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미국가재 (Procambarus clarkii)는 멕시코 북동부와 미국 중남부가 원산지인 십각목 (Decapoda) 가재과 (Cambaridae)에 속하는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로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34개 국가에 유입되어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세계자연보전연맹 (IUCN)에서 지정한 최악의 외래생물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Lee and Park 2019). 미국가재는 낮은 용존 산소의 환경에서도 생존이 가능하고, 굴파는 습성으로 토착생물의 서식처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Bissattinin et al. 2015;Haubrock et al. 2019), 잡식성으로 토착종과 먹이 경쟁을 하여 토착종의 서식을 방해하거나, 가재 전염병을 일으키는 균류 (Aphanomyces astaci) 를 전파하여 지역적 절멸을 초래하는 등 생태계의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Richman et al. 2015;Catherine et al. 2016).
국내에서는 1987년 서울 용산가족공원에서 최초로 출현이 보고되었으며, 이후 2006년에는 용산가족공원 내 연못의 한정적인 서식이 확인되었다 (Kim et al. 2006;Kim et al. 2019). 2019년 환경부에서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된 이후 분포현황 및 개체 수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수행되어, 국내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 현황과 개체 수 증가와 국내 주요 수계의 서식이 확인되었다 (Song et al. 2018;Kim et al. 2019;Lee and Park 2019;Park et al. 2020;Choi et al. 2021;Jung et al. 2022). 2018년부터 1년간 전라남도 나주시, 화순군 일대의 영산강 지류 및 본류의 8개 구간에서 총 33개체의 채집이 보고되었으며 (Kim et al. 2019), 2020년 만경강과 영산강 유역의 조사를 통해 전체 조사지점의 6.1%에서 서식이 확인되었다 (Park et al. 2020). 최근 2021년 연구에서 전라도 지역 (완주, 함평, 나주, 구례) 외에 충청북도 청주지역으로 그 분포가 확장된 것이 보고되었다 (Jung et al. 2022). 2022년 미국가재 분포조사에 환경 유전자 (eDNA)를 이용한 연구가 수행되었는데, 함평지역에서 정성조사 및 환경유전자 정량분석에서 가장 많은 개체수와 높은 농도의 환경유전자가 검출되어, 미국가재의 분포조사에 환경유전자 분석이 도입되기도 하였다 (Jung et al. 2022). 대다수의 논문에서 미국가재의 높은 이동성과 환경적응력을 가진 종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타수계로의 높은 유입 가능성, 개체수의 증가 및 분포범위의 확장을 예측하고 있다.
국내에서 발견되는 자연개체군은 주로 애완용으로 사육 되던 개체들이 방생되어 자연생태계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나 (Song et al. 2018;Lee and Park 2019), 국내 개체군의 유입과 전파경로에 관해 자세히 알려진 바는 없으며, 특히, 초기 침입 자연개체군의 유전자 다양성 및 집단유전학적 구조 등 국내 개체군의 유전적 특성에 대한 연구는 수행 되지 않았다. 분자계통학과 집단유전학 분석은 침입종의 개체군 동태 (population dynamics) 및 분산 (dispersal)을 이해하기 위해 유용한 연구 방법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왔으며 (Le Roux and Wieczorek 2009;Kang et al. 2023), 유전적 분석은 침입종의 유입경로와 횟수, 유효집단크기 및 유전적 흐름 등 침입종 관리와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왔다 (Ghabooli et al. 2011;Kim et al. 2020;Song et al. 2022). 한 예로 중국 Pearl River 유역에서 상업적인 판매 등과 같은 인간 활동 (anthropogenic activities)을 통해 미국가재 개체군의 유입과 장거리의 이동이 가능함을 초위성체 마커 기반 집단유전학 분석 방법을 사용하여 구명하였으며 (Huang et al. 2017), genomewide SNPs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s) 분석 방법을 이용해 인간 활동에 의해 영향을 받는 미국가재의 이동성에 관한 연구가 수행되기도 하였다 (Yi et al. 2018). 따라서 생태학적인 정보와 더불어 미국가재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과 집단유전학에 대한 정보는 미국가재 국내 정착과 유입경로 등을 추정하는 데 매우 유용한 정보로 활용 될 것이다. 또한 주요 유입원으로 생각되는 수족관에서 사육되고 판매되는 개체 중에는 흰색, 오렌지색, 파란색 등 의 다양한 체색 (color morph)을 띠고 있으나 (Jung et al. 2022), 자연개체군에서 채집한 개체에서는 다양한 체색을 가진 가재는 발견되지 않는다 (Fig. 1). 따라서 체색에 따른 유전적 변이 또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유입원 및 유입경로가 추정되는 미국 개체군과 수족관 개체군을 대상으로 유전적 다양성과 집단 유전학적 분석을 통해 국내 초기 침입 자연개체군의 유전적 특성과 유입경로를 이해하고자 한다.
