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한반도 산림은 일제강점기 이후 지난 70년간 한국전쟁으로 인해 분단된 남북한의 서로 다른 사회경제체제 아래 관리·운영되어 왔다. 한국전쟁 이후 남한의 3배에 달했던 북한의 산림임목축적은 70~80년대 급속한 산림의 농지전용 (예: 자연개조 5대 방침, 4대 자연개조 사업), 목재 및 땔감을 위한 지속적 벌채 등의 활동으로 산림황폐화가 심각한 실정이다 (Yi et al. 2017). 국립산림과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의 산림은 2018년 기준으로 약 262만 ha가 황폐화된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세계적으로 산림황폐화가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되었다.
북한도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림농복합경영 민족전략·행동 계획 (2015~2024)’과 ‘산림조성 10년 계획’을 세워 ‘보물산’, ‘황금산’, ‘자연과의 전쟁’ 등의 슬로건을 내세우며 주민들에게 산림복구의 중요성을 강조해오고 있다 (Yi et al. 2017). ‘산림조성 10년 계획’의 주요 내용은 오는 2022년까지 북한산림에 대한 조림을 진행하고, 2024년까지 상대적으로 산림조성이 부족한 곳을 조사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북한 내 산림황폐화 복구의 시급성을 공감하고 있으며, 산림청은 국가 차원의 ‘남북 산림 협력’ 추진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특히, 지난해 발표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서 정부는 2030년까지 산림 흡수나 국외 배출권 구매 (Clean Development Mechanism, CDM; Reducing Emissions from Deforestation and forest Degradation, REDD+) 등 을 통해 온실가스 3,830만 톤을 감축하겠다고 밝혔고, 이 중 일부를 북한 지역 조림을 통해 실현한다는 것이 산림청의 구상이다 (KFS 2018).
이를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1999년부터 10년마다 북한 산림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위성영상을 통해 분석 해오고 있다. 이는 북한 산림의 변화와 그 경향을 파악하기에는 유용하나, 이를 통해 매년 변화하는 자연적, 사회 경제적, 국제정세 관련 요소 등이 북한의 산림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산림황 폐화 시기에 대한 정확한 파악은 변화의 동인을 탐지-이해-산림복구로 이어지는 결정적 요소이기 때문에, ‘남북 산림 협력’, 다시 말해 북한 산림황폐지의 조림 활동을 골자로 한 협력 계획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뿐만 아니라, 연간 변이를 정확하게 측정해야 하는 국제 기준의 산림탄소 측정·보고· 검증 (Measurement, Reporting and Verification System, MRV)을 고려할 때, 10년 주기의 산림면적 변화 모니터링은 적합하지 않다 (Kennedy et al. 2018).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관측의 고도화는 미래 변화 추정을 위한 모형의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산림 선진국과 세계 수준의 연구기관들은 산림자원의 변화를 시공간적으로 추정하기 위한 독자적인 모형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산림탄소의 평가 및 보고, 기후변화 영향 예측, 정책평가 및 수립 등에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림은 대부분 복잡한 산악지형에 분포하고 있으며, 각 임분의 크기가 작고 임분밀도가 높아 전 지구 규모의 모형을 적용하는 것에 많은 한계가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독자적인 모형의 개발 및 응용을 위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지만, 이를 북한 및 한반도 전체 산림에 적용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Lee et al. 2014;Kim et al. 2019;Song et al. 2023). 뿐만 아니라, 북한 산림의 경우 체계적인 산림관측시스템의 부재와 실제 관측자료에 대한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북한 지역의 자료만을 활용하여 모형을 개발하는 것에 한계가 따른다. 따라서, 원격탐사와 남한의 관측자료를 기반으로 한 한반도 산림모형을 개발하고, 이를 북한지역에 적용하여 실제적인 북한 산림복구계획 수립과 이를 통한 잠재적 기대효과를 파악하는 연구 활동이 시급히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1) 원격탐사자료를 활용하여 지난 20년 간 (2000~2019년) 한반도 내 산림면적 변화를 정량화하고, 2) 한국형 산림생장모형과 원격탐사자료를 활용하여 한반도 전체 산림자원의 변화를 추정하였다. 3) 그리고 정량화 된 산림자원의 변화를 기반으로 북한 산림복구 및 조림을 위한 정책적 제언을 도출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본 연구에서 ‘산림자원’은 산림면적, 임목축적, 산림 탄소량 등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을 설명하는 경우에만 사용하였고, 그 외에는 구체적인 용어를 사용하여 서술하였다. 본 연구는 크게 두 단계로 진행되었다. 1) Landsat 위성영상자료를 기반으로 지난 20년간 (2000~2019년)의 1년 단위로 한반도 전체 산림면적의 변화를 정량화하고, 2) 산림생장 모형을 활용하여 2000~2020년 기간 산림면적 증감에 따른 한반도 전체 산림 탄소량 변화를 추정했다.
