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브라운송어 (Salmo trutta)는 연어목 (Salmoniformes) 연어과 (Salmonidae)에 속하는 담수어류로 최대 1 m까지 성장할 수 있는 대형 육식성 어종이다. 브라운송어 (S. trutta)는 주로 식용, 레크레이션, 그리고 상업적인 목적으로 서식지 외의 지역으로 인위적인 유입이 이루어져 왔다 (NIE 2020). 브라운송어의 원산지는 유럽, 북아프리카 및 서아시아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나, 서식지 외 지역으로의 이입 및 확산으로 인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브라운송어는 육식성이 강하고 다른 토착 연어과 어류와의 먹이 및 섭식 경쟁에서 우위를 점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침입성 외래종의 피해가 보고되었다 (Townsend 1996;Korsu et al. 2010;Hasegawa 2020). 세계자연보전 연맹 (IUCN)은 브라운송어를 ‘세계 최악의 100대 외래 침입종’으로 지정한 바 있다 (Lowe et al. 2000). 이에 국립생태원은 국내 서식하는 연어과 어류에 기생충 및 전염병 전파 우려와 교잡을 통한 유전자 교란뿐만 아니라 수계 상류에서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인 열목어 (Brachymystax lenok tsinlingensis)와 서식지 및 먹이 경쟁을 통한 열목어의 서식지 교란과 개체수 감소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NIE 2022), 2022년 8월 31일 브라운송어를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하였다.
외국에서는 브라운송어의 서식환경, 이동성과 행동 패턴, 성장, 산란시기 및 선호 하상 기질, 월동, 섭식 등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어 왔다 (Reiser and Wesche 1977;Allan 1978;Kaeding and Kaya 1978;Cunjak and Power 1986;Raleigh et al. 1986;Wesche et al. 1987;Jonsson 1989;Young 1995;Belica 2007). 그러나 국내에서는 브라운송어의 서식 및 정착 확인, 성장도 및 비만도에 따른 정착에 대한 연구만이 진행된 바 있다 (Park et al. 2022;Kim et al. 2023). 브라운송어의 먹이원으로 삼는 대상은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소형 어류와 치어, 어류의 알 (egg), 동물플랑크톤 등을 포함하여 매우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llan 1978;Kaeding and Kaya 1978).
먹이원 분석과 같은 섭식 생태 연구는 각종 영양단계와 생태계 기능적 역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Brodeur and Pearcy 1992;Woottom 2012). 또한, 유용할 수 있는 먹이원의 차이에 의해 주어진 서식환경 및 생태계를 파악할 수 있고 (Nakano and Murakami 2001;Baxter et al. 2005), 생태계 구조, 종 구성 및 개체군 역학에 대한 이해에도 기여한다 (Litvaitis 2000;Ahlbeck et al. 2012). 브라운송어로 인한 외국의 피해 사례는 뉴질랜드에서 토종 어류의 지역적 멸종과 분열, 무척추동물의 개체수가 감소하는 등 하천 생태계를 크게 변화시켰다 (Townsend 1996;Peter and Gerard 2017). 또한, 호주에서는 먹이와 서식지 경쟁에서 토종 어류를 압도하여 어류의 개체수의 감소와 지역적 멸종을 야기시키며, 어류뿐만 아니라 무척추동물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먹이사슬의 변화를 발생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Crowl et al. 1992). 그러나 국내에 서식하고 있는 브라운송어의 먹이원에 대한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소양강 일대에만 정착이 확인된 브라운 송어와 육안 식별이 가능하고 주요 먹이원으로 알려진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에 대한 분석을 중점으로 수행하였다. 또한, 브라운송어의 위 내용물을 통해 섭식 패턴을 파악하여 생태계교란 생물 (Invasive species)인 브라운송어의 향후 개체군 관리에 대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재료 및 방법
2.1. 조사지점 및 시기
본 연구는 국내 브라운송어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춘천시의 소양강댐 하류 하천의 본류 3개 지점과 연간 냉수가 공급되는 송어 양식장의 방류구가 위치한 지류 하천 1개 지점을 선정하였다 (Table 1; Fig. 1). 조사 시기는 2022년부터 2023년간 브라운송어가 활동하는 시기를 고려하여 계절별 조사를 실시하였다 (1차: 2022년 2월과 3월, 2차: 7월, 3차: 9월, 4차: 10월, 5차: 2023년 3월, 6차: 6월, 7차: 8월, 8차: 10월).
