모 (Anemarrhena asphodeloides Bunge) 등이 포함돼 있는데, 이들은 손죽도의 식물구계학적인 측면에서 분포가 의심되는 분류군이다. 또한 한반도 내 분포 불명확, 분류군의 중복 기재, 분류학적 이명, 재배작물이 포함돼 있다. 이들 대부분은 확증표본이 제시되지 않은 종 목록만의 기록으로 정확한 동정과 실제 분포 여부를 확인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전 문헌에 보고된 손고비 (Colysis elliptica (Thunb.) Ching), 참식나무 (Neolitsea sericea (Blume) Koidz.), 노루귀 (Hepatica asiatica Nakai), 개구리발톱 (Semiaquilegia adoxoides (DC.) Makino), 모시풀 (Boehmeria nivea (L.) Gaudich.), 섬노린재 (Symplocos coreana (H. Lév.) Ohwi), 동백나무겨우살이 (Korthalsella japonica (Thunb.) Engl.), 덩굴옻나무 (Toxicodendron orientale Greene), 콩짜개란 (Bulbophyllum drymoglossum Maxim. ex Ökubo), 지네발란 (Cleisostoma scolopendrifolium (Makino) Garay), 석곡 (Dendrobium moniliforme (L.) Sw.), 붉은사철란 (Goodyera biflora (Lindl.) Hook. f.), 풍란 (Neofinetia falcata (Thunb.) Hu) 등의 일부 분류군은 손죽도의 식물구계학적인 측면에서 분포 또는 생육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나 현장조사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야생 자생란은 이전 보고에서도 개체수가 극히 적거나 남획, 생육 환경 변화 등의 사유로 절멸위험을 언급하고 있어 특정 분류군은 현재 손죽도 내 지역절멸에 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고 조사지역에 생육하고 있을지라도 짧은 생활사, 해거리 현상으로 관찰되지 못한 경우가 있으므로 추후 시기와 경로를 달리한 보완 조사가 이루어지면 관속식물의 분류군 수는 다소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본 조사를 통해 새롭게 기록된 분류군은 나도고사리삼 (Ophioderma vulgatum L.) (Fig. 2A), 반쪽고사리 (Pteris dispar Kunze) (Fig. 2B), 참가시나무 (Quercus salicina Blume) (Fig. 2D), 야고 (Aeginetia indica L.) (Fig. 2H) 등 249분류군이며, 이들은 관속식물 종 목록의 일련번호 뒤에 ★로 표기하였다 (Appendix Table A1).
3.3. 한반도 고유종
한반도 고유종은 해변싸리, 갈기기름나물 (Peucedanum chujaense K. Kim, S. H. Oh, C. S. Kim & C. W. Park) (Fig. 2F), 다도해산들깨 (Mosla dadoensis K. K. Jeong, M. J. Nam & H. J. Choi) (Fig. 2G) 등 4분류군이 확인되었다 (Table 3). 이들 가운데 갈기기름나물과 다도해산들깨는 최근 한반도 신종으로 보고된 분류군이다 (Kim et al. 2019b;Jang et al. 2022). 갈기기름나물은 추자도를 기준표본 채집지로 하여 가거도, 거문도, 홍도 등지에서 자생이 확인되고 있다. 손죽도 내 깃대봉, 삼각산, 봉화산의 암석이 있는 절벽과 그 인근 능선에서 2~5개체씩 각각 분포하고 있었다. 다도해산들깨는 금오도를 기준표본 채집지로 하여 거금도, 나로도, 남해도, 보길도, 생일도, 완도, 진도, 여수반도 및 고흥반도 등지에서 자생이 확인되고 있다. 삼각산 내 바다가 보이는 양지바른 해안가 산지의 노출된 바위지대에서 50여 개체가 군락으로 생육하고 있었다.