2.1. 연구재료
우리나라는 2000년대 이후, 고해상도 항공사진을 기반으로 구축한 임상도와 5년 주기로 수행되는 국가산림자원 조사 등을 통해 산림환경공간정보가 매우 정밀하게 구축되어 왔으며, 이는 우리나라 산림의 탄소량 분석 및 예측 (Kim et al. 2017a, 2019), 기후변화 영향 평가 (Kim et al. 2017b, 2017c), 생태계서비스 평가 등을 분석하고 정량화 하는 데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 및 북한 정부에서 제공하는 북한 산림에 대한 환경공간정보는 접근이 제한되어 있거나 단순 통계자료로 연구에 활용하기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European Space Agency (ESA)에서 제공하는 토지피복자료, NASA의 위성탑재 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센서와 Landsat 자료를 통해 추정된 수고 (Canopy height) 정보를 기반으로 한반도 산림환경공간정보를 구축하여 연구에 활용하였다.
2.1.1. 한반도 토지피복과 산림면적 변화
ESA의 Climate Change Initiative (CCI) 토지피복자료 는 전 지구 규모의 토지피복 변화를 관측하기 위해 4개의 위성에서 촬영한 영상을 가공하여 만든 자료다 (Lamarche et al. 2017). 총 22개 유형으로 토지피복을 분류하고 있으며, 공간해상도는 300 m×300 m로 다른 전 지구 규모의 토지피복자료에 비해 높은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기간의 시작 시점인 2000년도의 ESA CCI 토지 피복자료를 사용하였다.
산림면적 변화는 Landsat 위성을 통해 관측된 원격탐사 자료를 활용하였다. Landsat 위성자료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전 지구 표면을 관측한 자료이며, 다양한 분야 (토지 피복 변화 등)에 활용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미항공우주국과 지질조사국에서 공동으로 운용하는 Landsat 자료를 기반으로 한 지난 20년간 (2000~2019년)의 산림변화탐지 정보를 활용하였다 (Hansen et al. 2013).
2.1.2. 한반도 산림수고
본 연구에서는 Potapov et al. (2020)에서 개발한 30 m×30 m 공간해상도의 산림수고자료를 활용하였다. 본 자료는 NASA Global Ecosystem Dynamics Investigation (GEDI) 센서에서 관측한 수고자료를 Landsat 자료 등을 활용하여 외삽한 전 지구 자료이다. GEDI는 NASA에서 최초로 식생을 관측하기 위해 위성에 탑재한 LiDAR 센서로 1,064 nm의 레이저 빔을 통해 전 지구 산림의 삼차원 높이 정보를 샘플링하며, 관측된 LiDAR 파형 정보는 Gaussian decomposition 방법을 통해 수고를 추정한다.
