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고유종 (endemic species)은 특정 지역 내에서 자연적으로 서식 및 생육하는 생물종으로 정의되며, 분포범위가 작은 특성상 환경 변화에 취약하고, 외래종과의 경쟁에서 열성인 경우가 많으며, 유전적 교란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1992년 발표된 생물다양성협약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에서 자국 내 서식하는 생물자원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인정하고, 가입국에 대해 자국 생물종의 자세한 목록 및 주기적인 감시 체계를 의무화하고 있다 (NIBR 2013). 따라서, 고유종은 국가 고유의 생물 주권 확립의 핵심요소로 우선적 보호 및 관리 대상이 되어야 하며, 이는 관리 대상종의 생리 및 생태적 특성 등 다양한 정보에 기반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고유종 중 어류는 66종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NIBR 2020), 어류와 서식지의 관리 및 보전을 위해 서식처적합도지수 (habitat suitability index), 생태유량 (ecological flow) 등의 방법을 통해 적합한 서식지 환경을 파악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각 종별 먹이원과 성장도 등의 생태적 특성 연구는 일부 종에 한정 수행되어 부족한 실정이다.
납자루아과 (Acheilognathinae) 어류는 잉어과 (Cyorinidae) 에 속하는 소형 담수어로 우리나라 하천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서호납줄갱이 (Rhodeus hondae)를 포함하여 3속 16종이 기록 및 분류되고 있다 (Kim et al. 2011;Chae et al. 2019;Seo et al. 2023). 이 중, 칼납자루 (Acheilognathus koreensis)는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금강, 섬진강, 낙동강, 탐진강 등 서해와 남해로 흐르는 하천에 분포하고, 바닥에 돌이나 자갈이 깔리고 유속이 완만하며 수초가 많은 곳에 서식하며, 잡식성으로 수서곤충 (aquatic insect)이나 부착조류 (attached algae) 등을 주로 섭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im and Kim 1990;Chae et al. 2019). 현재까지 국내에서 칼납자루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는 전기자어의 표피상 돌기에 대한 조직학적 연구 (Kim et al. 2006), 내분비 교란물질에 대한 독성 연구 (Jeong et al. 2004), 정자의 미세구조 및 생식에 관한 연구 (Jeong et al. 2006;Kim et al. 2007;Kim et al. 2011) 등이 보고되었지만, 생태학적 연구 결과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어류의 서식지 내 보존을 위해서는 그 종의 주요 먹이원 및 서식처, 다른 어종과의 생태학적 상관관계 등 다양한 생태학적 연구 또한 필수적이다. 따라서, 한국 고유종인 칼납자루의 보존을 위해 생태학적 특성을 규명하는 연구가 매우 절실한 실정이다.
먹이원에 비해 섭식자의 체내에 무거운 동위원소가 일정한 비율로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진 탄소 (δ13C) 및 질소 (δ15N) 안정동위원소비는 위내용물 분석 등 다른 먹이원 추척 연구 방법에 비해 섭식자의 먹이원에 대해 상대적으로 장시간 축적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생태학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Fry 1991;Vander Zanden and Rasmussen 1999;Vander Zanden et al. 1999;Dubois et al. 2007;Gal et al. 2012). 예를 들어, 기초생산자에 따른 탄소 안정동위원소비의 차이는 섭식자의 먹이원 추적 연구에 활용 가능하며, 섭식자와 먹이원 사이에 나타나는 질소 안정 동위원소비의 단계적이고 일정한 변화를 바탕으로 영양단계 (trophic level)의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Minagawa and Wada 1984). 국내에서도 안정동위원소비를 활용하여 담수 수생태계 먹이망 구조 분석 (Gal et al. 2012, 2016;Choi et al. 2013;Yoon et al. 2015), 영양단계 및 생태지위면적 (ecological niche space) 분석 (Choi et al. 2017;Seo et al. 2018;Oh et al. 2019), 먹이원의 기원 파악 (Kim et al. 2014a, 2014b) 등의 연구가 수행되어 왔다. 특히, 탄소 및 질소 안정동위원소비를 이용한 생물의 생태지위면적 산출 연구는 특정한 종의 서식처에 따른 생태학적 특성 차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연구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Newsome et al. 2007;Seo et al. 2018;Oh et al. 2019).