Park et al. (2004)은 한반도 고유종으로 참쇠고비 (Cyrtomium caryotideum var. coreanum Nakai), 은꿩의다리 (Thalictrum actaefolium var. brevistylum Nakai), 소사나무 (Carpinus turczaninowii Hance), 섬장대 (Arabis takesimana Nakai), 맥도딸기 (Rubus tozawae var. longisepalus J. Y. Yang), 나래완두 (Vicia hirticalycina Nakai), 네잎갈퀴 나물 (Vicia nipponica Matsum.), 황칠나무 (Dendropanax trifidus (Thunb.) Makino ex H. Hara), 개나리 (Forsythia koreana (Rehder) Nakai), 섬쥐똥나무 (Ligustrum foliosum Nakai), 상동잎쥐똥나무 (Ligustrum quihoui Carrière), 갯취 (Ligularia taquetii (H. Lév. & Vaniot) Nakai), 갯겨이삭 (Puccinellia coreensis Hack. ex Honda) 등 10과 13분류군을 제시하였다. 이 가운데 참쇠고비와 맥도딸기는 각각 도깨비쇠고비 (Cyrtomium falcatum (L. f.) C. Presl)와 섬딸기 (Rubus ribisoideus Matsum.) (Fig. 2E)에 이명으로 처리되었으며 (Chung et al. 2017), 소사나무, 네잎갈퀴나물, 황칠나무, 상동잎쥐똥나무, 갯취, 갯겨이삭은 중국, 일본 등 주변국에서도 분포가 확인되고 있다 (Chung et al. 2017;GBIF 2024). 현재 Chung et al. (2023)의 고유종 목록을 기준으로 은꿩의다리, 섬장대, 나래완두, 개나리, 섬쥐똥나무 5분류군이 고유종에 속하나, 섬장대, 섬쥐똥나무는 우리나라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식물 (Chung et al. 2017)로 손죽도 내 분포는 신뢰하기 어렵다.
3.4. 지역적색목록
국가생물적색자료집 (NIBR 2021)에서 최소관심 (Least Concern, LC) 범주에 속하는 식물로 백량금 (Ardisia crenata Sims), 이팝나무 (Chionanthus retusus Ldl. & Paxton), 보춘화 (Cymbidium goeringii (Rchb. f.) Rchb. f.) 등 4분류군이 확인되었다 (Table 4). 최소관심 식물들은 멸종우려 (CR, EN, VU) 또는 준위협 (NT)에 해당되지 않으며, 개체군의 크기가 광범위하고 풍부한 분류군들이 이 범주에 속한다. 비록 멸종우려 범주에 속하는 식물들에 비해 상대적인 중요도는 낮을 수 있지만 지속적인 관심은 필요한 분류군이다. 손죽도에서 확인된 최소관심 분류군들은 비교적 드물게 분포하고 있었다. 백량금과 이팝나무의 자생지는 생육이 양호하고 위협요인도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야고의 자생지는 식생 경쟁이 나타나고 보춘화의 자생지는 남획이 발생하고 있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3.5. 기후변화 지표식물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기후변화에 민감한 지표식물로는 실고사리 (Lygodium japonicum (Thunb.) Sw.), 콩짜개덩굴 (Lemmaphyllum microphyllum C. Presl), 천선과나무 (Ficus erecta Thunb) 등 22분류군이 확인되었다 (Table 5). 손죽도에 분포하는 기후변화 지표식물은 대부분 남방계 식물들로 구성돼 있었지만, 도깨비쇠고비, 후박나무 (Machilus thunbergii Siebold & Zucc.), 동백나무, 실거리나무 (Caesalpinia decapetala (Roth) Alston), 보리밥나무 (Elaeagnus macrophylla Thunb.), 상산 (Orixa japonica Thunb.), 큰천남성 (Arisaema ringens (Thunb.) Schott) 등은 서해안을 따라 고위도 지역인 서해 5도 (대청도 및 백령도)까지 북상하는 분류군이다. 또한 등대풀 (Euphorbia helioscopia L.), 금창초 (Ajuga decumbens Thunb.), 계요등 (Paederia foetida L.) 등은 한반도 중부 내륙지역에서도 분포하는 분류군이다. 이들은 한반도 기후변화로 기온 상승이 지속되면 내륙 또는 고위도 지역으로 분포가 더욱 확장될 수 있다 (NIBR 2019b).
3.6.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어느 특정한 지역과 공간 내 자연환경의 우수성을 파악하기 위해 식물의 분포범위에 따라 I~V개의 등급으로 구분하며, I등급에서 V등급으로 갈수록 제한된 범위를 나타낸다 (NIE 2018). 본 지역의 특정식물은 총 99분류군이 확인되었으며, 이 가운데 일부 지역에만 제한적으로 분포하여 식물지리학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IV등급 이상은 2분류군으로 조사되었다. V등급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IV등급은 섬딸기, 야고 2분류군이 확인되었다. 그 외 III등급은 남오미자 (Kadsura japonica (L.) Dunal) (Fig. 2C), 왕모시풀 (Boehmeria pannosa Nakai & Satake ex Oka), 구실잣밤나무 (Castanopsis sieboldii (Makino) Hatus. ex T. Yamaz. & Mashiba), 보리장나무 (Elaeagnus glabra Thunb.) 등 41분류군, II등급은 세뿔석위 (Pyrrosia hastata (Thunb.) Ching), 왜젓가락풀 (Ranunculus silerifolius H. Lév.), 번행초 (Tetragonia tetragonoides (Pall.) Kuntze), 갯하늘지기 (Fimbristylis sieboldii Miq. ex Franch. & Sav.) 등 10분류군, I등급은 홍지네고사리 (Dryopteris erythrosora (D. C. Eaton) Kuntze), 감태나무 (Lindera glauca (Siebold & Zucc.) Blume), 돌외 (Gynostemma pentaphyllum (Thunb.) Makino), 돌동부 (Vigna vexillata var. tsusimensis Matsum.) 등 46분류군이 조사되었다 (Table 6).