2.2. 연구방법
2.2.1. 위성영상을 활용한 산림변화탐지 및 정량화
산림변화의 기준은 기존 산림 (2000년)의 산림울폐도 (Crown density)가 30% 이상 변화하였을 때, 이를 산림손실 혹은 산림복구로 정의하고 이에 따른 시·공간정보를 도출한다. 산림울폐도는 Spectral unmixing 분석을 통해 추정되며, 추정모형은 전 지구 규모에서 선정된 울폐도 자료를 활용한다. 울폐도 추정 후 센서 간 혹은 연간 변이성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정규화 분석을 추가적으로 적용하여 자료의 신뢰도를 향상시켰다. 본 연구에서는 남북한 산림 변화를 시공간적으로 정량화하며, 남북한의 각 행정구역별로 산림변화시계열 데이터를 구축 및 분석하여 산림손실 hotspot 등을 파악하였다. Figure 1은 Landsat 자료를 통해 탐지된 우리나라 덕유산 국립공원 주변의 산림손실 및 해당 손실시기의 예를 보여준다. 분석된 산림손실 시공간 자료는 이후 산림자원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구축된 산림생 장모형과 함께 한반도 탄소저장량을 정량화하는 데 활용되었다.
2.2.2. 임상구분 및 수고추정
ESA 토지피복자료에 따르면 200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산림면적은 6,077,673 ha로, 북한의 산림면적은 9,437,193 ha로 확인되었다 (Lamarche et al. 2017). 유엔 식량농업기구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FAO) 의 보고에 따르면, 같은 시기 우리나라와 북한의 산림면적은 각각 6,248,000 ha, 8,210,000 ha로 나타났다 (Dalsgaard 2001). 우리나라의 산림면적은 두 자료가 유사하나, 북한의 경우 100만 ha 이상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실제로 북한의 산림면적은 발표하는 기관과 산림의 정의 등에 따라 755~986만 ha까지 다양한 추정치가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KREI 2013), ESA 산림자료에 대한 추가적인 교차검증은 실시하지 않았다.
ESA의 토지피복자료를 활용하여 한반도 산림을 침, 활, 혼효림으로 구분하였다 (Table 1). ESA 토지피복자료 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침, 활, 혼효림은 2000년 기준으로 2,674,000, 3,349,305, 6,588 ha로 파악되었으며, 동일 년도의 임업통계연보는 각 임상을 2,711,421, 1,665,550, 1,885,247 ha로 추정하였다 (KFS 2010). 두 자료를 비교해 보면, ESA의 분류기준과 알고리즘은 우리나라의 혼효림을 대부분 활엽수림으로 구분한다는 한계가 있으나 침엽수림을 상당히 정확하게 분류하고 있고, 다양한 연구에서 자료의 정확도와 유용성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본 연구에 활용하는 것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NASA에서 구축한 전 지구 수고정보를 제5차 국가산림 자원조사 자료와 비교해 본 결과 실측값에 비해 과대추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복잡한 지형구조가 수고 추정값의 불확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되며, 이를 보정하기 위해 (Eq. 1)을 고안하여 적용하였다.
H: Stand height (m); TCH: Tree Canopy Height (m); SL: Slope (°); i: Cell number; j: Forest type; T: Annual mean temperature; d: Intercept; a, b, and c: coefficients.
2.2.3. 임령 및 지위지수 추정
임령과 지위지수는 전통적인 임업경영뿐만 아니라, 산림의 탄소 동태와 생태계서비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Song et al. 2016;Kim et al. 2019, 2021). 북한 산림의 경우 통계 및 현장조사 자료의 부족으로 전체 산림의 임령과 지위지수를 파악하기 어렵고, 관련 연구도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두 가지 가정을 통해 자료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하였다. 먼저, 현재 북한과 한국 산림이 한국전쟁 이후에 같은 영급 발달과정을 가졌다고 가정했다. 우리나라의 산림은 고도에 따른 임령분포 경향이 뚜렷하다. 낮은 고도에 위치한 산림은 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인위적인 교란으로 인한 위험이 높은 동시에, 재조림도 원활하게 실시 되어 왔다. 5차 국가산림자원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림은 고도 0~100 m 지역에서 평균 임령이 31.8이며, 고도가 100 m 증가할 때마다 평균적으로 임령이 1.50씩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경향을 북한 산림에 동일하게 적용하여 북한 전체 산림의 임령을 추정하였다.