어류의 전장-체중 관계 (length-weight relationships, LWRs)는 본래 어류의 체형과 성장양상 (동형성장, 상대성 장 등)을 고려하여 특정 길이에 해당하는 무게 예측에 사용되며, 어류 개체군 및 서식처의 건강성, 생식 능력 및 수질 등 다양한 수환경의 정보에 대한 지표로 활용 가능하다 (Anderson and Gutreuter 1983;Busacker et al. 1990;Baek et al. 2020). 비만도 지수 (condition factor, K)는 어류의 길이와 무게의 비율을 산출하는 함수이다. 같은 길이의 어류 중 무게가 더 무거운 개체의 영양상태가 더 양호하다는 전제하에 만들어진 개념으로, 어류의 먹이 섭식 상태를 반영하여 어류의 비만화 정도, 먹이이용 상태, 성장 정도 등을 평가할 수 있다 (Fulton 1904;Seo 2005;Lee et al. 2014).
본 연구에서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칼납자루의 개체군 및 서식처의 관리와 보전을 위한 기초적인 자료 확보를 위해, 대표적 서식처인 금강, 섬진강, 탐진강에서 채집된 각각의 개체군을 바탕으로 탄소 및 질소 안정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생태지위면적 및 주요 먹이원에 대한 서식지별 차이를 확인하고, LWRs 및 K를 통한 개체군별 성장 및 비만도를 비교하여 서식처별 생태특성의 차이에 따른 건강도를 비교하고자 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시료 채집
연구 대상종인 칼납자루의 채집은 금강 및 섬진강 본류와 탐진강 지류에서 2022년 3월부터 9월까지 격월마다 15일에 총 4회에 걸쳐 실시하였으며, 족대 (kick net, 5×5 mm)를 이용하여 조사 지점 내 돌과 자갈이 많은 수변부와 여울이 끝나는 정수역에서 채집하였다 (Fig. 1).
입자성 유기물 (particulate organic matter, POM)의 안정동위원소 분석을 위해 칼납자루 시료 채집 시 450°C에서 4시간 동안 미리 태운 GF/F 여과지 (0.7 μm pore size, 47 mm; Whatman, USA)에 각 조사 지점의 표층수를 300 mL를 여과하여 분석 전까지 -80°C에 보관하였다.
2.2. 안정동위원소비 분석
수계별 채집된 개체 중 다양한 크기가 포함될 수 있도록 고려해 조사 시기별 10 개체씩 (수계별 총 40개체) 선정하여 탄소 및 질소 안정동위원소비 분석에 이용하였다. 칼납 자루의 전장 및 체장을 1 mm, 무게는 0.1 g 수준까지 측정한 후, 등 근육 (dorsal muscle)을 적출하여 -80°C로 보관하였다. 탄소 및 질소 안정동위원소비 분석을 위한 칼납자루의 등 근육과 POM 시료는 동결건조기를 이용하여 24시간 이상 건조하였으며, 건조된 등 근육 시료는 막자사발로 균질화한 후 틴캡슐에 약 1 mg을 담아 봉하였다. 일반적으로 탄소 안정동위원소 분석을 위한 시료는 지질 제거가 필요하나, 본 연구에서 안정동위원소비 분석에 활용한 등 근육 시료는 지질 함량이 매우 작아 이러한 과정을 생략하였다 (Choi et al. 2020).
POM 시료는 12 M 염산을 이용한 산증기법을 통해 무기 탄소를 제거하였으며, 이후 틴캡슐에 봉하였다. 탄소 및 질소 안정동위원소비 분석은 원소분석기와 연계된 안정동위 원소 질량분석기 (EA-IRMS; Isoprime, U.K.)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각 시료의 측정된 탄소 및 질소 안정동위원소 비는 다음의 식을 이용하여 “δ” 값으로 표기하였다 (Eq. 1).
(R=13C/12C, 15N/14N)
VPDB (Vienna Pee-Dee Belemnite, IAEA)와 대기 중 질소기체를 각각 탄소 및 질소 안정동위원소 계산을 위한 표준물질로 사용하였다. CH-6와 N-1 (IAEA)을 각각 탄소, 질소 안정동위원소의 running standard 물질로 사용하였으며, 분석 중 오차는 각 0.2‰ 이하였다.