2.2. 조사방법 및 분석
현장 조사는 이화학적 수질, 물리적 서식환경 (유속, 수심, 하상구조), 수서생물상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어류), 그리고 브라운송어의 개체군 정밀 조사와 위 내용물 분석을 중점으로 수행하였다. 이화학적 수질의 조사는 휴대용 다항목수질측정기 (HI-98194; Hanna Instruments, USA) 를 이용하여 현장에서 수온, 용존산소, pH, 전기전도도를 각각 측정하였다. 물리적 서식환경은 유속과 하상구조를 대상으로 조사하였으며, 유속은 유속계 (FLOWATCH; JDC electronics, Swiss)를 이용하여 조사하였다.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채집은 여울 (riffle)에서 surber sampler (30 cm×30 cm, mesh size: 1 mm)로 하상의 구조와 유속 등을 고려하여 3회씩 정량 채집하여 단위 면적당 출현개체수 (Inds. m-2)를 산출하였다. 또한, handnet과 핀셋을 이용하여 흐름 (run), 정수 (pool), 수변 및 수 생식물 등의 서식처에서 종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해 30분 이상의 정성 채집을 병행하였다. 채집된 시료는 현장 에서 94% Ethanol에 고정하여 실험실로 운반한 후, 실체 현미경 (SZ61; Olympus, Tokyo, Japan)을 활용하여 동정 (identification)하였다. 동정은 Yoon (1988, 1995), Won et al. (2005), Jung (2011), Kim et al. (2013), Kwon et al. (2013) 등을 참고하였으며, 형태의 동정이 어려운 일부 분류군은 속 (genus), 과 (Family) 또는 목 (Order) 수준의 sp.로 처리하여 분석하였다.
어류의 채집은 족대 (mesh size: 4×4 mm)와 투망 (mesh size: 7×7 mm)을 주로 이용하였다. 채집된 어류는 Kim et al. (2005), Han et al. (2015), Chae et al. (2019)에 의거하여 동정을 실시하였으며, 현장에서 동정이 어려운 개체의 경우 10% 포르말린 또는 70%의 에탄올 용액에 고정한 다음 실험실로 운반한 후 동정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 어종인 브라운송어의 경우 개체별 전장 (1 mm 단위)과 체중 (0.01 g 단위)을 측정한 후 이를 기록 하였다. 계측 이후 브라운송어의 위 내용물의 분석을 위하 여 복강을 절개한 후 위를 적출하여 94% 에탄올에 고정시켜 실험실로 운반·보관하였다.
2.3. 브라운송어의 전장-체중 관계, 비만도
브라운송어의 전장과 체중을 기반으로 산출되는 전장- 체중 관계는 로그함수를 취하여 선형의 수식을 산출하였다 (Le Cren 1951;Anderson and Gutreuter 1983).
어류 개체군의 건강성을 평가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인 비만도 지수 (Condition factor, K)는 서식환경 및 먹이원의 섭식 상태를 반영하는 지수이다 (Anderson and Neumann 1996). 기울기에 따라서 전장 대비 비만화 또는 왜소화 경향을 판단한다.