지위지수는 ‘기준임령의 우세목 수고’로 정의되며, 우리 나라의 경우 기준임령을 30년으로 정의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산림청에서 수종별 수확표를 구축할 때 적용하였던 수고생장모형과 계수를 활용하여 전체 산림의 지위지수를 추정하였고 (Eq. 2), 추정된 수고와 지위지수의 분포는 Figure 2와 같다.
SI: site index; H: estimated stand height (m); ageSI: standard stand age for SI; agei: stand age of i stand in 2000 year; a and b: coefficients
2.2.4. 산림변화에 따른 탄소저장량 및 흡수량 변화 추정
본 연구에서 도출된 산림면적 변화 결과를 기반으로, 같은 기간 동안 남북한 산림의 탄소량 (저장량 및 흡수량) 변화를 국가산림자원조사 자료와 한국형 산림생장모형 (Kim et al. 2019)을 활용하여 추정하였다. 본 모형은 환경적 다양성과 인위적인 관리의 영향을 복합적으로 반영하여 시·공간적 산림자원의 정량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다양한 연구에서 우리나라 산림의 임목축적과 탄소량을 평가하는 데 활용되어 왔다 (Kim et al. 2021;Hong et al. 2022, 2023). 모형에 대한 상세한 방법론은 Kim et al. (2019)에 서술되어 있다.
3. 결 과
3.1. 원격탐사기반의 한반도 산림손실 정량화
Landsat 위성자료를 기반으로 한 한반도 산림손실 면적은 478,334 ha로 추정되었으며, 북한과 남한은 각각 48.6% (232,610 ha)와 51.3% (245,725 ha)의 총 손실 면적을 차지하여 지난 20년간 북한과 남한이 비슷한 면적의 산림을 손실한 것을 확인하였다 (Figs. 3a and 4). 북한의 경우 양강도, 함경남도, 자강도, 그리고 함경북도에서 각각 약 4만 ha 의 산림이 손실되었으며, 남한의 경우 강원도에서 가장 많은 약 6만 ha의 산림이 지난 20년간 손실되었다. 강원도 다음으로 경상북도 (35,325 ha)와 전라북도 (33,655 ha)의 산림손실이 가장 컸다. 도 단위의 산림손실 면적의 크기는 강원도와 같이 일반적으로 산림면적이 높은 행정구역에서 가장 큰 손실이 관측됨을 알 수 있었다.
산림손실 면적을 초기 산림면적으로 (2000년) 정규화하여 각 지역별 산림손실률을 (%) 추가적으로 살펴보았다 (Figs. 3b and 5). 분석 결과에 따르면 남한의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속한 산림손실이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충청남도는 2000년 산림면적을 기준으로 약 10% 정도의 산림이 손실된 것으로 파악되었고, 전라북도와 세종시에서는 약 8~9% 정도의 산림이 지난 20년간 손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경우 양강도와 함경남도가 약 6.2%와 5.6%의 산림손실이 발생했고, 이는 북한 내에서 가장 높은 산림손실률을 보인 것이다. 남한과 북한의 산림손실률은 공간적으로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경우 산림면적이 높은 지역에서 높은 손실률을 보이고 있고, 남한의 경우 산림면적이 낮은 지역, 즉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지역에서 높은 산림손실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년간 산림손실 면적을 시계열로 살펴보면, 남한의 경우, 지난 20년간 지속적으로 산림손실 면적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Fig. 6). 특히 2015년 이후 매년 2만 ha 이상 산림이 손실되고 있고, 이는 전체 산림손실의 약 50%를 차지한다. 북한의 경우 2010년 이후 산림손실 면적이 감소하다 2019년에 약 2만 5천 ha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이는 대규모 산불에 의한 손실로 여겨진다. Landsat 자료를 통해 파악한 남북한의 산림손실은 2010년 이전에는 북한이 더 많은 면적의 손실을 보인 반면, 2010년 이후로는 남한의 산림손실 면적이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본 연구에서 산림증가는 연구기간의 첫해인 2000년에는 산림으로 분류되지 않았으나 20년 후 50% 이상의 산림 울폐율의 증가가 발생했을 경우로 정의된다 (Hansen et al. 2013). 분석 결과, 지난 20년간 산림증가 면적은 남한과 북한이 각각 383 ha와 97 ha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Fig. 7). 이는 남한의 산림증가율이 북한에 비해 약 4배 정도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지속적인 산림관리 및 경영을 통한 결과물로 해석된다. 지역별로 나누어 보았을 때, 북한의 경우 자강도에서 가장 많은 면적에서 산림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평안남도가 그 뒤를 이었다. 남한의 경우 강원도에서 가장 넓은 약 150 ha의 면적에서 산림이 증가했고, 경상북도에서 약 70 ha의 산림이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3.2. 수고추정 회귀모형 분석 결과