2.3. 생태지위면적 산출
수계별 칼납자루의 생태지위면적은 R (v4.2.0)을 기반으로 SIBER 패키지 (Jackson et al. 2011)를 활용해 분석했다. SIBER 패키지는 기존 SIAR (Parnell et al. 2013) 패키지에서 베이지안 추론 (Bayesian inference)과 표준 타원 (standard ellipse)을 기반으로 표준 타원 면적 (standard ellipse areas, SEA)을 산정해 생태지위면적과 중첩 면적 등을 산출할 수 있게 개발된 독립형 패키지이며, 다변량 (multivariate) 접근법을 사용하여 적은 표본 수로 인해 발생하는 매개변수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보정된 모델 결과가 정량화되어 계산된다 (Jackson et al. 2011). 각 서식처별 칼납자루의 δ13C 와 δ15N를 이차원 산점도 (scatter plot)로 시각화하고, 이를 둘러싼 SEA를 표시하였다. SEA의 크기와 위치는 해당 생물의 영양적 지위 (trophic niche)의 양상을 일부 반영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Bearhop et al. 2004;Newsome et al. 2007), 본 연구에서 나타낸 SEA는 베이지안 추론의 80%의 신뢰 구간 (confidence interval)을 바탕으로 시각화하였다.
2.4. 전장-체중 관계 (length-weight relationships, LWRs) 및 비만도 지수 (condition factor, K) 산출
수계별 칼납자루 성장도 평가를 위해 Keys (1928)의 방법에 따라 전장-체중관계 (LWRs)를 산출하였다 (Eq. 2). 로그로 변환된 방정식의 선형 회귀 분석을 사용하여 상수 (a)와 회귀계수 (b)를 계산하였으며 (Eq. 3), 분석에 앞서 전장-무게 데이터는 이상치 (outlier)를 제거하였다 (Froese 2006).
(TW, total weight (g); TL, total length (cm); a, constant; b, regression coefficient)
일반적으로 LWRs의 회귀계수 b 값이 3.0을 기준으로 이보다 크면 길이에 비해 비대하고, 작으면 길이의 증가만큼 비대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Froese 2006).
LWRs 분석에 사용된 동일한 데이터를 이용하여 비만도 지수 (K)를 산출하였다. K는 체중을 전장의 세제곱 값으로 나누어 산출하며 Anderson and Neumann (1996)의 방법을 따랐다 (Eq. 4).
(K, condition factor; TW, total weight (g); TL, total length (mm))
K와 전장 간 상관식에서 기울기 값이 양의 값을 보이면 비만화 경향을 나타내고, 음의 값을 보이면 왜소화 경향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특정 어류 개체군의 K 값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난다면, 해당 어류 개체군의 먹이 자원이 풍부하며 서식하기 양호한 상태로 해석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Baek et al. 2020).
2.5. 통계 분석
일원배치분산분석 (one-way analysis of variance, one-way ANOVA)을 이용하여 각 서식처에서 채집된 칼납자루의 정보 및 분석 결과 차이를 파악하였다. One-way ANOVA는 R (v3.6.2)을 기반으로 stats 패키지 (R Core Team 2016)와 vegan 패키지 (Oksanen et al. 2019)를 이용, Shapiro-Wilk test와 Bartlett test를 수행하여 정규성과 등분산을 검정하고 조건에 맞지 않는 자료는 Kruskal-Wallis test를 통해 분석하였으며, 모든 사후 검정은 Bonferroni correction을 적용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각 서식처별 칼납자루 개체군의 안정동위원소비와 생태지위면적 결과
조사 기간 동안 채집된 칼납자루는 총 985개체로, 섬진강에서 357개체를 채집하였고, 금강에서 350개체, 탐진강에서 278개체를 각각 채집하였다 (Fig. 2). 수계별 채집된 개체의 평균 전장은 금강 (67.6±6.5 mm)이 섬진강 (64.4± 7.8 mm), 탐진강 (65.0±7.1 mm)에 비해 컸으며, 전중량은 탐진강 3.7±1.2 g, 금강 3.6±1.0 g, 섬진강 3.3±1.3 g 순 이었다. 기존에 보고된 칼납자루의 평균 전장은 5~8 cm로 (Chae et al. 2019), 본 연구에서 채집된 개체군은 평균적인 전장분포를 보였다.
조사 기간 동안 각 수계에서 채집한 POM의 탄소 안정 동위원소비 값 (δ13C)은 금강에서 -26.4±1.1‰로 섬진강 (-29.1±0.8‰)과 탐진강 (-29.1±1.4‰)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값을 보이고 있었다 (Fig. 3A). POM의 질소 안정동위원소비 (δ15N) 값은 낮은 질소함량으로 인해 분석 값을 획득하지 못하였다.