2.4. 서식기능군 분석 및 통계 분석
채집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모든 종별 개체수는 단위면적당 출현개체수 (ind. m-2)로 환산하여 분석하였다. 하상구조, 수변식생, 유속 등의 물리적 서식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먹이원으로서의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에 대한 서식기능군 (Habitat orientation groups, HOGs)을 분석하였다 (Merritt et al. 1996). 또한, 브라운송어의 전장에 따라 먹이원 섭식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SPSS 통계프로그램 (Ver. 20)을 이용하여 Pearson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서식환경
본 연구에서 브라운송어가 서식하는 소양강댐 하류의 이화학적, 물리적 서식 현황은 다음과 같다 (Table 2). 전반적인 평균 수온은 12.8°C, 최대 17.7°C이었으며, 브라운송어의 생리학적인 한계 수온인 20.5°C 미만이었다 (Vornanen et al. 2014). 냉수성 어종인 브라운송어의 성장을 위한 최적의 수온은 약 13°C이며, 범위는 약 12~16°C 의 수온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Elliott 1975), 본 연구 조사 지점별 평균 수온은 12.4~13.4°C의 범위로 나타나 전 지점에서 브라운송어의 성장에 최적의 수온이 제공되는 서식 환경인 것으로 판단된다 (Fig. 2). 용존산소는 평균 11.27 mg L-1이었으며, 최소 7.04 mg L-1, 최대 16.43 mg L-1의 범위를 보였다. 브라운송어의 높은 대사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7 mg L-1 이상이 필요하고, 5 mg L-1 이하가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Haury et al. 1999), 조사 지점에 따른 평균 용존 산소는 8.59~12.53 mg L-1의 범위를 보여 지점별 양호한 서식 환경으로 판단된다. pH는 6.21~8.56의 범위를 나타내었고, 전기전도도는 평균 86 μS cm-1로 나타났다.
유속의 경우 평균 0.5 m s-1이었으며, 소양강댐의 발전 방류가 중단된 시기에는 최소인 0.0 m s-1, 소양강 다목적 댐의 발전 방류가 있던 시기에는 최대 1.7 m s-1로 나타났다. 지점별 평균 유속은 0.3~0.6 m s-1의 범위를 보였으며, 지류 하천인 St. 4에서 가장 낮은 유속을 보였다. 하상은 호박돌 (64~256 mm) 기질이 평균 34%를 차지하였으며, 큰자갈 (16~64 mm) 24%, 자갈 (2~16 mm) 16%, 암반 (>256 mm) 14%, 모래 (<2 mm) 12% 등의 순으로 비교적 다양하게 조성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브라운송어의 생태 특성에 대한 다른 연구 (Haury et al. 1999;Belica 2007;Hasegawa 2020;Park et al. 2022)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3.2. 어류 종 조성 및 냉수성 어종의 분포 현황
각 지점별 어류상 조사 결과, 총 11과 29종 2,223개체가 채집되었으며 (Table 3), 우점종은 멸종위기야생생물 II급 으로 지정된 가시고기 (33.6%), 아우점종은 빙어 (19.6%) 로 나타났다. 그 외 밀어 (7.5%), 대륙종개 (6.8%), 참종개 (5.3%)의 순으로 확인되었으며, 브라운송어는 3.33%로 전체 채집 어류 가운데 5% 미만의 상대풍부도를 보였다. 소양강 본류 지점 (St. 1~3)에 비해 지류 하천의 지점 (St. 4) 에서 전반적으로 중류부터 중·상류 구간에서 보편적으로 출현하는 종들과 가시고기, 빙어 등의 특정 개체군의 출현이 높아 어류상이 다소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양강 본류에 비해 발전 방류에 따른 유속, 유량 등 물리적인 교란이 적고, 우안의 송어 양식장으로부터 낮은 수온의 유량이 방류되고 있으며 수생식물, 소 (pool) 등 이 잘 발달하여 어류의 미소서식지가 조성되어 있는 점으로 미루어 St. 4에서 보다 다양한 종들이 서식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소양강 본류를 대상으로 냉수성 어종의 상대풍부도를 살펴본 결과 중·상류 구간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Fig. 2a). St. 2에서 가장 높았으며 (37.9%), 하류 구간에 위치한 St. 3에서 가장 낮았다 (10.7%), 이는 St. 2에서 빙어의 상대 풍부도가 높게 나타난 결과로 수온이나 용존 산소 등의 이화학적 수질 차이의 이유보다는 상대적으로 유속이 느린 수변부 서식처를 선호하는 등 빙어의 생태 특성의 이유로 판단된다.