2. 재료 및 방법
2.1. 연구대상 지역 및 개체군
미국가재의 유전자 다양성 및 집단유전학 분석을 위해 미국 개체군, 침입 자연개체군, 수족관 개체군으로 구분하여 채집 및 수집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미국의 자연개체군이 포함되지 않았으나,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는 미국에서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개체군이 유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Oficialdegui et al. 2020), 미국 개체군은 미국 내에서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개체군을 사용하였다. 미토콘드리아 COI 유전자의 다양성 분석에는 국내 나주, 완주 지역의 6개의 침입 자연개체군 33개체, 지역 수족관에서 채집한 수족관 개체군 226개체 (레드, 오렌지, 화이트 가재), 원산지로 알려진 미국 지역 마켓에서 판매되는 개체군 (Barton Rouge, Louisiana, USA) 8개체를 사용하여 총 267개의 개체를 분석하였다 (Fig. 1, Table 1). 초위성체 마커 기반 유전자 다양성 및 집단유전학 분석을 위해서는 1) 미국 개체군으로는 1개 개체군에서 25개체, 2) 침입 자연 개체군으로는 전남 나주지역의 2개 개체군에서 33개체, 3) 수족관 개체군으로 총 국내 3개의 수족관에서 수집한 100 개체 포함 총 158개의 개체를 사용하였다 (Table 2). 각 수족관은 A1, A2, A3로 나타내었으며, A1, A3 개체군은 흰 색 가재만 20개체씩, A2 수족관의 경우 3개의 color morph 인 흰색 (White, WH), 주홍색 (Orange, OR), 붉은색 (Red, RD) 가재 각 20개체씩 사용하였다.
2.2. Genomic DNA 추출 및 미토콘드리아 COI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Genomic DNA (gDNA)는 에탄올에 보관된 미국가재의 조직에서 DNesay Blood & Tissue Kit (Qiagen, USA)를 사용하여 추출하였다. 미토콘드리아 cytochrome c oxidase subunit 1 (COI) 유전자를 증폭하기 위해 polyLCO (5′-G AYTATWTTCAACAAAATCATAAAGATATTGG-3′)와 polyHCO (5′-TAMACTTCWGGGTGACCAAARAAT CA-3′) primer를 이용하였다 (Carr et al. 2011). 중합효소 연쇄반응 (PCR)은 총 20 μL의 부피로 실행하였으며, 94°C 에서 30초간 초기 변성 (denaturation) 후 94°C에서 30초 간 변성, 50~52°C에서 30초간 결합 (annealing), 72°C에 서 1~2분간 신장 (extension) 반응을 총 35회 반복하였으며, 이후 72°C에서 7분간 최종 신장 (extension) 반응을 수 행하였다. PCR product는 1.5% agarose gels에서 전기영 동을 통해 최종 증폭 여부를 확인하고, ABI PRISM 3130xl Genetic Analyzer (Applied Biosystems, USA)를 이용하여 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하였다.
2.3. 초위성체 (microsatellite) 마커 유전자 분석 (genotyping)
본 연구팀의 이전 연구에서 개발된 총 8개의 초위성체 마커를 이용하여 (NIBR 2020) 미국가재 158개체에 대한 genotyping을 실시하였다 (Table 3). 각 primer set는 fluorescent dyes 5′-FAM으로 표지하였으며, 각 PCR 반응 은 총 20 μL의 부피로 ABI 2720 Thermo cycler (Applied Biosystems, USA)를 사용하여 다음 조건으로 실행하였다. 95°C에서 2분간 초기 변성 (denaturation) 후, 95°C에서 20 초간 변성, 50°C에서 30초간 결합 (annealing), 72°C에서 30초간 신장 (extension) 반응을 총 35회 반복하였으며, 이후 72°C에서 7분간 최종 신장 (extension) 반응을 진행하였다. 증폭된 PCR product를 ABI 3730x. automated DNA sequencer 사용하여 분석하고, GENEMAPPER software v.5 (Applied Biosystems, USA)를 사용하여 fragment size 를 결정하였다.