수계별 칼납자루 개체군의 δ13C는 조사 시기에 따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금강 ( -19.2±1.3‰)과 탐진강 (-21.2±1.0‰)에서 섬진강 (-24.7±1.1‰)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Fig. 3A; ANOVA, p<0.01). 칼납자루 서식처별 δ15N의 계절적 차이 또한 큰 차이는 없었으나, 섬진강과 탐진강 개체군에서 9월에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각 개체군별 평균 δ15N 값은 섬진강 서식 개체군이 12.4±0.8‰로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금강 개체군 (11.2± 0.7‰)과 탐진강 개체군 (11.2±0.5‰)은 유사하게 나타났다 (Fig. 3B;p<0.01). 수생태계에서 부유성 기저먹이로 여겨지는 POM과 칼납자루의 δ13C 값의 차이 (Δδ13CA.koreensis- POM)를 비교하면, 금강, 탐진강은 각각 7.2, 7.9‰로 유사한 차이를 보인 반면, 섬진강에서는 4.3‰로, 상대적으로 적은 차이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부착성 기초생산자의 δ13C 값은 부유성 기초생산자에 비해 높은 값을 보이는데, 이는 각 기초생산자가 사용하는 용존무기탄소 (dissolved inorganic carbon, DIC)의 차이에 기인한다 (Lesniak and Sakai 1989;Gal et al. 2012). 따라서, 상대적으로 작은 섬진강의 Δδ13CA.koreensis-POM는 칼납자루 개체군에 대한 부유성 먹이원의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 섬진강 개체군의 상대적으로 높은 δ15N 값에 대한 직접적인 해석은 기저 먹이원 (POM)의 δ15N 값 부재로 인해 불가능하지만, 이 또한 먹이원의 차이에서 기인한 결과로 생각할 수 있다.
각 서식처별 칼납자루 개체군의 δ13C 및 δ15N를 이용하여 SEA를 나타낸 결과, 금강과 탐진강 개체군이 일부 중첩하고 있었으나, 각 서식처의 개체군별 서로 다른 생태적 지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ig. 4A). 생물 개체군의 SEA는 그 집단의 생태지위특성을 수반하기에 생태 지위 (ecological niche) 연구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섭식자의 안정동위원소비는 먹이원뿐만 아니라 서식처의 기저값 (baseline)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생태지위 연구에서 오류를 범할 수 있다 (Oh et al. 2019;Won et al. 2023). 본 연구에서는 기저 생물의 안정동위원소비를 바탕으로 동위원소 면적을 보정하여 생태지위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각 서식처에서 기저생물인 POM의 δ13C 차 이를 감안한 Δδ13CA.koreensis-POM를 이용하여 SEA를 보정한 결과, 금강과 탐진강 개체군 간의 중첩 면적 비율은 증가한 반면, 섬진강 개체군은 독립적인 생태지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ig. 4B). 따라서 금강과 탐진강 개체군에서 나타난 보정 전 SEA의 뚜렷한 차이는 서식처별 δ13C의 기저값에 의한 것으로, 두 서식처 간 칼납자루의 섭식특성은 유사한 반면, 섬진강에서 서식하는 칼납자루 개체군은 다른 서식처 개체군과 먹이원의 차이가 있음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섬진강 서식처는 바위, 자갈 등 부착조류의 기질이 다른 서식처에 비해 현저히 작아 저서성 먹이 섭식이 다른 서식처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SEA의 면적은 섬진강에서 2.59‰2로 가장 넓은 면적을 보여, 탐진강 (2.31‰2), 금강 (1.66‰2)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Fig. 4C; ANOVA, p<0.05).