브라운송어의 경우 상류에 위치한 St. 1에서 상대풍부도는 13.9%, 의암호와 인접한 St. 3에서 상대풍부도는 1% 로 나타나 상류에서 보다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ig. 2b). 특히 여름철 높은 기온의 영향으로 수온이 상승 하여 냉수성 어류인 브라운송어의 서식 한계를 보일 수 있는 여름철에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Fig. 2g). 기온이 가장 높은 여름철 (8월)의 수온은 16.8~17.0°C의 범위로 냉수성 어류의 서식 가능 범위이며, 브라운송어의 상대풍부도는 St. 1에서 9.8%, St. 2에서 1.0%, 그리고 St. 3에서 0.9%로 나타나 모든 시기를 종합한 결과 (Fig. 2b) 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온대 지역에서 냉수를 방류하는 댐의 경우 여름철 수온 차이가 크며, 댐 하류로 갈수록 수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만, 방류량이 증가 할수록 상·하류의 수온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Zaidel et al. 2021). 이처럼 본 연구에서 전체 시기 뿐만 아니라 여름철 St. 1에서 브라운송어의 상대풍부도가 높은 것은 댐 직하류 구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냉수를 공급 받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다른 연어과 어종인 산천어 (Oncorhynchus masou masou), 무지개송어 (Oncorhynchus mykiss)의 경우 상대풍부도 2% 미만으로 희소하게 출현하였으며, 뚜렷한 지점별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Fig. 2d, e, i, j).
3.3. 브라운송어의 전장 분포, 전장-체중 관계
본 연구에서 채집된 브라운송어의 전장 (Total length)을 기반으로 시기별 성장 양상을 확인한 결과 전장은 26~246 mm 범위로 대부분 당년생 (0+) 또는 만 1년생 (1+)의 이상으로 추정되는 개체들이 출현하였다 (Fig. 3). 브라운송어는 2~3년, 전장이 100~150 mm의 범위로 성장하면 성적으로 성숙하며 (Belica 2007), 수온이 낮아지는 10~12 월 경에 산란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iser and Wesche 1977;Raleigh et al. 1986). 2022년 2차, 2023년 6차 조사에서 채집된 브라운송어의 경우 부화 후인 전장 26~37 mm의 당년생 개체들의 가입 (recruitment)이 새롭게 확인되었으며, 전장 114~190 mm의 개체들과는 뚜렷하게 구분되었다. 2022년 3차, 2023년 7차 조사에서 채집된 61~96 mm, 2022년 4차, 2023년 8차 조사에서 채집된 개체들의 경우 평균 111 mm (87~138 mm)의 범위로 나타나 당년생 개체들이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한편, 2022년 1차, 2023년 5차에서 채집된 개체들은 평균 110 mm (75~175 mm)의 넓은 범위를 보였다. 노르웨이에서 만 1년생은 약 50 mm (Gabrielsen 1999), 포르투갈에서 74~83 mm (Maia and Valente 1999), 이란에서 102~128 mm이었으나 (Kheyrandish et al. 2010), 본 연구에서는 평균 111 mm로 나타나 다른 국가에 비해 성장속도가 빠른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위도와 고도의 특성을 반영한 온도의 차이가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Lee et al. 2021), 상대적으로 위도가 낮은 국내에서 먹이원으로 이용되는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의 다양도 및 풍부도가 높음에 따라 브라운송어의 성장 속도가 빠른 것으로 사료된다. 