2.4.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및 초위성체 마커 기반 유전자 다양성 및 집단유전학 분석
미국가재 총 267개체에서 얻은 미토콘드리아 COI 유전자 시퀀스를 AREQUIN v.3.5 (Excoffier et al. 2010) 및 DnaSP6 프로그램 (Rozas et al. 2017)을 이용하여 단상형 의 개수 및 유전자 다양성 지수를 분석하였다 (Table 1). 단상형 네트워크 (haplotype network analysis)는 HAPSTAR v.0.7 (Teacher and Griffiths 2011)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초위성체 다양성 (Microsatellite diversity) 분석을 위해 총 미국가재 158개체가 사용되었으며, mean number of alleles per locus (NA), allelic richness (AR), expected (HE) 및 observed heterozygosity (Ho), observed inbreeding coefficient (FIS)를 GENEPOP v.4.0 (Rousset 2008)과 FSTAT v.2.9.3.2 (Goudet 2001) 프로그램 등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MICROCHECKER v.2.2.3 (Van Oosterhoutet et al. 2004)를 이용하여 95% confidence level에서 1,000 randomizations 통해 Null alleles을 확인하였다. GENEPOP v.4.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하디바인베르그 평형 (Hardy-Weinberg equilibrium (HWE)), 초위성체 좌위의 null allele frequency, 유전적 분화도 (pairwise FST) 값을 계산하고, 초위성체 마커 기반 유전적 패턴을 분석하기 위해 Bayesian clustering algorithm 기반 STRUCTURE v.2.3.1 (Evanno et al. 2005)에서 admixed ancestry model option을 사용하였다. Likelihood score는 genetic cluster 값 K=1-8을 적 용하여, 1,000,000 Markov Chain Monte Carlo (MCMC) iteration 수행한 후, 100,000 burn-in step을 사용하였다. 최종 가장 적합한 K value는 web-based tool인 Structure Harvester (http://taylor0.biology.ucla.edu/structureHarvester/) 을 사용하여 결정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미토콘드리아 COI 유전자 다양성 및 단상형 네트워크 (haplotype network) 분석
본 연구에서 미국가재의 원산지로 알려진 미국 개체군, 국내 침입 자연개체군(나주와 완주지역), 국내지역 수족관 개체군, 총 267개체의 COI 유전자 (604 bp) 분석 결과 총 8 개의 단상형 (haplotype)이 발견되었다 (Fig. 2). 원산지인 미국 개체군 (8개체)의 haplotype diversity는 0.85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대부분의 침입 자연개체군에서 1개 또는 2개의 단상형이 발견되어 매우 낮은 유전자 다양성을 보여 주었다 (Table 1). 수족관 개체군의 경우, 각 7개의 수족관에서 채집된 총 226개체에서 단 3개의 단상형 (H4, 7, 8)이 발견되었으며, haplotype diversity도 0.252로, 나주의 침입 자연개체군인 N2 개체군 (0.389)과 N4 개체군 (0.600) 보다 낮은 유전자 다양성을 나타내었다. 수족관 개체군에 서 발견되는 흰색, 주홍색, 붉은색 가재의 서로 다른 체색 (color morph) 간의 mtDNA상에서의 유전적 변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단상형 네트워크 (haplotype network) 분석 결과, unique haploytpe은 5개로 나타났으며, 개체군에서 공유하는 단상형은 H3, 4, 7이었다. 가장 많은 개체수를 포함하는 단상형은 H4로 총 198개의 개체에서 나타났으며, 유일하게 미국 개체군, 침입 자연개체군, 수족관 개체군에서 모두 확인되었다. H3 단상형의 경우 나주와 미국 개체군에서 나타났으며, H7 단상형은 완주지역과 수족관 개체군에서 발견되었다 (Fig. 2). 수족관 개체군의 경우 226개체로 미국 개체군보다 약 28배의 개체수가 분석되었 으나, 대부분이 동일 단상형을 가지고 있어 낮은 유전자 다 양성과 함께 수족관 개체군이 같은 source에서 수입된 소수의 개체에서 증식된 inbreeding 개체군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모든 개체군에서 발견된 단상형들은 1개에서 6개 사이의 매우 적은 mutational step으로 연결되어 있어 이들 사이의 genetic divergence는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이며, 이는 원산지와 수족관 개체군에서 현재 침입 자연개 체군으로의 유입이 가능함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38개 의 mutational step을 보이는 수족관 1개체에서 발견된 H8 단상형의 높은 유전적 차이는, 대부분의 동물 분류군에서 2~3% 이상의 COI 유전자의 종간 유전적 차이가 나타나는 점을 고려하면 (Hebert et al. 2003), 이 개체가 미국가재가 아닌 다른 종류의 가재일 가능성이 높으나, 잠재종 (cryptic species)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Jang et al. 2021). 