3.7. 외래식물 및 생태계교란식물
손죽도의 외래식물은 해안선인장 (Opuntia stricta (Haw.) Haw.), 미국쥐손이 (Geranium carolinianum L.), 산당근 (Daucus carota L.), 눈개불알풀 (Veronica hederifolia L.) 등 54분류군이 확인되었으며 (Table 7), 이들은 선착장, 나대지, 마을길 및 쓰레기소각장 주변 등 주로 인위적 교란지에 출현하였다. 기존에 보고된 외래식물 45분류군 (Park et al. 2004;Kim 2010)에 비해 소폭 증가하였으며, 전라남도 도서지역의 외래식물 134분류군 (Kim et al. 2017)의 40.3%에 해당하였다. 또한 한반도에 분포하는 외래식물을 기준으로 귀화율 (NI: Naturalized Index, 외래식물의 분류군 수/관속식물의 총 분류군 수×100)은 11.2%, 도시화지수 (UI: Urbanization Index, 외래식물의 분류군 수/한반도 외래식물의 총 분류군 수×100)는 13.8%로 산출되었다.
본 조사에서는 Park et al. (2004)과 Kim (2010)의 조사 이후, 최근 10여 년 동안 길다닥냉이 (Lepidium densiflorum Schrad.), 서양벌노랑이 (Lotus corniculatus L.), 주홍서나물 (Crassocephalum crepidioides (Benth.) S. Moore), 미국풀솜나물 (Gamochaeta pensylvanica (Willd.) Cabrera), 만수국아재비 (Tagetes minuta L.) 등 28분류군이 새롭게 유입된 외래식물로 확인되었다 (Appendix Table A1). 특히 털큰참새귀리 (Bromus commutatus Schard.), 능수참새그령 (Eragrostis curvula (Schrad.) Nees), 사방김의털 (Festuca heterophylla Lam.), 쥐보리 (Lolium multiflorum Lam.), 들묵새 (Vulpia myuros (L.) C. C. Gmel.) 등 벼과에 속한 일부 종들은 손죽도에서 방목 중인 소, 염소의 먹이 공급원을 위한 인위적 도입으로 추정되었다.
생태계교란식물은 비외래식물인 환삼덩굴 (Humulus japonicus Siebold & Zucc.)을 포함하여 돼지풀 (Ambrosia artemisiifolia L.), 양미역취 (Solidago altissima L.) 3분류군이 확인되었다 (Table 8). 환삼덩굴, 돼지풀은 마을길 주변에서 군락을 이루고 양미역취는 폐경작지와 그 주변 나대지에서 10여 개체가 모여 자라고 있었다. 손죽도에 분포하는 생태계교란식물들은 개체군의 크기나 면적으로 볼 때,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적 요
본 연구는 손죽도의 관속식물을 밝히고 주요 식물을 조사하였다. 2023년 4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총 4회에 걸쳐 조사한 결과, 관속식물은 109과 322속 440종 7아종 35변종 1교잡종의 총 483분류군이 확인되었으며, 이 가운데 249분류군은 본 조사에서 새롭게 기록되었다. 한반도 고유종은 4분류군, 지역적색목록은 4분류군, 기후변화 지표식물은 22분류군,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총 99분류군으로 IV등급에 2분류군, III등급에 41분류군, II등급에 10분류군, I등급에 46분류군이 확인되었다. 외래식물은 54분류군이며, 귀화율 11.2%, 도시화지수 13.8%로 나타났다. 생태계교란식물은 3분류군이 확인되었다. 조사지의 식물상은 한반도 식물구계의 남해안아구에 속한다. 본 연구는 관속식물의 분포 자료로써 식물 종 다양성 및 분포변화의 정보로 활용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