3.2. 칼납자루 개체군의 전장-체중 관계 및 비만도 지수 비교
본 연구에서 채집된 칼납자루 개체군의 LWRs에서 서식처에 따른 성장도 차이를 보였다 (Fig. 5, Table 1). 부유성 먹이원의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 섬진강 개체군의 b 값이 3.155로 성장도가 양호한 반면, 금강, 탐진강 개체군은 각각 2.888과 2.968로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도를 보였다 (Fig. 5). K는 탐진강 개체군에서 평균 1.30±0.09로 가장 높고, 섬진강 개체군 (1.18±0.09), 금강 개체군 (1.15±0.08) 순으로 나타나 (p<0.01), 탐진강이 상대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축적하여 비대해질 수 있는 양호한 서식환경으로 보였다. 하지만 성장에 따른 K 값의 변동은 LWRs의 b 값과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Fig. 6). 예를 들어, b 값이 가장 낮은 금강 개체군은 전장이 길수록 K값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탐진강 개체군은 성장에 따른 K 값의 증감이 거의 없었다. 반면에 b 값이 3 이상으로 나타나 양호한 성장도를 보였던 섬진강 개체군은 성장에 따른 K 값의 증가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성장에 따른 건강도가 양호하게 나타난 섬진강에 서식하는 칼납자루 개체군은 부유성 먹이의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탐진강, 금강에 서식하는 개체군과 구분되는 생태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부유성 먹이의 기여도가 증가하는 서식환경이 칼납자루의 성장에 유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퇴적입자에 비해 부유성 입자에 먹이질이 상대적으로 좋은 식물플랑크톤과 같은 기초생산자의 생물량이 많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Ahlgren et al. 1997). 하지만 더욱 정확한 먹이원의 차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각 서식처에서 칼납자루의 기저 먹이원의 안정동위원소비 끝단 값 (end member)을 이용한 먹이 기여도 평가가 필요하다.
비만도 지수를 나타내는 K 값은 일반적으로 영양결핍, 질병 등 생물학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며, 중금속 등 수질 오염과 같은 서식처의 환경적 특성이 어류의 성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낮은 비대지수를 보이기도 한다 (Möller 1985;Munkittrick and Dixon 1988;Miller et al. 1992;Adams 2002). 따라서 더욱 정확한 성장 및 비만도 결과의 해석을 위해서는 서식처에 대한 자세한 환경조사가 추후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칼납자루를 비롯하여 납자루아과의 성장 및 비만도에 대한 연구가 국내에선 매우 부족하고, 어류의 무게는 시기와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Le Cren 1951), 서식지 유형, 수계 및 하천 규모에 따라 어류의 무게가 경향성을 가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Baek et al. 2020). 따라서 다양한 서식지에서 채집한 칼납자루의 성장 및 비만도를 산출하는 추가 연구가 수행된다면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서식지, 성장 및 비만도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를 통해 칼납자루의 서식처 환경에 따라 먹이원 및 생태적 지위의 차이를 확인하였으며, 특히 부유성 먹이원의 기여도가 높은 서식처의 개체군이 성장 및 비만도가 더욱 양호한 것을 바탕으로 먹이원에 따른 개체군의 성장 및 비만도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본 연구에서 시도한 서식처별 어류의 생태특성과 성장 및 비만도와 같은 성장특성의 상관성 분석은 향후 다양한 개체군의 보전과 서식처 관리를 위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적 요
고유종 (endemic species)은 특정 지역 내에서 자연적으로 서식 및 생육하는 생물종으로 정의되며, 지역 절멸의 가능성이 높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금강과 섬진강, 탐진강 수계에서 채집된 칼납자루 시료를 대상으로 안정동위원소 분석 기법과 전장-체중 관계 (LWRs) 및 비만도 지수 (K)를 바탕으로 각 서식처 개체군의 생태지 위면적, 주요 먹이원과 서식지의 차이를 확인하고 생태특성, 성장 및 비만도를 비교하였다. 그 결과, 금강과 탐진강 칼납자루 개체군의 섭식특성은 유사한 반면, 섬진강에 서식하는 칼납자루는 부유성 먹이원의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다른 서식처 개체군과 먹이원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기저생물인 POM의 δ13C 차이를 감안하여 동위원소 면적을 보정 (Δδ13CA.koreensis-POM)한 결과, 금강과 탐진강 개체군 간의 중첩 면적 비율은 증가하였다. LWR 결과, 부유성 먹이원의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 섬진강 서식 개체군의 b 값이 3.155로 성장도가 양호한 반면, 금강과 탐진강 개체군은 각각 2.888과 2.968로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도를 보였다. K 값의 변동은 금강에서 개체군의 크기가 성장할수록 K 값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섬진강은 개체군 크기 성장에 따른 K 값의 증가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 LWRs의 b 값과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본 연구는 각기 다른 칼납자루 서식지에서 주요 먹이원과 서식지 차이를 확인하고, 각 개체군의 생태특성과 성장 및 비만도를 비교하여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칼납자루 개체군 및 서식처의 관리와 보전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