미토콘드리아 COI 유전자의 분석 결과, 미국 개체군이 가장 높은 유전적 다양성을 나타내었다 (Table 1). 본 연구에서 사 용된 대부분의 침입 자연개체군은 매우 낮은 유전적 다양성 (genetic diversity)을 보여주며, 1~2개의 단상형만이 발견되어, 국내 초기 침입 자연개체군의 집단 크기가 매우 작을 가능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원개체군으로부터 창시자 효과 (founder effect)로 인한 강한 유전적 부동현상의 결과로 낮은 다양성을 나타냄을 시사한다 (Hartl and Clark 2007). 또한 침입 자연개체군에서 발견되는 단상형이 H6 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국 개체군 또는 수족관 개체군과 단상형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현재의 침입 자연개체군은 주요 유입원으로 생각되는 수족관에서 사육되고 판 매되는 개체들로부터 유래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3.2. 초위성체 마커 기반 유전자 다양성 및 집단유전학 구조 분석
초위성체 마커 기반 총 8개의 개체군 158개체의 유전자 다양성 분석 결과, 원산지로 알려진 미국 개체군에서 유전 자 다양성 지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대립유전자의 수 (N)는 13.875로 자연개체군의 하나인 N2 개체군보다 2 배 정도 높은 값을 나타내었으며, 수족관 개체군에 비교 하여 약 3배의 대립유전자의 수를 나타내었다. Expected heterozygosity (HE), observed heterozygosity (Ho), allelic richness (AR)와 같은 다른 유전자 다양성 지수에서도 각 각 0.794, 0.859, 11.003으로 미국 개체군에서 월등히 높은 값을 보여주었다. 이는 미국 개체군이 단 1개의 개체군만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토콘드리아 COI 유전자 다양성 분석 결과와 마찬가지로, 가장 높은 다양성을 보여줌으로써 원산지 개체군의 특성을 잘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Stepien et al. 2005).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원산지의 local market에서 구입한 개체들이므로, 향후 미국 여러 지역의 자연개체군이 포함된 연구를 통해 정확한 유입원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수족관 개체군과 침입 자연개체군을 비교했을 때 대부분의 다양성 지수 (예: NA, AR)에 서 침입 자연개체군 (N1, 2)보다 낮은 값을 나타내었고, 대 체로 높은 Inbreeding coefficient (FIS) 값을 나타냈는데, 이 는 각 수족관 개체군의 경우 원산지로부터 수입된 소수의 개체에서 몇몇 동일 부모 개체로부터 대량 증식되어 근친 교배 (inbreeding)로 인해 낮은 유전자 다양성을 보유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Hartl and Clark 2007). 특히 A2 수족 관 개체군은 체색에 따라 다른 개체군으로 분석하였는데, 주홍색 개체군 (A2O)과 흰색 개체군 (A2H)의 경우 높은 Inbreeding coefficient (FIS) 값과 유의한 HWE 값으로 미루어보아 특히 inbreeding의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각 개체군 간의 유전적 분화도 (Pairwise FST) 분석 결과 본 연구에서 사용된 미국가재의 집단 간 유전적 분화도 (FST)는 수족관 개체군 간의 몇몇 비교를 제외하고는 대부 분의 개체군 비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값을 나타내었다 (Table 4). 침입 자연개체군 (N1, N2)은 수족관 개체군과의 유전적 분화도 (FST) 값이 0.2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 반면, 오히려 미국 개체군과는 대부분 FST 값이 0.2 이하로 약간 낮은 분화도를 나타내었다. 이는 침입 자연개체군이 본 연구에서 사용된 수족관 개체군에서 직접 유래되었다 기보다는, 미국의 여러 개체군이 여러 국내 수족관으로 유 입되어, 서로 다른 경로로 침입 자연개체군으로 유입되었을 가능성을 추론해 볼 수 있다. 또한, 두 가까운 자연개체군 (N1, N2) 사이의 FST 값이 0.091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 타내는 것은, 현재 침입 자연개체군에서 발생한 집단 간 유전적 흐름 (gene flow)보다는 서로 다른 경로에서의 유입원 이 있을 가능성을 나타낸다. STRUCTURE analysis 결과, delta K=3의 값을 얻었으며, 수족관 개체군 (5집단), 침입 자연개체군 (2집단), 원산지인 미국 개체군 (1집단)으로 총 3개의 서로 다른 유전적 cluster가 확인되었다. 다만 침입 자연개체군 개체에서 미국 개체와 수족관 개체 유전적 구성을 가진 개체들이 발견되어 위의 유입경로에 대한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Fig. 3).