다만, 본 연구에서는 전장 분포를 기준으로 연령을 추정하였기에 향후 브라운송어의 산란 장소 및 시기 (Martling et al. 2020), 초기 생활사 (Syrjänen et al. 2008)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전장-체중 관계의 매개변수 b값은 3.243으로 산출되었다 (Fig. 4a). 매개변수 b가 3을 초과할 경우, 성장할수록 몸무게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몸집이 비대해짐을 의미하며 (Baek et al. 2020), 국내 선행 연구 (Kim et al. 2023)에서 전체 b값이 3.03으로 확인된 점으로 미루어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조사 시기에 따른 성장도를 볼 때, 모두 3.0 이상으로 나타났다 (Table 4). 터키 (Arslan et al. 2004)와 미국 유타주 (Sigler 1952)에서는 b값이 2.96으로 성장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인도 (Rawat et al. 2014)에서는 3.07로 성장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지역에 따라 성장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터키 (Arslan et al. 2004)에서는 가을과 겨울철에 성장도가 3.0 미만 (2.89~2.9), 국내 연구 (Kim et al. 2023) 에서는 이른 봄과 가을철에 성장도가 3.0 미만 (2.86~2.98) 의 성장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본 연구에서의 연중 3.0 이상으로 나타난 점과 상이한 결과로 나타났다. 이는 기온 하강에도 브라운송어의 수중 먹이원의 풍부도는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비만도 지수 (K)를 산출하여 기울기를 분석한 결과, 모든 시기에서 기울기는 0.0008~0.0032의 범위로 증가 (positive)하는 경향을 나타내어 에너지원을 축적하는 방향의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4; Fig. 4b).
3.4. 소양강댐 하류 일대의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상
본 연구기간 동안 소양강댐 하류 4개 지점에 대한 조사 결과, St. 1에서 23과 33종 343 inds. m-2, St. 2에서 24과 32종 779 inds. m-2, St. 3에서 20과 27종 227 inds. m-2, St. 4에서 27과 33종 1,203 inds. m-2 등 총 4문 6강 16목 36과 59종 638 inds. m-2가 조사되었다 (Table 5). 분류군에 따른 종별 출현 현황으로 비곤충류 (Non-insecta) 13종 (22.0%), 곤충류 (Insecta) 46종 (78.0%)이 확인되었다. 그 중 하루살이목 (Ephemeroptera)이 16종 (27.0%)으로 가장 다양한 종이 확인되었고, 그 다음으로 잠자리목 (Odonata) 및 파리목 (Diptera)이 각각 7종 (11.9%), 딱정벌레목 (Coleoptera) 5종 (8.5%), 노린재목 (Hemiptera) 및 날도래목 (Trichoptera)이 각각 4종 (6.8%), 강도래목 (Plecoptera) 3종 (5.1%)으로 나타났다. 개체별 현황으로 비곤충류 349 inds. m-2 (54.8%), 곤충류 288 inds. m-2 (45.2%) 중 파리목 170 inds. m-2 (26.5%), 하루살이목 76 inds. m-2 (11.8%), 날도래목 41 inds. m-2 (6.5%), 강도래목 2 inds. m-2 (0.3%) 등으로 나타났다. 국내 선행 연구 (Park et al. 2022)에서는 16목 36과 45종 1,637개체로 날도래목 13종 (28.9%), 하루살이목 8종 (17.8%) 등으로 본 연구에서 더 다양한 종과 개체군이 확인되었으며, 종 조성에서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본 연구에서 조사기간과 다양한 서식지 환경이 축적되어 반영된 결과로 판단된다. 주로 유수성 환경에 서식하며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EPT 분류군 (Ephemeroptera, Plecoptera, Trichoptera) (Lenat 1988)은 전체 출현 종 중 23종 (38.9%)으로 나타났으며, 118 inds. m-2 (18.6%)를 차지하였다. 