분석 결과, 모든 수종에서 각 독립변수에 대한 계수의 통계적인 유의성이 검증되었으나 (Table 2), 전체적인 R2는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침엽수림: 0.43, 활엽수림: 0.23, 혼효림: 0.20). 이러한 한계는 1) 추정값과 실측값 간의 공간해상도 차이, 2) 우리나라의 복잡한 지형구조, 3) 전 지구 규모에 맞춰진 방법론과 아시아 지역 검증 조사구의 부재, 4) 측정 오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야기되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모형을 통해 추정된 임분수고의 범위가 5~35 m로 우리나라 산림수고의 실제 분포 범위를 잘 반영해 주고 있다 (Fig. 8).
3.3. 한반도 산림탄소 정량화 및 검증
모형 분석 결과 2000년의 우리나라와 북한 산림의 총 지상부 탄소저장량은 211.5 Tg C과 277.1 Tg C으로 추정되었으며, 2020년에는 각각 357.9 Tg C과 417.4 Tg C으로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같은 기간 남한과 북한 산림의 단위면적당 평균 탄소저장량은 각각 34.8 Mg C ha-1과 29.4 Mg C ha-1에서 58.9 Mg C ha-1과 44.2 Mg C ha-1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분석기간 동안 남한의 산림에서 평균적으로 단위면적당 매년 1.21 Mg C ha-1 yr-1 의 탄소저장량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북한의 증가량 (0.74 Mg C ha-1 yr-1)에 비해 약 63% 높다.
본 연구 결과의 검증을 위해 다음 세 자료와 모형 결과를 비교를 하였다. 1) 국가산림자원조사 (5, 6차) 자료를 통해 구축된 전국 16개 시·도별 임분 평균 축적, 2) 임업통계 연보 자료 기반의 시계열 (2000~2018년) 자료, 3) 전 지구 산림 바이오매스 추정 결과들과 비교해 보았다. 먼저 국가 산림자원조사 자료의 경우, 조사시기를 고려해 모형의 결과값 중 2007년과 2013년의 값을 검증에 활용하였다. 분석 결과 2007년과 2013년 모형 추정치는 5, 6차 국가산림자원 조사 자료의 관측값과 비교하여 -10.9~+18.2% 범위의 편차를 갖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결정계수 (R2)는 각각 0.78과 0.71로 추정되었다 (Fig. 10). 임업통계 연보 자료를 기반으로 2000~2018년 기간의 시계열 임목축적값과 모형의 결과를 비교했을 때 연간 변이의 97%가 모형을 통해 설명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Fig. 11a). 2000년대 초반의 모형의 추정치는 임업통계연보 자료의 값과 비교하여 약 20% 과대추정된 경향을 볼 수 있다. 이는 모형의 오류가 아니라, 4차 (1996~2005)와 5차 (2006~2010) 국가산림자원조사 간에 조사 체계가 바뀌고 고도화되면서, 과거 통계자료로 산출된 생장률에 의해 추정된 임목축적보다 실제 임목 축적이 높게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시계열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과거 임목축적 자료 (1990~2009)에 대한 재계산이 진행 중에 있다 (GIR 2017).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ESA에서 2010년과 2017년 기준으로 추정한 전 지구 지상부 산림 바이오매스 자료, 국가산림자원조사 자료, 그리고 본 연구 결과를 행정구역 단위로 비교해 보았다 (KFS 2010, 2019;Santoro et al. 2018;Santoro and Cartus 2019; Figs. 11b, c and 12). 6차 국가 산림자원조사의 임목축적 자료를 산림과학원에서 개발한 수종별 바이오매스 확장계수와 목재기본밀도를 통해 바이오매스로 변환하고, 이를 행정구역 단위로 비교한 결과, ESA 산림 바이오매스 자료는 실제 국가산림자원조사를 통한 바이오매스 측정치의 변이를 45% 정도 설명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6차 국가산림자원조사, 본 연구에서 개발한 생장모형을 통한 추정치, ESA의 2010년 자료는 우리나라 산림의 평균 지상부 바이오매스를 각각 101.2, 102.9, 87.2 Mg ha-1로 추정하였다. 