본 연구에서는 그동안 유입경로로 추정되었던 미국가재의 수족관 개체군과 초기 국내 정착 개체군의 유전자 다양성 및 집단유전학 분석을 수행하여, 수족관 개체군과 초기 정착 개체군의 낮은 유전자 다양성 및 분화도를 확인하였다. 이는 초기 정착 개체군의 경우 수족관에서 대량으로 증식된 개체군이 자연으로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유입경로 또한 다양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Kang et al. 2023). 또한 초기 개체군의 크기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현재 미국가재의 개체군의 크기가 증가하고 분포범위가 확장되고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 사용된 유전자 정보를 이용하여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개체군의 변동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유전적 정보를 이용하여 국내 침입종의 유입경로와 개체군 변동을 이해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미국가재의 대발생과 확산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연구 자료가 될 것이다.
적 요
미국과 멕시코 지역이 원산지로 알려진 미국가재는 세계적인 침입종으로서, 최근 국내에서도 자연개체군의 출현과 개체수의 증가가 보고 되어왔다. 본 연구에서는 미토콘드리아 COI 유전자 및 초위성체 마커를 이용하여, 다 양한 체색을 포함한 침입 자연개체군, 유입경로로 추정되는 수족관 개체군, 원산지 개체군인 미국 개체군의 유전자 다양성 및 집단유전학 분석을 수행하였다. 미토콘드리아 COI 유전자 다양성 분석 결과, 국내에서 채집된 침입 자연 개체군 (33개체)과 수족관 개체군 (226개체)에서 5개의 단상형만이 발견되었으며, 초위성체 마커를 이용한 집단유전학 분석 결과에서도 침입 자연개체군과 수족관 개체군은 낮은 유전자 다양성을 나타냈다. 미국 개체군의 유전자 다양성은 두 마커에서 모두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원산지 (source population) 개체군이 높은 유전자 다양성을 가지는 특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 서 미국 개체군에서 수족관 개체군으로 그리고 침입 자연 개체군으로 유입된 경로를 직접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으나, 모든 개체군에서 공유되는 COI 단상형 (haplotype)과 낮은 유전적 분화도 (FST)로 볼 때, 원산지인 미국으로부터 수입된 개체들이 각기 다른 수족관을 통해 침입 자연개체 군으로 유입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수족관 개체 군은 많은 개체수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낮은 유전적 다양성을 보임으로써 창시자 효과 후 inbreeding에 의한 개체 군일 가능성을 보여주며, 이는 소수의 개체로부터 대량 증식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한 서로 다른 체색을 띠는 수족관 개체들은 체색에 따른 유전적 차이는 없었다. 다만 주홍색 가재와 흰색 가재에서 더 높은 inbreeding이 나타났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자연개체군의 체색의 경 우 수족관 개체의 특정 체색으로부터 유입되었다기보다는 자연환경에서 적응에 의해 나타난 변화의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침입 자연개체군의 낮은 유전적 다양성으로 볼 때 초기 국내 자연개체군의 유효집단 (effective population)의 크기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근거리에 위치한 두 침입 자연개체군의 비교적 큰 유전적 분화도 결과로 볼 때 두 침입 자연개체군의 유전적 흐름보다는, 원산지인 미국의 다양한 유전자형이 다양한 국내 지역 수족관으로 유입되고, 이후 각각 다른 경로를 통해 각각의 자연개체군을 형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본 연구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유입경로가 있음을 보여주며, 대량 사육되어 판매되는 미국가재가 자연개체군으로 유입되었을 가능성을 나타낸다. 본 연구 결과에서 얻은 미국 개체군, 국내 수족 관 개체군, 국내 침입 자연개체군의 유전자 다양성 및 집단 유전학 연구는 개체군 증가와 확산이 우려되는 국내 침입 자연개체군의 크기 및 유입경로를 추론하는 데 중요한 정 보가 될 것이며, 이후 국내 자연개체군 대량 발생의 분석과 모니터링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