전체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중 우점종은 실지렁이 (Limnodrilus gotoi, 29.2%)이며, 아우점종은 깔따구류 spp. (non-red type) (Chironomidae spp. (non-red type), 20.7%)로 확인 되었고, 그 외 옆새우류 (Gammarus sp., 10.2%), 플라나리아 (Dugesia japonica, 9.6%), 큰애우묵날도래 (Apatania maritima, 6.2%), 부채하루살이 (Epeorus pellucidus, 5.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3.5. 브라운송어 위 내용물에서 확인된 먹이원 분석
본 연구기간 동안 채집된 브라운송어 104개체의 위 내용물을 분석한 결과,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총 4문 5강 12목 22과 32종 854개체, 어류는 1과 1종 2개체, 육상 곤충은 1목 24개체가 동정되었다. 채집된 브라운송어 105 개체 중 공복으로 확인된 개체는 4개체로 전체의 3.8%에 불과하였다. 어류는 빙어 (Hypomesus nipponensis) 1 종, 육상곤충은 벌목류 (Hymenoptera sp.) 1종이 각각 확인되었다 (Table 5).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경우, 비곤충류 6종 (18.8%), 곤충류 26종 (81.2%)이 확인되었으며, 그 중 하루살이목 9종 (28.1%), 날도래목 8종 (25.0%), 딱 정벌레목 및 파리목이 각각 3종 (9.4%), 강도래목, 노린재목 및 나비목 (Lepidoptera)이 각각 1종 (3.1%)으로 확인 되었다. 브라운송어가 가장 많은 개체를 섭식한 분류군은 날도래목 334개체 (38.0%)로 확인되었고, 그 다음으로 비곤충류 205개체 (23.3%), 하루살이목 187개체 (21.3%), 파리목 78개체 (8.9%), 강도래목 45개체 (5.1%), 벌목류 24개 체 (2.7%), 딱정벌레목 3개체 (0.3%), 빙어 2개체 (0.2%), 노린재목 및 나비목이 각각 1개체 (0.1%)로 나타났다. 종별 분석한 결과, 큰애우묵날도래 (A. maritima, 34.8%), 물벌레류 (Asellidae sp., 13.0%), 범꼬리하루살이 (Ephemerella setigera, 12.2%), 옆새우류 (G. sp., 9.2%) 등의 순으로 확인 되었다. 전반적으로 비교적 수온이 낮고 하천의 중·상류 에서 흔히 관찰되는 종들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소양강댐에서 연중 7~8°C로 유지되는 중층 방류가 상시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하상이 호박돌 기질의 비율이 높은 물리적인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판단된다. 브라운송어의 위 내용물에서 확인된 종 (34종)과 4개 지점에 대한 저서성 대형무 척추동물 조사를 통해 확인된 종 (59종) 중 공통적으로 확인된 종은 총 23종으로 분석되었다. 영국 (Elliott 1967)에서는 7 cm 미만 (0+)의 전장에서 먹이원의 건중량을 기준으로 날도래목 25%, 하루살이목 23%, 강도래목 19% 등으로 나타나 본 연구와 비슷한 경향을 나타냈다. 반면, 미국 (Tebo and Hassler 1963;Cada et al. 1987)에서는 전장이 20 cm 이하의 개체군에서는 수서곤충류 (70%) 중 꼬마하루살이류 (Batidae spp.)가 주요 먹이원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전장이 20~40 cm 범위에서는 육상곤충 (50%), 그 이상의 개체군은 소형 어류 (60%)로 확인되는 등 본 연구에서 채집된 브라운송어 전장의 범위와는 맞지 않아 먹이원의 직접적인 비교는 할 수 없으나, 20 cm 이상의 전장에서는 육상곤충과 소형 어류의 섭식이 먹이원으로서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하천 차수 (Hur et al. 2009), 유폭 등 서식처 환경 차이에 따라 서식하는 먹이원의 종 다양도 및 풍부도가 달라 이에 따른 섭식 특성이 다양할 것으로 예상되며, 계절적으로 변동하는 먹이원에 대한 적응이 매우 높은 것으로 사료된다.