이는 3년 정도의 시간차를 고려하더라도 ESA의 산림 바이오매스 추정 결과는 우리나라 산림 탄소량을 다소 과소 (14%) 추정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규모의 지상부 바이오매스 공간적 패턴은 본 연구를 통해 개발한 모형의 추정치와 ESA의 추정치가 높은 유사성을 보임을 알 수 있다 (Fig. 12). ESA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북한 산림의 평균 지상부 바이오매스는 2010년 92.0, 73.1 Mg ha-1 에서 2017년 105.2, 84.9 Mg ha-1로 증가했다. 이 기간 연 평균 지상부 바이오매스 증가량은 각각 1.88, 1.67 Mg ha-1 yr-1이며, 이는 본 연구에서 개발한 모형 결과와도 유사하다. 다양한 실측, 원격탐사, 그리고 모형 결과를 통해 확인한 남북한의 지상부 바이오매스 차이는 우리나라 산림이 북한보다 잘 조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생산성과 탄소흡수량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3.4. 산림면적 변화에 따른 탄소배출량
본 연구의 산림면적 변화 분석 결과를 모형에 적용하여 2001~2019년 기간 우리나라와 북한 산림의 면적 변화를 통해 배출된 탄소를 정량화한 결과, 각각 911.7, 1,387.5만 톤으로 추정되었다 (Fig. 13). 북한과 우리나라의 산림면적 변화의 총량은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See Section 3.1) 이 결과는 북한에서 상대적으로 탄소저장량이 높은 산림이 손실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로 인한 산림 생태계 기능과 서비스의 저하, 생물다양성의 손실 등도 북한에서 더 크게 일어났다고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이는 산림면적 변화의 원인과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 차이로 추정되며, 추후 이를 위한 연구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 고찰 및 제언
북한 산림을 대상으로 한 위성영상 기반의 산림면적 변화에 대한 연구는 위성영상 활용이 가능한 시점부터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왔다. 하지만 분석에 적용된 용어의 정의 (산림, 산림손실 등), 분석방법론, 분석자료 등이 다름으로 인해, 연구들 간의 결과가 크게 상이한 것이 사실이다. 한 예로, Dong et al. (2020)은 2000년과 2015년 사이 북한과 남한의 산림에서 약 37.7만 ha와 5.1만 ha의 산림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하였고, 이는 북한에서 남한보다 약 7.3배 넓은 면적에서 산림손실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본 연구에서 탐지한 남북한의 산림손실이 과거 20년간 비슷한 경향을 가지고 발생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북한: 23.3만 ha, 남한: 24.6만 ha; Fig. 6). 또 다른 예로, 산림과학원에서 발표한 북한 산림황폐지 면적은 2000년대 초기에 급속한 증가 이후 2010년대에 들어오면서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산림과학원은 1999년 163만 ha, 2008년 284만 ha (1999년 대비 121만 ha 증가), 그리고 2018년 262만 ha로 (2008년 대비 22만 ha 감소) 산림황폐화 면적을 추정하였다. 산림과학원의 추정치는 본 연구에서 보고한 산림손실 시계열자료가 보여주는 산림손실 증가추세와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산림 및 산림황폐화의 정의, 분석 방법론, 분석자료 등이 다르기 때문이며, 따라서 각 연구 결과들의 직접적인 비교는 쉽지 않다. 따라서, 향후 연구 결과 간 차이를 만드는 요소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각 연구 간 정합성을 높이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며, 이를 통해 국가의 정책결정 등에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결과 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에서는 한반도 산림면적의 변화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체의 산림탄소저장량을 추정하는 분석 또한 진행 하였다. 이는 앞선 한반도를 대상으로 한 탄소저장량 및 변화 관련 연구들과 더불어 북한 산림의 탄소저장량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평가된다. 