3.6. 먹이원의 서식기능군 (HOGs: Habitat orientation groups) 분석
브라운송어의 위 내용물에서 먹이원으로 확인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서식기능군 분석한 결과, 붙는 무리 (Clinger, CL) 18종 (62.2%), 굴파는 무리 (Burrower, BU) 4종 (13.8%), 기는 무리 (Sprawlers, SP) 및 헤엄치는 무리 (Swimmers, SW)가 각각 3종 (10.3%), 기어오르는 무리 (Climbers, CB) 1종 (3.4%)으로 확인되었다 (Fig. 5). 유수역에서는 미소서식처 다양성이 높아 상대적으로 헤엄치는 무리, 붙는 무리 등의 기능군이 다양하게 분포하며 (Ward 1992;Wiliams and Felmate 1992), 유속이 느리고 하상이 모래 등으로 단순할 경우 굴파는 무리, 기는 무리, 기어오르는 무리는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Yoon et al. 1992). 본 연구에서 브라운송어는 하상이 자갈, 호박 돌 등 다양한 구조와 흐름이 비교적 빠른 유수역에서 자갈 등에 붙어 서식하는 붙는 무리 (CL)의 섭식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속이 느리거나 단순한 하상에도 서식하는 굴파는 무리 (BU), 기는 무리 (SP), 기어오르는 무리 (CB)에서도 다양한 먹이 섭식 유형이 나온 것으로 확인되었다. 브라운송어는 7~19°C의 차가운 수온과 다양한 하상구조, 흐름이 있거나 빠른 유속에서 먹이의 가용성이 높으며 수변부 초목으로 형성되는 수피도 (Canopy) 가 짙은 곳에서 피난처, 먹이 섭식 등의 기회를 얻게 된다 (Belica 2007). 붙는 무리의 섭식 개체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결과는 이와 같은 서식지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사료된다. 또한, 브라운송어의 이동 및 행동 반경이 물리적인 서식처 변화에 크게 제한되어 있지 않으며, 먹이 섭식 또한 그 변화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행해져 상대적으로 섭식한 개체 비율은 낮지만 모든 기능군 특성의 먹이원을 섭식한 결과로 판단된다.
3.7. 브라운송어 전장에 따른 먹이원의 섭식 패턴
브라운송어의 전장 (Total Length, TL)에 따른 먹이 유형 (food type) 및 서식기능군에 따른 섭식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먹이 유형은 수서곤충 (Aquatic insects, AI),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benthic macroinvertebrates, BE), 어류 (fishes, F), 육상곤충 (Ground insects, GI)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Fig. 6). 40 mm 이하의 전장에서는 수서곤충 (AI)의 섭식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교적 흐름이 느린 곳에 서식하는 헤엄치는 무리 (SW), 굴파는 무리 (BU)를 섭식한 것으로 나타나 비교적 교란이 적고 활동 대비 먹이 섭식이 편한 서식처에서 주로 활동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전장 60~150 mm 범위에서는 수서곤충과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BE)의 섭식만 이루어지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유속이 빠르고 하상이 자갈 이상의 기질에서 서식하는 붙는 무리 (CL), 기는 무리 (SP)에 대한 섭식 종수 및 개체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볼 때, 물리적인 교란이나 서식처 환경에 대해 가장 잘 적응하고 활발한 활동을 나타내는 전장의 범위로 판단된다. 반면, 150 mm와 180 mm의 전장에서는 육상곤충 (GI)의 섭식 개체 비율이 높게 나타났고, 붙는 무리와 기는 무리의 개체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볼 때, 이 전장의 범위에서는 수변부 초목이나 흐름이 있고 수심이 깊은 곳에서 피난 또는 휴식을 취하고 활동에 대한 에너지를 아끼는 등 효율적이며 기회적으로 먹이를 섭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 채집된 브라운송어 중 가장 큰 240 mm 범위의 전장에서는 유일하게 어류 (F)를 섭식한 것으로 나타나 그 이상의 전장에서는 생체량이 큰 먹이원 위주의 섭식이 클 것으로 사료된다.
브라운송어의 전장 (TL)과 위 내용물에서 확인된 종과의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종은 큰애우묵날도래 (A. maritima), 꼬마줄날도래 (Cheumatopsyche brevilineata), 플라나리아 (D. japonica), 네점하루살이 (Ecdyonurus levis), 실지렁이 (Limnodrilus gotoi) (p<0.01), 옆새우류 (G. sp.) (p<0.05)로 나타났으며,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종은 방울하루살이 (Baetis ursinus) (p<0.01)로 확인되었다 (Table 6). 브라운송어의 전장과 위 내용물에서 확인된 저서성 대형무척동물의 서식기능군 (HOGs) 간에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 BU (p<0.01), SW (p<0.05)가 음의 상관관계로 나타났다. 이는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환경 조사에서 대부분 자갈, 호박돌 등에 서식하는 종의 개체 풍부도가 높고 유속이 있는 물리적 현황 조사에서 나온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소양강댐 하류는 불규칙적인 발전 방류로 인해 수심, 유속, 흐름 등이 매우 빈번하게 변화하는 수환경을 보임에 따라 전장이 작은 개체의 경우 이에 맞추어 여울부의 자갈이나 큰 돌 등에서 붙어 서식하는 먹이뿐만 아니라 수변부의 얕은 초본, 깊은 관목류까지 기회적으로 이동하여 많은 먹이 섭식 활동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전장이 큰 개체의 경우 작은 개체에 비해 수환경 변화 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는 것으로 사료된다.
적 요
소양강댐 하류 일대에서 어류 및 저서성 대형무척추동 물상, 브라운송어의 서식환경 및 먹이원 분석을 실시하였다. 브라운송어가 확인된 지점의 수온은 약 12.4~13.4°C 의 범위로 나타나 브라운송어의 성장에 최적의 수온이 제공되는 서식환경으로 확인되었다. 하상구조는 대부분은 호박돌 (Cobble), 자갈 (Pebble) 기질의 비율이 높았다. 브라운송어의 상대풍부도는 전체 어류 중 5% 미만이었으며, 조사지점의 상류 구간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운송어의 전장-체중 관계 분석 결과 매개변수 b는 3.234로 산출되었고, 전장 대비 비만도 지수 (K)는 증가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저서성 대형무척추동 물의 경우, 우점종은 실지렁이 (L. gotoi), 아우점종은 깔따구류 spp. (non-red type)로 나타났다. 브라운송어 위 내용물의 먹이원 분석 결과 수서곤충류 (R.A., 73.8%)와 비곤충류 (R.A., 23.3%), 육상곤충류 (R.A., 2.7%), 어류 (R.A., 0.2%, TL: 246 mm)의 순으로 분석되었다. 브라운송어의 전장에 따른 먹이 섭식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위 내용물에서 확인된 종들과의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 브라운송어의 먹이원 중 유수성 환경 선호 종들의 경우 전장과 양의 상관관계 (p<0.05)를 나타낸 반면, 모래 기질 이하의 흐름이 적은 서식처를 선호하는 종들의 경우 전장과 음의 상관관계 (p<0.05)로 나타났다. 이는 전장이 큰 브라운송어의 경우 물리적 요인인 유속, 하상 구조 등에 대해 저항이 큼에 따라 적극적인 먹이 활동의 결과로 판단된다. 채집된 브라운송어 중 가장 큰 개체 (TL 246 mm)의 먹이원은 빙어인 것으로 확인된 바, 향후 전장 30 cm 이상의 브라운송어를 포함한 먹이원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먹이원에 대한 표본수가 크지 않아 향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전반적인 개체군 관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