본 연구는 이전 연구들과는 (Cui et al. 2014;Luo et al. 2020;Cho et al. 2023) 달리, 매해 산출된 산림면적의 변화와 임령 증가에 따른 산림생장을 고려함으로써 보다 현실적인 산림 탄소동태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보여준 산림탄소량의 변화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산림의 건강성과 생산성을 직,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도 활용될 수 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남, 북한 산림면적의 변화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단위면적당 탄소저장량과 흡수량은 북한 산림이 남한 산림에 비해 각각 25%, 40% 정도 낮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는 북한 산림의 면적 변화뿐만 아니라 건강성 및 생산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도 병행되어야 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는 향후 실측자료, 위성자료 및 모형을 통합적으로 활용하여 북한 산림면적 및 탄소저장량 그리고 생산성을 평가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함을 시사하며, 이와 같은 과학적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북한의 산림조성 및 복구를 위한 국가 차원의 계획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북한은 현재 우리나라와 같이 체계적인 국가 차원의 산림조사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Bae 2013). 이는 REDD+와 같은 인센티브 프로그램에 북한 스스로가 참여하여 황폐지 복구 등을 통해 사회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을 제한하는 요소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우선적으로 국가산림자원조사와 같은 국가 차원의 산림조사시스템의 기술적 부분을 협력을 통해 공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 그리고 본 연구와 같이 실측자료, 위성영상, 그리고 모형을 통합적으로 활용한 산림면적 및 탄소저장량 모니터링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평가하여, 한반도 전체 산림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은 향후 남북한 산림 생태계 및 생물다양성 관리 전략 수립, 기후변화 적응대책 수립, 북한 황폐지에 대한 복구지 우선순위 선정, 복구계획 및 관리 전략 수립 등 장기적인 남북한 산림관리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적 요
본 연구는 한반도 전체 산림면적과 탄소저장량의 변화를 추정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위성영상을 활용하여 2000~2019년 기간 산림면적의 변화를 연도별로 분석하였으며, 한국형 산림탄소모형을 기반으로 2000~2020년의 산림탄소 변화를 추정하였다. 모형의 검증을 위해 국가산림자원조사 자료와 임업통계연보, European Space Agency (ESA)에서 구축한 산림 바이오매스 지도를 활용하였다. Landsat 위성자료를 기반으로 한 한반도 산림손실 면적은 478,334 ha로 추정되었으며, 북한과 남한은 각 각 48.6% (232,610 ha)와 51.3% (245,725 ha)의 총 손실 면적을 차지하여 지난 20년간 북한과 남한이 비슷한 면적의 산림이 손실된 것이 확인되었다. 모델 분석 결과 2000년의 우리나라와 북한 산림의 지상부 탄소저장량은 211.5, 277.1 Tg C으로 추정되었으며, 2020년에는 각각 357.9, 417.4 Tg C으로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우리 나라와 북한 산림의 단위면적당 평균 탄소저장량은 각각 34.8, 29.4 Mg C ha-1에서 58.9, 44.2 Mg C ha-1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 산림이 북한의 산림보다 전반적인 생산성과 탄소흡수량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ESA의 분석 결과에서 우리나라의 산림 바이오매스가 다소 낮게 추정된 것이 확인되었으며, 따라서 앞으로 보다 활발한 연구와 정보공유 등을 통해 국제 사회 및 학문의 영역에서 우리나라 산림의 평가가 제고될 필요성이 있다고 사료된다. 본 연구 결과는 한반도 전체 산림 탄소 및 자원의 추정에 행정구역 및 국가 단위의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향후 북한 산림환경복구 계획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